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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성격 문제있나? 보완하는 리더가 좋은 리더

징카퇴겔(Ginka Toegel) | 109호 (2012년 7월 Issue 2)

 



편집자주
이 글은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12년 봄 호에 실린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의 조직 행동·리더십 교수 징카 퇴겔과 수석 연구원 장-루이 바르수의 글 ‘How to Become a Better Leader’를 번역한 것입니다
.

 

경영자들은 존경할 만한 리더를 발견하면 그 리더가 특정한 행동 양식 혹은 자신의 성격에 지배적인 영향을 미치는 특성을 억제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는지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위대한 리더는 매우 쉽게 일을 해내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 필자들이 직접 관찰한 훌륭한 리더 대다수는 자신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심지어 자신이 타고난 대로 행동하는 것처럼 여겨지는 버진그룹(Virgin Group) 회장 리처드 브랜슨(Richard Branson) 같은 사람조차도 마찬가지다.

경영진의 직위 중 어느 한 곳에서는 잘 맞아떨어졌던 특성이 다른 직위에서는 전혀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조직 내에서 승진을 통해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되거나 새로운 환경에 놓였을 때 경영자들이 자신의 성격을 구성하는 여러 측면 중 과거와는 다른 측면을 강조하거나 억제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경우도 있다. 과거에는 강점이었던 게 약점이 될 수도 있다.

다행스럽게도 성격 연구의 발달 덕에 경영자들이 자신의 성격을 좀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심리학자들은 연구를 통해 사람들을 구별 짓는 무수한 특성을 찾아냈다. 지난 수십 년간 진행된 수많은 연구의 결과는 각각 다양한 특성들로 구성된 5개의 포괄적인 차원으로 수렴된다. 이 차원들은 너무도 강력해빅 파이브(Big Five)’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현재 널리 인정받고 있는 5개의 요인들은 연구 방법, 연구 시간, 연구 맥락, 문화 등을 달리해도 일관성 있게 발견된다. (‘빅 파이브의 발전 과정참조)

인간의 성격을 다룬 다른 모형들과는 반대로 빅 파이브 모형은 사람들이 서로를 묘사하기 위해 사용하는 일상 언어에서 비롯됐다. 성격을 묘사하기 위해 사용되는 약 18000개의 단어에서 출발해 안정 욕구(need for stability)1 외향성(extraversion), 개방성(openness), 친화성(agreeableness), 성실성(conscientiousness) 5개의 근본적인 요인으로 줄여나갔다.

물론 성격 점수는 성과 점수가 아니다. 성격적 특성이 직접적으로 성과에 부정적이거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성격 점수는 경영자에게 어떤 부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지 알려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어떤 맥락에서 효과적인 특성이었다 하더라도 상황이 바뀌면 불필요해지거나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2  (1)

 

보편적인 리더십의 함정

직급을 막론하고 리더라면 누구나 좀 더 강하게 밀어붙이고 좀 더 빠르게 나아가고자 하는 강렬한 압박을 느낀다. 이런 상황에 놓인 경영자들은 이따금씩 타고난 심리적 선호도를 통제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조직 내에서 지위가 높아지면 그만큼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사람들의 감시가 한층 더 철저해지며 경영자의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한층 더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필자들은 수많은 고위급 경영자에게 조언을 해준 경험을 토대로 빅 파이브 성격 차원 각각의 높은 점수 및 낮은 점수와 관련이 있는 가장 보편적인 리더십 함정을 찾아냈다. (‘연구 내용참조) 본 논문에서 필자들은 보편적인 리더십 함정이 야기할 수 있는 위험을 설명하고 적절한 대처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 유명한 경영자들이 남긴 말을 공개하는 동시에 필자들이 도움을 줬던 경영자들이 남긴 말을 익명으로 전달할 것이다. (2)

1. 안정 욕구: 지나치게 많은 스트레스란 어느 정도 수준일까?

정서적 안정(emotional stability)은 경영자에게 매우 중요한 자질이 될 수 있다. 스트레스와 좌절,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서적 안정에는 문제점도 있다.



지나치게 침착할 수 있다.
압박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침착함을 잃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이 공황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사람들의 불안을 덜어주는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다. 필자들이 코치한 수많은 경영자들은 침착함을 잃지 않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점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하지만 이런 성격 특성에는 위험도 따른다. 영감을 주지 못한다거나 긴박감이 떨어진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이 걱정하는 까닭을 쉽게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이런 경영자들은 상대에게 과도하게 자신감에 차 있다는 인상을 남길 수 있다. 지나친 낙관주의에 맞서는 데 도움이 되는 한 가지 전략은 마음속으로 목록(mental lists)을 만드는 것이다. 지나친 낙관주의에 빠지기 쉬운 성향을 갖고 있는 경영자는 어떤 일이 잘 풀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희망적인 이유 3개와 더불어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비관적인 이유 3개를 생각해야 한다.

