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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성과다> 제임스 헤스킷 하버드경영대학원 명예교수

“미국의 일류 기업은 기술보다 태도를 보고 인재를 뽑는다”

조진서 | 171호 (2015년 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전략, 운영

 

전략이 경영의 ‘know what’이라면 조직문화는 경영의 ‘know how’. 제임스 헤스킷 하버드경영대학원 명예교수가 말하는 좋은 기업문화의 비결은 다음과 같다.

- 조직문화가 강하고 약함은 재무성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조직문화가 기업의 전략과 얼마나 잘 어우러지는지, 외부상황 변화에 따라 얼마나 유연하게 변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분석에 따르면 기업문화의 차이가 영업이익의 50%, 연간 매출의 8%까지 영향을 미친다.

- 재무제표 만들듯이 조직문화 지표인 4R(직원 추천, 직원 유지, 생산성 기여, 고객관계)을 주기적으로 평가하라. 4R의 트렌드를 추적하면 기업 문화가 올바르게 형성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 채용에는 경력보다 태도가 중요하다.

 

2014 KT의 수장이 된 삼성전자 출신의 황창규 회장은 취임 후기업문화실을 신설했다. 과거 공기업 시절부터 내려온 안정 중심의 조직문화를 바꾸고 영업 위주, 속도 위주의 ‘1 KT’를 만들겠다는 의지다. 대기업뿐 아니라 많은 중견기업들도 기업문화 담당 부서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현업에서 기업문화의 성과를 어떻게 측정하고 관리할 것인지에 대해서 뚜렷한 방법론을 갖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기업문화 관련 부서는 휴게실, 수유실 같은 직원 복지 시설을 챙기거나 사보를 만들고 워크숍, 운동회 등 사내 행사를 기획하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하버드경영대학원 명예교수인 제임스 헤스킷(James Heskett)은 결과를 수치로 평가해야 하는 기업의 특성을 이해한다면 조직문화 역시 수치적으로 관리하고 재무성과에 연결시켜 평가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2011년 출간한 저서 <문화가 성과다(The Culture Cycle)>에서 4R(Four Rs)이라는 지표를 제안했다. 4R은 직원 추천(referrals), 직원 유지(retention), 생산성 기여(returns to labor), 고객과의 관계(relationships with customers). 이 네 가지 지표를 통해 조직문화의 건강함을 측정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그가 이 방법을 사용해 서비스 산업의 여러 기업을 조사해봤더니 같은 사업모델을 갖고 같은 조건에서 경쟁하는 기업들 간에, 혹은 같은 회사의 다른 지역 사무소 간에 최대 50%의 영업이익 차이가 났다. 매출로 보면 8% 차이였다. 이렇게 문화가 마치 회계나 재무처럼 수치적으로 관리될 수 있고 또 관리돼야 한다는 그의 설명은 국내외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그는 책에서 조직문화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기도 했다. “조직의 미션은 ‘know why’이고 조직의 전략이 ‘know what, when, where’이고 전략을 어떻게 실행하는지는 ‘know who’이다. 조직의 문화가 ‘know how’.” 자세한 설명을 듣기 위해 헤스킷 교수를 e메일로 인터뷰했다.

 

헤스킷 교수는 스탠퍼드대에서 MBA와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고 1965년부터 하버드대 교수로 일했다. 오피스데포, L 브랜드 등 기업의 이사회 멤버로, 또 경영 컨설턴트로도 활동했다. 서비스업 경쟁력 연구의 대가로 잘 알려져 있으며 2000년대 들어서는 제조업까지 연구 분야를 확장해 조직문화와 기업 성과의 일반적인 상관관계를 밝히는 데 집중해왔다. <문화가 성과다>를 비롯한 저서 4종은 한국어로 출판됐다. 그는 서구에서는 낯선 개념이었던 직원의 주인의식(The Ownership Quotient)이란 용어를 만들기도 했다.

