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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게이트의 중국시장 진출 전략

빨간 총, 화려한 옷, 완벽한 ‘중국식’ 420만 명 동시 접속 꿈의 기록 터졌다

고승연 | 153호 (2014년 5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 전략,마케팅

 미국 <포브스>지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단일 게임으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게임이 한국 스마일게이트사의크로스파이어라고 발표했다. 3760억 원 매출에 2250억 원의 영업이익. 이 놀라운 수치 뒤에는진출 타이밍현지화를 최적화하는 스마일게이트의 게임 출시 노하우가 숨어 있다. 2006년 한국 시장에서는 처절하게 패배했지만 세계 최대 시장 중국에서 400만 명이 넘는동시 접속자 기네스 기록을 만든 크로스파이어. 제작사인 스마일게이트사는 중국 FPS 게임 시장의퍼스트무버가 되기로 결심한 뒤 우선 유저들의애착심을 키워 전환비용을 높였고네트워크효과를 최대한 활용해 게이머의 이탈을 막았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김연아(한성대 산업공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미국 <포브스>지는 지난해 단일 게임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게임이 한국 스마일게이트사의크로스파이어라고 발표했다. 95700만 달러로 약 1조 원에 달하는 매출이었다. 게임유통사인 중국의 텐센트 몫을 빼면 우리 돈으로 약 3760억 원(연결회계 기준)이다.

 

더 놀라운 부분도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해 225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영업이익률이 무려 68%. (그림 1) 한국은행이 국내 1541개 상장사와 169개 비상장사의 2013년 실적을 분석한 결과, 평균 영업이익률은 4.6%에 그쳤다. 그나마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제외하면 3.4%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한국 기업이 낮은 이익률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스마일게이트가 이처럼 높은 수준의 이익을 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그림 1 스마일게이트 홀딩스 매출액 추이

 

1 크로스파이어 주요 연혁

 

수익의 원천은게임에서 사용하는 아이템이다. 현재 4억 명이 넘는 회원이 크로스파이어에 아이디를 만들어 가입한 상태인데 회원가입은 무료지만강한 무장’, 그리고나만의 특별한 개성을 위해서는 유료 아이템을 구매해야 한다. 중국의 경우 마케팅은퍼블리셔’(게임유통사)인 텐센트에서 주로 펼치고 스마일게이트는 게임 개발/개선에만 집중하면 되는 구조다. 불과 7∼8년 전 직원 70명에 불과하던 스마일게이트는 현재 약 1000명의 직원들이 중국은 물론 동남아, 남미 등 전 세계 시장을 무대로 활동 중이다. 중국에서 달성한 동시 접속자 수 420만 명의 기록은 기네스북에 올랐고 그마저도 계속 자신의 기록을 깨면서 만들어 왔다. DBR이 스마일게이트크로스파이어의 성공요인과 향후 전략, 시사점 등을 알아봤다.

 

 

1. 동시 접속자 수 420만 명, 기네스북 게임의 탄생

 

1) 2006, 한국 시장에서의 패배, 그리고 중국

첫 전장이었던 한국 시장에서 스마일게이트는 처절하게 패배했다. 오랜 개발 기간을 거쳐 2006년 크로스파이어를 야심 차게 내놨지만 이미 전쟁터(시장)에는 수많은 병력(회원)을 확보한 이들이 전투를 펼치고 있었다. 2003년부터 대대적인 인기를 얻었던스페셜포스’, 2005년부터 시장의 강자로 등장한서든어택등의 아성에 크로스파이어는 방아쇠 한 번 제대로 당겨보지 못하고 전장에서 쫓겨났다.

 

하지만 수년간의 투자, 개발자들의 땀과 눈물을 그렇게 날려 보낼 수는 없었다. 레드오션이 아닌 새로운 곳, 네트워크 게임(온라인상에서 접속한 유저들끼리 함께하는 게임)의 선점효과를 크로스파이어가 누릴 수 있는 곳을 찾았다. 가장 가까운 중국이 눈에 들어왔다. 스마일게이트의 창립자이자 스마일게이트 홀딩스 대표인 권혁빈 사장이 직접 중국으로 향했다. 그는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시장 현황부터 파악했다. 다행히 아직선점효과를 누리고 있는 선발주자가 없었다.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기업의 생사가 걸린 진출이었기에 쉽게 뛰어들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2) 텐센트와의 운명적 만남

