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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leashing the Power of Marketing

GE, 마케팅과 사랑에 빠지다

베스 컴스탁,란제이 굴라티(Ranjay Gulati),스티븐 리궈리 | 81호 (2011년 5월 Issue 2)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0년 10월 호에 실린 베스 컴스탁과 란제이 굴라티, 스티븐 리궈리의 글 ‘Unleashing the Power of Marketing’을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10년 전만 해도 제너럴일렉트릭(GE)에는 이렇다 할 마케팅 조직이 존재하지 않았다. 자사의 기술 역량에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던 GE는 지난 수십 년간 별다른 마케팅 노력을 하지 않아도 매출이 보장된다고 생각했다. 마케팅 부서는 영업을 지원하거나(홍보물 발행 및 무역 전시회) 커뮤니케이션 업무(광고 및 홍보 자료 제작)를 수행했다. 기업 전략을 논의할 때 마케팅 부서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 마케팅은 기껏해야 지원 부서였고, 심지어 회사 운영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필요한 부서로 받아들여졌다. 물론 가전과 플라스틱 사업처럼 마케팅이 업무에 도움을 주는 사업부도 있었다. 그러나 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업부에서 마케팅은 스러져가는, 전망없는 부서로 인식됐다.
 
GE 내부에서는 마케팅 부서가 사업 성장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회의적 시각이 존재했다. GE 항공을 예로 들어보자. 이 회사는 민간 및 군수용 제트 엔진 개발과 제작을 담당하며 그 규모가 수백억 달러에 이른다. 민간 항공산업은 상대적으로 구조가 단순하다. 제조업체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고 경쟁사는 2개에 불과하며(롤스로이스, 프랫앤드휘트니), 항공사도 300여 개가 전부다. 토머스 젠틸(Thomas Gentile) GE 항공엔진 사업부 부사장은 “회의실 하나에 관련자가 다 들어갈 정도로 단순한 구조”라고 말했다. 항공엔진 사업부에 오기 전 젠틸은 GE 캐피탈 최고마케팅담당자(CMO)로 근무했다. 그는 “따라서 시장 조사의 중요성은 크지 않았다. 전화 한 통이면 주요 관련자 누구의 의견도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상황이 변하기 시작했다. 사업이 성숙할수록 GE 역시 다른 기업들과 같은 문제에 직면했다. 기술 발전이나 기존 기술을 활용한 신규시장 진입만으론 시장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GE가 심혈을 기울여 도입한 신제품은 얼마 지나지 않아 시장에서 흔한 상품으로 변했다. 항공 산업처럼 단순한 시장조차 급격한 변화를 겪기 시작했다. 하지만 경영진은 이 변화의 의미를 감지하는 데 애를 먹었다. 연료비는 변동폭이 컸고 수요는 둔화됐다. 규제기관의 감시는 더욱 강해지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며 발전을 지속할 방법은 무엇일까? 젠틸 부사장은 “고객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차세대 성장 전략을 도출해야 했는데, 방법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GE는 전체 사업부에 걸쳐 내부 성장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기업을 인수해 매출을 늘리고 효율성을 높여 수익을 개선하던 전통적 전략에서 선회하자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렇게 목표를 전환하자 기술과 혁신, 글로벌 시장, 고객관계 개선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전략이 모습을 드러냈다.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고객과의 직접 협업을 촉진하고 신규시장을 창출해줄 마케팅 엔진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서는 마케팅 부서에도 재무 및 인사 부서에 상응하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했다. 제프 이멜트 GE 최고경영자(CEO)는 마케팅이 전체 사업부의 유기적 성장을 촉진하는 주요 운용부서가 돼야 한다는 기업 목표를 발표했다.
 
그러나 목표를 선언하는 일과 실행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마케팅팀은 현재의 경영 환경에서 필수적인 기술을 파악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명시화하는 작업을 맡았다. 이를 위해서는 성공을 정의하고 결과를 측정할 기준을 마련해야 했다. 당시만 해도 GE는 전체 사업부와 시장, 사업 모델에 걸쳐 마케팅 활동을 조정하는 일관적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으며, 이에 대한 규정집도 없었다. 무엇보다 마케팅팀이 이제까지 리더십을 발휘한 경험이 없었고, 설령 경험이 있더라도 일정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필요한 리더십 역량을 자체적으로 파악하고 개발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제 기능을 온전히 발휘하는 마케팅 부서를 구축하기 위해 GE는 최고의 팀을 구축하고 기술을 축적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원칙(공동의 언어와 기준을 창출), 인재(적절한 지도자를 임명), 절차(성과 측정을 위한 구체적 조치) 등의 3가지 요소를 바탕으로 마케팅 기본 틀이 구축됐다. 이 글에서는 ‘인재’ 부문을 집중적으로 논의하지만, 이 3개의 요소는 독립적인 동시에 마케팅 활동의 필수 요건이다. 이 글은 GE 사례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기존 기대치와 한계에 도전하는 GE의 연구 결과는 모든 회사의 마케팅 부서, 심지어는 다른 부서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이다.
 
