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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Design A Winning Business Model

선순환 고리 확실한 Biz모델 만들기

라몬 카사데수스-마사넬(Ramon Casadesus-Masanell),호안 E. 리카트(Joan E. Ricart) | 87호 (2011년 8월 Issue 2)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1 1∼2월 호에 실린 하버드 경영대학원 경영학 부교수 라몬 카사데수스-마사넬과 IESE 경영대학원 전략경영·경제학 교수 호안 E. 리카트의 글 ‘How To Design A Winning Business Model’을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지난 30년 동안전략(strategy)’은 경쟁력을 구성하는 주요 요인으로 여겨져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지속 가능한 우위를 얻기 위한 노력은비즈니스 모델(business model)’에서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모른다. 1990년대에는 IT와 통신 기술이 통합되면서 기업들이 일시적으로나마 비즈니스 모델에 강력한 매력을 느꼈다. 요즘은 규제 완화, 기술 발전, 세계화, 지속 가능성 등 여러 변화로 인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나고 있다. IBM 비즈니스 가치 연구소(IBM Institute for Business Value) 2년에 한 번씩 발표하는 <글로벌 CEO 연구(Global CEO Study)>에는 2006년부터 여러 업계의 고위경영자들이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는 내용이 실렸다. 2009년에 실시된 연구에서는 10개 중 7개 기업이 비즈니스 모델 혁신 활동을 추진 중이며 98%의 기업이 어느 정도 비즈니스 모델을 수정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우리 삶의 일부가 됐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런 조사 결과는 전혀 놀랍지 않다. 개도국, 특히 경제 수준이 중하위권에 불과한 국가의 시장을 열어젖히려는 압력이 점차 증대되면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급증하고 있다. 전 세계의 여러 선진국에서는 경기후퇴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비즈니스 모델을 수정하거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뿐만 아니라 신기술과 저비용으로 무장한 경쟁업체의 등장은 기존 업체를 위협하고 산업의 형세를 바꾸어놓고 있으며 이윤을 재분배하고 있다. 사실 세계 곳곳에서 기업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고 획득하는 방식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경쟁하는 방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필자들은 지난 7년간의 연구를 통해 기업들이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새로운 모델의 효용을 독자적으로 평가하는 데(엔지니어들이 새로운 기술이나 신제품을 테스트하듯이) 과도한 관심을 보이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기업이 채택한 비즈니스 모델이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대개 같은 업계 내 다른 기업들이 채택한 비즈니스 모델과의 상호 작용에 따라 결정된다(시장에서 홀로 활동할 수 있을 만큼 운이 좋다면 거의 모든 비즈니스 모델이 훌륭한 성과로 이어질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때 경쟁에 대해 고민을 하지 않으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하게 될 수도 있다.

 

필자들은 연구를 통해 서로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하는 기업들이 경쟁을 벌이면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예를 들어 개별적으로 분석을 했을 때 비즈니스 모델 A가 다른 비즈니스 모델에 비해 우수한 것처럼 보이지만 상호작용을 고려하면 A의 가치 창출 효과가 다른 비즈니스 모델에 비해 떨어질 수도 있다. 혹은 경쟁관계에 놓여 있는 기업들이 가치 창출 과정에서 파트너의 역할을 하게 될 수도 있다. 개별 비즈니스 모델을 독립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을 채택하면 비즈니스 모델이 갖고 있는 강점 및 약점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해 잘못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수많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들이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다.

 

뿐만 아니라 기업들은 비즈니스 모델이 갖고 있는 역동적인 요인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비즈니스 모델에 내포돼 있는 역동적인 요인을 최대한 활용하지 못하는 기업이 많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이베이(eBay), 페이스북(Facebook) 등 하이테크 기업들처럼 네트워크 외부성(network externality)과 유사한 승자독식 효과를 내는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닫는 경영자는 극소수다. 네트워크 효과는 기술이 갖고 있는 외생적인 특징이지만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올바른 선택을 한다면 얼마든지 승자독식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좋은 비즈니스 모델은 오랜 기간에 걸쳐 경쟁 우위를 안겨주는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낸다. 현명한 기업은 자사 비즈니스 모델의 선순환을 강화하고 경쟁업체 비즈니스 모델의 선순환을 약화시키며 자사 비즈니스 모델의 선순환을 활용해 경쟁업체의 강점을 약점으로 변화시키는 방법을 알고 있다.

