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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의 1초, 고객파악 초고속 시대가 왔다

토마스 H. 데븐포트(Thomas H. Davenport),레안드로 달르 뮬(Leandro Dalle Mule),존 럭커(John Lucker) | 110호 (2012년 8월 Issue 1)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1 12월 호에 실린 토마스 H. 데븐포트, 레안드로 달르 뮬, 존 럭커의 글 ‘Know What Your Customers Want Before They Do’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2012 Harvard Business School Publishing Corp

 

옛날에는 물건을 사러 나서면 동네 잡화점 주인처럼 자신에게 익숙한 판매 영업자를 찾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잡화점에 가서 원하는 물건을 설명하면 주인이 바로 찾아주는 식이다. 잡화점 주인은 고객이 원하는 것을 빠르게 추리해서 딱 맞는 제품을 찾아내고 미처 생각하지는 못했지만 필요할 것 같은 물건을 추천해주기도 했다. 참 정겨운 이야기다. 그러나 오늘날은 상황이 다르다. 수많은 정보와 선택권에 휩쓸린 소비자는 자신의 필요를 가장 잘 충족시킬 제품이나 서비스를 찾아 헤맨다. 바쁘고 상품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매장 직원들은 옛날 잡화점 주인이 제공했던 맞춤식 정보를 제공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 온라인 쇼핑도 마찬가지다. 많은 경우 소비자는 스스로 정보를 모으고 결정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이런 상황이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다. IT와 데이터 수집, 분석학의 발전으로 잡화점 주인의 쇼핑 충고, 혹은 이보다 훨씬 발전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인구통계 정보나 심리분석(psychographics) 정보부터 소비자의 인터넷 웹사이트 접속 수까지 상세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게 되면서 기업은 소비자에게 알맞은 상품 및 서비스를 알려주는 맞춤형 정보를 적절한 장소에서 적절한 경로를 통해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정보를 총칭하는 말이 바로 ‘NBO(next best offers)’. e메일을 통해 검색엔진(Bing)’을 성공적으로 마케팅한 마이크로소프트(MS) 사례를 보자. e메일은 열어보는 순간 수신자의 정보를 분석해 최적의 상품을 권유한다. e메일에 담긴 최신 분석 소프트웨어는 단 5분의 1초 만에 실시간으로 습득한 정보를 활용해 수신자의 위치, 연령, 성별, 과거, 그리고 바로 최근까지의 온라인 활동 및 다른 사람들이 수신자에게 보인 반응 등을 활용해 수신자에게 맞는 정보를 전달한다. 5분의 1초면 인식할 수도 없는 짧은 시간이다. 해당 e메일이 서비스 이용으로 이어질 확률은 고객 맞춤화가 되지 않은 광고성 메일보다 무려 70%나 높다.

 

NBO를 만들기 위한 기술과 전략은 계속 진화하겠지만 하루 빨리 이를 이용하지 않는 기업은 조기에 NBO를 받아들인 경쟁업체에 고객을 빼앗기고 말 것이다. MS NBO를 이용하는 수많은 기업 중 하나에 불과하다. 다른 기업들 또한 효과적으로 구상된 NBO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그러나 조사팀이 소매업체, 소프트웨어, 금융 서비스를 포함한 수십 개 기업의 NBO 전략을 분석하고 15개 선도업체 경영진과 인터뷰를 한 결과 NBO를 시행하는 기업 대다수가 미숙한 방식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대부분 특정한 기준 없이 무차별적 정보를 제공하거나 이미 제품 구매를 마친 고객에게 해당 제품을 다시 광고하는 등 대상을 잘못 잡는 경우가 많았다. 한 소매 금융기관은 NBO가 매출 신장으로 이어지기보다 고객의 반감을 산다는 사실을 발견하기도 했다.

 

기업은 고객 분석을 통해 다양한 목표를 추진할 수 있지만 잠재적 투자수익률과 경쟁력 개선 면에서 가장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은 아마도 NBO 프로그램일 것이다. 이제 NBO를 구축하기 위한 기본 뼈대를 제시하려고 한다. 모든 단계를 한꺼번에 실행하는 일은 어렵겠지만 상품과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언젠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목표 정의

많은 조직이 제대로 된 NBO를 개발하지 못하는 이유는 분석 역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분명한 목표를 정해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질문은 무엇을 얻고자 하느냐다. 매출 증가인가, 아니면 고객 충성도 강화인가? 고객 지출 점유율(share of wallet) 증대인가, 신규 고객 모집인가?

