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 광고 만든 제일기획 정유석 팀장, 이주훈 CD

이 착한 광고들, 소비자가 직접 만들었죠. 박카스스러움, 그만큼 힘 있다는 뜻!

168호 (2015년 1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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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at a Glance – 마케팅

 

50년 장수 제품 박카스는 15년 전젊음, 지킬 것은 지킨다광고가 크게 성공하면서착한 광고의 효시가 됐다. 그 이후 박카스는 ‘5000만 국민이 전부 광고주라는 말을 듣는 제품이 됐다. 그리고 올 한 해대한민국에서 ○○○으로 산다는 것캠페인으로 또 한번 화제를 모았다. 물론 매출도 상승했다. 박카스를 비롯한 장수 제품·장수 브랜드는 오랜 시간 구축된 이미지로 인해 참신한 광고를 만들기가 쉽지는 않다. 하지만 장수 브랜드 파워에서 오는 장점이 있다. 굳이 제품속성이나 제공하는 핵심가치를뾰족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새 브랜드가놀이터같은 좁은 공간에서 섬세한 광고를 만들어가야 한다면 장수 브랜드는브랜드 이미지라는 넓은 운동장에서 제품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선에서 오히려 자유롭게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29초 영화제라는 소비자 참여형 광고 이벤트 역시박카스다움에 대해 대다수 소비자들이 이해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이정완(경희대 경제학과 3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젊음, 지킬 것은 지킨다.”

 

15년 전 첫 전파를 탔던 이 광고 한 편은관광버스 기사 아저씨에게 감사의 표시로 건네던 평범한피로회복제젊음의 상징으로 바꿔놓았다. 2000년대 초반까지지킬 것은 지킨다시리즈는 매년 화제가 됐고 CF 스타의 등용문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그리고 또다시 10년이 훨씬 넘는 시간이 흘렀다. 신문을 들고 출근했다가 퇴근 후에 저녁 뉴스를 보던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들고 SNS를 통해 새로운 소식을 접하고, 인터넷이나 IPTV를 통해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을 보고 있다. 10여 년 만의 변화라고 하기엔 너무나 엄청난 속도다.

 

그런데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힘들고 피곤한 우리네 삶이다. 그때지킬 건 지켜야 한다고 외치던 청춘들보다 더 피곤하고 팍팍한 삶을 살고 있는 게 지금의 청춘들이다. 세대와 직군을 막론하고 모두가 힘들어하는 시대에, 박카스는 다시 한번 우리의 모습 자체를 담담하게 담아내는 광고를 만들어냈다.

 

‘대한민국에서 ○○○으로 산다는 것캠페인이다.

 

 

올해 총 5개의 TV CF가 전파를 탔다. 첫 편은 주유소에서 힘들게 일하고 있는 젊은이에게 오토바이를 타고 온 노신사가 박카스를 건네는 내용이었다. ‘대한민국에서 알바생으로 산다는 것이 제목이었다. 이어서 전파를 탄대한민국에서 남자친구로 산다는 것’ ‘대한민국에서 학부형으로 산다는 것두 편은 재치 있는 현실묘사를 통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지난여름에 선보인대한민국에서 불효자로 산다는 것편은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면 잔잔한 감동을 이끌어냈다. 땀에 흠뻑 젖은 채 엘리베이터를 타고 택배를 나르는 아버지와 우연히 마주친 딸이 아버지를 부끄러워하면서 외면했다가 자신의 책상 위에 아버지가 올려놓고 간 박카스를 보고 반성의 눈물을 흘린다는 내용이었다. (QR코드 1) 가장 최근에 내놓은대한민국에서 스마트폰으로 산다는 것은 독특한 발상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스마트폰의 입장에서 자신이 아침에는 주인의 잠을 깨워주는 알람시계가 되고, 출근길에는 게임기가 됐다가, 오후에는 쇼핑도구가 되기도 하고, 업무용 전화통화에 사용되기도 하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스마트폰은제가 쉴 틈이 없다는 건 당신도 쉴 틈이 없다는 것. 배터리는 충전하면 되지만 당신은 어쩌면 좋죠?”라고 묻는다. (QR 코드 2)

 

놀라운 건 총 5편의 광고 중알바생편과스마트폰편을 제외한 세 개는 소비자가 직접 기획하고 촬영해 보내온 작품들이라는 점이다. 2012년부터 3년째 박카스가 진행하고 있는 ‘29초 영화제의 수상작 중 고른 광고들이다. 최신 스마트폰과 촬영기기를 이용한 소비자들의 직접 참여를 이끌어내면서도 여전히 가장 인간적인공감위로’, 그리고격려의 메시지를 전하는 박카스 광고. 올해대한민국에서 ○○○으로 산다는 것캠페인의 성공으로 인해 박카스는 지난 11월 현재 편의점 기준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1∼11)에 비해 45% 이상 증가했다. 또 박카스 단일제품의 연 매출 1800억 원을 눈앞에 둔 상황이다. 지난 10여 년간 매년 10% 이상 꾸준히 매출이 증가해온 덕분이다.

