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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유효한 피터 드러커의 나침반

로자베스 모스 캔터 | 45호 (2009년 11월 Issue 2)
만약 우리가 피터 드러커의 지혜를 빌릴 수 있었다면 오늘날 전 세계를 어지럽히고 있는 수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회계 부정과 금융위기의 여파로 실추된 기업의 신뢰감을 회복하는 법, 회사 재정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유능한 인재를 채용하고 그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법, 지구 온난화, 복지, 공교육과 관련된 각종 사회 문제를 해소하는 법, 중앙아시아와 중동 등 분쟁 지역을 다루는 법 등을 찾는 데 도움을 얻었을 거란 뜻이다.
 
만약 지금 피터 드러커가 살아 있다면 이런 시급한 현안에 대해 뭐라고 말할까? 아마 그는 “내가 전에 그렇게 말하지 않았는가”라는 말로 입을 뗄 것이다. 그에게는 분명히 그렇게 말할 자격이 있다. 그는 선견지명이 빛나는 저술들을 통해 주목할 만한 변화, 다가오는 재앙에 대해 지적했다. 또 ‘단절’이라고 일컬은 여러 사건들에 주목하며 기업을 둘러싼 정황을 폭넓은 시각으로 읽어냈다.
 
드러커는 미래에 일어날 재난의 조짐은 현재에 반영되어 있다는 사실에 입각해 아마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근본 시스템을 점검해보라.” 그는 한 개인을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하거나 비난하지 않았다. 대신 기업의 조직, 절차, 규범, 관행 속에서 근본 원인을 찾으려 했다. 그는 기업의 궁극적인 목표를 염두에 둔 채 회사의 체제를 변혁해야 할 책임을 경영진에게 돌렸을 것이다. 그리고 경영진들에게 다음과 같은 다소 도발적인 질문을 던졌을 것이다. “당신의 회사의 사명은 무엇인가? 당신이 지금 중단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단기 효율에 대한 집착 때문에 장기 효율이 위협받고 있는 부문은 어디인가? 당신의 목표와 기본 원칙은 무엇인가?”
 
 

 
필자가 피터 드러커와 처음 조우한 것은 25년도 훨씬 넘은 사회 초년생 시절이었다. 당시 필자는 브뤼셀에서 열린 좌담회에 그와 함께 패널로 참석했었다. 그때의 인연이 그가 세상을 떠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필자는 최근 출간한 <슈퍼 기업(SuperCorp)>을 집필하기 위해 여러 나라에서 조사를 벌이면서 그의 족적들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세계 곳곳, 특히 아시아의 관리자들은 그들의 기업이 잘 굴러갈 수 있도록 하고 그들의 나라가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피터 드러커와의 만남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미래를 내다본 피터 드러커의 경고
드러커는 변화하는 세상에서 버텨낼 수 있도록 조직을 이끄는 일이 앞으로 관리자의 중요한 역할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가 예견한 주요한 사안들을 몇 가지 살펴본다.
 
보너스 대란 그가 살아 있었다면, 과도한 보너스가 최근에 발생한 금융 위기에 일조했다는 사실에 그리 놀라지 않았을 것이다. 1980년대 중반 그는 지나치게 높은 경영진의 보너스에 대한 일반의 원성에 대해 이미 경고한 바 있다. 이는 2008년 은행들의 잇단 부도 이후 미국 정부의 주요 논제가 된 사안이기도 하다. 피터 드러커는 이미 20년 전에 최고 경영진과 말단 직원의 보너스 비율이 40:1이라는 점을 지적했었다. 그가 사망하기 직전에 이 비율은 무려 400:1에 도달했다.
 
드러커는 부의 축적을 반대하지는 않았지만, 기업과 사회의 활동에 있어 실용주의적 입장을 취했다. 그는 동기 부여와 보상을 통해 직원들의 활동을 원활히 하는 게 경영진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또한 임금은 성과에 연동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이 믿음은 그의 실용주의 경영 철학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목표관리 경영(MBO)의 핵심 요소였다. 그의 말을 귀담아 들었더라면 월스트리트 전반이나 AIG 같은 회사가 성과와 연동하지 않은 터무니없는 액수의 보너스를 지급하지 않았을 것이다.
 