 

영국에 본사를 둔 유통업체 테스코(Tesco)는 단골 고객 매출 증가와 클럽카드(Clubcard) 프로그램을 통해 제공하는 맞춤형 쿠폰 이용률 개선을 목표로 삼고 NBO 전략을 개발했다. 롤랜드 러스트(Roland Rust)와 동료 저자들은 클럽카드를 통해 고객이 방문하는 매장, 구매 목록, 지불 방법 등을 추적한 테스코 사례를 자세히 설명한다(“새로운 마케팅이 다가온다(Rethinking Marketing)” 2010 HBR 1-2월 호). 이렇게 해서 얻은 정보는 테스코가 각 지역 선호도에 따라 물품 목록을 결정하고 대형마트에서 동네 조그만 매장까지 모든 지점에서 소비자 개개인에 맞는 물품을 맞춤 제공하도록 도와준다. 예를 들어 테스코 매장에서 처음 기저귀를 구매한 클럽카드 회원은 아기용 물티슈나 장난감뿐만 아니라 맥주 쿠폰까지 받게 된다. (데이터 분석 결과 아기가 어리면 아버지들이 더 많은 맥주를 구매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술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최근 테스코가 시험 삼아 도입한깜짝 세일은 클럽카드 특정 쿠폰의 사용률을 무려 3배나 증가하게 했다. 선택된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쿠폰을 통해 좋은 가격에 제공한 결과였다. 세일 시간을 정해 놓고 시간이나 상품이 얼마 안 남았음을 보여주면 긴장감을 높이고 소비자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 반짝 세일로 제공된 상품 중 일부는 90분 만에 품절됐다.

 

테스코의 NBO 전략은 고객의 구매 범위를 확대하는 것뿐 아니라 단골 고객이 주로 구매하는 물품에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신중하게 프로그램을 만들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전달한 결과 테스코와 전속 컨설팅업체 던험비(dunnhumby)는 쿠폰 사용률을 8%에서 14%로 끌어올렸다. 이는 식료품업계에서 통상적으로 나타나는 1∼2%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MS NBO 프로그램 목표는 새로운 고객이서비스를 사용해 보고 스마트폰에 다운로드하며 컴퓨터 브라우저에 빙 검색창을 설치한 후 결국 기본 검색 엔진으로 삼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분명한 목표를 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동시에, 필요하다면 목표를 수정할 수 있는 유연성도 갖춰야 한다. 저가 DVD 대여업체 레드박스(Redbox)는 초기만 하더라도 DVD 무인대여기(kiosk)를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해 e메일 및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쿠폰을 발행했다. 레드박스의 무인 대여기는 당시 새로운 개념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이 점차 DVD 자동 대여 방식에 익숙해졌다. 이렇게 사업이 자리를 잡자 레드박스 경영진은 저비용 모델을 유지하면서 수익을 늘리기 위해서는 고객이 무인대여기를 이용할 때마다 대여하는 DVD 수를 늘려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레드박스는 NBO 전략의 초점을 신규 고객 모집에서 DVD 다수 대여 시 가격 할인으로 바꿨다.

 

 

데이터 수집

효과적인 NBO를 구상하기 위해서는 고객과 제공 상품, 구매 상황에 대한 상세한 자료를 수집·통합해야 한다.

 

고객을 파악한다.맞춤식 NBO 구상에 필요한 정보는 고객의 연령, 성별, 자녀 수, 거주 주소, 수입 혹은 자산, 심리적 라이프스타일, 행동 패턴 등 기본적이면서도 쉽게 수집할 수 있는 내용이 많다. 이전 구매 내역은 고객이 다음에 무엇을 구매할 것인지 알려주는 가장 좋은 예측 자료지만 오프라인상에서는 얻기 어렵다. 이럴 때 테스코의 마일리지 프로그램 같은 것은 소비자 구매 패턴을 파악하는 데 좋은 수단이 된다.

