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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바 경영:‘따로 또 같이’ 교세라의 지혜

랠프 W. 애들러(Ralph W. Adler) | 121호 (2013년 1월 Issue 2)

 

편집자주

이 글은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12년 가을 호에 실린 뉴질랜드 오타고대 회계 교수 랠프 W. 애들러(Ralph W. Adler)와 일본 히토츠바시대 회계 교수 도시로 히로모토(Toshiro Hiromoto)의 글 ‘Amoeba Management: Lessons From Japan’s Kyocera’를 번역한 것입니다.

 

비즈니스 규모가 커지고 비즈니스 기반이 확고해지면 기업은 초창기에 자사의 성공을 가능케 했던 높은 수준의 활력과 직원들의 헌신적인 태도를 유지할 방법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게 된다. 지난 몇 해 동안 고민에 빠진 관리자들과 경영 이론가들이 자가 관리팀, 자가 조직 시스템, 사업부 분할 등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접근방법을 만들어냈다. (이 모든 방안들은 관리자와 직원들이 사내 수익 창출 기관의 성과에 대해 좀 더 직접적인 책임감과 의무를 느끼도록 고안된 것이다.) 하지만 교세라처럼 과감한 방안을 택한 기업은 드물었다.

 

1959년에 교토 세라믹(Kyoto Ceramic Co. Ltd.)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됐으며 교토에 본사를 두고 있는 교세라는 산업용 세라믹, 반도체 부품, 전자 기기, IT 장비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해 왔다. 2011 41일부터 2012 331일까지 교세라는 세계 시장에서 145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교세라의 직원 수는 7만 명이 넘었다. 2012 3월에 마감된 회계연도에 교세라는 10억 달러의 순이익을 얻었고 53년 연속 이윤 창출이라는 훌륭한 기록을 세웠다.

 

50년이 넘는 비즈니스 역사에서 교세라의 성장과 성공을 주도한 핵심 요인은 사내에서아메바 경영(amoeba management)’이라고 알려져 있는 교세라만의 독특한 기업가적 문화였다. 교세라는 환경에 대응해 증식하고 모양을 변화시키는 능력을 묘사하는 동시에 가장 작고 가장 기본적인 차원의 독립체라는 개념을 표현하기 위해아메바라는 단어를 사용한다.1 다시 말해 아메바 경영은 빠르고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비즈니스 세상에서 즉흥적이고 항상성 있는 반응을 보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다른 성공적인 전자제품 제조업체들과 달리 교세라는 규모가 작고 고객 중심적인 수많은 사업 단위로 구성돼 있다. 교세라의 설립자 이나모리 가즈오는 운영이나 재무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는 평범한 직원들이 비즈니스의 성공에 기여할 방법을 좀 더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아메바 경영 방식을 개발했다. 30년이 넘는 오랜 세월 동안 교세라를 이끌어나가다가 1997년에 CEO 자리를 내어 놓은 이나모리는 교세라 경영을 시작할 당시 조직을 경영한 경험이 전무했고 경영과 관련해 어떤 도움도 받지 못했다. 이나모리는한 인간으로서 할 수 있을 만한 올바른 일인지에 대한 판단을 기준으로 경영 관련 결정을 내리도록 직원들을 독려하는 게 교세라를 운영하기 위한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2  (‘이나모리 방식참조.)

 

 

 

