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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kinsey Quarterly

좋은 행동보다 영향력 큰 나쁜 행동, 일찍부터 싹을 잘라라

허기 라오 | 153호 (2014년 5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 HR, 자기계발

이기심, 심술궂음, 두려움, 게으름, 부정직 등 파괴적인 행동은 건설적인 행동에 비해 훨씬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또 상사나 동료와의 부정적인 상호 작용은 긍정적인 상호 작용에 비해 5배나 큰 영향을 미친다. 리더들은베스트 프랙티스를 퍼뜨리려고 노력하기에 앞서 방해가 되는 부정적인 행동을 없애기 위한 다음의 7가지 기법을 활용해야 한다.

1) 일찌감치 나쁜 행동의 싹 자르기

2) 영감을 주는 개선 방안보다 일상적인 개선 방안 우선시하기

3) 탁월성을 추구하기에 앞서 타당성 추구하기

4) 존경받는 직원을 동원해 나쁜 행동 진압하기

5) 파괴적인 행동이 주는 황홀감 없애기

6) 현재의 자아에서 미래의 자아로 초점 이동하기

7) 최고의 시간과 최악의 시간, 결말에 집중하기

 

편집자주

이 글은 <맥킨지쿼털리>에 실린 ‘Bad to Great: The Path to Scaling up Excellence’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리더들은 조직 성과를 개선하기 위해 가장 먼저좋은 행동에 불을 지피려 드는 경우가 많다. 물론 좋은 행동에 대한 정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탁월성을 만들어내고 확산시키려면 가장 먼저 부정적인 요소를 제거해야 한다는 사실이 여러 사례 연구와 철저한 학술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파괴적인 행동(이기심, 심술궂음, 두려움, 게으름, 부정직)은 건설적인 행동보다 훨씬 큰 영향을 미친다. 조직 연구가 앤드루 마이너(Andrew Miner)와 동료들은 평일 중 일부 시점을 무작위로 선정해 41명의 직원들이 어떤 기분을 느끼는지 측정했다. 연구진은 상사나 동료들과의 긍정적인 상호 작용에 비해 이들과의 부정적인 상호 작용이 직원들에게 5배나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1  연애 관계에서 집단 유효성(group effectiveness)에 이르기까지 연구를 통해 살펴본 거의 모든 상황에서나쁜 행동이 좋은 행동보다 더욱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 사실로 확인됐다.

 

나쁜 행동이 만연한 탓에 좋은 행동이 설 자리를 잃으면 탁월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기대한 효과로 이어지지 않는다. 탁월성 키우기는 고위급 리더들이 직면하는 까다로운 도전과제 중 하나다. 경영자는 언제건 자사가 어떤 영역에서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는지 정확하게 집어낼 줄 알아야 한다. 탁월성을 좀 더 많은 사람과 좀 더 많은 장소로 확산시키기는 쉽지 않다. 탁월성 키우기라는 까다로운 과제가 경영자들에게 원동력을 부여하고, 이들이 밤을 지새도록 만들며, 이들의 업무 시간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좀 더 널리 퍼뜨려야 한다는 과제(problem of more)’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탁월성을 키우려면 믿음이나 느낌, 행동을 바꾸도록 모든 조직원과 팀, 집단, 사업부, 조직을 압박해야 한다.

 

파괴적인 행동과 믿음을 없애면 탁월성을 퍼뜨리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런 장애물이 조직의 성과에 도움이 되는 사고방식과 충돌하는 경우라면 특히 그렇다. 하지만 하나의 사고방식을 모든 조직에 천편일률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다. 다시 말해서 어느 기업에는 도움이 되는 사고방식이 또 다른 기업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페이스북에서는 고위급 경영자에서 새로 입사한 엔지니어에 이르기까지 전 직원이재빠르게 움직여 문제를 해결하라(move fast and break things)’는 만트라를 몸소 실천한다. 어느 한 기업의 경영자에게 자사 직원들이 이런 사고방식을 몸소 실천하는지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재빠르게 움직여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우리 회사가 진행 중인 대부분의 비즈니스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핵잠수함에 들어갈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부서의 경우에는 특히 그렇습니다.”