 

기업은 고객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또 어려움을 겪는데 SNS나 휴대전화를 통해 얻는 고객의 사교 생활 및 위치 정보(SoMoLo; social, mobile, location)가 갈수록 증가하면서 새로운 정보 유형을 수립할 필요가 커지고 있다. 기업은 특정 시점에 고객이 있는 장소, 고객이 소셜 미디어에 올린 자신의 취미나 흥미에 관한 글, 심지어는 고객의 친구들이 구매한 상품 및 온라인상에서 서로 이야기를 나눈 내용을 바탕으로 상품의 구성을 바꿔 제안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포스퀘어(Foursquare). 포스퀘어는 소비자가 특정 매장에 얼마나체크인했는지를 분석해 그에 맞는 상품을 제안한다. 월마트 또한 소셜 미디어 기술 신생업체 코스믹스(Kosmix)를 인수해서 새로 구성한 디지털 전략부서 @월마트연구소(WalmartLabs)를 통해 소비자 SoMoLo 정보를 활용한 맞춤형 제안을 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월마트 디지털 전략부서의 프로젝트 중에는 소셜 미디어에서 드러난 취미나 흥미를 바탕으로 월마트닷컴(Walmart.com)에서 무엇을 살지 예상하는 프로젝트도 있다.월마트는 또한 고객이 복잡한 매장 속에서 필요한 물건을 찾도록 도와주는 위치 기반 기술도 연구하고 있다. 의류 판매업체 H&M은 온라인 게임 마이타운(MyTown)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고객 위치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사용한다. 잠재적 고객이 H&M 매장 근처에서 휴대용 기기를 통해 게임을 즐기다 들어오면 H&M은 이들에게 가상 의류와 포인트를 준다. 만약 소비자가 홍보 중인 제품에 관심을 보이면 자동으로 경품 행사에 응모가 된다. 초기 결과를 보면 고무적이다. 온라인상에서 H&M 매장에 체크인한 70만 명의 고객 중 30만 명이 실제 매장을 방문해 해당 상품을 살펴봤다.

 

많은 소매업체들은 고객의 실시간 위치 정보를 어떻게 사용할지에 초점을 맞춘다. 고객이 주로 어디에 있었는지가 해당 고객에 대해 많은 사실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모바일 기기에서 수집된 위치·공간 관련 정보가 매일 6000억 건씩 이동통신업체로 들어간다. 소프트웨어 분석업체 센스 네트웍스(Sense Networks)가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은 고객의 움직임을 다른 사람의 움직임 및 특징을 보여주는 수천억 건의 데이터 포인트와 비교할 수 있다. 그리고 과거의 위치 정보를 이용해서 소비자의 연령 및 이동 유형, 재산 정도, 다음에 갈 만한 장소 등을 추정할 수 있다. 이런 정보만 있다면 소비자에게 정확히 맞춘 NBO를 제공할 수 있다.

 

상품을 자세히 파악한다.기업이 자사 상품 혹은 서비스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고객에게 어떤 상품을 권해야 할지 쉽게 알아낼 수 없다. 영화나 동영상 같은 경우 제3자 기관의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상품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고객이 특정 배우나 플롯 유형을 좋아한다면 앞으로 어떤 영화를 좋아하게 될지도 미리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의류나 식료품을 비롯한 다른 소매 산업은 고객이 선호하는 상품 정보를 축적하는 일이 훨씬 어렵다. 생산업체들이 특정 스웨터를진취적 패션이나전통적으로 일괄 분류하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의류의 색깔도 명확하게 표준화된 기준에 따라 분류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소매 유통업체들은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제품의 특징을 잡아 분류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해야 한다. 자포스(Zappos)는 고객의 검색을 최적화하는 업무를 무려 3개 부서에 배정해 맡기고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고객에게 가장 적절하고 효과적인 상품을 제안하도록 한다. 제품이 특정 유형, 스타일, 색상, 브랜드, 가격대 등으로 좁혀진 이후에도 구두에는 특정 철자 ‘P’로 시작하는 카테고리에서만 진주, 패치워크, 자갈, 가는 세로줄, 페이즐리, 물방울, 격자 무늬 등 무려 40개 이상의 원단 무늬가 더 있다. 이렇게 제품 특성에 관해 자세히 분류해 놓은 시스템이 없다면 자포스는 특정 고객이 과거에 페이즐리 무늬 신발을 자주 샀다는 사실을 모를 것이며 따라서 해당 고객을 위한 NBO에 페이즐리 무늬 제품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할 것이다.