 

 

제임스 헤스킷

 

조직문화는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개념이 아니라 ‘4R’이란 지표를 통해 객관적으로 측정될 수 있다는 것이 책의 핵심 주제다. 이런 당신의 주장을 현업 경영자들이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문화의 효과를 숫자로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종업원 만족도, 고객 만족도, 종업원 충성도 등은 측정하고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고객이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다른 사람에게 추천할 의사가 얼마나 있는지 등의 지표는 많은 기업이 늘 체크하고 있다. 기업문화도 이렇게 측정할 수 있다고 설명하면 대부분 쉽게 이해한다.

 

 

당신이 제시한 4R은 조직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인가? 아니면 그것들이 단지 조직문화와 관련된 요소 중에서 가장 수치적으로 측정하기 쉬운 지표라서 선택한 것인가?

 

4R은 조직문화가 기업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꼭 측정하기 쉬워서 이들을 선택한 것이 아니다. 기업에 따라, 또 기업이 속한 산업에 따라 각각의 R들은 측정하기 쉬울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연간, 혹은 분기 재무보고서를 작성하듯이 조직의 4R 역시 정기적으로 체크해야 할까? 그렇다면 가장 적절한 주기는?

 

그렇다. 기업이 예산과 영업실적, 비용지출을 항상 측정하고 추적하고 있듯이 4R 역시 주기적으로 추적해야 한다. 최소한 1년에 2번에서 4번은 측정해야 한다. 그 시기는 재무성과를 측정하기 전이 좋다. 재무성과는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므로 재무성과가 나쁘게 나온 후에야 해결책을 찾으면 너무 늦다. 미국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고 있는 금융회사 중 하나인 ING다이렉트의 CEO였던 아르카디 쿨맨(Arkadi Kuhlmann)은 이렇게 말한 바 있다. “경영자들은 전략과 계획을 먼저 세우고 그 다음에 좋은 사람을 찾아 넣으려고 한다. 위대한 회사들은 반대 순서로 한다.”

 

그런데 4R을 평가할 때 중요한 것은 각각의 수치 자체가 아니다. 그런 수치들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트렌드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표지 (한국어 판 제목문화가 성과다’)

 

당신은 4R 중 한 요소로 직원 유지율(retention rate)을 꼽았다. 연간 회사를 떠나지 않고 남아 있는 종업원의 비율을 측정하라고 했다. 그런데 직원 유지율이 높은 회사라고 해서 꼭 좋은 회사라고 볼 수 있나? 예를 들어 컨설팅 회사 딜로이트는 직원 대부분이 20대에서 30대 초반이고 따라서 이직률이 매우 높지만 사업성과는 뛰어나다고 한다. 또 구조조정 등을 통해 직원의 이직률이 올라가지만 재무성과는 좋아지는 기업도 많은데.

 

내가 봤던 몇몇 기업에서도 그런 현상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특정 기업의 내부 사정이 어떤지는 알지 못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런 상황에서의 재무성과 향상은 일시적 현상이다. 직원 유지율 같은 4R 지표의 변화가 경영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이런 시간 지연효과 때문에 조직문화가 망가져도 재무성과는 좋아질 수 있다고 경영자들이 착각하기 쉽다. 어떤 조직에서든 경영진 교체 등의 이유로 조직문화가 강력하게 바뀌는 경우 단기간은 좋은 성과를 쥐어짜낼 수 있다. 그러나 몇 년을 두고 지켜보라. 그런 방법으로 장기간 동안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지는 의문스럽다.

 

 

최악의 기업 회계 조작 스캔들로 파산한 엔론은 독특한 기업문화로도 잘 알려져 있었다. 수익 창출에 대한 강한 열망, 공격적 성향 등이 널리 퍼져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엔론은 왜 이런 뚜렷한 조직문화가 있었는데도 실패했는가?