 

필자들은 종종그게 전략 아닌가요?”라는 질문을 받곤 한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전략이 아니다는 것이다. 관리자가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 전술의 고유한 영역을 분명히 이해하고 이들 간의 상호 작용을 고려하지 못한다면 가장 효과적인 경쟁 방법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좋은 비즈니스 모델의 3가지 특징
비즈니스 모델이 효과적인지, 그렇지 않은지를 판단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좋은 비즈니스 모델은 다음과 같은 3가지 기준을 충족시킨다.
 
기업 목표와 일치하는가?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할 때는 선택을 하게 된다. 그 선택을 통해 조직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결과를 도출해내야 한다. 제록스가 1970년대에 설립한 제록스 파크(Xerox Parc)에서는 레이저 인쇄, 이더넷(Ethernet),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 초대형 반도체 통합 등 수많은 기술 혁신이 탄생했다. 하지만 제록스 파크는 혁신을 통해서 가치를 창출하거나 모기업에 도움이 될 만한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제록스 파크의 혁신이 개탄스러울 정도로 제록스의 목표와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기 강화가 이뤄지는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경영자가 하는 선택은 상호 보완적이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내적인 일관성(internal consistency)이 있어야 한다. 모든 조건이 동일한 상황에서 저가 항공사가 영국항공(British Airways)과 같은 일반 항공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와 맞먹는 수준의 안락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결정을 내린다면 비행기 1대당 좌석 수를 줄이고 식사와 커피를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선택을 하면 저가 항공사의 저비용 구조가 훼손되고 이윤이 줄어들게 된다. 강화 효과가 부족할 때는 일부 선택을 포기하고 새로운 선택을 함으로써 비즈니스 모델을 개선할 수 있다.
 
탄탄한가?
좋은 비즈니스 모델은 판카즈 게마와트(Pankaj Ghemawat)가 찾아낸 4개의 위협을 막아내 오랜 시간 동안 비즈니스 모델의 효능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게마와트가 찾아낸 4개의 위협은 △모방(imitation: 경쟁업체가 우리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복제할 수 있는가) △강탈(holdup: 고객, 공급업체, 기타 관련자가 협상력을 활용해 우리 회사가 창출한 가치를 획득할 수 있는가) △태만(organizational complacency: 현재에 안주하려는 조직 내부의 분위기) △대체(신제품으로 인해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느끼는 가치가 감소할 수 있는가)가 있다. 과거에 비해 비즈니스 모델의 효과가 지속되는 기간이 줄어들 수는 있다. 하지만 비즈니스 모델의 강인성은 여전히 중요한 매개 변수다.

비즈니스 모델이란 무엇인가?

경영자가 조직의 번영을 위해서는 비즈니스 모델이 어떻게 작용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어야 한다는 데는 모두가 동의한다. 하지만 비즈니스 모델이 무엇인가에 대한 경영상의 정의는 좀처럼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경영 전문 저술가인 조안 마그레타(Joan Magretta)는 비즈니스 모델이고객이 누구인가, 고객은 무엇에 가치를 두는가, 적절한 가격에 가치를 전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설명한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를 인용해 비즈니스 모델을기업이 돌아가는 방식을 설명해주는 이야기라고 정의한다.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 갖고 있는 중요한 특징을 명시하는 방법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정의하는 전문가도 있다. 가령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클레이 크리스텐슨(Clay Christensen) 교수는 비즈니스 모델이 고객 가치 제안, 이윤 공식, 핵심 자원, 핵심 프로세스의 4개의 요소로 구성돼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이런 설명은 경영자가 비즈니스 모델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비즈니스 모델이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선입견을 불러일으키고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발달을 방해할 수도 있다.

