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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162호를 읽고

김주은 | 164호 (2014년 11월 Issue 1)

DBR 162호를 읽고

 

최근 활동하는 여성 농구동호회에서 차기 회장을 맡아줄 수 있겠느냐는 제의를 받았다. 아침잠 많은 내게 주말 아침에 일어나야 할 이유를 만들어 준 곳. 그 고마움과 애정을 생각한다면 거절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이윽고 부담감이 몰려왔다. 여성 팀 운동의 불모지인 한국에서 이 정도의 규모와 시스템을 갖추기까지 이전 운영진은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었으리라. 이제 막 모양을 갖추기 시작했는데 행여 내가 그 성장세를 꺾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됐다. 내가 생각하는 동호회는 어떤 모습이며 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 확신이 서지 않기도 했다.

 

종종 DBR에서 개인적인 고민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동일한 상황에서 기업이 아닌개인이었다면 어떻게 해결했을지 생각해 보는 것이다. 비즈니스라면 당연한 접근들이 내게는 유레카일 때가 많았다. 최근 직장을 옮겼는데 DBR에 실린글로벌 진출 기업의 현지화에 대한 글을 참고해서 새로운 직장에 적응하는 법을 응용하기도 했다.

 

162호의 스페셜 리포트브랜드 커뮤니티는 이제 막 동호회 살림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다양한 화두를 던져줬다. 커뮤니티의 PICE(Purpose·Identity·Continuity·Exchange)를 정의한다면 무엇인가? 사업 기획과 운영에서 회원들이 어느 정도 참여할 것인가? ·오프라인 활동의 균형은 어떻게 잡아야 할 것인가? 회원들이 서로 더 융합할 수 있도록서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활동은 어떤 것이 있을까? 이런 굵직한 질문들이 떠올랐다. 커뮤니티가 기능을 제대로 해내려면 멘터, 학습자, 스카우터, 기록자 등 15가지가 넘는 역할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당장 활용할 만한 내용이다. 혜화동의 자율 운영 재래시장인마르쉐@’와 광고영상 제작자·일러스트레이터 등이 모여 자발적으로 특정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를 올리는 인터넷사이트인비핸스(Behance)’ 등을 알게 된 것도 깨알 같은 수확 중 하나다.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성공적인 커뮤니티의 일반적인 특성에 관한 분석이다. 이를 테면 팬클럽은 굉장히 체계적으로 운영되는 조직 중 하나다. 주석으로 간략하게 다뤘지만팬덤의 메커니즘에 대한 내용은 매우 흥미로웠다. 영국의 문화이론가 존 피스크는 팬덤이 스스로 의미를 만들거나 권력층의 사회적인 훈육을 피할 때 즐거움을 느끼고 여기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한다. 단순한 팬심 정도로 치부하기 쉽지만 이면의 메커니즘만 제대로 차용해도 기존 커뮤니티 운영 방식과는 차별화가 가능하다. 다양한 형태의 커뮤니티에서 공통적인 메커니즘을 좀 더 깊이 있게 다뤘다면 더 큰 통찰력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경영의 기술이 거창한 사업을 하거나 큰 조직을 운영할 때만 필요한 게 아니다. 조직의 목적과 크기는 모두 다르지만 결국 본질적인 속성은 매 한가지기 때문이다. 무한 책임을 느끼는 기업 CEO의 마음가짐으로 동호회를 운영하는 것이 동호회에 기여하는 것이 아닐까. 다만, 때론 경영진의 욕심으로 조직을 망치기도 하듯, 버려야 할 것들로 피곤한 커뮤니티를 만드는 오류는 피해야 할 것이다.

 

김주은

DBR 8기 독자패널(홈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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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다음 호(165, 2014 11 15일자, 11월 셋째주 발행 예정)에는 스페셜 리포트로조직문화와 성과를 다룰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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