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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Sloan Management Review

성과지표는 완벽한데 혁신활동 부진? 올바른 답보다 올바른 질문 먼저 체크를

안데르스 리츠너(Anders Richtnér),애나 브랫스트롬(Anna Brattström),요한 프리사마르(Johan Frishammar),제니 비요크(Jennie Bjork),마츠 마그누손(Mats Magnusson) | 240호 (2018년 1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질문

기업은 어떻게 하면 혁신에 대한 측정 방법을 개선할 수 있을까?

연구를 통해 얻은 해답
- 세부 항목들을 측정하기보다는 혁신 프로세스를 전체적으로 살펴보라.
- 혁신의 척도를 변경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정치적 영향력을 이해하라.
- 체계적 프로세스를 통해 현재 활용 중인 혁신 측정 방법을 평가하고 개선하라. 그리고 새로운 측정 방법을 개발하고 적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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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회사가 혁신을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 많은 관리자가 애플이나 구글 같은 성공적인 혁신가들을 부러워하며 자신의 회사도 그들의 절반만큼이라도 혁신적인 조직이 되길 바란다. 관리자들은 혁신을 촉진하고 벤치마킹하기 위해 종종 정략적인 성과 지표들을 활용한다.1  이런 지표 중 일부는 혁신을 신제품을 통해 창출한 매출처럼 활동의 ‘결과’나 ‘성과’로 측정한다. 또 다른 지표들은 현재 진행 중인 혁신 프로젝트의 숫자 등을 지표로 사용해 혁신을 하나의 ‘프로세스’로 측정한다. 이 밖에도 발굴한 아이디어의 수를 ‘투입 지표’로 관리하는 경우도 있고, 제품의 라인 확장에 투자된 비용 대비 획기적인 프로젝트에 투자된 비용의 비율처럼 ‘혁신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는 회사도 있다.

필자들이 혁신 측정을 주제로 연구한 결과를 보면 기업 경영에서 부딪히는 주요 난제는 지표들을 확인하는 어려움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선택할 수 있는 지표에는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완벽한 지표를 찾는 것은 대개 무익하므로 이 또한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 그보다 효과적인 혁신 측정의 핵심은 측정 활동을 통해 해결해야 할 조직의 문제를 이해하고, 그 과정에서 얻은 통찰력으로 조직의 니즈에 맞는 유용하고 실용적인 혁신 측정 프레임워크를 설계하고 이행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는 보통 올바른 답을 찾는 것보다 올바른 질문을 파악하는 것이 더 어렵다. 임원들은 기업이 혁신에 대한 어떤 도전에 직면해 있는지, 현재 어떻게 혁신을 측정하는지, 현재 사용하는 측정 방식이 혁신의 목표를 달성하려는 조직의 노력을 얼마나 촉진하거나 저해하는지 이해해야 한다. 관리자들이 이런 단계를 거쳐야만 조직이 혁신 활동을 측정할 때 흔히 저지르는 실수를 피할 수 있다.

가장 교묘한 실수 중 하나는 의미도 제대로 모르는 데이터에 너무 큰 가치를 두는 것이다. 모순된 지침을 제시하고 직원들로 하여금 잘못된 선택을 하게 만드는 너무 많은 척도로 인해 조직은 오히려 교착상태에 빠질 수 있다. 기업들이 거의 모든 활동에 대해 성과를 측정한다 할지라도 혁신을 측정하는 일은 절대 간단하지 않다.

관리자들은 일반적으로 적절한 척도를 선택하고 적용하는 데 매달린다. 이 글의 목표는 관리자들이 혁신을 어떻게 측정해야 할지 올바른 질문을 하고, 자신의 통찰력을 통해 효과적인 혁신 측정 체계를 개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다. 필자들은 관리자들이 현재 활용하는 혁신 측정 방법에 변화가 필요한지, 만약 그렇다면 더 효과적인 혁신 측정을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실용적인 단계별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 이 프레임워크는 현재 혁신 활동을 체계적으로 측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앞으로 도입하려는 기업들도 활용할 수 있다.

