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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Sloan Management Review

순환 비즈니스 모델을 가로막는 4가지 실수

요한 프리사마르(Johan Frishammar),비니트 파리다(Vinit Parida) | 338호 (2022년 0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선형 방식에서 순환 방식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하는 것은 조직이 가치를 창출하고 포착하고 전달하는 방식을 재고해야 하는 대담한 작업이다. 이를 위해서는 4가지 도전 과제를 극복해야 한다. 첫째, 생태계 내 파트너들의 인센티브와 동기를 조율해야 한다. 둘째, 기존 생태계를 뛰어넘은 파트너십을 고려해야 한다. 셋째, 고객이 깊숙이 관여하도록 해야 한다. 넷째, 연장된 실행 기간을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편집자주
이 글은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21년 봄 호에 실린 ‘The Four Fatal Mistakes Holding Back Circular Business Models’를 번역한 것입니다.

급박한 기후 위기로 유럽의 선도적인 제조사 중 일부는 그들의 제품과 제조 공정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새로운 전략적 접근을 취하고 있다. 순환 비즈니스 모델(circular business model)은 이런 혁신 중 하나다. 이는 한 기업을 중심으로 생태계 내 파트너들이 협력해 지속가능한 가치를 창출하고 포착하고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1 순환 비즈니스 모델의 목적은 제품 및 부품의 수명을 연장하는 등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해서 수익 목표를 맞추면서도 환경에 도움이 되도록 구현하는 것이다.2

ABB, 빌러드코르스네스(BillerudKorsnäs), 고마쓰(Komatsu), LKAB, 메소(Metso), 샌드빅(Sandvik), 볼보는 ‘취득하고-만들고-폐기하는’ 전통적인 선형 모델에서 ‘만들고-사용하고-재사용하고-다시 만들고-재활용하는’ 순환 모델로 전환한 대기업에 해당한다. 이는 많은 제조사가 제품을 발전된 서비스와 결합해 공유, 보수, 업그레이드, 재사용, 재조립, 최적화, 재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필자들은 지난 5년 동안 15개의 대형 제조사가 어떻게 생태계의 파트너들과 함께 이런 순환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하고, 개발하고, 실행했는지 연구했다. 그리고 이런 회사들의 성공 노하우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의욕적인 수익 목표와 환경 목표(온실가스 배출량 저하, 자원 효율성 향상, 에너지 소비량 감소 등)가 종종 실현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DBR mini box
연구 내용

• 필자들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기업이 순환 비즈니스 모델(circular business model)을 설계하고 개발하고 구현할 때 생태계 내 파트너들과 어떤 방식으로 협력하는지를 연구했다.

• 이를 위해 순환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려 했던 유럽의 대형 제조사 15개의 임원, 간부, 엔지니어들과 함께 인터뷰 100여 건과 워크숍 12회를 실시했다.

• 본 연구에서는 광산, 건설, 건설장비, 의료기술, 가전, 항공, 대형 트럭, 펄프 및 제지, 임업을 다뤘다.

• 필자들은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성공과 실패를 판가름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순환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려는 다른 제조사들을 위한 실용적인 교훈을 전달한다.

순환 비즈니스 모델로 가치 창출하기

선형 방식에서 순환 방식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하는 것은 조직이 가치를 창출하고, 포착하고, 전달하는 방식을 재고해야 하는 대담한 작업이다.

가치 창출. 순환 비즈니스 모델을 택한 제조사는 고객사의 운영 방식에 더 깊이 관여해야 한다. 파트너들과 함께 가치를 공동 창출하며, 거래 가치보다 사용 가치를 강조하고, 새롭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시도해야 한다. 예컨대 중장비 제조사인 메소(Metso)는 고객사에 성능 보증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함께 가치를 만들어간다. 구체적으로는 공정을 최적화하고 목표 산출량을 보장한다. 가령 광산, 화학, 펄프 및 제지업의 경우 톤당 비용으로 계약하는 식이다. 그 결과 장비의 가동 시간이 증가했고, 생산성이 향상됐으며, 기계의 유지 보수로 작업이 중단되는 동안 노동자들의 안전이 강화됐다.