드러커는 회사 내에서 점점 비중이 커져가고 있는 지식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돈이 아닌 목적 의식에 의한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성과를 넓은 의미로 정의하여 주주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책임까지 아우르는 개념으로 보았다. 그는 기업의 장기적인 안녕을 보장하고 미래를 위협하는 단기적인 이익을 지양하는 것이 경영진의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자동차 업계의 재앙과 창조적 파괴 드러커는 제너럴 모터스(GM)의 설립 초창기에는 분산화된 조직 구조를 높이 평가한 바 있다. 그는 후일 이 회사의 몰락을 거의 예견하다시피 하기도 했다. 수년 전 그는 GM의 경영진이 화려했던 과거의 영화에 사로잡혀 ‘지금 중단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라는 그의 잘 알려진 질문을 던져보지 않는다면 어려움에 빠질 거라고 경고했었다. GM은 혁신의 필요성을 깨닫지 못한 대표 사례였다. GM의 조직 구조는 매우 경직됐고, 최고 경영진들은 변화를 모색하지 못했다.
 
드러커는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 어릴 적부터 아버지의 친구인 조셉 슘페터의 영향을 받고 자랐다. 조셉 슘페터는 창조적 파괴라는 개념으로 여러 세대의 기업가들을 정의한 경제학자였다. 혁신과 기업가 정신은 피터 드러커 이론의 구심점이었다. 드러커는 효율과 효과의 개념을 이렇게 구분했다. 효율은 관리자들이 같은 업무를 하는 데 더욱 적은 노력 혹은 낮은 비용을 들임으로써 달성할 수 있는 일을 뜻한다. 효과는 올바른 목표를 세우고 주어진 조건의 변화에 따라 조직을 변혁하는 일을 뜻한다.
드러커는 현대 사회를 ‘단절의 시대’로 지칭했다. 이 시대에 기업인들이 사회 변화를 앞서서 내다보겠다는 의지를 가진다면 조직을 창조하거나 변혁할 중요한 기회를 찾아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래를 예견하는 최선의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보다는 사회를 강조한 그의 이론에 주목해보자. 드러커는 혁신가라면 시장 조사에서 아직 드러나지 않는 충족되지 못한 욕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했다.
 
드러커의 이론에 따르면 GM과 같은 회사는 단순히 효율을 2배로 늘리고 비용을 낮추면서 낡은 관행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었다. GM은 조직 전체에 획기적인 변화를 꾀했어야 했다. 몇몇 차종이나 딜러 업체에 주력한다거나, 미국인들이 원하는 차량 생산이라는 과거 원칙으로 돌아가는 방법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던 것이다. 업계 환경과 사회적 요구가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에 예전 방식으로 돌아가는 게 무의미해지고 완전히 새로운 방법을 추구해야만 하는 상황이 있다.
 
브랜드별로 분리된 GM의 구조는 회사의 획일화를 막는 데에는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회사 발전에는 오히려 장애 요소로 작용했다. 각 사업부가 경직된 조직으로 변하고 상품을 대거 양산하는 데만 관심을 가짐으로써, 결과적으로 총 비용을 증가시켰기 때문이다. 드러커는 정보화 시대에 맞춰 기업들이 경영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특히 모호성을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현대 기업의 과제는 급속도로 변화하는 세계에서 번영할 수 있는 조직을 창조하는 것이다. 복잡한 신호들이 혼재하는 세계에서는 민첩성이 생존의 조건이며, 혁신이 성공의 열쇠다.
 