교세라에는 약 3000개의 아메바 조직이 있다. 물론 개별 아메바 조직이 나뉘고 통합되고 해산되는 과정에서 정확한 숫자는 늘어나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한다. 교세라 내부의 수많은 아메바 조직들은 다양한 부류의 고객을 상대하지만 공통의 전략 목표 및 목적(가격, 품질, 적시 배송, 기업 가치(공정성과 진실성, 성실성과 인류애)를 직원들에게까지 확대하겠다는 약속)을 공유한다. 대개 5∼50명 정도의 직원들로 구성되는 각 아메바 조직은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수익성 있는 성장을 위해 다른 아메바 조직들과 협력할 방법을 직접 찾아낸다. 교세라는 이런 목표를 뒷받침하는 문화를 갖고 있으며 이런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다른 분권화 경영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아메바 경영은 시장 민첩성, 고객 서비스, 직원 권한 부여 장려를 목표로 한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아메바 경영은 긍정적인 성과를 장려하기 위해 인재 선발/훈련, 회계, 조직 개발 등 성과 관리 프로세스를 강화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또한, 아메바 경영은 각 사업 단위 차원에서뿐 아니라 전반적인 조직 차원에서 조직 전략을 성공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따라서 아메바 경영은 완전하고 완벽한 성과 관리 시스템의 특징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3

 

아메바 조직은 교세라의 기존 제품, 서비스, 프로세스를 효율적으로 판매하고 홍보하는 동시에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한 기회를 탐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의미에서 아메바 경영은 조직적 양면성(organizational ambidexterity)이라는 경영 개념과 여러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4 서로 상반되는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해낼 수 있는 양손잡이 조직(ambidextrous organizations)은 기존 제품과 서비스, 프로세스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비즈니스 프로세스, 기술이나 제품, 서비스 등과 관련된 중대한 혁신을 제시하는 기회를 탐구한다. 아메바 조직도 마찬가지다. 아메바 경영과 조직적 양면성을 구별 짓는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추진력이다. 조직적 양면성의 경우에는 고위급 경영진이 주된 추진 세력인 반면 아메바 경영에서는 성공적인 성장이 모든 사람의 공동 책임으로 여겨진다.

 

아메바 경영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가

교세라 사내에서는 직원들의 집단적 기여가 자사의 성공에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인식이 널리 확산돼 있는 듯하다. 필자들과 인터뷰한 직원 중 다수가 아메바 경영에 대해공동의 노력(joint effort)’ ‘모두에 의한 경영(management by all)’이라고 표현했다. (‘연구 내용참조.) 아메바 경영의 핵심은 독립성을 갖고 있는 주인처럼 행동하고 조직 내 다른 부문에 속하는 사람들을 대할 때 비즈니스 파트너처럼 굴도록 교세라 직원들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다. 매일 진행되는 공식적인 그룹 회의는 사내에서 토론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한다. 교세라 직원들은 일일 그룹 회의를 통해 다음 달의 예산을 검토하고, 지난 달의 계획과 실제 결과를 비교하며, 전날의 생산량에 대해 논의하고, 지속적인 개선에 도움이 될 만한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브레인스토밍을 하고, 고객 서비스를 개선할 방안을 찾는다. 대개 R&D, 품질 보증을 비롯한 각종 영역 및 생산 부서를 대표하는 모든 관련 직원이 회의에 참석한다.

 

교세라의 일본 공장뿐 아니라 해외 공장에서도 실행되고 있는 아메바 경영은 모든 직원의 적극적인 개입과 참여를 요구한다. 예컨대 교세라 샌디에이고 생산 공장에서 근무하는 고위급 관리자는 기계공을 비롯해 아메바 리더보다 직급이 낮은 다양한 부류의 직원들이 회의에 참석하는 시간이 하루 평균 30분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아메바 조직을 지휘하는 리더와 부사장이 미리 예정된 공식 회의에 참석하는 시간은 하루 평균 45∼60분 정도다. 이런 회의는 교세라의 사내 의사소통을 위한 큰 틀을 제시한다. 교세라의 내부 회의는 모든 직원들이 기업 가치, 철학, 시장 피드백에 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5

 

