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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ic Schmidt on business culture, technology, and social issues

“구글은 회사를 경영하지 않습니다. 보그족<스타트랙의 외계 종족>처럼 자체 추진력으로 나아가는 존재입니다.”

에릭 슈미트 | 82호 (2011년 6월 Issue 1)

  

 
편집자주 이 글은 <맥킨지 쿼털리> 5월 호에 실린 ‘Eric Schmidt on business culture, technology, and social issues’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구글의 에릭 슈미트 전 CEO(56)는 2011년 4월 대외관계에 주력하는 회장 직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임 CEO는 구글의 공동 창립자 래리 페이지가 맡았다. 이 소식이 알려진 후 슈미트 회장은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에게 어른으로서의 지도(adult supervision)를 제공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농담 조로 이야기했다.
 
슈미트 회장이 CEO로 재직했던 지난 10년 동안 구글은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괄목상대의 성장을 달성했다. 지속적인 성장, 사업 범위 및 영향력 확대, 혁신적 경영 스타일 등 최고경영자로서 슈미트 전 CEO가 구축한 수많은 업적들은 많은 이들에게 기억될 것이다.
 
구글의 매출 규모는 현재 300억 달러에 육박한다. 사업 분야 역시 인터넷 검색에 국한되지 않고 순조롭게 성장하고 있다. 구글의 유튜브 부문은 웹 동영상 시장에서 약 40%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계가 탑재된 스마트폰은 애플의 아이폰(iPhone) 출하 물량을 추월했다.
 
구글의 기업 문화는 슈미트 회장이 진두지휘하며 구축해온 최고의 인재 채용 및 보유 원칙, 협업 활성화 및 팀의 창의력 증진을 위한 자유로운 공간 허용 등에 기반하고 있다. 2011년 3월 중순,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맥킨지 컨퍼런스에서 맥킨지의 제임스 마니카 디렉터가 슈미트 회장을 만났다. 맥킨지 쿼털리는 인재 관리, 향후 업계 판도를 주도할 모바일 및 데이터 기술 트렌드 및 실업과 교육 등 공공정책 문제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었다.
 
채용 및 인재 영입
창업 초창기에 많은 경영진들은 기업의 문화, 인재 및 스타일 등을 결정해야 하는 중대 기로에 직면합니다. 구글의 그 시절 제가 개인적으로 깨닫고, 두 공동 창업자에게 배웠던 중대한 교훈은 ‘각 레벨에 어떠한 인재를 채용하느냐에 따라 현격히 다른 결과가 나타난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는 실전에서 매우 쉽게 간과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우리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 함께 일할 인재들을 채용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무엇보다 각 후보자들의 자격 요건을 학력, 지능, 지적 유연성, 열정 및 의지 면에서 철저히 평가하는 데 매우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많은 경영 이론서들이 모두 이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실제 이를 실행하고 있는 기업들을 찾아보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직원들이 경영진의 지원 하에 자신에게 기대된 업무를 실제로 수행할 수 있는 기업 문화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 직원들은 저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일을 스스로 추진할 수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만한 열정과 의지를 가지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이들은 평생 그 일을 계속 할 사람들이고, 자신이 원했던 모든 것을 구글에서 찾은 사람입니다. 이게 바로 우리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인재 상입니다. 구글은 회사를 경영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습니다. 실제 우리는 회사를 경영하지 않습니다. 구글 인은 영화 스타트랙의 보그족처럼 끊임없이 자체적으로 추진력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는 속성이 있습니다.
 
이렇게 최적의 인재들을 채용한 후에는 직원 행동이라는 문제에 직면합니다. 평범하지 않은 직원들 및 그들의 행동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가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최고의 두뇌를 가진 인재들이 모두 팀 플레이어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채용 과정의 일환으로 해당 후보자가 다른 이들과 함께 어울려 일 할 수 있는 성격인지를 확인해 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실리콘밸리의 한 성공적 벤처 회사의 사례를 볼까요. 이 회사는 사무실에 들어온 지원자 중 기존 직원들로 하여금 미소를 짓게 하는 이들만을 채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동료들이 함께 하고 싶어할 만한 인물이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구글은 이러한 원칙을 가지고 있진 않습니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기피하는 인물일지라도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채용을 합니다. 단, 그런 상황에서도 해당 지원자의 대인관계 특징 등은 반드시 파악합니다.
 