필자들의 프레임워크는 혁신 측정에 관한 문헌과 필자들이 수행한 연구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이들의 연구에는 기업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더불어 혁신에 중점을 두는 글로벌 기업 3곳(각각 소비재, 광산, 기계제조 분야 기업)에 대한 사례연구가 포함됐다. (‘연구내용’ 참고.) 필자들은 연구를 통해 혁신을 측정하는 과정에서 흔히 경험하는 실수, 이슈, 도전과제를 확인했다. 그리고 이런 통찰력을 가지고 프레임워크를 발전시켰다. 그런 다음, 50여 개 기업에서 일하는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뷰 및 워크숍을 통해 프레임워크를 검증했다.


DBR mini box 

연구 내용

본 연구는 3년 이상 진행됐다. 필자들은 혁신 프로세스의 어떤 측면들을 측정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거기서 더 나아가 회사의 기존 혁신 측정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지는 않은지, 그리고 혁신을 더 효과적으로 측정하기 위해서는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이해하려는 분명한 태도를 취했다.

먼저 필자들은 주관식 질문들로 구성된 설문지(질문에 대해 관리자들에게 단문으로 의견을 요청하는 형태)를 21개 회사에서 근무하는 45명의 관리자들에게 배포했다. 설문 참여자들은 모두 혁신 측정 업무 관련자였다. 이 밖에도 필자들은 연구를 위해 혁신 관리와 측정에 전문화된 컨설팅 회사 한 곳과 3건의 전문가 인터뷰를 수행했다. 조사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혁신 측정과 그와 관련된 실수, 도전과제, 이슈들을 파악했다.

두 번째로 필자들은 소비재, 광산, 기계제조 산업에 속한 대기업 3곳과 긴밀히 협력했다. 이들 기업에서는 인터뷰와 회사 문서, 회의, 워크숍 등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했다. 수집 데이터를 가지고 각 회사에서 수행되는 혁신 측정 방법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세 회사가 각기 다른 분야에서 활발한 사업을 벌이고 있었지만 그들의 측정 방식에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필자들은 처음 두 단계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가지고 논문과 프로세스 모델의 초안을 개발했다.

세 번째로는 그때까지 드러난 사실들을 가지고 피드백 인터뷰를 실시했다. 인터뷰 참여자들은 필자들이 갖고 있는 일반적인 해석과 결론이 합당하다는 사실을 증명해 줬고, 그들이 개발한 프레임워크를 더 구체적으로 입증하고 조정할 수 있는 추가적인 통찰력을 제공했다.

마지막으로 필자들은 5번의 워크숍을 진행했다. 여기에는 50여 개 조직에 속한 관리자 80명 이상이 참가했다. 필자들은 워크숍에서 혁신 측정과 관련된 함정들과 프로세스 모델을 제시했고, 참석자들에게 그에 대한 피드백과 검증을 요청했다. 워크숍을 통해 필자들은 자신들이 발견한 사실들이 폭넓은 산업 분야에 속한 다양한 기업들에 적절하다는 사실을 확신했다.



3가지 일반적인 함정

연구에 참여한 기업 대부분은 혁신 활동들을 측정한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보통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그 근본 원인은 필자들의 초기 분석에서 명확히 밝혀졌다. 그중 하나로 많은 기업이 정량적인 척도들을 활용했지만 정성적인 척도들(직원들의 기량, 주력 사업 이외의 분야를 탐구할 수 있는 자유 등)은 간과하고 있었다. 측정하기에 더 편리하다는 인식에서 장기적 척도보다 단기적 척도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도 원인에 속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 중에는 분명히 드러나지 않는 것도 있었다.2  그 결과 측정 활동들은 의도치 않고 예상치 못한, 혹은 불쾌하거나 부정적인 효과를 낳았다. 이런 부작용은 극복하기도 쉽지 않고 피하기도 어려웠다.3  필자들은 연구를 통해 혁신을 측정하는 과정에서 피해야 할 세 가지 중요한 함정을 발견했다. 바로 (1) 혁신 측정의 잠재력을 과대평가하거나 과소평가하기 (2) 전체가 아닌 부분들을 측정하기 (3) 혁신 측정의 정치적 힘 간과하기다.

