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2. 소통을 촉진하는 리더의 언어

질책할 땐 추상명사 나열하지 말고
나를 주어로 하는 ‘나-표현법’을 써야

265호 (2019년 1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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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at a Glance
리더라면 화가 날 때도 상대방의 감정을 다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적으로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해야 한다. 그를 위해서는 일단 1) 인격을 평가하는 추상명사를 사용하지 않아야 하며 2) ‘나’를 문장의 주어로 삼아 ‘나-표현법’을 사용하고 3)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게 아니라 질문을 해 상대방에게 말할 기회를 줘야 한다. 여기에 더해 직원들과의 정서적인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리더가 먼저 약점을 노출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다니엘 골만은 많은 데이터를 근거로 우리의 삶에 행복한 성공을 가져오는 데 IQ가 미치는 영향이 30%, EQ가 미치는 영향이 70%라고 했다. 이때 IQ는 직장인이나 성인에게는 업무 능력이나 전문지식의 수준을 의미한다. 그러면 EQ는 구체적으로 어떤 능력을 말할까? 흔히 EQ를 ‘감성지능’이라고 번역하고, 그 뜻을 예술가들에게 발달한 감수성과 비슷한 의미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가을에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서 외로움을 느끼는 감성 등을 EQ라고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그런 것이 성공과 행복에 70%의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면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이다. EQ는 Emotional Quotient, 즉 ‘감정지능’을 말한다. 이는 화가 날 때도 감정을 절제하며 생산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으로, 다름 아닌 소통 능력을 말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금부터 EQ 또는 생산적 소통 능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인 기법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눠서 살펴보고자 한다.

화를 내야 할 때는 비폭력 대화를 하라
평소 정리 정돈을 못하는 아내가 오늘은 더 심하게 집을 어지럽혀 놓자 남편이 한마디 한다. “당신은 왜 항상 정리 정돈을 못해요? 이것이 사람 사는 집이요? 돼지우리요?” 아내의 반응도 만만찮다. “아니, 내가 언제 항상 그렇다는 거예요? 남자가 쩨쩨하게….” “뭐? 남자가 쩨쩨하게?” 이어서 부부 싸움이 시작된다. 싸움의 발단은 ‘항상’이라는 단어다. ‘항상’ ‘언제나’ ‘늘’ 등의 단어는 부분을 전체로 확대하는 표현이다. 신기한 것은 자주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도 이처럼 확대해 나무라면 반발한다는 점이다.



말이 상대방의 기분을 좌우하는 것은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직원들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활기차게 일하게 하는 데 가장 큰 변수가 리더의 소통 방법이다. 소통 상황에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에게 화를 내야 할 때다. 이때 감정을 절제하지 못하고 상대방을 인격적으로 비난하는 말을 한다면 EQ 점수가 우르르 무너진다. 직장에서 리더가 말을 잘한다는 것은 직원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문제 상황을 개선할 수 있음을 뜻한다. 탁월한 리더가 되는 데 이런 능력은 정말 중요한 요소다. 미국 하버드대의 리더십 훈련에서 ‘갈등 상황의 비폭력 대화’가 대표적 강좌로 운영되고 있는 사실도 이를 방증한다. 그렇다면 리더가 찾을 수 있는 최선의 소통 방안은 무엇이겠는가.

1. 질책 자체보다 표현 방법이 중요하다
대화에서 관계를 악화시키거나 갈등을 증폭시키는 것은 메시지 내용보다는 표현 방법이다. 다음은 본부장이 박 과장이 작성한 사업계획서를 CEO에게 보고하는 자리에서 꾸지람을 들은 뒤 박 과장과 나누는 대화다.


본부장: 당신, 능력이 그것밖에 안 돼?
박 과장: 제가 뭐 실수한 거라도 있습니까?
본부장: 도대체 당신은 무슨 생각으로 근무하는 거야? 과장이란 사람이 대리보다 못하니, 원….
박 과장: 예?
본부장: 당신, 이런 실수가 한두 번이야? 도대체 기본이 안 됐어. 믿을 수가 없단 말이야.


