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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ganizational health: The ultimate competitive advantage

조직 건전성: 탄력적 조직이 경쟁력이다

스콧 켈러 | 86호 (2011년 8월 Issue 1)
 
 
편집자주 이 글은 <맥킨지 쿼털리> 6월 호에 실린 글 ‘Organizational health: The ultimate competitive advantage’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대부분의 고위 경영진과 마찬가지로 모든 이들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이 모범적이기를 바란다. 그러나 솔직히 실상은 그렇지 않으며 모범적이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혹은 과연 거기에 도달할지조차 확신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경영서적들 역시 별 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 탁월한 조직구축을 주제로 한 경영서적들이 넘쳐나고 있지만 지속 가능한 고성과 조직의 ‘안정적 상황’과 이를 달성하기 위해 추진해야 할 변화는 무엇인지에 대한 역동적 관점을 접목한 시각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본 연구는 이러한 간극을 해소하고자 하는 시도로 결과는 곧 단행본으로 출판될 예정이다. 본 기고문에는 이를 요약한 내용을 담았다. 핵심 메시지는 바로 조직 건전성(organizational health)이야말로 사업성과 개선을 위한 전통적 요소들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조직 건전성이란 경쟁업체 대비 더욱 신속하게 조율, 실행 및 변화를 추진할 수 있는 조직적 역량을 의미한다. 조직 건전성은 경쟁사보다 더 신속하고 탁월한 방식으로 현재에 대응하고 미래를 주도해나갈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을 뜻한다. 건강한 조직은 단지 현재의 환경 혹은 당장의 도전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학습을 하는 게 아니라 학습을 위한 역량을 확보하면서 지속적으로 이를 변화시켜 나간다. 조직의 궁극적 경쟁우위는 바로 여기에서 창출된다.
 
건강한 조직의 구축 및 유지는 인적 관리 측면을 포함한다. 따라서 숫자 단위의 관리에 익숙한 경영진에게는 다소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들릴 수 있다. 그러나 결코 만만하게 보아서는 안 된다. 건강한 조직을 구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기 때문이다. 또한 직원 만족이나 직원 참여와 같은 개념들과도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타 회사들의 사례를 자사에 적용하겠다는 안이한 생각 역시 금물이다. 타 업체들로부터 유용한 교훈을 얻을 수는 있겠지만 특정 조직에서 성공한 방식은 그 조직만의 역사, 외부 환경, 목표 및 구성원들의 열정 및 역량 등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자사에 적합한 방식을 발굴해 견지한다면 분명히 효과적 결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경쟁사들이 결코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고유의 문화로 자리잡을 것이다.
 
조직 건전성의 중요성
조직 건전성의 중요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업성과와의 상관관계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성과는 재무 및 운영 측면에서 회사가 이해당사자들에게 구현하는 것으로 순영업이익, 투하자본수익률, 총주주수익률, 순영업비용, 재고 회전율 등을 통해 평가된다. 조직 건전성이란 경쟁사 대비 더 신속하게 조율, 실행 및 변화를 추진함으로써 뛰어난 성과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조직 차원의 능력을 의미하며, 전통적 지표를 통해서 포착되지 않는 리더십, 조정, 외부 지향 등과 같은 핵심 조직 스킬과 역랑 등을 포함한다.1  
 
맥킨지는 십 년 이상의 연구 및 경험을 바탕으로 조직 건전성이 곧 성과를 판가름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해 조직의 장기적 성공 중 최소 50%는 조직 건전성이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2  
 

통계적 증거
맥킨지는 조직 건전성을 측정하기 위해 전 세계 500개 이상 조직의 60만 명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의 일차적 목적은 조직 건전성의 측정 및 취약 부문 개선을 돕는 것이다.
 
