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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with the Maestro : 유도 금메달리스트 하형주 교수

“부드러움이 강한 것을 제압합니다”

이유종 | 130호 (2013년 6월 Issue 1)

 

 

하형주 교수가 다른 금메달리스트보다 더 큰 인기를 누린 이유는 1984 LA올림픽 8강전과 준결승전에서 보여준 극적인 승부 때문이다. 하 교수는 대진 운이 좋지 않아서 8강전에서 일본의 강호 미하라를 만났다. 미하라와는 이전까지 단 한번도 붙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미하라의 기술에 대해선 미리 분석을 해뒀고 실전에서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미하라의 주무기는 허벅다리걸기. 하 교수는 미하라의 허벅다리걸기를 씨름의 들배지기를 응용한 기술로 제압하기로 계획을 짰다. 예상대로 미하라가 허벅다리걸기 기술을 사용하자 들배지기 응용기술로 미하라를 들어 올려 내던졌다. 상대방이 전혀 예측하지 못한 기술을 사용해서 한판 승리를 얻어낸 것이다. 4강전에서는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독일의 군터 노이로이터를 만났다. 경기 종료 35초 전까지 효과를 내주고 있었으나 막판에 발목받치기로 역전승을 거뒀다. 결승전에서 브라질의 비에이라를 만났고 안다리후리기로 금메달을 거머쥘 수 있었다. 하 교수는유도는 자기 자신을 추스르는 종교 같은 스포츠다. 나를 컨트롤하고 내 삶의 방식을 만들어준 실질적인 종교라고 볼 수 있다. 젊은 시절 나를 하나의 완성된 인격체로 만들어준 것도 유도였다. 금메달을 땄을 때는 사실 메달 자체보다는 내 자신을 완벽하게 컨트롤할 수 있었다는 사실 때문에 기뻤다고 말했다. 하 교수에게 자신을 제어해서 상대방을 이기는 운동종목인 유도에 대해 들어봤다.

 

유도에선 체구가 작은 선수가 큰 선수를 이기기도 합니다.

서양 무술은 자신의 힘을 이용해서 상대를 제압합니다. 반면 동양 무술은 상대의 힘을 역으로 이용해서 상대방을 제압하죠. 이런 무술 원리의 차이는 동서양의 철학에서 비롯됐습니다. 미국 영화를 보면 힘이 센 사람이 정의를 다스립니다. 영화 터미네이터와 아이언맨 등에서 주인공들은 자신의 힘으로 악당을 물리칩니다. 반면 동양의 무술에는 부드러움이 강한 것을 제압한다는 유능제강(柔能制剛)의 원리가 담겨 있어요. 유도의 경우 공격해오는 상대방에게 지렛대의 원리로 기술을 걸어서 한판 승리를 이끌어 냅니다. 체구가 작은 사람도 큰 사람을 던질 수 있어요. 상대가 큰 힘으로 밀고 들어오면 당길 때는 더 크게 끌려옵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죠. 작은 기업이 큰 기업에 정면으로 맞서면 깨질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기업에도 분명히 허점이 존재합니다. 재무구조가 투명하지 못하거나 임직원의 업무 성과를 제대로 매기지 못할 때는 내부에 불만이 쌓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허점이 기업의 경쟁력을 하나씩 잠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작은 기업이 큰 기업의 허점을 발견하고 이것을 공략한다면 큰 기업도 어이 없게 무너질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사례에는 준비 시간이 다소 오래 걸리기는 합니다.

 

경기에서 어떤 선수는 메달을 따고 어떤 선수는 메달을 따지 못합니다.

