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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Leaders Don't Learn From Success

성공후에도 분석하라, 내리막 길을 피하려면…

프란체스카 기노 | 93호 (2011년 11월 Issue 2)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1년 4월 호에 실린 하버드 경영대학원 프란체스카 기노 부교수와 동 대학원 게리 P. 피사노 교수의 글 ‘Why Leaders Don’t Learn From Success’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비즈니스 역사를 돌아보면 한때 업계를 장악했으나 결국 몰락하고 만 기업들이 수두룩하다. 기존 고객에게 지나치게 치중하는 태도, 단기 재정 성과를 중시하는 근시안,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의 흐름에 맞춰 비즈니스 모델을 수정하는 역량의 부족 등이 몰락의 이유로 꼽히곤 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조직을 위대한 기업으로 키워낸 리더의 기량이 떨어진 이유를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
 
본 논문에서 필자들은 ‘성공’이 개인 차원, 그리고 조직 차원의 학습을 방해해 실패를 야기할 수도 있다는 주장을 펼칠 것이다. 개인 및 기업이 키워야 할 가장 중요한 역량 중 하나가 실패를 통해 교훈을 얻는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놀랍게도 성공을 통해 교훈을 얻기란 훨씬 더 힘들다. 본 논문에서 필자들은 성공으로부터 교훈을 얻고자 할 때 직면하는 문제들을 파악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접근방법을 찾아내고자 한다. 그동안 필자들이 해왔던 연구 내용 및 행동 의사결정(behavioral decision making) 분야의 학자들이 발표한 관련 연구를 활용하고 서로 얽혀 있는 3가지 학습 방해 요인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이다.
 
첫 번째 방해 요인은 심리학자들이 ‘기본적 귀인 오류(fundamental attribution error)’라 부르는 실수를 저지르는 경향이다. 사람들은 성공을 하게 되면 자신의 재능과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 및 전략 덕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환경적 요인과 우연히 발생한 사건이 성공에 끼쳤을 수도 있는 영향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두 번째 방해 요인은 ‘과잉 확신 편향(overconfidence bias)’으로 성공으로 인한 자기 과신이 학습을 방해하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자기 자신을 믿는 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스스로에 대한 신뢰가 지나치면 그 어떤 것도 변화시킬 필요가 없다고 믿게 된다.
 
세 번째 방해 요인은 ‘원인에 대한 질문 회피 증후군(failure-to-ask-why syndrome)’으로 뛰어난 성과를 올린 이유를 체계적으로 조사하지 않는 경향을 지칭한다. 이와 같은 증후군을 겪는 경영자와 경영팀은 지식을 확장하거나 이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에 대한 가정을 변경하는 데 도움이 되는 어려운 질문을 던지지 않는다.
 
 
두카티(Ducati) 사례가 주는 교훈
 
2004년 필자들은 오랜 승리의 역사를 갖고 있는 두카티 코스(Ducati Corse) 오토바이 경주팀에 관한 사례 연구를 진행하면서 성공을 통해 교훈을 얻고자 할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연구하기 시작했다. 오토바이 경주가 비즈니스 세계와는 너무 먼 일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 오토바이 경주는 학습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기에 완벽한 대상이다. 오토바이 경주에서는 랩 타임, 경주 결과 등을 통해 성과를 명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성과가 점차 개선되고 있는지, 혹은 악화되고 있는지 잔인하리만치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오토바이 경주는 무척 힘들다. 경주가 열리는 날은 일요일이다. 경주에 출전하는 선수가 늦는다 하더라도 선수가 올 때까지 경기가 지연되는 법은 없다. 마지막으로 오토바이 경주는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한 시즌 동안 세계적인 수준의 10여 개 오토바이 경주팀이 매주 최고의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인다. 이탈리아의 두카티와 같은 팀에 있어 우승 여부는 브랜드 자산 및 오토바이 판매량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2003년 볼로냐에 본사를 두고 있는 두카티는 회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그랑프리 오토바이 경주대회(Grand Prix motorcycle racing circuit, MotoGP)에 참가했다. 신생팀이었던 두카티 경주팀은 2003년을 ‘학습 시즌’으로 여겼다(경주팀 책임자가 필자들에게 이야기해 주었다). 두카티 경주팀의 목표는 다음 시즌을 위해 좀 더 나은 오토바이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되는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었다. 두카티 경주팀은 이를 위해 오토바이에 28개의 성과 매개 변수(예: 기온, 마력)에 관한 데이터를 포착하는 센서를 부착했다. 오토바이를 운전한 선수들은 경주가 끝날 때마다 핸들링, 반응성 등 주관적인 특징에 관한 의견을 제시했다. 두카티 오토바이 경주팀은 마치 완벽한 학습 조직처럼 보였다.
 
