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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Kinsey Quarterly

美특허청에서 배우는 공공기관 혁신의 3가지 교훈

데이비드 J. 카포스(David J. Kappos) | 156호 (2014년 7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 전략,HR

21세기에는 정부 기관들도 좀 더 서비스 중심적인 조직으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 미 특허청의 사례를 통해 공공기관의 서비스 혁신법을 알아보자.

 

1) 공공서비스의 고객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라. 정보를 최대한 공개하고 소셜네트워크와 위키(wiki)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라.

 

2) 직원들의 참여를 높여라. 조직의 사명과 성과평가 체계를 일치시키라. 노조 등 직원 단체를 파트너로 인정하라. 공무원도 자기계발과 경력개발이 필요함을 인정하고 멘토십 프로그램 등으로 도와라.

 

3) IT 시스템 개발에사용자 중심민첩한 설계라는 원칙을 도입하라. 도급 업체가 아닌 제3자의 조언을 구하라.

 

 

 

편집자주

이 글은 <맥킨지쿼털리>에 실린 ‘Building a Service-oriented Agency: Lessons from the USPTO’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필자는 미 특허청(US Patent and Trademark Office)에서 청장으로 근무하는 동안 특허청 내에 서비스 정신을 불어넣기 위해 다양한 개선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모든 정부 기관이 서비스 조직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상당수가 서비스 조직이다. 미 특허청의 경험이 이런 조직들에 귀중한 교훈을 안겨줄 수 있다.

 

요즘 우리가 사는 세상은 다양한 문제가 서로 얽혀 있고,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정보가 순식간에 바뀌며, 전문 지식이 널리 분산돼 있는 복잡한 세상이다. 이런 세상에서는 정부 기관들도 과거와는 매우 다른 방식으로 운영돼야 한다. 일반적으로 얘기해 대국민 서비스를 담당하는 정부 기관들은 이미 기업계에서는 표준으로 정착된 고객 서비스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이는 보안 요원이 방문객을 대하는 방식에서부터 웹사이트의 유용성, 간부들이 직원들과 상호 작용하는 방식에 이르기까지 정부 기관의 모든 측면을 서비스라는 프리즘을 통해서 봐야 한다는 뜻이다. 21세기형 정부 기관들은오직 정부에서 일하는 전문가들만 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을 버리는 한편 시민들에게 다가가고 외부 전문가들과 협력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보자. 성공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려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일을 잘 해내야 한다. 첫째,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구하고 적절히 반응해야 한다. 둘째, 직원들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체계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셋째, 시스템과 솔루션을 설계하고 실행할 때 사용자 중심적인 접근방법을 택해야 한다. 이런 변화가 시민과 직원, 국가 경제 모두에 실질적이고 영구적인 이익을 안겨줄 수 있다.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구하고 적절히 반응하라

정부 기관이 대중과 직접 교류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정부의 모든 말과 행동에는 법적 책임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따라서 정부 기관의 리더들은 당연하게도 말과 행동을 조심할 수밖에 없다. 정부 기관에서 일하는 직원이 잘못된 글을 쓰거나, 모욕적인 행동을 하거나, 정부 기관의 정책과 상충되는 관점을 갖고 있으면 어떨까? 국민으로부터 피드백을 받으려면 정부가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라거나우리의 노력이 완전히 성공적이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할 때가 있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미 특허청은 아이디어를 구하고, 비판을 수용하고, 대중의 의견에 따라 방향을 수정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정부 기관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이 계속해서 같은 직종에 머무르거나 정부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

 

대중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라

참여의 편의성은 이해관계자들의 참여(참여의 질과 양 모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앞으로는 정부 기관이 사용자들에게 법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사항만 요구하도록 규정이 바뀔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사람들이 갖고 있지 않은 남다른 지식이나 다른 사람들보다 적은 비용으로 제공 가능한 활동만 요구하게 될 듯하다. 사용자들에게 부담을 떠안기는 전통적인 접근방법은 앞으로 점차 용인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긴 서류 양식을 채우게 하거나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릴 것을 요구하는 방식은 점차 줄어들 것이다.