 

필자들은 연구를 통해 조직 운영 방식에 관한 경영자의 선택(보상 정책, 조달 계약, 시설 위치, 수직 통합 수준, 판매 및 마케팅 계획 등에 관한 선택)이 비즈니스 모델의 구성 요소 중 일부가 돼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물론 경영자가 선택을 하면 그에 따른 결과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가격 결정(선택)은 판매량에 영향을 미치고 판매량은 규모의 경제 및 협상력(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이 결과는 가치 창출 및 획득에 관한 기업의 논리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선택으로 인한 결과 또한 정의에 포함돼야 한다. 가장 단순한 형태로 개념을 정리해보면 비즈니스 모델은 일련의 경영상의 선택과 그 선택으로 인한 결과로 구성된다.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때 기업은 3개의 선택을 하게 된다. 정책 선택(policy choice)은 조직이 취하는 운영상 행동(: 비노조 직원 활용, 농촌 지역 공장 설립, 직원들이 출장 시 항공기 일반석을 타도록 장려)을 결정짓는다. 자산 선택(asset choice)은 기업이 활용하는 유형 자산에 관한 것(: 제조 시설, 위성 통신 시스템)이다. 관리구조 선택(governance choice)은 기업이 두 가지 다른 사항(: 기계를 구입해야 할까, 임대해야 할까)에 대한 의사결정 권한을 정리하는 방식을 뜻한다. 얼핏 보기에는 별다른 관련이 없는 것 같지만 정책 및 자산 관리 방식의 차이가 비즈니스 모델의 효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결과는 탄력적일 수도 있고 비탄력적일 수도 있다. 탄력적인 결과는 경영상 선택의 변화에 신속하게 반응한다. 예를 들어 가격 인상을 선택하면 판매량이 즉시 줄어든다. 반면 기업의 검소한 문화(출장 시 일반석을 타고, 호텔방을 다른 직원과 공유하고, 검소한 사무실에서 근무하도록 규정하는 정책을 통해 오랜 기간 형성돼온 것)는 비탄력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이 다른 조직 문화를 선택한다 하더라도 기존의 검소한 문화는 단기간 내에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차이점은 기업의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무척 중요한 고려 요소다. 탄력적인 결과와 달리 비탄력적인 결과는 형성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모방이 힘들다.

 

1990년대 초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에서 저가 항공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한 라이언에어(Ryanair)의 사례를 살펴보자. 아일랜드 항공사인 라이언에어는 모든 부가 서비스를 없애고 비용을 절감해 전례 없는 수준으로 가격을 낮췄다. 당시 라이언에어는 저렴한 가격의 항공권을 판매하고, 보조 공항만을 이용하고, 승객을 여러 등급으로 분류하지 않고, 모든 부가 서비스에 별도의 요금을 부과하고, 식사를 제공하지 않고, 단거리 항공편만을 운행하고, 표준화된 보잉 737 항공기를 활용하는 등의 선택을 했다. 뿐만 아니라 라이언에어는 노조 활동을 하지 않는 직원을 활용하고, 직원들에게 매력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본사에서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등의 노력도 기울였다. 이런 선택의 결과 라이언에어는 판매량을 늘리고, 변동비와 고정비를 줄이고, 합리적인 가격을 제안한다는 명성을 얻고, 공격적인 경영팀을 구축할 수 있었다. (‘라이언에어의 비즈니스 모델, 과거와 현재참조.) 그 결과 고객의 항공료 지불 욕구를 과도하게 저하시키지 않으면서 저렴한 가격에 적정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비즈니스 모델이 탄생했다.

 

비즈니스 모델이 어떤 식으로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내는가

물론 모든 비즈니스 모델이 기대되는 결과를 가져오는 건 아니다. 좋은 비즈니스 모델은 공통적으로 몇 가지 특성을 갖고 있다. 첫째, 기업의 목표와 일치한다. 둘째, 자기 강화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셋째, 탄탄하다(‘좋은 비즈니스 모델의 3가지 특징참조).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자기 강화적인 선순환의 고리, 혹은 피드백 고리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이는 비즈니스 모델이 갖고 있는 가장 강력한 측면인 동시에 가장 도외시되는 측면이기도 하다.

 

필자들은 연구를 통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인텔과 같은 하이테크 기업이 갖고 있는 경쟁 우위는 대개 누적된 자산(: 아이팟, X박스, 개인용 컴퓨터 등의 사용자 기반)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이테크 분야의 선두기업들은 단순 인수 방식이 아니라 가격 결정, 저작권 사용료, 제품 범위 등에 관해 현명한 선택을 함으로써 이런 자산을 축적할 수 있었다. 다시 말해서 이들이 보유한 자산은 비즈니스 모델과 관련한 선택의 결과인 것이다. 어떤 기업이든 자사가 속한 부문에서 차별화를 이끌어내는 자산이나 자원(: 프로젝트 관리 기술, 생산 경험, 명성, 자산 활용도, 신뢰, 협상력 등)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할 수 있다.