혹은 지나치게 조급해하고 과잉 반응을 보일 수 있다.성공한 경영자들이 확연하게 조급해하는 성향을 갖고 있는 경우가 있다. 월트디즈니(Walt Disney) CEO 로버트 이거(Robert Iger)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에 실린 어느 기사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전반적으로 조금 더 인내심을 갖는 법을 익혀 왔다. (중략) 다른 사람의 말을 좀 더 경청하고 반응 시간을 잘 관리하는 법을 익혀 왔다. 사실 누가 내게 어떤 말을 하면 과잉 반응을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을 통해 다른 사람이 내게 하는 말에 과잉 반응하지 않기 위해 애쓰는 것이다.”3

필자들이 코치한 경영자 중 일부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스트레스에 취약한 성격을 갖고 있으며 침착함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따라서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높은 수준의 안정성을 필요로 한다. 또한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화가 날 때 무조건 화를 억누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무조건 화를 참으면 표출되지 않은 분노가 눈에 띄지 않게 조금씩 쌓여 아무 잘못이 없는 엉뚱한 사람에게 분노를 쏟아내는 일이 벌어지게 된다. 과잉 반응을 보이지 않으려면 분노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기 전에 미리 마음 속의 분노 저장함(anger container)을 비워낼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부정적인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것이다. 가령 “(이런 저런) 이유로 실망했다/좌절했다/마음이 상했다/짜증이 났다와 같이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면 도움이 된다. 뇌 영상법에 관한 연구를 통해 감정을 말로 표현하면 감정이 약화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감정을 말로 표현하건 일기에 기록하건 감정을 표현하는 간단한 행동은 인간의 두뇌에서 자가 조절과 자기 제어 등을 담당하는 부분을 활성화시킨다.4 마치 분노 저장함 측면에 구멍을 뚫는 것과 같다. 감정을 말로 표현하면 자칫 약해 보이지 않을까 걱정하는 경영자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감정을 말로 표현하면 자신감을 드러내 보일 수 있다.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 기분이 상하는지 다른 사람들을 이해시키는 동시에 부정적인 에너지를 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외향성: 얼마나 많은 사람과 관계를 유지하며 지낼 때 지인의 숫자가 지나치게 많은 것일까?

외향성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에너지를 얻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를 반영한다. 리더십이란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따라서 리더가 외향적이고 적극적이며 활동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면 그것은 장점이 될 수 있다. 이런 특징을 갖고 있는 경영자가 리더답게 여겨진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5 하지만 이런 특징이 효과적인 리더십을 연상시킨다는 근거는 훨씬 희박하다.6

지나치게 자기주장이 강할 수 있다.외향성 차원의 점수가 높은 경영자는 과도하게 수다스럽거나 다른 사람을 지배하려 든다는 인상을 남길 수 있다. 그와 더불어 상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려 한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다. 필자들이 코치한 적이 있는 초대형 글로벌 식품기업의 현지 시장 책임자를 비롯해 이런 문제에 부딪히는 경영자가 많다. 자신이 제안한 사업 계획에 대해 논의하던 중 현지 시장 책임자는 다음과 같이 자신의 문제를 인정했다. “회의를 할 때 대화를 장악하려 드는 습관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의 주장을 적극 펼치지 못하는 사람들이 의견을 피력할 수 있도록 좀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싶다. 결국 내가 좀 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상대의 이야기를 제대로 처리하고 있다는 것도 보여줘야 한다. 성격 검사 점수는 과거에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은 적이 있지만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피드백을 다시금 확인시켜준다.”

회의를 주도하려는 성향을 갖고 있는 경영자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간단한 방법은네 문장(four sentence)’ 규칙이다. 다시 말해서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하건 딱 네 문장만으로 모든 것을 표현하는 방법이 도움이 된다. 네 문장으로 이뤄진 말을 모두 마쳤다면 상대에게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 “부연설명이 필요한가?”

외향성의 또 다른 측면은 높은 활동 수준이다. 활동 수준이 높으면 다른 사람들을 격려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상대를 지치게 할 수도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소매 분야에서 활동하는 고위급 경영자에게 커다란 도움이 됐다. 이 경영자는 필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활동적인 것과 정신 없이 바쁘고 부산한 것 사이에는 미묘한 경계선이 있다. 아마도 나는 이따금씩 그 경계를 넘는 것 같다. 그런 상황이 벌어지면 다른 사람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기보다 혼란을 야기하고 다른 사람들을 동요시키게 된다.” 빠르게 움직이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욕구를 이해하고 그에 맞게 자신의 에너지 수준을 조정해야 한다.

