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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P&G Tripled Its Innovation Success Rate

혁신성공률 50%… P&G 놀라운 성과의 비밀

브루스 브라운(Bruce Brown) ,스콧 D. 앤소니 | 97호 (2012년 1월 Issue 2)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1년 6월 호에 실린 브루스 브라운 P&G(Procter & Gamble) CTO(chief technology officer)와 스콧 D. 앤소니 이노사이트(Innosight) 경영이사(managing director)의 글 ‘How P&G Tripled Its Innovation Success Rate’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2000년 Procter&Gamble(P&G)은 자사의 섬유·가사 사업부의 최대 브랜드인 타이드(Tide)의 성장 전망이 밝지 않다고 판단했다. 당시 P&G의 유명 세제 브랜드인 타이드는 50년이 넘는 역사를 바탕으로 핵심 시장에서 지배적인 시장점유율을 자랑하고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 P&G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만큼 빠른 속도로 성장하지 못했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흐른 지금, 타이드의 매출은 거의 2배로 증가해 120억 달러 수준이던 섬유·가사 사업부의 매출을 약 240억 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신흥 시장에서 타이드의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섬유 유연제와 같은 신제품은 물론 동네에 있는 드라이 클리닝 가게와 같은 업장에서도 타이드를 상징하는 황소 눈 모양의 로고가 등장했다.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타이드의 폭발적인 성장은 지난 10년 동안 P&G가 혁신과 성장을 체계화하기 위해 전략적인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P&G의 전략을 이해하려면 P&G에 영감을 준 근원인 토머스 에디슨(Thomas Edison)과 헨리 포드(Henry Ford)를 찾아 한 세기가 넘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에디슨은 1870년대 말 세계 최초의 산업용 연구실 멘로파크(Menlo Park)를 설립했으며 그곳에서 현대의 전력산업과 영화산업을 가능케 한 기술이 탄생했다. 영감으로 가득한 에디슨의 지휘 아래 멘로파크에서는 수많은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왔다. 에디슨이 보유한 특허만도 1000건이 넘었다. 물론 에디슨은 대량 생산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량 생산을 완벽한 경지에 올려놓은 인물은 그로부터 수십 년이 지난 후 자동차를 대량 생산해낸 에디슨의 친구 헨리 포드(Henry Ford)다. 1910년 포드자동차(Ford Motor Company)는 자사의 유명 자동차 모델 T(Model T)의 생산 시설을 디트로이트에 위치한 피켓 애비뉴 공장(Piquette Avenue Plant)에서 인근의 하이랜드 파크(Highland Park) 생산단지로 이전했다. 조립 라인 자체가 새로운 발상은 아니었지만 하이랜드 파크는 조립 라인을 통한 생산 방식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만천하에 알렸다. 포드는 단 4년 만에 12시간이 넘게 걸리던 자동차 생산 시간을 93분으로 줄였다.
 
그렇다면 P&G는 에디슨의 실험실이 갖고 있던 창의력과 포드 공장에서 찾아볼 수 있던 속도 및 안정성을 어떻게 결합시켰을까? P&G의 경영진이 찾아낸 해답은 ‘신성장 공장(new-growth factory)’이었다. P&G의 신성장 공장은 지금도 여전히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신성장 공장은 P&G가 핵심 사업을 튼튼히 하는 동시에 혁신적인 신성장 기회를 포착하는 역량을 강화시킬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었다.
 
종종 신사업 창출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안겨주는 뜻밖의 행운을 체계화하기 위한 P&G의 노력은 제품의 수명 주기가 감소하고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리더들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
 
 
토대를 마련하기
 
P&G에서는 오래 전부터 혁신이 성장의 근간이었다. P&G의 회장이자 사장이며 CEO인 밥 맥도널드(Bob McDonald)는 “우리는 그간의 경험을 통해 판촉을 하면 분기별 성장에 도움이 될 지 모르지만 혁신을 하면 수십 년간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설명한다. P&G는 연구개발(R&D)에 연간 약 20억 달러를 투자한다. 이 금액은 P&G의 최대 경쟁 업체의 R&D 투자 규모를 약 50% 상회하며 최대 경쟁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경쟁업체들의 R&D 투자를 모두 더한 것보다 많다. P&G는 혁신의 기회를 찾기 위해 기초 소비자 연구에 최소 4억 달러 이상을 별도 투자한다. 이 과정에서 약 100개 국에 거주하는 500만 명 이상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약 2만 건의 조사를 진행한다. 독자 여러분이 이 글을 읽고 있는 순간에도 P&G의 연구원들은 어딘가에 있는 매장에서 쇼핑객을 관찰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혹은 소비자의 집에서 소비자의 행동을 관찰할 수도 있다.
 