 

한편 선택을 통해 얻게 된 결과는 추가적인 선택을 가능케 한다. 이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강화하는 선순환의 고리, 즉 네트워크 효과와 유사한 동력이 생겨난다. 선순환의 고리가 돌아가면 기업의 주요 자산(혹은 자원)이 증가해 경쟁 우위가 강화된다. 현명한 기업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많은 가치 창출 및 획득을 가능케 하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내는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한다.

 

예를 들어 라이언에어의 비즈니스 모델은 점차 줄어드는 비용과 가격을 통해 이윤을 극대화하는 여러 개의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낸다. (‘라이언에어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나타난 핵심적인 선순환 고리참조.) 이러한 선순환 고리로 인해 비용이 줄어들고 가격이 더욱 내려가 판매가 늘어나게 돼 결국 이윤이 증가하게 된다. 이와 같이 비즈니스 모델로 인한 선순환 고리가 돌아가는 한 라이언에어의 경쟁 우위는 계속해서 확대된다.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몸을 갑자기 멈추기란 쉽지 않다. 운동에너지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는 선순환의 고리를 정지시키는 것도 쉽지 않다.

 

하지만 선순환의 고리가 영원히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 어느 시점이 되면 선순환 고리는 한계에 도달하며 기존의 선순환 고리를 상쇄시키는 또 다른 고리가 생겨나거나 다른 비즈니스 모델과의 상호 작용으로 인해 선순환 고리의 진행 속도가 더뎌진다. 선순환 고리를 방해하는 요인이 나타나면 시너지 효과가 반대 방향으로 작용해 경쟁 우위가 약화된다. 예를 들어 라이언에어의 직원들이 노조를 결성해 좀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한 결과 라이언에어가 더 이상 저가 항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되면 라이언에어의 선순환 고리가 악순환의 고리로 변질될 수 있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면 결국 대량 판매의 이점이 사라지고 항공기 활용률이 떨어지게 된다. 라이언에어가 항공기에 투자를 하는 이유는 활용률이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항공기 활용률 감소는 수익성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불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저가 항공사가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다. 하지만 차별화를 추구하는 기업 또한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 고급 버스의 차체를 생산하는 스페인 제조업체로 1980년대에 몇 차례 잘못된 행보를 취한 후 엄청난 손실을 경험했던 이라이자(Irizar)의 사례를 생각해보자. 1990년대 경영진이 두 차례나 교체된 후 직원들의 사기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곤두박질치자 이라이자의 신임 경영자인 콜도 사라트사가(Koldo Saratxaga)는 몇 가지 중대한 변화를 추진하게 됐다. 사라트사가는 3개의 비탄력적인 결과(직원들의 확고한 주인의식, 성취감, 신뢰)로 이어지는 선택을 함으로써 이라이자의 비즈니스 모델을 변화시켰다. 당시 사라트사가는 조직 내 계층을 파괴하고, 의사결정 권한을 분권화시키고, 업무 수행의 단위인 팀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직원들의 자산 소유를 허용하는 등의 선택을 했다(‘이라이자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참조).

 

협동조합인 이라이자는 바스크(Basque) 지방에서 보수가 좋은 일자리를 늘린다는 목표에 기초해 엄청난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했다. 이라이자의 핵심적인 선순환 고리는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을 기반으로 고객을 확보해 높은 이윤을 창출함으로써 혁신과 서비스, 고품질을 가능케 한다. 사실 품질은 이라이자 문화의 초석과도 같다. 이라이자는 고객 충성도 향상과 직원으로의 권한 위임에 집중한 덕에 사라트사가가 CEO로 재직한 14년 동안 무려 23.9%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 2010년에 4000대의 버스를 생산해 4억 유로의 매출을 올린 이라이자는 일반적인 비즈니스 모델과 전혀 다르긴 하지만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내는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비즈니스 모델과의 경쟁

[그림3] 라이언에어의 비즈니스 모델, 과거와 현재

라이언에어의 비즈니스 모델 (과거)

1980년대에 라이언에어가 채택했던 비즈니스 모델에 관한 그림을 보면 당시 라이언에어가 했던 중요한 선택(우수한 서비스 제공 + 표준화된 항공기를 활용한 운영)에 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라이언에어는 비즈니스 모델을 재설계할 수밖에 없었다.

