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
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CJ CGV 중국 진출 전략

경쟁 피해 2선 도시로 우회 선택 CGV, 중국 내 ‘Top10’ 사업자 등극

이방실 | 174호 (2015년 4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전략

 

CJ CGV 중국 시장 진출 전략

2006년 상하이 진출 후 수년간 고전

: 경쟁이 치열한 1() 도시를 첫 공략 대상지로 정해 처음부터 열악한 입지 조건에서 출발. 유료 영화 관람에 익숙지 않은 중국 관람객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유인책 부재. 합작회사 설립 규제로 인해 사업 주도권 확보에 난항. 의사결정 속도 지연으로 어려움 가중.

 

시행착오 겪으며 과감한 전략 수정 통해 성장 가속

: 1선 도시 위주에서 2∼3선 도시 위주의 출점 전략으로 선회. 자사 특별관 시스템인 4DX 도입, IMAX와의 적극적인 제휴 통해 중국 관람객 유인책 마련. 홍콩 경유한 투자로 절대 다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극장 운영 방안 도출, 의사결정 속도 단축. 지역 개발상 아닌 전국 단위 부동산 개발업자와 협력해 공격적 출점 전략 실행. 그 결과 2014년 중국 내 10’ 사업자로 등극.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남궁용주(이화여대 국제학부 4학년), 유준수(서강대 경영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CJ CGV는 국내 최초의 멀티플렉스(Multiplex) 사업자이자 국내 상영관 업계 최초로 자체 브랜드를 내걸고 해외에서 극장 운영을 시작한 기업이다.1 지난 2006 10월 중국 상하이에 1호 상영관을 열며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선 CJ CGV 2015 3월 기준, 중국 23개 도시에서 43개 극장(339개 스크린, 58977개 좌석)을 운영하고 있다.2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CGV 중국 사업에 대한 주변의 시각은 차가웠다. 상하이에 두 번째 극장을 열기까지 무려 3년의 시간이 걸렸고, 중국에 진출한 지 5년이 지나도록 영화관 수는 10개를 넘기지 못했다. 지금까지 중국 사업을 위해 수천억 원대의 투자금을 쏟아부었지만 매년 100억 원대 안팎의 적자를 기록,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계속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컸다.

 

하지만 최근 1∼2년 사이에 상황이 급속도로 반전되는 분위기다. 우선 중국 내 CGV 영화관 수가 △2012 11 △2013 27 △2014 38개 등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CGV의 중국 내 박스오피스 순위도 △2012 22(누적 시장점유율 1.1%) △2013 17(1.6%) △2014 10(2.0%)로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3 중국에 진출한 지 8년 만에 처음으로10’에 오른 지난해 CGV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5위 사업자인 중국 현지 상영관 업체 헝띠엔(橫店) 1.4%포인트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수치다.4 지난해 중국 CGV를 찾은 관람객 수는 1500만 명으로 2년 전(60만 명)과 비교하면 무려 25배가 늘었다.

 

CJ CGV는 올해 중국 내 극장 수를 64, 내년에는 80개 이상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CJ CGV 글로벌사업본부장인 김종우 상무는상영관 사업은 업()의 특성상 오픈 이후 일정 기간 안정화 과정이 필요해 아직까지 중국 사업 전체적으로는 적자라면서도올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 중에는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CJ CGV의 중국 진출 전략에 대해 DBR이 집중 분석했다.

 

 

CJ CGV 2006년 중국시장에 진출하며 상하이 다닝국제상업센터에 개관한 CGV 극장

 

국내 시장의 성장 한계 돌파 위해 중국 진출

국내 1위 상영관 업체인 CJ CGV가 중국 시장 진출을 모색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04년이다. 이 회사는 지난 1998년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 11개 스크린(1900여 석)을 갖춘강변 CGV11( CGV강변)’을 열며 국내 멀티플렉스 시장을 개척했다. 하지만 곧이어 롯데시네마(1999), 메가박스(2000) 등 후발 사업체들이 잇따라 시장에 뛰어들었다. 시장 경쟁은 점점 치열해져 갔다. 향후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3개 멀티플렉스 위주의 과점 체제가 심화될 것이라는 건 불을 보듯 뻔했다.5 인구분포 구조만 보더라도 영화 관람객 수가 계속 증가하기 어렵고, 평균 티켓 가격도 크게 상승하기를 기대할 수 없는 만큼 지속적 성장을 위해선 내수시장에만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CJ CGV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고, 특히 중국에 주목했다.

 

 

 

사실 200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중국 영화산업은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그동안 중국 정부가 영화를 인민들의 사상 교육을 위한프로퍼갠더(propaganda)’ 도구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2년 이후 중국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WTO 가입(2001)을 계기로민영 영화사의 영화 제작을 허용하고원선제((院線制)6 를 본격 추진하며상영업에 대한 외자 진출을 허용하는 등 중국 정부가 앞장 서서 영화 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적 지원책을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국영 기업 위주로 움직이던 중국 영화 산업에 민간 사업자들이 속속 뛰어들기 시작했다. 대부분 단독 상영관 중심이었던 중국 영화관 시장에 멀티플렉스 사업자들이 속속 뛰어들었다. 이에 따라 중국 극장 수입도 2004 15억 위안에서 200624억 위안으로 크게 늘어났다.

 

CJ CGV는 이 같은 변화 기류를 감지하고 중국 진출을 결심했다. 13억 명이라는 거대 시장과 함께 영화 산업 육성을 위한 중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더해지면 향후 엄청난 성장성을 보일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경쟁사인 메가박스가 2004년 중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중국 시장 진출 전략을 차근차근 추진해 가고 있었던 것도 CJ CGV가 중국 시장 진출을 서두른 요인이 됐다. 이에 따라 CJ CGV 2005년 중국 베이징에 현지 사무소를 설립하고 현지 시장 조사를 통해 적합한 파트너 물색에 나섰다. 그리고 이듬해 중국 최대 국영 영화기업 중 하나인 SFG(Shanghai Film Group, 상하이문화광파영시집단(上海文化廣播影視集團))와 합작회사(지분율 50%)를 설립하고 상하이 다닝(大寧)국제상업센터에 극장을 열었다. 6개 스크린(1015 )을 갖춘 멀티플렉스로 해외에서 CGV 간판을 내걸고 문을 연 첫 번째 상영관이었다.