‘게임을 처음부터 다시 만든다는 생각으로 전열을 가다듬었다. 먼저 파트너를 찾았다. 게임 제작·개발에 특화돼 있는 스마일게이트 입장에서는 역량의 한계는 물론 중국의 각종 규제 등을 고려할 때 반드시 중국 퍼블리셔가 필요했다. 처음에는 한국 내 게임 퍼블리셔였던 네오위즈가 중국 포털/메신저 서비스 회사인 텐센트와 접촉했다. 그리고 스마일게이트와의 논의를 거쳐 텐센트와 힘을 합치기로 했다. 현재 텐센트는 우리나라로 치면네이버카카오톡을 합친 정도의 인터넷 회사다. 시가 총액이 150조 원 정도로 홍콩 시장에 상장돼 있는 명실상부한 1위 업체다. 그러나 7년 전 당시에는 현재 매출 규모의 10분의 1 수준이었고 순위도 당시 업계 2∼3위에 그쳤다. 네오위즈와 스마일게이트는 텐센트의 젊고 진취적인 경영진을 보고 그들과 함께하기로 결심했다. 텐센트 역시 포털 1위 고지 점령을 위해서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했다.

 

스마일게이트와 텐센트, 두 회사는 손을 맞잡고 머리를 맞댔다. 중국 시장, 중국 소비자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시작됐다. 중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던 모든 FPS 게임을 조사했고 실패한 게임은 그 게임대로 이유를 분석했다. 그 결과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중국인들은 게임상에서도 자국을 상징하는 붉은 색과 황금색을 선호하며 중국의 역사적 건물과 도시를 수호하는 개념에 열광한다는 걸 확실하게 깨달았다.

 

‘오로지 중국인만을 위한 게임개선작업이 시작됐다. 말이 개선이지 새로 개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미 한국 시장에서 쓰라린 경험을 하면서 다양하게 발전시켜온 최신의 게임 인터페이스, 신속한 개선 능력은 스마일게이트만이 가진 장점이었다. 그래서 속도가 났다.

 

전 세계 모든 FPS 게임에서 총의 색깔은 검정으로 통일돼 있었다. 현실감을 높이기 위해서다. 그리고 여성 캐릭터라도 전통의상을 입고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 한복이나 기모노를 입고 전투에 임하진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은 달랐다. 중국인들은 그걸 원했다. 전체를 황금색 용이 휘감고 있는 총기, 황금색이나 붉은색에 화려한 문양이 새겨진 총기, 파란색 크리스탈로 만들어진 총기 등을 만들어 아이템화했다. 붉은색, 짙은 파란색 천에 화려한 무늬가 들어간치파오’를 입은 여성 캐릭터도 만들었다. 확실히 반응이 좋았다. 크로스파이어가 점점 알려지면서 게임상에서 전투가 벌어지는도 다시 만들었다. 중국의 자금성이나 동방명주는 중국 정부 규제로 인해 똑같이 만들 수 없었다. 그래서 상상력을 동원해 제작할 수 있는차이나타운맵을 만들어 전체적으로 붉은색 홍등과 거대한 용 등이 맵 전체를 화려하게 꾸미도록 했다. 맵 중앙에는 금과 꽃으로 꾸며진 커다란 등이 설치됐다.

 

실제 이런 아이템이나 맵 구성을 보면 한국인이나 다른 나라 사람들이 보기에는 지나치게 화려하고 다소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다. 스마일게이트도 이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임원진이 중국을 수시로 드나들며 중국을 계속 경험하는 과정에서명도와 채도가 높은 색상’ ‘붉은색과 황금색’ ‘용 무늬를 빼고는 중국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확신이 들었다. 실제 한국에서 잘나가던 FPS 게임도 현지화에 실패해 사실상 철수한 상황이었다. 확신이 강해졌다.

 

퍼블리셔 텐센트는 포털 1위를 향한 야심으로, 스마일게이트는 회사의 사활을 건 각오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타이밍은 말 그대로최적이었다. 간간히 외국 게임들이 주목을 받았으나 한국의스페셜포스’ ‘서든어택등과 같은 절대적 시장 강자는 없었다. 그런데카운터스트라이크라는 FPS 게임 하나가 인기를 끌고 있었다. 인터넷 게임이 아니라 PC방에 모여랜선으로 연결된 상태에서만 할 수 있는 게임이었다. , FPS 게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인들의 마음을 확실하게 사로잡아 인터넷상에서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은 없는 상태였다. 이 타이밍에 크로스파이어가 뛰어들었다. 중국 취향에 맞춘 게임 인터페이스와 스토리, 아이템에 중국인들은 열광했다.