 




 

경쟁업체가 없을 때에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내기가 쉽다. 하지만 오랜 기간 경쟁에 직면하지 않는 비즈니스 모델은 드물다.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는 경쟁업체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경쟁업체보다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고 획득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비탄력적인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과 닮은 점이 없는 비즈니스 모델을 상대로 경쟁을 할 때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런 경우에는 결과를 예측하기가 힘들며 어떤 비즈니스 모델이 한층 더 우수한 성과를 낼지 파악하기 어렵다.

 

라이언에어의 비즈니스 모델 (현재)

라이언에어가 현재 채택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은 고객에게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는 한편 무엇도 공짜로 제공하지 않는다는 핵심적인 선택을 바탕으로 한다. 이를 통해 라이언에어는 저가 항공사라는 명성, 저렴한 고정비용 등의 비탄력적 결과를 얻었다. 라이언에어의 선택은 목표와 일치하며 비즈니스 모델을 강화하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낸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년 동안 저가 항공사로 운영해온 점을 볼 때 라이언에어의 비즈니스 모델은 흔들림 없이 탄탄하다.

 

핀란드에서 지배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는 두 유통업체 간의 경쟁을 생각해보자. 핀란드의 유통업체 S그룹(S Group)은 소비자 협동조합이다. 경쟁사인 케스코(Kesko)는 기업형 소매업자들에게 매장 소유 및 운영을 허용한다. 필자들은 10년에 걸쳐 S그룹과 케스코를 추적했으며 그 결과 케스코의 비즈니스 모델이 S그룹의 비즈니스 모델보다 나은 것으로 드러났다. 케스코는 가맹점에 상당한 인센티브를 제공했고 그 덕에 케스코는 가파른 성장 속도와 높은 수익을 누리게 됐다. 하지만 케스코가 S그룹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데 반해 S그룹의 비즈니스 모델은 케스코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S그룹에서는 고객이 지분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S그룹은 이따금씩 가격을 인하하고 소비자에게 지급하는 보너스를 인상했다. 그 결과 S그룹은 케스코로부터 시장점유율을 뺏을 수 있었다. S그룹에 시장점유율을 빼앗긴 케스코는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인하해 이윤 하락을 감내했다. 이윤 하락은 케스코 매장을 운영하는 기업형 소매업자들의 의욕을 꺾었다. 결국 케스코의 실적이 S그룹에 뒤처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S그룹에서는 지배구조가 불투명한 탓에 시간이 흐를수록 관리 시스템이 느슨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시스템이 점차 느슨해짐에 따라 S그룹은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 S그룹이 가격을 인상하자 케스코도 가격 인상을 단행, 수익성을 높임으로써 기업형 소매업자들의 의욕을 북돋웠으며 고객에게는 우수한 쇼핑 경험을 제공해 더 많은 고객을 되찾아올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또 다른 경쟁의 순환 고리가 생겨났다.

 

기업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경쟁하는 방식은 세 가지다. 첫째, 자사의 선순환을 강화할 수 있다. 둘째, 경쟁업체의 선순환 고리를 차단하거나 파괴할 수 있다. 셋째, 경쟁업체의 선순환 고리와 상호 보완성을 구축함으로써 서로 대체 가능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상호 보완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로 변화시킬 수 있다.

 

자사의 선순환을 강화하는 방법 기업은 비즈니스 모델을 수정함으로써 경쟁업체와의 효과적인 경쟁을 가능케 해주는 새로운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렇게 형성된 선순환 고리로 인해 비즈니스 모델을 구성하는 또 다른 영역에서 선순환이 강화되는 결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보잉과 에어버스는 본질적으로 동일한 선순환 고리를 활용해 경쟁했다. 에어버스는 대형 상업용 운송 부문(1969년 보잉이 747을 출시한 부문)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보잉과 동일한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했다. 들쭉날쭉한 항공기 수요, 값이 비싸다는 특성, 항공기 제조 산업 특유의 주기성 등으로 날이 갈수록 가격 경쟁이 치열해졌다.