 

부정적인 행동과 믿음 역시 종류가 다양하다. 정확하게 어떤 특징을 갖고 있건 부정적인 행동은 혼란과 파괴적인 충돌, 불신, 막다른 상황을 초래해 탁월성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방해한다. 좋은 행동을 확산시키고 지속시키려면 먼저 나쁜 행동을 없애야 한다. 지금부터나쁜 행동을 없애기로 마음먹은 리더들에게 도움이 되는 7개의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1. 일찌감치 나쁜 행동의 싹을 자르라

1982, 범죄학자 조지 L. 켈링(George L. Kelling)과 정치학자 제임스 Q. 윌슨(James Q. Wilson)깨진 유리창(broken windows)’ 이론을 발표했다. 이들은 깨진 유리창 1장을 보수하지 않고 그대로 놓아두면 같은 동네에 있는 다른 유리창들도 머지않아 깨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제아무리 사소한 행동이라 하더라도 나쁜 행동을 그냥 내버려두면 관심을 갖고 지켜보거나, 신경을 쓰거나, 다른 사람들이 훨씬 나쁜 행동을 저지르지 못하도록 막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신호를 보내게 된다.2  깨진 유리창 이론은 공공정책, 특히 뉴욕의 공공정책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뉴욕은 낙서, 구걸 등 경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고 이런 노력은 범죄율 급락으로 이어졌다.

 

이런 이론을 뒷받침하는 연구가 많다. 찰스 오라일리(Charles O’Reilly)와 바튼 웨이츠(Barton Weitz)는 대형 소매 체인에서 일하는 141명의 관리자들을 상대로 연구를 진행했다. 오라일리와 웨이츠는 관리자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거나, 선뜻 도움을 주려 하지 않거나, 비협조적이거나, 고객에게 예의 없게 대하거나, 비생산적인 영업사원들을 어떤 식으로 다루는지 집중적으로 살폈다. 오라일리와 웨이츠는 연구를 통해 가장 생산적인 부서의 관리자들이 좀 더 직접적이고 신속한 방식으로 문제와 맞서며, 좀 더 자주 주의와 경고를 주고, 공식적인 징계를 좀 더 자주 사용하며, 경고가 먹히지 않을 때 재빨리 문제 직원을 해고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3

 

 

직원들에게 두려움을 심어줘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최고의 상사는 일찌감치 나쁜 행동의 싹을 자르되 직원들을 대할 때 상대의 존엄성을 존중한다. 마우리아 핀리(Mauria Finley) 1달 동안 아이를 돌보는 데 필요한 유아용품을 매달 육아 중인 엄마들에게 배송하는 신생기업 시트러스 레인(Citrus Lane) CEO. 필자들은 핀리에게 직원이 6명에서 20명으로 늘어나는 등 시트러스 레인이 성장을 거듭하는 동안 어떻게 균형을 유지했는지 물었다. 핀리는 넷스케이프(Netscape)와 이베이(eBay)를 비롯한 여러 기업에서 관리자로 일한 덕에 한 가지 교훈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핀리는 나쁜 소식을 숨기거나 언제, 왜 업무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지 직원들에게 이야기하기를 꺼려서는 안 되지만 이런 메시지를 전할 때는 공감하는 마음을 드러내 보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터뷰를 하던 중 직속 부하 중 한 사람이 자신을인정 많지만 냉혹한 사람(compassionate hard-ass)’으로 묘사했다고 이야기했다. 핀리는 웃음을 터뜨리며 이야기했다. “그게 나라는 사람이지요.”