단순 지원 업무를 넘어서
GE가 개발한 마케팅 기본 틀은 마케팅을 통한 매출 창출을 주요 목표로 내세운다. 기술 혁신만으로 이윤 증대가 어려운 시대에는 지금까지 투자한 결과를 바탕으로 고객의 수요를 만족시키는 혁신적인 방법을 개발하고, 신규 시장·세분시장·제품에서 기회를 찾아야만 한다.
 
마케팅은 GE가 목표로 내세운 ‘상업적 혁신(commercial innovation)’의 기치를 널리 알리는 역할을 맡았다. 오랜 기술 혁신의 역사와 다양한 사례를 보유한 GE가 고객 수요와 시장 동향을 반영한 아이디어로 혁신의 범위를 넓힌 것이다. 이에 따라 마케팅 전문가들은 제품 개발의 초기 단계에서 기술 전문가와 의견을 교환하기 시작했다. 제대로 된 세부시장을 겨냥해서 상품을 차별화하기 위해서였다. 이멜트 CEO의 표현을 빌린다면, 마케팅이 단순 사무 지원을 넘어서 하나의 온전한 기능을 발휘하며 가격 설정 및 가치 수량화를 비롯한 주요 운영 메커니즘에 대한 결정을 내리게 됐다. 이멜트는 ‘다양한 가격대에 제공되는 다양한 제품’을 목표로 삼고 GE의 글로벌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과거처럼 고가 시장만을 겨냥하지 않고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을 모두 활용해 소비자 수요를 보다 효과적으로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HBR 2009년 10월호 기사 <GE의 창조적 파괴(How GE Is Disrupting Itself)> 참조)
 
 
새로 실행된 전사적 전략 과제들은 마케팅의 역할이 확대됐음을 잘 보여준다. 마케팅과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해 2004년 출범한 ‘상상력 돌파(Imagination Breakthrough·IB)’ 프로젝트는 다양한 성장 프로젝트를 한데 모은 프로젝트 포트폴리오다. 프로젝트가 IB로 분류되면 충분한 지원과 예산, 개발 시간을 할당받을 수 있다. 경기 침체기에 미래지향적 프로젝트의 예산이 가장 먼저 삭감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전폭적인 지원이 더욱 진가를 발휘했다. 하이브리드 기관차 동력을 위한 신기술로 개발됐다가 이동통신을 비롯한 GE 신규 시장의 어엿한 독립 사업부로 성장한 나트륨 전지 개발 또한 IB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 응급구조요원이 허혈성 뇌졸중과 출혈성 뇌졸중을 보다 정확히 구분해 환자를 적절한 병원으로 이송하도록 돕는 GE 헬스케어의 의료기기도 IB 프로젝트의 결과였다. GE는 다양한 IB 프로젝트를 통해 매년 총 20억 달러의 추가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
 
2005년 도입된 친환경 전략 ‘에코매지네이션(Ecomagination)’은 녹색 및 지속가능 사업에서의 연구개발(R&D) 활동과 제품 개발에 투자를 집중한다. 다층적 사업 계획인 동시에 브랜드 정신이자 사업 목표로 자리잡은 에코매지네이션은 출범 후 5년이 지난 현재 90여 개의 신제품을 개발하고 700억 달러의 매출을 창출했다. 마케팅 부서는 모든 종류의 에코매지네이션 프로젝트에서 초기 단계부터 활발히 개입하며 시장에서 발굴되지 않은 기회를 찾았고, 신기술을 활용해 수요를 충족시키는 한편 GE 브랜드를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시켰다.
 
