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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aking of a Daredevil CEO: Why Stock Options Lead to More Risk Taking

스톡옵션, CEO를 과감하게 만드는 힘

우정이 | 89호 (2011년 9월 Issue 2)

  

 
편집자주 이 글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경영대학원의 온라인 매거진 <Knowledge@Wharton>의 ‘The Making of a Daredevil CEO: Why Stock Options Lead to More Risk Taking’을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NYT 신디케이션 제공)

 

CEO 보상에서 스톡옵션은 매우 중요하다. 요즘은 스톡옵션이 경영진 연봉의 25%를 차지할 정도다. CEO에게 스톡옵션을 지불할 경우 경영 위험의 강도는 어떻게 달라질까? 스톡옵션에는 2개의 상반되는 효과가 있다. 우선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경우 옵션은 경영 위험을 완화해준다. 옵션 수익이 발생(in the money)할 때, 다시 말해 옵션의 행사가격이 현재 시가보다 낮을 때 옵션 가치는 주가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CEO는 자신이 가진 스톡옵션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위험을 가급적 회피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위험 회피는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주가 하락으로 스톡옵션의 가치가 ‘0’이 돼버리면 그 이후 주가가 추가 하락해도 옵션의 가치는 하락하지 않는다. 하방 위험이 제한돼 있다는 사실은 주가가 하락했을 때 위험 감수(risk-taking)를 부추기는 결과를 낳는다. 토드 A. 곰리(Todd A. Gormley) 와튼 경영대학원 재무학 교수는 경영 위험이 급작스럽게 증가한 상황에서 CEO가 어떤 조치를 취하는지 점검하는 방식으로 다른 연구진과 함께 이 문제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스톡옵션은 전체적으로 CEO의 위험 감수를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 결과는 ‘CEO 보상과 기업의 경영 위험 감수: 자연 실험을 통한 입증(CEO Compensation and Corporate Risk Taking: Evidence from a Natural Experiment)’ 논문에 자세히 설명돼 있다. 곰리 교수와 데이비드 맛사(David Matsa) 노스웨스턴대 경영대학원 교수, 토드 밀번(Todd milbourn) 워싱턴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공동 저술한 논문이다. 곰리 교수는 “스톡옵션은 경영 위험에 영향을 미친다”며 “따라서 이사회는 보상 방식을 결정할 때 이를 고려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스톡옵션이 경영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확실히 규명하기 위해 곰리 교수와 연구진은 하나의 변수를 통제해야 했다. 최고경영진 보상에서 스톡옵션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 때 경영 위험이 증가했다면 이는 두 가지로 설명 가능하다. 첫째, 스톡옵션으로 경영진이 위험을 감수하려는 의지가 커졌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도 존재한다. 경영 위험이 증가해서 이사회가 스톡옵션 비중을 늘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변수를 제거하기 위해 연구진은 보상 방식이 이미 정해져 있는데 경영 위험이 예상치 못하게 증가한 기업으로 모집단을 구성했다. 위험에 직면하기 전에 보상 방식이 정해졌다면 위험 발생으로 스톡옵션 지급이 증가했다는 변수 또한 제거되기 때문이다.
 
급작스러운 위험’을 물색하던 연구진은 회사 직원이 직접 취급하는 물질이 연방 정부의 ‘발암성 물질’로 분류된 경우를 선택했다. 이는 기업 수익에 거의 재앙과 같은 타격을 안겨주는 위험이다. 일례로 수십 년간 건설 및 건축 자재 산업에서 다양하게 사용되던 석면이 발암 물질로 규정되자 소송과 보험금 청구, 배상금 지급이 줄을 이으면서 85개의 관련 기업이 도산했다. 이들이 지급해야 했던 보상금은 2650억 달러에 달한다. “기업이 취급하는 화학물질이 석면처럼 발암물질로 판정되면 배상 책임과 규제 환경의 변화로 엄청난 비용이 발생한다”라고 곰리 교수는 말했다.