교세라는 설립 이후 지금까지 항상 기술이 매우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제품수명주기가 짧은 역동적인 산업 환경 속에서 비즈니스를 해왔다. 반도체 산업 자체가 좀 더 크기가 작고 성능이 우수한 제품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탓에 교세라 역시 끊임없이 부품의 크기를 줄이라는 압박을 받아왔다. 그와 동시에 교세라는 자사가 경쟁 중인 모든 시장 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에 직면했으며 이로 인해 가격, 품질, 배송 시간 등의 문제를 계속해서 재논의할 수밖에 없었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는 단 하나의 요소에서라도 경쟁력을 상실하면 비즈니스 자체가 위험에 빠지게 된다. 일부 전략 전문가들은 모든 조직이 자사의 독특한 경쟁 역량 및 특성에 집중해 경쟁이 없는 시장 영역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6 하지만 또 다른 부류의 전략 전문가들은 차별화가 항상 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후자에 속하는 전략 전문가들은 정면 경쟁을 포함한 대결 전략의 필요성을 인정한다.7

 

수많은 연구진이 복잡하고 경쟁이 치열한 환경하에서는 분권화가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8 직원에게 권한을 부여하고 분권화를 추진하면 경쟁 압력에 신속하게 적응할 수 있다. 하지만 연구를 통해 이런 경우에도 조직적이지 않고 조화되지 않은 행동이라는 대가가 따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따라서 분권화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9 분권화가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관리자들이 충돌 해결에 도움이 되는 적절한 메커니즘을 갖고 있어야 한다. 가령, 교세라의 아메바 조직들은 동일한 고객, 직원, 넉넉하지 않은 자본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경우가 많다. 아메바 조직 간의 충돌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개별 아메바 조직의 이해와 교세라라는 조직 전체의 이해가 충돌할 수도 있다. 교세라의 문화는 조직 전체의 이익을 가장 중시하는 기본적인 메커니즘의 역할을 한다. 교세라 직원들은 부서 간 회의(좀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아메바 조직 간 회의)를 적극 활용해 기업 전체의 이익을 가장 우선시한다.10

 

이나모리는 1960년대 초반에 아메바 경영 방식을 맨 처음 시험했다. 당시 이나모리의 목표는 직원들이 간단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정보/성과 관리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나모리는 생산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것이 소규모 식품 판매회사의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것만큼 간단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나모리는 교세라가 중앙 집중화된 구매 부서를 중심으로 돌아가기보다 아메바 조직들이 독립 개체로서 기능하고 다른 아메바 조직 및 외부 고객들을 상대로 이전 가격을 협상하기를 바랐다. 교세라의 아메바 조직들은 상황이 복잡해지지 않도록 모든 일을 현금 거래 방식으로 처리했다. 현금을 기반으로 거래를 진행하면 재고와 이자 증가 비용을 고려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개별 아메바 조직에 의사결정 권한을 쥐어주는 방식에는 선택 방안을 명료하게 정의하고 신속한 행동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메바 경영 방식 덕에 교세라의 아메바 조직은 진단 제어 및 메커니즘을 활용해 필요한 경우 가격과 품질, 배송 일정을 조정할 수 있다. 가령, 특정 제품의 시장 가격이 하락하거나 해당 제품에 관한 주문이 줄어들 경우 아메바 조직(수천 마일이나 떨어져 있으며 중앙 집중 방식으로 운영되는 회계부서와는 반대되는 개념)은 가격을 낮추거나 생산량을 줄이는 방법을 통해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 아메바 조직이 내리는 이 같은 결정은 추상적인 회계 규정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교세라는 아메바 조직에게 좀 더 강력한 권한을 부여하기 위해 매우 단순한 경영 회계/보고 시스템을 활용한다. (아메바 조직은 성과를 계산할 때 인건비를 고려하지 않는다. 직원들을 비용이나 자원이 아닌 비즈니스 파트너로 여기기 때문이다.)

