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럭셔리 시니어타운 성공하려면 마음을 담고, IoT 기술로 감동 줘야”

225호 (2017년 5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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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at a Glance

학교법인 건국대학교가 2009년 서울 광진구에 문을 연 ‘더 클래식500’은 도심형 시니어 타운의 신모델을 제시했다. VVIP를 타깃으로 설계해 지금까지 입주율 100%를 자랑할 수 있게 된 것은 호텔과 병원의 본질적 서비스를 결합하며 ‘케어(care)’를 업의 본질로 삼았기 때문. 오피니언 리더급의 입주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겉만 번지르르한 서비스가 아닌 ‘진정성’이란 사실을 간파했다. 한편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과 시니어 케어 산업을 결합하려는 기업들과 손잡고 시니어의 삶의 질을 높일 기술들을 끊임없이 테스트하고 있다. 이 시대, 시니어 주거 시설 사업의 핵심 키워드는 이질적이지만 상호 보완적인 ‘진정성’과 ‘IT’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취재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이우경(서강대 경영학과 졸· 조지아주립대 석사과정 진학 예정) 씨가 참여했습니다.



대한민국은 올해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의 14% 이상을 차지)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UN이 인구 노령화 과정을 정한 첫 단계인 ‘Aging Society’(65세 이상 인구가 7% 이상을 차지)에서 ‘Aged Society’가 되는 것이다. 한국의 고령 인구는 2015년 기준 13.1%로 OECD 회원국 평균인 16%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2050년에는 37.4%로 뛰어올라 일본과 스페인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고령화 속도다. 우리나라는 2000년 고령화 사회에 진입해 고령사회로 전환되기까지 약 17년이 걸린 셈인데 외국의 경우 일본 24년, 미국 73년, 프랑스가 115년으로 속도 차이가 눈에 띌 정도다.

이 같은 고령 트렌드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였을 때 인간 수명 연장에 따른 ‘질 좋은 삶’에 대한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2010년대 들어 관련 산업계도 노인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각종 상품들을 내놓고 있고, 노인층의 편안한 주거 공간을 위한 시니어 타운 등도 속속 설립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산업 전체 또는 사회 전체에 파급력을 줄 만한 혁신적인 모델은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09년 학교법인 건국대학교가 캠퍼스 근처인 서울 광진구에 선보인 ‘더 클래식 500’은 도심형 시니어 타운의 신모델을 제시했고,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 클래식 500’은 의료와 호텔 서비스를 결합한 시니어 VVIP 대상 시니어 타운으로 기존에 유사한 콘셉트로 서울 교외 지역에 주로 설립된 노인용 주거 시설과 달리 서울시내 한복판에 문을 연 도심형 시니어 타운이라는 점이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DBR은 호텔리어 출신으로 2012년부터 ‘더 클래식 500’을 이끌고 있는 박동현 사장으로부터 ‘럭셔리 시니어 주거 비즈니스’와 관련된 비전을 들었다.


박동현 사장은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학사, 석사 과정을 졸업하고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서울대 웰에이징 시니어 산업,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고려대 국제대학원 글로벌 차이나 최고위 과정 등을 졸업했다. ㈜호텔신라, ㈜조선호텔에서 25년간 근무하다 2012년 11월 ‘더 클래식 500’ 대표로 취임했다.


시니어 타운은 서울 근교 교외나 지방에서 주로 조성돼 왔다. 하지만 ‘더 클래식 500’은 설립 당시부터 도심형 주거타운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웠다.