그러자 무언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신생팀이었던 두카티 경주팀이 총 9경기에서 3위 안에 들었으며 최종 성적 2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뿐만 아니라 두카티 오토바이는 경기장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달렸다. 하지만 성공을 거듭할 때마다 두카티 경주팀은 우승 자체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반면 학습에는 많은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결국 경기가 끝난 후 수집한 데이터를 거의 분석조차 하지 않게 됐다. 팀원 중 한 명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사람들은 문제를 파악하고자 할 때에는 데이터를 관찰한다. 하지만 뛰어난 성과를 내는 이유를 찾고자 할 때는 데이터를 분석하지 않는다.”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끝낸 탓에 팀원들은 두카티 경주팀이 2004년에 우승을 할 수 있다고 믿었다. 신생팀이 첫 번째 시즌에 2위를 했는데 경험이 좀 쌓인 이듬해에 1위를 차지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런 자신감으로 두카티는 2003년 모델을 점진적으로 개선하기보다 2004년 시즌을 위해 팀원들의 오토바이를 급진적인 방식으로 재설계하기로 결정했다.
 
2004년 모델을 구성하는 부품 915개 중 60% 이상이 새로운 부품이었다. 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새로운 모델이 심각한 핸들링 문제를 갖고 있으며 두카티 경주팀이 충분한 시간을 들여 모든 부품을 직접 시험하지 않고 한번에 너무 많이 바꾸는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명확하게 드러났다.
 
흥미롭게도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두카티 경주팀은 2004년 시즌을 3위로 마무리했다. 두카티 경주팀이 3위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신형 오토바이에서 문제가 발생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광범위한 실험을 진행했기 때문이었다. 3위라는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기대치가 높았기 때문에 3위라는 성적은 곧 실패로 여겨졌다. 저조한 성적에 대한 실망감으로 두카티는 오토바이 개발에 대한 접근방법을 광범위하며 매우 효과적인 방식으로 재검증하게 됐다(엔지니어링 그룹이 오토바이를 경주에 내보내기 전에 철저히 검증할 수 있도록 훨씬 일찍부터 다음 시즌을 위한 오토바이 개발에 돌입하는 커다란 변화가 나타났다). 두카티 경주팀은 2005년과 2006년에 안정적인 성적을 올렸고 2007년에는 세계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간단하게 말해서 두카티 코스 경주팀은 성공을 경험한 후 학습을 멈췄으며 실패를 했다고 생각한 후에야 다시 학습을 시작했다.
 
두카티 사례를 연구한 후 필자들은 엔터테인먼트, 제약, 소프트웨어 업계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으며 연구소 및 임원 교육 강의실에서 실험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필자들은 동일한 현상을 수없이 관찰할 수 있었다. 결국 필자들은 모든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원인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것은 바로 학습을 저해하는 3개의 방해 요인이었다.
 
 
 
   쉽게 성공했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는 태도
 
프란체스카 기노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의 돈 무어(Don Moore), 카네기 멜론대의 샘 스위프트(Sam Swift), 재커라이어 샤렉(Zachariah Sharek)과 공동 진행한 연구를 통해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업적을 평가할 때 일의 난이도에 따라 적절하게 평가 내용을 조정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미국의 어느 대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에게 MBA 프로그램 지원자를 걸러내는 입학 사정관의 역할을 맡긴 후 지원자의 학점과 출신 대학의 평균 학점에 관한 정보를 제공했다. 학생들은 결정을 내릴 때 지원자의 명목 학점을 과대평가하는 반면 각 대학에서 학점을 주는 기준이 지원자 개개인의 학점에 미치는 영향은 과소평가했다. 다시 말해서 학점을 따기가 얼마나 쉽고 어려웠는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위험을 초래하는 귀인 오류
 