본부장에게 이런 질책을 받았다면 어떤 기분이 들겠는가? 기억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을 정도로 상처받을 것이다. 박 과장이 그토록 상처받은 이유는 본부장이 인격을 평가하는 추상명사로 사람을 나무랐기 때문이다. “과장이란 사람이 대리보다 못하니” “도대체 기본이 안 됐어” “믿을 수가 없단 말이야” 등등으로 말이다. 상대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서는 인격을 평가하는 추상명사가 아니라 관찰 가능한 팩트로 지적해야 한다.

2. 리더의 90%가 잘못된 방법으로 말한다
오늘날 직장의 리더가 직원에게 주먹을 쓰는 등 물리적 폭력을 사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상처를 주는 것은 주로 말이다. 선생님이 학생의 잘못을 고치기 위해 스승의 마음으로 회초리를 드는 것을 사랑의 매라고 하는데, 직장에서 리더가 하는 질책도 직원의 행동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사랑의 매가 돼야 한다. 감정 분출이 아니라 상대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목적이고, 직원을 ‘가르친다’는 요소가 포함돼야 한다는 얘기다.

질책을 일방적으로 상대에게 화내거나 혼내는 것이라고 오해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생산적 질책은 화내는 것과 전혀 다른 개념이다. 제대로 된 질책은 직원의 행동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생산적 행동이 돼야 한다. 화를 내는 것은 분노(anger)를 분출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 공군사관학교의 리더십 교본에 상관은 잘못을 꾸짖기만 하고, 리더는 잘못을 고쳐준다는 말이 있다. 이것은 리더는 ‘화를 내는 것을 자제하고, 직원의 잘못된 행동을 고칠 수 있도록 침착하게 방법을 깨우쳐줘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이다.

직원에게 감정을 분출하는 수준으로 화내는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나는 직원들에게 화끈하게 나무라고 그 대신 뒤끝이 없다.” 그렇게 말하는 자신을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총잡이도 화끈하게 총을 쏘고 나서 뒤끝이 없다. 게다가 화끈하게 말하는 것을 멋진 태도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정작 자신의 상사에게는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유독 아랫사람에게만 화끈하게 말하는 것은 지위를 이용한 언어폭력에 지나지 않는다. 상대방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고 나서 뒤끝이 없다고 하는 것은 소통과 EQ 관리 능력이 부족함을 스스로 밝히는 것과 다름없다.

미국의 저명한 심리학자이자 대인 관계 카운슬러로 활동한 스테판 폴터에 따르면 리더의 80%가 화를 낼 때 폭력적 대화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사표를 던지는 사람의 50%가 ‘회사가 싫어서가 아니라 상사가 싫어서’ 직장을 떠난다. 나쁜 관계를 만든 일등 공신이 상사이며, 곧 그가 사용하는 소통의 방법이다.

대다수 리더가 잘못된 방법으로 말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심성이 고약해서일까? 아니다. 비폭력적이고 생산적으로 질책하는 대화 방법을 구체적으로 훈련받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리더들이 화를 낼 때 90%가 잘못된 방법을 사용하는 배경이다. 지금까지는 “관리자가 됐으니 잘해보라”는 식으로 어떠한 학습 기회가 제공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부터라도 좋은 리더가 될 수 있는 생산적 계도 기법을 배워야 한다.

3. 나-표현법을 사용해야 한다
우리는 직장이나 가정에서 인간관계를 맺어 가는 중에 화나는 상황을 자주 만나게 된다. 이때 사람들이 대응하는 방법은 크게 (1) 소극적인 방법(passive) (2) 공격적인 방법(aggressive) (3) 중립적인 방법(neutral) 3가지로 구분된다.

