SR1. 데이터의 주인은 소비자… 고객이 자산인 시대

고객 정보 자발적으로 제공받으려면
데이터 공유 안전성과 보상을 명확히

331호 (2021년 10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개인정보 보호가 강화됨에 따라 기업에 고객이 자발적으로 제공하는 정보, 즉 ‘0자 데이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고객이 스스로 데이터를 제공하도록 유도하려면 기업은 데이터 사용의 투명성과 통제권을 강화해야 할 뿐 아니라 데이터 제공에 따른 보상과 브랜드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해야 한다.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식으로는 회원 가입 시 질문, 설문 조사, 피드백, 게임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개인화와 지속적 정보 획득 가능성, 고객 여정 단계, 보상의 가시성, 가공의 용의성, 고객 참여 유도 효과 등의 측면에서 장단점을 고려해 활용할 수 있다. 0자 데이터가 고객 경험을 개선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선순환을 이루려면 근본적으로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편집자주
본 원고 작성을 위한 연구에 고려대 소비자행동연구실 송채원, 박형준, 최윤서, 조민제, 김영준 연구원이 참여했습니다.

데이터 확보를 위한 전쟁

데이터가 대세다. 데이터는 기업에 진짜 고객이 누구인지, 어디서 뭘 하는지, 광고는 봤는지, 뭘 원하고, 어떻게 대안을 비교하고 평가하는지, 구매 혹은 재구매하는지 알려 준다. 그뿐 아니다. 고객은 기업에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나에게 꼭 맞는 맞춤형 서비스, 콘텐츠, 제품을 얻을 수 있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취향에 맞는 제품과 경험은 고객을 팬으로 만든다. 이렇게 팬이 된 고객은 자연스레 브랜드의 홍보 대사가 된다.

이처럼 정교하고 개인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데이터를 확보하고자 하는 기업 간 전쟁이 치열하다. 기업은 회원 가입 시 직접 정보를 얻거나 쿠키 같은 3자 데이터(Third Party Data) 방식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고객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데이터 수집 방식이 지속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2021년 KPMG 조사는 미국 인구의 86%가 개인정보 보호를 우려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전국 표본을 대상으로 한 이 설문 응답자 중 40%는 기업이 자신의 정보를 윤리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믿었다.1

소비자들의 이런 인식과 맞물려 기업에 데이터 수집에 대한 책임을 묻는 법들이 제정됐다. 캘리포니아 소비자 개인정보보호법(CCPA)과 EU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 등을 근거로 이제 기업은 어떤 내용을 수집하는지 고객에게 알려야 한다. 정보에 대한 접근과 삭제 요구 등 데이터의 수집과 제공 여부가 소비자의 권리임을 명확히 한 것이다.2 애플과 구글 역시 각각 앱 추적 투명성 정책을 펼치고 향후 3자 데이터 제공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렇다고 기업들의 데이터 수집을 멈출 수는 없다. 기업은 개인화 서비스를 통해 더 나은 브랜드 경험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 역시 자신의 취향과 욕구를 고려한 맞춤형 경험을 선호하며 점점 기대 수준도 높아질 것이다. 따라서 기업은 앞으로 어떻게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데이터를 제공하게 만들지를 고민해야 한다. 브랜드 전략 또한 고객이 자발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제공하고 싶은 브랜드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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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자 데이터의 부상

3자 데이터의 수집 가능성이 불투명해지면서 0자 데이터(Zero Party Date)가 새로운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0자 데이터 이전에도 기업은 여러 방식으로 정보를 수집했다. 데이터는 누가 데이터를 수집하는가, 그리고 데이터 통제권을 기업이 어느 정도 쥐고 있느냐에 따라 1자 데이터(First Party Data), 2자 데이터(Second Party Data), 3자 데이터로 분류된다.

1자 데이터는 브랜드 소유의 채널을 통해 고객으로부터 브랜드가 직접 수집한 데이터를 뜻한다. 채널 방문자의 구매 이력, 인구 통계학적 정보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고객 서비스센터 등을 통해 수집한 고객 정보 등도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과거 구매 이력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 향후 구매 의사 및 새로운 취향 등을 위한 인사이트를 확보하는 데는 무리가 따르고 추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2자 데이터는 다른 기업의 1자 데이터이다. 타깃층이 비슷한 기업끼리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다. 그러나 기업들은 자신만의 정보 추적, 축적, 관리 방법을 갖고 있기에 데이터의 통합과 연동이 쉽지 않다. 상이한 목적과 기준에 따라 습득되는 데이터를 가공하고 각 기업의 의도대로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다.

