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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ing the Soft Side of Customer Service

서비스, 고객의 감정까지 설계하다

리처드 B. 체이스(Richard B. Chase),스리람 다수(Sriram Dasu) | 70호 (2010년 12월 Issue 1)

고객 서비스 부문의 혁신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서비스를 한층 빠르고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술 개선 혹은 과정 향상을 떠올린다. 지난 몇 년 동안, 각종 식당에서는 테이블 준비가 끝나면 대기 중인 고객들에게 신호를 보내주는 휴대용 기기를 제공했다. 또 슈퍼마켓에서는 고객이 직접 계산을 할 수 있는 셀프 계산대를 설치했다. 이와 같은 혁신으로 고객이 한층 간편하게 일을 처리하게 됐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서비스 조직들은 좀처럼 서비스 접점(service encounter)에 영향을 미치는 전반적인 심리 상태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다. 사실, 고객 경험 관리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기사나 책은 수없이 많지만 고객의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심리적 변수(긍정적인 경험을 정의하는 데 도움이 되는 미묘한 상승 효과)는 아직 채 정의조차 되지 않았거나 충분히 설명되지 않고 있다.(‘연구 내용’ 참조)
 
10년 전 필자들은 필자들이 서비스 설계의 마지막 변경(the last frontier)이라고 생각하는 ‘고객이 무의식적으로 서비스 상호작용을 경험하는 방식’에 관심을 갖게 됐다. 당시, 조직 문화 및 인사 관리에는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었지만 암시적이거나 심리적인 결과를 전달하기 위해 서비스 운영 및 과정을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에 관한 연구는 거의 진행되지 않고 있었다. 필자들은 초기 연구를 진행할 당시 인지 심리학, 행동 의사결정 분야의 주요 연구가들이 실험을 진행하고 이론을 세우는 과정을 통해 무엇을 발견했는지도 관찰했다. 필자들은 하라스(Harrah’s), MGM 리조트 인터내셔널(MGM Resort International), 델(Dell), 파머스 보험(Farmers Insurance), 시애틀 슈퍼소닉스(Seattle SuperSonics), 맥킨지(McKinsey & Co.) 등과 여러 차례 인터뷰 및 워크숍을 진행했다. 연구의 목표는 서비스 접점을 설계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필자들은 그 동안 필자들이 제안한 개념을 시험하기 위해 현장 실험을 진행해 왔다. 뿐만 아니라, 현재 이런 아이디어를 의료 부문에 접목하고 있으며 과정 및 시스템 재설계를 위해 여러 기업과 협력 중이다.
 
조직들은 서비스 접점의 결과를 평가하기 위해 비행기 정시 도착, 고객의 전화에 응대하는 데 걸리는 시간 등 구체적인 지표를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감정, 기분 같은 주관적인 결과들은 묘사하기가 한층 어렵다. 승객이 비행을 즐겼는가? 문제 제기를 위해 서비스 센터에 전화를 건 고객이 한층 기분이 나아진 상태로 전화를 끊었는가? 시스템 역학 및 과정 분석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를 통해 기업은 분명한 결과를 얻기 위해 운영 방식을 재설계할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행동 의사결정 연구, 인지 심리학, 사회 심리학 부문의 연구 결과는 서비스 공급자들이 서비스 접점의 심리적 측면 혹은 내포돼 있는 측면을 재설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지난 논문에서 필자들은 카너먼(Kahneman), 애리얼리(Ariely), 뢰벤슈타인(Loewenstein) 등 의사결정 연구분야 이론가들이 발표한 중요한 연구를 바탕으로 여러 개의 서비스 설계 원칙(service design principles)을 제안했다.1  가령, 필자들은 훌륭한 서비스 설계를 위해서는 서비스를 구성하는 일련의 사건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2  모든 요소가 똑같이 중요하긴 하지만 마지막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방법 또한 도움이 된다. 뿐만 아니라, 불쾌감을 야기할 수 있는 부분을 초기에 처리해 사람들이 앞으로 다가올 사건들에 대한 기대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논문에서 필자들은 고객이나 환자에게 기다리기를 요구하면 부정적인 감정이 생겨나게 마련이지만 사람들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기다리기를 요구하기보다 기다려야 할 시간을 모두 합해 단 한 차례만 대기하도록 요청하는 게 낫다는 사실 또한 지적했다. (기쁨은 나누고 고통은 통합해야 한다.) 이런 원칙 중 일부는 직관에 반대되며 일반적인 고객 조사 및 포커스 그룹을 통해서는 찾아낼 수 없다.
 