여러 해에 걸쳐 수집 및 축적된 데이터는 조직 건전성과 성과 간의 상관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줬으며 이를 통해 명백히 긍정적인 상관관계가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직 건전성을 기준으로 최상위, 상위, 보통, 하위의 4개 그룹으로 분류했을 때 최상위 그룹에 속한 업체들은 평균을 상회하는 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마진을 달성할 확률이 상위 그룹 대비 2.2배 높았고, 장부가치 대비 기업가치가 평균 이상 성장할 확률도 2.0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순영업이익 역시 평균을 상회하는 성장률을 달성할 확률이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기업의 샘플들로부터 도출된 위와 같은 결과의 타당성은 개별 업체의 구체적 사례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다국적 정유업체의 16개 정유소를 대상으로 성과와 조직 건전성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조직 건전성은 성과 편차의 54%를 좌우한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실험적’ 증거
본 연구가 이러한 상관관계에 초점을 맞춘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여기에만 전적으로 의존한 것은 아니며 업무방식 개선을 추진하는 실제 조직에 이를 적용함으로써 가설을 시험해 보았다.
 
예를 들어 한 대형 금융서비스업체로부터 세전 순수익, 고객의 경제적 측면, 지점 인력 특성 등의 기준으로 현 조직에 대한 대표성을 지닌 실험군 및 대조군 그룹을 선정했다. 그 후 18개월에 걸쳐 두 그룹을 대상으로 영업신장 모의 프로그램을 실행했다. 한 그룹은 비교적 전통적인 성과기반 방식을 통해 이를 추진했다. 다른 그룹은 성과 및 조직 건전성을 동시에 강조하는 보다 균형 잡힌 방식을 통해 이를 추진하도록 했다.3
 
결과는 놀라웠다. 기업금융 부문에서 전통적 방식은 8%의 개선효과만을 가져온 반면 성과와 조직 건전성을 동시에 고려한 방식의 경우 무려 19%의 개선을 달성했다. 소매금융 부문에서 역시 전통적 방식의 개선효과는 7%에 불과한 반면 후자는 12%에 달했다. 다른 산업 부문에서 실시된 유사한 연구들에서도 결과는 모두 비슷했다.
 
변화추진 차원의 증거
마지막으로 조직변화 프로그램을 실행한 조직들에서 근무하는 수천 명의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자.4  ‘변화 프로그램이 실패한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이들의 답변은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요인들’, 즉 자원의 부족, 계획 미흡, 잘못된 아이디어, 예기치 못한 외부적 사건 등이 실제로는 실패요인 중 3분의1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반면 실제적 이유의 70% 이상은 직원들의 부정적 태도, 비생산적인 관리 행동 등을 비롯한 부실한 조직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군다나 변화를 추진 중인 기업들의 경영진을 대상으로 실시된 2010년도 설문조사는 성과 및 조직 건전성 모두에 역점을 두고 있는 기업들의 경우 조직 건전성에만 주력하는 업체들보다는 거의 2배, 성과에만 초점을 둔 업체들보다는 거의 3배가량 성공확률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그리고’를 위한 노력
조직 건전성이 성과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은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고객행동 변화, 경쟁사 행보, 정부 조치 등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주요 변수들과 달리 조직 건전성은 우리가 직접 통제할 수 있는 요인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우리의 삶과도 같다. 코너 길에서 질주하는 자동차에 부딪힐 가능성까지 통제할 수는 없지만 바람직한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의 실천만으로도 건강하게 장수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은가?
지속적이고 건강한 변화는
 
조직원들이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한편
 
기존의 업무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고하도록 자극한다.
 
그러나 이는 성과 및 조직 건전성을 추구하는 게 쉬운 일이라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대부분 업체들은 성과개선 방안은 알고 있지만 조직 건전성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간과하곤 한다. 2000명 이상의 임원들을 대상으로 변화 프로그램 설계 및 추진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부문을 물은 결과 응답자의 16%만이 단기 성과를 택했으며 65% 이상은 장기적 조직 건전성을 선택했다.
 
또한 성과와 조직 건전성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다 하더라도 이를 별도로 추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는 기업의 전략 및 당면과제와는 별 상관이 없는 HR 주도의 ‘인적 프로그램’, 혹은 다이어트를 통해 지방이 아닌 근육을 빼버리거나 지방과 함께 근육까지 실종돼버리고 마는 성과 개선을 낳을 뿐이다.
 