어떤 차이가 그런 결과를 만드는 것인가요.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 나오는 선수들은 기량과 체력, 체격, 체중 등이 모두 비슷합니다. 훈련양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모두 메달을 딸 만한 선두들이 나옵니다. 그런데 일부 선수만 메달을 획득할 수 있어요. 일부 선수만 메달을 따는 이유는 평소 훈련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평소 훈련을 할 때 좋은 습관을 들이는 선수가 결승에서 메달을 따는 것이죠. 무작정 열심히 한다고 해서 이기는 것은 아닙니다. 어차피 시합은 무의식과 같은 상태에서 진행됩니다. 경기에서는 평소 습관을 시연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평소 훈련할 때의 기량을 무의식과 같은 상태에서 보여주는 게 시합장면입니다. 그래서 평소 훈련을 받을 때 좋은 운동습관과 태도, 높은 집중력 등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금메달리스트는 평소 생활과 태도, 훈련 등이 결정체로 나오는 것뿐입니다. 선수가 좋은 습관을 가지려면 지도자들은 평소 선수들의 나쁜 습관을 걸러내야 합니다. 저는 평소 훈련할 때 이미지트레이닝이라는 방법을 씁니다. 이미지트레이닝이란 직접 특정 동작을 하지 않더라도 머리에서 관념적으로 훈련을 하는 것이죠. 특정한 기술을 반복적으로 머릿속에 그려보는 것만으로도 실력이 향상됩니다. 실제 경쟁 선수의 평소 습관과 체력 등을 직접 기록해보고 어떤 방법으로 겨룰지를 구상해야 합니다. 또 심판에 대한 특성 분석도 필요하고요. 이런 것은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영업사원이 고객에게 선물을 하나 준다고 할 때는 사전에 고객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둬야 합니다. 오늘은 어떤 얘기를 꺼내고 어떤 반응이 나올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미리 정리해야 합니다. 사소한 것까지 미리 준비하고 머릿속에 그려봐야 실전에서 이길 수 있습니다.

 

경기에서 지는 상황입니다.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어요.

급박한 위기는 어떻게 돌파해야 하나요.

결국 남은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됩니다. 시합을 초 단위로 쪼개서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판단해야 합니다. 일종의 시합 경영이죠. 남은 시간에 자신이 유리하게 시합을 운영하지 않으면 질 수밖에 없어요. 시간이 없고 긴급한 상황에서는 먼저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기술을 찾아야 합니다. 상대방이 경기를 잘하고 있는 것은 무시하고 싹 잊어야 해요. 상대방을 의식할 필요가 없습니다. 상대방을 걱정하면 말려들 수 밖에 없습니다. 먼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야 해요. 시간이 자꾸 흐르니 조바심이 날 것입니다. 하지만 조바심을 낸다고 해서 이기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방 선수와 이전 경기에서 겨뤘던 경험을 되새기고 그 느낌 그대로 경기에 임해야 합니다. 혹은 지금 상황과 비슷한 상황에서 이겼던 경험을 골라냅니다. 야구에서 헛스윙을 한 선수가 별다른 생각 없이 다시 타석에 서면 또다시 헛스윙 하기 마련이죠. 그러지 않기 위해선 잘한 기억을 끄집어 내는 수밖에 없어요. 또 상대방의 허점도 찾아내야 합니다. 국제적인 대회에 나올 정도의 선수라면 한 번쯤은 서로 겨뤄봤던 경험이 있습니다. 직접 상대방과 겨루지 않으면 그의 허점을 찾아내는 것이 쉽지 않아요. 이럴 때는 평소 상대방의 경기와 관련된 비디오를 학습하면서 면역력을 키워야 합니다. 이후 상대방의 체격과 현재 얻은 점수 등을 고려해서 적절한 기술을 걸어야 합니다. 내가 유효로 지고 있는지 아니면 절반으로 지는지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달라지죠. 유효로 지고 있다면 내가 가진 특기 중 절반 이상을 얻을 만한 기술을 찾아야 합니다. 대충 2∼3가지 정도가 됩니다. 그리고 기술을 사용할 만한 적절한 순간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상대방의 허점이 보일 때까지 무작정 기다려야 하는 것인가요.

경기시간이 짧은데 무작정 기다릴 수만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냥 기다린다고 해서 이기는 것은 아니죠. 한판승을 거둘 만한 타이밍을 찾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기기술이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상황이 올 때까지 상대방을 유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기술을 사용하면 상대방의 반응이 옵니다. 대체로 방어하는 모습을 취합니다. 또 다른 기술을 사용하면 또 다른 반응이 올 것입니다. 상대방을 미리 분석했다면 이런 상황을 미리 예측해서 이용할 수도 있는 것이죠. 내게 필요한 반응이 올 수 있도록 적당히 기술을 걸어서 유도합니다. 그런 다음에 기술을 걸어서 승부를 내는 것입니다. 경기에 몰입하면 이런 과정이 자연스럽게 진행됩니다. 일본 유도계는 1984 LA올림픽에서 우승한 저를 이기려고 1985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왼손잡이인 스가이 히토시를 선발했어요. 스가이는 당시 일본에서 3위 정도의 실력을 가졌는데 제가 왼손잡이 선수에게 약하다는 것을 알아채고 그를 고른 것이죠. 기량과 힘 모두 제가 우수했어요. 그런데 이 선수는 제가 처음 접한 스타일이니까 상대하기가 어려웠어요. 세 번의 기회가 찾아왔고 두 번은 기술을 걸었는데 안 걸리더라고요. 저도 공격할 때는 틈이 생깁니다. 아무래도 공격에 집중하다 보니 틈이 생길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스가이는 이걸 기다리고 있다가 그 틈을 공격해서 한판으로 이겼습니다. 이듬해 서울에서 개최된 아시아경기대회 결승전에서 스가이와 다시 만났고 1년 전 그의 공격을 그대로 역이용해서 제가 절반으로 스가이를 눌렀습니다.