마케팅 전문가의 DNA
아무리 야심 찬 마케팅 목표라도 이를 달성할 인재가 없다면 큰 의미가 없다. 이를 깨달은 GE 마케팅 책임자는 2003년 2500명이던 마케팅 직원 수를 5000명으로 늘렸다. 모든 GE 사업부에 CMO 자리가 신설됐고, GE 본사에서도 모든 사업부를 총괄하는 CMO가 새로 임명됐다. CMO는 GE 기존 사업부에서 내부 충원되거나 소비자 관계 및 사업 운영에서 높은 성과를 기록한 다른 기업에서 영입됐다. 내부 고용된 마케팅 책임자의 절반 이상은 정식 마케팅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엔지니어링이나 영업, 혹은 식스 시그마 담당으로 GE에 입사했다가 고객과의 의사소통 및 자신의 업무 영역에서 높은 성과를 올려 CMO에 임명됐다. GE의 마케팅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이들의 대부분은 정식 마케팅 교육을 받지 못했다. 반면 외부에서 고용된 CMO들은 보다 정통적인 방식으로 마케팅 훈련을 받은 이들이다. MBA 학위를 보유한 사람도 다수였고, 대부분이 전문화된 마케팅 조직에서 성공적으로 경력을 쌓은 사람들이었다. GE 마케팅 부서는 외부 채용 CMO의 역할 및 책임 범위를 규정하고 GE 마케팅 부서의 역량을 강화하는 업무를 이들에게 맡겼다. 반면 내부 채용된 CMO들은 외부인이 잘 모르는 GE 문화를 알려주며 이들이 도입한 변화를 조직 내에서 추진했다. 이와 함께 GE는 마케팅 연수 프로그램을 기획해 모든 CMO가 GE의 핵심 경영 원칙을 숙달하도록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CMO들은 GE의 성장 전략을 받아들였고 이에 따라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2008년 초 경기침체가 시작되면서 저성장, 혹은 성장 ‘제로’의 시대에 과연 마케팅이 성과를 낼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GE가 이 어려운 시기에 가치를 창출하는 역량을 갖고 있을까? 생각할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었다. 지난 5년간 마케팅 강화를 위해 GE가 집중했던 투자 및 개발은 과연 성과가 있었나? 마케팅은 실제로 발전했나? 그 동안의 노력이 실질적 성과를 내고 있다는 사실은 어떻게 확인할까?
 
우리는 이 같은 문제에 답하기 위해 마케팅팀의 기술을 평가하고 성과를 측정했다. (자료 ‘성숙도 평가’ 참조) 그 결과 외부 및 내부 인재의 지식과 역량을 결합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에 따른 일관된 영향과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
 
마케팅 부서를 경쟁우위의 원천으로 삼기 위해서는 마케팅 책임자의 역량이 매우 중요했다. 우리는 CMO의 역량 및 기술을 자세히 분석했다. 분석 결과는 매우 당황스러웠다. 우리가 연구한 마케팅의 전통적 기본 틀은 마케팅에 필수적인 기술과 역량을 파악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마케팅의 원칙을 정의하는 데는 매우 유용했지만, 이를 행동으로 옮길 방법이나 기준을 제시해주지 못한 것이다. 결국 성공을 위해 필요한 행동 사항이 (1)사내 마케팅 연수 과정에서 생략됐거나 (2)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무시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마케팅에 필요한 행동 조치가 다른 부서와 충돌하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마케팅에 필요한 기술을 독자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우리는 뛰어난 성과를 보여온 일부 마케팅 직원을 면밀히 관찰했다. 그 결과 마케팅을 전략 부서로 만들기 위해서는 ‘마케팅 전문가의 4대 DNA’, 즉 선동가(instigator), 혁신가(innovator), 통합자(integrator), 실행자(implementer)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선동가
마케팅 책임자들은 전략적 사고를 통해 당연하게 여겨지는 현상에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 이들은 자신만의 관점을 통해 다른 사람이 쉽게 지나치는 사실을 눈치챌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마케팅의 이점에 관해 설교를 늘어놓는 대신, 경영 환경에서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를 제시해야 한다. 이는 마케팅 부서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 할 수 있다. 변화를 추진하는 의지 또한 중요하다. 문제는 마케팅에서 추진하는 변화를 직원들이 받아들이지 못할 때다. 이럴 때에는 변화를 추진하는 주체가 종종 미움을 사게 된다. CMO의 평균 재임 기간이 다른 중역의 절반을 조금 넘는 23개월인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GE 헬스케어 부사장이자 CMO인 장 미셸 코세리(Jean-Michel Cossery)는 과거 마케팅 부서가 “일방적 기술 홍보에만 신경 썼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원하는 물건보다 우리 기술로 개발 가능한 물건을 출시했다”는 것이다. 이런 접근 방식을 지속하는 일은 불가능했다. 2005년 미 의회에서 적자감축법안(Deficit Reduction Act)을 통과시키면서 의료영상촬영 환급 예산안 규모가 130억 달러나 감축되자 GE 헬스케어는 신규 시장 진입 및 상품 출시를 시도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The Key Parts of a Marketing Engine
마케팅을 위한 새로운 엔진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성공의 3가지 필수 조건으로 원칙(principle), 인재(people), 절차(process)가 선택됐다. GE의 모든 마케팅 전문가들은 이 3가지 요소를 통해 공통의 언어와 틀을 마련하고 혁신적 리더십을 함양하며 성공을 측정한다.
 