특히 에너지 수준이 높은 리더는 이런 성향이 자신보다 느리게 움직이는 사람(특히 리더가 이해 속도가 느리거나 헌신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긴장감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에너지 수준이 높지 않은 사람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내려갈 대로 내려간 경영진의 기대 수준에 부합하는 성과만 내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7 금융 부문에서 활동하는 어느 고위경영자는 필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항상 느긋하게 구는 동료)와 마주할 때마다 그 사람이 나의 활기를 빼앗아가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그 사람과 마주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여러 팀이 협력하는 프로젝트에 배정돼 그 사람과 함께 일을 하다가 느긋해 보이는 겉모습 안에 매우 예리한 정신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사람이 팀 전체에 많은 것을 기여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후 그 사람의 방식을 좀 더 적극적으로 수용하게 됐다.”

혹은 지나치게 자기 성찰적일 수도 있다. 좀 더 내면에 집중하는 경영자는 외향적인 사람처럼 행동하는 방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 좀 더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하는 행동 방식을 수용하고 자신의 의견을 적극 피력하며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내성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사람이 끊임없이 의사소통을 하다 보면 에너지가 고갈될 수 있다. 야후(Yahoo)의 전 CEO 캐롤 바츠(Carol Bartz) 사례를 생각해 보자. 2004년 바츠는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San Francisco Chronicle)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을외향적인 성격과 내성적인 성격의 경계에 서있는 인물로 묘사했다. 바츠가 인터뷰에서 남긴 말을 일부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나는 혼자 시간을 보내고 정원을 가꾸면서 에너지를 재충전한다. (중략) 내성적인 사람들은 혼자 시간을 보내면서 생기를 되찾는다.”8

내성적이고 진지한 경영자는 얼굴에 근엄한 표정을 띠는 경우가 많다. 눈살을 찌푸리거나 입술을 오므릴 수도 있다. 언제나 근엄한 표정을 짓는 경영자가 표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은 얼굴 표정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물체를 찾아내는 것이다.

필자들은 재미있는 문구가 새겨진 컵을 구입해 들고 다니는 방법을 추천한다. 이런 컵은지금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 거지라고 일깨우는 역할을 한다. 웃고 싶지 않을 때 억지로 웃을 필요는 없다. 다만 얼굴 근육을 이완시켜야 한다는 사실만 기억하면 된다. 부드러운 표정(그리고 미소)은 자기 자신뿐 아니라 함께 일하는 동료들(상대가 느끼는 감정의 영향을 받는 존재)에게도 생리학적으로 영향을 미친다.9

 

 

 

 


3.
개방성: 새로운 것을 얼마나 추구하면 지나친 것일까?

 

개방성에는 지적 호기심, 판단의 독립성, 거시 지향성을 드러내 보이는 경향이 포함돼 있다. 이런 차원의 점수가 높으면 그만큼 리더십 역할에 적합한 가치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10 하지만 리더가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나가는 데 개방성이 반드시 도움이 되는 건 아니다.

지나치게 혁신적이거나 지나치게 복잡할 수 있다.대체 가능한 관점을 고민하고 또 다른 시각을 찾는 행동은 명료함과 일관성, 목표를 찾는 동료들에게 좌절감을 안겨줄 수 있다. 리더가 ‘∼하다면 어떨까라는 식의 논의에 쉽게 빠져드는 성향을 갖고 있다면 주위 사람들이 매우 동요될 수 있다. 암젠(Amgen) CEO이자 현 회장인 케빈 셰어러(Kevin Sharer) <하버드비즈니스리뷰(Harvard Business Review>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나는 장기적인 전략 대안에 커다란 매력을 느낀다. (중략) 나는 이런 선택 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셰어러는 CEO가 발생 가능한 변화에 대해 지나치게 자주 논의하면조직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처럼 실험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리더는 흔들리지 않도록 붙들어줄 누군가를 필요로 할 수도 있다. 셰어러는 나름대로 규칙을 정하는 방법을 익혔다며이처럼 거시적인 선택 방안을 연간 2∼3회 정도 고민하고 그 외의 시간에는 잊어버리기로 결정했다11 고 이야기한다.