3자 데이터는 제3자(애드테크 기업)가 발행한 데이터(쿠키)로 광고나 마케팅의 효율을 파악하기 위해 사용자의 행동을 추적하는 데 활용된다. 그러나 경쟁사들도 접근할 수 있어 희소성이 떨어지고 다른 데이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제되지 않은 정보를 담고 있어 유용성이 낮은 단점이 있다. 무엇보다 개인정보 보호에 취약하다. 최근 정부 규제와 애드테크 기업의 서비스 중단 등으로 점차 활용 가능성이 낮아질 것이다.

이에 반해 0자 데이터는 고객과 고객이 제공하는 데이터 사이에 끼어드는 개체가 없음을 의미한다. 소비자들이 데이터의 소유권과 통제권을 갖고, 기업이 무엇을 언제까지 수집해 어디에 쓰는지, 데이터 제공을 거부할 수 있는지 여부 등 정보 수집에 관한 A부터 Z를 소비자들이 소유하고 통제한다. 따라서 고객이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 목적을 명시적으로 인식하고 동의한 채 자발적으로 공유하는 데이터다. 고객은 특정한 보상을 얻을 것을 기대하며 브랜드에 자신의 데이터를 직접 제공한다. 0자 데이터는 투명성, 신뢰성, 정확성이 확보된다는 점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고, 기존 데이터 수집 방식들의 한계를 보완한다.

그렇다면 고객이 직접 제공하는 0자 데이터의 장점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1) 높은 정확도와 향상된 품질: 간접적인 방식으로 수집되는 3자 데이터에 비해 소비자가 직접 제공하는 데이터이기에 변질성이 낮고 정확성이 높다. 기업은 소비자로부터 가공되지 않은 데이터를 습득하기 때문에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소비자 역시 자신이 제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받기에 고품질의 고객 경험을 누릴 수 있다.

2)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애드테크와 같은 3자 기관이나 파트너 기업사를 거치지 않고 고객으로부터 직접 데이터를 수집하기에 데이터 가공 과정에 드는 비용이 적고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다.

3) 투명성과 높은 신뢰도: 소비자는 기업이 요구하는 정보가 무엇인지, 내 정보가 어디에 쓰이는지 알 수 있다. 또한 데이터 제공을 통해 고객 경험이 개선되는 연관성이 분명하기에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신뢰도도 높일 수 있다. 실제로 경제 전문 매거진 포브스에 따르면 소비자의 90%는 투명성이 구매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답했다.3

4) 브랜드 충성도 제고: 소비자로부터 직접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식은 소비자와 브랜드 간에 직접 접촉하는 기회가 많아지는 것을 뜻한다. 기업은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천편일률적인 방식에서 탈피해 재미, 호기심을 유발하는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볼 수 있다. 브랜드는 고객과 직접 접촉하는 기회를 활용해 소비자들의 인게이지먼트 4 를 높이고 결과적으로 충성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5

고객이 자발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게 하려면

그렇다면 고객이 스스로 자신의 정보를 제공하게 하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첫째, 꼭 필요한 데이터를 점진적으로 수집한다. 즉 무분별하게 데이터를 모으지 않아야 한다. 필요한 정보만 묻고, 활용하지 않을 데이터는 요구하지 않아야 한다. 예컨대 상품과 관련 없는 질문을 하는 것 역시 해당 기업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린다. 상품과 관련 없는 질문을 하지 않는 것이 해킹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보다 기업의 신뢰도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6 기업이 꼭 필요한 데이터만 물을 때 고객은 기업이 데이터의 사용처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고 데이터의 질에 집중한다는 인식을 갖게 되며,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도 줄일 수 있다.

구체적으로 점진적 프로파일링(Progressive Profiling) 기법을 참고할 만하다.7 말 그대로 고객의 정보를 점진적으로 수집하는 방식으로 처음 방문한 고객에게는 간단한 신상 정보를 묻고 다음 방문 때는 관심사나 취향을 묻는다. 그러면 낭비될 수 있는 데이터의 수집을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고객 입장에서도 데이터 수집에 대한 거부감을 줄일 수 있다. 점진적 프로파일링을 수행할 때는 중요한 질문을 먼저 던지고 뒤로 갈수록 디테일한 질문으로 이어가야 한다. 이전 질문과 연관된 질문을 던짐으로써 답변의 정확성을 높이고 고객이 계속해서 정보를 제공하는 데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짧은 폼이나 간단한 문장으로 접근해야 한다.

