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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리더십, 진실의 순간을 이끌어라.

마이클 섀너핸(Michael Shanahan),로잘린 토레스(Roselinde Torres) | 114호 (2012년 10월 Issue 1)

 

 

 

 

편집자주 이 글은 2012 BCG Perspectives에 실린 마이클 섀너핸(Michael Shanahan)과 로잘린 토레스(Roselinde Torres)의 글 ‘Is Your Team Stuck? - Inject Boldness by Unlocking Leader’s Emotions’을 번역한 것입니다.

 

어떻게 포드는 정부 지원을 한 푼도 받지 않고 2006 126억 달러에 달하는 기록적인 손실을 2010 66억 달러의 순익으로 전환시킬 수 있었을까? 당시 최고경영자(CEO)의 자리에 오른 앨런 멀럴리(Alan Mulally)가 생산 라인의 3분의 2를 줄이고 나머지 3분의 1에 대한 투자를 두 배로 늘리기 위해 필요했던 것은 무엇이었나? 멀럴리와 경영진이 대규모 투자와 대대적인 구조조정이라는, 언뜻 보기에 모순되는 것처럼 보이는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이었는가? 그리고 어떻게 포드는 240억 달러에 육박했던 부채의 절반을 상환해 흑자 전환을 이끌어낼 수 있었을까?

 

답은 간단하다. 바로 과감한 리더십(bold leader- ship)이다.

 

과감한 리더십과 의사 결정이 요구되는 시기가 있다면 그건 불확실성과 위기의 순간일 것이다. 기회는 위기의 시기에 존재한다. 과감한 리더십을 통해 기업은 성장할 뿐만 아니라 경쟁사들이 경직돼 있는 틈을 타 판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지속적인 성공을 위한 포지셔닝을 구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공황 시기에 P&G, 듀퐁(Dupont) 및 제너럴모터스(GM)와 같은 기업은 기존 통념에 반하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대공황: 기회의 시기참조).

 

팀을 이끄는 리더의 사고와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어떻게 하면 현재에 안주하려는 관성이 그 자체로 위험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이를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 리더의 리스크 회피적이고 관망적인 태도를 전향시킬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하면 리더에게 과감함을 심어주어 이들이 경쟁사보다 앞선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위기에 직면해 불가피하게 내려진 게 아니라 선택에 의해 조치를 취하도록 할 수 있는가?

 

포드의 경우에서 알 수 있듯이 이러한 경우 기업은 외부에서 CEO를 영입한다. 또는 기존 CEO가 경영진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해 새로운 경영진을 고용하고 기존 경영진을사퇴시키기도 한다. 이는 변화를 암시하는 조치이기는 하지만 변화를 보장하지는 못한다. 조직 내부로부터의 변화는 그 시행이 어렵고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하지만 기존 리더의 행동을 변화시킴으로써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외부 CEO를 영입하는 것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보다 훨씬 크다. 현재 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리더십 부족 현상에 비추어 봤을 때에도 기존 리더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현실을 직시할 수 있도록 미래의 리더를 준비시키는 건 외부에서 CEO를 영입하는 것보다 실질적으로 더욱 현명한 조치가 될 수 있다. 최근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조사한 3500개 기업 중 58%의 기업이 주요 보직을 맡은 임직원의 리더십이 부족함을 지적했다. (2010 5 BCG 보고서리더십에 대한 새로운 법칙(New Leadership Rules)’ 참조)

 

다음 두 대기업의 사례에서 이 두 기업의 CEO가 경영진의 행동을 변화시킴으로써 경영진이 가진 경직된 태도를 해결하고 핵심적인 변화를 도모하기 위해 취한 전략을 살펴보도록 하자.

 

 

 

행동 변화에 영감을 준 빅뱅크(BigBank)

 

빅뱅크(가명)는 최근 수년간 시장점유율이 감소해 성장 도모와 수익 증대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빅뱅크의 CEO와 이사회는 교차 판매(cross-selling)와 비용 관리의 효율성 증대로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전략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부서 간 장벽으로 독자성이 높은 다섯 개 부서의 단합이 필요했다. 빅뱅크에는 내부적인 경쟁 의식과 신뢰 부족이 만연한 상태였다. 업계에 존재하는 고정 관념에 따라 서로를 무시하는 분위기 역시 팽배했다. 리스크 대비 과도하게 책정된 보수로 인해 소매금융 부서에서는 투자금융 부서를 수익 독식 부서로 여기고 있었고 투자금융 부서 쪽에서는 투자 사업이 지니는 복잡성을 소매금융 부서가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소매금융과 투자금융 부서 모두 자산관리 부서에서 주주에게 배당을 충분히 지급하지 않으면서 영업부서에는 수익을 과도하게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팀과 부서를 결속시키기란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최고경영진을 교체하지 않겠다는 CEO의 의지는 확고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빅뱅크의 CEO는 행동의 변화를 초래할 수 있었을까?