 

상하이 CGV 극장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시행착오

CJ CGV 2006 10월 중국에서의 첫 CGV 개관 소식을 발표하며 보도 자료를 통해 “2007년 베이징에 2호 멀티플렉스를 세우고 대학가, 경기장 주변을 비롯한 교통이 편리한 주요 대도시에 스크린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또한국내에서 다년간 축적한 영화관 운영 노하우와 SFG의 현지 인프라가 결합돼 최상의 시너지를 발휘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중국에 2 CGV가 문을 연 건 이로부터 약 2년 반이 흐른 2009 4(상하이 신좡(莘庄))이었고, 정작 보도자료에 언급됐던 베이징에 CGV가 들어선 건 2010 9(5호 중국 CGV)이 돼서였다. 주요 대도시를 공략해 13억 중국 인구를 사로잡겠다던 CJ CGV였지만 정작 2010년까지 문을 연 건 총 5곳에 그쳤다. 도대체 뭐가 문제였던 걸까.

 

우선, 상하이라는 도시 자체에서 오는 어려움이었다. 사실 극장업의 성패는 입지 조건에서 좌우된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어느 지역에 문을 여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상하이는 중국 내 대표적 1() 도시7 , 해외 업체인 CJ CGV가 진출하기 전 이미 SFG(2002년 개관), 허핑(2003), 싱메이(2003), 완다시네마(2006) 등 중국 현지 업체들이 교통 요지와 주요 쇼핑몰, 인구 밀집지역들을 선점하고 있는 상태였다. 임대료 부담이 워낙 높다 보니 후발 주자이자 외국계 기업인 CJ CGV가 신규로 진입할 만한 지역 자체가 그리 많지 않았다. 결국 다닝국제상업광장을 최종 입지로 선정했지만, 이곳은 서울에 비견해 보면 경기도 김포시 정도에 해당하는 곳이었다. 와이탄, 난징루 등 핵심 상권이 인근에 위치해 있다고는 하지만 상하이 도심에 위치한 경쟁 상영관들에 비하면 입지 조건에서부터 커다란 핸디캡을 안고 출발할 수밖에 없었다.

 

상하이 현지 업체와의 경쟁 강도도 예상보다 훨씬 컸다. 우선 스크린 수와 좌석 수 모든 면에서 CGV가 뒤처졌다. 예를 들어 완다시네마와 싱메이의 스크린 수는 각각 10, 12개로, 6개 스크린을 갖춘 CGV의 두 배에 달했다. 좌석 수 역시 완다시네마는 1965, 싱메이가 2088석으로 CGV(1015)의 곱절이었다. 특히 완다시네마는 중국의 거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완다그룹8 을 모회사로 두고 있었다. 모회사가 건설하는 쇼핑몰에 입점하다 보니 임대료 부담을 낮게 가져갈 수 있다는 경쟁 우위까지 확보한 상황이었다. 한마디로 CJ CGV 입장에선도심 노른자 지역에서, 훨씬 규모도 크고, 막대한 자본력까지 갖춘 현지 업체와 경쟁해야 하는 형국이었다. 극장을 운영하기가 이만저만 어려운 게 아니었다.

 

지적재산권 보호에 대한 인식 수준이 낮은 중국만의 특수성, 이른바 해적판 DVD와 인터넷 불법 다운로드 문제도 골칫거리였다. 조금 과장되게 말해 중국인들은 영화를다운로드 받아 공짜로 볼 영화영화관에서 내 돈 내고 봐야 할 영화두 가지로 구분한다는 표현으로 시장 상황을 요약할 수 있었다. 이렇다 보니 드라마나 로맨스 등의 장르 영화는 대부분 온라인 채널을 통해 즐기고, 액션 영화나 스케일이 큰 대형 블록버스터 장르, 혹은 3D 영화에 집중해 영화관을 찾는다는 것. 특히 중국인들은대륙인답게 IMAX처럼 큰 스크린에서 보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이 같은 중국인 관람객들의 성향을 일찌감치 간파한 현지 업체들은 하나같이 극장 상영관 내 IMAX를 설치해 두고 중국 관람객들이 극장에 오도록 유도하는 전략을 취했다. 무료 온라인 콘텐츠에 익숙해 있는 중국 관람객들에게돈을 내고 영화를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려면 우선 스크린 크기부터 남달라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CGV에는 멀티플렉스임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특별관이 없었다. CGV는 당초 고급스런 인테리어와 품격 높은 서비스로 차별화한다는 전략을 펼쳤지만, 사실 이건 어디까지나 부가적인 차별화 포인트였다. 한국보다 영화 스크린 크기를 훨씬 중시 여기는 중국인들은 친절한 서비스보다 대형 스크린에 더 높은 점수를 줬고, 자연히 발길은 CGV가 아닌 경쟁 영화관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중국에서 극장을 운영하려면 반드시 합작회사 형식(지분율 제한 49∼50%)을 취해야 한다는 중국 정부의 규제도 CJ CGV의 중국 사업 확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이었다. 물론, 처음 중국 시장에 발을 들여놓는 외국 기업 입장에선 원활한 배급을 위해서라도 중국 현지 업체와의 협력적 관계 구축이 필수적이긴 했다. 하지만 경영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게 문제였다. 지창우 CJ CGV 재무팀 IR담당 과장은극장 운영 노하우는 CJ CGV가 몇 수 위인데도 중국 측 파트너들이 자꾸만 경영에 간섭하려 해 힘들었다고 말했다. 구조적으로 의사결정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다는 것도 문제였다. 극장 출점을 위해선 부동산 개발업체와 계약을 맺어야 하기 때문에 신규 출점을 하려면 합작회사 파트너(주로 원선 업체 혹은 지방정부)와 부동산 개발업체 두 곳을 상대해야 했다. 합작회사를 설립할 필요가 없는 중국 현지 업체들에 비해 이해관계자가 늘어나다 보니 당연히 의사결정이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중국 특유의만만디(慢慢地)’ 문화로 인해 예상보다 일 추진이 더뎌지는 상황도 허다하게 발생했다. 2006 10 CGV상하이 다닝 개관 시점에 이미 계약까지 끝마쳐, 이듬해 극장을 열 수 있을 것이라 여겼던 베이징 CGV 2010년에야 비로소 문을 열었던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베이징 올림픽 상업광장(쇼핑몰) 공사가 늦어지면서 영화관 입점 역시 함께 늦어지게 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여기에 쇼핑몰 건립이 끝난 후에도 베이징 시장부 공무원들이관시(關係)’ 관행을 들먹이며 소방법 규제를 문제 삼아 영화관 사업 허가를 곧바로 내 주지 않는 통에 상당히 고전했다는 후문이다.