이런 투자는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P&G의 혁신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맥도널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사람들은 금전적인 이익이나 경쟁 우위를 위해 혁신을 한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혁신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혁신에는 감정적인 요소, 즉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영감의 근원이 포함돼 있어야 한다.” P&G에서는 상부에서 하부로 전해져 내려오는 목적 의식 속에 모든 혁신은 사람들의 삶을 개선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2000년대 초, P&G가 내놓은 혁신 제품 중 매출 및 이윤 목표를 달성한 것은 약 15%에 불과했다. 따라서 P&G는 현재 널리 알려져 있는 ‘Connect + Develop(C+D·제휴와 개발)’ 프로그램을 도입해 외부의 혁신을 내부로 들여왔으며 착안 단계에서부터 제품 출시 단계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관리하기 위해 탄탄한 ‘스테이지-게이트(stage-gate)’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C+D에 대해 좀 더 많은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 2006년 3월 호에 실린 래리 휴스턴(Larry Huston)과 나빌 사캅(Nabil Sakkab)의 글 ‘C&D: P&G의 새로운 혁신 모델 분석(Connect and Develop: Inside Procter & Gamble’s New Model for Innovation)’을 참고하기 바란다.) 이 같은 노력 덕에 P&G에서 혁신 성공률이 개선되는 기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유기적 성장 역량을 개선시키지 않는다면 목표 달성이 힘들 것이라는 사실은 너무도 자명했다.
 
P&G의 경영진은 당시 자사에서 하고 있는 일을 단순히 강화하는 방법만으로는 유기적인 성장을 이뤄낼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P&G에 필요한 것은 좀 더 획기적인 혁신, 즉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내는 데 도움이 되는 혁신이었다. 또 P&G는 헨리 포드가 하이랜드 파크 공장에서 모델 T를 생산할 때 그랬던 것처럼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혁신을 해야 했다.
 
2004년 당시 P&G의 CTO(chief technology officer·최고기술책임자)였던 길 클로이드(Gil Cloyd)와 당시 P&G의 CEO였던 A. G. 래플리(A. G. Lafley)는 30년 동안 P&G에 몸담아 온 존 라이킴(John Leikhim)과 데이비드 굴레트(David Goulait)에게 신성장 공장 설계를 일임했다. 당시 클로이드와 래플리는 하버드 경영대학원 클레이튼 크리스텐슨(Clayton Christensen) 교수가 주창한 ‘파괴적 혁신 이론(disruptive-innovation theory)’을 신성장 공장의 토대로 삼고자 했다. 파괴적 혁신의 기본 개념(간편성, 편의성, 접근성, 가격의 적당성 등이 좀 더 강화된 신제품을 통한 성장 추구)은 P&G에 새로운 것이 아니었다. 당시에도 타이드, 크레스트(Crest), 팸퍼스(Pampers), 스위퍼(Swiffer) 등 P&G의 유명 브랜드 상당수가 이미 파괴적이라 할 만한 행보를 걷고 있었다.
 
라이킴과 굴레트는 다른 관리자들의 도움을 받아 7개의 신제품 개발팀을 대상으로 이틀 동안 워크숍을 진행했으며 이노사이트(Innosight: 크리스텐슨이 공동 설립한 회사)의 전문가들에게 워크숍 운영을 맡겼다. 워크숍 참가자들은 파괴적인 접근방법을 방해하는 기존의 사고 방식을 대대적으로 변화시킬 방법을 찾았다. 상업적인 측면에서 중요한 질문(예: 신제품을 출시해도 좋을 만큼 수요가 충분할까?)에 답을 하기 위한 창의적인 방법도 생각해냈다. 워크숍을 통한 학습은 P&G가 유산균 보충제 얼라인(Align)과 같은 신제품을 개발하고 팸퍼스와 같은 기존 제품을 강화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이후 몇 년 동안 라이킴과 굴레트는 신성장 공장의 기반을 다져나갔다. 두 사람은 이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클로이드를 비롯한 다른 P&G 고위 관리자들과 협력했다.
 
 
 
  P&G가 추구한 네 가지 유형의 혁신
 
유지형 혁신
유지형 혁신(sustaining innovation)은 기존 제품을 점진적으로 개선시키는 혁신을 뜻한다. 가령 기존 세탁 세제의 세척력을 강화시킨다거나 치약에서 좀 더 좋은 맛이 나도록 만드는 것이 유지형 혁신에 해당된다. P&G는 유지형 혁신을 통해 ‘좀 더 우수한’ 효용(좀 더 뛰어난 효과, 좀 더 편리한 사용법, 좀 더 저렴한 가격 등)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좀 더 우수한 효용은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동시에 새로운 고객이 제품을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상업형 혁신
상업형 혁신(commercial innovation)을 추구할 때는 기존 제품을 성장시키기 위해 창의적인 마케팅, 포장, 판촉과 같은 접근방법을 활용한다. P&G는 2010년 동계 올림픽 기간 동안 어머니를 칭송하는 시리즈 광고를 내보냈다. 수억 명의 소비자가 총 18개의 브랜드를 홍보한 이 광고 캠페인을 반복적으로 시청했으며 이 캠페인은 P&G에 1억 달러의 매출을 안겨줬다.
 