 

 

 

우선 빅뱅크 CEO 360도 다면평가제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경영진의 보수 결정 시 주요 요소로 반영했다. 또한 퍼실리테이션 세션(facilitated sessions)을 열어 경영진이 새로운 전략의 이행을 위해 협력할 수 있도록 하고 협업 및 기업 차원의 전체적인 단합을 도모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도록 했다.

 

한 현업 부서장(‘윌슨이라 부르도록 하자)이 깨달음의 순간을 경험한 것은 어느 퍼실리테이션 세션에서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윌슨은 교차판매 전략이 자신의 부서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협업이란 결국 보상은 적으면서 리스크만 큰 과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이 세션에서 퍼실리테이터는 한 첼로 연주자가 자신의 정체된 연주 실력을 극복하고 중요한 곡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를 촬영한 동영상을 틀어주었다. 지휘자는 첼리스트가 자신의 연주를 더 많이 즐기고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격려했다. 또한 첼리스트가 자신의 연주 실력을 계속해서 끌어올릴 수 있도록 독려하기 위해 그를 아낌없이 칭찬했다. 그리고 잘못된 점을 한 번 지적할 때마다 긍정적인 코멘트를 다섯 번씩 해줬다.

 

그날 저녁 윌슨은 다시 한번 그 동영상을 떠올렸다. 그리고 재능 있는 바이올린 연주자로 국내 유수 음악 학교에 재학 중인 자신의 아들을 생각했다. 아들의 여러 선생님들은 아들의 연주 실력을 더욱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아들을 다그쳤고 이 과정에서 아들이 연주에 대해 가지고 있던 즐거움은 사라지고 실수에 대한 두려움만 증폭됐다. 아버지로서 윌슨은 이러한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이제 윌슨은 아들이 실패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기 위해 다시 한번 포부를 다져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자기 자신 역시 은행을 성공으로 이끄는 과정에서 바로 이와 동일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다면평가제는 경영진의 행동을 변화시켰다. 그중에서도 윌슨의 변화가 특히 두드러져 그해 경영진 중 가장 큰 진전을 보였다. 협업에 가장 크게 반대했던 경영진이 이제는 가장 강력한 옹호자가 된 것이다. 더욱 중요한 건 교차판매(cross-unit sales)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이었다.

 

빅뱅크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CEO는 강력한 계획의 수립, 새로운 인사고과평가 시스템의 실시, 인사고과 결과와 유형 결과물(보수)의 연계를 통해 경영진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경영진 개개인이 이를진정으로 이해하는 진실의 순간(moment of truth)이 존재해야 한다. 즉 자신이 시도하고 있는 변화로 자신의 사고 방식이 변화되고 결과적으로 행동이 바뀌는 순간이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이러한 내재화가 수반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사고과와 보수를 연계하는 조치가 그 자체만으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을까? 실질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흔히 그렇듯이 경영진은 결국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이러한 조치를 악용했을지도 모른다. 빅뱅크에서는 외부 개입(동영상)을 통해 경영진 단 한 명의 사고 방식이 변화됐을 뿐이었다. 윌슨의 사고와 실적에 나타난 이러한 변화를 통해 연쇄 효과가 발생했다. 재무적 목표에서부터 인재 개발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안과 관련해 경영진 사이의 논의를 통해 자기 부서에만 국한된 좁은 시야를 기업 전체를 고려하는 넓은 시야로 확장할 수 있었다.

 

변화를 위한 용기를 심어주기 위해 감성을 자극한 빅인더스트리얼(BigIndustrial)

 

빅인더스트리얼(가명) 경영진은 그해 여름 대부분을 회사 전략과 씨름하는 데 보냈다. 흑자 전환을 골자로 하는 그 전략은 빅인더스트리얼의 유타(Utah) 공장 폐쇄 조치를 포함하고 있어 강력한 반대에 부딪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경영진은 유타 공장 폐쇄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는 있었으나 이를 위해서는 공장을 준공하기 위해 내렸던 자본 투자 결정이 애초부터 잘못됐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인정해야만 했다.