 

조직문화에 있어서는강하다(strong)’는 것이 꼭 효율적이지는 않다. 엔론의 사례는 강한 조직문화가 좋은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들은어떤 비용과 희생을 치러서라도 성과를 내라는 마초 문화, 명령과 복종(command and control)’의 문화가 뚜렷한 조직이었다. 엔론이 망한 결정적 이유는 물론 최고경영자들이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지만1) 회사 전체에 퍼져 있는 극도의 성과중심주의가 이들의 범죄를 부추기고 증폭한 측면이 있다.

 

강한 조직문화가 좋은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1992년 나와 존 코터(John Kotter)가 보여준 바 있다. 우리는 처음에 강한 조직문화가 기업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 가정했다. 그래서 207개 미국 기업의 최고경영진 6명씩에게경쟁사의 기업문화에 대해 평가해달라고 부탁했다. 특정한 스타일의 기업문화가 있는지, 기업문화를 얼마나 직원들에게 강요하는지 등을 물었다. 그런 다음 대상 회사들의 이후 10년간 재무실적(이익증가율, 투자수익률, 주가상승률)을 측정했다. 놀랍게도 이 두 종류의 데이터 사이에는 기본적으로 아무런 연관관계가 발견되지 않았다. 강한 조직문화를 가진 기업이 약한 재무성과를 내기도 했고 약한 조직문화를 가진 기업이 좋은 실적을 내기도 했다. 우리는 이런 결과에 당황했다. 더 깊게 조사해 보니 중요한 것은 조직문화의 강도가 아니었다. 조직문화가 그 조직의 전략과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그리고 외부 환경의 변화에 조직문화가 얼마나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는지가 장기적 재무성과로 이어졌다.

 

4R 향상이 재무성과에 미치는 영향

 

1. 직원 추천(Referrals by employees)

현재 조직원이 자신의 친구에게 회사를 추천해줄 의향이 있는지, 실제로 그렇게 추천해서 들어온 직원이 있는지를 의미한다. 조직문화 건전성의 가장 대표적인 척도다. 추천에 의한 채용은 일반 채용 절차에 비해 비용이 평균 25% 절약된다.

 

헤스킷은 매년 신규 채용의 40%를 직원 추천으로 채용하는 서비스산업 업체 A 10%만을 직원 추천으로 채용하는 동종 업계 경쟁사 B의 사례를 비교했다. A B에 비해 연간 매출의 0.22%포인트에 해당하는 비용을 매년 채용 절차에서 절약할 수 있었다.(이 계산과정은 책에 상세히 소개돼 있다.)

 

2. 직원 유지(Retention)

이직률이 높은 회사는 채용과 교육에서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숙련도가 떨어지므로 회사 전체적인 생산성도 하락한다. 미국의 소프트웨어 산업 평균 연간 이직률이 20% 정도인 데 비해 SAS사는 4%에 불과하다. 이 회사는 이를 조직문화 덕분이라 설명한다. 직원 한 명이 교체되면 연봉의 1.5배에 해당하는 채용 비용이 발생하는데 이는 한 해 매출이 8억 달러(2000년 기준) SAS사가 낮은 이직률 덕분에 약 1억 달러의 채용 비용을 절감하고 있음 의미한다. 이를 위에서 예로 든 가상의 업체 A를 사례에 적용해보자.

 

업체 A에서 관리자급과 일반직의 연간 이직률이 각각 10%, 30%이고 경쟁업체 B의 관리자급과 일반직의 연간 이직률이 각각 20%, 50%라고 가정할 경우 A B 사이에는 연간 매출의 약 4.37%포인트만큼의 비용 차이가 발생한다는 게 헤스킷의 분석이다.

 

3. 생산성 기여(Returns to labor)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종업원들은 경쟁 항공사에 비해 생산성이 약 50% 더 높다. 직원 1인당 받는 돈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승객을 수송한다는 의미다. 연봉을 적게 받아서가 아니라 그만큼 일을 더 열심히, 신나게 하기 때문이다. 직원의 생산성이 떨어지는 회사는 경쟁사에 비해 더 많은 직원을 고용하거나 더 많은 자본투자를 해야 한다.