변화-유지형 혁신
변화-유지형 혁신(transformational-sustaining innovation)은 기존 카테고리를 재구성하기 위한 혁신을 뜻한다. 변화-유지형 혁신은 기존 사업에 엄청난 혁신과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며 시장 점유율, 이윤 수준, 소비자 수용도 등의 급격한 변화가 뒤따르는 경우도 많다. 2009년 P&G는 주름을 완화시켜주는 크림 올레이 프로 엑스(Olay Pro-X)를 출시했다. 불황이 심각한 때인 만큼 1병당 40달러에 달하는 제품을 출시하는 전략이 미심쩍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P&G는 올레이 프로 엑스가 변화-유지형 혁신에 해당되는 제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처방전을 받아야만 구입할 수 있는 훨씬 비싼 제품만큼 효과가 있으며 자사의 다른 노화 방지 제품보다 성능이 뛰어났기 때문) 계획대로 크림을 출시했다. P&G는 올레이 프로 엑스와 관련 제품을 선보인 덕에 출시 첫해에 미국 내 식품 소매업체와 약국에서만 5000만 달러어치의 제품을 판매할 수 있었다.
 
파괴형 혁신
파괴형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은 전례 없는 사업 기회를 뜻한다. P&G가 스위퍼(Swiffer)와 페브리즈(Febreze)를 출시한 것처럼 급진적일 만큼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 완전히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는 것이 파괴형 혁신에 해당된다.
 
 
 
고위 경영진과 프로젝트팀 구성원 교육.고위 경영진과 프로젝트팀 구성원을 상대로 파괴적인 성장을 장려하는 마음가짐 및 행동을 가르쳤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교육훈련 내용도 달라졌지만 처음에는 초기 단계 아이디어의 수요 평가 등 일부 주제에 대한 단기 과정에서부터 며칠 동안 지속되는 기업가적 사고 강좌에 이르는 몇몇 교육 과정을 운영했다.
 
신성장 사업에 대한 도움을 줄 전문가 집단 형성.사내의 모든 팀이 파괴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신성장 사업에 대한 가르침을 줄 전문가 집단을 꾸렸다. 가령, 신성장 사업 전문가들은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팀에 해당 프로젝트가 안고 있는 중요한 상업적 질문(예: 소비자들이 신제품을 습관적으로 사용하게 될까?)에 대한 답을 찾을 때까지 팀의 규모를 키우지 말 것을 조언할 수도 있다. 성공적으로 사업을 시작해 본 경험이 있는 여러 명의 창업자들이 전문가로 선발됐다. P&G는 이들 전문가를 선발할 때 실패를 해본 경험을 한층 더 중요하게 여겼다.
 
조직 구조 개발.새로운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 적절한 조직 구조를 개발했다. 예를 들어, P&G가 신설한 몇몇 사업부 내에서 규모가 크지 않은 소수의 그룹이 신성장 계획에 주력했다. 신성장 계획을 추진하는 그룹(P&G의 교육 과정과 마찬가지로 상당한 발전을 거듭했음)은 새로운 브랜드와 사업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기존 조직인 퓨처웍스(FutureWorks)를 한층 강화시켰다. 관련 그룹 내의 전담팀은 시장 조사를 실시하고,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프로젝트의 가정을 검증했다.
 
프로세스 매뉴얼 제작.신성장 사업을 구축하기 위한 단계별 지침을 만들었다. 매뉴얼에는 프로젝트팀이 기회를 명확하게 서술하고, 성공을 위해 필요한 요건을 파악하고, 진척 상황을 점검하고, 프로젝트를 계속 추진할지 중단할지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는 예시와 구체적인 절차 및 기본적인 원칙이 기술돼 있다.
 
시범 프로젝트 운영.새로운 공장의 업무를 소개하기 위해 시범 프로젝트를 운영했다. 시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짧은 시간 내에 의류를 쾌적하게 만들어주는, 주머니에 들어갈 정도 크기의 제품인 스워시(Swash)의 생산 라인을 운영해 봤다. (스워시는 급하게 옷을 입어야 하는데 셔츠가 그다지 깨끗하지 않을 때 세탁을 하지 않고 스프레이를 뿌려서 옷의 상태를 쾌적하게 만들어주는 제품이다.)
 
 
 
 
 
중요한 것에 집중하기
 
2008년, P&G는 신성장 공장의 원형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소규모 프로젝트 수가 너무 많아 혁신 포트폴리오를 제대로 추진할 수가 없었다. A.G. 래플리는 밥 맥도널드(당시의 COO(최고운영책임자))와 CTO 브루스 브라운(본 논문의 공동 저자)에게 프로젝트의 수를 줄이되 규모가 큰 프로젝트에 초점을 맞춰 혁신 성과를 대폭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맥도널드와 브라운이 지휘하는 팀은 3개의 중요한 개선 활동을 추진했다.
 
첫째, P&G 기존의 제품 라인을 강화하기 위한 혁신과 신제품 라인 혹은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엄격하게 분리하지 않고 중간 카테고리를 한층 더 강조했다. 여기서 중간 카테고리란 기존 제품 카테고리에서 새롭고 중요한 효용을 만들어내는 변화-유지형 혁신을 의미한다.
 