지적 호기심이나 창조력이 뛰어난 경영자 역시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것을 복잡하게, 혹은 추상적으로 표현해 상대를 곤란하게 만들 수 있다. 상대를 이해시키기보다 혼란스럽게 만드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이런 부류의 경영자는 메시지를 단순화하고 상대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풀어서 설명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선가드 데이터 시스템스(SunGard Data Systems)의 전 CEO 크리스토발 콘데(Cristóbal Conde)도 지나치게 꼼꼼한 사고방식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뉴욕타임스>에 실린 기사에서 콘데는 다음과 같은 조언을 들은 적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어느 날 상사가 이런 이야기를 해줬다. ‘크리스, 자네는 똑똑한 사람이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네가 해야 할 일이 18개나 적혀 있는 목록을 한꺼번에 모두 흡수할 수 있는 건 아니라네. 몇 가지 일에 집중하게.’ 매우 건설적인 비판이었다. 상사의 말을 받아들여 내가 일을 처리하는 방식을 돌아보니 모든 게 3개씩이었다. 긍정적인 점도 3개고, 다른 식으로 처리해야 할 부분도 3개였다.”
12

상황을 지나치게 복잡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는 경영자들은 중요한 목표를 강조하는 동시에 상대를 코치하는 듯한 접근방법을 취해야 한다. 즉 상대가 자신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상대의 이해를 돕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혹은 지나치게 관례적일 수 있다.성격 스펙트럼상에서 좀 더 순응적인 쪽으로 치우친 리더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거부하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 필자들이 함께 일한 적이 있는 어느 최고기술책임자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나는 생산 부문에서 일했고 그 일이 내 성격에 꼭 맞았다. 나는 데이터를 철저히 신봉하는 사람이다. 나는 어떤 사실을 내 눈으로 확인하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지금 나는 (고위급) 경영자의 자리에 앉아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을 나와 공유하고 내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싶어 한다. 그래서 나는 그동안 내가 익숙하게 여겨왔던 영역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익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큰 그림을 보는 데 도움이 되는 태스크포스팀에 자원하기도 했다.”

애매모호한 것을 불편해하는 경영자들은 모든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닐 때 어떤 조치를 취하는 것을 힘들어한다. 리더가 자기 자신에게 이런 경향이 있다는 점을 이해하면 스스로 편안하게 느끼는 영역을 벗어나 개방성을 강화해 새로운 경험을 쌓을 수 있다.

4. 친화성: 얼마나 많은 대립이 지나치게 많은 것일까?

친화성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알려주는 지표다. 빅 파이브를 구성하는 5개 차원 중 친화성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차원에서 뛰어난 경영자들은 대개 연속체의 한쪽 끝에 쏠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친화성 차원에서는 이와 같은 특별한 패턴이 나타나지 않는다.13 특정 국가의 문화, 산업, 기업 문화, 심지어 기능 부서에 따라 다수의 경영자가 놓여 있는 위치가 극명하게 달라진다.

극단적인 사례로 투자 은행가들을 들 수 있다. 필자들이 투자 은행가들을 코치했을 때 이들은 친화성 평가에서 매우 낮은 평균 점수를 보였다. 매우 경쟁이 치열한 환경에서는 이런 성향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친화성 점수가 낮은 경영자는 날카로운 위력을 발휘하며 결과에 집중한다. 이런 성향은 비즈니스에 커다란 도움이 된다. 뿐만 아니라 친화성이 낮은 경영자는 비판을 제기하고 집단 사고를 분열시키는 것을 불편해하지 않기 때문에 훌륭한 팀 구성원 역할을 할 수 있다.


 지나치게 이성적이고 경쟁적이며 경계적일 수 있다.강인한 정신과 단도직입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 경영자는 갈등과 까다로운 문제에 부딪혀도 위축되지 않는다. 사치품 업계에서 활동하는 한 고위 경영자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나는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이다. 상대에게당신이 일을 망쳐놓았소라고 이야기하는 게 전혀 불편하지 않다. 사람들이 그런 말을 꺼리는 이유가 무엇인지 늘 궁금하다. 우리는 모두 성인이고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아닌가.” 이 경영자의 말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불편함을 이해하지 못하면 직설적이고 공격적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이런 유형의 경영자들에게 조언을 할 때는 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즉 비판적인 내용이 아이디어를 제안한 사람과 관련 있는 게 아니라 아이디어 자체에 관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전달하는 게 목표다. 비판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경영자는 피드백을 제공하는 자신의 역할에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켜 자신이 발언하는 내용을 좀 더 부드럽게 다듬을 수 있다. “잠시 동안만 선의의 비판자(devil’s advocate) 역할을 해 보겠습니다라거나내가 만일 비판하는 역할을 맡는다면과 같은 문구를 활용하는 방법 또한 도움이 된다. 상대의 기분을 거스르지 않고 필요한 말을 전달할 방법을 찾기가 힘들다면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미리조금 냉혹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이라는 말에서부터 시작해 내용이 다소 거칠 수 있다는 점을 알려두는 것이 좋다.