 

 

조직 문화.교세라의 조직 문화는 일본 문화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높은 수준의 집단성과 조직에 대한 충성심을 요구하는 일본 문화가 교세라의 조직 문화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북미와 달리 일본에서는 직원들이 기꺼이 자신의 개인적인 필요보다 집단의 요구를 우선시하려는 성향을 보인다.11 이처럼 집단적인 성향은 조직 통합에 도움이 된다. 교세라의 아메바 조직들은 단순히 스스로를 위해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 일한다. 일본 사회에서 일은 여가시간을 얻기 위해 해야만 하는 무언가로 여겨지기보다 그것 자체로서 가치가 있다.12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교세라 생산 공장의 고위급 관리자들은 일본 근로자들에 비해 미국 근로자들이 개인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행동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하지만 이들은 미국 근로자들이 갖고 있는 이 같은 성향을 보완하기 위해 평균적인 미국 근로자들에 비해 좀 더 집단주의적이고 이타주의적인 구직자를 채용한다.13  어느 관리자의 설명처럼 교세라는 직원을 선발할 때겸손근면을 중요시한다.14 교세라의 샌디에이고 공장은 직원을 선발하고 심사할 때 기존 직원들에게 자신이 잘 알고 있으며 회사가 요구하는 사항과 잘맞는 것으로 여겨지는 사람을 추천할 것을 요청하기도 한다. 또한 교세라는 추가적인 심사를 위해 공식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지원자들의 태도를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질문을 던진다.

 

 

관리자의 역할.교세라의 아메바 경영 시스템은 강력한 리더십과 효과적인 실행에 상당히 의존한다. 교세라에는 기술 및 제품의 관점에서 봤을 때 매우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는 직원이 많다. 하지만 교세라는 새로운 아메바 조직에 투입해 전반적인 경영 책임을 맡길 인재를 꾸준히 필요로 한다. 교세라는 이와 같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방법을 활용한다. 첫째, 관리자와 직원들은 처음 회사에 입사했을 때 이나모리의 경영 철학에 관해 상당한 교육을 받는다. 뿐만 아니라 입사 후 매일 진행되는 아메바 회의에서도 이나모리의 경영 철학을 익힐 수 있다. 관리자들이 이나모리의 저서에서 발췌한 구절을 낭독한 후 그 구절이 아메바 조직의 업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하기 때문이다. 둘째, 교세라는의사결정의 나침반(decision-making compass)’을 제공하는 자사의 기업 가치를 적극 알린다. 교세라의 기업 강령에는모든 직원에게 물질적이고 지적인 성장을 위한 기회를 제공하고 공동의 노력을 통해 사회 및 인류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자사의 목표라고 기술돼 있다. 이 같은 기업 강령은 직원들의 관심 및 의사 결정을 단순화하고 집중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모두에 의한 경영을 장려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교세라는 관리자들에게 직원들을 심층적으로 배려하고 친절하고 공정하게 대할 것을 요구한다.15 직원들을 적극적으로 배려하는 리더는 부하직원들과 건강한 관계(우호적이고 친밀하며 쌍방향 의사소통이 이뤄지고 높은 수준의 상호 신뢰와 존중이 바탕이 되는 관계)를 맺어나갈 수 있다. 배려심 가득한 리더의 태도는 직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된다. 교세라의 직원들은 문제가 발생하면 문제를 진단하고, 원인을 파악하며, 개선을 위한 계획 수립을 돕는다.

 

신뢰와 투명성.존중과 신뢰를 위해 노력하는 교세라의 태도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 중 하나가 투명성을 강조하는 정책이다. 교세라는 모든 비즈니스 활동을 개방적이고 명백한 방식으로 진행할 것을 요구한다. 교세라는 개방성이라는 원칙을 재무 문제와 비재무 문제에 똑같이 적용한다. 도요타(Toyota)를 비롯한 수많은 일본 기업들이 생산량, 처리율, 불량률 등은 기꺼이 직원들에게 공개한다. 하지만 직원들과 재무 정보를 공유하는 일에는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삼성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아메바 조직 리더의 말처럼 교세라에서 일하는 것과 삼성에서 일하는 것 간의 가장 큰 차이점은 삼성은 비재무 정보만 공유한다는 것이다.

 

이익 배분.교세라 직원들은 교세라의 주주다. (교세라 주식은 도쿄와 뉴욕 증시에서 모두 거래된다.) 교세라의 공장 근로자들은 모두 1969년에 설립된 직원 노동조합에 가입돼 있다. 교세라는 모든 직원들에게 이익을 고루 나눠주는 방식을 활용 중이다.