 

식품업체 또한 적절한 분류 체계가 없기 때문에 모험적인 고객, 건강에 신경 쓰는 고객, 비용에 민감한 고객에게 각각 어떤 제품을 제공해야 할지 잘 모른다. 테스코는 모험적인 고객에게 적합한 제품을 찾아야 하는 경우, 예를 들어 영국에서 태국식 녹색 카레를 구매하는 것처럼 특정 국가에서 과감한 선택을 한 고객이 있는 경우, 해당 고객이 다음에 다른 어떤 제품을 구매하는지 분석한다. 녹색 카레 가루를 구매한 고객이 오징어나 야생 루콜라(wild rocket) 페스토를 자주 구매했다면 이 제품들 사이에는 분명한 상관관계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구매 상황을 이해한다.
마지막으로 NBO는 고객이 해당 제품과 마주치는 경로(대면, 전화, e메일, 웹사이트 등)와 마주치게 된 이유, 상황, 심지어는 당시 고객의 마음 상태가 안정된 상태인지 혹은 당황했는지 여부를 알려주는 목소리 크기와 높이(감정 탐지 소프트웨어가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까지 염두에 두고 만들어져야 한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는 고객과의 접점 중 ATM에서 담보 대출 상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봤자 별로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ATM을 이용하는 고객은 정보를 자세히 알기 위한 시간이나 의욕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에 고객이 지점 안으로 걸어 들어올 때에는 동일한 상품 광고에 보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마찬가지로 불만을 토로하기 위해 고객 서비스센터에 전화하는 사람은 상품 광고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겠지만 다른 때 e메일로 같은 정보를 받았다면 주의 깊게 읽어볼 수 있다.

 

NBO 설계와 고객 반응에 영향을 주는 상황적 요소로는 날씨, 시각, 요일, 고객이 혼자인지 혹은 누군가와 동행하고 있는지 등이 있다. 방문 사이트 목록이나 최근 구매 정보가 온라인 NBO 전략을 구성하는 데 가장 효과적일지 모르지만 항공권 가격 책정과 같은 일부 품목의 경우 구매가 이뤄지는 시간이나 날짜가 더 중요하다. 항공사들은 구매자가 별로 없는 주중 한낮보다 많은 사람이 항공권을 검색하는 일요일 저녁에 티켓을 더 비싸게 판매한다. 연구진이 살펴본 중국의 한 신발 소매업체는 1차 구매자와 동행하는 사람을 목표로 마케팅을 실험했다. 예를 들어 여성 고객이 남편과 함께 매장을 방문하면 그 여성이 1차 구매자다. 이럴 때는 남편에게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을 NBO로 제안한다. 아내와 함께 쇼핑몰에 왔지만 자신을 위한 물건에 적극적이지 않은 남편은 특정 물건을 찾아다니며 혼자 쇼핑하는 남성보다 가격에 더 민감하기 때문이다.물론 사업의 성격과 고객에 따라 상황적 요소는 수없이 달라질 수 있다.

 

 



분석 및 실행

고객의 다음 구매를 예상하는 NBO를 가장 먼저 시작한 기업들은 아마존을 비롯한 온라인 업체다. 이들은 단순히 여러 고객의 구매 상관관계를 분석해이 제품을 구매한 다른 고객은 이런 제품도 구매했습니다를 알려주는 방식을 사용했다. 당시만 해도 고객이나 제품의 특징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쌓지 않았기 때문에 제품 권유 전략은 다소 투박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고객의 과거 구매 패턴을 분석해서 보다 정교한 권유가 가능해졌지만 이들도 고객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무차별적 내용에 그쳤다. 예를 들어 자신과 취향이 전혀 다른 친구에게 선물하기 위해 책이나 CD를 구매했을 경우 그 고객에 대한 제품 권유는 크게 왜곡될 수 있다.

 

고객과 제품 특성, 구매 상황에 대해 체계적으로 정보를 수집해온 기업들은 보다 정교하고 효과적인 제품 권유를 할 수 있다. 통계 분석과 예측 모델링을 통해 가공되지 않은 정보로부터 종합적인 정보를 담은 보물 창고를 뽑아낼 수도 있다. 예를 들면 휴대 전화로 보낸 할인 쿠폰에 고객이 반응을 보일 확률 등을 예측할 수 있다. 고객의 인구통계학적 정보, 태도, 구매 패턴과 그 밖의 연관 요소들을 동시에 해석하는 첨단 데이터 분석법이나 행동 패턴 세분화(behavioral segmentation)는 가장 이탈 가능성이 높은 고객을 찾아내는 데 도움을 준다. 이런 유용한 정보와 각 고객의 평생 가치에 대한 예상 정보로 무장한 기업이라면 어떤 NBO가 고객의 이탈을 가속화할지 혹은 막아줄지를 결정할 수 있다. (마케팅 정보 분석법에 대한 상세한 논의는 이 글의 주제와 맞지 않기 때문에 생략한다. 2002년 출간된 개리 L. 릴리엔(Gary L. Lilien)과 아르빈드 랑가스와미(Arvind Rangaswamy) 공저 <마케팅 엔지니어링(Marketing Engineering)>은 주요 분석 기술 및 정량적 방법, 컴퓨터 모델링 기법을 포괄적으로 상세히 설명한다.)