오토바이 경주를 할 때는 수많은 독립 요인이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성공의 원인을 구체적으로 분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두카티는 오토바이 디자인, 특정한 경주에 사용한 전략, 오토바이 운전자의 재능 및 결정, 다른 팀의 잘못된 결정, 행운, 날씨와 충돌 같은 무작위적인 사건, 이 모든 요인들이 복잡하게 더해져 나타나는 현상 중 무엇이 2003년의 우수한 성적에 영향을 미쳤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또한 이런 이해가 없었기 때문에(그리고 두카티가 이뤄 낸 오랜 승리의 역사로 인해) 두카티는 너무도 안일하게 경주팀이 뛰어난 성적을 낸 이유가 팀의 탁월한 결정과 행동, 역량 때문이라고 믿어버렸다.
 
마찬가지로 비즈니스에서도 제품의 품질이나 경영진의 의사 결정과 무관한 많은 요인들이 성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경영자가 자신의 통찰력, 경영 능력 등으로 인해 조직이 성공을 거머쥘 수 있었다고 믿으며 자신의 통제권 밖에 있는 무작위적인 사건이나 외부 요인을 무시하거나 과소평가하는 경우가 너무도 많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뛰어난 성과를 내는 팀을 이끄는 책임자라고 생각해보자. 실제로는 행운이 따랐거나 경쟁업체가 문제에 직면했기 때문에 팀이 좋은 실적을 올릴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팀의 성과가 좋았던 것을 모두 자신의 공로로 돌리고픈 욕구를 느끼기 쉽다.
 
심리학자 에드워드 존스(Edward Jones)와 빅터 해리스(Victor Harris)가 실시한 연구를 비롯한 여러 연구를 통해 이는 인간의 보편적인 행동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나쁜 성과를 낼 때 사람들은 정반대로 행동한다. 필자들은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하버드대(Harvard University), 노스캐롤라이나대(University of North Carolina), 카네기 멜론대(Carnegie Mellon University)에서 임원 대상 교육 과정을 진행하며 실험을 해봤다. 대부분의 실험 참가자들은 다른 사람의 성공을 평가할 때 리더십 역량 및 전략의 역할을 축소 평가한 반면 외부 요인 및 운의 역할을 극대화한 평가를 내렸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사람들이 성공을 평가할 때 상황이 어려운 정도에 따라 평가 내용을 적절히 조절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쉽게 성공했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는 태도’ 참조).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이런 편향이 채용 및 승진 대상 선정, 출시할 제품 선정, 조직 전체에 확산시킬 관행 선정 등을 비롯한 수많은 중요한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수익성이 매우 높은 업계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꾸려온 사람은 대부분의 기업이 실패하는 업계에서 힘겹게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에 비해 좀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 두 사람이 비슷한 수준의 능력을 갖고 있거나 후자가 전자에 비해 좀 더 능력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그런 사실은 평가에 반영되지 않는다.
 
필자들은 제약업체가 포기할 약, 또는 개발을 지속할 약을 결정할 때 이와 같은 종류의 귀인 오류를 종종 저지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제약업체들은 초기 테스트 결과가 성공적인 약품을 성공 가능성이 높은 제품으로 선정하고 추가 테스트 및 개발을 위해 더 많은 자금을 할당한다. 하지만 관리자들이 자사 과학자들의 특별한 능력 덕에 성공을 했다고 가정하며 경쟁업체도 갖고 있을 수도 있는 보편적인 지식 덕에 초기 테스트에 성공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뿐만 아니라 필자들은 리드 타임(lead time)이 길어지면 경영진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전략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보지 못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또 다시 제약업계의 사례를 생각해보자. 제약업계에서는 신약을 개발한 후 시장에 내놓기까지 평균 12년이 걸린다. 따라서 제약업체의 현재 성과는 가장 최근의 행동 및 결정과 별다른 관련이 없다. 하지만 관리자와 투자자 모두 현재의 우수한 성과가 현재 사용 중인 전략, 현재 경영을 맡고 있는 경영진, 현재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과학자 덕분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과잉 확신 편향의 희생물
 