콜게이트(Colgate)에 선두 자리를 내준 1990년대 말까지 치약 시장 1위 자리를 지켰던 P&G의 치약 브랜드 크레스트를 생각해 보자. 2000년 치약 시장 탈환을 노리던 P&G는 파괴형 혁신에 해당하는 제품을 내놓았다. 가정에서 손쉽고 저렴하게 치아 미백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품인 크레스트 화이트스트립스(Crest Whitestrips)를 선보인 것이다. 2006년에는 충치, 치태, 치석, 착색, 치은염, 구취 등 여섯 가지 기능을 한데 모은 치약 크레스트 프로 헬스(Crest Pro-Health)를 내놓았다. 2010년에는 2시간 만에 치아를 하얗게 미백해 주는 제품을 포함한 우수한 구강 관리 제품 라인 크레스트 3D 화이트(Crest 3D White)를 선보였다. 이 같은 노력 덕에 크레스트는 여러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프로 헬스와 3D 화이트는 모두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동시에 기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을 목표로 하는 변화-유지형 혁신 제품에 해당한다. 이런 종류의 혁신과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는 파괴적 혁신 사이에는 한 가지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불확실성(P&G의 신성장 공장이 관리하는 대상)이 높다는 것이다.
 
둘째, P&G는 변화-유지형 사업 및 파괴형 사업 구축을 위해 조직 차원의 지지를 강화했다. P&G는 과거에 만들어진 그 어떤 성장 공장(growth-factory)팀보다 규모와 범위가 큰 신사업 창출(new-business-creation) 그룹을 여럿 만든 후 자원 및 관리 체계를 핵심 사업과 분리시켰다. 신규 사업 창출 그룹(총괄 관리자가 지휘하는 전담팀)들은 여러 사업과 관련이 있는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완전히 새로운 사업 기회를 추구한다. P&G의 미용 사업과 개인 위생 사업을 모두 관리하는 그룹도 있고 가사 관리 사업(섬유·가사 사업부, 가족·유아 관리 사업부를 총괄하는 조직)을 전담하는 그룹도 있다. 신규 사업 창출 그룹 중 하나인 퓨처웍스는 색다른 사업 모델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주력한다. (P&G가 최근 인도 기업 헬스포인트 서비시즈(Healthpoint Services)와 협력 관계를 체결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기도 했다.) 신규 사업 창출 그룹은 기업 혁신 펀드(Corporate Innovation Fund, 관심을 끌지 못하고 사라져 버릴 수도 있는 아이디어에 자본을 제공)와 같은 기존 지원 방안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한다. P&G는 소비자의 구매 결정 및 구매 후 사용 실태를 파악하는 시장 실험을 계획하고 실행하기 위한 특수팀인 러닝 웍스(Learning Works)도 신설했다.
 
셋째, P&G는 전략 개발 및 검토 과정을 수정했다. P&G는 과거에 혁신 평가와 전략 평가를 별도로 진행했다. 하지만 지금은 CEO, CTO, CFO가 회사, 사업, 혁신 전략을 명쾌하게 연결 짓는다. P&G는 기존 사업들을 위협하는 경쟁 요소들을 분석하는 동시에 이와 같은 방법으로 회사, 사업, 혁신 전략을 연결 지으면서 좀 더 많은 혁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이 과정은 각 사업부의 ‘생산 스케줄(production schedule)’, 혹은 성장 기회 파이프라인이 향후 7∼10년 동안 성장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만큼 탄탄한지 관찰하고 확인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런 평가는 포괄적인 부문(예: 가사 관리)은 물론 개별 사업부(예: 여성 관리) 차원에서도 진행된다. 이 같은 수정된 접근방법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각 사업부가 성장을 실현하기 위해 어떤 유형의 혁신들이 필요한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
 
질레트 가드
 
P&G는 수천 시간의 연구를 통해 인도의 수많은 소비자들에게 단날 면도기가 양날 면도기를 대체할 수 있는 저렴하고 효과적인 대안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크레스트 3D 화이트
 
1990년대 말 콜게이트에 치약 시장 왕좌를 내준 크레스트는 집에서 간편하고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치아 미백제를 포함한 혁신적인 구강 관리 제품을 여럿 선보인 덕에 여러 시장에서 선두자리를 되찾게 됐다.
 
 
 
 
 
신성장 공장의 소비자 연구
 
2010년 10월, P&G는 인도에서 질레트 가드(Gillette Guard) 면도기를 선보였다. 변화-유지형 혁신에 해당하는 이 면도기의 목적은 ‘이중 면도날을 사용하는 수억 명의 인도인들에게 저렴하고 효과적인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아주 단순한 것이었다.
 
P&G 연구원들은 인도 시장에서 수천 시간의 연구를 거듭한 끝에 인도 소비자들의 욕구를 파악할 수 있었다. 시골에 거주하는 인도 남성들을 관찰한 결과 인도의 시골집은 대부분 실내 배관 시설이 부족한 탓에 남성들이 옥외에서 면도를 하며 면도를 할 때도 물을 거의, 혹은 전혀 사용하지 않을뿐더러 매일 면도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칼날이 1개인 질레트 가드는 최소량의 물을 이용해 손쉽게 면도를 하고 까칠하고 제법 긴 수염을 관리할 수 있도록 제작된 제품이었다. 최초 구매 가격은 15루피(33센트), 리필용 카트리지 가격은 5루피(11센트)로 책정됐다. 초기 실험 결과 소비자들이 이중 면도날에 비해 이 신제품을 6대1 비율로 선호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획기적인 성능과 저렴한 가격 덕에 질레트 가드는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신성장 공장을 운영하기
 
다시 타이드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타이드의 성장은 P&G가 택한 접근방법이 얼마나 놀라운 잠재력을 갖고 있는지 잘 보여 준다. 지난 10년 동안 타이드라는 브랜드를 달고 있는 다양한 제품이 출시됐으며 제품 라인도 여러 차례 확대됐다. 뿐만 아니라 타이드는 신흥 시장에서 새로운 판로를 뚫었으며 유망한 새로운 사업 모델을 검증해 보였다.
 