화가 났을 때 이를 참고 마음속으로 화를 삭인다면 소극적인 방법을 쓰고 있다고 할 수 있으며, 화를 참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반격한다면 공격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두 가지 방법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 소극적인 방법은 참는 동안 스트레스가 생겨 건강을 해치거나 화를 더 이상 참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쥐가 고양이에게 반격하듯이 공격적이 되기 쉽다. 공격적이 되면 말할 것도 없이 상대방과 감정싸움으로 번져 서로의 관계가 나빠지게 된다. 따라서 소극적이지도 않고 공격적이지도 않은 중립적인 표현기법이 가장 생산적이다. 이 표현법을 ‘나-표현법’ 또는 ‘I-Message’라고 한다. 이 기법은 인간관계에서 갈등 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 하버드대에서도 직장인이나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이 기법을 훈련하는 과정을 인기리에 운영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우리는 화가 났을 때 ‘참는 것이 좋다’고 교육받아 왔다. 이에 반해 나-표현법은 화가 났을 때 감정을 마냥 억누르지 말고 밖으로 표현하라는 것이 특징이다. 끓는 물의 주전자에 구멍을 뚫어 놓는 것과 같다. 즉, 갈등이 생겼을 때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하되 다만 표현할 때 나-표현법을 사용하라는 것이다.

나-표현법은 너-표현법(You-Message)과 비교하면 이해하기 쉽다. “당신은 왜 그 모양이요, 그래 가지고 되겠어요?” 또는 “너무 하시는 것 아닙니까? 과장님은 모든 일에 실수가 없습니까?”라는 발언을 생각해 보자. 문장의 주어는 ‘당신’ 또는 ‘과장님’이다. 주어가 ‘You’인 이러한 표현들을 두고 너-표현법이라고 한다. 반대로 문장의 주어가 자신이 되는 방법이 나-표현법이다. 이것의 핵심 원리는 상대방의 행동 때문에 ‘내 입장’이 곤란하다고 표현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당신이 그 일을 기한을 넘겨 처리하니까 내 입장이 난처합니다”와 같이 말이다. 이 경우, 상대방을 공격하거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감정을 피력하게 되므로 소극적이지도, 공격적이지도 않는 중립적인 방식이 된다.

감정이 고조된 상황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말들을 가만히 생각해보면 대부분 너-표현법이다. “일을 왜 그렇게 처리했어요?” “애야, 방을 왜 이렇게 지저분하게 쓰느냐”와 같이 말이다. 이러한 너-표현법은 듣고 있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어휴, 직급이 낮은 것이 죄지’ ‘잠깐만 참고 견디자’고 생각하며 마음의 우산을 쓰게 할 뿐 반성하게 만들지 않는다. 해결책은 나-표현법을 사용하는 것에 있다. 나-표현법의 원리는 간단하다.

1)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거나 화나게 하는 상황을 ‘객관적 행위나 사실(Fact)’ 중심으로 서술하고 2) 그것으로 인해 ‘내가 어떤 애로가 있다’는 방식으로 자신의 입장을 표현하는 것이다. 요약하면 [객관적 상황(행동, 사실)의 설명] + [자신의 입장 피력]이다. 일상의 대화 내용을 예로 들어 이해해 보자.


당신은 왜 그 모양이요, 약속도 지킬 줄 모릅니까? (You-Message)
→ 길동 씨가 약속을 안 지키시니 내가 난처했습니다.(I-Message)

과장님이 그렇게까지 말씀하실 것은 없지 않습니까? (You-Message)
→ 제 입장을 들어보시지도 않은 채 나무라시니 제가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I-Message)


위의 나-표현법에서 객관적 상황의 설명 부분은 “약속을 안 지키시니” “제 입장을 들어보시지도 않은 채 나무라시니”다. 이어 “내가 난처했습니다” “제가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라며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 이러한 표현 공식은 상대방을 공격하거나 감정을 자극하지 않고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가족 간의 대화를 살펴보자. “길동아, 왜 방을 이렇게 어지럽히느냐?(너-표현법)”를 “길동아, 방을 이렇게 어지럽혀 놓으니 아빠가 매우 화가 난다”(나-표현법)로, “여보, 당신은 그 문제를 왜 나와 상의 없이 처리했어요?(너-표현법)를 “여보, 당신이 그 문제를 나와 상의 없이 처리하니 내가 섭섭합니다”(나-표현법)로 바꾸면 된다.

