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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233호를 읽고

박세현 | 235호 (2017년 10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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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학자 리 반 베일른은 ‘붉은 여왕 효과(Red Queen effect)’라는 용어로 생태계의 쫓고 쫓기는 관계에 주목했다. 루이스 캐럴의 소설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서 유래한 이 용어는 생태계에서 한 생물이 진화하더라도 동시에 주변 환경과 경쟁 상대도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한 경쟁 우위를 갖지 못하면 뒤처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영원할 것 같던 업계의 강자도 외부 환경과 경쟁자들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현재 비즈니스에 안주하다 보면 일순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DBR 233호 ‘Creating Business Idea’는 기업이 ‘붉은 여왕’의 레이스에서 승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힌트를 담고 있다. 우선 시장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더라도 고객에게 선택받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특히 신규 사업 아이템이 핵심인 스타트업 업계에서 대표적인 실패 원인이 ‘시장 니즈 없음’이라는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최근 각광받는 스타트업 비즈니스가 어떻게 시장 니즈를 포착했는지 소개하는 부분도 흥미로웠다.

다음으로 눈여겨본 부분은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강조였다. 이윤 창출은 사업의 중요한 본질 중 하나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의 실현과 조직의 성장은 견고한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토대 위에서 가능해진다. 이번 호는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구축하고 투자자에게 설명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를 담았다. 창의성이나 트렌드 등에 경도돼 정작 기본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스타트업 창업자뿐 아니라 기업 실무자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컸다.

마지막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방식’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었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속담이 있듯이 어떤 일이 성공하는 데 있어 시작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하지만 시작이 전부는 아니다. 어떤 시작은 큰 야심과 거창한 계획에 눌려 뒤뚱거릴 수도, 또 다른 시작은 방향을 잃고 좌초할 수도 있다. 이번 호는 고객의 경험과 니즈를 초기에 점검하는 기법인 ‘프리토타이핑’을 소개함으로써 유용한 시작의 방식이 무엇인지를 알려줬다. 감이 아닌 실증으로 아이디어를 검증하는 프리토타이핑의 원리는 어떤 일이든 최초로 도전할 때 참고할 만하다.

‘붉은 여왕 효과’가 유래한 거울 나라에서 앞으로 나아가려면 남보다 두 배의 속도로 뛰어야 한다. 단순히 경쟁자보다 열심히, 더 빨리 뛰면 될까? 그렇지 않다. 올바른 방향으로 빠르게 뛰어야 비로소 앞서나갈 수 있다. DBR 233호는 생존 경쟁의 승리자가 되기 위해 가야 할 길을 검증하는 방법에 관한 유용한 힌트를 제공했다.

박세현 제13기 독자패널(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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