 

이런 분석법을 통해 잠재적 효과가 높은 다양한 제품 권유를 할 수 있기는 하지만 이후 실제 구매를 이끌어 내는 과정은 사업 법칙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분석 결과, 고객이 다수의 제품 중 어느 하나를 구매할 확률이 거의 동일하다고 한다면 이 중 어떤 상품을 권유할지는 해당 기업의 사업 법칙에 따라 달라진다. 너무 자주 접촉할 경우 고객의 반응 확률이 낮아진다는 결과가 나왔다면 접촉 빈도를 사업 법칙에 따라 제한할 수도 있다. 사업 법칙은 구매를 최대한 유도한다는 단기적 목표에서 벗어나 고객 충성도 강화 등의 포괄적 전략 목표를 따르게 해준다. 이는 예측 모델의 논리에서 벗어나 큰 그림을 따르도록 하는 일이다.

 

신중하게 작성된 NBO는 고객에게 전달돼야 비로소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아무리 훌륭하게 작성된 e메일 NBO라 해도 고객이 열어보지 않는다면 보내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다면 NBO는 반드시 얼굴을 마주하고 직접 전달해야 하나? 아니면 매장 내 판매대에서 제공해야 하나? 고객의 휴대 단말기로 보내야 하나, 아니면 영수증에 인쇄해야 하나? 많은 경우 답은 분명하다. 고객과 접촉이 발생하는 곳이 NBO를 전달하는 최적의 경로다. 예를 들어 CVS 약국 체인에서 엑스트라케어(ExtraCare) 회원 카드를 판매대에서 사용한 고객은 맞춤식 쿠폰을 같은 장소에서 즉각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때로는 고객에게 정보를 주는 경로와 고객 정보를 받는 채널이 달라야 한다. 복잡한 내용을 담은 제품 권유는 단순한 경로를 통해 전달돼서는 안 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담보 대출 권유를 살펴보자. ATM은 금융 상품 정보를 내보내는 경로로 적합하지 않다. ATM처럼 고객이 빠르게 볼일만 보는 채널에서 다루기에는 담보 대출 상품의 내용이 너무 복잡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다수의 콜센터 직원은 적합한 상품을 권유할 정도로 고객의 수요를 자세히 이해하거나 상품의 상세한 내용을 알지 못한다. 특히 콜센터 직원의 목표가 단순히 판매나 서비스 거래에 있다면 더욱 그렇다.

 

기업은 다양한 경로를 모두 시험해 본 후 가장 효율적인 것을 찾아야 한다. CVS의 경우, 엑스트라케어 카드를 매장 내 판매대뿐만 아니라 계산대 영수증을 통해서도 권한다. 또한 e메일이나 맞춤형 전단지, 가장 최근에는 고객 휴대전화로 전송하는 쿠폰을 통해서도 전달됐다. 패스트푸드 체인 쿠도바 멕시칸 그릴(Qdoba Mexican Grill)은 고객 우대 프로그램을 확장해 특정한 주, 특정한 요일에 고객 스마트폰으로 쿠폰을 보내 매출을 확대하고 수요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한다. 쿠도바 쿠폰의 전체 평균 사용률은 16%인데 대학가 근처에서 한밤에 진행한 쿠폰 이벤트에서는 쿠폰 사용률이 40%에 달하기도 했다. 스타벅스는 10개 이상의 온라인 채널을 통해 맞춤 상품을 권유하는 한편 고객 만족도 및 반응을 측정하고 상품을 제공하며 브랜드를 홍보한다. 일례로 스타벅스 스마트폰 앱을 이용하면 고객은 자신의 SoLoMO 정보에 따라 음식 및 음료, 상품 판촉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노드스트롬(Nordstrom)을 비롯한 고급 백화점이나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금융서비스업체들은 영업 직원들의 상품지식을 늘리고 고객수요 이해 및 관계 구축 능력을 키우기 위해 엄청나게 투자한다. 이 업종에서는 직원들이 상품을 권유하는 가장 좋은 경로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업체들은 이전 구매 등 정보들을 취합해 다양한 종류의 상품 권유 메시지를 만든다. 영업직원이나 고객 서비스 대표는 고객과 나눈 대화, 특정 상품 권유에 대해 고객이 보인 반응, 고객과 판매 사원의 친밀도 등을 고려해 다양한 메시지 중 하나를 실시간으로 선택해 고객에게 전달한다. 이렇게 고객 반응을 예측해 만든 모델과 인간의 판단력을 결합하면 예측 모델 결과를 무조건 따르는 것보다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판매 사원이 매번 같은 상품을 권유한다면 고객이 그 권유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물론 구매 후 만족도가 모두 떨어질 것이다. 투자회사 T. 로우 프라이스(Rowe Price)는 콜센터 직원들에게 특정 고객을 위한 상품 권유 메시지를 보낸다. 만약 직원들이 고객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해당 메시지를 전달할 확률이 50% 이상이라면 직원들은 상품을 파는 데만 신경을 쓰고 고객의 필요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학습 및 진화