 

 

 

 

선수의 기초체력은 기업의 자산에 비견되기도 합니다.

운동선수에게 기초체력은 중요합니다. 수익을 잘 내는 기업도 기술 등 자신의 자산이 없으면 불안하기 마련이죠. 남의 돈이나 기술을 빌려서 사업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선수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초체력을 쌓지 못하면 기량을 제대로 펼 수 없어요. 하지만 기초체력을 쌓으려면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최소 5년 이상 필요하죠. 그래서 기초체력을 쌓을 때는 우직하게 노력해야 합니다. 도중에 기초체력 단련을 그만두고 기술만 좇으면 좋은 선수가 될 수 없습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기초체력을 갖춰야 기술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내려고 어린 선수들에게 일찍부터 기술을 가르쳤어요. 고교 배구선수들은 국가대표 수준의 기술을 구사합니다. 청소년 대회에서는신동이라고 하는데 올림픽 무대에 나가면 이들의 기량이 사라집니다. 국제적인 선수가 되지 못합니다. 체력에 맞는 기술을 가르치지 않아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중학생이면 중학생 수준에 맞게 기술을 가르쳐야 합니다. 체력은 부족한데 먼저 기술을 가르치면 어릴 때는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낸 선수들도 성인이 된 뒤에는 슬며시 사라집니다. 선수생활이 짧아질 것이고 체육계 전체로도 손해죠. 결국 조급해서 미리 기초체력을 쌓지 않았기 때문에 좋은 기량을 갖춘 선수들을 소모시킨 것입니다.

 

경기력을 결정하는 요인은 무엇인가요.

경기력을 결정하는 기본 요인은 먼저 체력(자산)입니다. 하지만 체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여기에다 경기에서 이기려면 기술(전문성)이 필요합니다. 기술은 한 가지로는 부족합니다. 기술을 키우려면 여러 기술을 융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양한 기술을 결합해서 경기에서 유용하게 쓰는 것이 전술(전략)입니다. 기술과 전술이 뛰어난 선수는 경기에서 이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들만으로도 승자가 될 수는 없습니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필요한 것은 정신력(도전정신, 신념)입니다. 결국 체력과 기술, 전술, 정신력이 유기적으로 결합할 때 경기에서 큰 힘을 발휘합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이것만으로도 부족합니다. 여기까지 준비하는 선수들은 너무나도 많습니다. 이제 운동만 해서는 안 됩니다. 인문학과 예술, 자연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학문을 접하고 이것을 유도의 기술에 접목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지적인 호기심까지 가지고 있어야 경쟁력 있는 선수가 될 것입니다. 경기에서는 순간적인 판단과 기회포착 능력, 위기관리능력으로 승부가 갈립니다. 지적으로 우수한 선수들은 이럴 때 빛을 발합니다. 지적인 선수들이 꼭 순간적인 판단력와 기회포착 능력, 위기관리능력이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지적인 능력을 키우면 이 같은 능력이 향상될 수 있습니다. 운동도 지적인 학습능력이 더해질 때 더 빛을 발하는 것입니다.

 

감독과 코치에 따라서 선수의 성과가 달라집니다.

지도자는 어떤 리더십을 보여야 하나요.