마찬가지로 지나치게 경쟁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경영자는 무자비하고 비협조적이거나 좀 더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시각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이런 부류의 경영자가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동료들과 부하 직원들은 이런 경영자를 신뢰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지나치게 경쟁심이 강한 경영자는 강력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직급이 높아지면 동료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게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이테크 부문에서 활동하는 어느 공장 관리자는 필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내가 관리자 일을 시작했을 당시 나는 매우 공격적이었다. 정말로 사람들을 위협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런 접근방법은 딱 그 정도의 효과밖에 발휘하지 못한다. 과거에는 논쟁 중에 다른 사람의 잘못을 끊임없이 지적하는 등 회의실 안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 되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방식을 버리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비판을 받는 사람들이 불편해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공장장은 자신의 피드백을 표현하는 방식을 수정했다. 공장장은 결함이 있는 상대의 논리를 강력하게 비난하는 방법 대신 그 제안을실행하기에는 아직 적기가 아닐 수도 있다고 설명하는 등 한층 부드러운 표현을 사용했다. 뿐만 아니라하지만으로 시작되는 문장으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반박하려는 성향을 억누르기 위해 노력했다. 공장장은하지만대신 좀 더 포괄적이고 건설적인그리고라는 표현으로 문장을 시작하기 위해 노력했다.

조직 내 영향력의 역학에 정치적으로 요령 있고 민감한 방식으로 대처하면 리더에게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친화성 욕구가 낮은 리더는 지나치게 신중하고 다소 방어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 이럴 경우 다른 사람으로부터 신뢰를 얻기가 힘들어진다. 자동차 업계에서 활동하는 프로젝트 관리자의 경험을 생각해 보자. “나는 태생적으로 그리 개방적인 유형의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내 생각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지 않으면 새로운 팀과 건설적인 관계를 만들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새롭게 팀의 구성원이 돼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사람들은 다른 팀원들을 몹시 경계한다. 따라서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마다 나의 가족 상황, 내가 싸워 나가고 있는 문제 등을 비롯해 나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내가 독일인이라는 사실에 대해 농담을 하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관계가 시작된다.”

혹은 상대를 지나치게 배려할 수도 있다.친화성이 높은 편에 속하는 경영자는 다른 사람을 신뢰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으로부터 신뢰를 받기도 한다. 이런 부류의 경영자는 협력을 장려하며 다른 사람의 의견과 발전 욕구, 행복 등에 관심을 갖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친화력이 높은 경영자는 부정적인 피드백을 전달하거나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는 결정을 내리는 것을 힘들어한다. 조지재단(George Foundation)의 경영이사이자 국립유방암재단(National Breast Cancer Foundation) CEO를 지낸 수 머레이(Sue Murray)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에이지(Age)>와의 인터뷰에서최대 약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은 머레이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까다로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에 지나치게 친절하게 구는 경향이 있다. 이런 태도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저 불가피한 것을 지연시킬 뿐이다.”14

매우 친화력이 높은 경영자는 자신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왜 나는 다른 사람들이 좋아해주기를 바라는가?” 물론 답을 찾다 보면 어린 시절의 기억까지 들춰봐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질문을 던지면 그때부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 좀 더 현실적으로 이야기하자면 필자들은 이런 경영자들에게다른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버리고나를 공정한 사람으로 여겨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기를 권한다. 조직 행동 전문가 단 반 크니펜베르크(Daan van Knippenberg)와 동료들이 진행한 연구 결과를 통해 직원들이 관리자를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호감이 아니라 공정성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15

5. 성실성: 얼마나 많이 집중하는 게 지나친 것일까?

성실성은 사람이 자신의 삶을 구조화하고 정리하기를 원하는 정도를 반영한다. 리더에게 추진력, 확실성, 끈기 등은 중요한 특성이다. 하지만 적절히 전달되지 않으면 이런 특성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지나치게 철저할 수 있다.
매우 성실한 리더가 직면할 수 있는 한 가지 위험은 완벽주의로 인해 사소한 일 하나하나를 두고 야단법석을 피우다가 큰 그림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들이 함께 작업을 한 적이 있는 가족 기업의 CEO가 그랬던 것처럼 이런 성격이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가족 기업의 CEO는 필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나는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 집착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 그런 탓에 어떤 문제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면 계속 질문을 던지게 되고 그 문제에 관한 생각을 떨쳐버리기가 힘들다. 그러다 보니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기도 한다. 따라서 지나치게 깊숙이 개입해야 할 대상을 좀 더 선별적으로 택하려고 노력 중이다. 지금도 여전히 노력하고 있다.”

이런 성향을 갖고 있는 경영자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이것이 과연 많은 영향을 미치는 활동일까? 혹은 다른 데 시간을 할애하는 편이 더 나을까?’ 뿐만 아니라 자신이 그럴 만한 가치가 없는 세부 사항에 얽매여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때 직속 부하들이 위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완벽주의를 추구하면 또 다른 불행한 결과를 맞이할 수 있다. 상사가 지나치게 관여하거나 사소한 일 하나하나까지 관리하려는 성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직원들이 문제 제기 자체를 꺼릴 수 있다.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경영자는 코치의 역할을 자처하고 일일이 직접 개입하기보다 질문을 던지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경영자의 조언이 통제가 아닌 도움으로 여겨질 수 있다.