 
회의를 운영하는 방법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반대 의견 없이 바로 합의가 이뤄지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따라서 반론이 제기되지 않고 모두 동의하는 듯한 분위기로 회의가 진행되면 저는 논란이 될 만한 문제들을 일부러 제기하곤 합니다. 이렇게 일단 한 명이 무언가 이의를 제기하면 그간 발언을 자제하고 있던 소극적인 사람들도 용기를 내어 문제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그제서야 진정한 대화가 이뤄지는 거죠.
 
회의가 제대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의견 불일치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대학이 아닌 한, 서로의 관점 차이만 확인하는 차원에서 마무리를 할 수는 없습니다. 시한을 설정하는 게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반론의 제기 및 데드라인이 모두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데드라인은 누가 집행할까요? 이게 바로 저의 역할, 혹은 회의를 주재하는 인물의 역할입니다. 서로 다른 의견들이 존재하고 시한이 정해져 있다면 합의를 도출할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합니다. 관련 논문 및 설문 조사 결과들을 살펴보더라도 모두 이 과정을 통해 최선의 결과 및 판단이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 역시 대체적으로 같은 생각입니다.
 
구글에는 70-20-10이라는 원칙이 있습니다. 70%는 핵심 사업에, 20%는 관련 사업에, 10%는 기타 사업에 투자한다는 사업 배분 원칙입니다. 구글은 이 비율의 유지를 위해 인력 배치를 끊임없이 재편합니다. 구글에는 20%의 근무 시간 원칙도 있습니다. 이는 특히 엔지니어링 인력들에게 적용되는 원칙입니다. 근무 시간 중 20%는 자신이 하고 싶은 모든 일이 허용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우리 직원들이 우직하게 이 시간을 활용해 자신의 관심 영역 분야를 연구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우리가 왜 이들을 채용했는지를 잘 설명하는 대목입니다. 20%의 근무 시간에 갑작스럽게 오페라 가곡을 부르는 직원들은 없습니다.
이 근무 시간 원칙은 매우 유용한 리크루팅 수단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더욱 중요한 기능은 고약한 일 중독자 상관들이 가할 수 있는 잠재적 압박을 미연에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상관이 “데드라인이 코 앞인데 심각한 문제가 생겼네”라며 추가 업무를 시키려고 해도 직원들은 당당히 상관의 얼굴을 쳐다보며 “제게 주어진 80%의 시간 중 100%를 이에 전념하겠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는 조직 내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는 데도 많은 도움을 줍니다. 그러나 구글에서 실제로 상관과 부하 직원 사이에서 이러한 류의 대화가 전개되는 일은 없습니다. 그럴 필요 자체가 없기 때문이죠.
 
이 밖에도 구글에는 견제와 균형 기제를 보여주는 사례가 매우 많습니다. 리크루팅 진행 시 매니저들이 개인적으로 지인들을 채용하는 일을 배제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모든 채용은 대학 내 교수 임용 위원회처럼 리크루팅 팀을 구성해 진행합니다.
 
구글 초창기에는 리크루팅 팀이 채용 인터뷰 횟수를 임의로 정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자 15,16,17차 인터뷰까지 가서 탈락하는 후보자들이 생겨났습니다. 결국 제가 개입했습니다. 저는 인터뷰 횟수를 8회로 제한하는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그 후 5회의 인터뷰를 통해 확률적으로 정확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통계적 모델을 수립했습니다. 다섯 명이 한 명의 후보자를 인터뷰했을 때 반드시 채용 여부에 대해 의사결정을 내려야 함을 의미합니다.
 