둘째, 고객이 직접 제공하고 싶은 데이터를 선택하게 한다. 고객에게 너무 많은 것을 한 번에 묻거나 한 페이지에 오래 머물게 할 경우 고객 입장에서는 싫증이 날 수 있다. 고객 스스로 어떤 데이터를 공유할지 말지 선택권을 주는 것은 데이터에 대한 소유권이 고객에게 있음을 명확히 함으로써 고객의 통제와 자유, 안전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셋째, ‘당신의 데이터는 안전합니다’라는 시그널을 줘야 한다. 그러려면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 액센츄어 인터랙티브에 따르면 고객 중 73%가 자신의 데이터가 어떻게 이용되는지 투명하게 공개되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답했다.8 기업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고객에게 충분히 설명해 고객이 원하는 수준으로 보안 설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생활 보호 검색 엔진인 덕덕고(DuckDuckGo)는 개인정보 보호 정책을 명확하고 쉬운 법률 언어로 자세히 설명한다.9 ‘수집하지 않는 정보’나 ‘검색 기록 누출을 신경 써야 하는 이유’를 머리말에 추가해 수집하는 데이터의 종류와 이유, 수행할 작업을 명확히 알리고 있다. 한 가지 언어로만 표기하지 않고 사용자의 모국어로 제시하는 것 또한 좋은 전략이다. 고객이 제공한 정보가 어떻게 보호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고객이 제공하는 정보에 따라 다른 보안 솔루션들을 사용해 고객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취급한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알리면 고객은 자신의 정보를 더 개방적으로 공유할 것이다.

넷째, 데이터 공유의 이점과 보상을 명확히 해야 한다. 소비자들은 그들의 데이터를 무상으로 주기보다 기업이 주는 혜택과 교환하고 싶어 한다. 고객들은 교환 가치가 있다고 느낄 때 데이터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에 따라 기업은 데이터를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확실한 전략을 갖춰야 한다. 만약 고객이 데이터 공유로 인한 가치를 느끼지 못하면 앞으로 해당 브랜드에 데이터를 공유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데이터 수집도 중요하지만 확실한 전략 없이 무작정 데이터를 확보하고 분석하는 방식은 기업에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소비자들이 언제 데이터를 제공하는지 묻는 조사에서 90%의 소비자들은 할인을 받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많은 기업에서 고객 정보 수집을 위해 할인, 경품, 마일리지나 멤버십 포인트, 이벤트 등을 활용한다. 푸마는 개인정보를 제공한 고객에게 생일 특별 할인 쿠폰을 준다. 의류 플랫폼 지그재그는 리뷰를 남기면 적립금을 제공하는 리워드 시스템을 활용한다. 지난해 말 기준, 지그재그의 하루 리뷰 수는 2만1000여 건으로 고객들은 4초마다 한 번씩 리뷰를 남기고 있다. 10 쿠팡은 리뷰를 작성할 때 포인트를 제공하며, 높은 퀄러티의 리뷰를 제공해 톱 리뷰어 랭킹 배지를 받은 소비자를 쿠팡 체험단으로 임명한다. 쿠팡 체험단은 소비자가 선택한 여러 물품을 무료로 사용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다섯째, 신뢰할 만한 브랜드 가치를 구축해야 한다. 고객 정보 보호 측면에서의 신뢰성뿐 아니라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와 미션에 대한 신뢰 역시 고객이 자발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게 만드는 데 중요한 요소다. 이는 고객 유치와 고객 유지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이다. 기업은 고객과 교환적 관계를 넘어 정서적 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기업에 높은 수준의 신뢰와 충성도를 느끼는 고객은 자신의 데이터를 기꺼이 공유할 수 있다. 이들은 브랜드에 더 오래 머물며 질 좋은 정보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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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자 데이터의 수집 유형과 특징

기업이 고객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데이터 종류는 크게 다섯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이름, 성별, 나이, 전화번호, e메일 주소 등과 같은 아이덴티티(identity) 데이터, 결혼 여부, 반려동물 유무, 직업 등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묘사하는(descriptive) 데이터, 고객의 취향과 관심사를 묻는 취향(interest) 데이터, 상품의 구매 전부터 구매 후까지의 행동을 추적하며 소비자의 구매 습관, 활동 등을 포착할 수 있는 행동(behavior) 데이터, 제품 평가나 신제품 니즈, 기업 활동이나 이미지 관련 고객의 의견을 듣는 피드백(feedback) 등이다. 기업은 0자 데이터, 즉 고객이 자발적으로 제공하는 데이터를 구매 경험 여정 전반에 걸쳐 획득할 수 있다. 웹과 앱의 회원 가입 시 개인정보를 기입하도록 하는 방법부터 각종 설문 조사 및 게임 방식의 이벤트 참여를 통해 정보 제공을 독려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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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등록, 회원 가입 시 수집형(Registration)