 

 

 

CJ CGV 1선 도시 중심에서 2∼3선 도시 위주로 출점전략을 수정한 뒤 2009년 우한(武漢)에 처음으로 오픈한 CGV 극장

 

 

 

2, 3선 도시에 주력하고,

전국 단위 부동산 개발상을

적극 공략하며, 규제 변화에 따른

기회의 창을 적극 활용해

승부수를 던진 CJ CGV의 전략은

보란 듯이 성과를 내고 있다.

 

1선급 도시 아닌 2∼3선급 도시 공략으로 전략 수정

당초 계획했던 베이징 CGV 출점이 예상보다 늦어짐에 따라 CJ CGV SFG와 함께 상하이 내에 2호점 개관을 먼저 추진하기로 했다. 국내에선 독보적 1위 업체지만 중국에선 신생 브랜드에 불과한 만큼 하루라도 더 일찍, 한 곳이라도 더 CGV 극장을 여는 게 중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동시에 CJ CGV는 상하이와 베이징 등 1선 도시에만 집중하는 전략에서 탈피해 경쟁이 상대적으로 덜 치열한 2∼3선 도시를 먼저 공략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1선 도시는 이미 포화상태에 달해 더 이상 좋은 입지가 남아 있지 않다는 걸 절감했기 때문이다. 반면 영화관 침투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2∼3선 도시를 공략하면 중국 현지 영화관 업체들과의 정면 대결을 피해 충분히 좋은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고 봤다. 더욱이 2∼3선 도시는 1선 도시에 비해 임대료나 인건비 부담이 낮아 극장 운영 시 손익분기까지 걸리는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장점까지 있다. 초기 투자 비용과 프로모션 비용을 낮출 수 있는 만큼 신속하게 극장 운영을 안정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중국의 도시화와 상업부동산 개발 속도가 워낙 빨리 진행되다 보니 2∼3선 도시가 1선 수준으로 성장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도 출점 전략을 수정하게 된 이유다. 성장성이 높은 2∼3선 도시를 선별해 공격적으로 상영관을 늘려간다면 CGV 브랜드 구축을 위한 주요 거점 도시를 효과적으로 선점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2∼3선 도시에는 멀티플렉스보다 단독 상영관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깔끔한 인테리어, 고급스런 이미지, 차별화된 콘셉트를 가진 CJ CGV 1선 도시 대비소외 지역 2∼3선 도시에 들어간다면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중국 현지 업체들과 경쟁해도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봤다.

 

CJ CGV는 또한 특정 지역에 집중하는 지역 부동산 개발업체가 아니라 전국 단위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개발업체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했다. 신생 브랜드나 다름 없는 CGV 브랜드를 중국인들에게 알리려면 한꺼번에 동시 다발적으로 영화관을 여는 게 중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중국 여러 지역에서 개발 경험을 갖고 있는 부동산 개발업체와 장기적 협력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그들의 전국 네트워크를 활용해 향후 출점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해서 공략한 첫 대상지가 바로 후베이성(湖北省) 우한(武漢)이다. 당시 우한은 화중지역 2선 도시9 , 2006년 중국 정부의 국가 전략으로 채택된중부굴기(中部堀起·중국 중부지역 중점 육성 정책)’의 핵심 거점 도시 중 하나였다.10 향후 상하이의 경제발전 속도를 능가할 만한 고속 성장에 대한 기대를 충분히 걸어볼 만한 곳이었다. 우한 공략을 위해 CJ CGV는 홍콩계 대형 개발상 루이안(瑞安)과 손을 잡았다. 루이안은 상하이의 대표 관광 명소인 신티엔띠(新天地)를 조성한 곳으로 홍콩은 물론 중국 내 여러 도시에서 상업 부동산 개발 경험을 갖춘 전국 단위 개발상이다. 루이안과 함께해 성공 모델을 만든다면 다른 지역으로의 출점 속도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봤다. 그렇게 해서 상하이 2 CGV가 개관한 지 약 6개월 뒤인 2009 11 2선 도시 우한에 CGV가 문을 열었다. 중국에 오픈한 세 번째 CGV 극장이었다.

 

1선 도시 대신 2∼3선 도시로 포커스를 바꾼 전략은 얼마 지나지 않아신의 한 수임이 판명됐다. 사업 초기 상하이 1, 2 CGV 극장이 손익분기에 도달하기까지는 2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3호점 우한의 경우 개설 1년 만에 손익분기를 돌파했다. 1선 도시의 경우 매출이 증가해도 수익성 개선이 눈에 띄지 않는 반면, 2선 도시에선 인건비나 임대료, 각종 프로모션 비용이 훨씬 낮은데다 경쟁도 덜 치열해 매출 증가가 이익 개선으로 쉽게 이어졌기 때문이다.

 

홍콩 경유한 투자로 출점 속도 높여

출점 전략 변경과 동시에 CJ CGV는 중국과 홍콩 간 체결한 CEPA(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 규정을 활용, 중국에서 절대 다수 지분을 확보해 극장 운영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중국 측 파트너와 의사결정을 협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고 극장 운영 주도권을 온전히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중국 정부는 영화 제작·배급·원선업에 대해선 원칙적으로 외국 자본의 유입을 금하고 있지만 영화관 사업은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대신, 지분율은 49∼50% 미만으로 제한을 뒀다. 따라서 외국 자본이 중국 내 영화관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중국에서도 절대 다수의 지분을 소유할 수 있는묘수가 있었다. 바로 중국과 홍콩이 맺은 CEPA를 활용하는 방법이었다. 영화 산업과 관련한 양국 간 CEPA의 주된 내용은홍콩 제작 영화는 수입 쿼터에 제한을 받지 않고 검열 후 중국 본토에 배급할 수 있고, △홍콩과 중국 본토의 합작 영화는 국산 영화로 대륙에서 배급되며, △홍콩에서 3년 이상 영화관 사업을 운영했을 경우 중국에 절대 다수 지분을 갖는 상영관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CJ CGV는 바로 이 세 번째 조항에 주목했다. 그리고 2009년 홍콩에 CGI홀딩스를 설립, 이후 CJ CGV 본사가 아닌 홍콩 법인을 거쳐 중국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3년 뒤인 2012 2선 도시인 선양(瀋陽)11 CGV가 절대 다수 지분을 갖는 첫 번째 극장(10번째 중국 CGV)을 열었다. 중국에 진출한 지 6년 만에 이룬 성과였다.

 

선양에 극장을 세운 이후 지금까지 CJ CGV가 중국에서 오픈한 33개 극장 가운데 약 절반 정도는 다수 지분을 확보해 경영권을 주도할 수 있는 법인이다. 9호 매장까지는 지분율이 49∼50%여서 원선이나 지방정부를 합작회사 파트너로모셔야했지만 10호 매장부터는 경영권을 주도할 수 있어 의사결정 속도가 한층 빨라졌다. 합작회사 파트너와 협의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게 됨에 따라 회사의 자원과 역량을 부동산 개발업체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데 집중할 수 있게 됐다.