맥킨지의 경험을 근거로 볼 때 건전한 조직 구축과 함께 높은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대대적 변화가 필수적이다. 이를 추구하는 데 있어 가장 효과적이라고 판단되는 접근방식은 △비전 수립 △평가 △계획 설계 △실행 △개선 등 5개의 단계로 구분해볼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를 성과 및 조직 건전성의 5개 기본 틀이라고 부르도록 하겠다. 기업들은 각 단계별로 성과 및 조직 건전성과 관련한 기본적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하며 그다음에 성과 또는 조직 건전성 관련 과제를 다루게 된다.
 
그 어떤 두 개의 변화 프로그램도 절대로 같을 수는 없지만 이 5개의 기본 틀은 거의 모든 상황에서 사업성과 및 건전한 조직구축을 위해 조직 전반에 필수적인 변화의 주요 요건들을 포함하고 있다. 각 단계에서 우수한 성과를 달성한 업체들의 사례를 통해 변화의 각 측면에 대처하는 데 필수적인 요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특히 조직 건전성에 초점을 뒀는데 이는 대부분의 조직들이 이를 명시적 목표로 추구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각 조직이 5개 기본 틀 전반에서 각자의 고유한 방식을 찾아야 하겠지만 성과 및 조직 건전성 측면에서 대대적이고 지속적인 개선을 달성한 업체들의 사례는 명백한 통찰력을 제공해줄 뿐 아니라 효과적인 전술적 조치들의 활용방안에 대한 유용한 지침이 되리라 믿는다.
 
1) 비전 수립
성과뿐 아니라 조직 건전성 중심의 목표 설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당사의 설문조사에서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성과 및 조직 건전성에 대한 비전이 명확히 설정된 변화 프로그램의 경우 성과 부문에만 명확한 비전을 세운 프로그램 대비 4.4배 이상 성공적인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웰스파고(Wells Fargo)는 이 두 가지 요소를 어떻게 추진해야 할지에 대한 모범답안을 제시하고 있다. 즉 먼저 전략적 목표를 설정한 후 이와 관련된 조직 건전도 측면의 필수과제들을 정의하는 것이다. 현 CEO인 존 스텀프(John Stumpf)는 2005년 8월 사장으로 취임한 후 최고경영진과 이틀에 걸쳐 외부에서 워크숍을 진행하며 향후 웰스파고가 지향해야 할 목표를 논의했다. 이를 통해 주가 및 수익 측면에서 연평균 두자릿수의 성장률을 유지한다는 성과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위해 “고객당 8개의 상품을 판매”한다는 장기 교차판매 목표와, 이미 업계 최고수준을 기록하고 있던 교차 판매율에 평균 1개 판매를 더 추가한다는 중기 목표를 설정했다. 또한 주요 비즈니스별로 고객의 충성도 및 고객의 자연감소와 관련한 성과 목표도 세웠다.
 
그러나 이보다 더 포괄적인 비전도 등장했다. 이는 ‘하나의 웰스파고(One Wells Fargo)’라는 슬로건으로 요약됐다. 창출하고자 하는 막대한 가치가 ‘부서를 넘어선 통합적 방식(mining the seams)’에 달려 있다는 깨달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부서 이기주의적 사고(silo thinking)’에서 벗어나 고객들의 니즈를 보다 더 잘 충족시키기 위해서 은행의 전 비즈니스 라인에 걸쳐 보다 유기적으로 통합적인 방식으로 일해야 한다는 게 그 핵심이었다.
 
하나의 웰스파고라는 개념을 도입하면서 고위 경영진은 조직을 보다 더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필요한 변화에 초점을 맞추게 됐다. 고객 중심, 명확한 전략, 아이디어와 정보 공유를 위한 협조와 관련한 관행들은 이미 각 비즈니스 라인별로 굳건히 뿌리내리고 있었지만 비즈니스 라인을 넘어서 초부서적 업무 협력도 보다 활성화되고 조직 내에 자리잡아야 했다. 하나의 웰스파고가 전략이라면 이를 지원하고 가능케 하기 위한 조직 변화가 필요했다.
 


2) 평가
목표에서 행동으로 옮겨가는 시점에서는 지향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회사가 얼마나 준비돼 있는가를 냉정하게 파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성과 목표를 달성하는 데 어떤 역량이 가장 중요한지, 현재 그런 역량들이 회사 내에 잘 구축돼 있는지, ‘기존에 하던 방식’에 안주하고자 하는 어떤 사고방식들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하는 노력에 타격을 가할 수 있는지, 그 근본 원인은 무엇인지 등을 검토해야 한다. 변화에 대한 회사의 준비태세를 평가하는 작업의 중요성은 결코 간과돼서는 안 된다. 당사의 2010년 설문조사에서 현재 사고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 사람들보다 변화 노력을 성공적으로 평가할 가능성이 4배나 높았다.
 
