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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hieving Successful Strategic Transformation

전략변화 성공기업의 비밀

제리 존슨(Gerry Johnson) | 105호 (2012년 5월 Issue 2)



편집자주

이 글은 <MIT슬론매니지먼트리뷰(SMR)> 2012년 봄 호에 실린 랭커스터대 경영대학원 전략 경영 명예교수 제리 존슨(Gerry Johnson), 중국 유럽국제비즈니스스쿨 경영학 교수 조지 S. (George S. Yip), 솔베이 브뤼셀 경제 경영 대학원 전략 경영 교수 마누엘 헨스먼스(Manuel Hensmans)의 글 ‘Achieving Successful Strategic Transformation’을 번역한 것입니다.

 

이미 견고하게 자리를 잡은 업무 방식을 급격하게 수정한 후 업계에서 선두적인 입지를 탈환하기란 일반적이라기보다는 예외적인 일이다. 새로운 필요조건을 예측한 다음 그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필요한 내외부의 자원을 집결시키는 기업도 그리 흔치 않다. 오히려 한창 유행하는 전략이 갖고 있는 추진력 및 이런 전략을 추진하기 위한 집념 탓에 시장이나 기술 부문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포착하는 데 실패, 재정적인 어려움(혹은 위기)을 겪고 이로 인해 변화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게 일반적이다. 구모델에서 신모델로의 변화를 흔쾌히 택하는 기업은 드물다. 기업은 대개 외적인 압력이 있을 때에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방법을 모색한다.

 

이런 현상은 기업 관리자들에게 2개의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첫 번째 질문은쇠퇴는 피할 수 없는 것일까이며 두 번째 질문은기업이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재무 위기가 선행돼야 하는 것일까, 혹은 압박이 없을 때에도 새로운 업무 방식을 도입할 수 있을까이다. 경영 이론가들은 쇠퇴가 불가피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적어도 일정한 기간이 흐르고 나면 쇠퇴가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1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조직이 자사가 갖고 있는 기존 역량에 전적으로 의존하기보다 새롭고 역동적인 역량을 개발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2

 

일부 기업들이 전략을 수정하면서도 높은 성과를 유지하는 방법을 이해하기 위해 필자들은 영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공개기업 215개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 기업들의 성과를 측정하기 위해 1984년부터 2003년까지 20년 동안 215개 기업들이 기록한 이윤, 주주자본 수익률, 총자산 이익률 등을 살펴봤다. 지속적으로 뛰어난 성과를 낸 일부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안정적인 시장에서 활동했다. 따라서 이런 기업들은 주로 중대한 전략 변화 없이도 높은 성과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성공적으로 변화를 이뤄낸 소수의 우수 기업들로부터 교훈을 얻는 것이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역사가 기업의 중대한 변화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해하고자 했다. 가령 기업이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어떤 경영 프로세스와 역량을 필요로 하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연구 내용참조.)

 

그 결과 필자들은 성공적으로 전략 변화를 이뤄낸 3개 기업에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이 기업들을 역시 성공한 기업이지만 급진적인 변화는 추진하지 않았던 동종업계 대조군 기업 3곳과 각각 비교했다. 첫 번째 비교 대상은 캐드베리 스윕스(Cadbury Schweppes)와 유니레버(Unilever)였다. 캐드베리 스윕스와 유니레버는 둘 다 19세기에 설립된 기업으로 세계 포장상품 시장에서 오랫동안 선두 자리를 유지해왔다.3 두 번째 비교 대상은 테스코(Tesco) J 세인스버리(J Sainsbury)였다. 테스코와 J 세인스버리는 영국 슈퍼마켓 업계에서 활동하는 대형업체들로 두 곳 모두 세계 최대 규모의 식품 소매업체로 분류된다. 세 번째 비교 대상은 스미스앤네퓨(Smith & Nephew) SSL인터내셔널(SSL International)로 두 회사 모두 의료기기 및 관련 제품 부문에서 세계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다.4

 

세 쌍의 기업들은 상대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떤 성과를 냈을까? 캐드베리 스윕스는 유니레버에 비해 확실히 우세했다. 캐드베리 스윕스는 1984년을 제외하고 매해 유니레버보다 뛰어난 성과를 자랑했다. 1984년에도 근소한 차이로 유니레버에 뒤졌을 뿐이다. 테스코와 J 세인스버리를 비교한 두 번째 대결에서는 테스코가 필자들이 연구를 시작한 후 첫 10년 동안 세인스버리보다 약간 저조한 성과를 냈지만 이후 성과 측면에서 세인스버리를 따라잡은 후 곧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세인스버리는 꾸준히 높은 성과를 내며 줄곧 업계 선두 자리를 유지해 왔으나 1990년대 말경 실적이 하락했다. 저조한 실적에 자극받은 세인스버리 경영진은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테스코는 2003년 이후 꾸준히 세인스버리를 능가하는 실적을 내놓고 있다. 마지막으로 스미스앤네퓨는 1995년을 제외하고 매년 SSL인터내셔널을 훌쩍 능가하는 실적을 자랑했다. 1995년에도 SSL 인터내셔널에 비해 실적이 저조하긴 했으나 큰 차이는 없었다.