 

헤스킷의 계산에 따르면 업체 A의 직원 생산성이 업체 B에 비해 20% 높은 경우, 평균 연봉을 10% 더 준다 하더라도 연간 매출의 2.5%포인트에 해당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4. 고객 관계(Relationships with customers)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는 경우가 많은 산업일수록 조직의 문화가 고객과의 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고객을 상대하는 직원의 사기와 기분이해피바이러스처럼 고객에게도 전염되기 때문이다. 이는 기업 전체로 보면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드는 비용, 그리고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의 차이로 이어진다. 미국 금융사인 ING다이렉트의 경우 신규 고객 1인을 모집하는 데 약 100달러의 비용이 든다. 이는 경쟁사 평균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많은 고객이 입소문을 통해 유입되기 때문이다.

 

업체 A에서 고객의 40%가 입소문에 의해 유입되고 그중 20%가 기업 문화의 효과라고 가정하자(전체 고객의 8%). 업체 B는 고객의 10%만이 입소문에 의해 유입되고 이 중 10%만이 기업문화의 효과다(전체 고객의 1%). 이런 경우 기업 A는 기업 B에 비해 마케팅·영업 비용 절감 및 신규 매출 확대를 통해 전체 매출의 약 1.31%포인트에 해당하는 추가 이익을 얻는다는 것이 헤스킷의 분석이다.

 

이상의 사례에서 4R로 인한 효과를 모두 고려할 경우 조직문화가 좋은 기업 A는 나쁜 기업에 비해 연매출 대비 8% 이상의 비용이 절감돼 추가 이익 확보 효과를 거둔다.

 

1) 휴스턴에 본사를 둔 에너지 회사 엔론은 한때 2만 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었으며 <포천>지에 의해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회사 6년 연속 선정됐다. 2000년도에는 111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고 발표했으나 회계 장부가 조작되고 막대한 손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나 다음해 12월 파산했다. 창업자와 CEO, CFO 등이 구속됐고 회계 감사를 맡았던 아서앤더슨 회계법인도 해체됐다.

 

 

한국의 대기업들에선 창업자 가족의 경영권 승계가 중요한 이슈다. 기업의 리더가 바뀔 경우 기업의 문화도 새 리더에 맞게 바뀌어야 하나? 아니면 반대로 새로운 리더가 기존의 조직문화에 적응하려고 노력을 하는 편이 바람직한가?

 

창업자는 자연스럽게 기업문화의 형성 과정에서 누구보다도 큰 영향을 미친다. 창업자의 신념과 행동방식이 서서히 조직의 근간을 이루게 된다. 꼭 어떤 방식의 문화를 만들려고 의도적으로 노력하지 않아도 시간이 가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되기 마련이다. 오히려 자신도 믿지 않는 어떤 특정한 문화를 강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곤 한다.

 

창업자가 아닌 경영자들은 문화에 미치는 영향력이 적다. 하지만 어떤 리더라도 자신만의 스타일은 있기 마련이고 그렇게 하지 않으려 해도 조직에 자신만의 발자국을 남기게 된다. 특히 회사의 운영방향에 대해 새 리더와 전임 리더가 다른 의견을 갖고 있다면 조직문화의 변화도 불가피하다. 이는 장기적인 기업의 실적에도 영향을 준다. 무엇이 옳다, 그르다의 문제는 아니다.

 

 

P&G는 경력사원보다 직장 경력이 없는 신입사원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의 많은 대기업들도 신입사원을 선호했지만 최근 비용절감을 위해 경력사원 채용을 늘리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 당신은 어느 쪽이 옳다고 보는가.