가치 포착. 순환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하면 수익 모델이 변경될 가능성이 크다. 가령 제품을 구매할 때 비용을 전부 지불하는 방식에서 장기 서비스 계약에 따라 월별 리스 요금을 납부하는 형태로 바뀔 수 있다. (재무 용어로는 자본지출 수익 흐름에서 운영 비용 수익 흐름으로의 변화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ABB의 산업용 모터 부문은 제품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 계약을 제공한다. ABB가 그들의 생태계 내 파트너이자 산업용 재활용 회사인 스테나 리사이클링(Stena Recycling)과 공동 개발한 테이크백(take-back) 시스템도 이런 계약 옵션 중 하나다. 이는 성능에 이상 없는 제품이나 부품을 다시 조립해 ABB의 새 모터를 생산할 때 사용하거나 타사가 사용할 수 있도록 재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가치 전달. 순환 비즈니스 모델에서 기업은 가치를 전달하고(서비스 전달 조직을 만드는 것처럼) 외부의 기술 및 서비스 공급자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도록 새로운 역량을 개발해야 한다. 예컨대 볼보 건설장비(VCE, Volvo Construction Equipment) 법인과 그들의 고객사인 건설회사 스칸스카(Skanska), 그 밖의 생태계 파트너들(커넥티비티 공급사, 자동화 기술 공급사, 장비 리셀러, 서비스 공급사 등)은 스웨덴 예테보리(Gothenburg) 지역 외곽에 있는 스칸스카의 비칸 크로스(Vikan Kross) 채석장에 전기 시설을 구축했다. 이 현장에서는 VCE의 자동 전기 기기와 현장 관리 시스템이 각 수송 단계(굴착, 1차 파쇄, 2차 파쇄 단계 등)에 전력을 공급해줬다. 이 같은 현장 테스트 결과 탄소배출량은 98%, 에너지 비용은 약 70%, 총운영 비용이 25%가량 감소했다. 수익 목표와 환경 목표도 효과적으로 서로를 보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행 과정에서 극복해야 할 4가지 주요 도전 과제. 본 연구 결과 기업들이 순환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적 전환을 시도할 때 부딪치는 4가지 주요 과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문제가 나타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편향이 의사결정에 작용하기 때문이었다. 첫 번째 편향은 잘못된 수준의 오류(fallacy of the wrong level)다. 이는 순환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할 때 생태계 중심으로 여러 조직을 아울러야 함에도 불구하고 기업 중심으로 접근하려는 경향을 말한다. 또 다른 편향은 소유 효과(endowment effect)다. 이는 기업들이 자사의 내부 자원과 역량, 요구, 희망 사항은 과대평가하고 생태계 내 파트너들의 자원이나 역량, 니즈를 과소평가하려는 태도를 말한다. 이런 두 가지 편향이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이유는 순환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보통 전통적인 가치사슬에는 속해 있지 않았던 외부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시스템 차원의 변화를 도모해야 하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이 타사와의 관계 구축 프로세스와 생태계 내 문제들을 소홀히 여기고 기업 내부 구조와 전략, 자원만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도 이런 자기중심적인 편향의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3 이런 습관은 기업이 순환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4가지 도전 과제에 부딪쳤을 때 특히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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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과제 1: 생태계 내 파트너들의 인센티브와 동기 조율하기. 레거시 기업 중 순환 비즈니스 모델을 독자적으로 설계, 개발, 구현할 수 있는 재무 자원과 조직 역량을 가진 곳은 극히 드물다. 기업들이 전문 서비스 회사, 디지털 업체, 하도급 업체 등 생태계 내 파트너들과 제휴를 모색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런 동맹 관계가 성립하려면 제조사는 생태계 안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동시에 순환 비즈니스 모델에 속한 파트너 집단을 위한 제휴 구조를 개발해야 한다. 제휴 구조가 잘 설계되면 파트너들의 위치(각 파트너가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와 활동(각 파트너가 어떤 영역을 책임지는지)에 대한 상호 합의가 안전하게 이뤄질 수 있다.4

장애물: 필자들이 연구한 기업들의 경우 상호 합의를 이루는 것이 큰 도전이었다. 파트너마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동기와 목적이 달랐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이 종합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는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서 파트너사의 전략은 무시하고 자신들의 내부 전략만 우선시했다. 이런 실수는 대개 파트너사의 동기와 인센티브에 대한 오해, 상황과 목표에 대한 상반된 해석, 거래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5 또한 이런 문제는 기업이 새로운 협업 방식을 추구할 때 특히 첨예하게 나타난다. 다시 말해, 제품을 재활용하거나 업그레이드하거나 재조립하는 순환 비즈니스 모델에서는 흔하지만 전통적인 선형 모델에서는 흔치 않은 협업 방식을 택할 때 주로 문제가 된다.