 

모범적인 21세기형 정부 기관으로 거듭나려면 자주, 명확하게 이해관계자들과 의사소통해야 한다. 정부가 갖고 있는 정보의 특성상 공개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투명성을 표준으로 삼고 정보 비공개는 예외적으로만 시행돼야 한다. 21세기형 정부 기관은 오랫동안 소외됐던 모든 이해관계자 집단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예를 들어 미 특허청은 개인 발명가나 저소득 발명가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최근엔 누가 특허청 서비스를 이용하는지, 특허청 서비스를 이용해야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이용하지 않는 사람이 누구인지 좀 더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설립 이후 처음으로 특허 신청자들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고객의 요구를 좀 더 잘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은 이와 같은 유형의 분석과 세분화 방안을 표준 관행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정부 기관들은 그동안 이런 접근방법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

 

정부 기관을 이끌어나가는 리더들은 대중의 의견을 구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할 수 없는가에 대해 상당히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태도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설문조사나 비공개 회의, 모든 유형의 비공식적인 대외 활동은 안 된다는 식이다. 이런 프로세스가 지나치게 부자연스럽고 정치적인 탓에 시민들이 제안한 의견이 충분히 활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는 설문 조사를 비롯한 각종 여론 조사 방법에 대해 승인을 얻기까지 몇 달이 걸렸다. 하지만 문서감축법안(Paperwork Reduction Act)과 관련된 지침이 최근 수정된 덕에 이제는 단 5일이면 설문 조사나 여론 조사 방법에 대한 승인을 얻을 수 있다.

 

미 특허청은 2009년부터 공청회와 원탁 회의를 주최하는 횟수를 대폭 늘렸다. 이런 회의의 결과로 탄생한 프로그램 중 하나가 트랙 원(Track One)이다. 트랙 원은 일부 중요한 상황에서 좀 더 신속하게 특허를 보호해 달라는 의료 분야의 개인 발명가들 및 중소기업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개발된 우선적인 특허 심사 프로그램이다. 이런 회의의 결과로 탄생한 두 번째 프로그램으로 옴부즈맨 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 옴부즈맨 프로그램은 특허 심사관들과의 계속된 의견 충돌 때문에 좌절감에 빠진 특허 신청자들의 요구로부터 개발된 프로그램으로 이들이 느끼는 압박감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물론 피드백을 받은 후에 이렇게 이야기해야 할 수도 있다. “우리는 그럴 수 없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런 식의 도움은 드릴 수 있습니다.” 설사 피드백을 수용할 수 없는 경우라 하더라도 이런 식의 대화는 사용자들에게 특허청에는 자신들을 이해하며 똑똑하고 배려심 깊은 직원들이 많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런 류의 확신과 신뢰는 공공기관에서 통용되는 가장 가치 있는 통화다.

 

소셜 미디어를 발판 삼아 커뮤니티의 힘을 활용하라

이제 소셜 네트워크를 토대로 커뮤니티의 힘을 활용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21세기형 정부 기관은 이와 같은 커뮤니티의 힘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미 특허청은 블로그와 트위터 활동을 받아들이고, 소셜 네트워킹에 능숙한 직원들을 채용하고, 이해관계자들이 중요한 정부 문서를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위키(wiki)방식의 도구를 활용한 최초의 미국 정부 기관이다. 미 특허청은 다양한 방식으로 소셜 네트워킹을 활용했다. 그중 가장 독특한 방식으로 뉴욕대 법학대학원과 함께 진행한 피어 투 페이턴트(Peer to Patent) 프로젝트를 들 수 있다. 피어 투 페이턴트는 특정한 특허 신청과 관련해 전 세계 사용자들이 선행 기술(prior art) 문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도구다.1  참가자들은 또 다른 사람들을 초청해 다양한 의견과 선행 기술을 제시해줄 것을 요청하고 다른 사람들이 내놓은 제안에 대해 투표를 한다. 앞으로는위키 정부의 대표적인 사례로 여겨지는 크라우드소싱 형식의 선행 기술 검색 방식이 특허의 질을 대폭 개선시킬 가능성이 크다.