신흥 경제국 드러커는 세계 경제를 지배하는 미국이 신흥 경제국들의 도전을 받게 될 거라고 경고한 바 있다. 특히 신흥 경제국들이 정작 미국인들이 잊어가고 있는 미국식 경영 방식을 도입하고 있음을 목격했다. 필자는 <슈퍼 기업>을 집필하기 위해 모범이 될 만한 기업으로 일본의 전자부품업체 옴론(Omron)을 선택했다. 조사 차 교토에 갔을 때 필자는 드러커가 얼마나 멀리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이 있었는지를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옴론의 경영진들은 드러커와의 일화를 간직하고 있었다. 1959년 드러커는 옴론의 창업자인 카즈마 타테이시(立石一眞)를 만났고 회사를 위해 그가 수립한 가치와 원칙들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타테이시는 사회의 요구를 감지함으로써 끊임없는 혁신과 지속적인 진보를 추구할 수 있는 조직 체계를 강조했다. 피터 드러커는 그의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일본에 옴론 같은 회사들이 많이 있다면 일본이 곧 주요 경제대국이 될 거라고 적었다.
 
신흥 경제국에서 피터 드러커가 영웅으로 추앙받는다는 사실은 그리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 이러한 국가들에는 그의 이론을 공부하는 학술 단체들이 많이 있다. 그는 신흥 경제국 기업가들에게 부족주의에서 협동조합주의로, 가족 기반 운영에서 전문 경영 체제로 나아갈 이론적 기반을 제공했다. 신흥 경제국 기업들이 국제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셈이다. 효과적, 전문적으로 운영되는 기업의 부상은 신흥 경제국의 중산층을 대거 양산했고 정치 체제에도 변혁을 가져왔다.
 
제3의 부문 드러커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미국인이다. 그는 비즈니스 그 자체나 이익을 성공의 주요 지표로 보지 않았다. 대신 어떻게 하면 기업이 그들의 목표를 가장 잘 성취할 수 있을까에 집중했다. 그는 자발적 비영리 단체들로 이뤄진 시민 사회를 기업과 국민 모두가 번영할 수 있는 토대라고 평가했다. 이들이 보건, 교육, 복지 증진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드러커의 저술을 보면 그가 권력의 중앙화를 불신했고, 관료주의를 경직성의 근원으로 봤다는 사실이 확연히 드러난다.
 
하지만 그는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는 분명한 정의를 내리지 않았다. 드러커는 근로자들, 특히 강요에 의해 통제되지 않는 지식 근로자들의 자발적 행동을 믿었다. 그는 사회적 목표 달성을 위한 사명을 띠고 비영리 단체를 조직하거나 이에 참여하는 의식 있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활동을 믿었다. 그는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금전 이익을 넘어서는 동기를 부여하려면 비영리 부문에서 많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그는 미국과 같은 나라들이 비영리 단체와 공동체의 책임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하고 있다고 여겼다.
 
 
드러커가 들려준 교훈들

 
사회 트렌드를 읽어내고 다가오는 문제들을 예견하는 드러커의 놀라운 능력은 마법이 아니었다. 그는 가설을 실험하는 일보다 이야기를 찾아내는 데 많은 관심을 가졌다. 그는 기업을 사회의 맥락 속에서 보았고, 사회를 다양한 목적을 가진 조직들의 집합체로 간주했다. 일부에 집중하기보다는 모든 유형을 조망함으로써, 전체적인 연관성을 파악할 수 있었고, 한 분야에서의 작은 변화가 다른 분야에서의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는 혁신가의 탁월한 감각을 지니고 있었다. 드러커는 당대에 가장 존경받는 경영의 대가였다. 드러커 본인은 이 호칭을 싫어했지만 평생 그렇게 불렸다. 각계의 최고 경영자들은 그의 조언을 구했고 그의 책들은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분명 피터 드러커도 맹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저술을 명징하게 만들어준 합리성은 동시에 그의 한계이기도 했다. 드러커는 논리성만 있으면 설득력을 확보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 듯하다. 그는 목표를 믿었다. 관리자들이 일단 목표를 제대로 설정하기만 한다면 올바른 길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목표관리 경영의 ‘목표’가 경영진의 목표와 동일하더라도 노력만 있다면 이로 인해 나타나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
 
이러한 믿음으로 그는 편견, 인습, 사내 정치, 잔존하는 부족주의, 권력 추구, 탐욕 등이 인간의 판단력에 미치는 악영향을 과소평가하기 시작했다. 그는 효과적인 비영리 단체를 이끄는 여성들에게는 찬사를 보냈지만, 기업과 정부의 지도층에 편입되기 위해 여성 및 소수민족들이 벌이는 분투는 간과했다. 그는 미국 정치의 당파 싸움, 무슬림 국가들의 근본주의가 가지는 폭력성, 종교가 사회적 긴장을 야기하는 상황 등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드러커의 세계는 감성보다는 개념이 우세한 세계다. 때문에 그가 남긴 업적들은 정치력이나 감성이 이끄는 상황에서는 별다른 지침을 제시해주지 못했다.
 