 

 

 

CJ CGV는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와의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아예 개발상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CGV 극장 투어를 시켰다. 사진은 컬처플렉스 콘셉트가 잘 구현돼 중국 부동산 개발상들의 한국 방문 시필수 코스가 된 CGV여의도 내부 전경

 

 

 

CJ CGV는 이때부터 전국 단위 네트워크를 갖춘 대형 중국 부동산 업체들을 발굴하는 데 한층 박차를 가했다. 때마침 국내에서 2011 11월 멀티플렉스에서 진일보한 컬처플렉스(Cultureplex)12  를 표방하는 ‘CGV청담씨네시티가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에 문을 열었고, 2012 8월에는 런던 소호 거리 분위기를 영화관에 접목시킨 시네마 스트리트(cinema street) 콘셉트의 ‘CGV여의도가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IFC몰에 개관했다. CJ CGV는 중국 현지 부동산 개발상들을 서울로 초청해 청담동과 여의도 CGV 극장 투어를 진행했다. 2012년 한 해 동안 CGV청담씨네시티와 CGV여의도를 거쳐간 중국 부동산 개발상들의 수는 무려 150여 명에 달한다. 조성진 CJ CGV 홍보팀장은거의 2주에 1번꼴로 중국인들을 초청했다처음엔 반신반의하던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청담동과 여의도 CGV를 방문한 후 눈이 휘둥그레져 계약을 확정하는 사례가 줄을 이었다고 말했다. 이어인테리어나 동선, 운영 노하우 등 모든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CGV의 진가를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CJ CGV는 화룬, 캐피털랜드, 완커, 중량, 롱후 등 중국 내 전국 단위 핵심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물론, 루이안, 신세계, 타이구 등 홍콩계 개발상들도 핵심 거래처로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2011년 이전만 해도 개발업체와의 계약 건수가 연간 5건 미만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연간 30건 수준으로 크게 상승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CJ CGV IMAX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2∼3선 도시를 중심으로 IMAX를 적극 확대해 나가고 있다.

 

4DX, IMAX 통해 하드웨어 경쟁력 제고,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 감동 실현

 

CJ CGV는 또한 자회사인 CJ 4D플렉스(4DPLEX)의 특별관 상영 시스템인 ‘4DX’를 적극 늘려가기 시작했다. 2010 9월 개관한 CGV베이징 올림픽에 처음 4DX를 집어넣은 이후 지금까지 총 12 CGV에 특별관을 설치했다. 무료 온라인 콘텐츠에 익숙한 중국 관람객들을 영화관으로 유인하기 위한 정책 변화였다. (DBR Mini Box 1 참조)

 

 

 

[Mini Box1] 오감체험 특별관 ‘4DX’

 

 

CJ CGV 자회사 CJ포디플렉스(4DPLEX)에서 영위하는 4DX는 쉽게 말해테마파크영화가 융합된 개념으로, 놀이공원 기구(rider)에서 고객들이 얻을 수 있는 경험을 상영관으로 옮겨 놓은 것이라고 보면 된다. 영화 스토리 흐름과 감정선에 맞게 상하·좌우·앞뒤로 움직이는 모션체어 기능과 물·바람··안개 등 총 12가지 이상의 환경 효과를 더함으로써 단순히보는 영화가 아니라체험하는 영화’ ‘실감하는 영화경험을 관람객들에게 제공한다.

 

 

 

 

 

CJ포디플렉스는 캐나다 IMAX처럼 다수의 멀티플렉스 사업자와 협력, 극장에 특별관 형태로 4DX를 입점시켜 수익을 배분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다. 2015 317일 기준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31개국에 145개관이 설치돼 있다. 현재 4DX가 가장 많이 설치된 나라는 중국(30개관)이며, 멕시코(27개관)와 한국(22개관)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중국에 설치된 30 4DX 12개가 CJ CGV에 설치돼 있다. 전 세계에 설치돼 있는 145 4DX 가운데 CJ CGV와 연계된 극장에 설치돼 있는 4DX 40(28%). 나머지는 모두 CJ CGV와 전혀 상관없는 극장 사업자다. 최병환 CJ포디플렉스 대표는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극장 전용관 형태로 4DX 영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건 CJ포디플렉스가 세계 최초라며세계적 극장 체인인 미국 리갈시네마(Regal Cinemas), 홍콩 1위 극장사인 시네마시티(Cinema City), 영국의 선도 극장 체인 시네월드(Cineworld), 중국 멀티플렉스 업계 부동의 1위인 완다시네마(Wanda Cinemas) 모두가 4DX의 사업 파트너일 만큼 전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자부했다. CJ포디플렉스는 4DX를 올 연말까지 총 260, 오는 2017년까지 총 800개를 운영한다는 목표다.

 

 

동시에 CJ CGV IMAX와의 협력도 적극 추진했다. 중국 관객들의 특성상 IMAX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전체 유입 관람객 수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중국에서 IMAX 관람객 수는 2013 1138만 명, 2014 1677만 명 등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중국 영화관 전체 스크린 수(23758)에서 IMAX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말 기준 0.94%(215), 전 세계 평균(0.58%, 전체 14만 개 스크린 중 809)은 물론 한국(0.66%, 2281개 스크린 중 15)이나 미국(0.82%, 전체 4158개 스크린 중 329)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중국에서 영화 시장이 본격적으로 발달하기 시작한 게 10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인들의 IMAX에 대한 선호도를 실감할 수 있다. 또한 중국에서 IMAX로 상영하는 영화는 일반 티켓보다 약 1.7배 높은 가격에 팔리기 때문에 매출 증대에도 도움이 된다. 이에 따라 CJ CGV 2013 IMAX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공격적으로 IMAX 상영관을 늘리고 있다. 2015 3월 기준 전체 43 CGV IMAX 상영관이 들어가 있는 극장은 총 16(37%)이다. 2012년까지 IMAX가 전체 11 CGV 극장 중 단 1(9%)뿐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수치다. 특히 2014년 말을 기점으로 CJ CGV는 완다(116 IMAX)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IMAX 상영관(14)을 확보함으로써 IMAX에 관한 한 중국 내 2위 사업자인 찐이(13 IMAX)를 앞질렀다. CJ CGV는 오는 2017년까지 30, 2021년까지 총 75개의 IMAX 상영관을 CGV 극장에 입점시킨다는 계획이다.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수준도 업그레이드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매진했다. 일단 극장에서 일하는 현지 스태프(일명미소지기’)에 대한 친절 교육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우선 CGV 전관에서 왼쪽 손을 두 번 흔들며환잉환잉(歡迎歡迎, 환영합니다 환영합니다)” 하고 외치는 CGV만의 독특한 인사법을 개발해 관람객들을 맞이하도록 했다. 극장에 들어와 티켓을 구입하고 매점에 들러 팝콘이나 콜라를 사서 검표소를 지나 상영관으로 들어가는 관람객 동선의 각 단계마다 미소지기들이 환영 인사를 하도록 한 것. 김대희 CJ CGV 홍보팀 과장은중국에선 업종을 막론하고 점원으로부터 인사를 받으려면 최고급 레스토랑이나 5성급 호텔 정도는 가야 한다 “CGV는 고객 경험이 발생하는 최초 접점에서부터 독특한 환영 인사를 실시함으로써 고객 감동을 실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DBR Mini Box 2 참조)