 

측정과 관리.이윤 기여도, 특히 개별 아메바 조직이 교세라의 이윤에 어떤 식으로 기여하고 있는지 측정하는 게 아메바 경영 방식의 핵심 요소다. 교세라가 아메바 조직의 성과를 측정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지표는 시간당 효율성(hourly efficiency)이다. 교세라는 각 아메바 조직이 창출한 부가가치를 노동시간으로 나눠 시간당 효율성을 산출한다. 교세라 경영진은 이 수치를 근거로 아메바 조직 및 시간별로 채산성을 비교한다.

 

양질의 회계 정보를 확보하려면회계 데이터가 실제로 발생한 거래 및 운영 현황을 정확하게 묘사하고 반영하는지확인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16 교세라는 각 아메바 조직의 외부 거래 및 아메바 조직 간의 내부 거래가 정확하고 적절하게 회계 데이터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 교세라의 고위급 관리자들은 월간 계획 및 예산을 검토하고 아메바 조직과 주기적으로 회의를 열어 계획에 대해 논의하며 회사 전체와 관련된 포부(: 향후 몇 년 동안의 판매 성장 목표)를 전달한다. 하지만 월간 계획을 관리할 책임은 대개 아메바 조직의 몫이다.

 

아메바 조직은 월간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다른 아메바 조직 및 유통, 품질 관리, R&D 등 다른 기능을 담당하는 지원 부서들과 협력한다. 개별 아메바 조직이 수립한 계획은 고위급 관리자(: 생산 공장의 공장 관리자)에게 전달된다. 고위급 관리자는 새로운 달이 시작될 때마다 모든 공장 직원이 참여하는 오전 조례를 열어 아메바 조직이 내놓은 목표를 공개하며 매달이 끝날 때마다 모든 공장 직원들이 참여하는 회의를 열어 결과(판매, 생산량, 생산성 비율)를 발표한다. 회의를 진행하는 사람은 고위급 관리자지만 월간 계획을 소유하고 계획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은 개별 아메바 조직이다.

 

교세라의 고위급 경영자는 공장 차원에서 이 프로세스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는 매달 교세라의 모든 공장에서 목표 달성을 위한 게임이 벌어지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매달 첫째 날 오전8시가 되면 게임이 시작된다. 직원들은 오전 회의에서 한자리에 모여 앉아 공장, 부서, 각 아메바 조직이 내놓은 그달의 목표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받는다. 목표가 최종적으로 확인되면 구매자와 판매자 등 거래 상대들과 함께 게임을 시작한다. 모든 직원들은 한 달 동안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을 기울인다. 직원들은 모든 부문에서 개선을 이뤄내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쏟아붓는다. 그달의 마지막 날 정오가 될 때까지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실제 결과를 산출하는 과정이 정오에 끝나기 때문이다. 마지막 날이 되면 아메바 조직 리더들이 새벽5시에 공장으로 찾아와 정오까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아메바 조직 리더들은 현장에서 공장과, 부서, 각 아메바 조직이 실제로 얼마만큼의 성과를 올리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전자 게시판을 주시한다. 직원들은 업무를 제때 마무리하기 위해 서로 협력한다. 마무리해야 할 업무가 다른 아메바 조직의 업무라 하더라도 교세라 직원들은 기꺼이 협력한다. 교세라 직원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회사 전체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교세라 직원들은 자신이 속한 아메바 조직의 목표를 전달받을 뿐 아니라 다른 아메바 조직의 목표에 관해서도 전달받는다. 새로 시작되는 달의 목표를 전해 듣는 바로 그 회의에서 직원들은 지난달의 성과에 관한 정보를 전달받고 해당 년도의 연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이 얼마나 진척됐는지 파악한다. 교세라의 월간 계획은 연간 계획, 즉 고위급 관리자의 기대치를 반영한종합 계획(master plan)’을 바탕으로 수립된다. 교세라는 연간 계획이 시행된 지 6개월이 흐른 후에 실제 결과를 연간 계획과 비교하며 연간 계획 시행일로부터 1년이 흐른 후에 또다시 실제 결과와 계획을 비교한다. 실제 결과가 연간 계획과 일치하거나 연간 계획을 초과할 경우 직원들은 칭찬을 받고 상을 받는다.