일부 경영자들은 드러커의 저술에서 자신이 원하던 메시지만 얻고 나머지는 버렸다. 목표관리 경영에 대한 그의 이론은 특히 많은 경영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기업의 목표, 기업이 중단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가에 대한 그의 단순한 질문들은 많은 회사들이 가망성 없는 사업 부문을 정리하고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정비하는 데 힘을 실어줬다. 또한 명확한 목표와 실적 산정, 전문적인 경영 기법 도입을 통한 기업의 효율성 개선 또한 많은 기업들이 기꺼이 행동에 옮긴 그의 이론이었다.
 
그러나 드러커의 업적 중에서는 중요성 측면에서는 이에 뒤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기업 내부에 깊숙이 정착하지 못한 이론들도 있다. 대표적 예가 ‘기업은 자사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넘어서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그의 생각이다. 오직 소수의 경영자들만이 드러커가 준 교훈을 모두 귀담아듣고 형식적인 말 이상의 사회적 책임감을 보이는 행동을 취했다. 드러커는 책임 경영이야말로 단순한 의미의 직업이 아니라 명예로운 소명이라고 설파했다. 그는 기존 체제를 타파할 책임을 관리자들에게 돌리지 않았다. 대신 항상 시스템을 문제의 근원이자 해법으로 지적했다.
 
드러커는 명령에 의해 움직이거나 통제받지 않고 자신의 의지를 표명하며, 관리하기도 까다로운 지식 근로자의 출현을 세상에 알렸다. 그는 변화를 믿었다. 또한 회사의 지속성을 희생하면서 경영진의 임기를 영속화하는 제도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이는 2000년대 초반의 실패 사례들을 간과한 기업들이 깊이 새겨야만 했던 교훈이었다.
 
 
미래를 위한 나침반
드러커는 정보화 시대로 향하는 길을 이끌었던 산업화 시대의 지식인이었다. 그는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기계가 아닌 사람은 권한 위임이 가능한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맹목적인 시장 합리주의가 아니라 목적을 파악하고 그에 근거한 목표를 수립함에 따른 ‘올바른 사고’를 신봉했다. 그는 합리성보다는 자발적 의지를 믿었다. 드러커는 조직의 범위가 쉽게 정의되고 유지될 수 있는 세계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드러커의 시대는 그가 경영의 핵심이라고 여긴 목표 수립과 조정이 명확하게 이뤄지는 시대였다. 그러나 합작, 제휴, 자정적인 비즈니스 생태계, 자생적 네트워크가 혼재된 오늘날에는 이러한 범위가 점점 불분명해지고 있다. 조화와 조정은 점점 어려운 일로 변모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면에서는 바로 이 변화가 드러커의 통찰을 더욱 가치 있는 통찰로 만들고 있다. 목적 의식과 공동 가치는 사람들이 효과적으로 함께 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지식 근로자가 20세기에 부상했다면, 21세기에는 통합적인 사고를 증진하고 서로 다른 분야와 전문성을 뛰어넘어 협력을 이끌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단순한 조정이 아닌 협력을 도모하는 일이 경영자의 핵심 임무인 셈이다.
 
그가 태어난 지 1세기가 지난 지금 드러커는 과연 미래에 관해 뭐라고 말할까? 그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의 중요성을 가르쳤던 학자였다. 우리는 지금도 그의 저술에서 현재의 문제와 미래의 도전에 대해 생각하는 방법을 추론해낼 수 있다. 신뢰감을 회복하려는 기업에게 그는 ‘관리자들은 수수방관하다 정부의 과잉 규제에 부딪히지 말고 자정 노력부터 착수해야 한다’고 주문할 것이다.
 