 

 

연구 내용

필자들은 우수한 기업을 찾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 영국의 대기업 215개를 살펴봤다. 필자들이 연구를 진행한 기간은 1984년부터 2003년까지다. 즉 대처 정부가 개혁을 시작했을 무렵 연구를 시작해 주식시장이 폭락한 1987년을 지나 인터넷 거품이 형성된 시기까지 연구를 진행했다. 이는 경기침체가 찾아온 2004, 불황이 닥친 2008년 이전이다. 필자들은 오랜 기간 동안 재무적으로 뛰어난 성과를 유지하고 중대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기업은 예외적인 존재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연구를 시작했다. 다시 말해서 이런 기업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어떻게 그런 성과를 냈는지 이해함으로써 매우 가치 있는 교훈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필자들은 각 기업의 재무 성과를 국내외 동종 업체들의 재무 성과와 비교했다. 필자들이 원하는 기업을 찾아내기 위해 성과 측정을 위한 5개의 지표(이윤폭, 주주자본 수익률, 총자산 이익률, 자본 이익률, 영업이익 대비 현금 흐름)를 활용했다. 215개의 기업 중 28개 기업은 필자들이 미리 정해 놓은 장기 성과 테스트를 통과했다. 그런 다음 필자들은 그중 어떤 기업들이 중대한 전략 변화를 이뤄냈는지 살펴보고 20년의 기간 동안 각 기업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연대표를 작성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중대한 전략 변화를 추진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20년 동안 계속해서 뛰어난 성과를 유지하고 전략적인 변화를 추진한 기업은 4개에 불과했다. 필자들은 4개의 기업 각각을 유사한 업계에서 활동하는 다른 기업(비슷한 수준의 성과를 냈지만 광범위한 전략 변화를 추진하지 않은 기업)과 짝을 지었다. 필자들은 연구 과정에서 성공적으로 변화를 추진한 3개 기업의 고위급 경영진에 접근할 수 있었으며 해당 기업들에 관한 내용을 본 논문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필자들은 심층 분석을 위해 최종적으로 선택한 3개의 기업 및 이 기업들과 짝을 이루는 대조군 기업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기로 했다. 필자들은 전·현직 회장, CEO, 이사급 경영진, 고위급 관리자 등 총 46명을 인터뷰했으며 40년의 기업 역사를 참고했다. 본 연구에 필요한 자금은 주로 경영 연구 및 관행 개선을 위해 영국 정부가 설립한 연구기관 선진 경영 연구소(Advanced Institute of Management Research)로부터 지원받았다.

6개의 기업 모두에서 경영 상태가 좋은 기업들의 성공 요인이 공통적으로 발견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드베리 스윕스와 테스코, 스미스앤네퓨에서는 전략적인 변화를 이뤄내는 동시에 전 세계 동종업체들에 비해 20년의 기간 동안 꾸준히 뛰어난 성과를 내는 기이한 현상이 관찰됐다. 이런 현상에 관심을 느낀 필자들은 이 기업들을 심층적으로 탐구해보기로 결정했다. 필자들은 캐드베리 스윕스, 테스코, 스미스앤네퓨가 동종업체들에 비해 3개의 근본적인 우위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기업들은 기존의 경영진을 대체할 경영팀을 구성할 수 있었고 기존 비즈니스에 건설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전통을 만들 수 있었으며운 좋은 사고(happy accidents)’를 전략 변화 도모를 위한 기회로 활용했다. 이와 같은 3개의 우위는 캐드베리 스윕스, 테스코, 스미스앤네퓨가 경쟁업체들과는 달리 전략적 변화의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내는 데 도움이 됐다. (그림1)

 

