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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1. 인플루언서 활용법

적은 비용으로 콘텐츠 도달률을 쑥!
제품과 궁합 맞는 ‘구원투수’ 골라야

이승윤 | 272호 (2019년 5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기업이 인플루언서와 협업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내부 판매 인력(inner sales force)으로 활용: 아마존은 인플루언서 프로그램을 론칭하고 자사 플랫폼을 인플루언서들에게 제공하며 제품 판매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한다.
2. 커뮤니케이터(communicator)로 활용: 에미리트항공은 인플루언서가 만든 브랜디드 콘텐츠를 통해 소비자에게 각인하고 싶은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3. 메가 인플루언서와 나노 인플루언서를 혼합하는 통합적 접근: 마케팅 초반에는 팔로워 숫자가 수백만에 달하는 메가 인플루언서를 통해 파급력 있는 인상을 남기고 이후 나노 인플루언서 여럿을 기용해 추가 콘텐츠를 제공하면 효과적이다.






인플루언서는 맥락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업계에서 언급하는 ‘영향력 있는 개인’이라는 의미의 인플루언서(influencer)는 연예인, 셀럽, 소셜미디어 스타 등을 포괄한다. SNS를 통해 누구나 소비자인 동시에 생산자(prosumer = producer + consumer)가 되면서 이를 쉽게 공유할 수 있는 환경에서 인플루언서들의 타인에 대한 영향력은 극대화됐다. 일반적으로 인플루언서들은 다음과 같은 공통점을 가진다. 우선 그들은 디지털 소비자가 선호하는 창의적인 콘텐츠 제작자다. 동시에 디지털 네이티브 소비자가 지지하는 셀럽(유명인)들이라고 할 수 있으며 유튜브, 페이스북 등에서 다양한 구독자를 보유한, 스스로 플랫폼이 된 이들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인플루언서란 디지털에서 잘 소비되는 콘텐츠 제작자이자 충성도 높은 팔로워를 보유한 셀럽이며 이들이 보유한 플랫폼(채널)을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직접 유통하는 이들을 말한다. 이런 관점에서 연예인 ‘공유’는 인플루언서라고 하기 힘들지만 같은 연예인이면서도 SNS에서 매일 이슈를 만들어 내는 ‘설리’는 인플루언서라고 할 수 있다. 연예인이 아니지만 SNS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슈퍼 개인, 대도서관이나 마이린, 박막례 할머니 같은 사람들은 전형적인 인플루언서다.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질 것이다. 앞으로의 소비 주역으로 꼽히는 Z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을 분석한 여러 자료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이들은 궁금한 것이 있을 때 유튜브를 통해 검색하며 SNS에서 오가는 이슈들에 민감하다. 구글이 2015년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에서 매년 ‘어떻게 배울 수 있나(how-to)’ 관련 영상을 유튜브에서 검색하는 양이 매년 70%씩 성장하고 있다. 텍스트 형태가 아닌 영상 콘텐츠 형태의 정보를 선호하는 Z세대들이 만들어낸 결과다. 유튜브야말로 수많은 인플루언서가 탄생하고 활동하는 곳이다.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라고 불리는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들은 인플루언서들이 활동하는 유튜브 같은 플랫폼에서 정보를 주고받는다.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증대되면서 많은 기업이 어떤 방식으로 인플루언서들과 협업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혁신적인 기업들은 이미 상당한 에너지를 쏟아 인플루언서를 직접 육성하거나 협업을 추진해 성과를 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꼽히는 아마존이 최근 가장 공을 들여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 바로 디지털 세상에서의 인플루언서들과의 협업 플랫폼이다.

2017년 초 아마존은 ‘인플루언서 프로그램(influencer program)’을 비밀스럽게 론칭했고 지금까지도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아마존이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을 외부 인플루언서들이 사용하고 추천하며 홍보하는 주요 판매 파트너로 활동하게끔 하는 플랫폼으로, 아마존은 이를 통한 매출을 늘리기 위해 보다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데 몰두하고 있다. 인플루언서들이 이 프로그램에 들어가기 위해 신청하면 아마존은 신청자들이 거느린 팬 규모와 이들이 만드는 콘텐츠의 질적 수준, 판매하고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와의 연관도(fit) 등을 따져서 함께 일할 인플루언서를 선발한다. 선발된 이들은 아마존으로부터 독립적인 자신만의 도메인 주소를 받으며 이 도메인을 활용해 콘텐츠 안에서 소개한 제품의 구매를 권할 수 있다.