다른 사람에게 불만이 있거나 갈등이 있을 때 그것을 표출하기만 해도, 불만의 원인 그 자체는 해결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불만의 90%가 해소된다는 하버드대의 연구 결과가 있다. 따라서 화가 나거나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스트레스를 겪을 때, 이것을 참고 억제할 것이 아니라 나-표현법으로 표출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상대방에 대한 갈등과 스트레스의 90%가 해소돼 결국 상대방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4. 비폭력 소통의 완결 공식 -ABCD 대화를 습관화하자
직장 생활에서 리더를 힘들게 하는 일 중에 대표적인 것이 속 썩이는 직원을 이끌어 가는 것이다. 직원을 존중하며 잘 지내고 싶지만 화나는 상황이 되면 ‘버럭’하는 것을 참기가 쉽지 않다. 다음 대화는 허 대리의 미흡한 행동을 평소에 인내하며 지켜보던 팀장이 오늘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감정적이 돼 나무라는 상황이다.


팀장: (감정 섞인 목소리로) 허 대리, 어제 왜 예고도 없이 출근을 안 했어요?
허 대리: 개인적으로 불가피한 일이 갑자기 생겨서 그랬습니다.
팀장: 그런데 왜 나에게 미리 말하지 않았어요?
허 대리: 결근한다고 보고하는 것이 민망해서 동료에게 보고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팀장: 그게, 말이나 되는 이야기요? 유치원생도 아니고…
허 대리: (침묵)…
팀장: “허 대리 같은 사람을 보면 도저히 이해가 안 돼.”
허 대리: “제가 뭐 그리 큰 잘못을 했다고 이렇게 나무랍니까?”
팀장: “뭐? 당신이 이런 일이 처음이라면 내가 이렇게 하겠어?”


위 대화에서 팀장이 말실수하는 부분은 무엇일까? 우리는 두 가지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일단 “유치원생도 아니고” “허 대리 같은 사람을 보면 이해가 안 돼”와 같이 ‘인격을 평가하는 추상명사’를 사용해 나무라고 있다. 인격적 추상명사로 사람을 나무라면 유치원생도 얼굴을 붉히며 반발할 수 있다. 또 팀장은 나-표현법이 아니라 모두 상대를 공격하는 너-표현법을 사용했다. 이런 대화를 하면 허 대리가 마음의 상처를 받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팀장 자신도 기분이 안 좋다. ‘내가 좀 참을 걸’ ‘너무 심하게 말했나?’ 이런 찜찜한 생각 때문에 상대를 꾸짖고 나서 한참을 지나도 감정적 앙금이 남는다. 그렇게 말한 자신을 후회하기도 한다.

이런 실수를 예방하는 데 효과적인 대화 기법이 바로 ‘ABCD 대화’다. 앞에서 이해한 비폭력 대화의 두 가지 핵심 원리, 즉 ‘Fact + 나의 애로’를 실전 상황에서 쉽게 실행하도록 도와주는 대화 공식이다. 기억하기도 쉽고 비폭력 대화의 핵심 원리가 잘 녹아 있는 기법이다. ABCD라는 명칭은 각 단계의 첫 글자에서 따왔으며 각 단계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Action: 상대의 문제점을 행동(action)이나 사실 중심으로 언급한다.
Bring: 상대의 행동이 나에게 초래된(bring) 애로사항을 설명한다.
Change: 개선을 위해 어떤 변화(change)가 필요한지를 요청한다.
Discover: 나의 말에 대한 상대방의 입장을 묻는(discover) 질문을 한다.