원칙 재무나 인사 부서는 오래 전부터 표준 절차를 확립하고 전문 지식과 기술을 취합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마케팅은 제품 라인이나 팀, 지역별로 통합된 원칙을 확립하지 못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GE는 2008년 말부터 2009년 중반까지 최고의 마케팅 전문가 30명을 엄선해 마케팅 부서를 위한 새로운 업무 표준 제정에 나섰다. 마케팅 부서가 겪는 문제는 산업과 지역을 막론하고 동일했지만, 이들은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GE는 해당 주제에 관해 같은 시각을 가진 전문가로 팀을 조직해 필요한 기술을 파악하고 그 내용을 정의하도록 했다. 이들은 8개의 행동 강령을 시장 공략 활동(시장 세분화 등)과 필수 상업 활동(브랜드 홍보 및 매체 활동)으로 분류했다. 경영 강령을 하나의 기본 틀로 통합해서 성공 기준과 함께 제공한 기업은 GE가 처음이었다. 각 카테고리에서 전문성을 가진 사업부가 반드시 하나 이상이 되도록 조율하는 작업 또한 이어졌다.
 
인재 성공적 마케팅 전문가라면 4개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우선은 현 상황에 의문을 제기하는 한편 보다 새롭고 발전된 방법을 추구하는 선동가(instigator)가 돼야 한다. 시장에 관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유례없는 제품이나 서비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혁신가(innovator)의 역할도 중요하다. 통합자(integrator)로서 독립된 기업 부서 및 팀의 의사소통을 주도하고 회사와 시장 사이에 다리를 놓는 한편 실행자(implementer)로서 아이디어를 이행할 능력 또한 가져야 한다.
 
절차 마케팅 혁신 방향을 결정한 GE는 마케팅 원칙에 따라 규정된 필수 역량 및 기술을 평가하는 성과 지표를 만들었다. 실제적인 발전이 이뤄지고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를 고심하던 마케팅팀은 ‘성숙도 평가(Maturity Evaluation)’ 절차를 구축했다.
 
코세리는 업계 현황을 살피기 위한 소규모 비밀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GE 아이디어 펀드를 조성했다. 개별 제품이나 손익을 따로 떼어 생각하는 기존 방법을 벗어나 경영진이 포착하지 못하거나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마케팅 아이디어를 지원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가정의료 프로젝트가 그 중 하나다. 2005년 코세리는 당시의 의료 시스템이 병원을 벗어나 집에서 독립적 생활을 영위하고 싶어하는 노년층의 욕구를 만족시키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노년층의 수요에 만성 환자의 수요까지 합치자 100억 달러의 잠재 시장이 형성됐다. 엄청난 수익 기회였다. 그러나 당시 GE는 해당 시장을 공략할 상품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코세리가 이끄는 마케팅팀은 GE의 IT 연구소 과학자들과 손을 잡고 공동 상품 개발에 나섰다. IT 연구원들은 주거 환경에서의 환자 이동 경로를 비롯해 인간 활동을 추적하는 인식기술을 개발 중이었다. 이들은 뉴욕 니스카유나에 위치한 GE R&D 센터에서 공동으로 ‘미래의 집(home of the future)’을 개발했다. 환자 움직임과 연계된 알고리즘이 구축됐고, 한 연구원의 연로하신 부모님 집에서 모의 실험이 시행됐다.
 