기존의 경영진을 대체할 수 있는 팀 (alternative coalitions)을 꾸리는 전통

새로운 역량을 개발하는 동시에 기존 역량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경영자는 많지만 서로 상충되는 두 부류의 활동을 매우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경영자는 드물다. 뿐만 아니라상반되는 일을 동시에 해내는 조직적 역량(organizational ambidexterity)’에 대해 연구하는 학자들이 제시하는 조언에는 대개 역사적 관점이 결여돼 있다.5 필자들이 연구 과정에서 살펴본 스스로 변화를 이뤄내는 기업들은 전략적 변화를 추구하는 동시에 지속적으로 뛰어난 성과를 유지하는 특이한 능력을 갖고 있었다. 이런 기업들은 서로 상반되는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추진하기 위해 고위경영자들로 구성된 2개의 집단을 병렬적으로 꾸렸다. 대개 좀 더 직급이 높은 경영자들로 구성되는 첫 번째 집단은 기존의 역량과 강점, 성공을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 상대적으로 젊지만 첫 번째 집단 구성원들과 마찬가지로 직급이 높은 경영자들로 구성된 두 번째 집단은 새로운 전략 및 역량을 개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필자들이 살펴본 3개의 기업은 원활한 기업 운영을 위해 이와 같은 병렬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 기업들은 병렬 시스템을 장려하고 최종적으로 제도화했다. 특히 두 번째 집단은 자사와 변화하는 환경 간 괴리를 더욱 크게 만들 수 있는 전략적 추세 변화(strategic drift)를 예측한 경우가 많았다.

 

가령, 테스코가 갖고 있었던 기본적인 비즈니스 모델은상품을 높이 쌓아 올린 후 싸게 팔자는 것이었다. 테스코 설립자 잭 코헨(Jack Cohen)은 이런 모델을 만들어낸 후 개인이 지휘 통제를 담당하는 경영 방식을 통해 이 모델을 영속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스코는 1960년대에 좀 더 현대적인 물류 기법 및 운영 기법을 활용하기 위해 기존 경영진을 대체할 수 있는 팀(alternative coalitions)을 구성했다. 테스코 내에 새로 등장한 세력은 한 개인이 아니라 경영진이 기업을 통제하는 모델을 선보였다. 테스코의 대체 연합팀은 1970년대에 비()가족 구성원의 수를 점진적으로 늘려나갔으며 이들은 1980년대와 1990년대에 테스코를 현대화했다는 공적을 인정받았다. 이안 맥로린(Ian MacLaurin)과 운영 업무를 담당하며 경험을 쌓아 온 관리자들로 구성된 팀은 오랜 기간에 걸쳐 아이디어를 발전시켰다. 또한 이들은 코헨이 내세우는 접근방법이 갖고 있는 한계가 명확하게 드러나면 테스코 경영을 담당할 준비가 돼 있었다. 1970년대 말 코헨과 코헨을 지지하는 세력이 물러나자 테스코의 새로운 세력은 보상 시스템을 앞세운 구() 비즈니스 모델을 폐기해버렸다.

 

반대로 세인스버리는 평방피트당 매출을 극대화시켜줬던 매장 배치 방식, 신선 제품에 주력하는 방식, 20%에 달하는 연간 성장률, 지배 가문이 통제권을 쥐는 경영 방식, 통찰력 있는 소매 전문가로 널리 인정받는 CEO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태도 등 1990년대에 자사에 성공을 안겨줬던 공식을 뛰어넘을 방법을 찾지 못했다. 이 같은 공식이 세인스버리의 성장에 많은 도움이 됐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깊이 뿌리를 내린 이 같은 비즈니스 모델과 경영 방식을 수정하기는 힘들었다.

 

성공적인 변화를 이뤄낸 3개의 기업 중 외부에서 최고경영팀의 자리에 앉힐 인재를 영입한 곳은 없었다. 이 기업들은 사내에서 기업가정신을 갖고 있는 인재를 양성하고 개개인에게 공식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동시에 대안적인 비즈니스 접근방법에 관한 지식을 실험하고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 자유를 제공함으로써 사내에서외부자(outsider)’를 양성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기존 비즈니스에 건설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전통

대부분의 기업들은 기존의 비즈니스 방식, 심지어 자사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 원리에 대한 도전을 장려한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들이 실제로 이런 주장을 행동에 옮기는지, 만일 그렇다면 어떤 방법을 택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중대한 변화를 이뤄낸 기업에서는 근원적인 갈등을 통해 대체 연합팀이 성장하는 경우가 많다. 테스코와 스미스앤네퓨에서는 갈등이 공개적으로 일어났다. 테스코는 이사회에서 가족 구성원 간 다툼이 벌어지는 사건을 한 차례 경험했고 이후에는 관리자들로 구성된 2개의 연합팀 사이에서 충돌이 발생하는 일도 겪었다. 스미스앤네퓨는섬유 전통주의자(textile traditionalist)’와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디어 육성을 원하는 사람들 사이의 심각한 다툼을 경험했다. 테스코와 스미스앤네퓨, 양사 모두에서 갈등의 강도가 점차 약해졌으며 갈등의 당사자들은 점차 상대방을 정중한 태도로 대했다.