 

미국 최고의 기업들이 갖고 있는 채용 원칙이 있다. ‘태도로 뽑고 기술을 가르쳐라이다. 구직자가 현재 어떤 능력을 보유하고 있느냐보다는 어떤 태도를 가진 사람인지가 더 중요하며, 필요한 직무 기술은 입사한 다음에 가르쳐도 된다. 훌륭한 기업들은 구직자의 경력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본다. 대신 자신들의 조직문화에 얼마나 잘 녹아들어갈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평가한다. 나 역시 그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경력의 유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결정적인 요소도 아니다.

 

 

문화 사이클(The Culture Cycle)

 

헤스킷이 말하는 문화 사이클은 조직원들 사이에서 일의 목적과 업무처리방식에 대한 공통의 가치관이 형성되고 그 가치관이 다시 조직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꿔나가는 피드백 관계를 말한다. 그 과정은 다음과 같다.

 

1단계: 핵심 조직원들 간에우리는 일을 이렇게 한다혹은우리 회사에서는 일을 이렇게 처리해야 한다라는 공통의 가치관이 생긴다.

2단계: 주변의 다른 조직원들도 이런 가치관이 옳다고 받아들인다. 이를 신뢰하게 되고 주인의식을 공유한다.

3단계: 공통의 가치관에 대한 주인의식은 회사의 전략을 실행할 때 필요한 정책과 관행들(policies and practices)의 기반이 된다.

4단계: 이런 정책과 관행들이 새롭게 학습하는 조직, 점점 혁신하는 조직을 만든다.

5단계: 이는 4R(employee retention, referrals, returns to labor, relationships with customers) 지표의 향상으로 나타나고, 다시 새로운 가치관의 형성(1단계)으로 이어진다. 만일 일정 기간 동안 4R 지표에 개선이 보이지 않으면 경영자는 조직의 목표나 행동방식을 재검토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같은 회사라도 지역마다, 혹은 부서마다 조직문화가 크게 다른 경우를 본다. 이것은 일반적인 현상인가? 좋지 않은 현상인가?

 

상대적으로 단순한 제품을 팔고 고객과의 접촉이 많지 않은 회사의 경우는 조직이 커져도 일관적인 문화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업이 확장함에 따라 직원들도 이곳저곳으로 이동시켜야 하는 일이 많은데 그럴 때 문화가 균질적이라면 적응하기 쉽기 때문이다.

 

반면 현지 고객과의 접촉이 산업, 또 복수의 사업 단위로 이뤄진 회사일수록 사업부마다 문화의 차이도 크게 나타난다.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현지 상황과 현지 고객에 맞는 방식으로 일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부서의 매니저들이 정기적으로 만나서베스트 프랙티스와 중요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류가 활발하면 조직문화의 차이점으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고 실적이 떨어지는 사업부의 수준을 평균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쉬워진다.

 

 

당신은 현대 기업에서 조직원 만족도가 점점 낮아진다고, 즉 기업이 더 이상 직원들을 만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두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나는 기업이 채용, 훈련, 인력관리에 점점 소홀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직원들이 회사에 대해 너무 높은 기대치를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과거에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던 시절과 같은 태도로 회사를 바라보니 실망할 수밖에 없다. 과거의 경제에서는 회사와 함께 개인이 성장할 기회도 많았고 업무 성과에 대한 피드백도 빨리 받을 수 있었다. 현대의 기업들은 그런 성장의 기회를 잘 제공해주지 못한다. 실질 임금 역시 오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직장인들 사이에서 일과 삶의 조화를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이 퍼지고 있는 것도 이유 아닐까?

 

글쎄다. 일부의 사람들은 당신의 말처럼 회사일은 회사일대로 하고 보람은 자기 자신만의 취미나 부업 등에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전히 다수의 평범한 직장인들은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회사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마음대로 이사를 다니거나 쉽게 일자리를 옮길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에 대한 만족도가 굉장히 중요하다. 회사의 경영자들이직원들이 다른 곳에서 삶의 보람을 찾겠지. 회사에선 일만 시키면 된다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되는 이유다.

 

 

조진서 기자 cj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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