 

8월의 어느 금요일 빅인더스트리얼의 CEO는 경영진에게 주말 지령을 내렸다. 회사가 거둔 눈부신 실적,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경영진이 내린 주요 의사 결정과 주요 이정표를 내용으로 5년 후쯤 <월스트리트저널>에 게재될 수 있을 만한 짧은 기고문을 작성해 오라는 지령이었다. 그리고 그 글을 가족 중 누구에게 읽어줄지도 생각해 오라는 지시도 함께 내려졌다. 돌아오는 월요일, 경영진은 동료들 앞에서 자신이 작성한 기고문을 읽고 자신이 선택한 가족과 선택한 이유를 발표해야 했다.

 

모든 기고문의 결론은유타 공장은 폐쇄됐고 그 결과 필요한 변화가 일어났으며 핵심 투자 부문에 대한 자금 지원이 원활히 이뤄졌다로 동일했다. 기고문이실제로 신문에 실리게된다면 기분이 어떻겠냐는 질문에 경영진은 기고문을 읽고 난 후의 가족의 반응과 회사의 성공에 대해 경영진이 느끼는 자부심을 이야기했다. 회사의 성공은 초기에 공장 폐쇄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경영진이 보여 준 불굴의 용기, 그리고 신제품 판매가 활기를 띠면서 나중에 경영진이 보여준 올바른 판단과 적절한 타이밍의 결과물이었다.

 

기고문 작성 활동을 통해 경영진의 시각은 공장 폐쇄라는 고통스러운 결정에서 새로운 성공이라는 긍정적인 결과로 전환될 수 있었다. 빅인더스트리얼의 CEO는 경영진이 손실이 아니라 이익에 초점을 맞추도록 했다. 그리고 CEO는 회사가 거둔 성공에 대한 기사를 읽었을 때의 가족의 반응을 경영진이 생각하도록 함으로써 다분히 의도적으로 이러한 시각 전환 과정에 경영진의 개인적인 삶을 결부시켰다. 경영진 개개인의 포부를 자극함으로써 여름 내내 공장 폐쇄 결정에 직면해 이들을 경직시켰던 두려움을 날려 버릴 강력한 감정적 에너지가 창출될 수 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기고문 작성 활동을 통해 경직된 상황이 해소됐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경영진의 의지를 자극하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이다. 가상이라는 안전한 틀 안에서 서로의 개인적인 삶과 감정을 들여다 봄으로써 경영진은 서로에 대한 신뢰를 증진시킬 수 있었다. 이들은 협업을 더욱 효율적으로 진행했으며 하나의 팀으로서 한층 강화된 민첩성과 결단력을 보여줬다. 경영진은 각자 개인적으로 져야 할 책무는 다르지만이 과정에 모두가 함께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리더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리더의 행동을 변화시킬 것

 

미래는 본질적으로 불확실할 수밖에 없다. 경제적 상황에 관계 없이 경영진은 리스크의 포용까지는 아니더라도 리스크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바로 이것이 경영진을 고용해 보수를 지급하는 이유다. 1930년대에는 크라이슬러, GE, P&G, 2006년에는 포드가, 그리고 좀 더 최근에빅뱅크빅인더스트리얼이 그랬듯이 리더는 과감하고 현명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엄청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통해 리더는 그저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 데 급급해 하지 않고 과감히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2012 4 BCG 포커스적응적 리더가 이끄는 팀의 성공 사례(Winning Practices of Adaptive Leadership Teams’) 참조).

 

리더의 사고 방식을 허물고 긍정적인 결과를 시각화하도록 함으로써 현상에 대한 리더의 인식을 바꿀 수 있으며 위험 감수를 가로막는 두려움도 제거할 수 있다. 이를 성과급 체계의 변경과 병행해 시행하면 경영진이 관성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도록 하는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여기에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요소를 결합시키는 게 관건이다. 상당한 리스크가 수반되는 시점에 내리는 의사결정은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성격을 강하게 갖기 때문이다. 정보에 입각한 실질적인 분석을 대체할 수 있는 건 없다. 하지만 때로는 관점의 전환이야 말로 경영진의 정체된 상황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마이클 섀너핸(Michael Shanahan) BCG 보스턴 오피스의, 로잘린 토레스(Roselinde Torres)는 뉴욕 오피스의 시니어 파트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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