코세리의 노력은 다른 부서의 반대에 부딪혔다. GE의 주요 고객인 종합병원이나 대형 개인병원과 연계하기에 ‘미래의 집’ 프로젝트는 규모가 너무 작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뢰할 만한 연구 결과를 얻고 시제품을 제작한 마케팅팀은 제품 개발팀과 함께 ‘콰이어트케어(QuietCare)’ 가정용 인식 시스템을 선보였다. 현재 가정의료는 하나의 독립 사업부로서 GE 헬스케어의 주력 사업으로 성장했다. 아직 초기 단계이며 모두가 그 가능성에 열광하는 건 아니지만, 재입원율을 낮추기 위해 가정에서의 환자 관리를 요구하는 병원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2010년 8월 GE는 가정용 의료 모니터링 시스템을 더 신속하게 발전시키기 위해 인텔과의 합작사 설립을 발표했다.
 
혁신가
과거 다수의 GE 사업부에서 마케팅은 지원부서로만 인식됐다. 마케팅은 혁신을 선도하는 R&D 부서나 엔지니어링 부서에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에 만족해야 했다. 마케팅의 역할은 제품 R&D 부서에 시장 동향을 전달하거나 신제품 광고를 제작하는 일로 한정됐다. 마케팅 부서와 CMO는 GE 혁신 전략의 발전 방향을 파악할 수 없었다. 마케팅 부서는 제품 기능으로 한정된 시각에서 벗어나 제품 가격 설정과 배달, 고객 참여, 복잡한 위험 및 보상 공유, 신규 사업모델 등 사업 혁신과 관련된 모든 분야로 사고를 확장할 필요가 있었다.
 
GE 항공(Aviation)의 로레인 볼싱어(Lorraine Bolsinger) 시스템 최고 담당자는 혁신가의 대표적 사례다. GE 항공 CMO로 근무하던 2004년 볼싱어는 4∼6명의 승객을 태우고 소규모 지역 공항을 이용하는 ‘항공택시’ 아이디어를 제안하며 초경량 항공기 사업 진출을 추진했다. 거의 모든 직원들이 터무니 없는 아이디어라며 반발했다. 대규모 상업·군수 운송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는 GE 항공이 굳이 항공택시와 같은 소규모 시장에 진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엔진 개발이 10년 이상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신규 시장 진입 계획은 미래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볼싱어가 이끄는 마케팅팀은 소규모 항공 운송시장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굳게 믿었다. 상업용 항공 산업은 허브 공항과 각 지점을 연결하는 시스템(hub-and-spoke system)에서 허브 공항 없이 각 지점을 최단 거리로 잇는 시스템(point-to-point system)으로 진화하고 있었고, 덕분에 100석 규모 이하 소형 항공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보다 더 작은 항공기라고 안 될 이유가 없었다. 사람들을 설득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볼싱어는 시대를 앞서가는 영리한 항공 택시업체 사람들을 통해 이들이 선택한 사업 모델이 기존 모델과 어떻게 다른지 설명했다. GE는 다른 경쟁기업보다 뛰어난 엔진 설계 역량을 보유하고 있었다. 연료 효율성을 높여 운영비를 낮추고 기기 내구성과 수명주기를 늘려 자산 활용도를 높인다면 항공택시 사업의 경제성을 높일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GE 항공의 마케팅 담당자들은 엔진 추진력을 비롯한 정량적 기능을 바탕으로 영업을 해온 과거와 달리, 향후에는 운용 효율성과 자원 생산성을 바탕으로 영업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렇게 연구를 통해 얻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GE 항공은 ‘마이엔진(myEngines)’ 서비스를 선보였다. 고객사 항공기 엔진 정비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 업데이트해주는 서비스다. 무엇을 정비해야 하며, 얼마나 걸리고, 비용이 얼마나 드는가와 같은 정보를 고객이 요청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로 편리하게 전송된다.
 
마이엔진 아이디어를 제시한 사람은 GE 항공의 마케팅 중역 팀 소어즈(Tim Swords)다. 소어즈와 마케팅팀은 소규모 항공사를 대상으로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모의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프로그램이 고객의 압도적 지지를 받자 이를 상용화하기 위한 예산이 확정됐다. 마이엔진 애플리케이션은 2010년 영국 판보로 항공쇼에서 처음 소개됐고 칠레 란 항공(LAN Airlines)은 자사 보유 항공기 100대에 대해 마이엔진 서비스를 신청했다고 발표했다.  
 
 백문이 불여일견
다른 부서 직원들이 마케팅 프로젝트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서 마케팅 업무의 가치를 알리기 위한 전시회가 기획됐다. 전시회는 다양한 유형의 고객(customer persona)과 이들의 수요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천편일률적 기업(sea of sameness)의 모습을 대비해 보여주며 메시지를 전달했다.