 

이기심, 심술궂음, 무능력, 부정 행위, 게으름 등 부정적인 행동을 보이는 직원 중 상당수가 피드백과 조언을 받거나 이런 행동이 용납되지 않는 직장으로 이직한 후 행동을 수정한다. 스탠퍼드대 페리 클레반(Perry Klebahn) 교수는 흔히 스탠퍼드 디스쿨(Stanford d.school)이라 불리는 하소 플래트너 디자인 연구소(Hasso Plattner Institute of Design)에서 경영자 프로그램과 석사 과정 학생들을 위한 실습 창의성 수업을 진행한다. 클레반은 순조롭게 돌아가지 않는 팀을 코치하고 이런 팀을 바람직한 상태로 되돌리는 데 매우 능숙하다. 클레반과 동료들은 최근 여러 차례에 걸쳐 경영자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팀 전체에 해를 끼치는 암적인 존재들을 찾아냈다. 클레반은 파괴적인 사람들을 따로 모아 별도로 새로운 팀을 꾸렸다. 그런 다음, 새로 꾸린 팀이 다른 팀을감염시키지 않도록 구석 자리로 이동시키고 나쁜 행동을 용납하지 않는 코치에게 해당 팀을 맡겼다.

 

이 방법은 효과적이었다. 암적인 존재를 모아 꾸린 두어 팀은 성과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몇몇 팀은 깜짝 놀랄 만큼 훌륭한 신제품 원형을 개발하고 고객 경험 개선에 도움이 되는 방안을 제안했다. 예를 들어 지배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이른바알파 타입사람들로 구성된 팀에 이들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코치를 배치하자 종종 건설적인 시너지가 솟아났다. 알파 타입, 즉 성격이 드센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적극적이지 않은 사람들을 짓밟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런 고압적인 부류의 사람들을 한데 모아 놓으면 그들 간에힘의 균형(balance of power)’이 생긴다. 클레반은 이런 사람들이 대개 많은 에너지를 갖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들이 팀원들을 괴롭히도록 내버려두지 않고 훌륭한 디자인을 위해 에너지를 쏟아 붓도록 만들면 되는 것이었다.

 

2. 영감을 주는 개선 방안보다 일상적인 개선 방안을 우선시하라

스탠퍼드대 제임스 마치(James March) 교수는시인(poet)’형 리더와배관공(plumber)’형 리더를 구분한다.4  부정적인 행동을 뿌리 뽑으려면 조직 구성원들이 사소하고 일상적이며 껄끄러운 세부사항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마치의 표현을 빌려서 설명하면, 시를 읊조리기 전에 배관 작업부터 마무리해야 한다.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 위치한 앨러미다 헬스 시스템(Alameda Health SystemAHS) 10년 전에 겪었던 놀라운 사건을 되짚어보자.5  AHS 2005년까지 11년 동안 무려 10명의 CEO를 갈아치웠다. AHS는 매달 100만 달러의 손해를 입었고 5000만 달러를 웃도는 적자에 허덕였다. 메디케어(Medicare)와 메디컬(MediCal) 비용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하는 직원들의 무능함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근로 조건은 끔찍했다. 어느 의사는 심지어 환자에게 두드려 맞고 목을 졸리기까지 했다. 의사는 숨을 거둔 채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고 사건이 발생한 지 30분이 지난 후에야 잡역부가 의사를 발견했다. 간호사들은 의사와 관리자의 말을 듣지 않았다. 주차장은 언제나 직원용 차량으로 꽉 차 있었고 환자들은 주차 공간을 찾기 위해 주위를 뱅뱅 돌아야 했다.