모바일 퍼스트(Mobile First)의 선언 및 비즈니스 모델의 파괴
이번 컨퍼런스에서 구글의 모바일 퍼스트 전략을 선언한 제 기조 연설의 내용은 잘 알려져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언급한 15초란 메인 프레임 PC 등이 초고속 서버들로 구성된 클라우드 서버로 대체되고, 네트워크를 통해 iPad 및 기타 모바일 기기와 연동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합니다. 이때 쓰이는 표현이 바로 모바일 퍼스트(Mobile first)입니다. 현재 최고의 기술진들은 가장 강력한 애플리케이션을 PC가 아니라 모바일 용으로 먼저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는 매우 큰 전환이며 파급 효과도 큽니다. 그 효과는 향후 1∼2년 내 나타날 겁니다.
 
한국, 싱가포르 및 아시아 국가들의 고층 아파트 단지에서는 이미 광통신망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무선통신 역시 폭발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런 플랫폼을 통해 수많은 일들이 가능해질 겁니다.
 
향후 예상되는 근본적 변화는 기업의 기존 비즈니스 모델이 무용지물이 되고 마는 순간이 온다는 점입니다. 미디어 산업이 대표적 예입니다. 현재 많은 미디어 기업들은 콘텐츠 및 유통을 중심으로 조직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 중 유통 부문은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콘텐츠와의 결합 상품 일부로, 혹은 무료로 제공되는 일이 일반화됐기 때문입니다. 기가비트라는 어마어마한 용량이 등장하면서 TV, 라디오, HD 등의 구분도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이들을 굳이 구분해야 할 필요도 없고 구조적으로도 정확하지 않은 분류가 됐습니다.
 
물론 기존 업체들은 이에 저항할 겁니다. 반면 구글과 같은 기업들은 콘텐츠와 데이터 전송을 분리할 수 있는 순수 디지털 인프라 네트워크의 구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존업체들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는 대부분의 산업이 어느 순간 사라지는 게 아니라 대대적 변화를 겪는다고 믿습니다. 반면 미디어들은 무언가의 ‘죽음’ ‘종말’이라는 표현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산업은 변형될 뿐 시간이 지난다고 사라지진 않습니다. 때문에 산업의 종말을 논하기보다 원격 측정(telemetry) 및 다양한 분석 기법을 통해 모든 비즈니스 및 산업을 개선하는 일이 가능할지 고민하는 게 의미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기다리고 있는 버스가 지금 어디쯤 와 있으며, 내가 서 있는 정류장에 도착하기까지 몇 분을 더 기다려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는 점이 얼마나 편리합니까? 구입하고자 하는 자동차에 대한 상세한 수준의 사용 후기를 크라우드 소싱(crowd sourcing)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면 얼마나 편리하겠습니까? 호텔 체크인 시, 직전 고객이 지불한 숙박료를 파악해 이를 기반으로 협상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월마트와 같은 쇼핑 센터에 갈 때 해당 업체의 가상 매장을 먼저 방문, 구글의 스트리트 뷰와 같은 기능을 통해 실시간으로 진열 물품들을 살펴보고 재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재고 여부를 확인하는데 굳이 차를 몰고 가서 매장을 방문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까? 실시간 사진을 통해 이를 확인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지 않겠습니까? 재차 강조하건대, 이들은 모두 비즈니스 경제성 차원에서 대대적인 변화를 가져 올 것입니다. 그러나 기존 산업이 그냥 사라지고 마는 건 결코 아닙니다.
 
의약 부문에서도 이런 예를 찾을 수 있습니다. 진료 시 담당 의사가 바보도 아닌 환자에게 매번 똑같은 질문을 거듭할 필요가 있을까요? 해당 환자의 모든 의학적 기록이 담긴 일종의 USB 장치를 통해 이를 파악하는 게 효과적이지 않겠습니까? 질병이란 개인별로 다른 특징이 있어서 암, 간 질환, 폐 질환 등으로 일반화하는 진단 자체가 전적인 오류로 판명되면 어떨까요? 이때 환자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각 환자를 해당 질환을 가진 통계학적 그룹의 일원이 아니라 고유의 질환을 앓고 있는 개개인으로 취급해야 할 겁니다.
 