 

 

3) 동시 접속자 수 세계 최고 기록 달성

선점 효과, 그리고 네트워크효과. FPS 게임의 성공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요소다. 따라서 FPS의 성공 여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는 동시 접속자 수다. 특정 시점에 몇 명이 해당 게임을 하기 위해 접속해 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함께하는 게임 특성상 같이할 사람이 별로 없다면 유저들은 곧바로 게임을 외면한다.

 

처음 텐센트와 전략을 짤 때만 해도동시 접속자 수 50만 명이면 성공, ‘100만 명이면 대성공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진출 1년 만인 2009년 동접자 수 100만 명을 달성했다. 자축 파티가 열리던 날, 권 대표가 입을 뗐다. “100만 명이 뭐냐. 이제 200만 명도 할 수 있다. 아니, 300만 명까지 해보자!”

 

이때까지만 해도동접자 수 300만 명은 끝없이 추구해야 할 이상적 목표일 뿐 단기간에 달성 가능한현실적 목표라고 생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그런데 1년 뒤인 2010년 동시 접속자 수 200만 명을 가뿐히 넘기며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그리고 16개월 뒤인 2011 9, 아무도 3년 만에 달성할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던 ‘300만 명 동시 접속자 기록이 탄생했다. 또다시 1년 뒤인 2012년 말 420만 명 동시 접속이라는 웬만하면 절대 깨지지 않을 기록이 만들어졌다. 게임업계에서공식적으로는 더 이상 확장하기가 불가능하다고까지 여기는 선이다.1  (그림 2)

 

그림 2 크로스파이어 동시 접속자 수 증가 추이(월별 100만씩 돌파한 시점)

 

‘동시 접속자 수는 단순히 상징적인 의미만은 아니다. 2008년 스마일게이트가 처음 크로스파이어를 중국 시장에 내놨을 때다른 경쟁자들이 감히 넘볼 수 없는 유저 수의 기준’, 이른바대세 게임이 되기 위한티핑포인트는 약 30만 명 동시 접속인 것으로 여겨졌다. 문제는 중국시장 자체도 매우 커지고 있었다는 것. 따라서 권 대표가 100만 접속을 이룬 날에 파티를 하면서도 200만 명, 300만 명 접속자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중국시장 전체를 놓고 봤을 때 티핑포인트 자체가 이동하고 있다는 걸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한국 시장에서 FPS는 물론 또 다른 네트워크 효과 중심 게임인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MMO RPG)들이 경험한 시장상황에서 권 대표가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국내 MMO RPG 게임은 초기에는 대규모로 유저를 끌어모으지만 이후 해킹, 네트워크 문제 발생, 콘텐츠 부족 등의 이슈로 몇 달 안 가 유저 수가 급감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었다. 현재 중국에서는 경쟁 게임의 접속자 수/유저를 고려해야 하지만 동접자 100만 명이면 보통티핑포인트에 다다른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스마일게이트의 설명이다.

 

 

2. 전략의 변화, 그리고 또 다른 해외시장

 

1) ‘접속자 늘리기에서내실화

크로스파이어동접자 420만 명이라는 기네스 기록은 스마일게이트에는 성공의 상징인 동시에터닝포인트였다. 감히 타 게임이 범접하기 어려운 400만 명 수준의 동시 접속자를 꾸준히 유지하게 되자 이제 접속자 수를 늘리는 것이 더 이상의 지상 과제는 아니었다.

 

‘내실화’수익강화를 위한 본격적인 노력이 시작됐다. 게임업계에도 식당 등에서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객단가라는 개념이 존재한다. ARPU(Average Revenue Per User)라는 개념이다. RU(Registered User)는 말 그대로 아이디를 만들어 게임에 가입한가입유저를 의미한다. BU(Buying User) 혹은 PU(Paying User)유료 결제 유저로 아이템 등을 사는 데 실제 돈을 지불하는 사용자를 뜻한다. 그리고 BU rate는 유료 결제 유저의 비율이다. 이를 토대로객단가개념인 ARPU는 총매출을 BU로 나눈 값으로 구한다. 전체 가입자, 유저를 대상으로 ARPU를 구하지는 않고 결제 유저만을 대상으로 평균 소비금액을 계산하는데 게임회사에서는 매출을 올리기 위해 BU rate를 올리거나 ARPU를 높이는 게 일반적이다.

 

스마일게이트는 두 가지를 모두 시도했다. BU rate를 높이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게 최초 결제 경험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벤트나 프로모션을 통해 유료 결제 아이템을 한정기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거나 게임머니를 소액 충전할 수 있도록 해 첫 구매의 부담을 줄여줬다. 이와 동시에 ARPU 측면에서는 중국 유저의 성향을 활용해 고가의 이른바 VVIP 아이템을 주기적으로 출시했다. VVIP 총기는 아이템당 가격이 약 999위안(한화 17∼18만 원) 정도 하는데 이 역시 잘 팔리고 있다.