 

신임 CEO 라이트 라시터 Ⅲ(Wright Lassiter Ⅲ)와 신임 COO 빌 만(Bill Manns)은 너무도 많은 일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지 않으며 가치와 전략에 대해 떠들어대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라시터와 만은 한 번에 하나씩 망가진 부분을 고쳐나가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먼저풀뿌리 돈 사냥(grassroots money hunt)’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라시터와 만은 당시를 회상하며 이 프로그램이성공의 토대가 됐다고 이야기한다. 라시터와 만은 85명의 고위급 관리자들을 의사, 간호사, 관리자, 기술자로 구성된 12개의색다른 커플 팀(odd couple team)’에 투입했다. 라시터는 12개의 팀에게 비용을 절감하고 매출을 늘려 2100만 달러를 새롭게 찾아내 달라고 부탁했다. 라시터는 12개의 팀을 향해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12개의 팀은 훌륭한 아이디어를 차례차례 내놓았다. 신생아 탯줄 혈액 검사를 위해 96.5달러짜리 도구 대신 동일한 효과를 내는 29센트짜리 방법을 사용하는 식이었다. 검사 방법을 바꾸자 연간 32 2000달러가 절약됐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새로운 재원도 찾아냈다.

 

형편없는 간호사들을 해고하기 위해 노조와 협력하는 일은 특히 까다로웠다. 어느 베테랑 의사는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간호사에게이 환자의 피를 좀 뽑아주게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랬더니 간호사가직접 하시는 게 어때요?’라고 답하더군요.” 의사는 “AHS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대부분 매우 투철한 직업 정신을 갖고 있으며 이런 부류의 간호사들이 나가주기를 바랐다고 설명했다. 불성실하게 일하는 수십 명의 간호사가 결국 해고됐다. 라시터와 만은 환자들이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노조와 협력했다. 새로운 주차 공간을 제공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원들이 환자의 요구를 우선시하는 사고방식을 갖도록 독려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경험을 제공했다.

 

 

알파 타입, 즉 성격이 드센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적극적이지 않은 사람들을 짓밟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런 고압적인 부류의 사람들을 한데 모아 놓으면 그들 간에 ‘힘의 균형(balance of power)’이 생긴다.

 

3. 탁월성을 추구하기에 앞서 타당성을 추구하라

앞서 설명했듯이 좋은 행동을 퍼뜨리기 위해 노력하기에 앞서 먼저 나쁜 행동을 몰아내야 한다. 이런 말이 당연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필자들의 동료인 제프리 페퍼(Jeffrey Pfeffer)가 즐겨 이야기하듯 당연한 일을 잘해내야 훌륭한 리더와 훌륭한 팀이 될 수 있다. 사실 당연한 일을 잘해내는 사람은 흔치 않다.

 

컨설팅 기업 CEB(Corporate Executive Board)의 고객 관계 자문 위원회(Customer Contact Council·CCC)는 많은 기업들이 이와 같은 방식을 따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CEB 100명의 고객 서비스 책임자를 상대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89명이기대치를 뛰어넘는 것이 주 전략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CCC 75000명이 넘는 고객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대다수의 고객들은 필요 이상의 서비스를 기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고객을 내쫓고 기업에 해를 입히는 것은 다름 아닌 나쁜 서비스다. “고객은 자신의 수화물을 분실한 항공사, 능력 없는 기술자를 파견해 한없이 기다리게 만드는 케이블 텔레비전 서비스 기업, 서비스 담당자와의 통화를 위해 하염없는 기다림을 감내하도록 강요하는 휴대전화 업체, ‘급한 주문의 의미가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세탁소에 복수를 합니다.”

 

CEB의 연구원 매튜 딕슨(Matthew Dixon)과 동료들은 고객 서비스 경험과 관련된 긍정적인 이야기를 퍼뜨리는 고객은 25%에 불과한 반면 불쾌한 경험에 관한 부정적인 이야기를 퍼뜨리는 고객은 65%에 달한다고 설명한다. 마찬가지로, 좋은 서비스를 받은 후 10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한 사람은 23%에 불과한 반면 나쁜 서비스를 경험한 후 10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불쾌한 경험을 이야기한 사람은 48%에 달했다. 이는 곧 고객의 충성심을 잃지 않으려면 고객이 수월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6  예컨대, 현명한 기업들은 고객이 다시 전화를 걸지 않고도 구매 절차를 끝내거나, 약속을 잡거나, 거래를 완료하거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방안을 마련한다. CEB의 클라이언트인 호주의 어느 통신기업은 고객의 전화를 받는 서비스 직원들의 생산성을 평가하기 위한 지표를 모두 없앴다. 이 통신기업은 서비스 직원들의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 고객에게 ‘서비스가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켰는지질문한다. 새로운 방침이 도입되자 통화 시간이 약간 길어졌다. 하지만 고객이 같은 용무로 다시 전화를 거는 횟수가 58%나 줄어들었다.