 

보잉은 독점적인 지위를 누린 747 모델의 판매를 통해 얻은 이윤을 연구개발(R&D) 등에 재투자함으로써 다른 부문에서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었다. 때문에 보잉은 오랜 기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왔다. 애널리스트들은 199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747이 보잉 이윤의 70%에 이르는 기여를 한 것으로 추산한다. R&D 투자는 고객의 지불 의사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에 에어버스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처했다. 에어버스는 유럽 각국의 정부로부터 저리 대출을 받아 간신히 살아남았다. 정부 차원의 지원이 없었다면 에어버스의 순환 고리가 악순환의 고리로 바뀌었을 수도 있다.

 

정부 보조금이 말라붙을 상황이 되자 에어버스는 비즈니스 모델을 수정했다. 초대형 상업용 여객기 380을 개발한 것이다. 보잉은 에어버스의 기세를 꺾어놓기 위해 신형 747 항공기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실제로 신형 747 항공기가 개발되면 기존의 747 항공기를 통해 얻는 이윤이 줄어드는 만큼 보잉이 실제로 신형 747 항공기를 선보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에어버스 380 항공기는 에어버스가 중소형 항공기 부문에서 선순환 고리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보잉의 선순환 고리를 약화시키는 역할도 한다. 이제 보잉과 에어버스 간의 경쟁이 심화된 탓에 747 항공기가 보잉에 예전처럼 많은 돈을 안겨주기는 힘들 것이다.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보잉은 787 모델을 개발해 에어버스 380 판매 개시 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큰 중형 항공기 시장에서 자사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라이자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고급 버스 차체를 생산하는 스페인의 협동조합 이라이자는 몇 가지 혁신적인 선택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냈다.
 
공동 소유권
● 직원들의 회사 자산 소유를 허용, 직원들이 금전적 기여를 통해 이라이자의 경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
 
● 팀 단위로 목표를 정하고 팀원들이 직접 리더를 선정한다.
 
● 상사를 없애고 대신 의견 조정을 담당하는 사람을 둔다.
 
● 조직 내 계층을 없애고 단 3가지 단계만 둔다.
 
● 잔업 수당을 폐지한다.
 
신뢰
● 의사결정 권한을 분산시킨다.
 
● 정보를 공유하고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한다.
 
● 공장이나 사무실 내의 벽을 허물고 주차 공간을 지정하지 않는다.
 
● 3년간의 수습 기간 후 종신 재직을 허용한다. 그 후에는 평가나 해고를 하지 않는다.
 
● 출퇴근 시간을 기록하지 않는다.
 
품질
● 모든 시장에 단 하나의 제품만을 내놓는다.
 
● 대부분의 반복 업무는 아웃소싱한다.
 
성취감
● 상대적으로 제품 가격을 높인다.
 
● 급여차이(pay scale ratio)을 3대1로 제한한다.
 
● 이윤(혹은 손실) 중 일부를 매년 공유한다.
 
이런 선택으로 혁신, 고품질, 우수한 서비스가 가능해졌고 그 결과 판매량이 증가했다. 동시에 고객 충성도도 높아졌다.

경쟁업체의 선순환을 약화시키는 방법 일부 기업들은 새로 진입한 경쟁업체의 선순환 고리를 약화시키기 위해 자사의 선택으로 인해 생겨난 비탄력적인 결과를 활용해 경쟁우위를 지켜낸다. 신기술이 산업 전체를 파괴할지, 그렇지 않을지는 해당 기술의 본질적인 효능 및 다른 기업과의 상호 작용에 달려 있다. 가령 리눅스(Linux)와 마이크로소프트 간의 경쟁에 대해 생각해보자. 리눅스는 코드 사용 요금을 부과하지 않으면서 사용자들이 코드를 개선하는 데 기여하도록 허용함으로써 선순환 고리를 강화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에어버스와 달리 경쟁업체의 선순환 고리를 약화시키는 데 주력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리눅스의 고객층 확대를 막기 위해 OEM 업체와의 관계를 활용해 개인용 컴퓨터 및 노트북에 윈도를 미리 설치했다. 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는 리눅스 제품에 대한 두려움과 불확실성, 의구심을 퍼뜨려 리눅스의 무료 운영 시스템과 프로그램을 사용하려는 소비자의 욕구를 꺾어놓았다.