 

물론 이 같은 수익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멋지고 게임상 균형도 잘맞는 아이템을 만드는 것 외에도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야 한다. ‘첫 구매의 경험을 만들어줘야 하기 때문에 결제과정이 절대로 복잡해서는 안 된다. 스마일게이트는 퍼블리셔인 텐센트와 함께 중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면서도 간단한 방식의 결제방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텐센트 사이트의 자체 가상화폐큐비가 큰 도움이 됐다. 텐센트에서 어떤 게임을 즐기고 어떤 음악을 구매하든 그 기본 단위는 이 가상화폐2 . 이미 다른 용도로 이를 사놓은 사람들은 손쉽게 크로스파이어 게임 아이템 구매에도 이를 사용할 수 있었다. 물론 별도의 신용카드 결제도 가능했지만 소액결제를 위해 이미 익숙한 시스템을 그대로 활용하면 됐기 때문에 아이템 구매를 유도하는 게 어렵지 않았다. 여기에 한 가지 아이디어를 더했다. ‘오프라인 선불카드를 만들었다. 숫자를 입력하면 큐비를 살 수 있는 선불카드다. PC방과 아이들이 모일 만한 곳에서는 이걸 팔았다. 휴대폰 소액결제 서비스가 안 되는 중국에서 청소년들이 손쉽게 큐비를 사고 그 큐비를 활용해 크로스파이어 아이템을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이처럼 스마일게이트는철저한 현지화라는 기본 전략을 토대로네트워크 효과선점효과를 위한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티핑포인트를 훌쩍 넘는 수준의 유저를 확보한 뒤에 유연하게내실화전략으로 넘어갔다.

 

 

2) 지속성장과 경쟁자 견제

게임시장에서는 인기 있는 게임이 등장하면 금방 모방 서비스가 등장하곤 한다. 비록 선점효과와 네트워크 효과를 확보했더라도 긴장을 풀어서는 안 된다. 스마일게이트는 내부에서 스스로 ‘1등 전략이라 부르는 전략을 활용하며 경쟁자를 견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네이버 전략이라고도 하는데 유사하거나 다른 장르에서 적용하고 있는 서비스나 시스템 중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 게임에 절대 적용할 수 없는 것들은 제외하고는 최대한 크로스파이어에 맞게 도입하는 것이다. ‘특이한 아이템’ ‘특별한 게임 시스템이나 인터페이스가 화제가 돼 떠오른 게임이 있다면 그 내용을 뜯어보고 적용할 수 있는 건 그대로 가져와 유저 이탈을 사전에 막는다는 의미다. 또 경쟁이 될 만한 게임이 출시될 시점에는 소위맞불을 놓기 위해 텐센트와 협의해 이벤트나 프로모션을 더 강하게 진행하는 보편적 방법도 사용하고 있다.여기서 중국 내 포털 1위 업체가 된 텐센트의 영향력이 큰 도움이 된다.

 

텐센트는 현재 중국 메신저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는 QQ메신저를 운영하고 있다. 크로스파이어의 새로운 아이템이나 맵이 등장했을 때, 특별한 프로모션이 있을 때 그저 친구들과 채팅을 하거나 메신저 창을 띄워놓기만 해도 자연스럽게 팝업창 등으로 홍보를 할 수 있다. 또 메신저 등록 친구 중 한 명이 메신저 로그인 상태에서 크로스파이어 게임을 하면크로스파이어 게임 중임을 알리는 아이콘이 뜬다. 메신저에 습관적으로 로그인하는 모든 사람들은 크로스파이어 게임 자체는 물론 관련 프로모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스마일게이트가 크로스파이어로 큰 성공을 거둔 이후에도 여전히 텐센트와의 각별한 관계 유지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는 건 바로 이 때문이다. 텐센트 역시 전 세계적인 또 다른 게임 LOL을 직접 퍼블리싱했으면서도 수익률이 높고 업계 1위가 되기 이전부터 함께 성장해온 스마일게이트와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스마일게이트 임원진은 자주 중국으로 건너가 텐센트 임원진과 소통하고 교류한다.