 

캐드베리 스윕스에서는 오래 전부터 건설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문화가 뿌리를 내렸다. 캐드베리는 1820년대 초에 퀘이커 교도들이 설립한 회사로 캐드베리 경영진은 오랫동안정직, 언론의 자유, 관용과 자유의 정신등이 지배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문화를 장려하기 위해 노력했다.6 이와 같은 문화적 전통은 매우 강렬한 힘을 갖고 있었고 1969년에 진행된 더 스윕스(The Schweppes Co.)와의 합병 이후 이 같은 캐드베리의 문화가 한층 강렬해졌다. 합병 후 캐드베리와 스윕스의 기업 문화가 충돌했다. 캐드베리 스윕스의 전() 경영자들이 인터뷰 과정에서 필자들에게 이야기했던 것처럼 스윕스 직원들은 캐드베리 경영자들을 진취적인소년 성가대원이자술을 일절 입에 대지 않는퀘이커 교도라고 묘사했다. 반면 캐드베리 직원들은 스윕스 경영자들을진토닉이나 마셔대는 런던 사람인데다단기적이거나카우보이적인 접근방법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유니레버의 경우는 달랐다. 마가린 유니에(Marga rine Unie)가 레버 브러더스(Lever Brothers)와 합병한 1929년에 내부 충돌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네덜란드 지주회사인 마가린 유니에와 영국 지주회사인 레버 브러더스 간의 균형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한 결과 양사의 충돌을 막을 수 있었다. 전 유니레버 이사 클라이브 버틀러(Clive Butler)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1929년에 합병을 진행한 후 네덜란드 측과 영국 측 사람들 간의 균형을 통제할 필요가 생겨났고 이로 인해 전략을 추진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 평등화 합의 및 폐쇄적인 자원 할당 결정(특히 제품 및 지역적 책임에 관한 결정)으로 인해 기업 내 다양한 부문 및 비즈니스 차원에서 내부적으로 혁신을 추구하는 역량이 약화됐다. 그와 동시에 전 세계에서 다양한 비즈니스를 추진하는 전통으로 인해 기업 전략과 사업부가 실제로 수행하는 업무 간 괴리가 점차 커졌다. 그 결과, 유니레버는 전사적인 차원에서 일관성 있는 접근방법을 추구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온갖 비즈니스와 전략을 추진하게 됐다. 가령, 유니레버는 말 그대로 수천 개의 브랜드를 보유한 채 세계 각국에서 수많은 제품에 일관성 없는 방식으로 브랜드를 적용했다. 이와 같은 현상으로 인해 유니레버가세계 곳곳에서 온갖 일을 하는 수많은 배로 구성된 함대라는 관점이 확산됐다.7 기업 경영팀 및 사외 이사팀이 국제화되면서 영국계와 네덜란드계의 균형을 조절해야 할 필요성 자체는 줄어들었지만 충돌을 피하려는 경향은 사라지지 않았다.

 

자사를 성공적으로 변화시킨 기업에서는 공개적인 갈등을 허용하는 전통이 건설적인 이의 제기로 발전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지배권을 얻기 위한 경쟁이 제도화됐다. 갈등이 허용되면 고위급 경영자들이 각기 다른 관점을 지지하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조직 전반에 이런 프로세스를 배치하는 경영 시스템이 생겨난다. 반면 필자들이 비교를 위해 살펴본 대조군 기업들은 결코 건설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전통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운 좋은 사고(happy accidents)를 활용하는 전통