A, B 단계에서 비폭력 대화의 원리가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추상명사나 인격을 비난하는 용어를 사용하는 대신에 ‘관찰 가능한 행동이나 사실(facts)’만을 언급해야 한다는 비폭력 대화 원리가 Action이라는 명칭에 함축돼 있다. 이어서 주어를 상대(You)가 아니라 자신(I)으로 바꾸어 ‘나에게 초래된 애로사항을 설명’해주는 나-표현법의 원리가 Bring의 단계에 내포돼 있다. 비폭력 대화 기법을 ABCD 공식으로 학습해 두면 기억하기 쉬우며 침착함을 잃기 쉬운 실제 상황에서도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 ABCD 대화로 말한 다음 사례를 보자.


부장: 정 차장, 프로젝트 일정을 이번 달에 3번이나 변경했어요. (Action)
정 차장: 다른 프로젝트의 스케줄 변화 때문에 불가피하게 그랬습니다.
부장: 빈번한 일정 변경으로 인해 나의 스케줄을 조정해야 하는 애로가 있습니다. (Bring)
정 차장: 죄송합니다.
부장: 앞으로는 정해진 일정은 지켜주시거나 사전에 저와 상의해 주기 바랍니다. (Change) 무리한 부탁은 아닌지 정 차장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Discover)
정 차장: 아닙니다. 저 때문에 부장님의 스케줄까지 어려움을 드렸다니 죄송합니다. 앞으로는 일정 변경이 필요할 때는 반드시 상의를 드리겠습니다.


Action, Bring의 두 단계에 비폭력 대화의 원리가 충실히 녹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Change, Discover의 4단계로 확장해 말할 때의 장점은 무엇일까? 먼저 상대방의 부족함을 지적할 때 “앞으로 ○○을 고치라”는 요청사항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Change가 필요하다. 끝으로 상대방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한(Discover) 질문을 하면 상대방의 책임감을 높여주고, 서로의 관계를 악화시키지 않는 장점이 있다. 상대방에게 꾸지람의 말을 하는 경우에도 일방적으로 나의 말만 하고 끝내지 않고 상대방에게 말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지시로 끝내지 않고 질문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효과가 있다. 1) 상대의 입으로 약속사항을 말하게 한다. 이는 실천 단계에서 자발성과 책임감을 크게 증대시켜 줌으로써 오늘의 대화가 흐지부지되지 않게 하는 효과가 있다. 2) 대화의 분위기를 상대를 존중하는 수평적 관계로 바꿔준다. 이것은 대화가 끝난 후에 서로에게 감정의 찌꺼기가 남지 않도록 도와주는 장점이 있다.

『질책의 힘』을 쓴 혼마 마사토는 말한다. “질책을 일방적으로 상대에게 화를 내거나 혼내는 것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생산적 질책은 전혀 다른 차원의 행동이다.” 소통에 있어서 실수하면 안 되는 가장 중요한 상황이 화를 내거나 질책을 할 때다. 기분 내키는 대로 아무렇게나 해서는 안 된다.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인격적 비난을 하는 등의 방법은 상대방에게 마음의 상처를 줄 수 있다. 오랜 시간에 걸쳐 구축된 좋은 상호관계가 일순간에 망가질 수 있다. “입술의 3초가 가슴속의 30년 상처가 될 수 있다” “버럭쟁이는 천하를 잃는다”는 등의 말도 모두 같은 취지다. 화를 내야 할 때 비폭력 대화를 하라는 소통의 원리를 다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인격을 평가하는 추상명사를 사용하지 않으며, 문장의 주어를 나로 하는 나-표현법을 사용하고, 일방적 지시가 아니라 질문을 해서 상대방에게 말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정서적 소통 능력을 강화하라
직장에서 이뤄지는 소통의 종류는 크게 업무적 소통과 정서적 소통 두 가지다. 리더들이 자신의 소통 능력을 판단할 때 ‘회의나 보고에서 원활한 의견 교환이 있는가’ 등을 떠올린다. 그러나 이러한 소통은 업무적 소통이며 전체 소통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더 중요한 것은 정서적 소통이며, 이것이 업무적 소통보다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상사가 불편해 할 수 있는 사항에 대해서도 직원들이 솔직하게 의견을 개진한다든가, 직원들이 고충이나 불만사항 등 속마음을 편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상태가 될 때 정서적 소통이 잘 이뤄진다고 할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직장에서 업무적 소통은 조직의 계층 구조상 자동적으로 이뤄진다. 상사의 지시나 질문에 직원들은 보고하거나 대답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정서적 소통은 속마음을 오픈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강요가 아니라 자발성에 의해 좌우된다. 업무적 소통과 달리 정서적 소통은 상하관계라 해도 저절로 이뤄지지 않는다. 상사가 평소 직원을 존중하며 ‘오픈 마인드’로 상호작용을 할 때 서서히 정서적 소통의 수준이 향상된다.