10년 전, 미국의 어느 슈퍼마켓에 들러 타이드를 찾아봤다면 평범하기 짝이 없는 병과 상자에 담겨 있는 세제 외에는 어떤 것도 발견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타이드라는 이름이 새겨진 수십 종류의 세제를 발견하고 각 세제마다 향기와 효능이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가령 P&G는 2009년에 타이드 스테인 릴리스(Tide Stain Release)라는 이름의 세탁 첨가제를 선보였다. P&G는 그로부터 1년 후에 26개의 특허를 바탕으로 기존의 세탁 첨가제들을 통합시킨 타이드 위드 액티리프트(Tide with Acti-Lift)라는 이름의 새로운 세제를 내놓으며 10년 만에 처음으로 타이드의 액체 세탁세제 라인을 대폭 수정했다. 타이드 위드 액티리프트가 출시되자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에서 타이드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이 치솟았다.
 
P&G는 신흥 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세제의 성분도 조절했다. P&G는 각 민족의 특성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인도에서는 소비자의 약 80%가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손세탁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인도에서 손세탁을 하는 소비자들은 피부 자극은 적지만 세척력이 떨어지는 세제와 세척력은 강하지만 피부 자극이 강한 세제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2009년 이 같은 문제를 파악한 P&G의 한 팀은 피부 자극 없이 깨끗한 세탁을 가능하게 해주는 타이드 내추럴스(Tide Naturals)를 개발했다. 개도국 시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좀 더 뛰어난 효용(‘적은 돈으로 좀 더 많은 효용’)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 P&G는 세척력은 비슷하지만 피부에 많은 자극을 주는 유사 제품보다 타이드 내추럴스의 가격을 30% 낮게 책정했다. 이런 전략 덕에 인도 소비자 중 70%가 타이드 세제를 구입할 수 있게 됐으며 타이드의 인도 시장 점유율이 대폭 늘어났다.
 
좀 더 급진적인 경우로 스워시를 들 수 있다. 스워시는 타이드라는 브랜드가 ‘세탁실’이라는 영역을 넘어서는 데 기여했다. 스워시 라인은 파괴적인 특징을 갖고 있었다. 스워시 제품은 세탁 세제만큼 빨랫감을 깨끗하게 만들어주거나 제대로 다림질을 했을 때만큼 효과적으로 주름을 제거해주진 못한다. 하지만 짧은 시간 내에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세탁을 하기 어려울 때 이따금씩 대안으로 사용하기에는 전혀 무리가 없었다. P&G는 스워시를 상업화하기 위해 새로운 방법을 택했다. 오하이오 소재 P&G 본사 근처에 있는 매장에 처음 출시됐을 때 스워시는 다른 브랜드를 달고 있었고 타이드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본사 인근 매장에서 실험을 마친 후 P&G는 오하이오주립대(Ohio State University)에서 스워시 판매를 위한 임시 매장을 운영했다. 두 차례의 실험을 통해 소비자들이 스워시를 어떤 식으로 구매하고 사용할지 가늠한 P&G는 아마존(Amazon)을 비롯한 온라인 경로를 통해서 스워시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2011년 초 P&G는 스워시 판촉 활동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갔다. 하지만 스워시 추진 경험은 의류 관리 분야에서 또 다른 파괴적인 아이디어를 추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스워시는 새로운 제품 라인이었지만 타이드 드라이 클리너스(Tide Dry Cleaners)는 완전히 새로운 사업 모델이었다. 소비자들이 기존의 방식에 불만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간파한 P&G의 한 개발팀은 P&G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과 소비자의 불만을 불식시킬 독특한 매장 설계를 활용해 드라이 클리닝 시장을 파괴할 방법을 연구했다. 드라이 클리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탁소는 대부분 우중충하고 세탁소 주인들은 불친절하다. 세탁소를 찾는 고객은 주차를 한 후 세탁소까지 걸어가서 기다려야 한다. 세탁소 운영 시간이 불편하기 짝이 없는 경우도 많다. P&G가 내놓은 대안은 전문화된 처리, 차를 탄 채 세탁물을 맡길 수 있는 창구,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세탁물을 맡기고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24시간 보관 시스템 등을 채택한 드라이 클리닝 매장이었다. 뿐만 아니라 P&G가 대안으로 내놓은 세탁소는 매장 분위기가 밝으며 매장 인테리어도 대담하고 선명한 색상이 주를 이룬다.
 