 

유저 이탈을 막고 경쟁자의 부상을 견제하는 동시에지속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유저 개개인이 게임에애착을 갖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유저 입장에서 시간이나 돈, 노력, 커뮤니티, 친구 사귀기 등 또 하나의 세상, 즉 가상세계에서 본인이 얼마나 투자했는지에 따라 게임에 대한 애착 정도가 달라진다. 스마일게이트는 이를 위해 현실과 다른 게임 내에서의 개인, 게이머에 대한 평가 기준, 즉 게이머들이 타 게이머가 가진 어떤 점에 열광하는지 항상 주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레벨이 높은 유저 혹은 특정 아이템이나 휘장을 보유한 유저가 다른 유저들의 주목이나 관심을 받으면 해당 아이템이 인기를 끄는 이유가 무엇인지 파악해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가상세계에서대접받는다는 느낌, ‘이곳에선 내가 강자라는 자신감 등을 가진 유저들이 늘어나면 게임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진다.

 

스마일게이트는 또 춘절이나 중추절 등 장시간 접속자가 가장 많이 늘어나는 타이밍에특별 아이템을 만들어 한정판을 판매하거나 새로운 대전 모드, 새로운 전투환경과 스토리 등을 업데이트한다. 이 시기에는 예를 들어, 우리 돈으로 10만 원 이상인 새로운 총기류를 만들어 200개만 한정 판매한다. 다른 유저들이 보유한 무기와 밸런스가 깨지지 않는 선에서 약간의 기능만 개선한 아이템들이다. 그러나 한정판이라는 매력적 아이템 판매를 통해 다른 유저들이 부러워하게 만들면 그 다음 이벤트에도 사람이 몰릴 수 있다. 발전하는 중국의 여러 지역을 담은 다양한 전투 배경, 새로운게임모드등도 주로 이때 론칭해 유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도록 했다.

 

오프라인 활동도 활발하게 펼친다. 중국에서 인기 있는 한류 그룹 중 하나인 MISS A JYP와 계약해 캐릭터화했고 관련 아이템도 팔고 있다. 크로스파이어 프로게이머들이 상금을 탈 수 있는 각종 대회를 열거나 후원한다.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중국의 중소 내륙도시에 들어가 MISS A 초청 행사를 개최하고 LG전자 등의 제품 전시회와 게임대회를 동시에 열기도 했다. 해당 지역의 축제가 되도록 유도한 것. 이는 이미지 개선을 넘어 오프라인상에서 게임 유저들이 공통의 경험을 갖게 함으로써 게임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을 키우도록 유도하기 위한 장치다.

 

3) 중국을 넘어 동남아, 남미로

스마일게이트는 중국의 성공을 발판으로 크로스파이어를 들고 동남아, 러시아, 남미지역까지 진출했다. 중국 이후 베트남에 진출해 이미 FPS 1등이 됐고 필리핀에서 2위 자리를 차지했다.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게임산업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보면 현재 중국이 1위이며 러시아와 브라질과 유럽이 뒤를 잇고 있다. 최근 성장세가 높은 곳이 남미시장이다. (그림 3) 스마일게이트는 브라질에서는 포르투갈어 버전, 나머지 남미 국가에서는 스페인어 버전을 출시한 상황이다.

 

그림 3 주요 국가별 최고 동시 접속자 수

 

해외 진출 시에는 한국에서의 실패와 중국에서의 성공에서 배운 교훈을 철저히 따지고 이를 반영해 계획을 짜고 있다. 바로타이밍현지화. 크로스파이어는 스페셜포스가 2003년 시장을 장악하고, 2005년 등장한 서든어택이 급부상하면서양강구도가 된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었다. 스페셜포스라는 게임이 히트를 치면서 장단점을 분석해 좀 더완벽한 게임을 만들겠다는 욕심 때문이었다. 그런데 약간 다른 방식의 FPS 서든어택이 등장해 시장을 양분해버렸다. ‘욕심 부리다 타이밍 놓치면 끝이라는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 권 대표가 중국 진출을 위해서 아예 중국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최대한 빨리 파트너를 찾아 게임을 론칭한 이유다. 그리고 중국에서의 성공에서는철저한 현지화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스마일게이트 엔터테인먼트3  양동기 대표는너무 준비만 하다 타이밍을 놓쳐도 안 되고, 서두르다가 게임 완성도나 현지화에 실패해도 안 된다일단선점효과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시장 중요도나 사이즈를 감안해일정한 품질 보장이 되는 수준이 되면 바로 타이밍을 잡고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타이밍과 현지화는 사실 상쇄관계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타이밍 실패, 중국에서의 빠르면서도 철저한 현지화와 완성도 제고 성공이라는 경험을 모두 갖고 있는 스마일게이트 내부 구성원들과 시스템은성공 가능한 현지화와 완성도의 수준타이밍을 정확하게 잡아내는 능력을 체득하고 있다.