본 연구에서 다룬 사례 중 하나를 살펴보자. 대기 질을 개선하고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지하 광산용 스마트 환기 시스템을 개발하는 프로젝트가 있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환기 하드웨어 및 기술을 공급하는 글로벌 기업은 글로벌 통신사와 커넥티비티 공급자, 광산 전문 AI 솔루션 회사, 스마트 태그 기술 공급사, 팬과 센서 전문 하도급 업체 등과 협력해야 했다. 이 기업은 각 업체와 개별 계약을 맺기보다 종합적인 솔루션에 대한 단일 계약을 체결하기를 원했다. 하지만 생태계 내 파트너들이 이 계약에 대한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고, 오랜 지체 끝에 기업은 결국 프로젝트의 일부 성과물을 전통적인 제품 판매 방식으로 구매해야 했다. 핵심 파트너들 사이에 동기와 인센티브가 제대로 조율되지 못한 결과였다. 결과적으로 프로젝트의 중심축을 담당하던 기업은 개발에 성공하지도, 갈등을 해결하지도, 파트너에게 힘을 실어 주지도 못했다.

솔루션: 프로젝트의 중심이 되는 기업은 생태계 파트너 간 합의 사항을 반영한 제휴 구조를 잘 설계해야 한다. 그렇다고 제휴 구조를 기업 내부에서 폐쇄적으로 설계해서도 안 된다. 파트너사들을 설계 과정에 참여시켜 각자의 인센티브와 동기를 표명하고, 협력 조건을 논의하고, 합의에 도달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앞서 언급한 스마트 환기 시스템 공급사는 제품 재설계를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해 하도급 업체들에 재정적 지원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환 비즈니스 모델로의 전환에는 실패했다. 파트너 회사들의 협력을 유도하기 위해 금전과 성장 인센티브를 제시했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았다.

도전 과제 2: 기존 생태계를 뛰어넘은 파트너십 고려하기. 필자들이 연구한 대부분의 고객사는 일반적인 생태계 내 협업뿐 아니라 새로운 유형의 파트너십에 대한 필요성도 과소평가했다. 프로젝트의 중심 기업은 먼저 순환 비즈니스 모델의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 초안부터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가치 제안을 구현하는 데 적합한 파트너들을 광범위하게 물색해야 한다.

장애물: 본 연구에서 다룬 임업 관련 프로젝트를 살펴보겠다. 한 장비 공급사는 목재 수확을 최적화하기 위해 주요 경쟁사 및 혁신적인 중소기업과의 협업을 모색하는 이례적인 방식을 택했다. 이 회사는 특히 고객사 중 하나인 대형 펄프, 제지 회사를 위한 최상의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장비 통합 관리와 데이터 공유를 촉진했다. 하지만 주요 파트너들은 사업 관계에 대한 기존 관점을 고수했다. 또한 이들은 데이터 활용 및 공유에 대한 지식도 없었고 경쟁사를 잠재적 협력자들로 보려 하지 않았다. 이에 프로젝트의 중심 기업은 가능한 한 편견 없이 순환 비즈니스 모델의 가치 제안을 개발할 최적의 파트너십 대상을 새로 물색해야 했다. 이런 경우 단기적으로는 상당한 탐색 비용이 들 수 있다. 하지만 더 나은 파트너가 가져올 장기적인 혜택이 그 비용을 정당화한다.

