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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스타트업 Case Study: 유기농 온라인쇼핑몰 헬로네이처

입점농가 900곳, 매년 100%성장. 유통단계 줄이고, 신뢰 높이니 매출 쑥쑥

최기영,남대일 | 208호 (2016년 9월 lssue 1)

 

Article at a Glance

 

유기농 농산물 유통 시장에 혁신적 요소를 도입해 매년 100%씩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 헬로네이처. 이 회사를 창업한 박병열 대표는 사실 농산물 유통에 문외한이었다. 그러나 왜곡된 유기농 농산물 유통 시장의 문제점과 사업 가능성을 보고 과감히 뛰어들어 성공 스토리를 쓰고 있다. 헬로네이처의 성공 요인은 아래와 같다.

 

1. 유통 마진이 커 왜곡된 가격 흐름이 발생하는 유기농 농산물 시장에서 기회 포착

2. 온라인 기반 사업에서도 중요한 것은 사람 간의신뢰라는 점을 간파

3. 단순 중개형 플랫폼을 지양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플랫폼으로 진화 

 

흔히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 평소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 분야, 그래서 정말 잘 아는 분야의 사업에 뛰어들어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당연히 전혀 모르는 분야보다는 잘 아는 분야에 도전하는 것이 조금이나마 승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러한 선입견을 깬 사람이 있다. 바로 헬로네이처의 박병열 대표다. 서울에서 태어난 박 대표는 헬로네이처를 창업하기 전까지 그릇에 담긴 음식이 아니고서는 농수산물을 가까이 접할 기회가 없었다.

 

그런 그가 농산물 시장을 선택한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농산물 분야는 정보 격차가 큰 시장이기 때문에 사업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농산물 시장은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정보 비대칭이 심각하다. 생산자는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고 상품의 유통 구조가 어떤지를 정확히 알지 못하고, 소비자들은 누가 이 작물을 재배했는지, 가격은 어떻게 매겨진 것인지 등을 잘 모른다. 생산자들은 그저 중간 유통상에게 팔 뿐이고, 소비자들은 그저 마트나 시장에서 살 뿐이다.

 

박 대표는 이러한 농산물 분야의 정보 비대칭이 신선도, 가격 등의 문제를 발생시키는 원인이라고 생각했고 이 부분을 공략하면 농산물 시장에서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고 판단했다. 두 번째 이유는 사업성을 보고 뛰어든 사람 중에 자신과 비슷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가장 적게 포진돼 있는 분야가 농산물 시장이라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사업 초기에 박 대표는 자본, 인력 등 모든 자원이 부족했으므로 인적자원이라도 동종 분야의 경쟁 상대보다 비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시장을 찾았는데 농산물 시장은 시장성이 있으면서도 자신과 유사한 수준의 경쟁자들이 적은 분야였다.

 

헬로네이처는 농산물 시장 중에서도 특히 가격보다 품질이 우선시되는 유기농 시장을 공략했다. 유기농산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일반 상품을 소비한다는 것은 그만큼 품질을 덜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일반 상품의 소비자는 당근을 구입할 때더 좋은 것보다는더 싼 것을 찾는다. 그래서 헬로네이처는 자본을 바탕으로 한 가격경쟁력 대신 새롭게 차별화된 시스템을 무기 삼아 좀 더 나은 품질의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유기농 시장을 택했다.

 

이렇게 시장을 공략해 2011년에 사업을 시작한 헬로네이처는 매년 100%씩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농산물은 박 대표에게 아주 생소한 분야였지만 그만큼 치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뛰어들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헬로네이처는 유기농 농수산물을 직거래하는 온라인 쇼핑몰로 2011년에 출시한 이후로 매년 100%씩 빠르게 성장 중이다. 헬로네이처는 소비자들이 농수산물을 주문한 뒤에 생산 농가에서 수확해 1∼2일 내에 배송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또한 최근에는 서울과 경기도 분당 등 일부지역에서 전날 자정까지 주문 시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집 앞으로 배송하는새벽배송서비스도 실시 중이다. 현재 헬로네이처에 입점한 농가는 약 900여 개이며 성장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연말 GS홈쇼핑, 패스트트랙아시아로부터 25억 원의시리즈 B’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유통업자만 웃는 농산물 시장