유의할 점은 정서적 소통의 수준이 높을 때 업무적 소통의 수준도 높아진다는 점이다. 통념처럼 업무적 소통을 소통의 중심인 것처럼 인식하는 것은 본말이 뒤바뀐 것이다. 따라서 직장의 리더들이 자신의 소통 수준을 평가해 보고자 한다면 “나는 직원들과 정서적 소통을 얼마나 깊이 있게 하는가”를 자문해야 한다. 그리고 평소에 정서적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 이하에서 정서적 소통의 수준을 높이는 데 바탕이 되는 효과적인 기법들을 살펴보자.

1. 리더의 약점을 노출하라
“직원들의 환심을 사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당신의 무지나 약점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일이다. 그럼으로써 당신에게는 전문성을 나눌 수 있는 대화의 문이 열리며, 비로소 당신은 직원들의 치어리더가 될 수 있다.” 켄 블랜차드가 한 말이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는 2008년 3월 흥미로운 보고서를 냈다. “리더의 카리스마가 강한 기업일수록 경영 성과가 떨어지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는 내용이었다. 카리스마(Charisma)는 ‘재능’ ‘신의 축복’을 뜻하는 그리스어의 카리스마(Kharisma)로부터 유래된 용어로 사전적인 의미는 굉장히 좋다. 그러나 오늘날 조직 생활에서 카리스마는 조금 다른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권위와 위엄이 있어 다른 사람들을 위압하는 파워가 있으며 주변 사람이 편하게 상대하기 어려운 그런 특성으로 말이다. 이것은 정서적 소통을 방해하는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경영학 구루 피터 드러커도 카리스마를 경계하는 발언을 했다. “카리스마는 리더들로 하여금 잘못된 행동을 하도록 하는 원인이 된다. 그들을 융통성 없는 존재로 만들며, 자신을 오류를 범하지 않는 완벽한 존재로 확신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실제로 몇 년 전 미국의 여론조사 전문 기관인 조그비인터내셔널의 조사에 따르면 성공한 사람일수록 실수를 잘 인정하는 특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759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연봉 10만 달러 이상 고소득자가 연봉 2만5000달러 이하 빈곤층보다 “I am sorry”라는 표현을 두 배 정도 많이 하는 것이다. 리더는 의사결정을 정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구성원들로부터 많은 정보를 전달받고, 활기찬 논의를 거쳐 최종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 그런데 카리스마적 리더일수록 홀로 판단하고 독단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강하다. 독단적인 리더의 결정은 잘못될 가능성이 높고, 그에 따라 회사에 큰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 아울러 그러한 리더 밑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자신들의 의견과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시키는 대로 움직이게 돼 결국 조직의 성과는 떨어지게 된다.

조선 왕조가 27대에 걸쳐 500여 년 동안이나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개개인의 군왕이 뛰어났기 때문이 아니다. 1인의 카리스마가 아니라 “전하, 그것은 아니 되옵니다”라고 의견을 제기할 수 있었던 어전 회의 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기업 임원 회의에서도 “사장님, 그것은 아니 됩니다”고 말하기가 어려운데 생살여탈권을 가진 왕에게 반대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제도를 운영했다는 것은 다른 나라에서 유례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대단한 일이다.