자신감이 없으면 결정을 내리거나 위험한 일에 대처할 수 없다. 자신감이 없다면 결과가 나타난 후에 뒤늦게 스스로를 비난하는 일이 반복될 것이다. 하지만 지나친 자신감 또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성공만큼 자신감을 부풀리는 데 큰 기여를 하는 것도 없다. 앨런 그린스펀(Alan Greenspan)의 사례를 생각해보자. 금융 시스템이 거의 붕괴 상태에 이른 2008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그린스펀은 미국 역사상 가장 뛰어난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중 한 명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그린스펀 휘하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정책 입안가들이 자신들이 제시한 금융모델을 지나치게 과신했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났다. 2008년 10월 그린스펀은 의회에서 “기존 금융모델이 실패한 데 충격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물론 그린스펀 외에도 과도한 자신감에 굴복한 사람은 많다. 주택시장이 한창 호황을 누리던 시절 규모를 막론한 수많은 은행에서 일했던 경영진과 주택담보 대출 기관, 투자기관, 주식 거래 업체 등의 관리자들은 당시 금융모델의 근간이 되는 중요한 가정에 대해 더 이상 질문을 던지지 않았다.
 
사람들은 성공을 하면 실제보다 자신의 의사 결정 능력이 더욱 뛰어나다고 믿는다. 필자들은 최근 다양한 업계의 관리자들에 대해 간단한 연구를 진행했다. 해당 연구에서 필자들은 한 그룹의 구성원에게 업무상 성공을 경험한 때를 떠올려 볼 것을 요청했고 두 번째 그룹의 구성원에게는 실패를 경험한 때를 떠올려 볼 것을 부탁했다. 그런 다음 두 그룹의 구성원들에게 여러 건의 의사결정 업무를 맡겼다. 의사 결정 업무를 구성할 때는 실험 참가자의 자신감, 낙관주의, 위험 추구 행동 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는 요인을 포함시켰다. 실패를 떠올린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성공을 떠올린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에 대해 훨씬 더 자신감을 가졌으며 자신의 향후 성공 가능성에 대해 훨씬 긍정적인 예측을 내놓았고 좀 더 과감하게 도전했다. 이 같은 결과는 성공이 어떻게 과신을 야기하는지에 관한 다른 연구들의 결과와 일치한다. (‘권력을 갖고 있을 때 조언을 외면하는 이유’ 참조.)
 
과거의 성공으로 인해 생겨난 과도한 자신감은 조직 전체로 퍼져나간다. 자신감이 지나친 조직은 새로운 혁신을 외면하고 고객 만족도 하락, 품질 문제 증가 등에 관심을 갖지 않으며 지나치게 위험한 결정을 내린다. 인수를 통해 빠른 속도로 성장했으나 쓸데없이 과도하게 인수를 추진한 탓에 심각한 문제를 겪는 기업이 셀 수 없이 많다. 어디 그뿐인가? 지난 10년 동안 괜찮은 대출자와 악성 대출자를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확신하며 위험천만하기 짝이 없는 대출을 마구 내어준 수많은 은행, 확실한 성공 공식을 알고 있었으나 전략을 개선하거나 변경하기 위한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아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처한 비즈니스 미디어 등을 생각해보기 바란다.
 
 
 
 
 
   권력을 갖고 있을 때 조언을 외면하는 이유
 
권력과 영향력이 주어지는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은 나쁜 소식을 전하는 사람을 아예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
프란체스카 기노가 최근 워싱턴대(University of Washington)의 레이 토스트(Leigh Tost), 듀크대(Duke University)의 릭 래릭(Rick Larrick)과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이런 현상이 명확하게 드러났다. 기노를 비롯한 연구진은 한 그룹의 참가자들(미국의 여러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에게 다른 사람들을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었던 시기에 관한 내용을 글로 적어볼 것을 요청했다. 이 과정을 거친 후 참가자들은 한층 강력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 또 다른 그룹의 구성원에게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자신이 통제를 받았던 시기에 관한 내용을 글로 적어볼 것을 요청했다. 이 과정은 참가자들의 자신감을 떨어뜨렸다. 그런 다음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전문가로부터 조언을 받아 여러 개의 결정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 강력한 자신감이 있을 때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의견보다 자신의 의견을 더욱 중요시한다. 조언을 해주는 사람의 의견을 따를 경우 좀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해도 마찬가지다.
또 다른 연구에서도 비슷한 사실이 밝혀졌다. 자신감이 충만한 팀 리더는 팀원과의 회의 시간을 거의 홀로 독점하다시피 했고 결국 다른 팀원들이 갖고 있었던 중요한 정보를 놓치고 말았다.
 