타이드 드라이 클리너스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혁신이랄 수 있는 타이드 드라이 클리너스가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소비자들이 대부분의 기존 세탁소에서 느껴지는 우중충함과 불편함에 불만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개발팀은 신성장 공장의 프로세스 매뉴얼을 활용해 새롭게 추진 중인 드라이 클리닝 매장에 대한 중요한 가정을 확인했다. 가령, ‘새로운 사업 모델을 통해 최대 100만 달러를 지불하고 프랜차이즈에 가입할 의향이 있는 점포 소유주를 확보할 수 있을 만큼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까’와 같은 질문을 살펴본 것이다. 2009년 P&G의 신성장 사업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가정을 검증하기 위해 드라이 클리닝 팀이 캔사스시티에 3개의 시범 매장을 열 수 있도록 도와줬다. 같은 해 P&G는 드라이 클리닝 사업을 감독할 자회사 애즐 퍼수츠 프랜차이징(Agile Pursuits Franchising)을 설립한 후 드라이 클리닝 프로젝트 소유권을 퓨처웍스(P&G의 기존 시스템을 넘어서는 새로운 사업 모델의 추진을 담당하는 조직)로 이전했다. 타이드 드라이 클리너스가 훌륭한 성과를 낼지는 아직 두고 봐야 한다. 하지만 2010년에 장밋빛 신호가 나타났다. 판다 레스토랑 그룹(Panda Restaurant Group)의 설립자 앤드루 청(Andrew Cherng)이 4년 내에 150개의 매장을 열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청은 <비즈니스위크(BusinessWeek)>와의 인터뷰에서 “맥도날드가 프랜차이즈 사업을 할 때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이번 기회는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전략 및 자원 할당의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P&G의 CEO 맥도널드, CTO 브루스 브라운, 가사 사업부 부책임자, 의류 관리 사업부 사장 등 여러 명의 리더가 주기적인 대화를 통해 타이드의 혁신 노력을 긴밀하게 조정했다. 기업 혁신 펀드 회의 및 유사한 검토 회의에서도 타이드의 혁신 노력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타이드 사례는 P&G에서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수많은 혁신 아이디어들 중 하나일 뿐이다.
 
 
P&G가 리더에게 주는 교훈
 
고위급 관리자가 적절한 조직 구조를 만들어내고 적합한 자원을 제공하고 실험과 학습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고 직접 개입하지 않으면 어떤 기업에서건 신성장 공장을 짓기 위한 노력이 실패할 수밖에 없다. P&G의 혁신 노력은 신성장 공장을 짓고자 하는 리더들에게 6개의 교훈을 준다.
 
1. 신성장 공장과 핵심 사업이 잘 어우러져야 한다.리더가 새로운 성장을 장려하기 위한 노력과 핵심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전혀 별개의 일로 간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사실 혁신 전문가들은 오래 전부터 이 둘을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필자들의 경험에 미루어 볼 때 사실은 정반대다. 첫째, 핵심 사업이 건전한 상황일 때 신성장을 위한 노력을 기울일 수 있다. 튼튼한 핵심 사업에서 얻은 현금 흐름을 신성장 사업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경영진이 핵심 사업이 안고 있는 문제에 모든 관심을 쏟게 되면 신성장에 대해 신경 쓸 수가 없다. 결국 핵심 사업이 건전하면 리더가 좀 더 광범위한 성장 전략을 고민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
 
둘째, 핵심 사업은 신성장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 P&G와 주요 소매업체 간의 탄탄한 관계를 생각해 보자. 소매업체와의 건설적인 관계는 신성장 공장이 신성장 계획을 추진하는 데 도움이 되는 강력한 자산이다. 뿐만 아니라 이런 자산은 쉽게 복제할 수 없다. 소매업체와의 탄탄한 관계가 없었다면 스위퍼가 지금처럼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다.
 
셋째, 핵심 사업 관리를 위해 사용하는 도구 중 일부(특히 프로젝트 진척 상황을 추적하는 도구)는 신성장 사업을 관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신속한 학습을 추구하는 신성장 공장의 접근방법 덕에 기존 제품 라인을 강화하는 통찰력이 등장하기도 한다. 2004년에 열린 워크숍에 참가한 여러 프로젝트팀 중 하나는 개도국 소비자들이 천 기저귀 대신 일회용 종이 기저귀를 사용하도록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었다. 몇 차례의 시장 조사 결과 ‘종이 기저귀를 착용한 아기들이 천 기저귀를 착용한 아기들에 비해 30% 일찍 잠에 들고 30분 더 숙면을 취한다’는 중요한 사실을 발견하게 됐다. 아기가 일찍 잠이 들고 좀 더 오랜 시간 숙면을 취하는 것은 아기와 부모 모두에게 유익한 것이었다. 종이 기저귀가 갖고 있는 이 같은 장점을 강조한 광고 덕에 팸퍼스(Pampers)는 여러 개도국 시장에서 1위 기저귀 브랜드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2. 포트폴리오 중심 사고방식(portfolio mind-set)을 조성하라. P&G는 내외부의 이해관계자들에게 자사가 유지형 혁신에서부터 파괴형 혁신에 이르는 다양한 혁신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린다. (‘P&G가 추구한 네 가지 유형의 혁신’ 참조.) P&G는 다양한 종합 계획 도구를 활용해 사업의 전반적인 요구 수준에 맞춰 혁신 속도를 조절한다. 뿐만 아니라 관리자들이 가장 장래성이 떨어지는 프로그램을 찾아내 제거하고 가장 전도 유망한 프로그램을 육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포트폴리오 최적화 도구를 활용한다. 이런 도구를 활용하면 재무성과 추정치는 물론 필요한 인적 투자 및 자본 투자 등 진행 중인 혁신 아이디어를 추진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가늠해볼 수 있다. 고전적인 순현재가치(net-present-value)로 평가할 수 있는 아이디어도 있고 위험 조정 리얼 옵션(risk-adjusted real-option) 방법으로 평가할 수 있는 아이디어도 있으며 좀 더 정성적인 평가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 아이디어도 있다. 물론 이런 도구들을 활용하면 각 프로젝트를 순위에 따라 나열한 목록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P&G의 포트폴리오 관리는 기계적인 결정을 내리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자원을 할당하고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관한 대화에 가깝다. 각종 수치가 정보를 주긴 하지만 결정을 좌우하는 건 아니다.
 