 

장수 제품의 브랜드 리뉴얼의 교과서, ‘착한 광고의 효시로 불리며 지난 10년간 매년 약 10% 이상의 성장을 견인해 온 동아제약 박카스 광고. 그 전통을 이어받아 수년 전부터 박카스 광고를 기획, 제작하고 있는 정유석 제일기획 캠페인 디렉터와 이주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만났다.

 

 

올 한 해 내내 광고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다. 성공을 체감하는지.

정유석 캠페인 디렉터: 어느 정도 느끼고 있다. 편의점 기준 매출이 크게 올랐다든가 하는 얘기를 광고주 등을 통해 듣고 있다. 편의점에서 잘 팔린다는 건젊은 층에게도 어필했다는 뜻이 된다. 편의점용 박카스는박카스 F’. 약국에서 파는박카스 D’와는 성분 구성비가 약간 다르다. 어쨌든 기본적인 맛과 효능은 같다. 다만 에너지음료 시장이 커지고 젊은이들이 이를 많이 찾는 것에 착안해 좀 더 젊은 문구가 써 있다. ‘Drive your energy’ 같은.

 

박카스는 아시다시피 50년이 넘은 장수 브랜드다. 이런 장수 브랜드의 고민이 무엇이겠나. 항상 젊어지길 바란다는 거다.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커진에너지 음료시장에서도 박카스가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뭔가 계기가 필요했다. ‘스마트폰 편같은 경우에 20대들의 반응이 가장 좋다고 하더라. 모델은 30대 직장인 여성이었지만 사실 스마트폰의 사용행태는 20대의 패턴에서 많이 가져왔다. 그래서 그런지 30∼40대는 물론 20대도스마트폰 편광고가 좋다는 말을 많이 한다. ‘남자친구 편 20대는 특히 반응이 좋았다. 다른 것들은 전 세대적인 공감이 강했다. 다섯 편이 각각 의도한 대로 타깃층에게 어필했으니 확실히 성공한 건 맞는 것 같다.

 

 

2000년대 후반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박카스다라는 캠페인으로 제일기획이 박카스 광고를 이어받았다. 워낙 유명한 제품이고 광고에도 성공한 제품이라 부담감도 컸을 것 같다.

이주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우리가 늘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하는 얘기 중 하나가박카스의 광고주는 5000만 국민이라는 거다. 어차피 한번도 안 마셔본 분들은 거의 없다. 나름의 추억도 있다. 세대를 넘나든다. 더군다나지킬 것은 지킨다이후올바름’ ‘유머등이 적절히 섞인 공익성 짙은 광고가 계속 나왔기 때문에 이제 뭔가 비틀거나 파격을 주기도 어렵고올바름이라는 가치를 버릴 수도 없다. 재치나 유머로 지나치게 몰아가면 반드시 소비자들이 한마디씩 한다. 그럼 광고주인 동아제약도 신경이 쓰인다. 워낙 대체재가 많은 제품이 아닌가. 이미지를 유지하고 브랜드를 계속 젊고 새롭게 리뉴얼 하면서 성장을 이어가야 하는데 그런 하나하나가 신경이 안 쓰일 수가 없는 거다. 국민들이 박카스 광고를 보는긍정적 기대감이라는 게 있다. 부담스럽긴 하지만 굉장한 브랜드 자산이기 때문에 이를 활용할 필요도 있다.

 

정유석 캠페인 디렉터(팀장·사진 위) 한국외대 영어과를 졸업하고 2005년에 제일기획에 입사했다. 동아제약, 오비맥주, 삼성카드, 하이모, 샘소나이트 등 다수의 캠페인을 기획했다.

이주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서강대 언론대학원을 졸업하고 제일기획에 합류했다. 동아제약, 삼성전자 갤럭시 S3·S4, 삼성전자 버블샷3 등 다수 캠페인 제작에 참여했다.