함정 1
혁신 측정의 잠재력을 과대평가하거나 과소평가하기. 필자들이 연구했던 회사 중 일부는 혁신을 너무 구체적인 방식으로 측정하고 있었다. 이런 회사들은 일단 측정되는 활동들은 관리될 수 있다고 여겼다. 반면에 혁신 활동을 측정하면 본질적으로 생산성과 창의성, 참신함을 저해한다는 판단에서 실질적으로 어떤 혁신 활동도 측정하지 않는 회사들도 있었다. 전자에 속하는 회사들은 혁신 측정이 가져올 수 있는 효과를 과대평가했고, 후자는 과소평가했다고 볼 수 있다.

관리자들은 혁신을 종합적으로 측정함으로써 혁신에 대한 투입과 프로세스 및 성과를 추적하고 관리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항목을 지나치게 자세히 측정하면 오히려 혁신의 성과에 해가 될 수 있다. “셀 수 있다고 해서 다 중요한 것은 아니고, 중요하다고 해서 다 셀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명언도 있지 않은가?

혁신 측정의 잠재력을 과대평가한 회사 중에는 100여 개 국가에서 사업을 벌이는 글로벌 소비재 기업도 포함돼 있었다. 이 회사는 경영 능력을 개선하고 자원 배치를 최적화하기 위해 아주 다양한 혁신 척도들을 활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회사가 선택한 척도들은 급진적인 혁신을 위축시켰고 측정 과정에서 정보의 과잉 생산, 과중한 관리, 의사결정의 지연을 초래했다. 필자들의 연구가 막바지에 이를 무렵, 회사의 경영진은 자신들이 잘못된 길을 선택했다는 것을 깨달았고 회사의 혁신 측정 방식을 수정하기 시작했다.

연구에 포함된 또 다른 기업은 광산 업계에서 글로벌 톱5 자리를 줄곧 지켜온 곳으로 혁신 측정의 가치를 조직적으로 과소평가하고 있었다. 회사 경영진은 혁신을 측정하는 데 굉장히 회의적이었고, 결과적으로 관련 활동들을 전혀 측정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혁신 활동들을 추적하고 관리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어려웠다. 이 회사도 필자들의 연구가 끝날 즈음에는 혁신 측정과 혁신 관련 활동들을 개편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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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 2
전체가 아닌 부분들을 측정하기. 본 연구에 포함된 기업들 중에는 경영진의 관심이 혁신 프로세스의 개별 요소들에 집중돼 있는 경우가 많았다. 임원들은 혁신에 대한 투입, 활동, 성과에 대한 종합적인 시각을 형성하지 못하거나 전체적인 혁신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생각하지 못하고 개별 프로젝트 위주로 초점을 맞추곤 했다.

일례로, 앞서 언급한 광산 회사는 비슷한 프로젝트들을 동시에 실행하는 실수를 종종 저질렀다. 이 때문에 관리자들은 가장 중요한 이슈에 주력하지 못했다. 이는 또한 혁신 프로세스의 흐름에 방해가 됐고, 걸림돌을 만들었으며, 엔지니어와 관리자들 모두 점점 더 좌절감에 빠졌다. 게다가 혁신 자원을 효과적으로 할당하는 데도 악영향을 미쳤다. 한 관리자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회사에서는 새로운 혁신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는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지, 프로젝트 포트폴리오에 대한 전체적인 책임은 누가 지는지 분명하지 않아요.”

또 다른 사례는 몇 년 전 대형 화물차를 제조하는 한 글로벌 기업이 혁신 프로세스를 추적하고, 문제해결 방법을 사전에 모색하고, 혁신 프로젝트에 충분한 자원을 할당하기 위해 시행한 측정 활동에서 찾을 수 있다. 회사는 자신들이 2가지 중요한 요소를 간과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바로 혁신의 성과와 혁신을 위한 시장의 전제조건을 측정하는 것이었다. 관리자들은 혁신 프로세스에 투입된 항목들과 프로세스 이행 과정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명확히 알고 있었지만 혁신의 성과와 회사의 혁신 노력이 시장의 지배적인 상황과 잘 부합되는지는 파악할 수 없었다. 이에 따라 회사는 혁신을 측정하는 척도들을 조정했다. 시장 상황과 혁신 프로젝트의 상태를 반영하는 새로운 척도들을 추가했고, 각 프로젝트의 시장 도입 시기를 예측하는 분기별 계획도 포함시켰다. 회사는 이런 변화 덕분에 혁신에 대한 전반적인 노력을 희석하지 않으면서 활동들의 우선순위를 더 잘 정할 수 있었다.