본 논문에서 필자들은 3개의 요인(감정, 신뢰, 통제)이 고객의 서비스 경험 평가 및 서비스 공급자에 대한 전반적인 견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았다. 이 요인들은 대부분의 서비스 접점에서 중요한 요소가 된다. 대부분의 경우, 감정과 신뢰, 통제는 경험에 대한 고객의 인식을 특정한 방향으로 몰아가거나 강화한다. 각 요인이 어떤 작용을 하는지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조직은 좀 더 긍정적인 서비스 결과로 이어질 새로운 제안을 만들어낼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감정(Emotions)감정은 기억, 서비스 접점에 대한 평가,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사람은 누구나 명료한 기억을 갖고 있다. 이 기억은 특정한 사건을 기억해내고자 할 때 활용된다. 뿐만 아니라 사람은 암시적, 혹은 무의식적인 감정의 기억을 갖고 있다. 감정적 기억은 특정 사건에 대한 감정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3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풍부한 감정을 느꼈을 때의 일화는 쉽게 기억해낼 수 있다.
 
신뢰(Trust)신뢰는 탄탄하고 영속적인 관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기본적인 심리 변수다. 신뢰가 없는 탓에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지지 않고 분노, 좌절 등 부정적인 감정만 생겨나는 경우가 많다. 신뢰가 있으면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통제(Control)환경에 대한 통제와 상황 변화에 대한 판단은 근본적인 심리적 요구다.4  연구 결과, 주위를 통제하고 있다는 기분(혹은 통제가 부족하다는 기분)이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이 심각한 질환을 앓고 있다거나 퇴직 자금의 가치가 급락했다는 사실을 깨닫는 등 부정적 사건이 발생하면 통제감(sense of control)이 약화돼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될 수 있다. 하지만 통제는 신뢰와 관련이 있다. 따라서 신뢰가 커지면 통제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를 약화시킬 수 있다.
ETC 설계
최근 몇 년 동안, 제조업체들은 생산 시스템에 새로운 생산 지식을 반영해 생산성 및 품질을 상당히 개선시킬 수 있었다. 서비스 공급자들도 심리적 지식을 고객 서비스 접점에 반영해 비슷한 수준의 개선을 이루어낼 수 있다. 필자들이 감정, 신뢰, 통제에 해당하는 영어단어 머리글자를 따 ‘ETC’라 부르는 요인들을 설계 변수로 적극 활용하면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감정 설계
기업들은 자사의 경쟁 입지를 보완할 감정을 선택하기 위해 노력한다. 필자들은 이와 같은 고차원적인 입지를 ‘감정 플랫폼(emotional platform)’이라 부른다. 미국의 보험회사 올스테이트(The Allstate)는 고객의 안도감과 충성심을 강화하기 위해 ‘안심하셔도 좋습니다(You’re in good hands)’라는 문구를 내걸고 있다. MGM 리조트 인터내셔널은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자사의 호텔 MGM 그랜드(MGM Grand)가 전율과 흥분을 안겨준다는 점을 홍보하기 위해 ‘최고의 베가스(Maximum Vegas)’라는 마케팅 문구를 내걸고 있다.
 