 
이유를 분석하지 않는 문제
 
실패를 겪으면 자연스레 그런 일이 발생한 원인을 따져보게 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성공을 했을 때는 그 같은 자기 반성의 시간을 갖지 않는다. 대개 성공은 기존 전략 및 관례가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필요한 지식 및 정보를 모두 갖고 있다는 근거로 여겨진다. 필자들이 직접 진행한 연구를 비롯한 여러 연구를 통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사고 방식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성공이 어떤 식으로 자기 성찰을 방해하는가?’ 참조.)
 
실생활에서도 동일한 패턴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최근 금융위기가 발생한 원인을 이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투입된 반면 금융위기 발생 이전 세계 경제가 그토록 원활하게 돌아가는 것처럼 보인 이유를 파악하기 위한 노력은 많지 않았다. 병원도 마찬가지다. 의사들은 환자가 불행한 결말을 맞이하면 엄격한 사망 원인 및 사망률 검토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환자가 회복을 하는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강력한 학습을 기반으로 뛰어난 생산 시스템을 구축했던 도요타(Toyota)도 성공의 원인보다는 문제가 발생한 원인을 찾기 위해 훨씬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최근 발생한 도요타자동차 리콜 사태로 인해 이런 문제가 만천하에 드러났다. 리콜이 결정됐을 때 도요타 경영진은 뛰어난 판매 실적과 높은 시장 점유율에 사로잡혀 실제 운영 과정에서 성장을 추구하느라 품질이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성공이 어떤 식으로 자기 성찰을 방해하는가?
 필자들은 최근 불필요한 요인들을 통제한 실험실 환경에서 연구를 진행했다. 해당 연구에서 미국의 여러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에게 2개의 의사결정 문제를 처리할 것을 요구했다. 첫 번째 문제를 처리하는 경험을 통해 학습한 내용들은 학생들이 두 번째 문제를 좀 더 수월하게 처리하는 데 도움이 됐다. 실험 참가자들이 첫 번째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내놓은 후 필자들은 참가자들에게 성공했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 물었다. 참가자들에게는 두 번째 문제 해결을 시작하기 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첫 번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패한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문제 해결에 성공한 사람들은 첫 번째 문제 해결을 위해 사용한 전략을 돌이켜 보는 데 훨씬 적은 시간을 할애했다. 숙고의 시간이 짧으면 그만한 대가가 따랐다. 첫 번째 문제 해결에 성공한 사람들이 두 번째 문제 해결에 실패한 비율이 더 높았던 것이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성공의 이유를 분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간단한 학습 모델
 
초기의 성공이 야기하는 실패의 덫을 피해가려면 경험이 학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해야 한다. 물론 학습은 매우 복잡한 인지·조직 과정이며 학계에서는 학습에 관한 수많은 모델을 내놓았다. 이 같은 사실을 바탕으로 필자들은 성공과 실패가 학습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는 단순한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어느 때건 개인과 조직은 행동을 인도하는 이론, 모델, 원칙, 경험 법칙을 갖고 있다는 전제에서부터 출발해 보자. 채용할 직원, 자금을 지원할(혹은 지원을 중단할) 프로젝트, 신제품 디자인에 포함시킬 특징, 비즈니스 전략 등에 관한 선택은 모두 이 같은 전제의 영향을 받는다. 매우 복잡한 이론, 과학, 수십 년간의 실제 경험 등을 기반으로 하는 때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이런 전제들은 비공식적인 수준에 그치며, 이런 요인들이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인식조차 못할 수도 있다.
 