 
위험에 직면한 기업의 반응
발암 효과가 확실히 입증되고 광범위하게 사용됐던 석면은 다소 극단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석면을 제외한 발암성 물질의 배상 비용을 계산하니 연구 대상이 됐던 기업 자산의 평균 5% 정도였다. 취급 물질이 발암성 물질로 분류되면 정부 규제에 따라 사용이 제한되기 때문에 제조 활동에 차질이 생기고 대체 물질을 찾기 위한 비용이 증가한다. 이에 따라 이들 기업이 재정적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은 무려 30배나 상승했다. 연구진이 논문에서 강조한 것처럼 직원들이 작업 중 발암 물질에 노출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기업의 향후 재정적 위험과 파산 가능성은 대폭 증가했다.
 
미국 보건복지부는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상당수 미국인들이 노출돼 있는 모든 화합물에 대해 2년 주기로 조사를 해 리포트를 발표한다. 곰리 교수와 연구진은 1985년과 1989년, 1991년, 2000년, 2004년에 새롭게 발암 물질로 규정된 화학 제품에 집중했다. “대부분은 들어보지 못한 이름이었다. 따라서 투자자들이 이 물질에 대해 알고 있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라고 곰리 교수는 말했다.
 
동시에 발암 물질 규정이 초래하는 모든 영향은 장기적이었다. 규제 환경의 변화와 피해 직원에 대한 보상은 보통 수년에 걸쳐 일어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기업 재정에 대한 위험이 즉각적이지 않기 때문에 경영진 입장에서는 피해 완화 전략을 구상할 시간이 충분히 있었다. 연구진은 따라서 위기에 직면한 기업이 선택한 전략을 함께 분석했다. 기업의 핵심 사업에 대한 위험이 증가할 경우 경영진은 현금 흐름의 변동성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그렇다면 스톡옵션 비중이 높은 CEO가 변동성 감소를 위해 선택한 전략은 스톡옵션 비중이 낮은 CEO와 많이 달랐을까?
 
연구 취지에 맞는 기업을 찾기 위해 곰리 교수와 연구진은 연방 정부가 발행하는 전미(全美)국가직업노출조사(NOES·National Occupational Exposure Survey) 결과를 샅샅이 살폈다. NOES는 1만 3000개 화학·물리·생물학적 물질에 대한 근로자 노출을 조사한 보고서다. 연구진은 새로 발암 물질로 규정된 물질과 관련된 산업에 속해 있으면서 CEO의 연봉 지급 방식과 금액이 알려진 기업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이렇게 해서 69개 기업이 추려졌고 비슷한 산업에 속해 있지만 발암 물질을 취급하지 않았던 207개 기업이 대조군으로 선택됐다.
 
이 중에는 발암성 물질로 분류됐다는 사실이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제품도 있었다. 그러나 대중의 인식과 상관없이 취급 물질의 발암성이 입증되면 관련 기업은 큰 타격을 받았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트리클로로에틸렌이다. 2000년에 발암성 물질로 분류된 트리클로로에틸렌은 반도체 청정실(clean room)에서 자주 사용된다. 여러 반도체 기업의 연간 실적 보고서나 분기별 보고서를 살펴본 곰리와 연구진은 트리클로로에틸렌에 대한 우려가 2000년부터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994∼1999년에는 ‘노출’이나 ‘배상’이 논의된 보고서가 전체의 25%밖에 되지 않았지만 2000∼2005년에는 같은 내용을 언급한 보고서가 전체의 67%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취급 물질이 발암성 물질로 분류되는 경우 기업이 입을 수 있는 피해를 다양한 방식으로 조사했다. 우선 이들은 최근에 발암 물질로 규정된 화학제품에 직원이 노출될 수밖에 없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비교했다. 발암 물질에 노출된 기업이 현금 흐름을 안정화시켜서 위험을 줄이려 하는지 살피기 위함이었다. “노출 가능성을 가진 기업의 현금 흐름 변동성은 확실히 감소했다”라고 곰리 교수는 말했다. “위험을 줄이려고 노력한 결과다.” 그러나 해당 화학 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기업은 현금 흐름을 안정화시키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해당 기간에 이뤄진 인수 및 합병 활동을 분석한 결과 현금 흐름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기업이 가장 많이 선택한 방법은 바로 사업 다각화였다.
 