예컨대, 요리 분야의 유명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토마토와 아보카도를 섞어 튀긴 크로켓’ 레서피를 공개하고 이를 만드는 과정을 영상을 통해 보여줬다면 콘텐츠를 본 사람 중에는 크로켓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재료를 구매하고 싶은 사람은 영상 하단의 링크를 누르고, 해당 인플루언서가 운영하는 아마존 내 페이지로 연결돼 바로 구매할 수 있다. 이처럼 아마존 도메인을 통해 판매되는 제품에 대해서는 아마존이 인플루언서들에게 커미션 형태로 보상을 제공한다. 이 같은 방식은 아마존이 인플루언서를 제품 및 서비스를 홍보해주고 판매까지 맡아주는 ‘내부 판매 인력(inner sales force)’으로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전자 역시 2016년 갤럭시 노트7의 연쇄 폭발 사고가 있었을 때 구원투수로 개인 인플루언서들을 활용했다. 이 사고 이후 삼성전자는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다. 다음에 출시될 갤럭시 S8에서 동일한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제품 자체를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하고 소비자들의 신뢰를 다시 찾는 작업을 하는 게 급선무였다. 삼성전자는 2017년 2월 열리는 아카데미 영화 시상식에서 캠페인을 시행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관심 있게 보는 아카데미 영화 시상식이야말로 온·오프라인을 망라해 광고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봤다. 다만 삼성전자는 영화배우 등 유명 연예인을 내세우지 않았다. 삼성이 선택한 구원투수는 디지털 세상에서 수많은 팬을 거느린 케이시 네이스탯(Casey Owen Neistat)과 같은 개인 인플루언서였다. 유명 연예인을 기용해 멋지고 화려한 영상을 만들 수도 있겠지만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일반인을 통해 “삼성 핸드폰이 새롭게 변했더라고요”라고 편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더 진정성 있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질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러한 사례들은 혁신을 이끌어나가고 있는 세계적인 기업들이 인플루언서라고 불리는 슈퍼 개인들에게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지, 이들의 잠재력을 얼마나 높게 평가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제는 기업의 마케팅 활동을 포함한 중요한 전략적 그림을 그릴 때 인플루언서를 반드시 이해해야 하며 이들을 전략적으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깊이 있게 고민해봐야 한다.


Inner-Sales Force로 활용하라

먼저 앞서 서술한 아마존에서 활용했던 방식, 즉 인플루언서를 회사의 내부 판매 인력으로 이용해 성공을 거둔 사례를 살펴보자. 온라인 편집숍 서울스토어(Seoul Store)는 20대 초중반 여성을 타깃으로 트렌디한 상품을 판매한다. 이 매장은 주 고객인 20대 전후 여성들이 의류 쇼핑을 할 때 패션 감각이 뛰어난 또래들로부터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파악했다. 이들은 인스타그램에서 옷 잘 입는 언니들을 팔로워하며 그들이 입는 옷을 매일 체크하고 비슷하거나 같은 옷을 구입하며 그들의 스타일을 따라 하는 경향이 강했다. 이 같은 분석을 통해 서울스토어는 소셜 인플루언서를 기용해 그들을 셀러로 활용하는 플랫폼 형태의 편집숍을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오픈 당시, 서울스토어는 SNS에서 옷 잘 입는 20대 여성들을 주축으로 하는 40명의 인플루언서들을 셀러로 선별해 ‘서울 언니들’이라는 애칭을 붙여 이들 각자를 브랜딩(branding)해주기 시작했다. ‘서울 언니들’은 서울스토어의 상품을 직접 홍보하고 판매하는 셀러이자 홍보 마케팅을 하는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한다. 서울스토어는 이들이 판매에 매진할 수 있도록 상품 소싱부터 배송, CS 및 홍보 영상 콘텐츠 제작까지 다양한 형태로 지원한다. 특히 편집숍에 온 고객들이 ‘서울 언니들’과 친근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플루언서들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서울스토어는 2015년 5월 오픈 이후 월 40% 이상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으며 대한민국에서 핫한 편집숍 중 하나가 됐다. 많은 디지털 전문가는 온라인상 인기 인플루언서들이 편집숍 내 셀러가 될 수 있도록 독특한 형태로 플랫폼을 운영한 것을 서울스토어의 성공 포인트로 꼽는다.