주로 서비스 가입 단계에서 수집되는 0자 데이터로 이름, 성별, 나이 등 기본적인 정보뿐만 아니라 취향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가입 시 얻는 정보는 처음 만난 고객, 즉 이전에 해당 기업과 접점이 없었던 고객을 상대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고객은 자신의 취향에 맞춘 큐레이션과 추천 같은 보상에 대한 기대로 자발적으로 자신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그렇기에 ‘많이 선택할수록 더 개인화된 맞춤형 결과가 제공됩니다’와 같은 문구를 사용해 고객의 참여도를 높일 수 있다. 그러나 가입 단계에서는 서비스, 제품 추천 등에 필요한 기초적인 정보만을 요구하게 되기 때문에 다양한 경로를 통해 지속적인 정보 수집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사례로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유튜브 뮤직 등이 초기 취향 정보를 수집하는 데 이 방식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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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설문 조사형(Survey)

기업은 설문 조사 형태로 0자 데이터를 확보하기도 한다. 소비자들은 자신의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할인, 적립금과 같은 금전적인 보상을 획득한다. 보상이 가시적이기에 소비자들의 참여도도 높다. 자사의 웹이나 앱, SNS 등에서 시행되는 설문 조사는 신규 고객부터 단골 고객까지 다양한 충성도와 구매 여정 위치에 속한 소비자들의 의견을 수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항공사 에어 뉴질랜드(Air New Zealand)는 ‘당신에게 가장 이상적인 휴가는 무엇입니까?’ ‘당신이 좋아하는 기내식은?’ 등과 같이 기업의 비즈니스와 연관해 고객의 취향을 묻는 설문 이벤트를 열었다. 해변과 칵테일이라 답한 고객들에게는 로스앤젤레스 항공권, 야구 경기와 피자라고 답한 고객들에겐 시카고 항공권 경품에 응모하게 했다. 당첨되지 않은 모든 참여자에게도 향후 30일 이내에 추천 목적지 항공권을 구입하면 5% 할인해주는 코드를 제공하는 개인화된 e메일을 보냈다. 그 결과 캠페인으로 인해 달성한 매출 성과는 570만 달러로 38대1의 높은 ROI와 10만 개 이상의 0자 데이터를 확보했다. 11 나의 취향을 찾는 즐거움과 재미, 당첨될 수 있다는 설렘과 기대, 항공사의 특성을 잘 활용한 이벤트 설계 방식의 설문이 높은 참여율과 매출 기여에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그러나 설문 조사는 다른 방식에 비해 비용이 든다는 점과 정보 제공이 일회성으로 끝난다는 점이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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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소셜미디어 활용형

기업은 인스타그램 스토리, 유튜브 커뮤니티 투표, 각 SNS 채널의 설문 기능 등을 활용해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제품에 대한 선호도를 측정한다. 특히 SNS는 이용자가 많이 늘어나면서 지속적으로 기업의 가치를 노출시키고 고객의 참여를 비교적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데 유리하다. 미국 남성 화장품 회사인 비어드브랜드(Beardbrand)는 2021년 9월30일 기준 인스타그램 팔로워 19만3000명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고객의 피드백을 듣기 위해 인스타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고객들과 Q&A를 진행할 뿐만 아니라 패키징 스타일까지 이 채널을 통해 고객의 의견을 묻고 제품에 반영한다. 이런 방식은 소비자들의 전반적인 선호도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기업과의 지속적 소통을 통해 고객 충성도 또한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 개개인의 취향 정보를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게 단점이다.