질병이 특정 형태가 아니라 개인별로 고유의 특징을 갖는다는 가정이 맞을 수도 있습니다. 향후 수 년 내에 개인별 고유 특징 및 병세에 맞게 설계된 디자이너 의약품이 등장, 더 많은 생명을 구할지 누가 알겠습니까.
 
대용량 데이터
컴퓨터 공학에서 대용량 데이터는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트렌드입니다. 과거에는 이를 정량화는 일이 쉽지 않았기에 크게 강조되지 않았습니다. 기술 발전으로 이제 모든 것을 기록 및 측정할 수 있습니다. 저장 및 조작 가능한 정보의 양도 경이로운 수준으로 팽창하고 있습니다. 구글은 데이터 마이닝 알고리즘 등을 개발해 왔고, 그 결과 매우 흥미롭고 놀라운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습니다. 통계 번역(statistical translation)이 대표적 예입니다.
 
한 쌍으로 이뤄진 정보를 충분한 규모로 확보할 수 있다면, 한 언어를 다른 언어로 바꾸는 기본적 번역이 가능해집니다. 100개의 언어를 다른 100개의 언어로 번역하는 작업도 가능합니다. 최근에는 발신기에 대고 한 언어로 이야기를 하면 상대방의 수화기에서는 다른 언어로 통역돼 들리는 기술도 등장했습니다.
 
이는 결코 SF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닙니다. 알고 보면 이는 비교적 단순한 기술적 프로세스를 통해 이뤄집니다. 즉, 음성을 듣고 디지털화해 서버로 전송하면, 서버는 음성 정보를 텍스트 정보로 변환하고, 해당 텍스트가 다른 언어로 번역되면 합성기를 통해 음성 형태로 변환돼 전달됩니다. 비교적 단순하고 반복적인 과정이지만 그 결과는 경이롭습니다. 이 밖에도 회귀(regressions), 고속 푸리에 변환(FFT1 ) 및 기타 대용량 데이터를 활용한 작업을 통해 새로운 결과를 도출해내는 예는 무수히 많습니다.
 
실업 문제의 해결책
실업은 미국 사회의 매우 근본적 문제입니다. 젊은이들을 위해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는 국가는 본질적으로 죽어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점에서 현재 미국의 상황은 대단히 우려할 만합니다. 모든 게 겉으로는 양호해 보입니다. 최소한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이들은 일자리를 가지고 있고, 주식시장 역시 순항하는 듯 보이며 기업들의 실적도 좋은 편입니다. 그러나 현재 해외로부터 미국 금융시장에 유입된 자금은 무려 2조 달러에 달합니다. 이는 미국 외 지역으로 순식간에 빠져나갈 수 있는 자금입니다. 이 돈이 빠져나가면 어떻게 될지 상상해 보십시오.
 

현재 서구 사회의 실업 문제는 교육, 노조 운영 방식, 직원 훈련 방식 등과 모두 복잡하게 얽혀있는 매우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독일은 수출 및 제조 중심 정책을 집중적으로 추진해 이 문제를 해결해왔습니다. 독일은 이를 통해 맥킨지나 구글처럼 최고의 두뇌 그룹에 영입되기 어려운 인력들을 다양한 형태의 고숙련 생산직에 배치했습니다. 이는 매우 효과적이었습니다. 그 결과 현재 독일의 총 수출은 미국보다 더 큰 규모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독일이 고임금 구조에 노조가 활성화된 국가임을 감안할 때 이는 매우 놀라운 결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도 독일의 모델처럼 실업 문제에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는 몇 가지 모델들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젊은이가 향후 보건 의료 부문에서 일할 가능성은 대단히 큽니다. 보건 의료 부문이야말로 향후 모든 지출 및 고용 창출이 집중될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실업 문제에는 매우 다양한 요소들이 얽혀 있습니다. 따라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전략을 사용하는 맥스 전략(max strategy)을 구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거대한 정부 내에는 사람들이 전혀 주목하지 않는 사안들에 관한 매우 다양한 방안이 존재합니다. 에너지 부문에서 맥스 전략을 구사한다고 가정할 때, 먼저 이를 추진하기 위해 관련된 모든 이들을 동원해야 합니다. 알고 있는 모든 기술을 동원해 건물에 단열 시공을 하고, 관련 연구에도 참여해야 합니다. 이는 모두 장기적으로 최선의 경제성을 기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들입니다. 미국 노동시장에서 가장 큰 실직 인구 집단인 건설 노동자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 효과도 있을 겁니다. 또 현재 많은 산업들은 벤처 자금 및 부채 금융을 확보하지 못해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번뜩이는 아이디어들이 있어도 생산으로 연결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이러한 자금난을 모두 정부 지원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아닙니다. 그보다는 일종의 위험 분담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저탄소 녹색성장 산업을 지원하는 그린 뱅크(green bank) 등 이를 구현할 수 있는 다양한 모델들을 도출해야 합니다.
 