 

‘올해는 배추가 풍년이라 가격이 많이 저렴해지겠습니다라는 뉴스를 보고 한 소비자가 가벼운 마음으로 마트에 간다. 하지만 마트에서 본 배추는 결코 저렴하지 않다. 농부들은 배추가격이 너무 떨어져서 볼멘소리를 하는데, 소비자들은 생각보다 싸지 않다며 구입을 망설인다. 왜 이런 것일까. 이는 바로 유통단계 때문이다.

 

 

 

 

생산자의 손을 떠나 소비자에게 농산물이 도착할 때까지 농산물은 한눈에 봐도 많은 유통단계를 거친다.(그림 1) 생산자에게 농산물을 사가는 산지 유통인, 그 산지 유통인에게서 또 물건을 사가는 중간 도매상, 그리고 그 다음의 소매상에 이르기까지 농산물이 소비자의 손에 들어가는 길은 멀기만 하다.

 

또한 이러한 여러 단계의 유통과정은 농산물의 가격, 신선도 등에 의문을 갖게 할 뿐만 아니라 각 단계 종사자들의 이익이 상충하는 문제를 야기한다. 생산자는 높은 가격을 받으려 하고, 소비자는 낮은 가격에 구매하고자 하며, 중간상은 최대의 이윤을 추구하려 하니 당연히 이해가 대립되고, 상호 간에 입장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또한 중간 유통상이 많을수록 배추가격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바라는 이상적인 가격에서 점점 더 멀어지기 마련이다.(그림 2)

 

 

 

어떤 사업 분야에서든 성공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더 높이려면 시장 주체들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헬로네이처 역시 농산물시장의 주체를 개략적으로 생산자, 소비자, 중간 판매상으로 보고, 그들의 상황과 입장을 파악했다.

 

농산물시장에 정보비대칭이 심각한 이유는 바로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유통단계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그 유통단계의 중간 판매상은 이미 시장 장악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것에 대한 니즈가 없었던 반면 생산자와 소비자는 그렇지 않았다. 우선 생산자는 자신만의 판매 창구를 갖고자 하는 니즈가 강했다. 농협, 도매시장, 대형마트 등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는 곳이 지극히 한정적인 탓에 도매시장에서 가격을 낮게 책정하더라도 울며 겨자 먹기로 판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또한 블로그, 웹사이트 등 자신만의 판매 창구를 갖게 됐다 하더라도 포장, 배송, 관리 등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들이 너무 어려웠다.

 

소비자들 역시 정말 신선한 농산물을 믿고 살 수 있는 직거래 창구에 대한 니즈가 상당했다. 직거래로 구입하는 농산물이 맛도 있고 몸에도 좋다는 것은 알지만 믿음이 가는 온라인 거래 공간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설사 그런 곳을 찾았다고 하더라도 계좌이체 방식의 결제만 가능하게 돼 있는 등 결제 시스템이 불편하기 일쑤였고, 구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원활히 해결해줄 수 있는 온라인 사이트를 만나기도 힘들기에 소비자들은 일반 온라인 쇼핑몰처럼 쉽게 유기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을 원하고 있었다.

 

헬로네이처는 이러한 조사를 통해 생산자는 농산물 판매에 있어 갑의 위치가 될 수 있는 독자적인 창구를, 소비자는 믿음을 가지고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을 필요로 한다는 니즈를 파악한 뒤 생산자와 소비자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결심했다.

