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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ology

피드백을 자주 주기 어려울 땐 구체적으로

문광수 | 296호 (2020년 5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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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ology
피드백을 자주 주기 어려울 땐 구체적으로

Based on “The Interaction Effects of Frequency and Specificity of Feedback on Work Performance. Journal of Organizational Behavior Management” by Park, J. A., Johnson, D. A., Moon, K., & Lee, J., 39(3-4), 2019.


무엇을, 왜 연구했나?

피드백(feedback)은 조직 행동 분야에서 가장 빈번하게 연구된 주제 중 하나로 업무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검증돼 왔다. 그런데 피드백의 효과성은 피드백의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피드백의 특성은 구체적으로 피드백의 제공자(관리자, 동료, 자기 자신), 공개 여부, 수용자(개인, 그룹), 전달 방식(구두, 서면, 그래프), 빈도, 구체성 등으로 구분해볼 수 있다. 이 중에서도 특히 피드백 빈도의 경우, 일반적으로 피드백을 자주 제공할수록 업무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여겨져 왔지만 선행 연구 결과 반드시 그런 것만도 아니었다.

이처럼 연구 결과가 일관되지 않은 이유에 관해 일부 학자들은 피드백의 구체성이 피드백 빈도가 성과에 미치는 효과를 조절했을 수 있다고 봤다. 피드백의 구체성이란 피드백이 담고 있는 과거 업무 수행에 대한 정보의 수준에 따라 구체적 피드백(specific feedback)과 포괄적 피드백(global feedback)으로 구분된다. 구체적 피드백은 정해진 시간 동안 직무 수행을 하면서 발생한 목표 행동들에 대한 정보를 행동별로 제공하는 것을 의미하는 반면, 포괄적 피드백은 목표 행동들 전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것으로 정의된다.

구체적인 피드백은 복잡한 과제를 수행할 때처럼 여러 가지 행동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경우 혹은 업무 수행에 다양한 종류의 기술이 요구될 경우에 필요하다. 피드백이 모호하면 종업원들이 목표 행동을 의도적으로 하지 않는 것(Won’t do)이 아니라 할 수 없게 될(Can’t do)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또 업무 성과와 피드백 간의 시간 차(temporal gap)가 존재할 경우에도 구체적인 피드백이 성과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본 연구는 피드백의 빈도와 구체성이 업무 성과에 미치는 영향과 이들의 상호작용을 검증하고자 한다. 이는 실용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한 함의를 제공할 수 있다. 만일 피드백 빈도와 구체성의 수준에 따른 성과 차이가 미미하다면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과 비용이 수반되는 빈번하고 구체적인 피드백이 비효율적일 수 있다. 또 피드백을 자주 제공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빈번한 피드백보다 한 번 피드백을 줄 때 구체적으로 하는 것이 더 유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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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발견했나?

본 연구는 한국의 한 종합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 8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이들은 컴퓨터 실험실에서 4가지 실험 조건에 무작위로 할당됐다. 실험 집단은 실험 1회마다 한 번씩, 즉 자주 구체적인 피드백을 받는 집단, 4회마다 한 번씩, 즉 덜 빈번하게 구체적인 피드백을 받는 집단, 1회마다 한 번씩 자주 포괄적인 피드백을 받는 집단, 4회마다 한 번씩 덜 빈번하게 포괄적인 피드백을 받는 집단으로 구분했다. 실험 과제는 주문받은 상품을 창고에서 선별해 화물 운반대(Pallet)에 싣는 가상 선적 프로그램으로 총 100개의 제품군에서 주문서에 제시된 제품명과 수량을 파악해 선적하는 과제였다. 각 제품의 무게와 파손 등을 고려해 순서에 맞게 선별해 선적해야 했다. 참가자들은 총 24회의 실험에 참여했으며 과제를 수행하면서 발생하는 다양한 오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자동적으로 체크됐다. 총 6가지 종류의 오류(상품 누락, 다른 상품 선적, 수량 미달, 초과 수량, 무게/취급 주의 무시, 낙하)가 저장됐다. 구체적인 피드백은 각 오류의 비율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었고, 포괄적인 피드백은 전체 오류 평균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었다.

실험 결과, 피드백을 자주 제공받은 두 집단에서 피드백이 구체적인 집단과 포괄적인 집단 간에 오류율에는 차이가 없었다. 두 집단 모두 낮은 오류율을 보였다. 이에 비해 피드백을 자주 제공받지 못한 두 집단에서는 피드백이 구체적으로 제공된 집단의 오류율이 포괄적인 집단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24번의 실험 전체에서 모두 오류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드백을 자주 제공받지 못하고 포괄적인 피드백을 받은 집단의 오류율은 나머지 집단보다 약 74% 높았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 결과는 피드백을 자주 제공하기 어려울 경우에는 구체적인 피드백을 주는 것이 성과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특히 구체적인 피드백은 직원이 잘하고 있는 업무와 개선이 필요한 업무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주기 때문에 업무 변화가 필요할 때 특히 포괄적 피드백보다 유용할 수 있다. 다른 한편, 피드백을 자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에서는 구체적이지 않은 피드백도 수행 향상에 효과적이었다.

다시 말해, 피드백은 구체적이거나 혹은 빈번하게 제공됐을 때 모두 업무 성과를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피드백을 주기 어렵다면 빈번하게 피드백을 주는 것도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관리자가 직원 수행을 자주 모니터링하거나 관찰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가능한 구체적으로 행동이나 업무를 관찰하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이 좋겠다.

하지만 본 연구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로, 유사한 기업 현장에서 결과를 재검증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기업 현장에서는 이미 특정 업무 수행에 익숙한 직원들이 있고, 그렇지 않은 직원이 있을 수 있다. 경력이 있는 직원들에게는 덜 빈번하고 포괄적인 피드백도 충분히 성과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과제가 단순하고 반복적일 경우에는 덜 빈번하고 포괄적인 피드백도 성과에 기여할 수 있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피드백 제공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이런 부분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이뤄질 필요가 있겠다.


필자소개 문광수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 ksmoon@cau.ac.kr
필자는 중앙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산업 및 조직심리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인사 컨설팅기업 SHR과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선임 연구원으로 일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산업 및 조직심리학으로 조직행동관리, 안전심리, 동기심리, 인간공학 관련 논문을 저술했다.
  • 문광수 문광수 | -(현)중앙대 심리학과 교수
    -(전)인사컨설팅기업 SHR
    -(전)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
    ksmoon@ca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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