4. 피드백 수집형(Feedback)

고객의 피드백 또한 0자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이를 통해 기업은 제품 및 서비스 개선에 대한 고객의 정확한 의견을 들을 수 있다. 또한 피드백을 받는 동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정보를 취득할 수 있다. 한편 고객은 자신의 참여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반영된다면 기업에 대한 책임감과 소속감까지 느낄 것이다. 미국의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승무원 선발 시 기업의 충성 고객을 심사위원으로 초청해 1차 면접을 치렀다. 고객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실제 비행에 도움이 될 만한 태도와 서비스를 갖춘 승무원을 선별하고자 한 것이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미국 고객만족지수(ACSI) 항공사 부문에서 지속적으로 상위권에 머물고 있으며, 2020∼2021년에는 1위를 차지했다. 12 0자 데이터를 고객 개인정보의 활용에서 피드백의 영역으로 확장함으로써 기업 운영에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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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게임 및 이벤트형(Game)

퀴즈, 취향 테스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자의 참여를 유도해 0자 데이터를 얻는다. 예컨대 취향 관련 퀴즈에 성실하게 답한 고객에게 보상으로 직접 복권처럼 긁을 수 있는 모바일 쿠폰을 제공하는 식이다. 주유소 브랜드인 셸말레이시아(Shell Malaysia)는 ‘Scratch and Win’ 캠페인을 전개했다. 메일 주소를 기재해 게임에 참가하고 퀴즈를 풀어 정답을 맞히면 마치 동전으로 복권을 긁듯 마우스 포인트로 화면 속 쿠폰을 긁어서 상품을 볼 수 있다. 13 다만 퀴즈 등 게임 방식은 얻을 수 있는 정보가 한정적이기에 개인화된 데이터를 얻는 데는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게임 형태의 정보 수집 방법은 기업이 고객에게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으며 고객의 흥미를 유도하기도 용이하다. 따라서 게임 방식은 다른 방식의 0자 데이터 유도 방식과 결합해 고객 경험의 여정에 재미를 더하는 식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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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개인화 콘텐츠 제공형(Newsletter & E-mail)

e메일도 개인화된 소비자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주요 수단이다. 회원 가입이나 설문 조사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소비자의 e메일 주소를 확보하면 신제품이나 브랜드 할인 정보 등을 제공할 수 있다. 간혹 광고성 e메일로 인식되면 고객들이 해당 메일을 열람할 가능성이 낮아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객에게 개인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는 뉴스레터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독일 유아용품 쇼핑몰인 베이비왈츠(Baby-walz)는 개인화된 뉴스레터를 활용해 효과적으로 0자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베이비왈츠는 이용 고객의 출산 예정일 정보를 수집한 후, 임신 주기에 맞는 정보나 상품을 알려 주는 맞춤형 뉴스 레터를 제공했다. 임산부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획득하기 위해 추가적인 개인정보를 해당 기업에 제공했고, 기업은 쿠폰을 지급하고 획득한 정보를 바탕으로 개인화된 광고를 집행했다. 일반적으로 e메일을 통한 0자 데이터 확보는 다른 방법에 비해 낮은 열람률과 저조한 참여율, 데이터 가공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베이비왈츠의 뉴스레터는 육아 관련 산업의 평균 e메일 열람률인 23%14 를 훨씬 넘어선 53.8%의 열람률을 기록했다. 고객이 가치를 느끼는 유용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했기 때문이다.

7. 맞춤 서비스 제공형

e메일이 개인화 콘텐츠를 한시적으로 제공한다면 맞춤형 서비스 제공형은 고객이 브랜드의 웹 사이트나 앱에 머물고 있을 때마다 지속적인 개인화 경험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그만큼 소비자로부터 방대하고 다양한 데이터를 계속적으로 확보하는 기술적인 기반 역시 갖춰져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은 개인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스타벅스와 의류 플랫폼 지그재그가 있다. 스타벅스는 리워드 프로그램을 통해서 고객이 주로 다니는 매장, 주로 마시는 음료, 카페에 방문하는 주 시간대 등 고객의 행동 데이터(behavioral data)를 얻고 그 데이터를 분석해 사용자 경험 UI/UX를 고객에게 맞춰 고객이 자주 마시는 음료 혹은 유사 취향의 음료와 그 시간대에 인기 있는 음료를 추천한다.

한국 대표 의류 플랫폼 지그재그 역시 고객 취향별로 옷을 보여주는 개인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그재그는 고객의 상품 클릭, 원하는 쇼핑몰 찜하기, 쇼핑몰 즐겨찾기 등 앱 내에서 소비자들의 행동 패턴을 분석한 맞춤형 서비스를 공급한다. 이런 맞춤 서비스에 만족한 소비자들은 앱과 웹 체류 기간을 늘리면서 자신의 데이터들을 다시 제공한다. 브랜드는 새롭게 제공받은 데이터로 고객의 취향을 업데이트하고 더 나은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즉, 개인화 서비스를 설계하고 시스템을 디자인하는 초기 작업은 어렵지만 구현하면 지속적인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다면 기업은 무엇을 기준으로 데이터 전략을 결정해야 할까. 다음의 질문들이 기업의 데이터 전략 수립에 도움을 줄 수 있다.