 

직접 보지 않아도 믿을 수 있게 한다

 

평생을 농사만 지은 분들이 온라인으로 물건을 판다? 신선도가 생명인 농산물을 온라인으로 산다? 전자상거래야 이전부터 있었지만 온라인 공간을 통해 농산물을 거래한다는 개념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낯설었다. 때문에 헬로네이처에게 있어 제일 중요한 것은 두 가지였다. 생산자에게는소비자와 직접 만나지 않아도 온라인상에서 실제 거래가 가능하고 농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신뢰를 심어주고, 소비자에게는맛있고 신선할 뿐만 아니라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곳’이라는 믿음을 얻는 것이 그것이었다. 생산자와 소비자, 이 두 고객 집단의 신뢰를 얻기 위해 헬로네이처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자신만의 판매 채널로 생산자의 신뢰를 얻다

 

헬로네이처에는 물건을 사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물건을 파는 생산자 역시 고객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둘에게 모두 신뢰를 얻는 것이 관건이었다. 헬로네이처는 우선 상품 조달을 위해 생산자들의 신뢰를 얻는 것에 집중했다. 하지만 평생 농사만 지은 사람들을온라인을 통해 당신들의 물건을 팔아주겠다라며 설득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생산농가들이 전자상거래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제휴를 맺는 과정에서 굉장히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던 데다 사업 초기단계에서는 판매수량이 그리 많지도 않았던 탓이었다.

 

 

경제학적으로 보면 당사자들이 거래를 통해 서로 이득을 본다는 판단이 서면 거래가 이뤄진다. 그래서 헬로네이처는 처음 생산자들을 만났을 때지금보다 더 좋은 가격에 물건을 판매해주겠다고 그들을 설득했다. 수익이 늘어난다면 생산자들도 당연히 거래에 응할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싸늘했다. 생산자들이 헬로네이처를 사기꾼으로 여기며 끊임없이 의심했기 때문이다. 헬로네이처의 사업에서 가장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부분이 바로 생산농가의 확보였다.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거래 이전에 생산자와 헬로네이처가 감성적인 교류를 통해 서로를 알아가는 단계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헬로네이처는 전략을 바꿨고, 그때부터 생산자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자 노력했다. 직접 찾아가서 같이 일하고, 같이 밥 먹고, 같이 얘기를 나누며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자 했다. 조금씩 신뢰가 쌓이자 헬로네이처의 판매량을 생산자들에게 보여주며 그 신뢰를 더욱 견고하게 다졌고,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생산자들을 조금씩 더 확보할 수 있었다.

 

사업을 위해 생산자들을 확보하던 초기 단계를 지나자 헬로네이처는 본래의 목적이었던 서비스 프로바이더가 되기 위한 고민을 시작했다. 이전에 농가에서 물건을 사가던 중간 판매상들은 농산물을 수확해서 트럭에 물건을 실어갈 뿐이었다. 하지만 헬로네이처는 단순히 물건을 팔아다주는 것뿐만 아니라 농가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했다.

 

헬로네이처의 소포장 서비스는 이런 배경에서 탄생했다. 실제로 1㎏씩 포장된 쌈채소를 팔던 농가가 있었다. 헬로네이처는 소비자들은 1㎏보다 더 적은 용량의 쌈채소를 원하고 있었기에 해당 농가에 ‘600g 상품을 만들면 좋을 것 같다고 권고했다. 처음에 생산자는 “600g의 쌈채소 물건값이 2000원인데 3000원의 배송비를 내면서까지 누가 사겠냐며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격이라고 반대했다. 하지만 600g 포장 상품이 출시되자 예상보다 더 많이 팔렸을 뿐 아니라 1㎏짜리 상품의 판매량도 늘었다.

 

소비자 입장에서 1㎏짜리 상품만을 봤을 때는 대용량이라는 데 부담을 느껴 구매를 꺼리지만 600g짜리 상품과 함께 볼 경우에는 ‘600g을 살 바에는 차라리 1㎏을 사는 것이 낫겠다라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헬로네이처는 고객들이 A지역의 토마토에 대해 뜨거운 반응을 보이면 그것을 B, C, D 지역의 토마토 재배 농가에 보내 상품 개발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헬로네이처에 대한 생산자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일반인들은 그 이유를 농가들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소득을 거뒀거나 기존 소득이 어느 정도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생산자들이 헬로네이처를 마음에 들어 하는 실제 이유는 그와 다르다. 농가들이 가장 만족스러워 하는 것은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자신만의 판매 채널이 생겼다는 점이다. 기존에 생산자들이 농산물을 팔았던 곳은 도매시장, 농협공판장 등 이미 가격이 정해져 있는 곳이었기에 가격에 불만이 있어도 어쩔 수 없이 판매해야 했다.