 

박카스 브랜드의 자산을 활용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 우선 브랜드 차원에서 박카스는지킬 것은 지킨다광고로 굉장히 젊어졌지만 사실은 그 이전부터젊음이라는 콘셉트를 강조해오긴 했다. 외환위기 전후로 시작된 국토대장정과 그 이후 진행된 각종 광고 캠페인으로올바른 젊음이라는 콘셉트가 확고해졌다. 그러면 이게 언제나 광고캠페인, 브랜딩, 마케팅 전략을 짤 때 한계가 될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모두가 아는 브랜드, 심지어올바른 젊음이라는 이미지도 확고한 제품이기 때문에, 그리고 유명하고 성공한 광고가 많았기 때문에박카스스러움이라는 게 있다. 광고인들 사이에서는 명사를 만드는 접미어인 ‘ness’를 붙여 보통 이걸박카스니스라고 부른다. 어떤 다른 광고를 보고흠 저건 좀 박카스스럽다라고 얘기하는 게 있다. 적절한 유머와 적절한 재치, 적절한 올바름이 섞여 있을 때 그걸박카스니스라고 규정하는 거다. 일종의 표준이자 기준이 존재하는 셈이다. 그러면 광고를 만드는 입장에서는 그저 답답해질까? 절대 그렇지가 않다. 만약 새로 나온 브랜드를 광고한다고 치자.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광고를 만드는 입장에서는 그렇지가 않다. 처음에는 속성을 보여주고 USP(고유의 제품 제안)를 해야 하기 때문에이건 무엇이고 이런 이유로 당신에게 가치가 있다라고 설명을 해야 한다. 그리고 브랜딩이 필요하면 머리를 짜내서 일관된 광고 형태로 밀어붙여야 한다. 광고 기획과정에서 제작팀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한정 지을 수밖에 없다. 굳이 비유해보자면 기껏해야 놀이터 크기 수준의 공간이 제공된다. 처음에는 USP, 속성 광고를 위한 작은 놀이터, 그 다음에는 지난한 브랜드 구축을 위한 놀이터. 딱 그 정도의 공간이다. 그런데 박카스는 운동장이 제공된다. ‘박카스니스라는 전 국민이 다 아는 브랜드 이미지 덕분에 넓디 넓은 운동장에서 자유롭게 이런저런 방법과 스토리로 기발하고 재미있는 광고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얘기다.

 

‘박카스 29초 영화제를 통해 공모한 영상이 곧바로 전파를 타는 게 가능한 이유도 바로박카스니스를 모두가 이해하고 있기 때문인가?

: 그렇다. 이 디렉터가 얘기했듯 새로운 제품들은 사실 전하는 메시지가 아주뾰족하다. 제품의 특장점도 담아야 되고 많은 걸 설명해야 된다.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든다. 박카스가 처음 나오는 제품이라고 가정하면타우린은 얼마 들어 있고 이건 무슨 효능이 있다’ ‘박카스란 명칭은 바쿠스 신에서 따왔다등을 하나하나 설명해야 된다. 하지만 박카스는 오래된 브랜드고 브랜드 이미지 자체가 건강하다. 잠실운동장만 한 공간을 제작팀에게 열어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29초 영화제에 응모하는 분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들 역시박카스니스에 대해 확실히 알고 있다. 우리 광고인들처럼박카스니스라는 단어는 안 쓰지만 박카스의 가치, 브랜드, 이미지는 이미 우리와 공유하고 있다. 그동안 성공했던 광고를 보면서 대략 그박카스스러움이 광고에서 어떻게 표현되는지를 알고 있다. ‘박카스다움의 스타디움에서 맘껏 놀 공간이 생겼다고 할까. 적절한 유머와 재치 있는 스토리와 반전, 적절한 공익성과 올바름을 녹여내서 온다. 그러니까 앞뒤에 로고 넣는 수준으로만 편집해서 그대로 틀어도 되는 거다. 요새 유행하는 다른 에너지 음료들과 비교해보자. 레드불 광고는 밤새 노는 젊은이가 나오고, 박카스는 밤새알바하는 젊은이가 나온다. 좀 더 서민적이면서 일상에 가깝다.

 

29초 영화제 얘기가 나온 김에 묻겠다. 소비자 참여 이벤트라는 게 보통 일회성 행사로 끝나기 마련인데, 29초 영화제는 참여의 열기나 실제 응모작 활용 측면에서 모범사례처럼 보인다. 어떤 비결이 있나?