함정 3
혁신 측정의 정치적 측면 간과하기. 어떤 관리자든 혁신 측정 체계를 만들거나 수정하고 싶다면 그런 변화가 조직에서 정치적으로 어떤 영향력을 미칠지 이해해야 한다. 대부분의 조직에서 측정되는 일은 완수되고, 완수되는 일은 보상을 받는다. 따라서 혁신을 측정하는 방식을 바꾸면 조직의 목표 중에서 어떤 것들은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높아지고, 또 어떤 것들은 반대로 중요도가 떨어지게 된다. 필자들은 연구한 기업에서 측정 대상과 시기, 이유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이는 광경을 종종 목격할 수 있었다. 그런 토론이 유익할 때도 있지만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 특히 조직 구성원들이 집중할 대상을 명확히 파악하지 못한 경우가 그렇다.

예를 들어 앞서 언급한 소비재 회사의 경우 연구개발(R&D) 부서가 추진하는 혁신 활동에는 전통적으로 충분한 자금이 지원돼 왔다. 그러나 조직의 투자에도 불구하고 R&D 혁신 활동들은 소비자 니즈에 대한 충분한 통찰력을 가져오지 못했다. 한 관리자는 이렇게 말했다. “R&D 부서는 ‘완벽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몇 년을 보냈죠. 하지만 그렇게 해서 나온 제품은 시장이 원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완벽과는 거리가 멀었어요.”

회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측정 방식을 바꾸려 했지만 직원들, 특히 R&D 부서의 극심한 저항에 부딪혔다. 한 관리자는 “혁신 활동들을 이행하고 추적하는 새로운 방식에 대해 전 직원이 이해하고 동참하게 만드는 데 거의 1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경영진은 조직의 저항과 정치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혁신 측정 활동을 검토하는 다기능 팀을 구성했다.


혁신 측정 방법 개선하기

필자들은 관리자들에게 새로운 혁신 측정 체계를 개발하거나 기존 방식을 변경하기 전에 위에서 설명한 3가지 잠재적 함정부터 파악하라고 권한다. 혁신 측정에서 가장 큰 난제는 회사에 맞는 일련의 척도들을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혁신 측정 방법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직면하는 다양한 사각지대를 파악하는 것이다.

세 가지 함정을 고려했을 때, 기업은 어떻게 새로운, 혹은 변경된 혁신 척도들을 가장 잘 이행해 나갈 수 있을까? 필자들은 연구를 통해 기업이 혁신 관리 체계를 개선할 수 있는 다음 3단계 프로세스를 정립했다. (A) 현재 활용하는 혁신 측정 방법 평가하기, (B) 주요 혁신 측정 방법 개선하기, (C) 개선된 혁신 측정 방법 전개하기가 그것이다. (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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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계마다 기업이 수행해야 할 분명한 활동들과 고려할 만한 질문들이 포함돼 있다. 3가지 단계는 반복적으로 전개되며 한 단계에서 변화가 생기면 나머지 두 단계에서도 조정이 필요하다. 이어지는 섹션에서 3단계와 그에 따른 7가지 세부 조치들을 설명할 것이다. (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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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단계
현재 활용하는 혁신 측정 방법 평가하기. 성공적인 변화의 열쇠는 혁신을 측정하는 기존 방식을 평가하기 위해 현재 상황을 꼼꼼히 매핑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혁신 측정 방법과 현재 중점을 두는 혁신 과제들을 신중히 논의하고 합의를 이끌면 필요한 조치들을 세심히 이행하고 활동의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는 동시에 의미 없는 데이터만 산출하는 비생산적인 활동과 막다른 길을 피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경영진은 본 연구에서 발견한 첫 번째 함정(너무 많이 측정하거나 너무 적게 측정하는 실수)을 피할 수 있다.