학습은 이론을 업데이트하는 과정이다. 개인적인 경험이 이론을 변화시킨 사례도 있다.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대표적이다. 2005년 잡스는 스탠퍼드대(Standford University)에서 졸업식 연설을 했다. 당시 잡스는 연설 도중 대학 중퇴 후 참여했던 서체 강좌 덕에 최초의 매킨토시(Macintosh) 컴퓨터에 다양한 서체를 포함시키고 공간을 보기 좋게 배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나의 조직을 구성하는 구성원들은 함께 학습을 해나간다. 애플은 성공(아이팟·iPod)과 실패(뉴튼·Newton)를 모두 경험한 덕에 하나의 기업으로서 성공적인 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한 이론을 업데이트할 수 있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학습이란 결국 어떤 일이 일어나는 이유와 몇 가지 결정이 특정한 결과로 이어지는 까닭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이와 같은 이해가 자동적으로 이뤄지는 건 아니다. 사람들은 의식적으로 기존의 가정과 모델에 도전하기로 결정을 내린다. 뿐만 아니라 대개 실패를 경험한 후에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다. 사람들이 생애 최초로 걸음마나 자전거 운전을 시도하는 순간부터 이런 일이 일어난다. 넘어져서 통증을 느끼면 또 다른 접근방법을 시도한다. 높은 자리에 앉아 있는 임원 중 놀라울 만큼 많은 수의 사람들이 사회 생활을 시작한 이후 초기에 경험한 실패가 궁극적으로 성공에 도움이 되는 교훈을 가르쳐줬다고 이야기한다. 실패는 조직에도 학습의 동기를 부여한다.
 
그렇다면 성공은 어떨까? 성공은 기존의 이론이 틀렸음을 증명하지 못한다. 기존의 이론이 망가진 것도 아닌데 굳이 수정하려 들 필요가 있을까?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사람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바를 접목하려 애쓸 뿐 이론을 수정하거나 비즈니스가 돌아가는 방식에 관한 자신의 지식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
 
성공이란 ‘망가지지 않았다’는 뜻일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사실 성공(혹은 일련의 성공 사례)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추가적인 검증, 실험, 심사숙고 없이 무작정 그렇게 믿어버려서는 안 된다. 한 차례의 성공이 더 많은 성공 사례로 이어지길 바란다면 성공의 이유를 명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아이폰(iPhone)을 출시하고, 아이폰 출시로부터 교훈을 얻고, 그 지식을 아이패드(iPad) 출시에 접목한 잡스의 결정을 생각해 보자. 잡스를 비롯한 애플 직원들은 1990년대에 뉴튼이라는 태블릿 컴퓨터를 시장에 내놓았다가 처절한 실패를 맛본 경험이 있는 만큼 처음에는 아이패드 출시를 두려워했을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애플은 현명하게도 기존의 스마트폰 시장을 고려했을 때 태블릿 컴퓨터보다는 터치폰을 먼저 시장에 내놓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 터치폰이 터치용 기기 전반에 대해 좀 더 많은 교훈을 얻고 터치용 기기를 완벽하게 발전시키기 위한 이상적인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다.
 
애플 사례는 기존의 모델에 비해 좀 더 나은 학습 모델(실패와 성공이 동일하게 취급되며 실패와 성공 모두가 추가 조사로 연결돼 기존의 가정, 모델, 이론 등을 수정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모델)을 제시한다.
 
 
 
  실패 사례 탐구
시맨틱스(Semantics·의미론)
하버드비즈니스리뷰 기사를 보면 ‘실패(failure)’라는 단어가 종종 등장한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실패라는 용어가 사용되는 맥락은 변했다. 
 
출처: 헤이든 쇼네시(Haydn Shaughnessy), 렉시맨서(Leximancer)
 
 
 