어떤 감정 플랫폼을 선택할지 결정을 내렸다면 해당 플랫폼을 추진하기 위한 과정, 사람, 물리적 자산에 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카지노 운영업체 하라스 엔터테인먼트의 경우를 보자. 엔터테인먼트/접대 산업에 속한다는 점으로 미뤄볼 때 하라스는 재미와 흥분을 감정 플랫폼으로 선택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하라스의 경영진은 자사에 가장 큰 가치를 안겨 주는 고객들이 재미와 흥분보다는 행운을 더욱 중요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카지노에서 돈을 딸 확률은 도박의 본질에 의해 결정되며 통제를 받기 때문에 하라스의 경영진은 고객들이 어떤 식으로 행운이라는 느낌을 경험하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었다. 하라스의 경영진은 도박꾼들이 미신을 믿을 뿐 아니라 자신이 정해 놓은 순서대로 일이 진행돼야 행운이 따른다고 생각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도박꾼들은 주차공간에서부터 사용하는 기계, 식당에서 대기하는 시간 등 모든 것을 통제하기를 원했다. 도박꾼들은 원하는 것이 제때 이뤄지지 않고 지연되면 반갑지 않은 장애물이 나타난 것으로 여겼다. 이런 사실을 깨달은 하라스는 최우수 고객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하라스의 맞춤형 서비스를 받는 고객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기계, 주차공간, 방을 직접 선택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식당에서도 별도의 공간에서 대기할 수 있으며 개개인이 선호하는 순서 및 특이한 방식을 이해하는 전담 직원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하라스는 방문 횟수가 잦은 고객이 잭팟을 터뜨릴 경우 90초 내에 전담 직원을 배치해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감정 추적 일단 어떤 감정 플랫폼을 활용할지 결정했다면 해당 플랫폼과 일치하는 방식으로 지속적으로 감정을 관리하기 위한 상호 작용을 설계해야 한다. 경영진은 이를 위해 과정 흐름, 거래 내역, 감정 간 변화 관계를 이해해야 한다.
 
대부분의 복잡한 서비스 상황 하에서 서비스 주기 단계와 제공되는 서비스 및 상품이 다를 경우 그에 따른 감정도 달라진다. 예를 들어 일반 병원을 생각해 보자. 건강한 아이를 출산한 부모의 감정 상태는 불과 얼마 전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의 친척들이 느끼는 감정 상태와는 매우 다를 것이다. 마찬가지로, 하와이로 휴가를 떠나는 승객들은 시카고에서 댈러스로 출장을 떠나는 승객들보다 들뜬 기분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
 
감정적으로 민감한 과정을 설계하기 위한 좀 더 미묘한 접근 방법을 개발하려면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동인(動因)을 이해해야 한다. 사람들은 대개 예상 결과에 변화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발견했을 때 감정적으로 대응한다. (그 변화가 잠재적인 것일 수도 있고 실질적인 것일 수도 있다.)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앞에서 달리고 있는 트럭이 위험천만하게 방향을 바꿔 앞쪽으로 끼어들면 사람들은 대부분 두려움을 느낀다.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보너스를 받게 됐다는 사실을 깨달은 직원은 기쁨을 느낀다. 감정의 강도는 대개 결과를 중요하게 여기는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평가이론(appraisal theory)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5개의 요인으로 인해 사람들은 특정한 감정, 혹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게 된다.5
 