 

 

특히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가 성공을 거두고 있는 중국,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과 남미 지역은 식민지 혹은 반식민지의 역사를 가진 나라들이 대부분이어서 국가적/민족적 자긍심이 강하다. 이를 현지화 과정에서 잘 녹여내는 것도 스마일게이트가 특히 중시하는 부분이다. 우선 베트남은 중국 문화의 영향이 강해 게임상으로 크게 변형을 줄 건 없었다. 문제는 중국보다도 낙후된 PC 사양과 네트워크 환경. 저사양 PC와 열악한 네트워크 환경에서도 무리 없이 게임이 구동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였다. 또 해킹이 심한 상황을 대비해 해킹방어 솔루션 도입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중국에서 텐센트와의 협업이 성공의 핵심요인이었던 것을 감안해 21개 케이블 채널을 가진 VTC사와 제휴를 맺어 홍보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남미에는 굳이중국식으로 변환시킨 게임을 론칭할 필요가 없었다. 다만 또 다른 측면에서의마케팅 현지화가 필요했다. 남미인들은 일단 집에 머무르는 것 자체를 싫어했다. 야외에서 함께 모여 웃고 즐기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었다. 크로스파이어를 론칭하고 프로모션하는 모든 과정은이 아닌 오프라인 광장에서 벌였다.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행사를 만들고 축제의 장을 만들었다. 함께 춤추고 즐길 수 있는 게임대회와 공연 등을 통해 크로스파이어를 알려나가는 방법을 썼다.

 

4) ‘애니팡만든 선데이토즈와의 전략적 제휴

모든 게임에는 사실수명이 존재한다. 다만 그 수명을 인간의 운명처럼아무도 모른다는 게 문제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게임 수명에 대한 예측은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FPS 게임만 해도 어떤 게임은 폭발적 인기를 끌다가 1∼2년 만에 몰락하기도 하고 시들하기도 하듯 하던 게임도 모멘텀을 찾으면서 계속 접속자가 유지 혹은 증가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크로스파이어의 인기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스마일게이트사의 고민이 바로 여기에 있다. 2년 전 대한민국을 완전히 뒤흔들어 놨던 애니팡을 만든 선데이토즈와 전략적 제휴에 나선 이유다. 스마일게이트가 최근 선데이토즈의 지분 20.7%를 인수했고 양 사는 이번 지분거래를전략적 연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선데이토즈의 최대주주는 스마일게이트가 됐고, 운영은 여전히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가 맡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제휴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 FPS 제작·개발 및 해외 진출 경험이 있는 스마일게이트와 최근 약간의 표절 논란4  에도 불구하고 애니팡2를 역시나 수많은 카카오톡 기반 모바일 게임 1위로 만들어 낸 모바일게임 강자 선데이토즈의 제휴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명분상으로는 국내에서의 성공 경험밖에 없는 선데이토즈와 해외에서의 성공경험을 갖고 있는 스마일게이트가 만나 시너지효과를 내자는 것이라면서도선데이토즈에서 제공하는 게임 자체가 사실 개발이 어려운 건 아니다. 중요한 건 애니팡과 애니팡2 등을 통해 확보된 엄청난 모바일 유저 네트워크라고 설명했다.

 

현재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 후속편, 그리고 전혀 다른 형태의 롤플레잉 게임 등을 개발 중이다. 그러나게임의 성공은 어떤 제품보다도 예측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동안 스마일게이트가 크게 신경 쓰지 못했던 모바일 게임 분야에서의 경쟁우위 확보 노력도 함께하겠다는 의지로 선데이토즈의 지분을 인수했다는 얘기다. 이 제휴가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3. 성공요인 및 시사점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때 기업은 다른 경쟁 기업들보다 먼저 그 시장에 진출할 것인지, 혹은 늦게 진출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당연히 다른 기업들보다 먼저 진출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시장에 늦게 진출하는 기업(레이트무버·Late-mover)이 더 유리한 경우도 많다. 퍼스트무버가 감수해야 하는 위험과 불확실성이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다. 퍼스트무버와 레이트무버 중에 누가 경쟁의 승자가 될 것인가를 결정짓는 데에는 기업 외적인 환경 요인과 기업 내적인 자원과 역량이 모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크로스파이어의 중국 시장 성공 스토리는 전형적인퍼스트무버 어드밴티지의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실제로는 스마일게이트도 중국 시장에 무작정 빨리 진출하려고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1) ‘애착심을 키워 전환비용(switching cost)을 높였다

빠르게, 그러나 치밀하게 준비를 한 끝에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를 중국 시장에 내놓는다. 퍼스트무버가 되기로 결정한 것이다. 퍼스트무버가 레이트무버보다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우선전환비용을 발생시켜야 한다.