이 단계에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질문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현재 활용 중인 혁신 측정 방법은 조직의 혁신 목표나 우선순위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가, 아니면 해가 되는가?

● 현재 방법은 회사의 전체 전략과 얼마나 잘 부합되는가?

조치 1
기존 혁신 측정 방법 확인하기. 오늘날 대부분의 기업들은 어떤 식으로든 혁신에 대한 성과를 측정한다. 하지만 본 연구 결과 측정의 유용성은 기업마다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소비재 회사에서 근무하는 관리자 한 명은 이렇게 말했다. “혁신을 측정하고 있지만 완벽한 핵심성과지표(KPI)는 회사에 없습니다.”

혁신 측정 방법을 개선하기 위한 첫 번째 기본 단계는 현재 사용 중인 혁신 척도의 수를 확인하고 명시하는 것이다. 척도들을 모두 꺼내 놓으면 전체적인 상황을 파악할 수 있고 유형별로 분류할 수 있다. 그 결과 혁신 측정 방법이 회사에서 활용하는 일반적인 성과 측정 방법과 얼마나 잘 부합하는지 살펴볼 수 있다. 즉 혁신을 측정하는 데 정성적, 정량적 척도가 얼마나 균형을 이루는지, 어떤 영역을 얼마나 자주 측정하는지, 혁신을 직간접적으로 이끄는 다양한 활동들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등 전체적인 상황을 검토할 수 있다. 혁신 측정 방법을 개선하는 이와 같은 접근법은 모든 유형의 혁신(급진적이든 점진적이든, 서비스 분야든 기술 분야든)에 고루 적용할 수 있다.

회사들은 또한 혁신을 측정하는 기존 원칙 외에 업계에서 활용되는 다른 혁신 측정 도구나 방법론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이런 활동을 통해 혁신 측정 방식의 기준점, 혹은 출발점을 면밀히 파악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숙제를 하지 않으면 잘못된 판단을 통해 혁신 측정 방법을 바꿀 수 있으므로 꼭 필요한 지식이다.

조치 2
현재의 혁신 포커스를 평가하고 우선순위 정하기. 다른 유형의 혁신에는 다른 유형의 측정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따라서 혁신을 측정하려면 회사가 중점을 둔 혁신 영역과 우선순위가 과연 올바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가령 급진적인 혁신과 좀 더 점진적인 형태의 혁신에는 각각 다른 측정 방법이 필요하다. 비즈니스 역사를 보면 특정 산업에서 사업 방식을 완전히 바꾼 제품을 개발한 회사들을 흔히 찾을 수 있다. 하지만 혁신을 전적으로 게임의 룰을 바꾸는 아이디어로만 여기는 것은 극적이지만 오해의 여지가 있다. 실제로 많은 회사가 제품 라인 확장과 점진적인 혁신을 통해 큰 수익을 창출했기 때문이다.

전략적 목표가 결정됐다면 이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모든 목표를 한 번에 달성할 수는 없다.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은 혁신 측정에서 중요한 측면이다. 이때 기업들은 모든 척도가 우선순위 설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를테면 매출이나 이익, 고객 충성도같이 결과 중심의 척도들은 대부분 시간이 걸리는 지표들이다. 이런 척도들은 장기적 효과를 평가하는 데는 좋지만 의미 있는 단기 지침을 준다는 보장은 없다. 특히 결과를 얻는 데 시간이 걸리는 척도들은 경영진이 어떤 혁신 활동들을 언제, 어떤 순서로 수행해야 할지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도움이 안 된다. 또한 어떤 사람들이 프로젝트에 관여하고, 어떤 이슈들에 즉각적인 관심이 필요하며, 또 어떤 이슈들은 좀 더 기다려도 되는지 판단하는 데도 유용하지 않다.