1.결과의 변화가 상황 개선 혹은 악화를 야기하는 경우.
2.새로운 결과가 불이익이나 보상과 관련이 있는 경우.
3.새로운 결과가 확실하거나, 가능성에 불과한 상황인 경우.
4.원인이 되는 사건이 중요하거나 강력하며, 그 결과로 인한 변화에 대처하기 힘든 경우. 혹은, 사건이 매우 중요하지 않으며 변화에 대처하기가 쉬운 경우.
5.자신에게 사건 및 해당 변화에 대한 책임이 있는 경우. 혹은, 자신이 아닌 외부 담당자에게 해당 사건 및 변화에 대한 책임이 있는 경우.
평가 이론을 활용하면 체계적으로 고객 응대 과정을 분석하고 고객의 감정을 예측할 수 있다. 필자들은 고객의 기분을 묘사하는 서비스 업무 흐름도를 ‘이모션프린트(Emotionprint)’라고 부른다. 이모션프린트는 고객의 감정 상태가 서비스 주기 단계와 직접 관련이 있을 때 특히 유용하다. 예를 들어, 출산을 앞둔 부모는 2회에 걸쳐 감정이 최고조에 달하는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첫 번째는 태아의 초음파 사진을 볼 때고 두 번째는 갓 세상에 나온 아이가 첫 울음을 터뜨릴 때다. 다른 영역에서 이뤄지는 경험에도 제각기 나름대로의 패턴이 존재한다. 자신이 운전하는 자동차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을 때에도 대부분의 자동차 소유주들은 예측 가능한 사건과 감정 패턴을 경험한다.(‘자동차 수리에 따르는 감정 변화’ 참조)

감정에 대한 반응 각 서비스 단계에서 흔히 나타나는 고객의 감정을 정의했다면 적절한 서비스 반응을 설계할 수 있다. 관리자가 공유하는 정보, 피고용인의 태도 등이 반응에 포함된다. 호텔업계는 오래 전부터 안내 데스크 직원 및 벨보이가 손님들에게 환영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다른 서비스 업체들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요한 순간에 직원들이 내보여야 할 태도에 대한 규정을 미리 정해 두는 등 호텔의 접객 태도로부터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직원들의 태도는 여러 행위 혹은 행동으로 나눠진다. 예를 들어, 눈을 맞추는 행위, 고객을 향해 미소를 짓는 행위 등은 상대방에 대한 초대를 의미한다. 격려와 칭찬은 축하의 태도를, 경청 및 상냥한 어조는 상대방에 대한 이해를 의미한다.
 
고객과 기업 간의 거래 내역도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 벌써 네 번째나 대금이 잘못 청구됐다고 항의하기 위해 전화를 거는 고객은 대금 청구 오류를 처음으로 경험한 고객에 비해 한층 강렬한 감정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점으로 미뤄볼 때, 서비스 담당 직원들에게 기업과 고객 간의 관계에 대한 전반적인 그림을 제공하는 정보 시스템을 마련해 두는 게 특히 중요하다.
 
공감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객이 어떤 기분을 느끼고 있는지 인지해야 한다. 과거에 고객과 기업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고 있으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이 고객의 반응에 대비하고 고객이 특정한 감정을 느끼는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런 정보가 있으면 고객과의 상호작용을 좀 더 배려심 있게 설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콜센터에서는 특수한 권한을 갖고 있으며 고객 관리 역량이 뛰어난 서비스 담당 직원에게 전화통화를 연결해줄 수 있다. 출산을 앞두고 있는 부부와의 상호 작용 등 강렬한 감정을 느끼는 환자와의 상호작용에도 같은 논리를 접목할 수 있다.
 