 

 

 

 

[Mini Box2] CGV UNIVERSITY

 

 

CJ CGV가 상하이에 처음 1호점을 개관했을 때만 하더라도 영화관 현장 직원에 대한 서비스 교육은 한국에서 파견된 CJ CGV 본사 직원들이 중국 현지로 건너가 교육했다. 하지만 지난 2013 CGV UNIVERSITY 개원i
을 계기로 중국 현지에서 일하는 현장 스태프들을 한국으로 불러 집중 트레이닝 시켰다. 그러다 2014년부터는 아예 중국에 별도의 CJ CGV유니버시티(UNIVERSITY)를 만들고 현지 특화된 커리큘럼을 개발, 현지에서 트레이닝을 실시하고 있다. (1)

 

 

 

VOC(Voice of Customer) 관리에도 적극 나섰다. CGV 홈페이지는 물론따종띠엔핑(大衆点平)’처럼 고객들이 극장, 레스토랑, 쇼핑몰 등 각종 서비스 업체에 대한 이용후기를 남기는 중국 현지 평점 사이트 5개를 매일 검색, 소비자 고충 사항을 파악해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개선하는 데 힘을 썼다. 대표적인 예가 분실물을 찾아주는 서비스를 도입한 것이다. 김대희 과장은중국에선 고객이 영화 관람 후 소지품을 두고 가더라도 현지 스태프들이 분실물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잃어버리면 찾기가 힘들고 만약 물건을 찾아줘도 그 대가를 요구하는 경우까지 있다 “CGV가 한국의 분실물 시스템을 그대로 도입해 운영한 뒤 물건을 잃어버렸다 찾은 고객들의 CGV에 대한 칭찬 글이 평점 사이트에 줄을 이었다고 귀띔했다.

 

고객들에게 극장을 프러포즈 목적으로 대관해 주는 서비스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은 것도 VOC 관리를 통해 얻은 성과다. 연인과의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 위해 멋진 프러포즈에 고심하는 중국 젊은이들이 많은데 이벤트를 벌일 만한 장소가 마땅치 않아 고민하는 중국인들의 심리를 간파, 상영관 대관에 나선 것. 김대희 과장은 “2013년 우한에 두 번째로 들어선 CGV 극장에서 상영관 대관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실시했는데 중국 고객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어서 다른 극장으로까지 대관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단순히 공간만 대여해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미소지기들이꽃순이’ ‘꽃돌이역할을 해주거나 참신한 이벤트 아이디어에 대한 조언도 해줘 고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2선 도시인 탕산(唐山)에 세운 극장에선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처럼 연인들을 위한 기념일에 아예 간이 사진관을 만들어 놓고 전문 사진사가 커플들의 사진을무료로 찍어주는 이벤트도 실시하고 있다. 김대희 과장은이런 류의 이벤트는 대형 몰에선 이따금 실시하곤 있지만 대부분 돈을 받고 진행한다무료 이벤트에 대한 반응이 좋아 중국 전체 CGV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탕산 극장에선 중국의 대표 SNS 중 하나인 웨이신(微信, We Chat)과 제휴, CGV와 친구 맺기를 한 관람객(스윗박스(Sweet Box) 이용 관람객)이 영화 관람 도중 팝콘이나 음료도 주문해 먹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웨이신의 모바일 결제 기능을 활용해 콜라를 주문하면 매점에서 일하는 CGV 스태프가 영화 관람 중인 고객의 좌석으로 직접 콜라를 가져다주는 식이다. 김대희 과장은연인들을 타깃으로 하는 주문배달 서비스 같은 것은 중국 현지의 다른 멀티플렉스에는 없는 CGV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CJ CGV는 또한 극장 내 매점 메뉴의 다양화를 통한 차별화 전략을 적극 강화했다. 김대희 과장은완다를 비롯해 대부분 중국 멀티플렉스의 매점 메뉴는 콜라와 팝콘 두 가지 위주로 구성돼 있다메뉴를 다양하게 구성할수록 개발 비용과 운영 비용이 커지기 때문에 이윤 극대화를 위해 최소한의 메뉴만 제공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CJ CGV의 경우, 극장별로 차이가 있지만 팝콘(달콤한 맛, 치즈 맛 등), 음료(탄산, 커피, 에이드, 차 등), 스낵(오징어, 맛밤, 견과류, 소시지, 만두 등), 디저트류(와플, 젤리 등) 등 총 28가지 메뉴를 제공한다. 품목별로 다양하게 달라지는 맛의 종류까지 고려하면 가짓수가 무려 50개에 달하는 극장도 있다고.특히 팝콘 위에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얹어 주는 아이스크림 팝콘의 인기가 높다.

 

 

 

 

[Mini Box 3] CJ CGV 베트남 시장 진출 전략

 

CJ CGV는 지난 2011 7, 베트남 현지 1위 멀티플렉스인메가스타를 인수,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7개 멀티플렉스를 운영 중이던 베트남 1위 극장 체인인 메가스타의 운영업체 엔보이미디어파트너스의 지분 92%를 인수해 단숨에 1등 사업자로 올라선 것. CJ CGV가 베트남에 주목한 건 동남아시아 국가 중 가장 경제성장률이 높을 뿐 아니라 전체 인구의 인구 절반 이상이 30대 이하 젊은 층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2011년 당시 1인당 연간 영화관람횟수도 0.15, 100만 명당 스크린 수는 2.34개에 불과한 초기 시장인 만큼 향후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메가스타의 새로운 주인이 됐지만 CGV는 그 즉시 브랜드를 바꾸지 않았다. 갑작스런 브랜드 전환보다는 원만한 인수후통합(PMI)이 더 중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심지어 캐나다인 CEO CJ CGV가 인수한 후 3년 동안 유임시켰고, 인수 이전에 기존 경영진이 계획했던 출점 계획도 그대로 실행했다.