 

또한 농산물에 있어 시간은 곧 신선도와 직결되므로 생산자들은 물건이 썩기 전에 팔아야 한다는 부담에 눌려 중간 판매상들에게 휘둘릴 수밖에 없었지만, 그와 달리 헬로네이처는 생산자가 가격, 판매 여부 등의 사항을 통제할 수 있었다. 헬로네이처는 단순히 물건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방법을 고민하는 유통업자,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브로커가 아닌 상품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농가와 함께 고민하는서비스 프로바이더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안전한 먹을거리로 얻은 소비자의 신뢰

 

물건을 팔 사람이 생겼으니 이제 물건을 살 사람을 확보해야 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헬로네이처가 안전하고 맛있는 먹거리를 판다는 것을 알리는 것 역시 어려운 일이었다. 일반적인 소비자들은 먹을거리를, 그것도 농산물을 눈으로 직접 보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산다는 점을 꺼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헬로네이처는 소비자들의 이러한 반감을 역으로 이용, 온라인이기 때문에 오프라인에서는 알 수 없는 정보들을 제공해줄 수 있다는 전략을 펼쳤다.

 

 

‘수박은 두드렸을 때 맑은 소리가 나는 것이 좋다.’ 혹은토마토는 색이 붉으면서 무르지 않아야 맛있는 것이라는 등을 이야기하며 사람들은 농산물을 직접 보고 고르면 충분히 좋은 상품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막상 시장에 가서 보면 어떤 것이 정말 좋은 것인지를 분별하기 어렵다. 또한 가판대에 진열돼 있는 상품의 외형과 원산지 표시 외의 사항들, 즉 누가 키웠고, 어떤 과정으로 얼마 만에 시장에 나온 것인지를 알 수 없다.

 

헬로네이처는 바로 이러한 점을 노렸다. 다시 말해 온라인이기 때문에 오히려 상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비록 소비자들이 농산물을 직접 보거나 만져볼 수는 없지만, 누가 어디에서 어떻게 키웠고, 수확한 지는 얼마나 됐으며, 유해하지 않은 성분을 사용했다는 등 해당 농산물이 갖고 있는 정보들을 온라인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훨씬 세세히 알릴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각 농산물 상품이 안전한 먹을거리임을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해 품질 역시 꼼꼼히 확인했다. 헬로네이처의 품질검증은 직접 현장을 방문해서 확인하는 현장 검증, 상품을 판매하기 전에 이루어지는 사전 검증, 상품이 판매된 후에 꾸준히 이뤄지는 사후 검증으로 나뉜다.

 

농산물은 공장에서 일정한 규격을 맞춰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제품의 품질이 균일할 수는 있지만 완전히 똑같을 수 없다. , 사과 한 박스라 해도 색깔이나 크기가 완벽히 동일한 사과들로 채워지기는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헬로네이처는 농산물을 판매하고자 하는 생산자를 찾으면 무조건 먼저 방문한다. 생산자가 어떤 마음으로 농산물을 키우고 있는지, 농지 주변의 환경은 어떠한지, 실제 제품의 품질은 어느 정도인지를 정성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정성적인 평가의 객관적인 기준을 제시하기는 어렵지만 실제로 생산자들을 만나보면 자신의 상품에 대해 얼마나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지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현장 검증을 통과하면, 그 상품의 실제 판매 여부를 결정하는 사전 검증을 한다. 사전 검증은 잔류농약검사, 중금속검사, 방사능검사 등으로 이뤄지는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안전한 먹거리인지 정밀하게 확인한 다음에는 일반 소비자들로 구성된 품질위원회의 검증을 받는다. 공개모집으로 선발된 품질위원들은 상품이 판매되기 이전에 직접 상품을 사용해보고 평점을 매기는데, 이들로부터 3점 이하를 받는 농산물은 판매될 수 없다. 이상의 인증 단계들을 무사히 통과한 상품은 드디어 소비자들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판매가 시작된 다음에도 헬로네이처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상품의 품질을 꾸준히 관리한다. 헬로네이처의 영업팀은 3개월에 한 번씩 농가를 직접 방문해 그 사이에 상황이 어떻게 변했는지, 품질은 균일하게 유지되는지 등을 확인한다. 또한 손님으로 가장하고 매장을 방문해서 상품과 서비스를 평가하는 미스터리 쇼퍼 형식으로 품질을 확인하기도 한다.이렇게 꼼꼼히 이뤄지는 품질 관리는 소비자들에게 헬로네이처에 대한 믿음을 더욱 키워주었다.