회사가 명확한 우선순위를 통해 계획적이고 명확한 혁신의 포커스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척도들을 신중히 이행하고, 합의하고, 설명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그렇게 하지 않는 회사는 첫 번째 함정(너무 많이 측정하거나 너무 적게 측정)과 두 번째 함정(전체가 아닌 부분에 집중) 모두에 빠질 수 있다. 마지막 항목은 정성적 척도와 정량적 척도를 결합하는 중요성에 대한 것이다. 본 연구에 참여했던 많은 회사는 정량적 척도에 의존했다. 하지만 일부 회사들은 정성적 측정법도 함께 사용했고, 혁신의 포커스와 우선순위를 명확히 밝히는 데 있어서는 정성적 접근법이 정량적 척도들을 보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B단계
주요 혁신 측정 방법 개선하기. 현재 사용하는 혁신 측정 방식을 매핑하고 혁신의 포커스와 우선순위를 분명히 확인했다면 이제 기존 척도를 업데이트하거나 새로운 척도를 개발하는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두 번째 단계의 핵심은 혁신에 맞는 척도를 확인하고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폭넓은 세 가지 범주, 즉 ‘전체적인 혁신 포트폴리오’와 ‘혁신 프로세스’ 및 개별적인 ‘혁신 프로젝트’에 대한 측정을 고려해야 한다.4  회사는 이 세 가지를 모두 측정함으로써 전체가 아닌 개별 항목들을 측정하는 두 번째 함정을 피할 수 있다.

본 연구에 참여한 많은 기업은 이렇게 다른 차원의 측정들을 결합하는 데 고충을 겪고 있었다. 그런 이유 중 하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마다 혁신에서 중점을 두는 부분이 달랐기 때문이다. 혁신의 척도들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내부 집단이 가진 이해관계의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회사는 분열되고 일관성 없는 측정 시스템을 도출하는 위험(세 번째 함정)에 처하게 된다. 그렇다고 의도적이고 합의를 통해 개발된 혁신 척도가 긴장과 갈등에서 완전히 자유롭다는 말은 아니다. 모든 사업 운영이 다 그렇듯이 속도, 자원 활용, 위험 감수같이 서로 다른 목표 사이에는 트레이드오프(trade-offs)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는 혁신 포트폴리오, 프로세스, 프로젝트를 위한 성과 측정 지표들을 설계할 때 고통스러울 만큼 분명히 드러난다. 그러나 회사가 어떤 척도를 선택하든 각 지표는 측정 대상과 관련 인력, 이유에 대한 질문에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면서 혁신 전략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이는 회사가 척도의 유용성을 평가하고 목표 달성 여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다음은 B단계에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질문들이다.

● 혁신 포트폴리오, 프로세스, 프로젝트에 대한 일련의 척도들이 균형을 이루는가?

● 알맞은 수의 척도들을 갖고 있는가?

● 혁신 척도들은 회사 전략과 얼마나 일치하는가?

● 혁신 척도에는 잠재적인 갈등 요인이 얼마나 내포돼 있는가?

조치 3
혁신 포트폴리오 평가를 위한 척도를 개발하거나 개선하기. 기업들은 점점 더 포트폴리오적 사고를 기반으로 혁신의 우선순위를 정한다. 급진적 혁신과 점진적 혁신, 대형 프로젝트와 소형 프로젝트, 고위험 혁신과 저위험 혁신 사이에서 균형을 모색하기 위해서다.5  본질적으로 포트폴리오적 사고란 혁신의 노력들을 개별 항목이 아닌 하나의 그룹으로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척도들에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글로벌 소비재 기업은 포트폴리오적 사고가 어떤 식으로 효과를 발휘하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이 회사 경영진은 획기적인 프로젝트와 기존 상품의 차세대 버전을 개발하는 프로젝트, 비용 절감 프로젝트 사이의 차이를 설명하는 매트릭스를 개발했다. 이 매트릭스의 세로축은 프로젝트에 필요한 기술적 변화나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프로젝트 목표를 달성하는 데 어떤 변화도 필요 없거나, 점진적인 변화가 필요하거나, 급진적인 변화가 필요한 경우)를 나타냈고, 가로축은 고객이 기존 상품을 얼마나 새롭게 여기는지에 대한 정도를 나타냈다. 매트릭스는 전체적으로 12개 카테고리로 구성됐다. 경영진은 이 매트릭스를 통해 프로젝트를 평가하고 프로젝트의 전체 조합이 회사가 중점을 두는 혁신 영역 및 우선순위와 잘 맞는지 판단할 수 있었다.