 

 

 

4. 인기 있는 직원을 동원해 나쁜 행동을 정의하고 진압하라

탁월성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주도하는 사람이 성공 여부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조직 내에서 가장 존경받고, 가장 인맥이 넓은 사람을 선발해 무엇이나쁜 행동인지 가르치고 더 이상 나쁜 행동을 하지 않도록 독려해야 한다.

 

남미의 대형 소매 체인에서 일하는 한 경영자는 회의 중에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말라는 반복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휴대전화를 붙들고 있는 다른 경영자들에게 진저리가 난다고 이야기했다. ‘그 빌어먹을 조그만 화면(해당 경영자의 말을 그대로 인용한 것)’ 때문에 회의 참석자들이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지혜가 필요한 순간에 멍하게 있기 일쑤였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위급 경영자는 경영팀 내에서 가장 존경받는(그리고 가장 휴대전화를 자주 사용하는 부류에 속하는) 2명을 따로 불러 회의 중에는 휴대전화를 끄고 주머니에 넣어 달라고 부탁했다. 또한 다른 회의 참석자들 역시 휴대전화를 끄고 주머니에 넣을 수 있도록 함께 설득해 달라고 요청했다. 롤모델을 맡은 2명은 다음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휴대전화를 보지 않았으며 다른 참석자들에게도 회의 중에 휴대전화를 보지 말라며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이제 회의가 시작되면 모두가 휴대전화를 끄고 한쪽으로 치워둔다.

 

5. 파괴적인 행동을 통해 황홀감을 느끼지 못하도록 만들어라

마크 트웨인의 이야기처럼금지된 것에는 형언하기 힘들 정도로 탐나는 매력이 있다’. 나쁜 행동이 주는 스릴을 설명하기 위해 필자들이 흔히 언급하는 사례 가운데 하나를 살펴보자. 토론토대 게리 래섬(Gary Latham) 교수는 규모가 큰 제재소에서 직원들의 절도 행위가 발생하는 원인을 연구하고, 절도 행위를 근절할 방법을 찾고 실행했다.7  시급 근로자들은 매년 100만 달러어치의 장비를 훔쳤다. 하지만 경영진은 직원들의 절도 행위를 근절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다수의 근로자들이 절도에 반대했으며 직접 절도를 하지도 않았지만 동료들이 주는 압박감 때문에 누가 절도를 하는지 신고하지 못했다.

 

래섬의 인터뷰를 통해 직원들이 제재소에서 훔쳐간 물건 중 대부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직원들은 무언가를 훔치면 동료들 사이에서 명성을 얻을 수 있다는 이유로 절도를 했다. 제재소의 장비를 훔친 직원들은 훔친 물건을 시장에 내다팔지 않았고 누가 물건을 보관해야 할지 격론을 벌였다. 직원들은 경영진을 무서워하지 않았다. 하지만 훔친 물건 때문에차고와 지하실, 다락이 꽉 차고 있다고 불평하는배우자의 분노는 두려워했다.

 

결국, 제재소 관리자들은 래섬의 도움을 받아 직원들이 더 이상 절도를 통해 스릴을 느끼지 못하도록 만들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제재소 관리자들은 언제든 필요할 때 직원들에게 제재소의 장비를 빌려주는 방안을 도입했다. 직원들이 실제로 장비를 빌리는 경우가 거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절도율이 사실상 0으로 급락했다. 원하면 언제든 가질 수 있는 물건을 훔쳤다고 떠벌리는 것은 명성을 얻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절도 외의 다른 나쁜 행동 역시 증가하지 않았다.