도시에서 젊은 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보통 막연하게 은퇴 후 전원 속에서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살고 싶다고 생각한다. 이론적으론 그럴듯해 보이지만 이런 전원 속 시니어 타운 중 상당수는 성공하지 못했다. 고즈넉한 산속, 어디를 둘러봐도 노인으로 가득한 환경 속에서 시니어들은 오히려 고립감을 느끼며 우울 증세를 키우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런 과거 사례를 통해 활발하게 활동하며 여생을 보내려는 이른바 ‘액티브 시니어’들은 거꾸로 활기가 넘치는 환경에서 젊은이들과 어울리고 새로운 문물을 접하며 살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더 클래식 500’이 대학교 바로 옆에 위치해 있고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대형 백화점을 끼고 있다 보니 젊은 에너지가 가득하다는 점은 입주민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결정적 요소가 되고 있다. 또 전원형 시니어 타운 다수가 실패한 요인 중 하나가 대형 의료기관과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인데 대형 대학부속 병원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유인책이 된 것 같다. 한편 ‘더 클래식 500’은 입주민과 건국대 학생들 간의 교류프로그램인 ‘세대공감 신문화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재능기부 형식으로 학생들은 입주민들에게 스마트폰 사용법, 중국어 등을 가르쳐주고 입주민 중 업계 또는 학계 경험이 풍부한 분들은 건국대 강단에 설 기회도 갖고 있다. 입주민들이 건국대 학생들에게 매년 장학금도 지급하고 있다. 젊은이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입주민들의 반응이 뜨겁다.

‘더 클래식 500’이 고급형 시니어 타운의 성공 모델로 꼽히다 보니 국내는 물론 중국 등 해외에서도 벤치마킹을 위한 방문 요청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니어들이 도심에서 문화적, 소비적 욕구를 채우면서 또래끼리의 끈끈한 정도 쌓을 수 있는 ‘커뮤니티형 주거 공간’이라는 점이 타깃 고객의 니즈를 제대로 저격했다고 생각한다.



‘더 클래식 500’은 높은 관리비 때문이라도 상류층 아니고는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이 주로 입주하나.

은퇴 이전 법조계, 의료계, 학계에서 근무한 전문직 종사자이거나 고위 공무원, 기업인 등 출신 직업은 무척 다양하다. 입주민 평균 연령은 76세다. 매달 지출하는 관리비 수준이 높다 보니 (표 1) 실제 VVIP만 거주하는 셈이다. 사실 한창 경제 활동을 하는 시기도 아닌데 이 정도의 금액을 관리비로 지출하다 보니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이 무척 높다. 입주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서비스는 의료 관련 서비스로 24시간 상주하는 의료진, 가구마다 비치된 응급 호출 버튼, 정기 건강검진 서비스 등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전담 간호사를 배정해 평소 건강관리도 실시하고 있다. 돈이 많아 고급 주택에 살더라도 24시간 받기는 어려운 이런 전문적인 의료 서비스가 관리 비용에 대한 저항감을 낮추는 요인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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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고령사회로 진입한 선진국들에서는 ‘더 클래식 500’과 같은 시니어 타운 프로젝트가 이전부터 이뤄졌던 것으로 안다. 참고로 삼은 모델이 있다면.

일본 도쿄에 있는 시니어 타운 세이로카(聖路加)에 주목했다. 세이로카 레지던스는 도쿄 시내에 있는 고급 맨션으로 도쿄역에서는 버스로 10분, 긴자에선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초도심형 거주 공간이다.1 호텔급 주거공간에 간호사가 24시간 교대로 상주하며 내과, 신경외과 클리닉과 치매 및 스포츠센터를 갖췄다.