 

 

소비자의 신뢰는 소비자를 기만하는 생산자를 엄격히 제재하는 헬로네이처의 정책을 통해 더욱 공고히 쌓인다. 1㎏짜리 상품이어야 함에도 내용물의 실제 용량이 800g이었다거나, 눈에 보이는 부분에는 좋은 상품을 진열한 반면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에는 불량 상품을 배치한다거나 하는 등의 비도덕적 행위나 눈속임을 저지르는 생산자는 헬로네이처에서 강제 퇴장되거나 강력한 제재를 받는다. 덕분에 헬로네이처에서 직접 구매해본 소비자들은 대부분 만족할 뿐 아니라 재구매율 역시 70% 정도로 높은 편이다.

 

온라인상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헬로네이처 입장에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확보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소비자들이 헬로네이처를 믿고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어야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으며, 이런 소비자들이 많아야 생산자에게 더 매력적인 직거래 공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브로커가 아닌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로운 서비스 프로바이더가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소비자들의 신뢰가 필요하기에 헬로네이처는 지금도 끊임없이 노력 중이다.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이다

 

헬로네이처는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잘 알기 때문에 상황 판단력이 빠르고 실천력이 강하다. 초기에는 생산자를, 현재는 소비자를 모으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더 많은 소비자들을 모으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기에 헬로네이처는 두 달에 한 번씩 정기간담회를 개최한다.

 

간담회는 헬로네이처가 고객을 직접 찾아가서 만나기도 하고, 추첨을 통해 몇 사람을 모아서 이뤄지기도 한다. 이렇게 고객을 만나는 자리에는 박병열 대표가 반드시 참석해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박 대표는 아무리 바쁘거나 몸이 아파도 고객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이 자리에 절대 빠지지 않는다. 또한 소비자들이 홈페이지 고객센터에 올려주는 글도 쉼 없이 모니터링한다. 좋은 이야기든, 나쁜 이야기든 고객들의 이야기를 빠짐없이 듣기 위해 헬로네이처의 모든 촉각은 고객을 향해 곤두서 있다.

 

물론 고객을 세세히 응대한다는 것이 수월한 일만은 아니었다. 몇 시간에 걸쳐 고객의 불평을 들은 적도 있다. 강원도에 사는 고객 A씨는 재구매한 김치가 너무 맛이 없다며 불만을 표했다. A씨는 자신이 맛의 고장인 전주 출신이고, 절대 미각의 소유자이기 때문에 음식의 맛은 정확히 아는 사람이라며 김치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헬로네이처는 너무나 주관적인 이유로 김치가 맛없다고 평가하는 고객에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난감했다. 다른 기업들은 단순히 환불해주고 끝낼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헬로네이처는 달랐다.

 

고객이 구체적으로 어떤 점에 불만을 느꼈는지,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헬로네이처의 입장은 어떠한지에 대해 긴 시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결국에는 헬로네이처와 A씨가 서로의 입장에 대해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었고, 그래서 A씨에게 제품을 다시 보내주는 것으로 사건은 일단락됐다. 말도 안 되는 트집이라며 A씨를 블랙컨슈머로 여기거나 단순히 환불조치를 취하지 않고 고객의 이야기를 겸손한 자세로 받아들인 결과, A씨는 현재 헬로네이처 최고의 VIP 중 한 명이 됐다. 고객의 이야기를 허투루 듣지 않는 것. 지금 헬로네이처가 가장 중요하게 여김과 동시에, 가장 주력하는 일이다.