 

도전에 직면한 아메바 경영

아메바 경영 시스템이 교세라의 성공에 유·무형의 기여를 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17 하지만 지속적으로 아메바 경영을 강조하는 교세라가 3개의 주목할 만한 도전과제에 직면했다. 첫째, 영감을 주는 존재로서 이나모리 가즈오가 갖고 있는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다. 둘째, 직원들이 극도의 피로를 느낄 가능성이 있다. 셋째, 교세라가 요구하는 높은 수준의 도전을 즐기는 새로운 직원을 유치하고 유지하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이나모리의 영향력 약화.올해로 80세에 접어든 이나모리 가즈오는 더 이상 교세라의 경영진으로 활발하게 활동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교세라에서의 경영 활동 자체를 대폭 축소하고 있다. 어느 순간이 되면 이나모리의 영향력이 서서히 사라질 수밖에 없다. 또한 미래의 교세라 직원들은 역사적 배경지식이 부족한 탓에 이나모리가 직면한 도전과제와 이나모리가 이뤄낸 성공의 가치를 충분히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현재 영웅으로 여겨지는 이나모리의 지위가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면 이나모리가 교세라의 문화에 미치는 실질적이고 상징적인 영향이 모두 사라질 것이다. 교세라의 조직 문화는 교세라의 기본적인 통합 메커니즘 역할을 한다. 따라서 교세라가 이나모리의 영향력이 약화되는 현상에 효율적으로 대처하려면 자사의 기업가적이고 집단적인 조직 문화를 유지하는 데 적합한 현대적인 인물을 찾거나 새로운 통합 메커니즘을 개발하고 활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직원들이 피로를 느낄 가능성. 교세라는 직원들이 극도의 피로를 느끼지 않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필자들이 인터뷰한 직원들은 교세라의 업무 환경이 고되고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필자들과 인터뷰한 어느 직원은 심지어 교세라의 업무 환경이사람의 진을 빼놓는다고 표현했다. 교세라의 샌디에이고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자신들이 다른 회사에서 일하는 근로자들보다 훨씬 오랜 시간 동안 근무한다고 이야기한다.

 

지금까지는 교세라의 연간 직원 이직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지난 5년 동안 교세라의 이직률은 일본에서는 평균 1.27%, 미국에서는 평균 5.25%였다. 이처럼 낮은 수준의 이직률이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인터뷰에 응한 여러 고위급 관리자들은 업무에 대한 젊은 직원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 관리자는 젊은 직원들이 나이가 많은 동료들에 비해 공장의 모든 직원이 참여하는 오전 조례 등과 같은 형식적인 행사를 견디는 것을 힘들어하며 사외에서 업무와 관련이 없는 활동을 하는 데 더욱 많은 관심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2명의 고위급 관리자는 젊은 근로자들이 갖고 있는 새로운 기대와 태도가 적극적인 업무 참여와 개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높은 수준의 도전을 요구하는 업무 환경.교세라는 독특한 아메바 경영 방식으로 인해 까다로운 업무 환경과 높은 수준의 권한 부여에 대처할 능력을 갖고 있는 인재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기업의 규모가 점차 증가함에 따라 교세라는 새로운 직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연구를 통해 모든 사람이 자율적이고 강화된 업무 환경을 원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했다.18 높은 수준의 몰입과 참여를 요구하는 등높은 수준의 도전을 요구하는 업무 환경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있다. 사실 다른 누군가(대개 상사)가 자신이 해야 할 업무를 대신 계획하고, 배정하고, 감시하고, 평가하는 업무 환경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

 