“카리스마 리더는 신속하고 강한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지 않느냐? 그리고 지식과 통찰력을 겸비했을 때 카리스마 리더가 겸손한 리더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지 않느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관점이 틀렸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실제 우리나라는 물론 글로벌 기업들 중에도 카리스마가 강한 CEO가 기업을 성공적으로 경영하는 사례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리더의 건강 악화 등 갑작스런 변수가 생길 때 기업 전체에 큰 위기가 닥쳐온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그동안 리더의 카리스마가 강했기에 중간 간부들과 부하직원들이 수동적인 자세를 보였고, 주도적 역량을 키우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권위적 리더십에 공백이 생기면 바로 기업 전체의 위기로 이어진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투자 대상 기업을 선정할 때 카리스마 리더나 소수의 핵심 인재에 의해 움직이는 기업은 제외한다는 원칙을 지켰다. 당장에는 이런 기업들이 성공적으로 운영되더라도 카리스마 리더와 소수 인재에 변화가 있을 때 주가가 곤두박질치기 쉽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짐 콜린스는 많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실증 분석을 통해 펴낸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장기간에 걸쳐 탁월한 성과를 거둔 기업의 리더들은 공통적으로 겸손했다”고 밝혔다. ‘겸손한 리더’는 부하들로부터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겸손하게 경청하는 등 카리스마 리더와 반대의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었다. 심리학자 캐시 애론슨 역시 실험을 통해 실수나 허점이 매력을 더 증진시키는 현상을 발견하고 이를 ‘실수 효과(Pratfall effect)’라 이름 붙였다. 사람들은 완벽한 사람보다 약간 빈틈이 있는 사람들을 더 좋아한다는 의미기도 하다. 골드만삭스의 CEO로 성공적으로 회사를 경영했던 행크 폴슨은 “나는 직원들과 만날 때 내가 저지른 실수에 대해 얘기하는 것으로 대화를 시작한다. 이는 직원들에게 자신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러일으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커피 하나로 세계를 석권한 스타벅스의 CEO 하워드 슐츠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직원들을 움직이게 하는 파워풀 컨버세이션의 출발점은 직원들과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이다. 나의 약점을 정직하게 드러내는 것이야말로 직원들과 연결고리를 만드는 열쇠가 됐다.”

직원이 업무 실수를 했을 때에 사장님이 한마디한다. “박 대리, 나도 과거에 실수를 많이 했어. 이번 실수를 좋은 학습으로 생각하고 앞으로 열심히 하게”이 말을 들은 박 대리는 어떤 생각을 할까? “사장님도 나와 별다르지 않는 무능한 사람이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장님의 소탈한 성품을 친근하게 생각하고 더 큰 신뢰와 근무 의욕이 생길 것이다. 리더의 약점 노출은 정서적 소통의 바탕을 강화하는 기법이다. 물론 상대에게 약점을 노출한답시고 “우리 부부는 이혼할 것 같아”라는 등의 말을 하라는 뜻은 아니다. 상황에 맞는 적절한 수준의 약점이어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2. 진실한 사과는 우리를 춤추게 한다
“리더의 결정 번복은 죄가 아니다”는 말이 있다. 리더도 사람인지라 판단을 착오할 경우가 있다. 이때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상황적인 이유를 대며 변명하는 리더들이 많다. 실수를 인정하면 자신의 리더십이 손상될 것을 염려하면서 자신의 부족함이나 약점을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난번에 A 방향으로 내 의견을 말했는데 여러 의견을 고려해 보니 내 결정을 수정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양해바랍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자신의 약점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리더의 표현은 정서적 소통의 기초를 강화해 주며 앞으로 업무적 소통의 상황에서도 활발한 협의를 가능하게 해준다. 리더의 약점 노출과 실수가 있을 때의 솔직한 사과는 고성과 리더들의 중요한 소통 방식이다.