성공적인 전략 변화를 이뤄낸 기업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대체 가능한 아이디어가 지속적으로 등장했다. 뿐만 아니라 이런 부류의 기업들은 등장한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게다가 이 기업들은 문제를 기회로 변신시키기에 유리한 입장에 서 있었다. 필자들은 새롭게 떠오른 대체 경영 리더들에게 변화의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은 강요가 아닌, 필자들이 운 좋은 사고(happy accidents)라 부르는 사건을 통해 광범위한 지지 발판을 확보함으로써 속도를 앞당길 수 있었다. 운 좋은 사고란 차기 리더들이 선호하는 방향으로 변화가 진행되는 데 도움이 되는 예상치 못한 환경이나 사건을 뜻한다.가령, 스미스앤네퓨의 크리스 오도넬(Chris O’Donnell) 1997년에 CEO로 취임한 후 전략의 골조를 명료하게 정리해줄 것을 강요했다. 운 좋은 사고가 아니었더라면 변화에 저항하는 세력이 승리했을 수도 있다. 오도넬의 전임자는 불만이 많은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성장 속도가 빠른 아시아 시장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었다. 스미스앤네퓨는 1990년에 새로운 사업부를 꾸려 일본에 진출했으며 말레이시아에 있는 제조공장 및 중국에 있는 사무실에도 투자를 했다. 하지만 오도넬이 취임할 무렵 동아시아에 외환위기가 닥쳤고 18개월 만에 스미스앤네퓨의 이윤이 40%나 급감했다. 오도넬은 이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전략 및 제조 현황을 포괄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소규모 비즈니스에서 손을 떼고 세계 의료 부문에 자원을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경제위기가 전 세계를 뒤흔들자 오도넬의 주장에 반대했던 비판 세력 대부분이 의견을 수정했고 스미스앤네퓨는 이후 성공적으로 변화를 추진할 수 있었다.

 

미국 제과업체 캐드베리 스윕스는 부실한 실적 때문에 1987년에 제너럴 시네마(General Cinema)의 적대적 인수 고려 대상으로 떠오르는 불운한 사태를 맞이했다. 하지만 캐드베리 스윕스의 입장에서 결국 제너럴 시네마의 적대적 인수 시도는 운 좋은 사고였다. 그 덕에 주가가 상승, 다른 기업을 인수하기 위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주가 상승은 독약처방(a poison pill)의 기능을 했고 캐드베리가 장기적으로 주목해야 할 부문이 어디인지 전략을 다듬는 데 도움이 됐다. 또한 제너럴 시네마의 적대적 인수 시도에 자극을 받은 도미니크 캐드베리(Dominic Cadbury)는 식품 사업과 위생 사업을 매각하고 캐드베리 스윕스 내의 신흥 리더들에게 흥미진진한 새로운 사업을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한층 빠른 속도로 변화를 추진할 수 있었다. 코카콜라(Cocal-Cola)와 힘을 모아 코카콜라 스윕스 비버리지(Coca-Cola Schweppes Beverages)라는 합작기업을 설립한 사례, 런던에서 코네티컷주 스탬퍼드로 음료 사업 본사를 이전한 사례, 제과사업부의 주력 사업 부문을 수정한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테스코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1997 6, 테스코 경영진은 매출량을 늘리고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전면적인 가격 인하 프로그램 오퍼레이션 체크아웃(Operation Checkout)을 선보였다. 언론에서는 운영 목표가 편협하다며 테스코가 내놓은 프로그램을 비웃었다. 실제로 테스코는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느라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그 결과 회사가 망할 뻔했다. 하지만 이 사건은 테스코에 뜻밖의 축복을 안겨줬다. 이 사건 덕에 테스코 설립자들이 물류 프로세스, 유통 프로세스, 자산 투자 프로세스를 수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됐다. 테스코 이사회는 이안 맥로린에게 제한적인 운영 권한을 안겨주고 오퍼레이션 체크아웃 프로그램 추진을 승인했다. 오퍼레이션 체크아웃 프로그램이 전략적으로 매우 훌륭한 결과로 이어지자 테스코 설립자들은 더 이상 경영을 담당할 수가 없었고 결국 맥로린과 데이비드 말파스(David Malpas)에게 전략 지휘권을 넘겨줬다. 맥로린과 말파스, 그리고 또 다른 신흥 리더들은 필연적으로 몇 해 전에 생각해 둔 야심 찬 전략 변화 계획을 완수할 권한을 갖게 됐다.테스코 지배 가문은 새로운 경영팀이 제시한 계획에 더 이상 반대할 수 없게 됐고 가족이 통제권을 쥐고 있는 환경에서 분산된 경영 참여 및 변화 과정으로의 과감한 전환이 시작됐다.

 

캐드베리 스윕스, 테스코, 스미스앤네퓨에서 기존 경영진의 뒤를 이어 새롭게 회사를 꾸려 나간 대체 연합팀은 지난 40년 동안 총 4건의 (각기 다른) 운 좋은 사고를 적극 활용했다. 반면, 미래를 예측하는 전통을 갖고 있지 않았던 유니레버, 세인스버리, SSL인터내셔널은 문제와 위기를 행복한 사건으로 변화시키지 못했다. 이들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문제를 포괄적인 변화를 위한 계기로 활용하기보다 편협하게 문제 자체를 해결하는 데 집중했다. 예를 들어 세인스버리는 테스코에 점진적으로 시장점유율을 빼앗기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이나 경영 접근방법을 수정하지는 않았다. 마찬가지로 유니레버도 프록터앤드갬블(Procter & Gamble)에 점진적으로 시장점유율을 빼앗기면서도 좀 더 공격적인 전략과 경영 방식을 개발하지는 못했다.