최적의 NBO를 구성하는 것은 정확하지는 않지만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는 분야다. 다른 모든 과학과 마찬가지로 NBO 또한 실험이 필요하다. 실험을 하다 보면 결과가 좋을 때가 분명 있을 것이다. 기업은 각각의 경우 결과가 어떤지 측정하고 여기서 배운 교훈을 적용해야 한다. CVS의 한 간부는 이렇게 표현했다. “상품을 권유할 때마다 실험을 한다고 생각한다.”

 

기업은 NBO가 실제 판매로 이어지는 결과를 보고 유추해 다음 상품 권유에 활용해야 한다. 그러다가 새로운 정보를 얻게 되면 해당 법칙을 수정해야 한다. 법칙은 기업마다 다를 수 있다. 연구 결과, 시장 선도적 기업들은 다음의 법칙을 활용하고 있었다.

 

풋락커(Footlocker):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진보적 디자인의 신발만 홍보

CVS: 고객이 이전에 구매했던 제품에 대한 할인 혜택 제공

샘스클럽(Sam’s Club): 고객이 아직 구매하지 않은 품목 중에서 필요로 할 수 있는 제품을 권유하며 단골 고객에 적합한 보상 제공

노드스트롬: 판매사원과 고객의 직접 대면을 통해 상품을 권유

 

경험에 기반한 법칙은 관습이나 전해지는 소문이 아니라 정확한 정보와 사실을 근거로 한 분석에서 도출해야 한다. 선도 기업의 법칙들은 모두 실험을 통해 입증됐지만 지속적으로 효과를 가지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에 걸쳐 다시 점검하고 시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NBO 전략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고객 정보의 수집과 사용 방법이 정교해지자 이와 연관된 법적·윤리적·규제 이슈들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따라서 적극적으로 NBO를 실험하는 기업은 자신도 모르게 법적·윤리적 경계선을 넘어서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고객이나 상품과 관련해 가능한 모든 변수를 NBO 모델에 반영하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다. 그러나 인구통계학적·심리적 정보는 물론 고객의 과거 구매 내역에 관한 정보는 소매업체가 수집하는 기본 항목이며 이것조차 수집하지 않는 소매업체는 거의 없다. 따라서 대부분 소매업체들은 이 분야 작업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권유 상품의 품질이나 가치가 좋다고 감탄하며 구매할 고객은 없다. 구매 관련 변수와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경로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증가할 것이다. 상품 권유 내용을 개선하지 못한 기업은 결국 뒤처지게 될 것이다.

 

 

토마스 H. 데븐포트, 레안드로 달르 뮬, 존 럭커

토마스 H. 데븐포트(Thomas H. Davenport)는 밥슨대(Babson College) IT 및 경영학 석좌교수다. 딜로이트 애널리틱스(Deloitte Analytics) 선임 자문을 맡고 있으며 국제 애널리틱스 연구소(International Institute for Analytics) 연구 이사다. 레안드로 달르 뮬(Leandro Dalle Mule)은 씨티은행 글로벌 애널리틱스 이사다. 존 럭커(John Lucker)는 딜로이트 컨설팅(Deloitte Consulting LLP)의 책임 컨설턴트로 근무하며 딜로이트 애널리틱스 미국 사무소 및 선진 분석법·글로벌 모델링을 총괄 책임진다.

 

번역 |우정이 woo.jungy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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