: 앞서 말한 얘기, ‘운동장 비유와 거의 같은 말을 하게 될 것 같은데 박카스는 영화제 응모자들에게 감 놔라 배 놔라 하지 않는다. 가이드라인을 굳이 제시할 필요가 없다. 브랜드의 여유, 힘 이런 게 있다고 본다. 이런 응모전을 할 때 기업이 빠지는 함정이 있다. 일단 기업 입장에서 광고는 엄청난 재원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TV광고 한 번 나가는데 기본이 수천만 원 든다. 그런데 아마추어들의 작품을 그대로 방송에 튼다는 건 리스크가 높은 일이다. 그러다보니까 자꾸 광고주 입장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그림으로 몰아가고 싶어 하고, 당연히 참여자들은 최종적인 공감을 얻지 못하고 일회성 이벤트로 참여행사가 끝나버린다. 이렇게 되면 말이 UCC고 말이소비자 참여일 뿐이다. 그런 면에서 박카스뿐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가 확고한 장수 브랜드들은 장점이 있다. 물론 이 장점을 이해하고 광고주가 용기를 내야 한다. 박카스는 피로회복제니까, 정말 소비자들이 피로감을 느끼는 지점들을 그냥 날 것 그대로 올리게 하면 되는 거다. 그들도 박카스 광고가 어떤 식인지 다 안다. 물론 광고주는 일반인들이, 아마추어가 과연 잘할 수 있을지 불안하다. 요즘 소비자들 장난 아니다. 진짜 스마트하다. 일단 자사 브랜드가 장수한 브랜드고 이미지가 확실하다면 믿어볼 필요가 있다.

 

‘국토대장정’도 박카스가 꽤나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기업들은 이 같은 오프라인체험형 행사’와 이벤트를 기획하고 싶어 하는데 성공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 많은 기업들이 오프라인 행사를 하고 싶어 한다. 오프라인 행사가 매력적인 이유는, 소비자들에게 기업이 생각하는 걸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게 아니라 기업에서 자랑하고 싶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치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장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부분 성공하지 못한다. 이유는 우선우직함이 없어서다. 이런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쓸 때내가 얼마를 투입했으니까 얼마만큼의 가치가 와야 한다는 사고로 접근하면 반드시 실패한다는 얘기다. 우직하게 하다 보니 지금 국토대장정 어떤가? 참여한 사람들이 대장정 중간중간 SNS로 얘기를 퍼나르고, 지인들이 알고 또 퍼나르고 그렇게 퍼져간다. 엄청난 비용을 들이면서 1, 2회 이렇게 진행할 때는 사람들이 잘 몰랐던 행사다. ROI 관점에서는 정말 빵점짜리 행사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박카스를 홍보해야 한다라는 마인드가 없었다. ‘올바른 젊음이라는 가치 하나만 내세웠다. 그게 계속 시간이 지나면서 박카스 브랜드 위에 얹어진 셈이다.

 

: 국토대장정 진행하다 보면 정말 이게 보통 일이 아니란 걸 알게 된다. 진짜 우직함이나 오너의 의지, 이런 게 없으면 불가능한 이벤트다. 요새 젊은이들 사실 체력이 별로 좋지도 않다. 그런데 이들이 대한민국을 걷고 또 걷는다. 그 대열을 안전하게 끝까지 지키고 자존심도 살려주면서 이끌어야 한다. 어마어마한 준비가 필요하다. 국토대장정은 분명 빅 아이디어다. 빅 아이디어를 내는 건 쉽다. 그런데 그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이런 빅 아이디어를 실행할 때 중요한 건 이 모든 과정에서 엑셀장표는 빠져야 한다는 거다. ‘거봐 문제 생길 줄 알았어라는 냉소를 극복할 수 있는 의지와 우직함, 사심 없음. 이런 게 큰 오프라인 행사를 성공시키는 힘인 듯하다.

 

 

박카스 광고 메시지로 다시 돌아와보자. 워낙 우리네 삶이 팍팍하다 보니 위로와 격려도

좀 넘쳐나는 게 아닐까. 위로와 격려에 대한 소비자들의 피로감은 어떻게 극복하나?

: 사실 위로와 격려라는 메시지는 보편적인 가치가 있긴 한데 지금 너무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다. 박카스도 사실 그중 하나다. 다만 박카스는 남들 안 할 때부터 그걸 해왔으니까 그래도 인정받는 게 아닐까 싶다. 우리도 항상 고민한다. ‘우리가 광고를 만드는데 박카스 광고를 보고 짜증나면 어떡하지? 피로하면 어떡하지?’라는 얘기를 나눈다. 위로와 격려의 홍수 속에서, 동어반복적 광고의 톤과 매너(Tone and Manner)로 광고 수용자들이 자칫 더 피곤해지는 건 아닌지 생각한다는 얘기다.