임신한 여성들은 유전자 검사가 불안감을 야기할 수 있으며 유전적으로 기형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검사 결과가 나오면 강렬한 감정이 생겨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효과적으로 설계된 시스템을 도입하면 서비스 공급자가 상처 받기 쉬운 상태에 놓여 있으며 특수 직원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환자의 감정 상태에 대한 정보를 미리 제공받을 수 있다. 고객의 요구를 예상하는 역량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필자들은 여러 건의 포커스 그룹 연구를 진행하던 중 유산을 한 환자와 관련한 사례를 접했다. 유산 후 병원을 찾은 환자에게 간호사가 모유를 수유할 계획이냐고 질문했다. 이 병원은 이와 같은 서비스 실수를 막기 위해 환자 파일에 별도의 표시를 해서 의료진이 환자의 감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감정에 미치는 영향 서비스 조직은 과정 흐름 및 거래 내역을 감정과 연계시켜 부정적인 감정을 제한하고 긍정적인 감정을 강조할 수 있다. 극단적인 사례로 프로 스포츠 경기를 들 수 있다. 프로 스포츠 경기가 진행될 때 팀원들은 커다란 스크린 위에서 시기 적절한 메시지(예: ‘수비!’)를 던져 관객들의 몰입을 유도한다. 하지만 다른 서비스 조직들도 이런 기회 영역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이스트 로스앤젤레스의 화이트 메모리얼 메디컬 센터(White Memorial Medical Center)는 최근 환자의 대기 시간 및 지연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환자 추적 시스템을 도입했다. 환자의 대기 시간이 미리 정해 놓은 한도를 넘어서면 직원들이 환자에게 예상 대기 시간 및 지연 원인을 알려준다. 이 시스템을 도입한 덕에 화이트 메모리얼 메디컬 센터는 환자의 불만을 줄이고 전반적인 만족도를 높일 수 있었다.
 
대부분의 조직들은 서비스 주기 중 감정 상태가 격렬해지는 지점을 성공적으로 찾아내 적극 대응한다. 이 방법을 활용하면 긍정적인 감정이나 부정적인 감정이 강렬해지는 순간에 집중하고, 고객이 그러한 감정을 느끼는 원인이 자사 때문인지 혹은 외부 요인 때문인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객이 느끼는 감정에 상대적으로 쉽게 대처할 수 있다.(‘감정적인 순간 및 조직의 반응’ 참조)

어떤 서비스 기업에서든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의 대응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면 고객으로부터 강한 호감을 이끌어낼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그 동안 실패를 경험해 온 고객들의 감정 상태가 향상되기 때문에 이런 기회가 생겨난다.
 
지금 현재, 서비스 설계의 초점은 서비스 회복에 맞춰져 있다.6  하지만 서비스 기업들에는 고객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조금은 확실성이 떨어지는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진다. 예를 들어, 교통사고가 났을 때 운전자들은 보험회사가 아닌 교통사고라는 상황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관련된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하곤 한다. 이럴 때 보험사에는 고객에게 지지의 뜻을 전달해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최소한 보험담당자가 메모를 전달하거나 전화를 걸어 걱정하는 마음을 전달할 수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갈 수도 있다. 올스테이트의 보험가입자는 추가 요금을 지불하고 보험 약관에 특별 조항을 넣을 수 있다. 특별 조항을 넣을 경우 올스테이트 보험가입자의 잘못으로 사고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사고 발생 사실을 보험금에 반영하지 않고 보험료를 과거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 비슷한 방식으로 긍정적인 감정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도 많다.7  고객의 긍정적인 경험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레스토랑에서 고객의 생일을 챙겨주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뢰 설계
일관성 있는 성과도 신뢰 구축에 커다란 도움이 된다. 뿐만 아니라, 식스 시그마(Six Sigma)와 같은 전통적인 운영 관리 접근 방법도 중요한 동인이 될 수 있다. 서비스 공급자가 결과를 완전히 통제할 수 없으며 고객이 서비스 공급자의 지식이나 기술을 평가할 수 없는 입장일 때 신뢰의 필요성이 특히 중요해진다. 전문적인 서비스가 종종 이런 경우에 해당된다.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받는 고객들은 서비스 공급자가 고객을 상대하기에 적절한 기술, 동기, 자원을 갖고 있는지에 관한 타당한 질문을 던진다.
 