이 세이로카의 성공 사례와 과거에 비해 훨씬 활기차게, 최대한 젊음을 유지하려고 하는 국내 시니어들의 달라진 인식 변화를 보면서 도심형 시니어 타운의 수요가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호텔리어 출신이란 점이 고급 시니어 타운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아무래도 호텔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거 공간이다 보니 서비스의 질과 만족도를 높이는 데 더 디테일한 신경을 쓰게 되는 것 같다. 입주를 하게 되면 하우스 키핑, 컨시어지, 발레파킹 서비스와 뷔페 스타일의 식사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이런 서비스들은 으레 하는 것으로 여기지 않고 실제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어떤지 수시로 입주민들을 만나 묻고 있다. 이제 어떤 댁에 자녀분이 몇 분이고, 이전에 무슨 일을 하셨는지 정도는 꿸 수 있게 됐다. CEO라고 그저 재무제표나 들여다보고 회의만 주재해서는 얻을 수 없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사장이 직접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입주민들은 실제로 경제적, 사회적 계층 측면에서 VVIP에 속하는 오피니언 리더급들이다. 최고급 서비스를 다양한 경로로 경험해본 이분들께 그저 형식적인 서비스만 제공해선 감동을 줄 수 없다. 시니어 주거 서비스업에서 일하면서 이곳이야말로 서비스업에서 중시하는 ‘진정성’이 절실한 업종이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일회성, 단기간 방문이 대부분인 호텔과 달리 거주민과 장기적인 관계를 맺어야 하는 고난도의 서비스업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해결책은 본질로 돌아가는 것뿐이다. 사장인 나뿐만 아니라 전 직원이 로비 등 공용 공간에서 입주민을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고 먼저 말도 걸곤 하는데, 이런 ‘가족적인 환대’가 시니어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 같다. 지난해부터는 입주 회원들의 생일 아침, 미역국을 대접하며 생일 축하 이벤트를 열어드리는데 별것 아닌 것 같은 이 조촐한 행사에 입주민들의 만족도가 정말 높다. 외로움을 많이 타게 되는 노년기에 ‘가족적인 환대’가 어쩌면 ‘럭셔리’가 아닐까 생각해봤다.



‘가족적인 환대’가 시니어 계층에겐 매우 가치 있게 여겨질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 그런데 아무리 고급스러운 시니어 타운이라도 우리나라의 뿌리 깊은 효(孝) 사상을 생각하면 부모님들을 이런 주거 시설에 따로 모시는 게 자녀들로선 여전히 부담스러울 수 있지 않나.

시니어들에게 가치 있고, 귀하게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럭셔리’ 요소는 건강이다. 시니어들에게 건강 관리란 생명과도 직결될 수 있기에 더욱 중요한 가치다. 거주민의 자녀 중 상당수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직업을 갖고 있거나 외국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이 부모님께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걱정을 덜 수 있다는 점이 자녀들이 부모의 입주 여부를 결정할 때 큰 고려 요소가 되는 것 같다.

한편 의료 지원 서비스와 더불어 여가 지원 서비스 역시 핵심 가치 중 하나인데 젊은 시절에는 바빠서 하지 못했던 취미 생활을 할 수 있다는 데 대한 입주민들의 만족도와 참여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특히 기타 동호회, 합창단, 서예 동호회 등 현재 운영 중인 9개 동호회 가운데 스포츠댄스 동호회가 가장 인기가 높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포츠댄스는 충분한 연습이 필요하고, 회원들 간에 친밀도가 중시되는 종목이기 때문이다. 인생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사회적 인맥’은 노년기에 접어들면서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이때 느끼는 허무한 감정을 새로운 커뮤니티를 통해, 그리고 새로운 취미생활을 통해 얻으려 하는 욕구가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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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대 사거리에 자리잡은 ‘더클래식 500’(오른쪽 고층빌딩)의 전경


진정성 있는 서비스가 필수적이라면 일반 호텔리어보다 훨씬 더 양질의 서비스 마인드를 갖춘 직원을 뽑아야 할 것 같다. 포시즌스호텔 창업자인 이사도어 샤프 회장도 DBR과의 최근 인터뷰에서 직원을 교육하는 것보다 원래 좋은 인성을 갖춘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말에 동의하나.

다량의 제품을 찍어내는 게 중요했던 ‘제품 시대’에는 사람을 쓰는 것을 그저 비용 지출로 봤다. 이후 브랜드가 중시되는 ‘상품시대’가 도래하면서 사람을 비용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하나의 자원으로 봐야 한다는 인적자원관리가 화두가 됐다. 요즘은 현재 가진 기술은 부족할지라도 기본적인 자질을 잘 갖춘 사람을 채용해 관리하는 ‘인재관리’가 중시되는 시기다. 제품시대에는 기업이 사람을 뽑을 때 ‘그물투망식’으로 그물을 던져 걸리는 사람들을 뽑아 올렸다. 상품시대에 접어들면서 저 사람이 맞겠다 싶으면 낚싯대를 던져 미끼를 물면 채용하는 낚시형 채용이 일반적인 관행이 됐다. 인재 관리 시대에는 작살로 물고기 한 마리를 콕 집어 올리듯 사람을 ‘찍어서’ 채용하고 있다. 그것도 같은 업종 내 기업뿐 아니라 다양한 업종을 아울러 보다 넓은 시야에서 ‘대어’를 낚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유연한 조직문화와 융합을 바탕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의 도래와 함께 이제 공채 시스템을 통한 순혈주의 문화는 더욱더 통하지 않게 된 것도 사실이다. 샤프 회장의 말처럼 나 역시 올바로 된 사람을 뽑는 ‘채용’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이들은 교육 효율성도 높게 나타난다.