 

앞으로 마이크로소프트가 고객의 더 많은 요구를 수용하고 판매 증진을 위해 특별 가격을 제안함으로써 윈도의 가치를 한층 높일 수도 있을 것이다. 혹은 구매자의 구매 의지를 약화시키고 리눅스 운영 시스템상에서 윈도 응용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없도록 제한함으로써 리눅스의 가치를 떨어뜨릴 수도 있을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리눅스가 윈도보다 더 큰 가치 창출 잠재력을 갖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초대형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소프트가 리눅스의 중요한 선순환 고리를 파괴하는 데 성공하는 한 리눅스는 결코 마이크로소프트의 고객 기반을 잠식하지 못할 것이다.

 

경쟁업체를 상호 보완적인 존재로 변화시키는 방법 서로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는 경쟁업체는 가치 창출 부문에서 서로 파트너가 될 수 있다. 1999년 온라인 베팅업체 벳페어(Betfair)는 고객들이 익명으로 다른 사람들과 내기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도입해 래드브록스(Ladbrokes), 윌리엄 힐(William Hill) 등 영국의 마권 업자들과 정면 대결을 펼쳤다. 오직 배당률만을 제시하는 일반적인 마권 업체들과 달리 벳페어는 고객에게 베팅의 기회를 주는 동시에 다른 사람들에게도 배당률을 제시하는 인터넷 기반의 양방향 플랫폼이다. 일방적 비즈니스와 양방향 비즈니스는 각기 다른 선순환 고리를 갖는다. 마권 업자는 배당률을 바탕으로 위험을 관리해 가치를 창출하지만 중개자의 역할을 하는 베팅업체는 그 어떤 위험도 떠안지 않는다. 베팅업체는 시장을 구성하는 양측을 서로 연결시켜줌으로써 가치를 창출하고 그중 일부를 취한다.

 

지난 10년 동안 래드브록스와 윌리엄 힐의 총 소득은 줄어들었다. 벳페어의 공세에 피해를 입었던 것이다. 하지만 예상만큼 많은 피해를 입지는 않았다. 벳페어가 배당률을 전반적으로 높인 결과 도박꾼이 잃는 돈이 예전보다 줄어들었다. 예전보다 잃는 돈이 줄어들자 도박꾼들은 더 많은 내기에 돈을 걸었으며 마권 업자들로부터 받은 배당금을 또다시 도박에 쏟아부어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나갔다. 이런 과정을 통해 영국의 도박 시장이 훨씬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다. 만일 단순히 배당률을 높이기만 했더라면 도박 시장이 지금처럼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벳페어가 배당률을 높인 덕에 전통적인 형태의 마권 업자들도 시장 분위기를 좀 더 정확하게 측정하고 낮은 비용으로 위험을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인해 경쟁업체 간에 상호 보완성이 생겨나면 기존의 업체들이 공격적인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그만큼 줄어든다. 초창기에 벳페어에 적대적인 반응을 보였던 마권 업체들도 점차 벳페어의 존재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게 됐다.

 

비즈니스 모델 vs 전략 vs 전술 관리자가 가장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개념이자 가장 오해되기 쉬운 3개의 개념이 바로 전략, 비즈니스 모델, 전술이다. 위 세 가지를 동의어로 사용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비즈니스 모델, 전략, 전술을 혼동하면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그림4] 에어버스는 어떤 식으로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강화했는가
기업은 경쟁업체를 좀 더 효과적으로 상대하기 위해 비즈니스 모델을 강화하기도 한다. 보잉이 초대형 상업용 항공기 부문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던 747 항공기 판매를 통해 벌어들인 이윤을 재투자했기 때문에 초기에 에어버스의 비즈니스 모델이 보잉의 비즈니스 모델을 따라가지 못했다. 에어버스는 2007년에 초대형 상업용 항공기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380 모델을 선보였고 그 결과 보잉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순환 고리를 강화할 수 있었다.