 

최근 도입된새벽배송서비스도 마찬가지다. 기존의 주문당일 수확, 다음날 배송 서비스를 넘어 자정까지 주문 시 다음 날 8시 이전에 고객의 문 앞까지 신선하게 배송되는새벽배송서비스는 주문 마감시간이나 배송시간에 대해서 서비스 이용고객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하여 결정함으로써 보다 고객에게 집중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 외에도 매주 새로운 브랜드를 일주일간만 판매하는 팝업 스토어, 타임세일, 전국의 맛집에서 판매되는 완제품 판매나 디저트 카테고리 운영 등 고객의 목소리를 서비스에 반영하고자 하는 헬로네이처의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서비스 프로바이더로서의 사명감이 생기다

 

박 대표는 시장성이 높고 경쟁자들이 적은 분야라는, 지극히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 농산물 사업을 시작했다. 때문에 헬로네이처의 초기 단계에서는 사업을 통해 무언가를 성취하겠다는 개인적인 욕구가 앞섰지만 지금은 사명감이 생겼다. 고객들을 만나다 보니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헬로네이처가 단순한 유통업체가 아닌 그들의 삶에 영향을 주는 무언가로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헬로네이처는 직원들에게도 삶의 일부가 돼가고 있다. 정산을 하고, 소비자의 피드백을 전하면서 아무래도 생산자들과 자주 접촉하다 보니 자연스레 인간적인 교류도 늘었다. 생산자가 결혼을 하면 화환을 보내주고, 아기를 낳으면 기저귀를 선물해주거나 다치면 병문안을 가기도 한다. 한 번은 생산농가의 어르신 한 분이 다치자 헬로네이처가 소비자들이 보낸 응원의 메시지를 모아 병문안을 가기도 했다. 어르신 부부는 정말 좋아하며 고객들에게 감사하다는 영상을 보내셨는데 이 영상은 홈페이지에 게재되기도 했다.

 

 

헬로네이처는 분명히 생산자와 소비자의 사이에서 그들을 연결해주는 중간 유통상 또는 중간 판매상이다. 하지만 이것은 위치일 뿐이다. 만약 그들이 정말 중간 유통상이 되고자 했다면, 그들은 어떻게 하면 물건을 조금 더 싸게 사서 비싸게 팔 수 있을지를 고민했을 것이다. 그러나 헬로네이처의 고민은 달랐다. 그들은 농가와 함께 상품의 가치를 높이는 고민을, 소비자와는 함께 안전하면서도 맛있는 먹거리를 얻기 위한 고민을 했다. 즉 타인들이 바라보는 자신의 위치가 아닌 자신이 만든 역할에 충실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생산자에게는 독자적인 판매창구인 동시에 유용한 정보를 받을 수 있는 곳, 소비자에게는 믿고 살 수 있는 먹거리 장터로서 서비스 프로바이더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헬로네이처는 단순히 일회적으로 상품을 파는 회사가 아닌 사람들의 삶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는 신념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헬로네이처의 성공 요인 및 향후 과제

 

우리가 장을 보는 전통적인 방식은 오프라인이었다. 시장이나 마트에서 물건을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보고 나서야 구매를 결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온라인 채널이 등장하면서 이러한 방식에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이제 소비자들은 인터넷을 통해서 가정에서 편리하게 물품을 검색, 주문할 수 있게 됐다. 헬로네이처는 이와 같은 트렌드를 반영해 신선한 식품을 온라인으로 직거래하는 플랫폼을 열어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후 매년 100% 이상 성장하는 가파른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헬로네이처의 성공 요인을 살펴보면 첫 번째로 농산물이라는 독특한 시장을 선점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유통 마진이 커서 왜곡된 가격의 흐름이 발생하고 있는 시장을 잘 포착했으며, 자신과 비슷한 능력의 경쟁자가 없는 곳에서 사업을 시작한 것은 매우 현명한 의사결정이었다. 이는 산업 분석을 통해 시장 전체의 성장을 저해하는 제약조건들이 있는 곳을 찾아내 자사가 가진 핵심 역량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분야에 자원을 집중하는 역량 분석의 결과가 잘 접목된 부분이다.