서울스토어 사례에서 알 수 있듯 기업들은 앞으로 어떻게 외부의 인플루언서들을 내부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알리고 판매할 수 있는 내부의 세일즈 포스로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보다 정교한 보상 시스템을 통해 인플루언서들과 함께 제품이나 서비스 판매를 장려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 아마존과 같은 소셜커머스가 하는 것처럼 내부 플랫폼에 인플루언서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고 그들 각자의 방식으로 제품을 판매하도록 돕는 것이 대표적인 방법이다. 이들은 안정적으로 구동되는 플랫폼에서 제품 기획이나 플랫폼 운영 등에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방식으로의 콘텐츠 제작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데만 신경 쓰면 된다. 단기적으로 기업은 더 많은 수익이 창출될 수 있도록 금전적 보상(financial reward)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면 된다. 장기적으로는 그들의 개인적 브랜딩을 돕고 고객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갈 수 있도록 지원해줄 수도 있다. 이는 일종의 인지적 보상(social recognition reward)으로 긴밀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된다.



Communicator 역할을 부여하라

2016년 에미리트항공은 할리우드 배우 제니퍼 애니스톤의 여행기를 담은 글로벌 바이럴 영상 캠페인을 공개한다. 영상은 제니퍼가 에미리트항공의 퍼스트 클래스 개인 스위트에서 조종사가 꿈인 어린이 승객 쿠퍼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그들이 비행기 A380기의 내부를 돌아다니며 함께 여러 경험을 나누는 것이 영상의 주 내용이다. 에미리트항공은 애니스톤에게 500만 달러(한화 57억 원 정도)라는 큰 액수를 지급하고 해당 영상 캠페인을 항공사 공식 웹사이트,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격적으로 내보내기 시작했다. 첫 번째 캠페인 영상은 수백만 뷰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고 에미리트는 비슷한 컨셉의 캠페인 영상을 연속으로 내보냈다. 총 600만 뷰를 기록했으니 나름 성공적인 캠페인이라고 평가할 수 있었지만 문제는 마케팅에 들어간 비용이 너무 컸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일은 그 후에 일어났다. 에미리트항공사는 다른 방식으로 디지털 마케팅을 시행해보기로 했다. 전통적인 미디어상의 스타가 아니라 웹상의 인플루언서를 통해 브랜디드 콘텐츠를 가볍게 만들어보기로 한 것이다. 그들이 선택한 인플루언서는 케이시 네이스탯이다. 한국에는 크게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지만 해외에서는 유명한 유튜브 크리에이터이자 필름 메이커다. 에미리트항공사는 케이시 네이스탯에게 퍼스트 클래스 항공권을 무료로 지급할 테니 항공을 경험해보고 관련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달라고 요청했다. 큰 기대가 없었기 때문에 어떤 조건도 달지 않았다. 네이스탯은 1등석 기내식을 즐기는 자신의 모습을 찍은 재치 있는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 채널에 올렸고, 영상은 엄청난 속도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몇 달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영상은 6000만 뷰 이상을 기록했고 항공사는 놀라워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해당 동영상이 폭발적으로 인터넷상에서 퍼져나가자 언론은 네이스탯의 에미리트항공 1등석 체험 영상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남성 잡지 GQ 등이 그의 항공 체험을 담은 특별 기사를 만들어 내보내는 등 바이럴 효과가 엄청났다.