 

 

메가스타에서 CGV 브랜드로의 전환은 2014 1, 호찌민 탄푸 지역에 새롭게 문을 연에이온 셀라돈쇼핑몰에 CGV 신규 극장 입점을 기점으로 이뤄졌다. 기존 11개 메가스타 극장 브랜드를 한꺼번에 CGV로 바꿨다. 도심 요지에 위치해 있던 플래그십 사이트(flagship site)라 할 수 있던 CGV하노이 빈컴과 CGV호찌민 흥붕에는 스윗박스(Sweet Box)를 집어 넣어 극장 내부 인테리어에도 변화를 줬다. 김일진 CJ CGV 글로벌사업팀 영업·마케팅담당 부장은스윗박스는 메가스타 시절의 기존 커플좌석보다 시트가 훨씬 넓고 푹신한데다 높은 등받이와 의자 양옆 가림막으로 프라이버시(privacy)를 보호해 주는 게 특징이라며베트남 관람객층의 비중이 워낙 젊다 보니 10∼20대 커플들을 집중 공략하기 위해 인테리어에 차별화를 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작년 6월부터는 붕따우, 뀌년, 빈증 등 호찌민과 하노이 외 다른 지역 CGV 극장에도 스윗 박스 도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호찌민 CGV 극장에는 4DX 특별관을 설치하고 유명 인사들을 초청해 특별 시사회를 개최하는 등 새롭게 달라진 CGV의 모습을 알리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했다.

 

 

페이스북을 통한 SNS 마케팅에도 주력했다. 베트남 젊은이들의 SNS 사용 비율이 아시아 평균을 훨씬 웃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김일진 부장은베트남은 영화에 대한 정보를 얻는 통로가 신문 광고나 극장에서 자체 제작한 홍보 전단지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제한적이라며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타깃 고객층을 대상으로 영화 정보를 적극 알리면 젊은 고객들의 호응이 높아질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CJ CGV는 영화 배급사들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상영작 및 상영 예정작의 특별 영상과 스틸컷을 CGV 페이스북에 조기 포스팅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영화 정보에 목말라 하는 베트남 고객들의 갈증을 충족시켜 줬다. 특히 페이스북을 단순 이벤트를 공지하거나 프로모션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베트남을 대표하는 영화 정보 채널로 인식시키기 위해스토리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했다. , △화제작 주인공 집중 탐구 스토리배우나 감독의 무대 행사 스케치애니메이션 의상을 따라 입은 관객들의 사진 게재 등 다양한 각도에서 영화 관련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베트남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페이스북 포스팅 전담 부서를 신설해 고객의 니즈를 상황별로 분석하고 댓글에 신속한 답변을 해주는 등 고객과의 쌍방향 소통을 위해 노력했다. 고객 불만사항에 대해서는 아무리 사소한 불만사항이라 할지라도 즉시 유관 부서에 통보, 12시간 안에 고객에게 직접 피드백을 주도록 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CGV 베트남 페이스북 팬 페이지의 경우, 메가스타에서 CGV로의 브랜드 전환 시점인 2013 12월 기준 55만 명에서 한 달 새 84만 명으로 급증했다. 2015 3월 기준 CGV 베트남 페이스북 팬페이지 회원 수는 약 136만 명인데, 이는 현재 한국 페이스북 팬페이지 회원 수(126만 명)를 훨씬 웃도는 규모다. 현재 CJ CGV가 베트남에서 운영하고 있는 극장 수가 23곳으로 한국에 있는 CGV 극장 수(127)에 훨씬 못 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베트남 내 CGV 페이스북의 위상을 실감할 수 있다.

 

 

이 밖에 CJ CGV는 베트남 현지 예술영화 및 독립영화 육성을 지원하기 위해 CGV 극장 안에아트하우스를 개관하고, 영화 창작 교육을 지원하는베트남 토토의 작업실을 개최하는 등 글로벌 차원에서 진행하는 CSR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아트하우스의 경우, 한국에선 국적을 불문하고 다양한 독립영화를 상영하고 있지만 베트남 시장에선 베트남 현지에서 제작한 독립영화 중심으로 상영하도록 하고 있다. 현지 영화 산업과의 상생을 추구함으로써 자칫 외국 기업(CJ CGV)이 자국(베트남) 영화 산업을 잠식해문화 식민지화시키려 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는 전략적 접근이다.

 

 

한편 CJ CGV는 현재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위성도시인 다만사라에 스크린 개수만 20개에 달하는 초대형 CGV 극장 오픈을 준비 중이다. 김종우 상무는말레이시아 1호점이야말로 CJ CGV가 추구해 온 컬처플렉스 모델이 가장 잘 구현되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말레이시아 1호점이 개관하면 한국을 포함, 전 세계 CGV 극장 중 역대 최대 규모가 될이라고 말했다. 첫 번째 말레이시아 CGV는 현지 유력 부동산 개발업체인 엠파이어그룹이 개발하고 있는 복합 쇼핑몰에 입점할 예정이다. 특히 CGV뿐 아니라더 스테이크 하우스 바이 빕스(VIPS)’ ‘투썸플레이스’ ‘뚜레쥬르’ ‘M Pub’ 등 다양한 CJ 계열 브랜드도 함께 들어설 예정이라고. 김종우 상무는한국은 물론 중국과 베트남에서 CJ CGV 컬처플렉스의 발전상을 보고 엠파이어그룹이 먼저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자고 접촉해왔다소위 ‘CJ Town’ 건설에 준하는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J CGV는 기존 베트남 멀티플렉스 브랜드메가스타에서 ‘CGV’로의 브랜드 전환(2014 1)을 앞두고 약 한 달 전부터 CGV 브랜드 로고가 박힌 빨간색 오토바이 100대를 동원해 거리를 활주하고 다니는레드 퍼레이드(Red Parade)’를 진행했다. 이 퍼레이드는 HTV(베트남 최대 공영 방송), 하노이TV(하노이 최대 공영방송) 등 주요 TV 채널에 소개가 될 정도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CJ CGV가 이렇게 다양한 메뉴를 운영할 수 있는 이유는 국내외 CGV 극장 내에 들어갈 메뉴 개발을 총괄하는 컨세션기획팀의 역량 덕택이다. 실제로 CJ CGV 컨세션기획팀에서 메뉴 개발을 총괄하는 이홍철 과장은 세계적 요리학교인 프랑스 르코르동블루(Le Cordon Bleu)를 졸업하고 5성급 호텔 에서 근무했던 셰프 출신이다. 조성진 부장은현재 팝콘 가짓수만 15개에 달할 정도로 다양한 맛의 팝콘을 개발할 수 있었던 건 컨세션기획팀의 메뉴 개발 능력 덕택이라며오랜 컨세션 사업 운영에서 축적된 경쟁력은 부동산 개발업을 모회사로 하는 중국 현지 멀티플렉스들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영역이라고 자신했다. 이어절대 매출액 측면에서 보면 티켓 판매를 통해 벌어들이는 금액이 매점 매출액보다 크지만 영업이익 기여도 측면에서 보면 팝콘이나 음료 등 스낵을 파는 쪽이 훨씬 좋다고 덧붙였다.