 

전환비용은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발생한다. 먼저 소비자들이 시간과 돈을 투자해 해당 제품의 사용법을 배워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 소비자들은 먼저 시장에 출시된 제품에 자신의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해당 제품에 익숙해지게 된다. 이런익숙함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계속적으로 그 제품을 재구매 혹은 재사용하고 다른 제품으로 갈아타지 못하게끔 막는 역할을 한다. 전환비용은 감정적인 혹은 정서적인 이유에서도 발생한다. 예를 들면,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가 소비자들에게 특수한 정서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다(: 애플). 이러한 경우 경쟁 제품이 성능이나 가격의 측면에서는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더라도 소비자들은 먼저 사용하던 제품이 자신에게 주는 정서적인 가치를 중요시 여기게 되기 때문에 기존 제품에 충성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사실 모든 FPS 게임들은 사용자로 하여금 시간을 투자해서 인터페이스를 학습하고, 게임 컨트롤 방식을 학습할 것을 요구하며, 또한 아이템들을 구매하는 등 돈을 투자하게끔 만든다. 하지만 게임 사용자들이 모든 FPS 게임에 동일한 정도의애착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사용자들의애착의 정도는 전환비용의 크기를 결정지으며 다른 경쟁 게임이나 서비스가 등장했을 경우에 사용자들의 이탈을 막을 수 있는가를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스마일게이트는 중국 소비자들의 크로스파이어에 대한 애착을 높이는 방법을 잘 이해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이용했다. 중국 소비자들이 크로스파이어에 대해 직면하는 전환비용은 그들의 게임 방식에 대한 학습과 아이템에 대한 투자에서도 기인하지만 크로스파이어가 중국에 대해 보인 정성(: 차이나타운을 전투 시나리오에 포함시키고 전통 의상을 캐릭터에게 입히는 등)에 따른 정서적인 측면에서도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중국 사용자들이 정서적인 전환비용을 극대화할 것인가를 잘 이해하고 이를 제대로 실행했다.

 

 

2)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를 최대한 활용했다

퍼스트무버의 또 다른 어드밴티지는네트워크 효과5 . 많은 제품은 제품 자체의 가치(어타키 밸류·autarky value)와 그 제품을 사용하는 다른 소비자 혹은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에서 오는 가치(싱크로나이제이션 밸류·synchronization value)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이러한 두 가지 종류의 가치 중에서 싱크로나이제이션 밸류가 훨씬 더 중요하게 그 제품의 가치를 결정짓는 제품들이 있다. 바로 네트워크 효과가 두드러지는 제품들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이나 SNS(: 페이스북) 등이 네트워크 효과에 의해서 그 제품의 가치가 결정되는 것들이다. 어타키 밸류란 다른 사용자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가정할 경우에도 그 제품에서 얻을 수 있는 가치를 의미한다. 따라서 스마트폰의 어타키 밸류는 기껏해야 시계, 알람, 사진기, 계산기 등이 될 것이다. 페이스북은 기껏해야 일기장, 사진 저장 공간 정도가 될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페이스북의 진정한 가치는 다른 사용자들과의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해주는 데 있으며, 스마트폰과 페이스북을 그들의 어타키 밸류 때문에 구매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크로스파이어와 같은 FPS 게임도 싱크로나이제이션 밸류가 그 제품의 가치를 결정하는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다. 네트워크 효과 혹은 싱크로나이제이션 밸류가 중요한 제품에서는다른 사용자의 수가 해당 제품의 가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효과는 제품의 한계효용의 증가(increasing return)를 가능하게 하는 특징을 지닌다. , 다른 사용자 숫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특정 사용자가 해당 제품에서 얻는 한계적 효용의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네트워크 효과가 중요한 제품의 경우, 다른 경쟁자들보다 신속하게 사용자의 숫자를 증가시키고 이탈을 막는 것이 성공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스마일게이트사가 크로스파이어 게임이 처음 100만 명 동시 접속자 기록을 냈을 때 곧바로 200만 명, 300만 명 동시 접속을 위한 프로모션과 아이템 개발, 전략수립에 들어간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생각 외로 좋은 성과가 나왔다고 해서 그 자리에서 만족했다면 레이트무버에게 추격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었다.