이러한 결과는 인플루언서들이 만들어내는 브랜디드 콘텐츠가 얼마나 효과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제니퍼 애니스톤을 기용한 대가로 항공사가 지불한 돈은 그해 전체 마케팅 비용의 25%에 달하는 금액이었지만 케이시 네이스탯에게 들어간 비용은 사실 0원이라고 할 수 있다. 어차피 퍼스트 클래스는 만석이 되는 경우가 잘 없어 남는 자리에 그를 태운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셀럽들에 비해 비용 대비 효과적인 광고를 하고 싶을 때 인플루언서들은 중요한 파트너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대중의 변화에서 나온다. 대중은 기업에서 공식적으로 내보내는 목소리나 다소 거리감이 느껴지는 전통적인 미디어 스타들보다는 주변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일반인의 이야기를 더 신뢰한다. 그들이 콘텐츠 형태로 이야기를 시작할 때 사람들은 좀 더 편하게 느끼고 이야기에 대한 몰입이 높아진다.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로 브라이트로컬(BrightLocal)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소비자의 88%가 팔로잉한 개인 인플루언서들의 제품 리뷰를 친한 친구의 설명만큼이나 신뢰한다고 답했다.



핵심은 제품과의 핏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터 역할을 하는 인플루언서와 제품의 핏(fit)이다.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사실 최근 기업들이 수백만 명의 구독자를 가진 인플루언서들과 무분별하게 협업을 추진한 경향이 있다. 유명한 인플루언서들의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 가면 ‘이 상품 제가 사용해보니 너무 좋더라구요’로 시작하는 광고 형태의 게시물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형태의 콘텐츠들은 오히려 커뮤니케이터로서의 인플루언서 영향력을 떨어뜨린다. 이제는 소비자들도 해당 인플루언서나 콘텐츠 자체보다는 그가 운영하는 채널의 특성이나 평소 만들어내는 콘텐츠의 맥락, 그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의 본질과 결을 함께 본다. 기업이 이런 것들을 고려하지 않고 단지 인플루언서의 인기나 영향력만 고려해 협업을 추진하다가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의미다.

케이스 네이스탯과 같은 메가 인플루언서들의 몸값이 계속 올라가자 최근에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들을 다수 기용해 기업의 커뮤니케이터 역할을 맡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는 수천에서 수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을 팬으로 보유한 개인 인플루언서들을 말한다. 이들은 수백만 명에 이르는 구독자를 가진 메가 인플루언서에 비해 절대적인 영향력은 떨어지지만 관심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높고 팬들과 가깝게 소통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기업의 제품과 핏이 잘 맞는 여러 명의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와 협업하는 형태가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들도 최근 나오고 있다. L2 조사회사의 분석 리포트(L2 Intelligence Report)에 따르면 인스타그램 플랫폼의 경우, 1만 명에서 7만 명 사이의 팬을 보유한 메가 인플루언서의 경우 Engagement Rate(ER, 팔로워가 좋아요, 공유, 댓글 등으로 콘텐츠에 반응하는 비율)가 불과 1.6%밖에 안 되지만 5000명 전후의 나노 인플루언서의 경우 ER이 8%에 이른다. 팔로워 숫자가 수십만, 수백만에 달하는 메가 인플루언서 1명을 기용하는 것과 1000명 수준의 나노 인플루언서들 수백 명을 기용하는 것은 비용적 측면에서는 비슷하지만 효과는 오히려 나노 인플루언서 쪽이 더 클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효과적인 디지털 마케팅 캠페인을 시행하고자 한다면 단순히 몇몇 유명 메가 인플루언서들에게 의지할 것이 아니라 수천 명의 팔로워를 가진 나노 인플루언서들을 여럿 기용하는 방식을 혼합하는, 통합적 접근 방식을 생각해야 한다. 캠페인을 시작하는 시점에는 영향력이 큰 메가 인플루언서 1∼2명을 통해 파급력 있는 인상을 남기고, 이후 소비자들이 추가로 관련 콘텐츠를 검색했을 때 수많은 나노 인플루언서의 개인 SNS 플랫폼을 통해 다시 접할 수 있도록 하는 형태가 최근 많이 사용되는 전략 중 하나다.