 

물론 이 세 가지는 서로 연결돼 있다. 비즈니스 모델은 기업의 논리(경쟁이 치열한 시장 내에서의 운영 방식과 가치 창출 및 획득 방식)에 관한 것인 반면 전략은 일련의 특징적인 활동을 포함한 독특하고 가치 있는 입지를 구축하기 위한 계획이다. 이와 같은 정의에는 시장 내에서 경쟁하는 방식에 관한 선택을 해야 한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선택과 결과로 이뤄진 시스템은 전략을 반영한다. 하지만 이런 시스템은 전략이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이다. 전략이라는 것은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할 것인지에 관한 임시적 계획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임시라는 것이다. 전략에는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다양한 상황(경쟁업체의 움직임이나 환경적인 충격 등)에 대비하기 위한 대응책이 내포돼 있다. 실제 그런 상황이 발생할지, 그렇지 않을지는 알 수 없지만 미리 대비를 해두는 것이다. 모든 조직은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지만 모든 조직이 전략, 즉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에 취해야 할 행동에 관한 계획을 갖고 있는 건 아니다.

 

라이언에어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1990년대에 파산 위기에 처한 라이언에어가 쇄신을 위해 택한 전략은 유럽의 사우스웨스트항공(Southwest Airlines)이 되는 것이었다. 라이언에어의 새로운 논리(주주를 위해 가치를 창출하고 획득하는 방식)는 라이언에어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전략적 선택을 바꾸려면 많은 비용을 치러야 한다. 하지만 기업은 여전히 비교적 활용이 쉽고 많은 돈이 들지 않는 다양한 경쟁 방법 중 원하는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전술(사용 중인 비즈니스 모델로 인해 고려할 수 있게 된 남아 있는 선택 방안)이다. 가령 세계 최대 신문사 메트로(Metro)는 광고주로부터 후원을 받는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 신문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런 비즈니스 모델로 인해 메트로는 가격을 전술로 활용할 수 없게 됐다.

 

비즈니스 모델이 자동차라고 생각해보자. 자동차 디자인이 다르면 기능이 다르며(일반적인 엔진은 하이브리드 엔진과 매우 다르게 작동하며 수동 변속기는 자동 변속기와 다르게 작동한다) 운전자에게 제공되는 가치도 달라진다. 자동차를 제조하는 방식에 따라 운전자가 할 수 있는 일도 달라진다. 즉 자동차 제조 방식이 운전자가 활용할 수 있는 전술을 결정짓는 것이다. 바르셀로나 고딕 지구(Gothic Quarter)의 좁은 도로를 운전하려는 운전자에게는 좁은 도로를 통과하지 못하는 대형 SUV보다 저출력 소형차가 더 커다란 가치를 제공한다. 운전자가 외형, 출력, 연비, 좌석 수 등 자동차의 특징을 수정할 수 있다고 상상해보자. 이런 특징을 수정하는 일은 전술적인 게 아니다. 이런 특징을 수정하면 기계(‘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변화한다. 따라서 이런 특징들은 전략을 구성하는 요소다. 요약하자면 전략은 자동차를 설계하고 제조하는 것, 비즈니스 모델은 자동차 그 자체, 전술은 운전자가 자동차를 운전하는 방식이다.

 

전략은 독특한 입지를 방어하거나 가치 있고 색다른 자원을 활용해 경쟁 우위를 구축하는 데 집중한다. 이런 입지와 자원은 선순환의 고리에 의해서 생겨난다. 따라서 경영자는 선순환의 고리를 활성화시키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물론 이런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기는 쉽지 않다. 경쟁업체,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하는 업체, 고객, 공급업체 등 가치를 창출하고 획득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대방들과의 상호 작용을 고려하면 선순환의 고리를 활성화시키는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 더욱 힘들 수밖에 없다. 경쟁력의 본질은 바로 여기에 있다. 전략이나 전술,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일이 쉬웠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번역 |김현정 jamkurogi@hotmail.com

 

라몬 카사데수스-마사넬·호안 E. 리카트

 

라몬 카사데수스-마사넬(Ramon Casadesus-Masanell, casadesus@gmail.com)은 보스턴에 위치한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부교수다. 호안 E. 리카트(Joan E. Ricart, ricart@iese.edu)는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IESE 경영대학원(IESE Business School)에서 전략경영 및 경제학을 가르치는 칼 슈뢰더 석좌 교수(Carl Schroder Professor)다.

 

  • 라몬 카사데수스-마사넬(Ramon Casadesus-Masanell) 라몬 카사데수스-마사넬(Ramon Casadesus-Masanell) | 보스턴에 위치한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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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icart@iese.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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