 

: 오랫동안 진정성 있게 해왔다는 게 왜 중요한 지점인가 하면 계속박카스스러움안에서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 때문이다. 예전젊음, 지킬 것은 지킨다시리즈를 지금 보면 사실 좀오그라드는느낌이 있다. 바뀐 플랫폼, 사람들의 미디어 활용 행태 등과 시대 트렌드를 계속 반영해 조금씩 변형하면서도올바른 젊음을 지키는 게 핵심이다. 현재 웹·모바일상에 떠도는 콘텐츠, 동영상 콘텐츠에는 몇 가지 특성이 있다. 70% 정도는유머코드가 들어 있는 콘텐츠다.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주로 동영상이 소비되니까 3∼5분이 대부분이다. 그 이상 넘어가면 지루해서 끈다. 지금의 박카스 광고는 예전 광고에 비해서 좀 더 유머스러움이 있지만착함도 유지한다. 이 시대에는 절대 착하기만 해야지꼰대가 돼선 안 된다. 가르치려드는 순간 소비자는 외면한다.

 

박카스는 수년 전부터 새로운 경쟁상대를 만난 듯하다. 앞서도 얘기가 나왔지만 지난 수년간 갑자기 커진 ‘에너지 음료시장에 많은 글로벌 경쟁자들이 존재한다.

: 예전에는 노골적으로 박카스를 공격하는 듯한 제품도 있었다. 비타민음료 쪽에서. 그러다가 최근에는 아예우린 세다’ ‘카페인, 타우린 많아서 힘이 난다고 메시지를 던지면서 들어온 에너지 음료들이 많다. 그런데 에너지 음료라는 카테고리는 당연히 없어지진 않겠지만 계속 성장하고 그럴 건 아닌 것 같다. 음료라는 게 워낙 트렌드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다행이젊음콘셉트를 잘 유지한 덕에 에너지 음료 시장에서도 박카스가아저씨 음료처럼 밀리진 않고 있다. 외국계 에너지 음료들이익스트림 스포츠’ ‘밤샘’ ‘열정’ ‘파티의 느낌이 강하다면 박카스는일상’ ‘피곤한 삶의 콘셉트가 잘 잡혀 있기 때문에 계속 갈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자꾸 그때그때 누군가 강자가 나타났다고 그들과 경쟁하겠다고 마음먹으면 브랜드 콘셉트가 흔들린다. 좀 오글거리는 얘기지만 박카스의 경쟁상대는 에너지 음료나 비타민 음료가 아니라한국인들의 피로라고 생각하고 밀어붙여야 한다.

 

누군가는오늘 밤새 공부해야지라고 마음먹거나오늘 불금 보내야지할 때 에너지 음료를 찾고 뭔가 삶에 지쳐서 편의점 찾았을 때, 짜증이 올라올 때에는 박카스를 집는다고 하더라. 그분 말에 우리 경쟁전략, 브랜드 콘셉트의 정답이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변화하는 소비자와 광고의 미래에 대해 간단히 말해 달라.

: 요새 광고 하고 마케팅 하고 브랜딩 하는 거, 정말 어렵다. 기존에는 어쨌든 TV광고를 비롯한 4대 매체를 중심으로 놓고 다양하게 가지를 치면 됐다. TV 광고도 15초나 30초로 딱 정해져 있고 메시지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까만 신경 쓰면 됐다. 지금은 나 스스로도 SNS를 통해 지인들에게이거 봤니? 같이 보자라고 건넬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야만 한다.

 

: 온라인상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무수히 많은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사라지고 있다. 그중 어떤 것들은 당시의 이슈에 편승해서 더 화제가 되기도 하고, 더 감동을 주곤 한다.

하지만 지금 바로 기억나는 것이 있는가? 찰나의 감성이나 휘발적 감동보다는 결국 얼마나 일관적으로 내가 가진 본질적 가치를 상대에게 공감되게 전달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박카스 광고를 만드는 입장에서는 결국박카스다움을 잃지 않는 것이 온라인상의 수많은 콘텐츠와 차별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 같은 일관성을 위해서는 스스로 자신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 차별성과 장점을 파악하는 건 당연하다. 그 다음에 기발함, 유머, 감동이 나와야 한다. 소비자들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그들은 지금 어떤 코드에 움직일까? 나도 그 코드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 소위 말하는 마케터와 광고인들이 하는 고민이 바로 그 코드를 알아내는 것이다. 내가 확신하는 유일한 사실은 그 코드는 계속해서 변화한다는 사실뿐이다.

 

고승연 기자 sea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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