결국 인터넷 세상에서 사람들이 특정 인플루언서들을 팔로잉하고 지속적으로 메시지를 받는 것은 그들이 보여주는 라이프 스타일을 동경하기 때문이다. 기업은 이제 판매하는 제품이 해당 인플루언서들이 보여주는 라이프 스타일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하며 그 과정에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들이 더 적합할 수 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하면서 어려운 점은 기업이 운영하는 브랜드와 적합도가 높은 인플루언서를 선정하는 것이다. 이때 브랜드가 선정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척도로 ‘인플루언서 성향’ ‘콘텐츠 성향’ ‘뷰어 성향’이 있다. ‘인플루언서 성향’은 인플루언서 개인이 가진 매력도와 역량, 평판을 말한다. 즉, 인플루언서 개인에 대한 평가라고 할 수 있는데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 중에도 특정 브랜드와 특히 잘 맞는 역량을 가진 인플루언서가 있기 마련이다. 아무리 구독자가 높은 인플루언서라도 브랜드가 추구하는 이미지 혹은 방향성과 동떨어진 인물이라면 피하는 것이 좋다. 가장 첫 번째로 고려해야 할 요인이다.

‘콘텐츠 성향’은 인플루언서가 만든 콘텐츠의 톤앤매너(편집력), 창의성(기획력), 실제 행동 유발 여부 등을 말한다. 앞서 설명한 인플루언서 성향 외에 콘텐츠 성향을 살펴야 하는 이유는 아무리 인플루언서 성향이 브랜드와 맞더라도 이들이 만들어낸 콘텐츠가 해당 브랜드가 원하는 퀄러티나 소재를 소화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작 능력 혹은 기획력 등 콘텐츠적 요소들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고려해야 할 점은 인플루언서를 추종하는 팬들의 ‘뷰어 성향’이다. 해당 인플루언서의 콘텐츠를 구독하고 있는 팬들의 성향이 어떤지, 이들의 성별, 나이, 취향은 물론이고 해당 인플루언서에게 얼마만큼의 충성도를 갖고 있는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많은 전문가가 이제는 네이버나 페이스북 같은 대형 채널 몇 가지로 기업이 만든 콘텐츠의 의미 있는 도달률을 만드는 것이 힘들어졌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2018년부터 페이스북은 상업적인 콘텐츠 노출량을 줄이고 가족이나 친구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사적 커뮤니케이션 콘텐츠들의 노출을 늘려가고 있다. 페이스북 플랫폼을 마케팅의 핵심 창구로 사용하는 기업들은 페이스북의 이런 움직임에 빠르게 대처하고 있으며 그 대안으로 각광받는 것이 바로 인플루언서 마케팅이다. 인플루언서들을 이용한 마케팅의 효과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장단점이 논의되고 있으나 앞으로 이런 마케팅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디지털 시대, 소비자들과 보다 더 긴밀하게 소통하고 싶다면 그 해답은 바로 인플루언서에 있다고 하겠다.

필자소개 이승윤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seungyun@konkuk.ac.kr
필자는 디지털 문화심리학자. 영국 웨일스대에서 소비자심리학으로 석사 학위를, 캐나다 맥길대에서 마케팅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글로벌 마케팅 조사회사 닐슨에서 선임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현재 비영리 연구·학술 단체인 디지털마케팅연구소의 디렉터를 맡고 있다. 저서에 『바이럴-입소문을 만드는 SNS 법칙』 『구글처럼 생각하라-디지털 시대 소비자 코드를 읽는 기술』 등이 있다.
  • 이승윤 |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디지털 문화 심리학자로 영국 웨일스대에서 소비자심리학으로 석사학위를, 캐나다 몬트리올의 맥길대에서 경영학 마케팅 분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비영리 연구기관 디지털마케팅연구소(www.digitalmarketinglab. co.kr)의 디렉터로 디지털 및 빅데이터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저서로는 『공간은 경험이다』 『디지털로 생각하라』 『바이럴』 『구글처럼 생각하라-디지털 시대 소비자 코드를 읽는 기술』 등이 있다.
    seungyun@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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