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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vard Business Monday Morning

조직의 성장을 가로막는 경영자

브레트 마틴 | 60호 (2010년 7월 Issue 1)
조직의 성장을 가로막는 경영자
어쩌면 당신이 경영하는 회사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건 정작 당신 자신일 수 있다. 창업을 하고 회사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는 과정에는 열정적으로 전술적 실행에 집중하는 경영자의 태도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우리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바로 그 경영 스타일이 더 큰 성장의 발목을 잡을 때도 많았다. 하루하루의 전투에 집중하다 성장하는 회사에 걸맞은 경영 스타일을 확립하지 못하는 경영자가 의외로 많다. 운수업체인 매리타임X를 보자. 그리스 출신의 두 죽마고우 아리스와 스타브로스의 동업으로 출발한 이 조그만 회사는 곧 25명의 직원을 거느리게 됐다. 문제는 매출이 3년 연속 900만 달러에 그쳤다는 점이다. 뭐가 문제였을까. 매리타임X의 업무 처리 방식을 보면 이유는 명백했다. 고객의 요구는 반드시 창업자 둘 중 하나의 손을 거쳐야 했다. 그러니 두 사람이 업무 시간 내내 새로운 비즈니스를 검토해도 한번에 처리할 수 있는 계약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정작 높은 수익을 내는 특수 임대 사업, 선박 평가 서비스 사업 등에는 손도 대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결국 매리타임X의 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아리스와 스타보로스 두 사람으로 판명이 났다. 이들은 양자택일의 중대 길목에 서 있었다. 서비스의 질을 훼손하거나 주요 고객과의 관계를 망칠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사업을 확장할 것인가? 아니면 창업자가 손수 나서는 감동적인 서비스를 지속하면서 작은 성공을 계속 영위할 것인가? 성장과 조직 장악 중 어떤 게 더 중요할까?
 
“성장과 조직 장악 모두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정답이다. 흔히 아래의 3가지 이유를 들어 양자택일의 정당성을 펼치는데 사실 이는 설득력이 없다.
 
1.의사 결정권자라는 이유: “최종 의사 결정권자로서, 내가 빠짐없이 챙겨야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 수 있지 않나?”
 
사실이 아니다. 의사 결정과 정보는 가능하다면 언제든지 조직 하부로 내려 보내는 게 좋다. 이를 통해 기업가는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릴 수 있다.
 
2. 품질 관리라는 이유: “아무래도 능력도 떨어지는 아랫사람들이 업무를 처리하면 결과가 좋을 리 없지.”
 
역시 사실이 아니다. ‘피할 수 있는’ 실수를 저지르는 직원들을 바라보며 흐뭇해 할 창업자는 없다. 하지만 능력 있는 경영자가 되려면 ‘완벽 추구’야말로 ‘개선의 적’이자 더 나아가 ‘성장의 적’이라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성공적인 기업가는 직원들을 잠재적인 어려움에 대비해 강하게 훈련시키고 그들이 실수를 통해 배울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둔다. 왜냐하면 이 길만이 미래의 실패를 예방하는 유일한 방안이란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3.매출이라는 이유: “직원 연수에 쏟아 붓는 시간이 아깝지.”
 
어떤 의사결정이든지 자신이 직접 손대는 일을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까? 자신의 경영 스타일을 ‘하는 사람(doer)’에서 ‘코치(coach)’로 진화시키지 못하는 기업가들은 결코 새로운 기회를 찾을 자원을 확보하지 못한다.
 
시인이 추천하는 생산성 향상 방법
10년 전 새 직장에 근무하기 시작한 나는 임원과 함께 회사 곳곳을 돌아보면서 사람들과 인사를 하고 있었다. 때마침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는 한 동료를 소개받았다. 그의 자리를 지나자마자 같이 있던 임원이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저 친구는 참 사람이 좋아. 그런데 조금 시인 기질이 있어.”
 
나는 그 임원에게 반문했다. “도대체 무슨 말씀이신지…” 솔직히 그 임원의 평가가 시를 깎아 내리는 듯한 태도가 아닌가 싶어 내심 발끈한 상태였다. 게다가 새로 소개 받은 동료에 대해서도 할 말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임원의 답변은 이랬다. “생각은 많은데 정작 내놓는 결과물은 많지 않거든. 그렇지만 함께 일하기는 편하지.”
 
나는 직장에서 일 많이 하는 사람으로 정평이 나 있다. 하지만 시간이 나면 시를 쓴다. 그 임원과는 달리 나는 내 직업과 내가 시를 쓰는 일이 서로 아무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솔직히 말해 나의 시적 감수성이야말로 내 생산성의 원천이다. 단순 반복적인 일이나 하루의 일과 계획을 세우거나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중요한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하거나 직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생산적인 노력은 시 창작과 깊은 연관이 있다. 그 공통점은 다음과 같다.
 
1.흥미로운 도입부: 어떤 일을 하건 첫 발자국이야말로 중요하다. 맡은 일의 특성과 관련된 흥미로운 요소를 찾아서 시작해야지 흥미를 잃게 하는 출발이 돼서는 곤란하다. 나는 웃음을 유발하는 잠재성이 있는 특이한 점이 있는지 찾아보는 편이다.
 
2.깜짝 놀라게 만드는 요소: 다음에 뭐가 나올지 예측이 가능하다면 생기 있는 노력이 나오기 어렵다. 정해진 각본에 따르기보단 과정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해보자. 정상 경로에서 이탈하게 되는 우회로와 속도가 절로 나는 뜻밖의 경로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시인들은 이런 때를 ‘기분 좋은 사고’라고 부른다.
 
3.반복은 지겨운 게 아니라 즐거운 일: 어떤 노력이든 반복이 필요하다. 중요한 건 우리가 계속 앞으로 가고 있다고 느껴야 한다는 점이다. 같은 일을 세 번 이상 하는 일이 의외로 효과가 있을 때가 많다.
 
4.마무리는 또 하나의 시작: 탈진해 버리는 일과 활력에 찬 상태로 행동하는 일은 전혀 상반되는 게 아니다. 감동적인 시를 지으려면 고된 창작의 과정을 겪어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일을 배우고 다음 단계로 기꺼이 나아갈 수 있다.
 
물론 모든 업무를 예술 창작처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과정은 매우 비슷하다. 개인적 도전 과제를 정하고 이를 성취해 나간다면 우리는 업무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당신의 일을 대하는 사람들에게도 그 느낌이 고스란히 전달된다는 사실이다.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이 발행하는 뉴스레터 에 실린 브레트 마틴 & 타노스 파파디미트리우의 글 ‘ARE YOU THE BOTTLENECK IN YOUR ORGANIZATION?’과 스티븐 드마이오의 글 ‘PRODUCTIVITY POINTERS - FROM A POET?’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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