 
혁신적 마케터는 자신만의 시장 통찰력을 바탕으로 시험되지 않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고, 이를 바탕으로 제품과 서비스, 솔루션을 제공한다. P&G를 비롯한 B2C 기업은 오래 전부터 이렇게 광범위한 범위의 혁신을 시도해 왔지만, GE와 같은 B2B 기업의 상황은 달랐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통상적 개념에 벗어날수록 그로 인해 창출되는 시장 기회는 크다. 하지만 이에 따라 책임자가 부담해야 할 위험도 커질 수밖에 없다. 마케팅 책임자들은 과감한 구상을 추진할 용기뿐 아니라 의심스러운 눈길을 보내는 반대자를 설득할 정치적 기술과 끈기를 갖고 있어야 한다. 마이엔진의 사업 모델과 수익성이 확실해지기 전에는 “필요한 자원을 얻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워야 했다”고 토머스 젠틸은 말했다.
 
통합자
통합자는 개별 조직 부서와 팀 사이에 다리를 놓아 이들이 같은 목표를 향해 달리도록 만들어야 한다. 통합자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외부 고객에 대한 통찰력의 의미를 해석하고 이를 조직 내부에 전달하는 ‘통역사(translator)’의 역할도 겸해야 한다. 마케팅만큼 이런 역할을 담당하기 좋은 부서도 없었지만, 마케팅 쇄신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마케팅팀은 통합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R&D팀을 상대할 때는 제품 언어를 사용하고 영업팀을 상대할 때는 고객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야만 전방의 고객 대면부서를 후방 부서와 통합해서 결합 상품을 교차 판매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The Maturity Evaluation 성숙도 평가
GE의 성과 측정법
2010년 봄, GE의 모든 CMO는 마케팅팀을 한자리에 모아 ‘제1차 연례 자기평가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8대 주요 역량을 정의하고 역량별 필수 기술을 규정한 다음 이를 바탕으로 마케팅팀의 성과를 측정했다. 부문별 성공을 위한 조건과 측정방법도 함께 전달됐다. 역량별 필수 기술은 35개, 세부 설명은 140개였다. 평가 기준이 매우 상세했기 때문에 거짓으로 평가 결과를 만들어내는 일은 거의 불가능했다.
 
참석자들은 35개 필수 기술에 대해 각각 1점(매우 떨어짐)에서 4점(업계 최고로 인정받음)까지 점수를 준 후, 평가 결과가 사업부 현실을 반영하고 유의미한지를 판단하기 위해 사업부 책임자와 함께 결과를 검토했다. 이후 GE는 8대 역량별로 점수를 취합했다. 점수를 확정해 사업부서별로 나열하자 각 사업부서의 강점과 약점이 명확히 드러나며 포괄적 조망이 가능해졌다. 일례로, 한 사업부는 자사 마케팅 부서가 가격 결정에는 능하지만 브랜드 홍보 및 매체 관리에는 서툴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주관적인 기준에 따라 평가받던 마케팅 업무에 공통의 언어와 기준, 절차를 적용하게 된 것이다. 덕분에 GE 항공과 GE 헬스케어 마케팅 부서를 상호 비교하는 일도 가능해졌다. 이는 각 부서의 의사소통과 참여에도 큰 도움이 됐다. 지금까지 GE는 수백 개의 자체 평가를 실시해 결과를 자료화했다. CMO와 CEO는 이 자료를 기준으로 마케팅이 어느 정도의 개선을 이뤘는지 평가한다.
 
통합은 이질적인 부서를 한데 규합해 시장의 역학구조를 함께 평가하는 작업을 의미하기도 한다. GE 캐피탈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지난 2년 동안 GE 캐피탈은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2년 전만 하더라도 GE 캐피탈은 너무 손쉽게 대출을 결정하는 경향이 있었다. “유동성이 엄청났기 때문에 대출이 가능한 모든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고 GE 캐피탈 미주 지부 부사장 겸 CMO인 리 쿠퍼(Lee Cooper)는 말했다. 그러나 2008년 세계 금융위기가 시작되면서 산업 전체의 성장이 그대로 멈춰버렸다. “6500억 달러에 이르던 자산 가치는 4500억 달러로 줄어들었다”고 쿠퍼는 말했다.
쿠퍼와 댄 헨슨(Dan Henson) GE 캐피탈 CEO(GE 캐피탈 전 CMO)는 고위 경영진이 한자리에 모여 수익률과 가격, 고객 전망 등의 주요 경영 지표를 검토하는 워룸(war room) 회의를 주 단위로 시작했다. 이들은 전체 사업 지표를 살핀 후 가시화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속한 조치를 단행했다.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에는 다수의 종합 포트폴리오를 검토하고 산업의 건전성 지표를 확인하는 작업을 월별, 혹은 분기별로 실시했다. 그러나 이를 주간 회의로 전환하면서 GE 캐피탈은 필요한 자원을 신속히 재배치할 수 있었다. 손실이 급증하면 해당 산업분야의 영업 행위를 중단하고 영업 인력을 보다 건전한 사업으로 전환해 수십억 달러의 신규 자산을 확보함으로써 손실을 상계했다.
 