완벽주의는 직업적인 문제를 야기할 뿐 아니라 사생활에도 피해를 입힐 수 있다. 매우 성실한 리더는 일 중독자가 돼 강박적으로 목표를 밀어붙이게 될 수 있다. 이럴 경우 극도의 피로를 경험하고 일과 삶 간의 균형이 깨질 위험이 커진다. 또한 융통성을 요구하는 상황에 처하면 어찌할 바를 모르고 힘겨워할 수도 있다. 통신 분야에서 일하는 어느 공급망 이사는 필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나는 이따금씩 지나치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균형을 잃을 만큼 심각한 수준으로 내가 맡은 일에 강렬한 책임을 느낀다. 다시 말해서 너무 열심히 일을 하느라 건강도, 가족도 돌보지 않는 것이다. 물론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면 그만큼 가족에 속해 있다는 기분도 약해지고, 결국 일에 더욱 몰두하게 된다. 그래서 이런 사이클을 파괴하려고 노력 중이다.”

건전하지 못한 수준으로 업무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태도는 하룻밤 새 고칠 수 있는 게 아니다. 하지만 이런 성향을 갖고 있는 경영자에게 도움이 되는 접근방법이 있다. 그것은 바로 업무 시간을 하루 15분씩만 줄이는 것이다. 그러다가 다음 주가 되면 또다시 15분을 줄이고 그 다음 주가 되면 또 15분을 줄이는 등 자신이 목표한 업무 시간에 도달할 때까지 업무 시간을 15분씩 줄이면 된다.

혹은 지나치게 빨리 결정을 내릴 수 있다.마음을 정하기 전에 지나치게 분석을 하는 리더도 있지만 자신이 본능에 따라 지나치게 빨리 결정을 내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리더도 있다. 가령, 액센츄어(Accenture) 회장 윌리엄 그린(William Green)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높은 자리로 올라가면서 결정을 내릴 때 좀 더 체계적으로 접근하고본능에 따른 반사적인 대응을 약화시키는 방법을 배웠다고 이야기했다. “나는 의사 결정을 할 때 분석 자료를 근거로 삼기 위해 의도적으로 노력했다. 또한 본능이 내게 이야기하는 것과 분석 자료가 내게 이야기하는 것 사이에 커다란 간극이 있는지 확인했다.”16

의사 결정을 내릴 때 철저하게 굴지 않는 경영자라면 선의의 비판자 역할을 할 사람(경력상 불이익 없이 경영자가 본능에 따라 결정을 내릴 때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은 사람)을 임명하는 방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자기 인식

앞서 언급한 여러 사례를 통해 심리적 선호를 관리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을 제안했다. 자신의 심리적 선호를 관리하려면 가장 먼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해야 한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지 못하면 발전하거나 적절한 대처 전략을 찾을 수 없다.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자문 위원회(Stanford Graduate School of Business Advisory Council) 회원 75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리더가 발전하기 위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역량이 자기 인식(self-awareness)이라고 답했다.17 경영자가 타고난 성향을 강화하거나 보완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어떤 성향을 타고 났는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 자기 인식이란 자신이 갖고 있는 특이한 성격(경영자들이 일반적인 것이라고 여기지만 실제로는 예외적인 것)을 파악하는 것이다.

신뢰할 수 있는 동료나 상사의 말에 자극을 받아 사회 생활 초기에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깨닫는 경우도 있다. NBC 유니버설(NBC Universal)에서 엔터테인먼트 디지털 네트웍스 통합 미디어(Entertainment & Digital Networks and Integrated Media) 부문 회장을 맡고 있는 로렌 잘라즈닉(Lauren Zalaznick) <포춘 인터내셔널(Fortune International)>과의 인터뷰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한 후 얻은 조언 중 자신의 첫 번째 상사가 해준 조언이 단연코 최고라고 이야기했다. 일을 하다 보면 프로그램 제작자, 동료, 부하직원, 상사 등 많은 사람들로부터 수많은 피드백을 받게 된다. 계속해서 같은 피드백이 들려오지만 정작 그 피드백에 동의할 수 없는 경우라면 어떨까? 자신의 생각은 중요하지 않다. 결국 자신이 그런 식으로 비춰진다는 게 진실이다.”18

펩시코(PepsiCo) CEO 인드라 누이(Indra Nooyi)가 사내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가기까지 건설적인 피드백이 많은 도움이 됐다. 누이는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나는 제법 정직하고 노골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이다. 가령 회의 중에 누군가가 5개년 계획을 내놓는다고 생각해보자. 다른 경영자들은매우 흥미롭군. 하지만 조금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봐도 좋겠는걸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나는 그냥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형편없어.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거야.’ 다른 사람들도 모두 나와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좀 더 부드럽게 이야기했을 뿐이다. 회의를 끝낸 후 회의 참석자 중 누군가가 나를 옆으로 불러조금 다른 식으로 이야기해도 좋을 것이라고 이야기하곤 했다.”19