체육지도자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도록 선수의 마음을 움직여야 합니다. 그래야 선수의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과거 고교와 대학 국가대표팀 등에서 선수로 있을 때 제게 보여준 감독과 코치의 리더십은 대체로 억압적이었어요. 군대와 같은 스파르타식 리더십으로 폭력도 난무했습니다. 내가 지도자가 되면 저렇게 하지 않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는 요즘 선수들이 지도자를 따라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과거에 김철용 전 아테네올림픽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정형균 전 바르셀로나올림픽 여자핸드볼 국가대표팀 감독 등 국내 130여 명의 체육지도자를 대상으로 리더십에 대한 연구를 했습니다. 거의 모든 종목 감독을 대상으로 한 것이죠. 그 결과 체육지도자에게 필요한 역할로 창조자와 중재적 대변인, 절대적 지시자, 계획적 실행자, 분석 관리자, 정신적 지주 등 6가지 역할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6가지 역할 중 어느 한쪽이 월등하게 높거나 낮지 않는 것이 좋은 유형입니다. 김철용 감독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강만수 전 남자배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정신적 지주역할이 두드러지는 반면 절대적 지시 역할에선 상대적으로 약했어요. 창조적 역할과 계획적 실행, 절대적 지시가 두드러진 사례로는 정형균 감독이 대표적입니다. 체구가 왜소한 한국 선수들이 LA올림픽부터 연속으로 우승과 준우승을 거둔 것은 철저한 준비와 훈련을 잘했기 때문입니다. 정 감독은 선수들에게 태릉선수촌 뒤 불암산을 1주일에 두 차례씩 쉬지 않고 오르내리게 하고 그것도 매번 시간을 줄이도록 지시했어요. 선수들이 인터뷰에서불암산을 밀어버릴 수 있도록 돈 많은 남자와 결혼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였죠.

 

과거에는 이 중 한두 가지만 잘해도 좋은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요즘 지도자들은 6가지 역할을 모두 잘해야 해요. 왜 그럴까요. 운동경기 규칙은 상황에 따라서 바뀔 수 있습니다. 지도자들이 바뀐 규칙에 맞춰 전략을 짜기 위해서는 계속 연구를 해야 합니다. 국제대회에서 심판의 불공정 판정으로 손해를 입지 않기 위해선 심판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 합니다. 운영자금이 부족할 때는 후원을 받을 수 있도록 평소 노력해야 합니다. 중재자의 역할이 필요한 것이죠. 또 지도자는 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자신의 색깔로 선수를 훈련시켜야 합니다. 선수가 감성적인지, 공격적인지 성향을 판단해서 이에 맞게 훈련을 시켜야 합니다. 어머니의 포용력을 갖추고 선수의 사생활까지 상담해주는 역할도 필요합니다. 이런 모든 역할을 현재 체육지도자들이 다 할 수는 없겠지만 그런 역할을 하려고 노력은 해야겠죠.

 

원래 인생의 목표가 대학 교수였다는데 남들보다 빨리 교수가 됐습니다.

국가대표 선수가 아닌하형주의 삶을 일찍 고민한 것 같습니다.

1980년 부산체고를 졸업할 때 국가대표 선수가 됐어요. 유도를 시작한 지 2년 만이었지요. 저도 그렇게 빨리 될 줄은 몰랐습니다. 제 꿈은 대학 교수였습니다. 선수 생활은 젊을 때만 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그렇죠. 그래서 대학에 들어가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대학에서 만난 교수님들을 보니나도 저 정도는 되지 않을까싶었어요. 그래서 다시 공부에 매달리기로 했는데 막상 해 보니 운동과 공부를 모두 잘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사실 저는 1984 LA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어요. 당시에는 제가 스스로를 어느 정도 이겨 낼 수 있는지, 얼마나 치열하게 경기를 준비할 수 있는지, 제 한계가 어디까지인지가 궁금했을 뿐이었습니다. 그래도 꾸준히 노력했어요. 동아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좀 더 제대로 공부하려고 서울대 대학원에 박사 학위 원서를 냈는데 3번이나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그 다음으로 교과과정이 좋다는 성균관대에 입학했습니다. 1993년에 입학해서 3년반 만에 박사 학위를 받을 때까지 수업시간에 결석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부산에서 서울로 통학해야 했기 때문에 비행기와 기차 등을 타려면 교통비가 많이 들어갔어요. 금메달리스트로 받을 수 있는 연금을 일시불로 정산한 뒤 모두 여기에 쏟아부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도 아깝지 않더라고요. 인생에서 뭔가를 이루려면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고 투자해야 합니다.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한 뒤 모든 것을 투입해야 성과를 낼 수 있어요. 결국 자기 자신이 제일 중요한 것입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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