거듭 말했듯 드러커는 정부나 기업에서의 중앙집권 체제를 옹호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연봉에 상한선을 적용한 몇몇 소신 있는 최고경영자들에게 박수를 보낼 것이다. 또한 경영자들에게 보너스 지급제도를 개혁하고 일반인들이 공정성을 인정할 만한 규칙 수립을 위한 기업들 간의 공조에 참여하라고 말할 것이다. 또한 공기업의 관리자들이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하고, 사외 이사진을 선정할 때도 족벌주의를 타파하고 명확하고 객관적인 기법을 도입하라고 주장할 것이다. 필자는 하버드대 라케시 쿠라나 교수, 니틴 노리아 교수의 영향을 받아(HBR 2008년 10월호에 게재된 ‘경영은 진정한 전문직이다’ 참조) 하버드 경영대학원 학생들이 2009년 졸업식장에서 낭독한 MBA 선서를 가장 먼저 환영할 사람이 바로 피터 드러커라고 생각한다. 그 선서는 관리자들에게 자신들의 책임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를 다시금 상기시켜준다.
보건 및 교육의 질 향상 문제도 마찬가지다. 그는 공동체 조직을 포함한 시스템 전반을 살펴보고 정부, 기업, 시민 사회가 변화 속에서 서로 협력하기를 촉구할 것이다. 지구 온난화나 환경과 관련한 국제 협력 문제도 ‘각국 정부 지도자들이 개별 국가의 범위를 뛰어넘어 공동의 목적 의식을 규정해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분쟁 지역의 긴장을 완화하려면 부유한 국가의 정부들이 미래를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시민 사회의 발전을 지원할 수 있는 기업가들에게 투자해야 한다고 역설할 것이다. 또한 그는 사회적 책임 의식을 강조하는 기업가들에 의한 혁신을 장려할 것이다.
 
드러커 경영 철학 핵심은 그가 지속적으로 주창하고 강조했던 다음 3가지 테마로 요약할 수 있다.
 
- 경영은 전문직이어야 한다. 경영자들과 관리자들은 회사의 장기적인 안녕을 위해 폭넓은 시각을 견지하는 일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회사의 범위를 넘어 사회를 바라보고 경제적 부만이 아닌 복지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 회사는 지식 근로자들을 통제할 수 없다. 그들에게는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 지식 근로자들은 사적인 이익보다 공동의 목표를 의미 있는 일로 여겨야 한다. 금전적 보상만을 강조하면, 이미 많은 특혜를 누리는 사람들이 더 많은 이익을 얻을 뿐이다. 결국 사회 불균형만 심화된다.
 
- 비영리 단체는 기업이 번영할 수 있는 건전한 사회 건설에 꼭 필요한 요소다. 시민 사회는 정부를 보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드러커는 혁명가가 아니었다. 그는 단지 우리에게 모두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가정에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라고 말했을 뿐이다. 그는 지속성과 장기적인 비전을 강조했다. 그는 혼란스러운 시대에 선구자의 역할을 하려면 무엇을 변화시키고, 무엇을 그대로 유지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판단력과, 앞을 내다보는 통찰력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드러커는 험난한 바다를 건너고 균열을 뛰어넘을 때조차도 순탄한 여정을 보낼 수 있는 최선의 준비는 ‘가치 있는 목적에 대한 명확한 의식’이라는 점을 거듭 일깨워주는 인물이다.
 
번역 |이유진 krazylois@naver.com
 
편집자주
이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11월 호에 실린 로자베스 모스 캔터 하버드대 교수의 글 ‘What Would Peter Say?’를 전문 번역한 글입니다.
 
로자베스 모스 캔터 (Rosabeth Moss Kanter; rkanter@hbs.edu)는 하버드대 경영학과 교수로1989∼1992년까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의 에디터로 일했다. 최근 저서 <슈퍼 기업 : 앞서가는 회사들은 어떻게 혁신, 수익, 성장, 공익을 창출하는가(SuperCorp: How Vanguard Companies Create Innovation, Profits, Growth, and Social Good)>를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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