지난 20년 동안 기업들은 경영자들에게 자신의 성격을 들여다보고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피드백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깨달을 수 있도록 기꺼이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경영자의 친구 및 가족들에게 성격 검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 또한 자기 인식은 리더십 양성 프로그램의 결과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 중 하나다.20

하지만 일부 경영자들은 오랫동안 이런 과정 자체를 거부한다. 찰스 슈왑(Charles Schwab)의 전 CEO 데이비드 포트럭(David Pottruck)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사회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포트럭은 상사의 사무실로 불려가 동료들이 자신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포트럭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동료들이 나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피드백을 전해 들으니 가슴에 날카로운 비수가 꽂히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그 피드백을 인정하지 않았다. 내가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중략)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얼마나 자기 잇속만 차리는 사람으로 보이는지 미처 깨닫지 못했다. 하지만 내 마음속 깊숙한 곳 어딘가에서 그 피드백이 사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21

리더가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극복하지 못하면 다양한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 토마스 쿡 그룹(Thomas Cook Group)의 전 CEO 존 도날드슨(John Donaldson) <필패 신드롬(The Set-Up-to-Fail Syndrome)>이라는 제목의 책에서 다음과 같이 고백했다. “토마스 쿡 그룹의 사업부 중 하나를 총괄 지휘했을 때 내가 했던 행동을 돌아보면 그동안 내가 상당한 발전을 한 것 같아 고무된다. 이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과거에 그랬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는 관리자는 채용하지 않겠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만큼 많이 변했다. 만일 내가 당시 토마스 쿡 그룹의 CEO였더라면 내 자신을 해고해버렸을 것이다.”22

 

인간은 성격의 포로인가?

목표는 성격을 변화시키는 게 아니다. 진짜 목표는 진정한 자기 자신의 모습을 찾되 필요한 기술을 갖추는 것이다.23 본 논문에서 언급한 여러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대부분의 성공한 리더들이 자신의 발전 가능성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는 특성을 관리하거나 누그러뜨리기 위해 스스로 열심히 노력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자기 성찰을 해야만 했다. 이건 나쁜 소식이다. 하지만 좋은 소식도 있다. 그것은 바로 우리 인간이 성격의 포로가 아니라는 것이다. 성격은 선호, 즉 선호하는 행동 방식에 관한 것이며 인간은 자신의 성격과 반대되는 방식으로 행동할 수 있다. 사실 사람은 누구나 이따금씩 이런 식으로 행동해야 한다. 자신이 타고난 성격과 반대되는 행동을 놀라울 정도로 잘 해내는 사람도 있다.

자신이 설립한 버진그룹을 알리기 위해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는 리처드 브랜슨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브랜슨은 <인디펜던트(Independent)>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이런 행동을 하고 다른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될 것을 요구 받을 때마다 명치 속 깊숙한 무언가가 뒤틀리는 느낌이 든다.”24 브랜슨은 <스트레터지+비즈니스(Strategy+Business)>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타고난 성격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개되는 화려한 모습과 거리가 멀지만 그 역할을 잘 수행하는 방법을 익혔다고 이야기했다. “항공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나는 수줍음이 많고 내성적인 사람이었다. 연설을 하고 남들 앞에 나서는 것을 꺼리는 사람이었다. (중략) 좀 더 외향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서 많은 연습을 해야만 했다.”25

브랜슨 사례는 타고난 선호를 넘어 행동 범위를 얼마나 넓힐 수 있는지 확인시켜준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는 상당한 타격이 따른다. 당사자가 회복하고 재충전하는 방법을 제대로 알고 있을 때에만 지속 가능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극도의 피로가 뒤따를 위험이 있다.

경영자가 자신의 행동 범위를 확대한 결과 새로운 집단 역학이 등장하는 경우도 있다. 시스코(Cisco)의 최고경영팀이 좀 더 협동적인 접근방법을 채택하기로 결정했을 때 변화에 적응하는 걸 가장 힘들어한 인물은 바로 CEO 존 챔버스(John Chambers)였다. 회의를 장악하는 데 익숙했던 챔버스는 다른 사람들이 말을 하고 있을 때 불쑥 끼어들어 원하는 대답을 내놓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었다. 챔버스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처음에는 협력적으로 구는 방법을 익히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고집을 내려놓고 팀원들에게 올바른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시간을 줬더니 팀원들이 내가 내린 결정 못지 않게, 어쩌면 더 나은 결정을 내린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중략) 팀 전체가 충분히 생각할 수 있도록 인내심을 길러야만 했다.”26