 

전통이 주는 보상

필자들은 앞서 성공적으로 변화를 이뤄낸 기업들이 어떻게 금전적 이익을 얻는지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런 기업들의 전략적 성공은 어떨까? 2000년대 말경, 캐드베리 스윕스, 테스코, 스미스앤네퓨는 전략 및 경쟁력의 측면에서 최고의 우위를 자랑했다. 뿐만 아니라 경영 프로세스도 명확하게 정의돼 있었다. 캐드베리 스윕스는 세계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산업 가운데 2개 산업에서 활약하며 중간 규모의 내수용 업체에서 세계적인 선도업체로 발돋움했고 동종업체들이 호시탐탐 인수 기회를 노릴 정도로 우수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테스코는 지속적인 변화의 기폭제가 된 새로운 업무 방식을 수립하고 통합했다. 테스코는 다양한 소매 형태를 소개하고, 본사 직원 수를 대폭 줄였으며, 경영 업무 단계를 간소화하고 세계적인 사업 확장을 시작해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다국적 소매업체 중 한 곳으로 성장했다. 테스코는 현재 영국에서 가장 관리가 잘되고 있는 기업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미스앤네퓨는 지속적으로 변화를 추구했으며 신뢰 확보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이 같은 사실을 투자자들에게 설명했다. 스미스앤네퓨는 쉬지 않고 변화하는 전통 덕에 경쟁이 치열한 의료기기 업계의 환경 변화보다 한발 앞서 움직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변화를 추구하기보다 스스로 변화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었다. 스미스앤네퓨는 지속적으로 변화를 추구하는 전통 덕에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평균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의료기기 업계에서는 기술 및 시장 부문에서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게 마련이지만 지속적으로 변화를 추구하는 전통은 스미스앤네퓨를 이런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완충장치 역할을 했다.

 


변화의 전통을 발전시키는 방법

뛰어난 성과를 유지하고 전략을 변화시키려면 기존 경영진의 뒤를 이어 회사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대체 경영팀을 육성하고 건설적인 긴장 및 기존 상태에 대한 도전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 이런 변화에 박차를 가하는 데 도움이 되는 8개의 조언은 다음과 같다.

 

1. 역사를 바탕으로 발전시켜라.

역사를 소중하게 여기고 역사를 바탕으로 한층 더 발전시켜 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일이 가장 우선시돼야 한다. 테스코와 스미스앤네퓨 사례를 관찰하면서 필자들은 수십 년 전의 갈등(심지어 감정적 갈등)을 바탕으로 논쟁이 이뤄지는 장면을 목격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의식적으로건 무의식적으로건 사소한 충돌이 정중한 주도권 다툼으로 발전했다. 캐드베리의 경우 스윕스와의 합병 이후 나타난 문화 충돌로 퀘이커 교도에 의해 설립된 회사라는 사실에 기인한 전통이 한층 강화됐다. 역사를 바탕으로 기업을 발전시키려면 관리자가 조직의 발전 상황을 돌아보고 어떤 유산을 활용할 수 있을지 점검해야 한다. 최소한 초기 형태로라도 존재하는 전통은 무엇이며 어떤 전통이 부재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바탕으로 어떤 새로운 노력을 기울일 수 있을까?

 

2. 새로운 세대의 리더를 선택하고 육성하라.

훌륭한 기업들은 저마다 승계 및 인재 육성을 위한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기존의 방식을 유지하는 데 지나치게 집중하는 경우가 너무도 많다. 변화를 중시하는 기업이 승계 계획을 수립하려면 남다른 역량을 구축해야 한다. 기존의 경영진을 대체할 수 있는 팀과 비즈니스 모델을 발전시키려면 신세대 리더를 양성하고 훈련시켜야 한다.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리더들이 회사의 유산에 의문을 제기하거나 유산을 수정하고 반대 의사를 표시할 뜻이 있는 후임자를 육성해야 한다. 1990년대 말, 테스코 CEO 이안 맥로린과 경영이사 데이비드 말파스는 이후 사내에서 변화를 유도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 젊은 관리자 테리 리히(Terry Leahy)에게서 이 같은 능력을 엿보았다. 말파스는 자신이 경영 부문의 인재를 찾아내기 위해 어떤 접근방법을 활용하는지 필자들에게 설명해줬다. “젊은이들을 2개의 그룹으로 분류하곤 했다. 즉 회사는 회사일 뿐이고 자신이 그 회사를 위해 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그 회사가 자신의 회사라고 믿는 사람으로 나눴다.” 말파스는 전자에 해당되는 직원들도 무척 아꼈지만 차세대 리더를 찾기 위해 후자의 직원들을 주시했다.