조사에 따라 중대한 경영 위협에 직면했을 때 대부분의 기업이 현금 흐름의 변동성을 줄인다고 가정한 연구진은 스톡옵션을 통한 보상 구조가 기업의 행동에 어떤 변화를 주는지 관찰했다. 발암성 물질 노출 기업은 CEO의 스톡옵션이 평균 이상인 기업과 이하인 기업으로 다시 구분됐다. CEO가 스톡옵션을 많이 받는 기업의 경우 취급 물질의 발암성이 입증돼도 현금 흐름의 변동성은 거의 감소하지 않았다. 해당 물질을 아예 취급하지 않는 기업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새로운 배상 위험이 발생했는데도 위험 경감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스톡옵션 지급 비중이 적은 기업은 현금 흐름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경영 위험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증거였다.
 
연구진은 심층 분석에 나섰다. 그 결과 옵션 수익이 나거나(행사 가격이 시가보다 낮은 경우) 일반 주식과 비슷한 형태의 옵션을 지급받는 CEO가 옵션 수익이 나지 않는 반대 상황(out of the money)의 CEO에 비해 위험 경감 조치를 더 많이 취했다. “연구 결과 CEO 보상 방식의 차이는 위험 감수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유발한다는 구체적 증거를 발견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스톡옵션, 지불해야 할까?
스톡옵션 지불이 위험 감수를 높인다면 그 다음 질문은 과연 이 방식이 주주들에게 도움이 될 것인지의 여부다. 명확한 답을 내리기는 힘들다고 곰리는 말했다. “기업이 재정적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라면 엄청난 비용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2009년 미국 자동차 업체의 재정 상태가 어렵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매출은 더욱 급감했다. 도산 가능성이 있는 업체의 자동차를 소비자가 외면했기 때문이다. 기업의 사기도 크게 저하됐다. 이처럼 도산까지 가지는 않더라도 재정적 어려움은 그 자체로 기업의 가치를 크게 파괴한다. 이런 상황에서 사업 다각화를 한다면 피해를 일부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추가적 압박이 없다면 사업 다각화는 기업이 전문성을 가지지 못한 분야로 진출한다는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주주가치를 감소시킬 수 있다.”
 
곰리 교수는 위험 감수가 효과를 발휘한 대표적 사례로 방산업체 제너럴다이내믹스(General Dynamics)를 꼽는다. 1980년대 방위산업이 쇠퇴할 무렵 제너럴다이내믹스는 사업 다각화를 통해 위험을 감소하는 전략을 거부했다. 사업 다각화 전략으로 경영 위험을 상쇄할 수도 있었지만 제너럴다이내믹스는 구조조정을 통해 인원을 축소하고 핵심 사업인 방위사업에 집중했다. 예상 가능하게도 제너럴다이내믹스는 경영진 급여의 상당 부분을 스톡옵션으로 지불하고 있었다. 그러나 위험을 무릅쓴 전략은 결국 결실을 맺었고 제너럴다이내믹스는 2년간 주주에게 550%의 수익을 안겨줬다. 경쟁업체보다 월등히 높은 수익이었다.
 
이번 연구는 최근의 금융위기 사례에 대해서도 새로운 사실을 알려준다고 곰리 교수는 말했다. 금융위기로 불경기가 찾아오면서 금융기관의 직원 보상 방식이 무모한 투자를 부추겨 위기를 불러온 게 아니냐는 질문이 화두가 됐다. 곰리 교수와 연구진의 조사 결과 금융기관의 고위경영진은 일반 주식처럼 경영 위험을 회피하도록 해주는 양도제한조건부 스톡옵션으로 연봉의 상당 부분을 지급받고 있었다. 그러나 영업 및 거래 부서에서는 성과급이 급여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일반 스톡옵션처럼 성과급 또한 실적이 좋으면 증가폭이 커지지만 실적이 나쁠 경우 감소폭은 제한돼 있다. 따라서 성과급으로 지불될 보너스 금액이 ‘0’이 된다 하더라도 일반 경영진은 잃을 것이 별로 없다. 이런 보상 방식은 위험 감수를 권장하게 된다고 곰리 교수는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각 기업의 이사회에 중요한 정보를 알려준다고 곰리 교수는 말했다. “이사회는 스톡옵션이 경영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위험 감수를 권장하고 싶다면 경영진에게 더 많은 스톡옵션을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경영 위험을 줄이고 싶다면 옵션을 줄이고 주식 배분을 늘리는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
 
번역 |우정이 woo.jungy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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