2012년 취임 이후 가장 중점을 둔 목표는 무엇이었나.

취임 당시만 해도 공실이 있었던 입주율을 100%까지 끌어올렸고 현재는 입주 대기 수요도 30가구 이상 있다. 경영 정상화를 위한 수순으로 관리비 인상을 추진할 때 입주민의 저항이 심했다. 하지만 이전보다 훨씬 더 나은 서비스로 보답한다는 점을 강조해 천천히 설득해 나갔고 다행히 재계약률 95%를 달성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무엇을 부각시킬 것인가 고민했는데 역시 ‘업의 개념’을 다시 한번 점검한 것이 도움이 됐던 것 같다. 호텔 객실의 근원적 가치는 ‘잠을 파는 것’이다. 잠을 제대로 ‘팔기’ 위해 숙면을 연구하고 이를 돕는 최고의 매트리스 등을 찾는 것이 고급 호텔들이 추구하는 업의 본질이다. 한편 병원이 추구하는 업의 본질은 병을 낫게 하는 것, 즉 큐어(cure)일 것이다. 호텔과 병원의 서비스 영역을 두루 갖춘 시니어 주거 시설에서 추구해야 할 업의 본질은 케어(care)다. 우리는 케어와 더불어 명성(prestigiousness) 관리에도 힘써야 한다고 생각했다. 제품시대에서 상품시대를 거쳐온 기업들은 이제 ‘명품’ 지위를 놓고 싸우고 있다.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The one and only’라는 유일무이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면 고객들도 명품이 주는 사회적 가치를 인정하고 이에 따라 가격을 조금 더 지불하는 데 대해 저항감을 덜 느끼게 된다. ‘더 클래식 500’은 이미 한국을 대표하는 고급 시니어 주거 시설로 자리매김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런 명성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점을 입주민들과 타깃 고객들에게 부각시켜 왔다.



2012년부터 호텔 사업까지 추가하게 된 이유와 고객 반응이 궁금하다.

사실 호텔 사업은 ‘더 클래식 500’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시작할 때부터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다. 주거 시설에 거주하는 부모님을 방문하는 자녀 또는 지인들이 잠을 잘 공간이 필요해 게스트룸을 운영했는데 수요가 늘다 보니 그럴 바엔 호텔을 사업화하자고 추진한 것이다. 현재 84실을 운영하고 있는데 객실점유율이 90∼95%로 일반 호텔 대비 무척 높은 편이다. 최근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조치로 중국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국내 호텔 업계가 시름을 앓고 있는데 우리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지는 않았다. 호텔 이용객의 상당수가 의료 관광 목적으로 온 외국인이거나 숙박료 대비 내부 공간이 넓어 만족도가 높아 ‘가성비 높은 객실’을 경험하려는 내국인들이다. 내국인들의 경우 객실을 빌려 소규모 파티를 하는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호텔 사업은 주로 장기 단위로 계약을 하기 때문에 매출 변동이 크지 않은 시니어 주거 시설과 비즈니스상 보완을 이루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시니어 주거 시설이 보증금과 관리비라는 안정적인 고정 수입을 기반으로 운영하기에 외부 요인 또는 수요에 따른 변동성이 큰 호텔 사업의 리스크를 일정 부분 줄일 수 있는 것 같다. 앞으로는 건국대병원 등과 연계해 의료관광 특화 호텔로 입지를 굳히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이미 이를 위해 다양한 해외 세일즈 노력을 펼치고 있다.