솔루션: 여러 번 수정이 필요할지라도 프로세스 초기에 순환 비즈니스 모델의 명확한 가치 제안을 개발하라. 기존 관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자원과 역량을 투입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 데 주저하지 말라. 가령 아마존, IBM,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기술 플랫폼 기업들은 순환 비즈니스 모델을 실험하려는 전통 기업들의 디지털 역량을 보완해줄 수 있다. 또한 대기업과의 제휴를 사업 확장의 디딤돌로 삼으려는 신생 중소기업들 역시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로 전통 기업들의 순환 비즈니스 모델을 보조할 수 있다. 회사의 디지털 솔루션을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하려는 기술 중심의 중소기업들은 특히 이런 파트너십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도전 과제 3: 고객을 깊숙이 관여시키기. 환 비즈니스 모델에서는 고객사에 대한 접근법을 기존의 거래 중심에서 관계 중심으로 전환해 고객의 더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6 그리고 자원, 프로세스, 인력이 조직의 경계를 넘나들게 함으로써 비즈니스 모델의 가치 제안이 고객의 독특한 요구(폐기물 처리 방법이나 자원의 효율적 활용법 등)를 포괄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애물: 본 연구에서 다룬 많은 고객사는 제조사에 그들의 내부 운영 현황을 공개할 의지가 없었고 준비도 안 돼 있었다. 그러다 보니 공동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한계에 부딪쳤다. 대부분의 고객사는 발전된 서비스에 대한 계약을 맺는 대신 제품을 구매하는 데 익숙했다. 일부는 그들의 중요한 지식 기반을 잃거나 평가절하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꼈고 제조사에 지나치게 통합되거나 종속될 수 있다며 잠금 효과를 우려했다.

예를 들어, 필자들이 연구한 한 광산 장비 제조업체는 고객사에 고급 서비스 및 사전 유지 보수 계약과 더불어 광석 채굴 과정의 개별 단계(예. 1차 파쇄)를 총괄 운영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제조사는 자신들의 장비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므로 기계 작동과 효율성을 최적화해 장비 수명을 연장하고 에너지 소비량을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고객인 탄광 회사는 이 계약을 통해 자사의 핵심 역량과 구매 모델이 노출될 것을 우려했다. 즉, 탄광 회사는 협력사 중 한 곳과 새롭고 더 깊은 관계를 맺는 것에 문화적으로 저항했다. 결과적으로 처음에 희망했던 효율성과 환경적 이점을 전혀 실현하지 못했다.

또 다른 사례는 대형 트럭 부문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한 기업의 프로젝트다. 이 기업은 차량 관리 시스템과 결합한 자율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었다. 이론상으로는 이런 혁신이 제품 수명 주기를 연장하고 연료 소비를 줄여서 고객의 차량 운영 비용을 낮추고 환경적 이점을 창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고객사의 관성 때문에 결국 프로젝트는 교착 상태에 빠졌다. 그들의 고객인 물류회사들은 차량 관리 시스템이 아닌 트럭을 구입해서 쓰는 데 익숙했다. 시스템을 구입하고도 새로운 시스템 사용 방법을 몰라서 공급 업체와 새로운 방식으로 협력하기를 꺼리는 회사들도 있었다. 그 결과 차량 관리 시스템과 연계된 교육 프로그램도 실패로 끝났다. 물론 이 사례에는 다른 여러 난관도 존재했다. 하지만 만약 고객들이 처음부터 프로젝트에 관여했다면 이 난관 중 다수는 예측 가능했을 것이다.

솔루션: 고객이 겪는 가장 큰 고충을 파악하려면 프로젝트의 중심 기업, 고객사, 생태계 내 파트너들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공동 영역을 구축해야 한다. 여러 조직의 자원, 프로세스, 인력을 통합하는 일은 조직에 뿌리 박힌 문화적 저항 때문에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필자들이 연구했던 대부분의 사례에서는 고객사의 긴밀한 참여와 반복적인 시도를 통해 개발된 고도로 맞춤화된 소규모 서비스나 솔루션을 출시하는 게 효과적이었다. 이러한 접근법은 공급사와 고객사 간의 신뢰를 점진적으로 높여줬다. 생태계 내 파트너들도 조직의 핵심 지식을 공유하는 것을 점점 덜 두려워하게 되면서 공동 가치 창출을 위한 더 복잡한 활동에도 참여하게 됐다.

도전 과제 4: 연장된 실행 기간을 위해 계획하기. 업계를 막론하고 전통 제조사들은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데 주력한다. 이는 가치가 주로 거래에서 생긴다는 업계의 오랜 믿음을 반영한다. 하지만 순환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한다는 것은 발전된 사용 중심(advanced-use-oriented), 결과 중심(results-oriented)의 서비스를 수용하겠다는 의미다. 이는 가치가 소비자의 서비스 이용에서 발생한다는 믿음을 전제로 한다. 이런 서비스 계약은 여러 해에 걸쳐 이행될 수 있고, 이는 프로젝트 기간이 연장되면서 파트너십 관계가 지속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7 본 연구에서 확인했듯 고객을 포함한 생태계 내 파트너들은 서비스 기간이 연장될 것을 대비한 루틴을 만들어야 한다. 예컨대 적절한 품질의 유지 보수 서비스와 후속 지원이 이뤄지려면 고객도 장비를 올바로 사용할 수 있는 교육을 받아야 한다.