현재 주간 워룸에는 각 사업부 책임자뿐 아니라 CEO와 CMO,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정보책임자(CIO), 총괄 고문 변호사, 운용 책임자, 최고위험책임자(CRO), 사업개발 책임자, 인사 책임자를 포함해 총 20여 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이름뿐인 위원회를 열거나 분석에만 함몰되지 않고 실질적인 일을 처리한다. 주간 워룸이 크게 성공하면서 이제는 GE 캐피탈의 모든 부서가 개별적으로 이 모임을 갖는다.
 
쿠퍼는 “처음에만 해도 워룸은 하나의 절차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금은 사업 결정을 내릴 때나 책임을 부여할 때 필요한 마음가짐으로 바뀌었다”며 “GE 캐피탈의 문화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GE 캐피탈은 경기가 회복된 다음에도 워룸을 계속할 계획이다. 쿠퍼는 말한다. “경기침체가 지나가면 지금처럼 엄격한 원칙과 열정으로 경영에 임하지 않을까 봐 걱정이다. 그렇게 되면 다음 경기침체가 왔을 때 신속히 대응하지 못하고 뒤늦은 조치를 취하는 실수를 저지를지도 모른다.”
 
실행자
지도자라면 이행 능력이 있어야 한다. 마케팅 중역의 경우 조직 내에서 그다지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행 능력이 더욱 뛰어나야 한다. 마케팅 부서는 직접적 손익을 내지 않기 때문에 변화를 추진할 영향력이 떨어진다. 마케팅 지도자들은 권위에 의존하기보다 마케팅 부서만의 전문성과 통찰력, 팀워크를 활용해 다른 부서와 연합하고 이들을 설득해야 한다. 사람을 움직여야 하는 것이다. 단순히 말하면, 실질적인 결과를 내야 한다는 뜻이다. 마케팅 전문가는 아이디어만 제시하고 이행은 책임지지 않거나 온갖 이론만 설명하는 책상물림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다른 부서의 신뢰를 받고 싶다면 실질적인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발전기, 가스 및 풍력 터빈, 변압기 등의 에너지 관련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며 수백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GE 에너지의 마케팅 중역은 시장 전체를 조망하는 관점에서 경쟁업체를 평가하는 공통의 방법론이 회사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업부에서 제품까지, 모든 분야에서 우리는 편협한 시각을 갖고 있었다”고 마크 더진스키(Mark Dudzinski) GE 에너지 CMO는 말했다. 이들은 구체적 증빙 자료가 없는 이야기나 내부 시각에 의존했고, 경쟁업체에 대한 기사를 전달하는 선에서 멈췄다.
 
이런 약점을 파악한 마케팅 부서는 주요 경쟁 정보를 취합해서 보고하는 최고정보센터(Center of Excellence· COE)를 설립했다. 연구 내용과 분석 결과를 취합해 통찰력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센터였다. COE는 각 경쟁업체의 전반적 상황에 대한 보고서를 분기별로 발표했다. 보고서는 GE와 경쟁업체의 재무성과를 비교하는 한편, 애널리스트 평가와 경쟁업체 중역의 자사 평가, 성과 내용 등의 정보를 전했다. 그러나 COE의 최대 성과는 가격 움직임이나 신규 시장 점유율, 제품 혁신, 인수 등의 시나리오를 예측하고 이를 각 부서에 제공했다는 점이다.  
 