 

3) 스마일게이트의 미래를 위한 제언

중국 시장에서 경쟁 기업이 감히 넘볼 수 없는 사용자 수를 자랑하고 있다는 점에서 크로스파이어의 미래는 밝아 보인다. FPS 게임의 가치가 전환비용과 다른 사용자의 수에서 결정되는 산업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하지만 전환비용과 네트워크 효과가 아무리 중요한 산업이라도 후발 주자가 퍼스트무버를 추월한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AOL(America Online)의 메신저 서비스가 마이크로소프트의 메신저에 추월당했고, 프리챌이 싸이월드에 추월당했고, 싸이월드는 다시 페이스북에 자리를 내줬다. 따라서 현재 압도적인 사용자 수와 그로 인한 네트워크 효과, 전환비용의 강점을 누리고 있는 기업이라 하더라도 이러한 지위를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지속적인 고민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FPS 게임이나 다른 모든 네트워크 효과가 중요한 제품과 서비스들도 훨씬 더 뛰어난 가치를 제공하는 후발 경쟁자들에게 조금씩 조금씩 시장점유율을 내주게 될 수 있다. 경쟁자가 잠식한 시장점유율이 티핑포인트에 이르게 되면 순식간에 퍼스트무버의 지위가 흔들려 버릴 수 있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제품과 서비스의 질을 개선시키고 소비자와 사용자들의 요구를 이해해 제품 개발에 반영해야 한다. 아무리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게임이라 하더라도 언젠가는 사용자들이 그 게임에서 흥미를 잃을 가능성이 있다. 크로스파이어도 마찬가지 위험에 노출돼 있을 것이며 이러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기존 사용자들의 기대를 뛰어넘는 새로운 시나리오나 새로운 전투 방식들을 계속적으로 개발해 내야 한다. 사용자들은 크로스파이어 게임이 지속적으로 새로운 흥미를 유발할 수 있을 때에만 크로스파이어에 충성도를 유지하고 다른 경쟁 게임으로 이탈하지 않을 것이다.

 

 

또 다른 제안 역시 가능하다. FPS가 아닌 전혀 다른 장르의 게임이나 크로스파이어와 전혀 다른 스타일의 새로운 FPS 게임을 시장에 내놓는 것이다. 그리고 크로스파이어 기존 사용자들이 축적한 기술, 경험치나 아이템, 혹은 명성이나 순위(ranking)를 전혀 새로운 게임에서 상당 부분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 차후에 크로스파이어에 대해 사용자들의 흥미가 떨어지게 되더라도 사용자들이 크로스파이어에 투자했던 자신들의 시간과 돈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다른 게임으로 옮겨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스마일게이트의 경쟁 기업이 제공하는 게임이 아니라 스마일게이트의 다른 게임으로 옮겨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이윤을 유지하기 위해서 시도하는 가장 보편적인 경영전략은 다른 제품 혹은 산업으로 진출하는 다각화(diversification) 전략이다. 그리고 성공적인 다각화의 공통적인 특징은 기존의 제품/산업과 새로운 제품/산업 간에 유사성이 높다는 것이다. 유사성이 높은 분야로의 진출 혹은 관련 다각화(related diversification)가 성공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기업의 현재 핵심역량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다각화를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일게이트의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역량은 현재 크로스파이어의 많은 사용자 수와 이들이 직면하는 높은 전환비용이다. 따라서 새로운 게임을 시작하는 소비자들이 자신들이 여태까지 크로스파이어에 투자했던 시간과 돈을 리셋하고 무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상당 부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끔 배려해 준다면 스마일게이트는 설령 기존 사용자들이 크로스파이어에서 흥미를 잃고 이탈하게 되는 경우라도 사용자들을 잃지 않을 수 있다. 또 이들을 자연스럽게 스마일게이트가 제공하는 새로운 게임으로 이동시킬 수 있을 것이며 중국 시장, 더 나아가 세계 게임 시장에서의 경쟁우위를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바로잡습니다

DBR 152(2014 51)에 실린 DBR Case Study ‘“짜장면을 스마트폰으로 배달시키자키치 옷 입은 앱, 300만 건 신화 낳다제하의 기사 중 배달의민족 바로결제 서비스 수수료를 설명한 39페이지의 내용에서건당 9∼125%’를 건당 ‘9∼12.5%’로 바로잡습니다. 잘못된 정보를 게재한 점 사과드리며 DBR 제작진은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고승연기자 seanko@donga.com

 

강진구고려대 경영대 교수 jg20605@korea.ac.kr

강진구 교수는 연세대 경영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University of Pennsylvania) 와튼스쿨(Wharton School)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싱가포르 난양경영대(Nanyang Business School) 교수를 거쳐 현재 고려대 경영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관심 분야는 경영전략, 혁신과 경쟁우위, 기업의 사회적 책임, 경영자 의사결정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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