이 회사의 측정 방식은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신중히 고려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기업은 혁신 포트폴리오의 이상적인 조합을 파악하고 합의함으로써 어떤 프로젝트가 단기 성과를 내기에 적당하고, 또 어떤 프로젝트가 불확실성이 높아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지를 구분할 수 있다. 기업은 이런 방법을 통해 혁신 측정 활동들과 혁신 전략을 명확히 연계할 수 있다.

조치 4
혁신 프로세스 평가를 위한 척도를 개발하거나 개선하기. 신제품 개발과 관련된 모범 사례들을 보면 이런 회사들 대부분은 혁신 활동을 위한 효과적인 프로세스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공식적으로 문서화된 신제품 개발 프로세스6 는 수년간 이런 프로세스의 표준이 돼 왔다.7  이런 모델들은 보통 5∼7개 단계로 구성된다. 각 단계는 일부가 서로 중첩되며 단계별 진척도를 평가하기 위해 사전에 정한 의사결정 포인트로 구분된다. 이런 의사결정 포인트로는 관리자들이 이후 단계로 넘어갈 것인지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주는 다양한 결과물과 기준이 활용된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회사들을 통해서도 드러났지만 기업들은 종종 혁신 프로세스를 측정하는 방법들 사이의 균형을 찾는 과정에서 문제에 봉착한다. 어떤 회사들은 도출된 아이디어의 숫자나 R&D 프로젝트의 예산 규모를 측정하는 것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프로젝트가 전개되고 그중 일부가 교착 상태에 빠졌을 때 자원과 조직의 관심을 서로 차지하려고 갈등이 생겼다. 또 다른 회사들은 프로젝트 결과에만 너무 치중했다. 그 결과, 아이디어 단계에서부터 시장에 제품이 출시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고려하지 않았다.

필자들은 기업이 혁신 프로세스를 평가하는 척도를 개발하거나 개선할 때 투입, 처리과정, 성과에 똑같이 치중해야 한다고 여긴다. 단지 착수한 프로젝트의 수를 측정하는 것을 뛰어넘어 혁신 프로세스를 이행하는 속도(가령, 일정 대비 성과, 프로세스 지속 기간, 평균 시장 도입 시간 등)도 측정해야 한다. 덧붙여 혁신 프로젝트가 지연되고 있다면 얼마나 오랫동안 정체돼 있는지, 일이 진척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업은 프로젝트 성과(전체 매출 중 신제품에서 창출된 매출 비중이나 신제품 판매 수익 등)를 측정해야 한다.

조치 5
혁신 프로젝트 평가를 위한 척도를 개발하거나 개선하기. 대부분의 혁신 활동들은 프로젝트를 통해 수행된다. 경영진은 회사의 혁신 포트폴리오와 프로세스를 위한 척도들을 종합적으로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개별 프로젝트에 어떤 자원을 얼마나 할당할 것인지도 측정 활동을 통해 관리해야 한다. 본 연구에서는 
2가지 유형의 프로젝트 척도가 특히 중요하게 부각됐다. 첫 번째는 ‘슬랙(slack, 정해진 수준의 조직적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투입할 수 있는 여유 자원)’이다.8  필자들은 성과가 뛰어난 회사들은 더 적은 수의 혁신 프로젝트를 전개하지만 각 프로젝트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더 낮은 비용으로 목표 달성에 성공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9  슬랙이 있으면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핵심 인력들이 장애물에 부딪힐 가능성이 낮아진다.10 많은 회사는 혁신 프로젝트가 예측 가능하다고 여긴다. 그러나 혁신 프로젝트는 본질적으로 불확실하며 핵심 인력이나 자원의 결핍으로 잘 진척되지 않는 시기도 생긴다.11  슬랙을 측정하는 능력은 이런 불확실성을 상쇄하고 더 나은 혁신 관리로 이어질 수 있다.

두 번째 유형의 척도는 고객 피드백 및 실험과 관련돼 있다. 혁신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언제, 얼마나 자주 고객들과 접촉하고 제품에 대한 피드백을 구하는지, 혹은 프로토타입을 언제 개발하는 게 타당한지 판단하는 척도가 여기에 포함된다.