고객들이 서비스 공급자의 동기를 평가하는 방식과 서비스 공급자의 역량을 평가하는 방식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대부분의 전문적인 서비스의 경우 역량보다는 동기를 판단하기가 한결 수월하다. 동기에는 태도가 반영돼 있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내용 관련 실수는 우연, 혹은 관련 없는 원인의 결과(따라서 한층 더 용서가 쉽다)로 여겨진다. 고객의 주문을 제대로 처리하지는 못했지만 성실한 서비스로 실수를 보상한 웨이트리스가 실수를 저지르지는 않았지만 무관심해 보이는 웨이트리스보다 더 많은 팁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것이 바로 서비스 회복 능력이 우수할 때 고객의 충성심이 커지는 이유다.
 
신임장, 증명서, 추천서 등이 신뢰 수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상대의 행동, 문제 해결 역량, 명료한 의사소통 능력, 부수적인 업무 수행 능력 등 다른 기준을 근거로 판단을 내리는 고객도 많다. 예를 들어, 어느 컨설팅 업체가 맡은 핵심 업무는 고객사에서 운영하는 콜센터를 개편하는 일이지만 고객 회의의 세부 사항을 관리하는 것 또한 업무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해 보자. 이때 고객 회의의 세부 사항을 효과적으로 관리해 내면 후광(後光) 효과가 발생해 해당 고객으로부터 다른 컨설팅 업무를 따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사실 고객들은 전반적인 역량, 전문성 등을 평가하기 위해 반응 시간 등 부수적인 과정 변수를 활용하기도 한다. 판단의 기준이 되는 또 다른 과정 변수를 살펴보자.
 
프로의식이 느껴지는 외모 고객이 겉으로 드러나는 단서를 바탕으로 판단을 내리는 경우도 많다. 한 연구에서, 연구 대상들은 사무실을 지저분하게 사용하는 여행사 직원이 사무실을 깔끔하게 사용하는 여행사 직원보다 역량이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했다.8  개인의 외모 또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의사에 관한 한 연구에서는 환자들이 지나치게 캐주얼한 복장을 한 의사보다 프로다운 복장을 한 의사를 더욱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환자들은 의사다워 보이는 복장을 하고 있는 의사의 지시를 더 열심히 따른다고 한다.9
 
명확한 의사 전달 모든 직업에는 전문가들 간의 풍부한 의사소통에 도움이 되는 전문 용어가 있게 마련이다. 전문가의 설명이 불충분하게 느껴질 때 고객들은 전문가의 자질에 의문을 제기한다. 하지만 전문가의 설명이 지나치게 복잡할 때에도 고객들은 불만을 제기한다. 핵심은 가능한 명료하게 고객에게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다.
 
적극적인 참여 고객은 서비스 공급자의 동기를 지속적으로 관찰한다. 공급자의 동기가 부족해 보이면 서비스 공급자의 역량에 대한 고객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서비스 공급자는 자사가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직원을 배정하는 방식에 대해 고객이 무관심하다는 평가를 내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페덱스(FedEx)는 널리 알려진 수화물 추적 시스템을 이용해 고객에게 주문을 처리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페덱스처럼 고객 주문을 처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확인시켜 보여줄 수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된다. 필자들은 이를 ‘관심 요인(We’re on it! Factor)’이라고 부른다. 여러 연구를 통해 의료 부문에서 적극적인 참여와 경청이 중요하다는 사실이 이미 입증됐다.10  파머스 보험은 고객이 보험금 청구 담당자가 충분한 노력(동기부여를 근거로 한 신뢰의 한 측면)을 기울이고 있다고 판단할 때 보험금 청구 과정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고객은 담당자의 참여 수준, 담당자의 적극적인 태도 등을 바탕으로 담당자의 노력을 평가한다.
 
현명한 후속 조치 사소한 행동이 서비스 제공자의 동기에 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계약상의 의무를 완수한 후에 고객과의 관계를 관리하기 위해 취하는 후속조치도 이에 포함된다.
 