필자들이 일본에서 일하는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뷰 내용에 의하면 교세라는 구직자들 사이에서 훌륭한 평판을 받고 있으며 매우 매력적인 직장으로 여겨진다. 물론 교세라의 샌디에이고 공장 관리자들도 교세라가 매력적인 직장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이들의 설명에 미뤄보면 구직자들이 교세라에 높은 점수를 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아메바 경영의 성공 여부는 높은 수준의 도전을 추구하는 직원의 확보 여부와 긍정적인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따라서 적절한 후보를 모집하고 채용하기 위해서는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일터라는 평판을 유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에는 샌디에이고 생산 공장의 평판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해도 무방하다.)

 

다른 기업들도 아메바 경영을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을까?

아메바 경영이 어떤 조직에 적합할지 간단하게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환경에서 효과를 발휘하는 경영 시스템이 다른 환경에서는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메바 경영을 도입한 기업은 적절성, 잠재적 성공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런 요소들은 경쟁이 치열한 환경, 조직 문화, 직원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데 도움이 되는 리더십 스타일 활용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다. 대개, 아메바 경영을 채택하기에 적합한 환경은 경쟁이 치열하고 기술 변화 속도가 빠른 비즈니스 환경이다. 이런 환경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은 분권화된 구조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19 반면, 경쟁이 심하지 않은 안정적인 환경하에서는 중앙 집중화된 구조가 좀 더 적합하다. 따라서 아메바 경영은 이런 환경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

 

교세라처럼 매우 치열한 경쟁에 직면한 조직이 아메바 경영을 도입한다면 많은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개략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자동차, 컴퓨터 하드웨어, 가전 제품, 소매 은행, 통신 산업(치열한 경쟁과 가파른 기술 변화가 표준이 돼버린 환경) 등에 속하는 기업들은 아메바 경영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치열한 경쟁과 가파른 기술 변화가 아메바 경영 방식을 활용하기 위한 전제 조건일 수는 있지만 적절한 방식으로 아메바 경영을 뒷받침하는 조직 문화와 리더십 스타일이 없으면 아메바 경영을 도입한다고 해도 조직 차원에서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아메바 경영 방식 도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기업이라면 무작정 아메바 경영을 도입하기 전에 먼저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독립성과 부서 간 협력을 동시에 지원하는 조직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경쟁이 치열하고 매우 개인주의적인 문화보다는 창의적이고 집단적이며 협력적인 행동(‘시민 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을 장려하는 조직 문화가 아메바 경영을 활용하기에 좀 더 적합하다.

 

아메바 경영의 핵심은 권한 부여다. 따라서 아메바 경영을 도입하는 데 관심을 갖고 있는 조직은 먼저 직원에게 적극적으로 권한을 부여할 수 있는 역랑을 갖춘 리더를 찾아야 한다. 이런 리더들은 사려 깊은 리더십 스타일을 갖고 있으며 직원들이 기업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회사 주식을 보유한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는 것처럼 월간 생산 계획에 대한 결정 권한이 있는 직원들 역시 자사에 대해 주인의식을 갖는다. 경쟁적이고 개인주의적인 행동을 지나치게 장려하는 조직이 아메바 경영을 도입하려 하면 문제에 봉착할 가능성이 크다.

 

 

번역 김현정 translator.khj@gmail.com

랠프 W. 애들러·도시로 히로모토

랠프 W. 애들러(Ralph W. Adler)는 뉴질랜드 더니든에 위치한 오타고대(University of Otago)의 회계 교수이자 조직 성과 측정/관리 센터(Center for Organizational Performance Measurement & Management) 센터장이다. 도시로 히로모토(Toshiro Hiromoto)는 도쿄 히토츠바시대(Hitotsubashi University)의 회계 교수다. 이 논문에 관한 의견이 있으신 분은 http://sloanreview.mit.edu/x/54114에 접속하여 메시지를 남겨 주시기 바란다. 저자와의 연락을 원하시는 분은 smrfeedback@mit.edu e메일을 보내 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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