5개의 학습 방법
 
앞서 설명한 덫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개인과 조직이 활용할 수 있는 접근방법과 전략을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성공을 축하하는 건 좋지만 성공을 분석하는 과정을 빼먹어선 안 된다.성공을 위해 축배를 드는 건 잘못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서로 샴페인 잔을 부딪히는 데서 끝나버리면 엄청난 기회를 놓치게 된다. 일단 성공했다면 실패의 원인을 이해하고자 할 때와 같은 정도의 엄격한 태도와 철저한 검토를 통해 어떤 이유로 성공이 가능했는지 분석해야 한다.
물론 이 과정이 불편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성공 원인을 분석하던 중 단순히 운이 좋아서 성공을 하게 됐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수도 있다. 필자들이 살펴본 어느 생명공학 기업이 바로 그런 사례였다. 이 기업은 중요한 신제품을 생산할 역량이 매우 부족한 상황에 다다랐다.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난 직후 이 회사의 경영진은 경쟁기업이 공장 하나를 매각하려 한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운이 좋아서 필요한 생산 능력을 모두 사들일 수 있었던 것이다. 제품은 제때 출시돼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이 회사의 경영진은 단순히 행운을 기뻐하고 다음 과정으로 넘어가기보다 신제품이 그토록 잘 팔리는 이유를 분석했다. 검토 결과 행운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경영진은 애당초 자사가 왜 그토록 취약한 상황에 처했는지 분석한 결과 자사의 수요 예측 과정 및 생산 능력 계획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성공의 원인을 찾는 과정에서 재현이 어렵거나 재현하고 싶지 않은 요인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다. 필자들은 복잡한 전자 시스템에 사용할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책임을 맡고 있는 어느 그룹이 진행한 프로젝트에 관해 연구를 진행했다. 업무 진행 속도가 계획보다 너무 뒤처져 있었던 탓에 해당 그룹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출시 기일을 맞추기 어려운 지경에 처했다. 팀원을 2배로 늘리고 직원들이 주 80시간 근무라는 강행군을 참아낸 덕에 겨우 출시 기일을 맞출 수 있었다. 이처럼 어려운 과정을 거쳐 탄생한 제품은 시장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는 현명하게도 프로젝트가 끝난 후에 구체적인 평가 과정을 진행했다. 평가 과정에서 소프트웨어 개발팀의 헌신적인 노력이 많은 치하를 받았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개발 과정에서 나타난 중요한 문제점들도 지적됐다.
 
체계적인 프로젝트 검토 과정을 도입하라.군대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오건 전투와 모의 전투 훈련을 끝낸 후 ‘작전 후 검토(after-action review)’ 과정을 진행한다. 비즈니스에서와 마찬가지로 전투에서도 성공이나 실패의 이유가 분명치 않은 때가 종종 있다. 작전 후 검토 과정을 적절하게 활용하면 즉각 사용해도 무방할 정도로 구체적인 조언을 얻을 수 있다. 기업에서도 상대적으로 간단한 군의 작전 후 검토 과정을 활용할 수 있다. 경기 직후에 한자리에 모여 팀의 성과를 검토하는 운동팀 감독 및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작전 후 검토 과정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중요한 행사나 활동이 끝날 때마다 회의를 열고 다음과 같은 4개의 질문에 대해 논의한다. ‘우리가 무엇을 하려 했는가?’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졌는가?’ ‘그 이유가 무엇인가?’ ‘다음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11편의 애니메이션을 연달아 성공시킨(따라서 앞서 필자들이 언급한 성공의 덫에 매우 취약한) 픽사(Pixar)는 영화를 제작한 후 각 영화를 만들 때 활용된 프로세스를 엄격하게 검토한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 2008년 9월 호에 실린 ‘픽사가 집단적 창의력을 키우는 방법(How Pixar Fosters Collective Creativity)’에서 픽사의 에드 캣멀(Ed Catmull) 사장은 사람들이 검토 과정을 좋아하지 않았으며 그저 승리를 축하하고 다음 애니메이션으로 나아가는 쪽을 선호했다고 고백했다. 따라서 픽사는 팀 구성원들이 검토 시스템을 피하지 않고 참여하도록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활용했다. 픽사는 참가자들에게 다음에 활용해야 할 것 다섯 가지와 다음 번에는 피해야 할 다섯 가지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픽사는 이따금씩 사후 검토 과정을 진행하는 방식에 변화를 주기도 한다. 픽사는 영화 제작의 모든 측면에 관한 데이터를 철저하게 수집한 다음 사후 검토 시간에 ‘토론을 장려하고 개개인이 받은 느낌에서 비롯된 가정에 도전하기’ 위해 해당 데이터를 이용한다. 마지막으로 픽사는 주기적으로 여러 작품에 관한 종합적인 검토 과정을 진행하며 외부인의 시각을 가진 사람(예를 들어 새로 채용한 고위급 관리자)에게 검토 과정을 이끌어나갈 것을 요청한다.
물론 일이 원활하게 돌아갈 때나 상황이 좋지 않을 때 똑같은 수준의 엄격함을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 성과 평가를 생각해 보자. 사람들은 수월하게 업무를 완수해내는 사람보다 고군분투하는 직원의 성과를 평가하는 데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하지만 성공적인 직원들이 뛰어난 성과를 내는 이유를 이해하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중요한 교훈을 줄 수 있다.
 