2001년 봄바르디아(Bombardier)의 항공우주 부문을 맡게 된 피에르 보동(Pierre Beaudoin)은 9.11 테러 이후 빠진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성과를 진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그는 또한 건강하고 스스로 개선해나갈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조직을 구축하고자 했다. 5억 달러의 절감 및 고객 서비스·상품의 지속적인 개선 등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사고방식의 대대적인 전환과 더불어 그 당시 봄바르디아에 결여된 긴축 역량이 필요했다.
 
기술적 역량에 자부심을 갖고 있던 회사에서 문화적 이슈를 검토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보동의 말을 인용하자면 “공장, 하드웨어, 항공기를 고칠 수 있는데 왜 ‘소프트한 문제’에 굳이 그리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납득시키는 것 자체가 경영진에게 큰 도전과제였다. 지금 소프트한 문제들을 제대로 한다면 직원들이 해야 할 일들, 예를 들어 공장의 효율적인 운영 및 엔지니어링 문제 해결 등을 더 잘할 수 있을 것임을 이해시키기 위해 직원들과 많은 대화를 가졌다.”
 
이러한 대화 및 보다 공식적인 자체 평가를 통해 개인별 부과된 가치, 팀워크의 역할, 지속적인 개선을 위한 노력에 걸림돌이 되는 요소들에 대한 리스트가 작성됐다. 회사 차원에서 변화가 시급한 영역 중 하나는 문제에 대처하는 태도였다. 이에 대해 보동은 “내가 회의에 참석해서 4개의 문제점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후 주먹으로 탁자를 내리치며 ‘이런 문제들을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습니다. 이런 것들은 여러분들이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말한다면 어떻겠습니까? 여러분들이 지금 심각한 어려움에 처한 것은 문제점들이 무엇인지를 잘 들으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5 라고 설명한 바 있다.
 
3) 계획 설계
일단 회사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설정하고 거기에 도달하기 위한 현재 준비상태가 어떤지를 파악했다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수많은 리더들은 이것이야말로 조직 변화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이 단계야말로 성과와 조직 건전성을 함께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접목되기 시작하는 지점이다. 노력들이 서로 맞물리고 강화하면서 성과 개선을 위한 우선 과제들이 조직 건강을 위한 사고방식을 변화시키는 매개체가 되기 시작한다.
 
이런 공생적인 관계가 실제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가를 이해하기 위해 2000년 6월 A.G 래플리(A.G. Lafley)가 P&G(Procter & Gamble)의 사령탑에 오른 후 추진했던 조직 전환 프로그램을 살펴보자. 래플리는 P&G의 우선과제들을 명시적으로 수립했다. 예를 들어 100개 국가들 중 10개 국에 초점을 맞추고 4개의 핵심 비즈니스에 역량을 집중했다. 이런 우선과제를 강조하는 것은 P&G의 성과를 개선하는 데 매우 중요했으며 보다 심층적인 목표 중 하나를 위한 플랫폼을 구축하는 역할을 했다. P&G를 보다 고객 지향적이며 외부에 초점을 맞춘 회사로 만든다는 것으로 간단히 말하자면 보다 건강한 조직으로 만들자는 것이었다.
 
래플리는 우선과제 수립 시 반드시 지양해야 할 사항들을 명시한 리스트도 작성했다. 그중 하나는 P&G의 ‘스컹크 워크(skunk works)’, 즉 회사의 주요 비즈니스에서 벗어난 실험적 기술 프로젝트였다. 이런 프로젝트에는 연간 2억 달러의 예산이 투입되는데 고객의 니즈보다는 기술적인 목표에 의해 수행됐다. 그 결과로 만들어지는 상품 및 서비스는 혹시나 누가 구입해주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희망하에 시장으로 ‘방출’되는 실정이었다. 래플리가 지향하는 고객중심의 목표와는 배치되는 내용이었다. 이와 같이 지양해야 할 리스트는 엄격히 지켜졌다. “우리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한 것을 만약 누가 하고 있다면 예산과 직원을 당장 빼서 우리가 해야 할 작업에 다시 재배치할 것이다.”
 