 

2014년 중국 상영관 10’ 등극

2009년 당시 2선 도시였던 우한에 첫 극장을 개관한 이후 닝보(?波), 하얼빈(哈爾濱), 옌청(鹽城), 쯔보(淄博) 2∼3선 도시를 집중 공략하기 시작한 CJ CGV의 전략 수정은 시장 변화의 흐름과도 잘 맞아 떨어지는 의사결정이었다. 지창우 과장은중국 전체 박스오피스 실적을 도시 등급별로 구분해 보면 2∼3선 도시의 비중은 2008 35%에서 2012 46%로 늘어났지만 1선 도시 비중은 40%에서 30%로 줄어들었다성숙 단계에 접어든 1선 도시보다 2∼3선 도시의 수요가 훨씬 클 것이라는 시장의 변화 흐름을 놓치지 않은 덕택에 최근 2∼3년간 괄목할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CJ CGV는 중국 현지 극장 체인과 달리 매점에서 수십 가지에 달하는 다양한 메뉴를 제공해 현지 관람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2, 3선 도시에 주력하고, 전국 단위 부동산 개발상을 적극 공략하며, 규제 변화에 따른 기회의 창을 적극 활용해 승부수를 던진 CJ CGV의 전략은 보란 듯이 성과를 내고 있다. 2011년 이후 부동산 개발업체들과의 계약이 잇따르면서 2013년 한 해에만 중국 전역에 16 CGV 극장(138개 스크린)을 여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11개 극장(84개 스크린)을 오픈했는데, 이는 중국 1위 사업자인 완다를 비롯해 찐이, 따디, 헝띠엔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많은 극장 개관 실적이었다. ( 2)

 

현재 중국에 개관한 43 CGV 극장 중 1선 도시에 위치한 극장은 8개에 불과하다. 2015 3월 기준 CJ CGV가 임대 계약을 맺은 150개 지역 중 1선 도시 비중 역시 10%에 그친다. CJ CGV가 이렇게 급속도로 계약을 늘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2011년 이후 홍콩 법인을 통해 다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을 마련했다는 사실을 빼놓을 수 없다. 현재 오픈 계약을 맺은 150개 극장 중 30여 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CGV가 홍콩 법인을 통해 다수 지분을 소유한 극장이다. 수년 동안 합작회사 설립을 통해 계약을 맺은 개수보다 CEPA 규정을 활용해 최근 3∼4년 사이 체결한 계약 건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물론 사업 초기보다 중국 내 CGV에 대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져서 부동산 개발상과의 협상이 수월해진 것도 도움이 됐겠지만, 경영권을 온전히 확보함으로써 의사결정 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중국 사업 진출 초기, 상하이 1 CGV를 운영하면서 겪었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전략을 수정한 결과, CJ CGV는 지난해 240여 개에 달하는 사업자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중국 영화관 시장에서 10’에 올랐다. 또 지난해 한국마케팅협회가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인터넷판인민망과 함께 중국인 176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중국인이 사랑하는 한국의 명품(서비스 부문)’ 중 하나로 선정될 정도로 브랜드 인지도 역시 높아졌다. 매년 적자를 이어가 암울하기만 했던 재무 실적 측면에도 청신호가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손익분기 돌파 시점이 많이 줄어들었다. 2006년 상하이에 문을 연 1 CGV가 손익분기를 넘은 건 개관 후 2년이 훨씬 넘어서였다. 하지만 현재 CGV 극장의 평균 손익분기 돌파 기간은 1년여로 단축됐다고 한다. 심지어 닝보(베이룬), 하얼빈(쉐푸), 옌타이(쩐화)에 입점한 CGV 극장은 6개월 여 만에 손익분기를 넘겼을 정도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창우 과장은상대적으로 문화 소외지역이었던 2∼3선 도시에 4DX, IMAX 같은 특별관까지 입점시킨 멀티플렉스가 들어서자 반응이 가히 폭발적이라고 말했다.

 

 

 

 

향후 계획 및 도전 과제

2012년 중국 영화시장 규모는 171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35% 증가해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시장으로 등극했다. 이후 중국 영화 시장은 2013 218억 위안, 2013 296억 위안 등 해마다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2월엔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 효과가 겹치면서 사상 최초로 미국 박스 오피스를 앞지르기도 했다. 최근 급속도로 커졌지만 중국 영화 시장의 성장 여력은 여전하다. 중국 영화관 수는 2012 3680개에서 2013 4650개로 26%가 증가했고, 스크린 수는 같은 기간 13118개에서 18195개로 39% 늘었다. 하지만 중국의 1인당 연간 영화 관람횟수는 0.45(2013년 기준), 한국(4.25)과 비교하면 약 10분의 1 수준이다. 인구 100만 명당 스크린 수도 13.78개로, 한국(43.49), 미국(126.68)에 비해 턱없이 적다. 그만큼 앞으로도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소리다.

 

CJ CGV는 올해 최소 21개 지역에 추가로 극장을 열어 연말까지 총 64개 극장(500개 스크린)을 운영하고 내년엔 누적 사이트 수를 총 80( 600개 스크린), 2017년엔 130( 1000개 스크린)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완다를 위시한 중국 현지 영화관 회사들이 출점 속도를 늦추지 않는 만큼 CJ CGV도 투자 규모를 계속 늘릴 수밖에 없다는 것. CJ CGV는 지금처럼 공격적 출점 전략을 계속 유지해 지난 2012 1.1%였던 시장점유율을 오는 2017 6.0%까지 끌어올려 향후 3년 안에 중국 내5’ 사업자로 올라서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양적 확대와 함께 질적 개선이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건 CJ CGV가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다. 중국에 세워진 43 CGV는 각각이 법인 형태로 존재한다. 현재 43개 중 손익분기점을 넘어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극장은 13개에 그치고 있다.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곤 하지만 간신히 흑자 전환에 성공한 수준인 곳도 있다. 중국 법인들의 실질적 지주사 역할을 하는 홍콩 CGI홀딩스는 2011 87억 원, 2012 146억 원, 2013 156억 원의 당기 순손실을 입었다.