장애물: 필자들이 연구한 기업 중 연장된 실행 기간을 고민한 곳은 극히 드물었다. 대부분 거래와 제품 판매 위주로 고착된 기업 문화를 극복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필자들이 연구한 사례들을 보면 고객사들은 너무 일찍 서비스를 축소하는 경우가 많았고, 서비스 공급자들은 어떻게든 서비스 매출을 지키기 위해 추가 매출 기회를 밀어붙였다. 필자들이 연구한 대형 공정 장비 공급업체는 북유럽의 한 탄광 회사에 성과 보장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장비 가동 시간과 생산성 측면에서 야심 찬 목표를 담은 프로그램이었다. 그런데 서비스 제공사는 명확한 업무 루틴을 확립하거나 서비스 전담 조직을 만드는 데 충분히 투자하지 않았고, 고객사는 서비스 제공사에 작업 현장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주려 하지 않았다. 둘의 관계는 이런 갈등으로 크게 삐걱거렸고 서비스 계약은 결국 오래가지 못하고 파기됐다. 양사 모두 장기적인 파트너십의 혜택을 추구하기보다 단기적 ‘판매’를 목표로 하는 실수를 범했다. 이처럼 단순한 거래 중심의 관계에서는 지속적인 서비스 업그레이드와 개선이 이뤄질 수 없다.

솔루션: 장비와 솔루션의 최적 사용 방법을 고객에게 교육하고 모든 파트너사 직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결과물과 실행에 대한 루틴을 수립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이에 못지않게 후속 조치도 중요하다. 본 연구에서 본 한 성공 사례에서는 격주로 열리는 서비스 유지 관리 회의나 격월로 이뤄지는 기술팀 회의, 분기별 경영진 회의가 일상적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모두 장기적인 파트너십 관계를 다지기 위한 굳은 노력이 있어야만 지속될 수 있는 회의들이다. 이와 더불어 핵심 성과 지표(KPI)를 규명해 단기적 거래뿐 아니라 장기적 협업도 지원해야 한다. 보통 생태계 내 파트너들이 역할을 상황에 따라 유연하고 융통성 있게 조정할수록 실행 기간이 연장되더라도 더 탄력적 대응과 원활한 작동을 가능했다. 그리고 이런 경우 대개 한층 더 발전된 서비스로 계약이 갱신됐다.

순환 비즈니스 모델은 제조사가 비즈니스 생태계 내 파트너들과 새로운 방식으로 협력하게 해줄 것이다. 수익성을 유지하면서도 환경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게 도움으로써 제조사들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보인다. 요컨대 기업은 순환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재무, 사회, 환경이라는 소위 3대 핵심 요소의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순환 모델화’란 이 세 요소를 모두 달성하기 위해 회사의 접근 방식을 쇄신하는 점진적인 과정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 기업 리더들과 관리자는 기업 중심에서 생태계 중심으로 사고방식을 전환해야 한다. 그리고 편향과 변화에 대한 문화적 저항을 물리칠 수 있도록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 제품을 설계 및 개발하고, 기존 생태계 내 파트너는 물론 신규 파트너와 새로운 방식으로 협력하고, 거래 중심의 상호작용을 탈피해야 한다. 이같이 좀 더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관점을 가질 때 제조사들이 기업으로서, 또 변화하는 지구의 관리자로서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요한 프리사마르(Johan Frishammar)는 스웨덴 룰레아공대(Luleå University of Technology)의 기업가정신 및 혁신 부문 교수이자 스톡홀름경제대 산하 혁신위원회(Stockholm School of Economics’ House of Innovation)의 연구원이다. 비니트 파리다(Vinit Parida)는 룰레아공대와 핀란드 바사대(University of Vassa)의 기업가정신 및 혁신 교수다. 이 글에 의견이 있는 분은 http://sloanreview.mit.edu/x/62301에 접속해 남겨 주시기 바란다.

번역 |김성아 dazzlingkim@gmail.com
  • 요한 프리사마르(Johan Frishammar) | 스웨덴 룰레아공대(Luleå University of Technology) 기업가정신 및 혁신 부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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