다른 사람을 코치하는 기술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건 가치 있는 행동이다. 필자들은 지나치게 복잡하거나 지나치게 철저한 심리적 성향과 연관 지어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적극적이거나 지나치게 경쟁심이 강한 경영자에게도 도움이 된다. 코치와 관련 있는 행동 기술(: 질문, 적극적 경청, 제안, 피드백 제시)은 도를 넘는 다양한 행위에 동시다발적으로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런 행동 변화를 실천할 기력이 없는 경영자들에게 자기 인식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도움이 된다. 첫째,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파악하면 자신이 갖고 있는 특별한 약점과 단점을 공유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자신에 대한 상대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으며 상대의 도움을 받아 극단적인 행동을 억누를 수 있다.

둘째,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알고 있으면 자신이 어렵게 여길 가능성이 큰 활동 및 상황과 맞닥뜨렸을 때 그런 사실을 좀 더 쉽게 인지할 수 있다. 가장 단순한 해결 방안은 균형을 잡아줄 수 있는 상호 보완적인 사람을 찾는 것이다. 체계적이지 못한 성격을 갖고 있는 사람은 꼼꼼한 사람을 찾아야 한다. 큰 그림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은 실용주의자를 찾아야 한다. 충동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사람은 위험을 싫어하는 사람을 찾아야 하며, 지나치게 쉽게 다른 사람을 신뢰하거나 지나치게 개방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 사람은 좀 더 회의적이거나 정치적으로 기민한 사람을 찾아야 한다.포장재 산업에서 활동하는 2명의 경영자(사업부 책임자와 부책임자)와 함께 진행한 공동 코치 프로그램에서 사업부 책임자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우리의 성격 점수를 보면 내가 조금 극단적인 면모를 보이는 여러 성격 차원에서 부책임자가 내 성격을 보완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어쩌면 그런 점을 감지했기 때문에 이 사람을 부책임자로 뽑은 건지도 모른다.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성격은 그동안 우리가 몇 차례 충돌한 이유를 설명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내 입장에서 본다면 그런 다툼들이 나를 내 자신에게서 구해낸 것 같기도 하다.”

() 스티브 잡스(Steve Jobs)의 사례도 생각해 보자. <사이컬러지투데이(Psychology Today)>에 실린 기사에 의하면 잡스는 자기 도취, 심미적 감수성, 상상력, 완벽주의, 강박적 성향, 직관을 향한 무한한 신뢰 등 자신이 갖고 있는 현저한 성격 특성을 완화하기 위해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잡스는 이와 같은 자신의 성격을 활용해 혁신을 이뤄내고 대중을 위해 시각적으로 즐거운 기술 제품을 만들어냈다.27 하지만 잡스는 자신의 극단적인 성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완화시켜줄 수 있는 파트너를 선택했다. 2011 8월에 애플의 CEO가 된 팀 쿡(Tim Cook)은 잡스와 마찬가지로 맹렬하고 일에 몰두하는 성향을 갖고 있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쿡은 잡스를 완벽하게 보완하는 역할을 했다. <포춘(Fortune)>애플: 스티브 뒤에 숨어 있는 천재(Apple: The Genius Behind Steve)’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쿡이 잡스와 매우 다르다는 게 쿡에 대한 가장 흔한 의견이라고 보도했다.28 쿡은 실용적이고 한결같으며 차분한데다 목소리를 높이는 법이 없다. 물론 잡스는 이런 특성을 전혀 갖고 있지 않았으며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성공을 꿈꾸는 리더라면 자신이 갖고 있는 특이한 성향을 깨닫고 그런 특성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춰지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열정과 노력, 맹렬함은 리더가 반드시 갖춰야 할 특성이다. 하지만 이런 특성들이 지나치게 강력할 수도 있다. 이런 사실이 주는 교훈은 단순하다. 지금 당장 리더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되는 성격 특성이 갑작스레 문제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성격에 관해서 한마디 조언을 하자면경영자들은 반드시 적응하는 법을 배워야 하며 비록 좋은 특성이라 하더라도 그 특성이 과도하게 강렬해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번역 |김현정 jamkurogi@hotmail.com

징카 퇴겔(Ginka Toegel) · -루이 바르수(Jean-Louis Barsoux)

징카 퇴겔(Ginka Toegel)은 스위스 로잔에 위치한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의 조직 행동·리더십 교수다. -루이 바르수(Jean-Louis Barsoux) IMD 수석 연구원이다. 이 논문에 관한 의견이 있으신 분은 http://sloanreview.mit.edu/x/53312에 접속해 메시지를 남겨 주시기 바란다. 저자와의 연락을 원하시는 분은 smrfeedback@mit.edu e메일을 보내 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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