 

직원들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체계적인 노력을 기울여라

그동안의 경험에 미뤄 보면 정부 기관을 이끌어나가는 간부들은 정부 기관을 간부들을 위한 지원 시스템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안타깝게도 간부들이 이런 관점을 갖고 있으면 정부 기관의 사명을 명확하게 정의하기 힘들고, 간부들이 생각하는 성과 목표와 직원들이 생각하는 성과 목표가 어긋나며, 소수에 불과한 고위급 간부들의 선호도와 관점에 따라 정부 기관의 활동 역시 변화를 거듭하게 된다. 21세기형 정부 기관을 이끌어나가는 간부들은 이런 태도를 버리고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 중 하나인 직원들과 조직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성과 계획과 조직의 사명을 일치시켜라

미 특허청의 최종 산출물은 상표와 특허다. 여기엔 승인된 것과 그렇지 않은 것 모두 포함된다. 따라서 실제로 최종 산출물을 만들어내는 사람들, 즉 상표와 특허를 심사하는 변리사들을 중심으로 특허청의 경영 시스템을 조정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서는 실제로 심사 업무를 맡고 있는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성과 평가 계획(performance-appraisal plan·PAP)을 진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와 같은 판단을 토대로 간부에서부터 기술진, 행정 담당 직원에 이르기까지 모든 직원들의 성과 평가 계획을 수정했다. 성과 평가 계획을 수정하자 모든 직원들이 심사관들의 성공적인 업무를 뒷받침하는 것이 자신의 업무라는 생각을 품고 출근을 하게 됐다. 각종 지표를 간부들의 판단을 대신하는 존재로 여기기보다 평가를 위한 자료로 활용하면 다양한 지표를 토대로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다. 특허청은 직무 행동, 승인 거부, 승인, 반송, 항소 등 심사관들이 수행하는 업무와 관련된 모든 측면을 측정했다. 이런 데이터를 취합하자 성과를 추적하고 추세를 포착하기가 수월해졌다. 조직이 자신에게 무엇을 요구하는지 정확하게 깨닫자 직원들의 업무 성과도 개선됐다.

 

미 특허청은 생산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을 중심으로 성과 시스템을 재정비하겠다는 철학을 토대로 놀라운 변화를 이뤄냈다. 심사관들과 간부들은 공통된 목표를 추구한 끝에 양측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훌륭한 성과를 올렸다. 특허청 간부들과 심사관 노조 대표들은 심사가 이뤄지지 않은 미심사 특허 신청건과 관련된 업무량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허청의 사명과 완전히 부합하는 목표였다. 그 결과 1년 만에 미심사 특허 신청 건수를 255000건 이상 줄일 수 있었다. 235000건 줄이겠다는 최초의 목표를 훨씬 웃도는 성과였다.

 

경력 계발에 주목하라

정부 기관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이 계속해서 같은 직종에 머무르거나 정부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 가장 진보적인 정부 기관들은 직원들에게 멘토링과 교육, 수직적인 성장 기회와 수평적인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직원들의 노고를 인정하는 등 직원 계발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21세기형 정부 기관을 이끌어나가는 리더들은 새로운 기술 습득을 필요로 하는 업무 영역을 찾아내고 향후 5∼10년 동안 그 일을 해낼 수 있도록 직원들을 훈련시켜야 한다.