포트폴리오 접근방법에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 주식 투자와 부동산 투자를 평가할 때 투자자가 각기 다른 기준을 적용하듯 각각의 프로젝트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관리하고 평가해야 하며 프로젝트의 특성에 맞게 자원을 조달해야 한다는 사고를 형성시킨다. 둘째, 포트폴리오는 대개 유지형 혁신과 변화-유지형 혁신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핵심 사업을 보호하고 확장시키는 이런 활동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모든 프로젝트(특히 파괴적인 프로젝트)에는 상당한 위험과 상업적인 성공을 이뤄내지 못할 가능성이 수반된다는 점을 알려주는 동시에 포트폴리오에 위험이 반영돼 있는 한 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3. 소규모로 시작해 신중하게 키워라. 신성장 공장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기억해 보자. 소박한 이틀짜리 워크숍에서 시작된 신성장 공장은 여러 사업부를 아우르는 소규모 시범 프로젝트로 확대됐고 그후에 다시 회사 전체를 아우르는 계획으로 발전됐다.
 
단계적으로 투자를 하면 문제가 커지기 전에 신속하게 수정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목표하는 실험에 자금을 지원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가령 신성장을 체계화하기 위한 최고의 방법에 관해 의견을 나눌 때에 의견 충돌이 발생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필자들은 신성장 공장이 핵심 사업과 상대적으로 강력한 관계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비밀 추진팀(skunkworks)’과 같은 조직을 옹호하는 사람도 있다. 핵심 사업과 신성장 사업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강력한 리더의 지휘 아래 ‘독립적이지만 연결돼 있는’ 조직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벤처캐피털 업체의 구조를 모방한 조직을 추천하는 사람도 있다. (P&G의 신성장 공장은 조직 체계와 관련해 다양한 접근방법을 활용한다.) 자체 역량을 계발해 신성장 혁신을 추진하는 방법을 취하면 각기 다른 접근방법을 시도하면서 어떤 접근방법이 가장 도움이 되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단계별 접근방법은 또 다른 목적에도 부합한다. 신성장 공장이 즉효약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신성장 공장은 다음 분기의 성과를 즉각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번번이 위기를 맞는 통제 불능의 핵심 사업을 순식간에 교정하는 역할도 하지 못한다.
 
4. 새로운 사업을 평가하기 위한 새로운 도구를 만들어라.아직 생겨나지 않은 시장 및 신생 시장은 분석하기 매우 어렵다. P&G는 시범 워크숍에 참여했던 여러 프로젝트팀 중 1개 팀과 상세한 후속작업을 진행한 결과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새로운 도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P&G는 현재 ‘소량 생산·판매’를 활용한 ‘거래 학습 실험(transaction learning experiment·TLE)’을 실시하고 있다. 거래 학습 실험에 참여하는 각 프로젝트팀은 소비자들에게 직접 지갑을 열어 투표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 P&G의 여러 프로젝트 팀은 온라인, 쇼핑몰 매점, 구멍가게, 놀이동산은 물론 사내 매점, 회사 카페테리아 등에서 소량의 제품을 판매했다. P&G는 유산균 보충제인 얼라인(Align)의 시장성을 검증하기 위해 세밀하게 통제된 시범 프로젝트에 초기 자본을 제공하는 벤처캐피털 접근방법을 적용했다. 물론 P&G는 캔사스시티에서 타이드 드라이 클리너스 사업을 시범적으로 운영한 사례처럼 온전한 사업 모델 전체를 검증하기도 했다.
 
5. 적임자에게 적절한 일을 맡겨라. P&G는 신성장 공장을 설립한 후 일부 팀의 직원을 배치하는 방식을 수정해야만 했다. P&G를 들여다보면 어느 때건 항상 수백 개의 팀이 다양한 혁신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예전에는 대부분의 팀이 주로 파트타임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팀원(여러 가지 업무를 동시에 담당하는 직원)들로 구성돼 있었다. 하지만 파괴적인 혁신 및 변화-유지형 혁신을 위해서는 집중력이 필요했다. (‘여자가 9명이라고 해서 아이를 1달 만에 뚝딱 낳을 수는 없다’는 속담과 같은 이치다.) 매일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새로운 사업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 필요했던 것이다.
 