 

3. 건설적인 이동성(constructive mobility)을 수용하고 장려하라.

마찬가지로 경영진 내에서의 건설적인 이동성을 수용하고 장려하는 게 중요하다. 기업 운영을 위해 반드시 외부 인사를 영입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사실 성공적으로 변화를 이뤄낸 기업들은 대개 사내에서 관리자와 리더를 발굴했다. 하지만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가장 예측이 쉬운 뻔한 후임자를 뽑기보다 계획적인 정책을 도입해 내부 인재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관리자들은 기존 경영진의 뒤를 이을 수 있는 새로운 경영진을 육성하고 도전을 환영하며 비즈니스의 미래에 관한 다양한 관점을 장려하는 데서 그치지 말고 과거를 존중하면서도 미래에 대해 남다른 관점을 갖고 있는 리더를 찾아내야 한다.

 

4.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반대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라.

지배적인 논리를 중심으로 합의를 유지해 나가는 조직과 관리자들이 자연스럽게 합의에 도전하는 조직 간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유니레버의 전직 이사 버틀러는 유니레버에는똑똑한 사람들이 층층으로 쌓여 있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왜 실행되지 않을지에 대한 수많은 이유를 쏟아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반면 테스코의 경영이사 말파스는 테스코라는 조직에서는 다양한 직급의 관리자를 거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추진력을 얻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며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이끌어나가고자 하는 똑똑한 인재들이 있다. 그래서 어떤 안을 다음 직급의 상사에게 제출해 그 상사가 그 안을 수용하면 그 안은 그 상사의 계획에 따라 재탄생된다. 그 안이 또다시 한 직급 높은 사람에게 넘어가 역시 그 안이 수용되면 그 안은 그 사람의 방식으로 실행된다. 그러니 도대체 어떻게 그 모든 일을 막을 수 있겠는가?” 반대와 도전을 허용하는 의사결정 프로세스는 오직 그 같은 프로세스를 감수하고 진심으로 환영하며 도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효과가 있다.

 

5. 긴장감을 조성하는 구조를 만들어라.

적절한 구조를 만들면 서로 다른 관점 간의 창의적인 긴장감을 조성할 수 있다. 다른 기업으로부터 R&D 시설을 매수한 스미스앤네퓨, 부동산 부서가 아니라 마케팅 부서에 인구 통계 정보를 수집할 책임을 맡긴 테스코가 그 같은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건 새롭고 남다른 관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를 추구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새로운 제안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건 아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갖고 있는 타당성과 조직 내에서 해당 아이디어의 홍보를 담당하는 책임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구조를 변경하면 사내에서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바라보는 시선에 변화를 줄 수 있다.

 

 

6. 일단 결정이 내려지고 나면 모든 사람이 그 결정을 지지할 것이라고 생각하라.

건설적인 대립, 논쟁, 실험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경영진이 결정을 내리고 모든 사람들이 그 결정에 따라야 하는 순간이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필자들이기업 성숙(corporate maturity)’이라 부르는 역량이 필요하다. 즉 많은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앞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동시에 반대 의견에 내재돼 있는 가치를 볼 수 있는 용기를 갖고 있어야 한다. 이는 반대 목소리를 억눌러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좀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다양성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최고경영진이 책임을 져야 할 때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필자들은 연구를 통해 최고경영진이 의사 결정을 미룰 때보다 내부 토론을 잘못된 방식으로 처리할 때 실패가 발생할 확률이 더욱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시 말해서 사내 토론을 막거나, 토론을 대충 끝내버리거나, 의구심을 극복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확신을 바탕으로 경영팀을 구축하는 데 실패했을 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7. 가장 중요한 근거(overarching rationale)를 발전시켜라.

필자들은 연구를 통해 발견한 내용들에 관해 몇몇 경영자들과 논의를 해보았다. 그분들은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에 경계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분들도 관리자들이내가 누구인가에 대해 명확한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했다. 1990년대에 테스코의 관리자들은 고객의 요구와 주주 및 직원들의 요구 간 균형에 대해 매우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테스코 관리자들은 성공을 위해서는 고객에게 집중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도미니크 캐드베리는 자사의 가치가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의 가치는 우연히 생겨난 게 아니다. 또한 기업 가치는 움직이지 않는다. 이를 위해서 경영이 필요하다.” 또한 기업 가치가 단순히 말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 기업 가치는 그럴듯해야 하며 최고위급 관리자들의 행동을 통해서도 명확하게 드러나야 한다.