 

두 번째는,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디지털 수단을 도입했지만 여전히 사람 사이 거래의 핵심은신뢰라는 점을 잘 간파한 점이다. 특히 이러한 신뢰 구축의 노력은 플랫폼의 두 주요 행위자인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각기 다르게 발현됐다. 생산자들에게는 더 높은 가격과 같은 경제적인 이유로 접근한 것이 아니라 농산물 생산자들과의 다양한 감정 교류로 신뢰관계의 파트너십을 만들어 냈다는 점이 주효했다. 반면 소비자들에게는 직접 만져보지는 못하는 온라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원산지 표시를 상회하는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소비자들로 구성된 품질위원회를 통해 품질을 검증했으며, 소비자를 기만하는 생산자에 대한 엄격한 처벌 제도를 마련해 적극적인 노력으로 소비자 신뢰를 이뤄냈다.

 

세 번째는 단순 중개형 플랫폼이 아닌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플랫폼으로 변화한 점이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단순히 연결만 해주는 중개형(Relay) 플랫폼은 진입은 쉬울 수 있어도 모방이 쉽다. 더 큰 자본력과 실행력으로 진입하는 대기업과 같은 후발주자들의 모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헬로네이처가 상품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농가와 함께 고민해 시작한 소포장 서비스는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낸 플랫폼의 좋은 예다. 이는 소비자들이 1㎏ 상품보다 더 작은 용량의 쌈채소를 원하고 있음에 착안해 배송비보다 낮은 가격의 쌈채소를 판매해 결국에는 기존 1㎏ 상품의 추가적인 구매마저 유도하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였다. 또한 자정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8시 이전에 고객에게 배송을 해주는새벽 배송과 같은 아이디어도 스스로의 역할을 단순한 거래 중계자로 한정하지 않았기에 가능했다.

 

바른 먹거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헬로네이처의 성장 가능성도 밝은 편이다. 하지만 이러한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플랫폼 자체의 품질(quality) 유지가 중요함은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다. 정직하지 않은 생산자들을 지속적으로 솎아내고, 새로운 양질의 생산자들을 추가 발굴해야 하며, 이러한 생산자들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고 헬로네이처에 고착(Locked-in)될 수 있는 방안들을 강구해야 한다.

 

, 단순히 재미 혹은 흥미 삼아 유기농 식품을 사는 고객군을 열성 고객군으로 전환시키는 방안들을 강구해야 하며, 본인이 경험한 구매 경험과 지식 등의 정보를 지속적으로 플랫폼에 저장하도록 해서 플랫폼이 하나의 커뮤니티가 형성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특히 모바일의 급격한 성장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헬로네이처가 온라인 직거래 플랫폼을 만들어 초기 성공을 이뤄냈다면 이제는 새롭게 부상하는 모바일 커머스로의 전환에도 발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기존 조직과 다른 유연한 전략과 대응 체계를 가진 스타트업의 장점을 잘 살린다면 헬로네이처의 미래는 여전히 밝을 수 있다고 본다.

 

최기영 현대오토에버 과장 stefhano0930@gmail.com 남대일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namdaeil@korea.ac.kr

 

최기영 과장은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와 카이스트 테크노 MBA를 거쳐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비석세스에서 스타트업 취재, IT 트렌드 분석 등을 담당했다. 현재 현대오토에버에서 기획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저서로 <스타트업 코리아>

<한국의 스타트업 부자들> <왜 지금 드론인가>가 있다.

 

남대일 교수는 고려대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워싱턴 주립대학에서 경영전략과 기업가정신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에서 조교수로 근무했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의 20/20 클럽> <퓨전경영> 등이 있다. 40여 개의 중장기 기업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현재 고려대 경영대학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중소기업학회와 전략경영학회의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 최기영 | - 현대오토에버 과장
    - <스타트업 코리아>, <한국의 스타트업 부자들>, <왜 지금 드론인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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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대일 남대일 | - (현) 고려대 경영대학 부교수
    - (현) 한국중소기업학회, 전략경영학회 이사
    - 펜실베니아 주립대 조교수
    - <한국의 20/20 클럽>, <퓨전경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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