C단계
개선된 혁신 측정 방법 전개하기. 회사는 마지막 단계에서 선택한 혁신 척도들을 적용하고 강화해야 한다. 더 이상 필요 없는 예전 척도들은 폐기하고, 새로운 척도들이 실제로 사용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이 단계에 도달한 회사들은 편안히 앉아 있을 여유가 없다. 기업은 원칙적으로 혁신 측정 방법을 정기적으로 검토하고 수정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조치 6
혁신 측정을 위한 원칙 확립하기. 여기서 핵심적인 활동은 전 단계에서 확인한 각 척도에 대한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경영진은 목표 달성 가능성을 높이고 내부 조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기 위해 척도마다 책임자를 정해야 한다.12  목표를 수립할 때 측정 빈도를 구체적으로 정하는 것(주, 월, 분기, 년 단위 등 얼마나 자주 측정할 것인지)도 중요하다.

조치 7
새로운 혁신 척도들과 측정 원칙 이행하기. 일단 목표가 확정되면 회사는 직원들이 새로운 혁신 척도들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관리해야 한다. 관리자들은 측정 활동을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전개하고 누구에게 적용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관리자들은 혁신 척도들을 재평가하고, 척도와 결과 간의 인과관계를 검토하는 프로세스를 개발해야 한다. 관리자들은 이런 내용을 매년 전면적으로 검토해야 할 뿐만 아니라 분기별 혹은 반기별 중간 검토 시간을 가짐으로써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각 척도가 기대한 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13  어떤 경우든 임원들은 혁신 측정 방식을 얼마나 자주, 어떤 상황에서 검토할 것인지 자문해야 한다.

 
측정 프로세스가 중요한 이유

기업들은 더 혁신적인 조직이 되려는 노력 속에서 혁신 전략/활동, 프로세스, 프로젝트를 분석하는 일에 점점 더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혁신을 평가하고 측정하는 것은 혁신을 향한 기업의 노력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혁신 척도들을 다룬 학계의 이전 연구들은 측정 프로세스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었다. 필자들은 그런 접근법이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혁신 측정 체계를 확립하는 데 방해가 돼 왔다고 믿는다. 필자들의 프레임워크는 임원 개개인과 회사가 자신들의 혁신 측정 활동을 관리하고, 이와 관련된 중요한 의사결정과 함정, 트레이드오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도록 개발됐다. 조직은 이 프레임워크를 활용함으로써 혁신을 측정하는 노력에서 완전한 혜택을 누릴 것이다.   

번역 |김성아 dazzlingkim@gmail.com

편집자주

이 글은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17년 가을 호에 실린 ‘Creating Better Innovation Measurement Practices’를 번역한 것입니다.

안데르스 리츠너(Anders Richtnér)는 스웨덴 스톡홀름경제대(Stockholm School of Economics∙SSE) 부교수이자 SSE 임원 교육 프로그램의 최고경영자다. 애나 브랫스트롬(Anna Brattström)은 스웨덴 룬드대(Lund
University) 경영학부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있다. 요한 프리사마르(Johan Frishammar)는 스웨덴 룰레아공대(Luleå University of Technology) 기업가정신 및 혁신 부문 교수다. 제니 비요크(Jennie Björk)는 스톡홀름에 있
는 스웨덴왕립공대(KTH Royal Institute of Technology)의 연구원이며, 마츠 마그누손(Mats Magnusson)은 같은 대학의 제품혁신공학 교수다. 이 기사에 의견이 있는 분은 http://sloanreview.mit.edu/x/59101에 접속해 남겨
주시기 바란다. 저자와의 연락을 원하는 분은 smrfeedback@mit.edu로 e메일을 보내 주시기 바란다.
  • 안데르스 리츠너(Anders Richtnér) | 스웨덴 스톡홀름경제대(Stockholm School of Economics∙SSE) 부교수
    SSE 임원 교육 프로그램 최고경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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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나 브랫스트롬(Anna Brattström) | 스웨덴 룬드대(LundUniversity) 경영학부 박사
    스웨덴 룬드대(LundUniversity) 경영학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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