 

 

6. 타임 시프팅을 시도하라 현재의 자아에서 미래의 자아로

사람들이 자신이 누구인지 생각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생각하도록 만들면 나쁜 패턴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 뉴욕대(New York University) 할 허시필드(Hal Hershfield) 교수와 동료들은 연구를 통해 사람들이 현재의 자아에 정신이 팔려 있을 때 비윤리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하지만 현재의 자신과 앞으로 되고 싶은 자신의 모습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들은 좀 더 윤리적으로 행동하며 또 다른 건설적이고 장기적인 행동(: 좀 더 많은 돈을 저축하는 행위)을 하게 된다.8

 

부정적인 행동이 어떤 여파를 초래하는지 좀 더 생생하게 알려주기만 해도 미래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갖도록(타임 시프팅)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단기적인 행동이 장기적인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BG그룹 경영자들은 인도에서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설명했다. 인도의 일부 도시에서는 BG그룹 외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기업을 찾아볼 수 없다. 그런 탓에 BG그룹 직원들이 고객을 업신여기는 경우가 많았다. 관리자들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 역할극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소비자들에게 무례한 일선 직원의 역할을 맡기고 직원들에게는 소비자의 역할을 맡겼다. 역할극의 논지를 이해한 직원들은 좀 더 책임감 있게 행동했다.

 

7. 최고의 시간과 최악의 시간, 결말에 집중하기

노벨상 수상자 대니얼 카너먼은 연구를 통해절정과 종결의 법칙(peak-end rule)’을 찾아냈다. 절정과 종결의 법칙이란 어떤 경험이 얼마나 좋거나 나쁘건, 혹은 얼마나 오래 지속되건 최고의 순간과 최악의 순간, 그리고 결말이 해당 경험에 대한 판단에 가장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9

 

스탠퍼드 디스쿨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위해 서튼의 제자 3명이 2개의 공항을 돌고 나는 여정을 소화하는 제트블루(JetBlue) 탑승객들과 함께 움직이며 이들과 인터뷰를 했다. 대다수의 탑승객들이 수화물을 찾는 일이 가장 불쾌한 순간이라고 답했다. 언제 수화물이 도착할지(그리고 수화물이 제대로 도착할지) 불안한데다 주변이 온통 똑같은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수화물을 찾는 경험은 비행기 여행에서 가장 불쾌한 부분일 뿐 아니라 가장 마지막에 벌어지는 일이기도 하다.

 

학생들은 블루 케어스(Blue Cares)라는경험 원형(experience prototype)’을 시험하기 위해 공항을 방문해 공항 내에 있는 수화물 찾는 곳에서 시간을 보내며 승객들에게 도움을 제안했다. 학생들은 가장 불안해 보이거나 가장 당황스러워 보이는 승객들에게 주목했다. 이들이야말로 가장 절실하게 도움을 필요로 하는데다 이들의 불안감을 잠재우면 부정적인 감정이 다른 승객들에게로 확산되지 않기 때문이다.고객들과 제트블루 직원들이 블루 케어스 서비스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제트블루 경영진은 커다란 감동을 받았다. 항공산업의 치열한 경쟁을 감안하면 고객들이 좀 더 수월하게 수화물을 찾을 수 있도록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제트블루 경영진은 고객들이 좀 더 편안하게 수화물을 찾을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덧붙여: 몇 가지 경고 신호

나쁜 행동이 벌어지고 있을 때, 혹은 조만간 나쁜 행동이 벌어지려 할 때 그 같은 사실을 간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음과 같은 4개의 느낌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런 느낌이 만연해 있으면 문제가 있다는 신호로 여겨야 한다.