‘더 클래식 500’의 명성을 바탕으로 최근 시니어 관련 IoT 기술 기업들이 이곳의 입주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신기술을 시범 운영해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

세계 시니어 산업 관련 기업들은 최근 IoT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대형 시니어 타운 중 하나인 ‘에릭손 리빙’의 경영진은 최근 “시니어 타운 관련 기업들이 IoT,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디지털 기술을 속속 도입하며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며 ‘디지털 서비스로 연결된 시니어 타운의 새로운 생태계가 선보여질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시니어 타운이 적용하려는 디지털 기술은 궁극적으로 입주자 개개인의 건강상태에 맞는 맞춤형 의료 서비스 제공이다. 노인들에게 자주 일어나는 사고 및 질병을 미리 감지하고 경고하는 시스템도 구축할 수 있다. 일본의 산업기술종합연구소(AIST)는 일본 내 요양원에 물범 인형 모양의 심리 치료 로봇 ‘파로’를 도입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AI 기술을 탑재한 파로의 몸 전체에는 촉각 센서가 탑재돼 있는데 머리를 쓰다듬으면 몸을 떨고, 눈과 몸동작으로 감정 표현을 하는 등 노인 우울증 및 치매 예방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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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클래식 500’의 시니어하우스 내부

현재 국내에서는 ‘더 클래식 500’이 시니어 타운의 첨단화를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IoT 및 로봇사업을 운영하는 LG전자, 모바일 헬스케어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KAIST와 MOU(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선두 기업들의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KAIST의 경우 독자 개발한 기술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실험 결과가 너무 좋게 나와 오류를 찾아보니 실험 대상이 젊은 대학생들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 입주민 중 KAIST 고위관계자였던 분이 연결해줘 KAIST가 실제 관련 기술을 이용할 시니어 계층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할 수 있게 했다. 우리 입주민들로서도 편리하고 신기한 신기술을 누구보다 앞서 경험할 수 있고, 실질적인 도움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워했다.

지난해에는 스마트슈즈를 활용한 걸음데이터 분석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센서가 부착된 신발을 신고 걸어 다니기만 하면 걸음의 패턴을 분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이상 징후 발생 시, 이것이 노인층에 자주 발생하는 낙상 등의 사고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상관관계를 파악할 수 있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노인 각자의 걸음걸이 분석만으로도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된다. 또 가슴에 특수 장치를 부착해 24시간 심전도 데이터를 수집하고, 부정맥과 같은 심장 이상 발병 위험인자를 파악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LG전자와는 공기질 측정, 수면 패턴 분석을 통한 건강관리 등 종합적인 웰니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IoT 서비스를 함께 기획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시니어들의 삶의 질 개선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령 사회에서 초고령 사회로 향하고 있는 한국의 현실을 고려할 때, 이런 노력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면서 실질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 역시 우리가 해야 할 사회적 책임으로 생각하고 있다.



관리비가 높다 보니 현재의 ‘더 클래식 500’ 사업만으로는 수요를 크게 늘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또 서울뿐 아니라 다른 지방 대도시로의 진출도 고려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향후 계획은?

1982년 신라호텔에 처음 입사했을 때만 해도 국내에서 호텔 산업은 사치 또는 유흥 등의 이미지와 결합돼 부정적인 편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MICE 산업2 의 한 축으로 당당히 인정받고 있고 호텔리어가 되려는 사람도 크게 늘었다. 시니어 비즈니스도 마찬가지다. 아직은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기업이 많지 않지만 관광 산업이 이슈가 되며 호텔 산업이 발달해 왔던 것과 마찬가지로 고령화라는 국가적 어젠다가 엄청난 비즈니스 기회로 이어질 것으로 확신한다. 서울과 같은 정도의 관리비, 보증금으로 운영하기엔 저항감이 클 것이기에 지방에서는 명품 브랜드의 세컨드 브랜드처럼 조금 더 대중화된, 중간급의 시니어 주거시설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부산, 대전, 광주, 인천 등의 광역시에도 수요가 충분히 있다고 본다.