적합한 시차를 활용하라.행동과 결과 간의 시간 차가 짧을 때는 성과의 원인을 파악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문제는 대다수의 경우 피드백 주기가 길다는 것이다. 제약업계, 항공업계 등 일부 업계에서는 신제품이나 특정 기술에 대해 지금 내린 결정이 적어도 10년 동안은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 성공 또는 실패, 어떤 결과도 볼 수 없다. 성과를 평가하기에 적합한 시차를 정해두지 않으면 성공이나 실패로 이어지는 요인을 오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평가를 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언제인지 이해하면 ‘무작위성에 속아넘어가는 일(fooled by randomness, 나심 니컬러스 탈레브(Nassim Nicholas Taleb)가 남긴 유명한 말을 인용함)’을 피할 수 있다. (탈레브가 발표한 <Fooled by Randomness>라는 제목의 책은 한국에서 <행운에 속지 마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역주.)
 
단순한 반복은 학습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라. 일이 원활하게 돌아가면 사람들은 어떤 행동으로 인해서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었는지 파악하고 성공을 반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물론 성공 요인을 재현하는 일도 중요하고 훌륭한 관행을 조직 전반에 확산시킬 필요도 있다. 하지만 성공적인 프로젝트를 통해 중요한 교훈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한 결과 다음 프로젝트에도 똑같이 접목해야 할 일의 목록을 찾는 것 외에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면 교훈을 얻기 위한 노력이 실패했다고 봐야 한다. 식스시그마, 총체적 품질관리(total quality management) 등의 도구는 문제의 근본 원인을 파헤쳐야 한다고 가르친다. 성공의 근본 원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도 동일한 접근방법을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성과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성공에 기여한 각 요인을 ‘직접 통제할 수 있는 것’ 또는 ‘외부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류하는 단계를 포함시켜야 한다. 자신의 통제하에 있는 요인이 성공 공식의 일부로 남아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외부 요인과 통제하에 있는 요인 간의 상호 작용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망가뜨릴 때까지 실험하라.뛰어난 성과를 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가정 및 이론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실험을 해보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성공한 후에도 실험을 지속해야 한다. 과학 연구 및 엔지니어링 부문에서는 항상 이런 일이 일어난다. 엔지니어들은 자신이 설계한 물건이 실제로 망가질 때까지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한 테스트를 진행한다. 한계를 넘기 위해 조직 차원에서 실험을 진행할 수도 있다. 물론 이와 같은 실험에 수반되는 비용 및 관련 실험이 미치는 영향은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심각한 재정적 결과를 맞이하거나 고객에게 피해를 입히는 사태를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학습 조직의 리더들이 던져야 할 적절한 질문은 ‘우리가 잘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우리가 어떤 실험을 진행 중인가’라는 것이다.
효과적인 학습으로 이어지는 길에는 단순하지만 반직관적인(counterintuitive) 단계가 포함돼 있다. 관리자들은 자신이 세운 가설을 적극적으로 검증하고 좋은 성과와 나쁜 성과의 원인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가설이 옳은 것처럼 보일 때도 마찬가지다. 역설적이게도 성공을 했을 때 한층 더 매서운 눈으로 원인을 철저하게 분석하면 실패를 피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성공의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노력하는 일이 ‘예술(art)’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과학(science)’에 훨씬 더 가깝다.
두카티 코스 팀의 총책임자인 필리포 프레지오시(Filippo Preziosi)는 경주용 오토바이 디자인의 관점에서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했다. “경주를 하는 중에 변화를 추구할 때는 그 변화가 좀 더 나은 성과로 이어질지, 그렇지 않을지에 대해서만 생각한다. 어떤 변화가 기대한 성과로 이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생각하면 그 이유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과학이다.”
 
번역 |김현정  jamkurogi@hotmail.com
 
프란체스카 기노(Francesca Gino, fgino@hbs.edu)는 하버드 경영대학원(Harvard Business School)의 경영학 부교수다. 게리 P. 피사노(Gary P. Pisano, gpisano@hbs.edu)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해리 E. 피기 2세(Harry E. Figgie, Jr.) 경영학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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