 

행정직 직원들의 업무는 나날이 자동화되는 추세다. 미 특허청은 이 같은 추세를 고려해 행정직 직원들이 역할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기술을 익힐 수 있도록 노동조합과 함께 행정직 직원들을 위한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와 동시에 특허청은 전문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들이 필요에 따라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학비 상환 프로그램과 대출 상환 프로그램을 수정했다. 뿐만 아니라 모든 간부들에게 승진에 적합한 후보를 찾아낸 다음 이들이 승진에 필요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을 요청했다. 예를 들면 승진에 적합한 후보들에게 단기 과제를 맡기는 식이었다. 현재 특허청은 조직 전반에서 이런 활동을 널리 홍보하고 있다.

 

직원들을 파트너로 참여시켜라

사내에서 새로운 계획을 진행할 때는 항상 직급을 막론한 모든 직원들에게 다가가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포커스 그룹, 의견 수렴을 위한 회의, 개별 구성원의 요구가 반영된 효과적인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유용성 검사 등 다양한 도구를 활용할 수 있다. 미 특허청 간부진은 개선을 위한 노력에 처음 박차를 가한 바로 그 순간부터 노조를 비롯한 직원 단체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했다. 여러 직급의 간부들이 노조 지도부와 주기적으로 만남을 가졌으며 노조원들도 대책 위원회와 포커스 그룹에 참여했다. ‘벙커(bunker)’라고 알려진 사내 회의실을 예약해 집중 회의도 진행했다. 노조 지도부와 간부진은 벙커에서 열리는 집중 회의에 참여해 특허청이 직면한 가장 까다로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함께 모색했다. 특허청 간부진과 노조 지도부는 적어도 분기마다 한자리에 모여 함께 어울리며 식사를 했다.

 

이런 노력을 통해 특허청은 직원 성과 계획과 보너스 구조, 근로크레딧(work-credit) 시스템을 수정하는 등 오랫동안 문제가 돼 온 부분들을 근본적으로 개선했다. 물론 노조를 비롯한 여러 직원 단체를 참여시키면 추가로 비용이 발생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직원들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면 비용을 상쇄할 만큼 커다란 가치를 얻을 수 있다.

 

다양성에 우선순위를 둬라

특허청은 다양한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모든 간부들을 상대로 다양성 훈련을 진행했다. 뿐만 아니라 히스패닉 프로 엔지니어 협회(Society of Hispanic Professional Engineers·SHPE)와 과학엔지니어링 여성 협회(Women in Science and Engineering·WISE)를 비롯한 여러 직원 커뮤니티와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예를 들어, SHPE회원들은 히스패닉계 구직자를 채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SHPE 회원들은 공항에서 특허청 일자리를 수락한 지원자들을 기다렸다가 이들이 도착하는 즉시 환영 인사를 건넨다. 뿐만 아니라 SHPE는 새로 입사한 히스패닉계 직원들이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미 특허청은 최근 몇 년 동안 아프리카계 미국인 특허 심사관들을 대상으로 전문성 계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 전미 흑인 엔지니어 협회(National Society of Black Engineers)와 협력했다. 뿐만 아니라 북미 원주민들을 대표하는 독립 발명가 집단인 북미 원주민 지적 재산권 기업 협의회(Native American Intellectual Property Enterprise Council)를 위해 별도의 현장 업무 공간을 제공한다. 가장 눈에 띄는 사항으로 특허청 소속 직원 커뮤니티가 간부 양성을 위한 예비 프로그램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간부들을 돕는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고위 공무원단(Senior Executive Service·SES)을 비롯한 고위급 공무원들의 다양성을 늘리려면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하지만 정무직들은 임기가 짧기 때문에 고위급 공무원들의 다양성 강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런 상황 탓에 다른 연방 기관들과 마찬가지로 특허청 역시 오래 전부터 고위 공무원단의 다양성을 높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특허청은 고위 공무원들의 다양성 강화를 위해 잠재력을 갖고 있는 고위 공무원단 후보들을 상대로 자기 추천 훈련 프로그램(self-nominating training program)을 진행한다. 또한 특허청은 고위 공무원단으로 분류되는 모든 공무원들에게 특허청 내의 고용기회 평등 및 다양성 사무국(Office of Equal Employment Opportunity and Diversity)에 고위 공무원단 후보를 추천할 것을 요구한다.