● 데이터 수집을 위해 기업이 지불해야 할 비용은 어느 정도인가
● 확보된 데이터는 어느 정도 가공이 필요한가, 가공 자체는 용이한가
● 지속적인 데이터 수집이 가능한가
● 고객이 참여하기 용이한가, 고객의 참여를 유도하기 적합한가
● 고객에게 얼마나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가
● 고객 경험 여정의 어느 단계에서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인가. 인지→고려→구매→유지→충성/옹호 중 어떤 단계에서 실행할 것인가
● 기업의 비즈니스 형태와 미션에 부합하는가, 도움이 되는가

[표 1]은 위의 질문을 바탕으로 데이터 수집 유형의 특징을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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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포먼스 마케팅 이후:
고객 데이터보다 고객 자체가 자산

퍼포먼스 마케팅은 최적의 비용으로 최고의 효율을 추구한다. 데이터로 포착된 고객들의 자취는 정밀한 타기팅, 구매 전환 유도 등 기업이 원하는 성과를 낳는다. 이에 기업은 고객의 동의 혹은 동의 없이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을 파악하고 추정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해왔다.

하지만 앞으로 퍼포먼스 마케팅 그 너머의 시대에 데이터의 주인은 소비자다. 소비자는 자신의 관심사, 취향, 구매 의사, 라이프스타일이 어떤 방식으로 전달되길 원하는지, 브랜드에 무엇을 기대하는지 스스로 말하게 될 것이다. 내가 제공하는 데이터에 맞춰 기업이 맞춤형 상품, 개인화된 서비스, 취향 저격 큐레이션 등 개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것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기업은 이처럼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제공하는 데이터를 확보함으로써 소비자의 니즈를 더 정확히 파악해 그들이 원하는 개인화된 브랜드 경험 16 을 창출할 수 있다. 개인화된 브랜드를 경험한 소비자는 만족도와 신뢰도가 올라가고, 이는 고객 인게이지먼트 형성으로 이어질 것이다. 17 그리고 브랜드에 인게이지된 소비자는 브랜드에 충성하며 더 많은 자기 데이터를 기꺼이 제공할 것이다. 데이터와 고객 경험, 브랜드 가치가 서로 연결되는 선순환이 이뤄지는 것이다. (그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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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개인화된 고객 경험은 0자 데이터를 활용할 때 극대화되지만 기업은 양질의 0자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먼저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기업은 고객에게 0자 데이터를 활용해 더 향상된 고객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는 믿음을 줄 수 있어야 한다. BTS를 만날 수 있는 팬 커뮤니티인 위버스, 고객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 파타고니아, 테슬라, 레고, 넷플릭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고객 인게이지먼트가 높은 브랜드들이다. 이러한 브랜드의 특징은 1) 내가 선망하는 브랜드(ideal-self congruent brand), 2) 나의 친구 같은 브랜드, 나를 나타내는 브랜드(actual-self congruent brand), 3) 내게 제공하는 가치가 큰 브랜드(high-value or no-substitute brand)이다.

이 시대의 소비자들은 영리하다. 자신의 가치와 신념을 드러내기 위해 브랜드의 정체성을 이용한다. 자신이 좋아하고 믿는 바를 주장하기 위해 브랜드의 상업 활동에 영향을 끼친다. 자신의 손, 발, 눈, 코, 입이 돼줄 브랜드에는 기꺼이 자신의 데이터를 공유한다. 그렇기에 고객에게 묻고, 고객의 이야기를 잘 듣고, 고객과 가치를 공유하며 함께 브랜드 자산을 만들어 간다면 고객은 스스로 기업에 자신을 내보일 것이다. 기업이 고객의 데이터보다 고객을 전략의 중심에 둬야 하는 이유다.


송수진 고려대 글로벌경영학과 교수 songsj@korea.ac.kr
필자는 소비자행동과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분야 연구자다. 주 연구 분야는 브랜드와 소비문화이론이며 Psychology & Marketing, Journal of Advertising, Journal of Business Research 등 국내외 유수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인공지능 시대의 소비자, 소비자와 브랜드 관계, 사회 혁신을 위한 브랜딩 등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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