종종 사고방식의 전환은 공식적 시스템, 구조, 프로세스 및 인센티브의 변화를 의미한다. P&G에서 래플리는 계획수립 프로세스가 소비자들의 추세를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해 고객 지향을 보다 강화하는 방식으로 조직 구조를 재편했다. 마지막으로 역할 모델링, 스토리텔링, 스킬 개발도 사고방식 전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예를 들어 래플리는 관리자들을 위한 사내 대학을 세웠으며 스스로 상당 시간을 이들을 지도하는 데 할애했다. 이런 소프트한 사항들은 종종 간과되기 쉽지만 상당히 중요하다. 당사의 설문조사에 응한 고위 경영자들 중 변화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동안 직원들의 사고방식과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한 추진과제를 실행했다고 말한 사람들의 성공 확률이 그렇지 않는 사람들보다 2배 높다.
 
4) 실행
성과에 대해 무언가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면 대부분 파일럿 프로그램이 유용한 시작점이 된다. 파일럿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다른 곳에서도 이를 확산시킬 수 있으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실패로 끝나더라도 실수를 한정된 지역으로만 국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초기 결과들은 직원들에게 동기유발 및 열정과 사기를 진작시키는 기능도 한다. 성공적인 파일럿 프로그램 실행을 위한 한 가지 비결은 이를 두 단계에 걸쳐 실시하는 것이다. 첫째, 콘셉트 자체를 증명하는 것이다. 둘째, 타당성을 증명하는 것으로 조직 전반에 걸쳐 가치 구현 수단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하는 작업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두 번째 단계까지 가지 않는 경우가 매우 많다. 이로 인해 초기의 성공을 확산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러나 아무리 신중하게 설계된 파일럿 프로그램이라도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지속적이고 건강한 변화는 조직원들이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한편 기존의 업무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고하도록 자극함으로써 조직이 계속 노력하도록 만든다. 전체 프로세스는 마치 자전거를 타고 가는 와중에 바퀴를 바꾸려고 하는 시도처럼 느껴질 수 있다. 대부분의 회사들에 이는 당연히 부담으로 다가오게 된다. 당사가 수행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변화를 실행한 업체들의 임원진 중 30%만이 이를 위해 필요한 에너지를 동원하는 데 완벽하게, 혹은 대체적으로 성공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1월 훌리오 리나레스(Julio Linares)가 스페인의 통신사업자인 텔레포니카 데 에스파냐(Telefonica de Espana)의 CEO직에 올랐을 때 수익과 현금 흐름은 하락 추세에 있었다. 그는 우선 회사를 변화시키기 위한 강력한 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3가지 방식을 채택했다. 첫째, 직원들이 자신들이 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그해 목표, 또 그에 따른 전반적인 전환 프로그램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를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이를 염두에 두고 리나레스 및 경영진은 성장, 경쟁력, 헌신을 주요 주제로 내세웠다. 우선 성장이란 주제 밑으로 새로운 유통 모델 구축 및 고객 분류 개선이 하위 주제로 선정됐다. 경쟁력 부문에서는 린(lean) 작업 프로세스 채택 및 온라인 거래가, 헌신 부문에서는 새로운 기업 가치 구축 및 비즈니스 사업부 재편이 선정됐다.
 


둘째, 리나레스는 전 직원들이 변화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도록 고취시켰다. 예를 들어 매년 1월이면 회사의 상위 500대 임원들을 한데 불러모아 한 해를 위한 프로그램을 설계하도록 했다. 그리고 이런 핵심 그룹을 넘어서 전환 프로그램의 재설계에 “조직 각 단계의 직원들이 나름대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했으며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으로 이를 뒷받침하고자 했다. 때때로 회사는 공동의 주인의식을 창출하기 위해서 더 멀리 손을 뻗어야 한다. 인도 L&T (Larsen & Toubro)의 CEO인 A.M. 나키(A.M. Naki)는 전환 프로그램을 구축하면서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는 4명 중 1명꼴로 직원들을 참여시켰는데 대략 7000명에 이르렀으며 나는 회사의 38개 현장을 방문했다.” 그는 덧붙여 말했다. “문서에 비전이 공식화됐을 때 모두가 이렇게 말했다. ‘그 문구는 내 머릿속에서 나온 거야.’ 아마도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이 문구가 있었을 수 있다. 하지만 프로세스를 통해서 이것을 모두가 믿을 수 있고 공유할 수 있는 비전으로 창출했다.”6  
 