 

미 특허청은 포용적인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간부진과 위원회가 참여하는 회의에서 주기적으로 간부진의 다양성 문제를 논의하고 인구 통계 현황을 점검했다. 필자는 특허청장으로서 모든 고위 공무원들의 리더십 계발 계획을 직접 검토하고 다양성과 관련된 요인을 확인했다. 또한 다양성을 관리하는 부서를 독립적인 사업 단위로 승격시켜 특허청장인 내게 직접 보고하도록 만들었다.

 

우리는 핵심 업무에 쓸 시간을 희생해서라도 시스템을 제대로 디자인하는 것이 훨씬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사용자를 염두에 두고 시스템과 솔루션을 개발하라

최고의 21세기형 정부 기관으로 거듭나려면사용자가 무엇을 원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답을 한 후에 행동해야 한다. 전후 사정에 따라 사용자가 직원일 수도 있고, 도급업자일 수도 있고, 조직 외부의 고객일 수도 있고, 대중일 수도 있다. IT 시스템을 개발할 때는 사용자 중심적인 접근방법이 특히 중요하다. IT와 관련된 요인들이 오늘날 정부가 추진 중인 대다수의 야심 찬 프로젝트 가운데 상당수의 성공 여부를 결정한다.

 

사용자 중심적인 설계는 반복적인 프로세스다. 다시 말해서 사용자 중심적인 설계 방식을 도입하면 최종 사용자들이 주기적으로, 빈번하게 직접적인 개입을 통해 설계에 참여하고 설계를 평가한다. 사용자로부터 승인을 받고 사용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지속적으로 설계를 테스트하면 사용자에게 도움이 되는 시스템과 솔루션을 개발하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솔루션을 개발할 때 민첩하게 대응하라

과거 미 특허청은 사용 편의성이 아니라 기능성을 중심으로 IT 솔루션을 설계했다. 계약을 체결할 때는 최종적으로 개발될 소프트웨어 아키텍처(software architecture)에 어떤 기능이 포함돼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특허청으로부터 세부적인 요구사항을 전달받은 도급업체는 몇 년에 걸쳐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런 개발 방식은 특허청의 요구에 부합하는 맞춤형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됐다. 하지만 시스템이 터무니없이 복잡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뿐만 아니라 장황한 사용자 설명서를 제작해야 하고 상당한 비용 증가를 감내해야만 했다.

 

하지만 특허 및 상표 심사를 위해 새로운 웹사이트를 개발하고 IT 시스템을 재정비하기로 결정한 후, 사용자 중심적인 설계를 채택하고 신속한 개발에 돌입했다. 이를 위해 특허청은 몇 년 동안 개발한 복잡한 IT 시스템을 한 번에 론칭하는 방식 대신 몇 달에 한 번씩 유용한 소프트웨어의 일부분을 조금씩 적용해나가는 방식을 활용했다. 개발에 돌입한 지 약 8개월 만에 새로운 특허 심사 시스템을 구성하는 첫 번째 기능을 소수의 테스트 그룹에 공개했다. 이후에도 몇 개월에 한 차례씩 잇따라 새로운 시스템을 부분적으로 공개했다. 이런 방식 덕에 새로운 기능을 공개하는 동시에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수정할 수 있었다.