호감 고객관계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고객으로부터 확신과 신뢰를 얻고자 할 때 인간관계의 친근함 및 호감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사실, 호감은 매우 복잡한 감정이다. 호감은 친절, 다양한 가치의 조화, 언어 등 다양한 변수로 구성되며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때에는 유사한 배경도 호감을 불러 일으키는 데 중요한 작용을 한다.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을 택하려는 의지 대부분의 서비스 상황에서 서비스 공급자는 권력 및(혹은) 정보의 측면에서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되는 반면 고객은 불리한 입장에 서게 된다. 필자들은 지배적인 입장에 서 있는 쪽이 상대의 취약성을 악용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낼 때 신뢰 수준이 상당히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반납 시간이 지연되더라도 별도의 비용을 청구하지 않는 렌터카 업체, 혹은 수익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는 상품을 구매하지 말 것을 조언하는 판매사원 등은 추가로 몇 푼 더 벌 수는 없다. 하지만 감동을 느낀 고객이 충성심을 갖고 주변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등 돈 몇 푼보다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너무 많은 것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이런 방식을 택하지 않는 서비스 공급자들이 많다. 하지만 프로그레시브 손해보험회사(Progressive Casualty Insurance)와 같은 업체들이 경쟁업체의 보험 가격을 언급하거나 의료 전문가가 환자들에게 제2의 의견을 구해볼 것을 권하는 일은 이익이 손해를 능가할 거라는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통제 설계
서비스 접점의 결과나 과정에 불확실성이 내포돼 있는 경우 고객들은 통제력 상실을 경험한다. 서비스 공급업자들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방식으로 통제를 설계한다. 첫째, 서비스 전달 과정 일부에 대한 행동 통제(behavioral control)를 허용한다. 둘째, 고객이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없는 경우라 하더라도 인지 통제(cognitive control)을 통해 시스템이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지 고객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투자자들이 은퇴 후 투자를 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환자가 직접 자신의 식사 스케줄을 결정할 때, 혹은 케이블 방송 가입자가 원하는 채널 및 집에서 즐길 오락용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경우에 행동 통제가 가능해진다. 대개 서비스가 즉각적으로 제공되지 않을 때 고객은 행동 통제 및 서비스가 제공되는 순간을 결정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싶어한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고객들은 온라인상에서 기다리는 것보다 오프라인상에서 기다리는 쪽을 한층 더 편하게 받아들인다. 인지 통제는 과정이나 결과에 대한 정보를 고객에게 전달할 때 발생한다. 항공사에서 비행 지연 공고를 내면 인지 통제가 복구된다.
 
결과 정보 인지 통제 관리의 핵심은 고객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고객에게 가능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면 그만큼 많은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고 해서 반드시 상황이 더 좋아지는 게 아니며 오히려 악화될 때도 있다. 예를 들어, 죽음을 코앞에 둔 환자 중에는 예후(豫後)를 궁금해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마찬가지로, 최근 주식 시장이 급락한 이후 많은 투자자들은 주식 시장에 투자한 퇴직금의 가치가 줄어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싶어하지 않았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강렬한 감정을 자아낼 수 있는 사건을 다룰 때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이런 때에는 상대방에게 얼마만큼의 정보를 얻고자 하는지 선택의 기회를 줄 수 있다. 원하는 양의 정보를 선택하고자 할 때에는 인터넷 웹기술이 도움이 된다. 인터넷 웹기술을 활용하면 고객이 감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을 바탕으로 얼마나 많은 정보, 혹은 얼마나 적은 양의 정보에 접근할지 선택할 수 있다.
 