 

강력한 가치를 바탕으로 하는 명료한 근거를 강조할 때는 관점 및 아이디어의 다양성을 고려해야 한다. 세인스버리는 매우 명확한 근거 및 가치 체계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세인스버리가 갖고 있었던 중요한 가치 중 하나는 반대가 위험하다는 것이었다. 세인스버리 사례를 살펴보면 복잡성 이론이 주는 한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즉 조직이질서를 만들어낼 만큼 강력하고 단순한규칙8 , 개수 자체는 적지만 관점과 아이디어의 다양성은 감안하되 전반적인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만큼 명료한 규칙을 필요로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8. 시장 규모와 시장 점유에 주의하라.

성공적으로 전략을 수정한 기업들은 모두 업계 내에서 지배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기업에 맞서 경쟁하는 동시에 자사의 성공에 도움이 되는 특징을 갖고 있었다. 사실 캐드베리 스윕스와 스미스앤네퓨, 테스코는 모두 자사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동종업계 내의 선도기업이었던 유니레버나 세인스버리는 그렇지 않았다. 케드베리 스윕스의 전 회장 도미니크 캐드베리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유니레버는 규모 자체가 달랐다. 따라서 자사를 멸종 위기에 처한 조직으로 생각하도록 유니레버에 자극을 주기란 무척 힘들었을 것이다.” 버틀러도 인정했다. “유니레버의 규모가 작았더라면 그럴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현상은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을 제기한다. ‘테스코처럼 한때 위협을 받았던 기업이 업계 선도업체가 되면 경영진이 자사의 성공을 가능케 했던 바로 그 특징들을 더 이상 보지 못하게 될까?’

 

조직의 힘을 한데 집결시키는 것과 관련해 버틀러가 남긴 말을 통해 복잡성과 규모에 대한 문제를 생각해볼 수 있다. 테스코는 항상 소매 부문에서 활동했다. 캐드베리는 다양한 부문에서 사업을 했지만 유니레버만큼 진출 분야가 다양하지는 않았다. 스미스앤네퓨는 SSL인터내셔널만큼 다각화 수준이 높지 않았다. 유니레버처럼 복잡하고 다각화 수준이 높은 조직이 적절한 조합의 여러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기업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 복잡성을 줄이려고 노력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들은 그외에도 복잡성을 낮춰야 할 또 다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속적으로 전략 변화를 추구하려면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게 복잡성을 낮추기 위해 노력해야 할 또 다른 이유다.

 

하룻밤 새 전통을 제도화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따라서 필자들은 단기 경영과 반대되는 방법을 제안한다. 환경 변화를 따라잡기 위해 뒤늦게 전략을 수정하기보다 외적인 변화에 앞서 전략을 수정하는 역량을 구축하려면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직들은 한 가지 중요한 우위를 갖고 있다. 필자들이 살펴본 뛰어난 조직들은 오랜 기간에 걸쳐 기술을 갈고 닦고 전통을 발전시켜 왔다. 물론 필자들이 이 기업들을 통해 얻은 교훈의 도움은 전혀 받지 못했다. 이제 필자들이 변화의 전통을 어떻게 육성하는지 찾아낸 만큼 오늘날 기업을 경영하는 관리자들에게는 이 경험을 한층 더 발전시켜 좀 더 신속하게, 그리고 좀 더 계획적으로 전통을 발전시킬 기회가 있다.

 

 

 

 

 

 

제리 존슨, 조지 S. , 마누엘 헨스먼스

제리 존슨(Gerry Johnson)은 영국 랭커스터대 경영대학원(Lancaster University Management School) 전략 경영 명예교수다. 조지 S. (George S. Yip)은 상하이에 위치한 중국 유럽국제비즈니스스쿨(China Europe International Business School)의 경영학 교수다. 마누엘 헨스먼스(Manuel Hensmans)는 벨기에 소재 브뤼셀 자유대(Université Libre de Bruxelles) 솔베이 브뤼셀 경제 경영 대학원(Solvay Brussels School of Economics and Management)의 전략 경영 교수다. 존슨과 입, 헨스먼스가 공동 집필한 전략 변화 관련 서적이 곧 출간될 예정이다. 이 논문에 관한 의견이 있으신 분은 http://sloanreview.mit.edu/x/53308에 접속해 메시지를 남겨 주시기 바란다. 저자와의 연락을 원하시는 분은 smrfeedback@mit.edu e메일을 보내 주시기 바란다.

번역 |김현정 jamkurogi@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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