 

특허청은사용자 중심이라는 원칙과민첩한 설계라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많은 부분을 수정해야만 했다. 간부진은 현장에서 일하는 특허 상표 심사관들의 차출을 허용한 후 이들에게 사용자에 대한 연구와 유용성 검사에 귀중한 시간을 할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우리는 핵심 업무에 쓸 시간을 희생해서라도 시스템을 제대로 디자인하는 것이 훨씬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특허청은 사용자 중심적인 방식으로 설계를 해본 경험이 있는 직원들을 새로 채용하고 새로운 계약 정책을 도입했다. 사용자 중심적인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중소기업들을 상대로 진행한 공개 모집 방법이 특히 효과적이었다. 후보 업체들은 사용자 조사 결과를 토대로 자사만의 방식과 역량이 반영된 초기 설계안을 내놓았다. 후보 업체들이 내놓은 초기 설계안 덕에 도급업체를 선택할 때 불필요한 어림짐작을 배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식의 변화에는 시간이 걸린다. 일시적인 후퇴도 불가피하다. 특허청 역시 계속해서 새롭게 배워 나가고 있다. 예를 들면, 외부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인해(충분한 경고도 없이 소프트웨어 기준이 바뀐 적이 있다) 글로벌 사용자 커뮤니티와 관련된 미 특허청의 일부 소프트웨어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 적이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한 소프트웨어 패치가 개발되기를 기다리는 동안 특허청 직원들은 시스템에 공고를 붙여뒀다. 하지만 다른 경로를 통해 시스템에 접속한 사용자들은 공고를 보지 못했다. 이 사건을 통해 우리는 또 하나의 교훈을 얻었다. 사용자 중심적인 사고방식을 적용했더라면 여러 경로를 통해 접속하는 모든 사용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여러 개의 공고를 붙여뒀어야 마땅하다.

 

사용자 승인을 기준으로 성공을 측정하라

정부에서 일하는 감사관과 심사관(다시 말해서 공무원)들은 IT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비용과 일정에 주목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비용과 일정은 객관적으로 쉽게 측정할 수 있는 대상이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정부는 과도한 비용 초과 문제로 골머리를 앓은 적이 많다. 하지만 그 결과로 비용 목표와 일정 목표에는 부합하지만 사용자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 않고 기존의 IT 시스템에 비해 실질적으로 나을 바가 없는 IT 시스템이 탄생하는 경우가 많다.

 

21세기형 정부 기관은 비용과 일정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머지 두 가지 요소를 뛰어넘는 제3의 결정 요인, 즉 사용자의 수용(acceptance)에 초점을 둬야 한다. 사용자의 요구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프로젝트는 결국 출발점으로 되돌아가게 마련이다.

 

이처럼 새로운 방식으로 IT 개발에 접근하면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장기적인 비용을 추산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새로운 접근방법을 도입하면 사소한 실패를비즈니스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상적인 상황(business normal)’으로 여길 수 있다. 시스템의 규모가 크면 실행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러 차례에 걸쳐 신속하게 설계하고 실행하고 시험하면 좀 더 적은 비용만으로 좀 더 신속하게 작은 문제들을 바로잡는 한편 좀 더 심각하고 돌이킬 수 없는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도급업체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전문가나 외부 고문들에게 IT에 관한 조언을 구하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 이들의 조언을 구하면 정부의 IT 부서들이 IT 프로그램의 발전 현황에 대해 공정하게 평가받을 수 있다.

 

정부 기관이 서비스 정신을 가지려면 상당한 변화가 필요할 수도 있다. 미 특허청은 그동안 상당한 진전을 이뤄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도입한 모든 계획에는 적극적인 행동을 중시하는 태도가 반영돼 있다.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도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해 왔다. 또한 필요할 때 실험하고 변화를 꾀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면 실패조차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다른 정부 기관들 역시 얼마든지 이런 길을 걸어갈 수 있을 것이다.

 

번역 |김현정translator.khj@gmail.com

 

데이비드 J. 카포스

데이비드 J. 카포스(David J. Kappos)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미 특허청장을 지냈다. 현재 로펌 크라배스, 스와인앤무어의 파트너로 활동 중이다.

  • 데이비드 J. 카포스(David J. Kappos) 데이비드 J. 카포스(David J. Kappos) | -(현) 로펌 크라배스,스와인앤무어 파트너
    -(전) 미 특허청장(2009~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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