 

CJ CGV는 올해를 중국 사업의 턴어라운드 시점으로 보고 있다. 물론 올 연말 영업 흑자로 돌아선다고 해도 CJ CGV가 근 10년간 중국 시장에 투입한 수천억 원대의 투자금을 모두 회수하기까지에는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CJ CGV는 중국 영화 시장의 성장 속도가 워낙 빨라서 크게 걱정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중국 사업 초기 투자자본 회수까지 걸린 기간은 6년에 달했지만 현재 4년으로 줄어들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종우 상무는중국은 여전히 어려운 시장이지만 그만큼 잠재력이 크다투자자본 회수에 걸리는 시간도 빠르게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국 사업이 향후 CJ CGV 성장을 주도할 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사점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중국 시장의 저렴한 인건비를 활용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들의 가장 큰 어려움 중의 하나는 현지 시장의 인건비가 너무 높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불과 10년 사이에 중국 시장에서는 가장 큰 장점이 가장 어려운 단점으로 변할 수 있다는 걸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해외시장 환경이 이렇게 급격하게 변화하는 사실을 고려해보면 해외시장 진출을 성공적으로 실행시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지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CJ CGV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해외시장에서 성장하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크게 5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이는 1) 철저한 현지시장 분석 2) 핵심 성공 요인에 대한 체계적인 준비 3) 해외시장 진출 초기의 재무적 성과에 대한 사전 공감대 형성 4) 현지 시장에서 사용할 미래 성장전략 수립 5) 현지 시장 경험을 지식 자산으로 창조하는 것이다.

 

1) 현지 시장에 대한 분석은 아무리 철저히 해도 부족하지 않다

많은 한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 과정을 분석해 보면 현지 시장에 대한 사전적 분석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물론 외국인의 입장에서 현지 시장을 충분히 분석한다는 것이 본원적인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본격적인 합작 법인을 설립하기 훨씬 이전부터 현지에 사무소를 개설해 다양한 실패 사례와 성공 사례들을 수집하고 분석하는 사전 작업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런 사전 준비 없이 현지 시장에서 실패와 혼선을 스스로 경험하면서 한 가지씩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획득하는 방식은 지나치게 높은 비용을 발생시킨다. 뿐만 아니라 현지 시장에 대한 분석 과정에서 현지인의 관점으로 경쟁자들을 분석하고 해당 분석 결과를 다시 재검토하는 반복적인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2) 핵심 성공 요인에 대한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CJ CGV의 사례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외국 시장에서 특정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핵심 성공 요인에 대한 체계적인 준비가 매우 중요하다. 영화 상영 사업의 본질에서 부동산 확보 및 관리가 매우 중요한 성공요인이 되는 것처럼 특정 사업을 현지 시장에서 성공시키기 위해서 반드시 갖춰야 하는 요인들을 사전적으로 규정하고, 해외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런 요인들을 중요한 지표로 설정해 지속적이고 주기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핵심 성공 요인들은 기술 역량 확보, 품질 안정화, 거래선 확보, 핵심 거점 확보, 시기 적절한 신규 투자와 같이 매우 다양하다.

 

3) 해외 시장 진출 초기의 재무적 성과에 대한 사전 승인 및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국내에서 신규 사업을 시작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경우에도 초기에 필요한 자본 투자 때문에 해외 사업은 항상 재무적 적자 구조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오너가 아닌 전문 경영자가 해외사업을 추진하는 경우에는 이런 재무적 적자 구조에 대한 사전적 승인 및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CJ CGV 사례처럼 초기 소요 자본이 상당한 경우에는 재무적 적자 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사업 초기 전체적인 적자 규모에 대한 사전 승인이 필요하다. 이 과정이 없으면 초기 투자 이후에 현지에서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할 때 본사가 재무적 성과에 대해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결국 불가피한 초기 적자 때문에 현지 사업 담당자가 교체될 수도 있다. 흔히 한국에서 해외지사 발령은운칠기삼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이유 역시 초기 적자 구조가 끝나는 시점에 발령을 받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4) 현지 시장에서 사용할 미래 성장 전략을 사전적으로 수립하라

현지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적정 사업 규모에 대한 미래 전략이 사전적으로 수립돼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중국 사업에서 CJ CGV가 궁극적으로 운영할 영화관의 총 숫자가 사전적으로 계획돼 있어야 하고 해당 규모를 실현시키는 시기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까지도 수립돼 있어야 한다. 미래 성장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항목이 바로외국인 비용(Liabilities of Foreignness)’이다.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기업들은 현지 업체들은 물론 이미 사전에 해당 시장에 먼저 진출한 다국적 기업들과도 경쟁해야 하는데 현지 경쟁 업체들은 해당 시장에서 경쟁하는 데 중요한 지식 및 노하우를 이미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이점을 활용해 신규 기업의 진입을 방해하려고 노력한다. 이처럼 특정 시장에 새롭게 진출하는 외국 기업들이 겪게 되는 총체적인 어려움을 외국인 비용이라고 한다. 외국인 비용까지 고려해 미래 성장 전략을 사전에 구상하는 게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5) 현지 시장에서 경험하는 과정들을 지식자산으로 철저히 변화시켜라

해외 시장에 진출하면서 축적하게 되는 다양한 지식과 경험들은 향후 제2, 3의 외국 시장에 진출하는 경우에 매우 중요한 지적 자산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특정 기업이 스스로 체험하면서 학습하는 지식이기 때문에 매우 가치가 높은 자산이다. 현지 시장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급급해 이런 자산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못하면 제2, 3의 국가에 진출할 경우에 동일한 어려움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특정 개인에게 이런 소중한 자산들이 집중되고 해당 인력의 퇴사와 함께 지적 자산이 유실될 경우에는 장기적으로 해외시장 진출 과정에서 창출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활용하기 어려워진다. 장기적 관점에서 생각하면 중국 시장에서 성공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사실은, 중국 시장 진출 경험을 바탕으로 제2, 3의 해외 시장을 보다 쉽게 진출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이다.

 

 

이방실기업가정신센터장 smile@donga.com

박남규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namgyoopark@gmail.com

 

  • 이방실 이방실 | - (현)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기자 (MBA/공학박사)
    - 전 올리버와이만 컨설턴트 (어소시에이트)
    - 전 한국경제신문 기자
    smile@donga.com
    이 필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