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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ology

리더의 부정적 정서 표현, 꼭 나쁜 것은 아니다

문광수 | 287호 (2019년 12월 Issue 2)
Based on “Leadership in the locker room: How the intensity of leaders’ unpleasant affective displays shapes team performance.” By Staw, B. M., DeCelles, K. A., & de Goey, P.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2019.

무엇을, 왜 연구했나?

언뜻 생각해보면 상사나 리더의 부정적인 정서적 표현, 예컨대, 실망한 표정이나 화난 손동작 등은 직원들의 동기부여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리더의 불쾌한 정서 표현이 성과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다. 특히 군대나 스포츠팀 등에서 화를 잘 내는 리더들과 함께 일하면서도 높은 성과를 달성한 사례들이 많다. 예컨대, 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군의 승리를 이끈 조지 패튼(George Patton) 미 육군 장군은 전장에서 ‘미친개’로 불릴 정도로 부하들에게 부정적인 표현을 일삼았다. 미국 NBA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자인 농구 감독 그레그 포포비치(Gregg Popovich)도 선수에게 가혹한 비판을 하기로 유명했다. 학계에서도 팀 리더의 불쾌한 정서적 표현이 리더의 효과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사회적 정보로서의 감정(EASI, Emotions as Social Information) 모델에 따르면 리더의 불쾌한 정서 표현은 직원들로 하여금 현재 성과가 낮으며,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주는 정보 제공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예컨대, 상사의 불만족 혹은 실망의 표현은 현 상태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에 따라 직원들은 직무에 더 많은 노력을 쏟음으로써 팀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

구체적으로 리더의 정서적 표현이 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정서 표현의 강도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사건이나 결과에 실망을 표현하는 것은 화를 내는 것보다는 덜 강한 정서적 표현으로 인식된다. 리더의 정서는 표현 방식이나 양식에 따라 다양한 강도로 인식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이중 임계치 모델(dual threshold model)은 부정적 정서 표현이 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두 단계 ‘임계치’가 있다고 제안한다. 첫 번째 임계치는 리더가 부정적 정서를 스스로 경험하는 것을 넘어 실제로 직원들에게 그 정서를 표현하고 그것이 직원들에게 인식될 때를 말한다. 이때는 감정을 억제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에게 표현하는 것이 직무 수행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데 표현을 하지 않아서 그런 문제를 직원이 인식하지 못한다면 그 문제를 아예 해결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서 표현의 강도가 강해서 두 번째 임곗값을 넘는 수준으로 표현되면 직원들은 이러한 표현을 부적절하거나 ‘선을 넘어선’ 것으로 인식 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직원들이 부정적 정서를 격렬하게 표현한 사람에게 부정적인 태도를 가지게 된다. 즉, 과도한 부정적 정서를 표현한 리더에게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생각이 바뀐다. 또 부하직원들은 리더를 회피한다. 이 같은 이중 임계치 이론에 따르면 업무 현장에서 긍정적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최적의 분노 표현 수준이 있으며, 즉 리더의 불쾌한 정서적 표현 수준이 중간 정도일 때 팀 성과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무엇을 발견했나?

UC버클리 하스비즈니스스쿨의 스토 교수 등 연구진은 고등학교와 대학교 농구팀 감독 총 57명을 대상으로 연락해 그중 23개 팀의 게임 304회의 하프 타임과 경기 관련 자료들을 수집했다. 연구 보조자가 하프 타임에 코치나 감독이 하는 말과 정서적 표현을 모두 녹화했다. 이 녹화 자료를 바탕으로 감독이나 코치가 표현한 정서들을 긍정(만족한, 기쁜, 따뜻한, 열정적인 등), 부정(화난, 짜증 내는, 불안한, 좌절한 등) 두 가지로 구분하고, 얼마나 강한지를 5점 척도로 평가했다. 그리고 전체 득점 수와 전 후반 득점 수, 경기의 승패에 대한 자료를 팀 성과로 사용했다.

분석 결과 부정적인 정서 표현은 팀 성과와 긍정적인 상관관계가 있었지만 긍정적인 정서 표현은 팀 성과와 부정적인 상관관계를 보였다. 즉, 코치의 부정적 정서 표현 수준이 높을수록 팀 성과가 좋았고, 긍정적 표현 수준이 높을수록 팀 성과가 낮았다. 추가 분석 결과 리더의 정서적 표현과 성과의 관계는 역U자 패턴을 보였다. 즉, 표현의 부정적 수준이 중간 정도가 될 때까지는 팀 성과가 증가했지만 중간 이상으로 강할 때는 오히려 팀 성과가 감소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두 번째 연구에서는 녹화된 자료를 부정적 표현이 강한, 중간, 낮은 수준으로 분류해 이 자료를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스포츠팀 경험이 있는 학생 총 283명에게 보여줬다. 녹화된 자료를 본 참가자들이 이후 경기에 얼마나 노력을 기울일지, 전략이나 경기 방법을 바꿀 것인지를 측정했다. 분석 결과 노력의 강도는 중간 정도의 부정적 표현에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부정적 정도가 낮을 때, 마지막으로 부정적 수위가 강할 때 가장 노력 수준이 낮았다. 전략 수정은 부정적 표현 수준이 낮을 때와 높을 때는 비슷했고, 중간 수준일 때 역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 결과는 리더의 불쾌한 정서적 표현의 정도에 따라 팀 성과가 개선될 수도 혹은 나빠질 수도 있다는 증거를 제시한다. 과거의 연구들은 주로 리더의 불쾌한 정서적 표현에 대한 직원들의 불안에 초점을 맞췄는데, 본 연구는 불쾌한 정서 표현의 수준을 파악하고 조작해 실험을 통해 검증했다는 의의가 있다.

리더의 불쾌한 정서 표현의 효과가 역U 패턴을 가진다는 점은 약간 불쾌한 표현은 팀의 성과와 노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지만 불쾌함이 높은 수준에 이르면 팀 성과를 손상시키고 자신감과 낙관주의를 훼손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리더는 부정적인 정서를 표현할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즉, 부정적 정서의 표현이 언제 필요한지, 어느 정도 수준으로 표현을 해야 할지 조절할 필요가 있다. 또 부정적인 정서를 표현할 때는 직원들의 반응도 민감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비록 적당한 부정적 표현이 성과에 효과가 있다고 할지라도, 이를 남용해서는 안 되겠다.
필자소개 문광수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 ksmoon@cau.ac.kr
필자는 중앙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산업 및 조직심리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인사 컨설팅기업 SHR과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선임 연구원으로 일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산업 및 조직심리학으로 조직행동관리, 안전심리, 동기심리, 인간공학 관련 논문을 저술했다.
  • 문광수 문광수 | -(현)중앙대 심리학과 교수
    -(전)인사컨설팅기업 SHR
    -(전)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
    ksmoon@ca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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