교육 개혁
미국 교육에 관한 명확한 사실은 현 교육 체계가 어린이보다 어른의 이익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인센티브, 성과 측정체계, 지배구조 등은 모두 이를 운영하는 어른을 중심으로 조직돼 있습니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교육 시스템의 성과를 제대로 측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구글이 현재 지원하고 있는 실험 중 흥미로운 연구 하나를 소개할까 합니다. 칸 아카데미(Khan Academy)의 살 칸(Sal Khan)이 진행하고 있는 이 연구의 결과는 자녀나 주변에 어린 아이들이 있다면, 혹은 단순히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더라도 대부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이 연구는 학생들을 그룹 단위로 이뤄지는 대화에 참여할 때보다 초 단위로 측정되는 개인별 프로그램에 투입했을 때, 교사가 일반적인 교사보다 컨설턴트의 역할을 수행할 때 훨씬 더 높은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결과를 도출했습니다. 이를 추가로 검증하기 위한 실험이 현재 진행 중입니다.
 
교육 개혁을 위해서는 먼저 변화 추진의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미국에서 노조 계약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방안은 파산이 유일합니다. 하지만 타 부문과 달리 공공 부문에서 이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교육 종사자의 인력 구조를 기존 연공 서열이 아닌 성과 기반으로 대폭 재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작업이 실현되면 성과 또한 제대로 측정할 수 있을 겁니다.
 
둘째, 새로운 유형의 교습 방식에 대해 장기적으로 실험을 진행한 후 교사가 아닌 학생들의 성과에서 나타나는 질을 판단해 표준화를 추진해야 합니다. 1970년대 캘리포니아 주가 ‘뉴 매스(New Math)’란 새로운 수학 정책을 도입했을 당시 캘리포니아 주민들은 이에 대해 의구심을 전혀 표출하지 않았습니다. A, B 등 여러 대안을 실험하지도 않았습니다. 그 어떤 실험도 없이 전격적으로 내려진 결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에게는 이러한 방안들을 검증해 볼 수 있는 다양한 분석 및 연구 기법들이 있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유형의 교습 방식 중 일부를 시도해본 후 그 결과를 평가해 어떤 방식이 더 효과적인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지난 10년간 구글의 CEO를 맡아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워낸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은 조직 문화에 부합하는 인재 채용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구글이 원하는 인재 상은 리더나 상관의 도움 없이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일을 스스로 추진할 수 있는 사람이다. 구글은 이런 인재를 채용하고 유지하기 위해 20%의 근무 시간 원칙을 마련했다. 근무 시간 중 20%는 자신이 하고 싶은 모든 일이 허용되는 정책이다. 하지만 이를 헛되게 쓰는 구글 직원은 아무도 없다. 모두 업무와 관련 있는 자신의 관심 영역 분야를 연구한다. 슈미트 회장은 최고의 두뇌를 가진 인재들이 모두 팀 플레이어는 아니기 때문에 이들의 독특함과 개성을 잘 받아주는 기업 문화를 구축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회의를 주재할 때 반대 의견 없이 바로 합의가 이뤄지면, 리더가 나서서 억지로라도 논란이 될 만한 문제를 제기하라고 말한다. 그래야 그간 발언을 자제하고 있던 소극적 사람들도 용기를 내 문제를 제기하고 진정한 대화가 이뤄진다는 이유에서다.
 
에릭 슈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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