또한 신성장팀을 소규모로 꾸려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했으며 노련한 전문가들을 신성장팀에 참여시켜야 했다. P&G는 팀의 규모가 작으면 짧은 시간 내에 가장 장래성 있는 계획에 집중할 수 있는 반면 팀의 규모가 크면 한번에 너무 많은 아이디어를 추진하느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상당한 수준의 혁신 경험을 보유한 여러 명의 팀원이 참여하면 데이터가 결정적이지 않거나 부족할 때 확신을 갖고 건전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신성장 공장을 지으려면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훈련을 위해 상당한 투자를 해야 한다. 마음가짐을 바꾸려면 먼저 새로운 언어를 가르쳐야 한다. ‘파괴적인 혁신’ ‘해야 할 일’ ‘사업 모델’ ‘중요한 가정’ 등과 같은 핵심 용어들은 명확하고 일관성 있게 정의해야 한다. P&G는 대규모 회의는 물론 소규모로 진행되는 집중 워크숍을 통해서도 이를 실천했으며 2007년에는 ‘파괴적 혁신 대학(disruptive innovation college)’을 설립했다. 신성장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기초 혁신 언어에서부터 거래 학습 실험 설계 및 실행에 이르는 10여 개가 넘는 과정 중 필요한 과정을 선택해 사업 모델을 설계하고 신성장팀의 팀원을 확보하고 해야 할 일을 완수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6. 교류를 장려하라. 성공적인 혁신을 위해서는 조직 안팎에서 적극적인 교류가 이뤄져야 한다. P&G의 C+D 프로그램은 다른 부문과 교류하고 새로운 관점을 얻기 위한 포괄적인 노력의 일환이다. 지난 몇 년 동안 P&G는 다음과 같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 경쟁 관계에 놓여 있지 않은 기업과 직원 공유. P&G와 구글은 2008년 몇 주간 20명 남짓한 직원들을 교환했다. P&G는 온라인 모델에 대해 좀 더 많이 알고 싶어 했으며 구글은 브랜드를 구축하는 방법을 익히고자 했다.
 
● 더 많은 외부 혁신가와의 협업. 2010년 P&G는 자사의 C+D 목표를 수정했다. 현재 P&G는 혁신을 위한 협력 파트너로 선택받는 것과 C+D 프로그램의 P&G 혁신 개발 기여도를 3배 높이는 것(외부 혁신가와의 협력을 통해 P&G의 연 매출을 30억 달러 늘리는 것을 의미)을 목표로 삼고 있다. P&G는 정부 산하 실험실, 대학, 중소기업, 컨소시엄, 벤처캐피털 업체 등과의 추가적인 관계 구축을 위해 C+D 프로그램을 확장했다.
 
● 외부 인재 확보. P&G는 오래 전부터 사내 인재를 우선적으로 승진시켜 왔다. 하지만 사내 인재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면 신성장 사업 창출 역량이 제한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따라서 P&G는 자사의 핵심 역량을 넘어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뛰어난 능력을 보유한 인재를 외부에서 들여오기 시작했다. 대표적 사례가 애즐 퍼수츠 프랜차이징 운영을 위해 외부인사를 영입한 일이다. 내부 인재를 육성해 프랜차이즈 사업 부문의 전문가를 키워내려 했다면 전문성을 확보하기까지 여러 해가 걸렸을 테지만 P&G는 외부인사 영입이라는 단 한번의 노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대기업이 혁신적인 성장 사업을 시도하는 일 자체가 어리석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규모가 큰 조직이라면 장래성 있는 신생기업을 인수해 혁신을 아웃소싱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P&G의 노력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앞서 2000년에 P&G의 혁신 노력 중 이윤 및 매출 목표를 달성한 것이 15%에 불과했다고 설명한 것을 기억하는가? 지금은 목표 달성률이 50%에 이른다. 2010년은 P&G 역사상 혁신의 측면에서 가장 생산성이 뛰어난 해 중 하나였으며 P&G의 3∼5개년 혁신 포트폴리오는 성장 목표를 완수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P&G가 2014년과 2015년의 주요 혁신 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하면 현재 주력 사업으로 인해 발생하는 매출의 약 2배에 달하는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투입을 대폭 늘리지 않고도 산출이 6배나 증가하는 것이다.
 
필자들은 그간의 경험을 통해 개인의 창의성을 예측하고 통제할 수는 없지만 집단의 창의성은 관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다음번에 타이드나 크레스트의 브랜드를 달고 나올 혁신이 실패로 끝날 수도 있다. 하지만 P&G의 신성장 공장의 체계적인 접근방법은 P&G가 수많은 혁신을 성공리에 시장에 선보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기업의 규모가 아무리 커지더라도 신성장 공장의 접근방법을 따른다면 지속 가능한 성장의 원천을 만들어낼 수 있다.
 
 
브루스 브라운 · 스콧 D. 앤소니
 
번역 |김현정 jamkurogi@hotmail.com
 
브루스 브라운(Bruce Brown)은 P&G(Procter & Gamble)의 CTO(chief technology officer)다. 스콧 D. 앤소니(Scott D. Anthony)는 이노사이트(Innosight)의 경영이사(managing director)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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