 
COE는 단순히 시장 상황을 보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분석과 예측 작업까지 수행했다. 어떤 경우에는 에너지 시장의 특정 부문에 진출하려는 업체를 미리 예측해서 알려줬고, GE 에너지는 이를 바탕으로 해당 사업에 대한 전략을 수립했다. (경쟁업체가 낮은 입찰가를 제시한 적이 있었다. 이때 COE는 해당 업체의 사업 모델을 분석한 후 이 회사가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 모델을 바꿀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분석했다. 해당 사업 모델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 제시된 가격은 장기간 유지될 수 없었다. COE의 보고서를 받은 경영진은 경쟁업체의 낮은 가격에 대응하지 않았다.) COE는 또한 차세대 대형 가스 터빈을 구축할 기업을 예측해서 GE 에너지의 신제품 투자 전략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또 다른 경우에는 인사부와 팀을 이루어 경쟁업체에서 모집하는 인재 유형과 개발 계획 중인 제품을 예측했다. “경쟁업체 대응 방법과 같은 전술적 자문을 넘어서 이제는 보다 전략적인 산업 정보를 제공한다”고 더진스키 CMO는 말했다.
 
초기 성공에 대한 소식이 퍼지면서 COE가 자문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도 다양해졌다. 이제 COE가 제공하는 자료와 통찰력은 GE 에너지 주간 운영회의에서 반드시 검토된다. 마케팅 부서 또한 의사결정 과정에 반드시 참여하는 중요 부서로 성장했다.
 
향후 계획
지금까지 마케팅 전문가의 4대 DNA를 하나씩 따로 떼어내 관련 특성과 행동 방식을 설명했다. 그러나 마케팅을 통해 진정한 변화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이 4개의 능력이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 4개의 역량이 모두 중요하지만, 이를 다 갖춘 마케팅 전문가는 매우 드물다. 다행히 이 4개의 능력을 한 사람이 모두 갖출 필요는 없다. GE는 사업부마다 CMO를 2명씩 두어 전문성을 상호 보완하도록 한다. CMO 한 명이 영업이나 기술 등의 부서와 협력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면, 다른 CMO는 남들이 간과하는 부분을 유심히 관찰하고 분석해서 주요 시장 동향과 기대 수준을 파악하는 사람으로 임명하는 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GE는 필수 DNA를 가진 마케팅 지도자의 능력을 인정하고 그에 대한 보상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 상위 50명의 마케팅 전문가들이 ‘록스타’로 명명되면, 경영진은 이들의 역량 개발에 우선순위를 두고 경력 개발 훈련이나 상담을 제공하는 한편 마케팅 부서의 향후 전략을 결정하는 회의에서 이들의 의견을 경청한다.
 
마케팅 부서는 GE 역사상 처음으로 중요 부서 대접을 받고 있다. 덕분에 마케팅 직원들은 의욕과 열의를 갖고 업무에 임하고 경영진과 건설적 대화를 활발히 나누기 시작했다. 지금 마케팅팀은 베스트 프랙티스를 모든 부서와 공유하기 위한 포괄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각 부서의 고립과 의사소통 단절을 근절하기 위해 사내 소셜 네트워크 ‘마크넷(MarkNet)’도 시작했다. 이제 글로벌 직원 3명 중 2명은 사업부나 지역, 직위에 상관없이 마크넷에 블로그를 올리고 다른 직원과 의사소통을 한다. 분기별 마케팅 위원회(Marketing Council)에서는 단일 사업 및 다양한 사업부를 아우르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한편 전세계 GE 마케팅 담당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와 기본 틀을 제공한다.
 
GE의 마케팅 혁신은 아직 진행 과정에 있다. 우리는 계속해서 새로운 가치를 시험하고 고객 지향적 경영 지수를 개발한다. 디지털 기술의 연결을 통한 신규 시장 창출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다수의 성공을 거두면서 추진력도 얻었지만, 조직 전체에 적용할 수 있는 마케팅 ‘황금 기준’을 찾는다는 궁극적 목표는 아직 달성하지 못했다. 마케팅의 힘을 활용하기 위한 여정은 계속되고 있다.
 
번역 |우정이 woo.jungyi@gmail.com
베스 컴스탁, 란제이 굴라티, 스티븐 리궈리
 
베스 컴스탁(Beth Comstock, bcomstock@ge.com)은 GE 부회장이자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임명된 GE 본사 최고마케팅경영자(CMO)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경영학 교수 란제이 굴라티(Ranjay Gulati, rgulati@hbs.edu)는 <조직 재편성을 통한 회복력 강화(Reorganize for Resilience)>를 저술했으며, 지난 10년 간 마케팅 및 전략 개발 부문에서 GE 경영진에 자문을 제공해왔다. 스티븐 리궈리(Stephen Liguori, stephen.j.liguori@ge.com)는 GE 글로벌 마케팅 담당 이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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