 

첫 번째는 책임에 대한 두려움, 특히 좋은 일을 하는 것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나쁜 일을 하는 편이 안전하다는 생각이다.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책임지기를 두려워하고 있으며 탁월성을 위해 반드시 밑바탕이 돼야 할 학습과 자기비판이 일어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하는 가장 확실한 신호 중 하나가 바로 침묵이다.

 

하버드대 에이미 에드먼슨(Amy Edmondson) 교수는 8개 병동의 약물 치료 오류 사례를 연구해 책임에 대한 두려움이 진실을 감추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10  연구 초기, 에드먼슨은 관리자들의 자질이 우수하고 동료들 간의 관계가 뛰어난 병동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이 최악의 병동에서 일하는 간호사들보다 무려 10배나 많은 실수를 저지른다는 사실에 당황했다. 에드먼슨은 이 같은 사실을 알지 못하는 연구원을 병원에 파견해 2개월 동안 8개 병동에서 인터뷰를 실시하고 직접 업무 현황을 관찰하도록 지시했다. 에드먼슨은 현장 관찰을 통해 최악의 병동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이 실수를 인정하기 두려운 마음 때문에 실수를 실제보다 줄여서 보고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최고의 병동에서 일하는 간호사와 관리자들은 모두가 즉시 실수를 보고해 근본 원인에 대해 논의하기를 바랐다. 실수를 피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을 발견한 간호사들은 동료들에게도 비법을 공개했다. 다시 말해서, 침묵은 항상 금이 아니다. 침묵이 곧 사람들이 진실을 이야기하기를 두려워한다는 신호일 때가 많다.

 

 

부당하다는 느낌은 두 번째 경고 신호다. 많은 연구를 통해 직원들이 고용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면 나쁜 행동이 만연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스탠퍼드 디스쿨 마이클 디어링(Michael Dearing) 교수는 고위급 경영자로 일하는 동안(그리고 좀 더 최근에 80개가 넘는 신생기업에 자금을 제공하는 벤처캐피털리스트로 활동하면서)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다. “무엇을 하는가와 어떻게 하는가는 다릅니다.” 임금 삭감이나 강등 소식을 전하는 상황처럼 어려운 일을 하건, 임금 인상과 승진 소식을 전하는 상황처럼 유쾌한 일을 하건 간에 행동의 타당성을 설명하고, 어떤 식으로 변화가 진행될지 이야기하고, 상대의 존엄성을 존중하면 직원들이 좀 더 열심히 일하고 좀 더 커다란 충성심을 갖게 된다.

 

무력감은 세 번째로 위험한 느낌이다. 자신에게 나쁜 세력과 나쁜 일을 멈추게 할 만한 힘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책임을 회피한다.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먼(Martin Seligman)이 학습된 무력감에 대한 연구를 통해 증명해 보였듯이 자신의 운명을 개선하기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믿는 사람들은 아무 일도 해낼 수 없다. 무력감에 빠진 사람들은 조금만 노력하면 손쉽게 나쁜 상황에서 벗어나거나 다른 사람들을 위해 상황을 개선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분이 상한 채로 묵묵하게 고통을 감내한다.11  앞서 언급했던 AHS의 경우를 다시 생각해 보자. 라시터와 만이 AHS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 전, AHS는 오랫동안 악화일로를 걸었다. 이런 기간이 너무도 길었던 탓에 AHS 직원들은 자신들을 비롯한 그 누구도 의미 있는 개선을 이뤄낼 수 없다고 단정지었다. 이 같은 사실을 간파한 라시터와 만은 그럴듯한 말은 모두 집어던진 채 곧장 돈 사냥에 나섰다. ‘돈 사냥에 참여한 다양하고 영향력 있는 직원들은 단순히 2000만 달러가 넘는 돈을 찾아내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 이들은 스스로에게, 그리고 동료들에게 자신들이 더 이상 무력하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였다.