종합해 보면 성공하는 시니어 주거 시설 사업의 핵심 키워드는 ‘진정성’과 ‘IT’다. 완전히 다른 것 같은 두 가지 요소가 시니어 관련 사업에서 접점을 찾는다는 사실은 각각의 키워드가 지향하는 최종 목표인 ‘마음 관리’와 ‘몸의 관리’만큼이나 이질적이고도 상호보완적이다. 융복합시대의 정신이 시니어 사업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 셈이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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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고급 시니어 타운 사례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미국이나 일본,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노인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시니어 타운 건설이 이전부터 활발하게 이뤄졌다. 미국, 일본, 유럽의 시니어 타운 건설은 고령화 속도 및 노인복지 정책, 연금 등의 소득 정책에 따라 국가별로 상이한 양상을 띤다.

민간 주도의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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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니어 타운의 발전은 민간 부문이 주도했다. 1960년대부터 미국 남서부지역에 비영리단체나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은퇴자 주거단지인 CCRC(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y)가 건설되기 시작했다. CCRC는 시니어 층을 겨냥해 주로 기후가 온화한 지역에 건설된 대규모 복합 주거단지로 노인 전용 주택, 질병예방센터, 복지회관, 의료기관, 스포츠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현재 미국 전역에는 약 3000여 개의 CCRC가 건설돼 있는데 이 가운데 80%를 민간기업이 운영한다. 대표적인 CCRC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시에 위치한 선시티(sun city),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시 외곽의 오션힐스(ocean hills)가 있다. 이 가운데 분양형태로 입주민을 모집하는 선시티의 경우 총 3597만㎡(1090만 평)에 2만6000세대가 거주하고 있으며, 분양 비용은 한화로 1억5000만∼8억 원 수준이다. 24시간 응급체계를 가진 종합병원, 해당 지역 사회 대비 저렴한 주거단지 내 물가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i



민관 병행의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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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에 대응해 양호노인홈, 경비노인홈, 유로노인홈 등 다양한 고령자 주택 정책을 수립했다. 이 중에서도 의료 및 생활편의시설이 구비된 유로노인홈이 고령 계층의 시니어 타운으로서 각광받으며 성장했다. 유료노인홈은 간병 서비스에 대한 폭발적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민간 업자의 진출을 적극적으로 장려해 만든 시설이다. 일본에서는 과거 베이비부머 세대가 퇴직 시점에 자연환경이 좋은 곳으로 이주하려는 경향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오히려 도시로 돌아오려는 수요가 늘면서 도쿄 등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시니어 타운이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인 시니어 타운으로는 닛포리 커뮤니티 하우스, 빈티지 빌라 등이 있으며 경제력을 갖춘 고령 계층의 니즈에 맞춰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가운데 2003년 6월 도쿄 아라카와구에 문을 연 ‘닛포리 커뮤니티 하우스’는 시니어 가구 43세대와 일반 가구 41세대가 어울려 사는 공동 주거 시설이다. 아이들은 시니어들과 교류하며 공동체 의식을 배우고, 노인들은 아이들로 인해 삶의 활력을 얻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ii



공공과 민간의 조화를 이룬 독일

독일은 65세 이상 고령자 중 약 7%의 노인들이 노인복지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다. 독일의 시니어 타운은 노인들이 생활하기 편하도록 기존 주택을 개조했으며 알텐하임(altenheim), 알텐본하임(altenwonheim), 알텐플레게하임(altenflegeheim)의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알텐하임은 전문적인 간호는 필요하지 않으나 스스로 가사까지 돌보기는 어려운 노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알텐본하임은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한 노인들을, 알텐플레게하임은 만성질환에 걸려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한 노인을 대상으로 한다. 모두 유료 시설이지만 국가가 일부를 지원하기 때문에 노인들이 본인의 연금이나 보험금으로 비용을 충당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편이다. 시니어 타운은 사회복지법인만 운영할 수 있기에 행정기관으로부터 적절한 통제가 이뤄져 전적으로 민간에 의해 운영되는 시니어 타운에 비해 높은 재무적 건전성과 운영상의 안정성이 보장된다.i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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