마지막으로 리나레스는 에너지를 유지하기 위한 세 번째 전술로서 프로그램 진척 평가를 사용했다. 리나레스는 평가의 필요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시장은 항상 변화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를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시키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을 펴야 한다. 프로그램의 일부는 끝날지 모르지만 새로운 프로그램이 또 등장할 것이다.”7  
 
5) 개선
마지막 단계는 집중적 작업과 대대적 변혁의 시대로부터 지속적인 개선의 시대로 전환하는 것이다.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조직에 이런 역량을 구축한 회사들은 장기간에 걸친 변화 프로그램을 성공으로 평가할 가능성이 2.6배나 높다.
 
지식 공유, 학습 방식 및 지속적인 개선을 지원하는 전문지식 등을 포함하는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지속적인 개선 문화가 수립될 수 있다. 초기의 변화 작업이 완료된 후 이런 인프라가 공고히 자리잡기 위해서는 올바른 리더십 스킬과 사고방식이 구축돼야 한다. 예를 들어 ANZ은행의 경우 변화 프로그램을 공식적으로 완료한 후 6000명 이상의 리더들을 자기인식, 복원력(resilience), 활력 강화 등과 같은 분야에서 훈련시켰다. 결과는 무척 고무적이었다. 참가자들은 프로그램이 자신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했으며 그 경험이 ‘인생을 변화시키는 것 같다’고 묘사했다. ANZ는 또한 다른 리더십 워크숍을 열어서 직원들의 능력을 개발시키고자 했으며 조직 하부에까지 워크숍을 확대해 참가 인원이 2만6000명 이상에까지 이르게 됐다.
 
이런 노력들은 ANZ에 쉼 없는 성장의 길을 열어줬으며 일선 직원들이 주도하는 비즈니스 이니셔티브, 조직의 불필요한 계층구조 해소, 관료주의 타파, 내부 고용시장의 창출, 다양성 증대 등의 혁신들이 실행됐다. 이런 노력들을 지원하는 사람들은 약 180명의 ‘챔피언’들로 본연의 업무 수행 외에도 비즈니스의 지속적인 개선을 독려하기 위해 노력한다.
 
변화를 실행한 이후 ANZ은행은 높은 재무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이것이야말로 건전한 조직 구축의 초석이 됐다는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호주 및 뉴질랜드의 동급 기관들 중 직원들의 참여도가 최고에 이르며 ‘우리는 우리의 가치를 실현하는 삶을 살고 있다’ ‘우리는 지역사회의 신뢰를 얻고 있다’는 것에 동의하는 직원들의 비율은 각각 85%, 81%였다.
 
보다 나은 방향으로 조직을 변화시키고 그러한 변화가 계속 유지되길 바란다면 지금 더 높은 성과를 위해 노력을 추진하는 한편 장기적 조직 건전성 구축에도 반드시 초점을 둬야 한다. 본 연구가 합리적으로 간주되면서도 그간 빈번히 간과돼왔던 중요한 사실에 대한 폭넓은 공감대를 끌어내는 기회가 됐기를 바란다. 본 기고문에 제시된 사례들을 통해 보다 실제적인 통찰력을 얻고 제시된 바 효과가 입증된 툴이 사업 성과와 조직 건전성을 동시에 추진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성과에 대한 일반적 관행처럼 조직 건전성에 대해서도 보고 및 평가작업이 빈번히 수행된다면 기업 및 심지어 사회 전체의 개선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스콧 켈러·콜린 프라이스
 
스콧 켈러(Scott Keller)는 맥킨지 남가주(南加州) 사무소의 디렉터로 재직 중이며, 콜린 프라이스(Colin price)는 맥킨지 런던 사무소의 디렉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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