 

네 번째로 위험한 느낌은 익명성이다. 다시 말해서 그 누구도 자신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지 않다는 믿음 때문에 무엇이 됐든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은 매우 위험하다. 마이클 디어링은 1990년대에 파일린스 베이스먼트(Filene’s Basement)의 첫 번째 플래그십 백화점을 경영했다. 당시, 보스턴 도심에 위치해 있었던 100년 전통의 백화점은 보스턴 야구장 펜웨이 파크(Fenway Park)의 뒤를 이어 보스턴에서 두 번째로 인기 있는 관광명소였다. 하지만 파일린스 베이스먼트 백화점은 결국 2007년에 문을 닫았다. 디어링의 멘토들은 직원들이 불이 환하게 밝혀진 개방된 공간에서 일을 하면 분실되거나 훼손되거나 도난당하는 상품의 양이 줄어들고 노동 효율성이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토론토대 첸보 종(Chen-Bo Zhong) 교수와 동료들이 함께 진행한 실험 역시 디어링의 통찰력을 뒷받침한다.12  첸보 종과 연구진은 어두운 방에서 일하거나 선글라스를 착용할 때 사람들이 덜 솔직해지고 좀 더 이기적으로 행동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직원들이 자신이 상대하는 사람들을 이름과 얼굴이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면 책임감이 지속되기 힘들다. 자신이 상대하는 대상이 인간이라는 점을 좀 더 명확하게 인식시키면 직원들이 느끼는 책임감도 커진다. 에모리대 스리니 트리단다파니(Srini Tridandapani) 교수와 동료들은 연구를13 위해 자격증을 보유한 10명의 방사선 전문의에게 20쌍의 엑스레이를 살펴볼 것을 요청했다. 동일한 환자를 상대로 각기 다른 시기에 촬영한 2장의 엑스레이를 1쌍으로 묶어 실험을 진행하기로 했다. 대부분은 그랬다. 하지만 의도적으로 20쌍의 엑스레이로 이뤄진 각 세트에 잘못 짝지어진 2∼4쌍의 엑스레이를 포함시켰다. 다시 말해 올바르게 짝지어진 엑스레이 사진과 각기 다른 환자를 촬영한 엑스레이 2장을 1쌍으로 묶은 사진을 섞어서 제시했다. 먼저 200장의 엑스레이를 살펴본 방사선 전문의들은 짝이 잘못 맞춰진 엑스레이 중 12.5%를 찾아냈다. 각 방사선 전문의에게 또 다른 환자들의 흉부를 촬영한 엑스레이 사진들을 검토해줄 것을 요청했다. 물론 이번에도 역시 의도적으로 잘못 짝지은 엑스레이를 몇 쌍씩 포함시켰다. 이번에는 엑스레이 사진을 1쌍씩 묶어놓고 그 위에 환자의 사진을 붙여 뒀다. 그러자 방사선 전문의들이 잘못 짝지어진 엑스레이 중 64%를 찾아냈다.

 

이와 같은 극명한 차이는 나쁜 행동을 근절하고 탁월성을 키우고자 하는 모든 사람에게 커다란 교훈을 준다. 리더와 직원들이 올바른 일을 하려면 그들 자신의 요구와 필요가 아니라 그들의 행동에 의해 영향을 받는 사람들에게 주목해야 한다.

 

번역 |김현정 translator.khj@gmail.com

  

허기 라오· 로버트 서튼

허기 라오(Huggy Rao)는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Graduate School of Business at Stanford University) 조직행동/인사 앳홀 맥빈 교수(Atholl McBean Professor). 로버트 서튼(Robert Sutton)은 스탠퍼드 공과대학원(Stanford School of Engineering) 경영 과학/엔지니어링 교수이며 관례에 따라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조직행동 교수도 겸하고 있다. 이 글은 저자들이 공동 집필한 신간 <탁월성을 키워라(Scaling Up Excellence: Getting to More without Settling for Less, 크라운 비즈니스, 2014)>를 각색한 것이다.

  • 허기 라오 | -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Graduate School of Business at Stanford University) 조직행동/인사 앳홀 맥빈 교수(Atholl McBean Profess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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