과정 정보 결과에 관한 자세한 정보를 원하지는 않지만 과정에 대해서는 가능한 많은 정보를 얻고자 하는 사람도 있다. 서비스 시사회를 통해 과정에 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서비스 시사회를 진행하면 서비스의 부정적인 측면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고 긍정적인 측면에 대한 기대를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소재 의료 서비스 업체 카이저 퍼머넌트(Kaiser Permanente)는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에게 앞으로 진행될 치료 과정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세미나를 운영한다. 방콕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세계 각지에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계적인 종합병원 범룽랏 국제 병원(Bumrungrad International Hospital)은 병원 이용을 고려하는 이들을 최근에 진료를 받은 비슷한 배경의 환자들과 연결시켜준다. 이 과정을 통해 환자들은 자신의 요구에 맞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통제 및 의사 결정 결과 및 과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면 주요 우려사항 중 일부를 해결할 수 있을 뿐이다. 통제와 관련된 또 다른 중요한 문제는 바로 고객과 서비스 공급자 사이에서 의사 결정권을 분배하는 방식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어떤 결정권을 고객에게 넘겨야 할까? 예를 들어, 점차 많은 자동차 보험회사들이 고객과의 관계를 정의할 때 의사 결정권을 분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아가고 있다. 예를 들어, 프로그레시브 손해보험회사는 고객에게 안내(concierge)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안내 서비스를 구매한 고객이 교통사고를 내면 프로그레시브 손해보험회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수리 과정을 직접 처리한다. 일반 보험 가입 고객은 사고가 났을 때 직접 자동차 수리업체를 선정하고 모든 일을 직접 처리해야 하지만 안내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모든 일을 보험회사에 위임하면 된다. 필자들은 연구를 통해 결정의 중요성 및 고객의 지식 수준에 따라 의사 결정권에 대한 고객의 선호도가 결정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고객은 대개 자신보다 전문성을 갖고 있는 서비스 공급자에게 의사 결정권을 양보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결정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약할 때에 서비스 공급자는 고객에게 의사 결정권을 넘겨 한층 더 커다란 통제감을 안겨 준다.(‘의사 결정권 할당’ 참조) 양극단의 중간쯤에 해당되는 상황이 벌어졌을 때에는 세분화된 접근 방법을 사용하는 게 도움이 된다. 서비스 공급자는 고객에게 선택권을 주었을 때 발생하는 비용과 고객에게 통제감을 느끼게 해 주었을 때 발생하는 이익을 잘 비교해 봐야 한다. 필자들은 많은 기업들이 선택권을 주었을 때의 비용을 과대평가하거나11  통제를 원하는 고객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는 등 둘 사이의 균형을 찾는 데 실패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의료 부문에서 의사들이 의사 결정권에 대한 환자의 요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탓에 의사 결정에 대한 환자의 통제 욕구가 충족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는 사실이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우수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조직이라면 서비스 과정을 개편할 기회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과거 업무흐름과 공급망을 수정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것처럼 고객 관리의 ‘소프트 사이드(soft side)’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조직 문화, 혹은 일부 현장 근로자들의 영웅적인 행동만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 거라고 가정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대신, 관리자들은 마치 엔지니어들이 작업을 할 때 물리적인 측면에 접근하듯이 서비스 접점의 감정, 신뢰, 통제와 관련된 심리적인 측면을 주의 깊게 재고(再考)할 필요가 있다. 은행 업무를 처리하고 병원 기록에 접근하기 위한 이동통신 기술 등 일부 영역은 기술 혁신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서비스 공급자가 고객의 감정적인 요구와 더불어 고객이 어떤 종류의 서비스와 관심을 원하는지 명료하게 이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리람 다수(Sriram Dasu)는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마샬 경영대학원(Marshall School of Business)의 정보/운영 부교수다. 리처드 B. 체이스(Richard B. Chase)는 마샬 경영대학원에서 운영 관리를 가르치는 저스턴 다트(Justin Dart)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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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이 글은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10년 가을호에 실린 스리람 다수, 리처드 B. 체이스의 글 ‘Designing the Soft Side of Customer Service’를 번역한 것입니다.
  • 리처드 B. 체이스(Richard B. Chase) 리처드 B. 체이스(Richard B. Chase) | 마샬 경영대학원 저스턴 다트(Justin Dart)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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