물론 실수를 하는 순간 이를 겸허하게 인정하고 나아가 사과를 한다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다. 실수를 했을 때 이를 인정하고 사과하기보다 오히려 이를 은폐하고 정당화하려는 것이 자연스러운 심리다. 실수를 인정하는 것이 자신을 약자의 위치에 두고 상대방의 처분이나 용서를 구하는 것으로 생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음의 사례를 보면 진심 어린 사과의 중요성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다음 내용은 유명 백화점 식료품 코너에 있는 안내문이다. “오늘 딸기는 산지에 비가 와서 평소보다 덜 달고, 다소 무릅니다. 그리고 수박, 참외는 아직 제철이 아니어서 당도가 떨어집니다. 구입에 참고하십시오.” 이 안내문을 보는 소비자들은 어떤 느낌이 들까? “이 가게는 참 양심적으로 장사를 하는 곳이네. 다른 물건들도 모두 믿을 만하겠네”라고 생각하며 더 확고한 단골이 되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실수를 많이 해도 무방하다는 말은 물론 아니다. 가급적 실수를 줄이고 약점도 적으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누구나 수시로 실수를 하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실수를 했을 때의 사후 처리에 있다. 즉, 인간관계를 잘하는 사람의 특징은 실수를 하지 않는 데 있다기보다 실수를 했을 때에 사과를 잘하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3. 소통에 유머를 활용하라
리더가 직원들과 정서적 소통을 강화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는 것이 유머다. ‘나는 유머에 소질이 없어서’라는 식으로 유머를 사용하는 것을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미국에서 미혼 여성들에게 배우자를 선택할 때 무엇이 중요한지를 조사한 적이 있다. 조사 결과 우선순위가 높은 순서는 다음과 같다. 첫째, 건강하고 잘생긴 남자. 둘째, 돈 많은 남자. 셋째, 긍정적이고 유머 있는 남자. 넷째, 많이 배운 남자다.

유머 감각이 부부간의 관계에서 얼마나 중요한가를 시사해 주는 내용이다. 우리나라에서 위와 동일한 조사를 하면 유머가 얼마나 중요하다고 대답할까? 과거에는 먹고살기 어려워 유머를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그러나 요즘은 유머가 중요하다는 말에 대부분 공감을 한다. 인기 있는 강사나 훌륭한 배우자에게 유머 감각이 중요하다면 조직의 리더들에게는 그 중요성이야 두말하면 잔소리다. 조직의 분위기가 팍팍해지고 갈등과 스트레스가 심할 때 리더의 유머감각은 조직의 활력 증진과 정서적 소통에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하에서 유머 감각을 키울 수 있는 유익한 원리들을 살펴보자.

● 자기를 풍자하라
필자는 머리카락 숫자가 적다. 그것을 본 교회 친구가 “하나님은 성도들의 머리카락 숫자도 센다는데 너는 하나님의 수고를 덜어줘서 좋겠다”며 농담을 던졌다. 주변 사람은 크게 웃었지만 나는 기분이 나빠서 1년이 지난 시점에도 그 친구가 괘씸하게 기억되고 있다. 유머를 한답시고 자칫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것은 유머의 취지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에도 도움이 안 된다. 『Fun 경영』을 쓴 유머 전문가 밥 로스는 “유머에서 남을 비하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유머로 깎아내려도 좋은 사람은 자신뿐이다. ‘타인을 깎아내릴 때는 쓴웃음을 자아내지만 자신을 낮출 때는 단 웃음을 자아낸다”는 말을 기억하라. 필자는 다음과 같이 내 자신을 풍자하는 유머를 사용한다. “여러분, 대머리의 이마 부분과 얼굴 부분을 구분하는 방법을 아십니까?” “갑자기 뺨을 탁 쳐서 당황스럽게 하면 붉게 변하는 곳이 얼굴이고, 변하지 않는 부분이 머리입니다.” 자신을 풍자하니까 모두가 즐겁다.

● 유머 파일을 만들어라
가급적 유머를 외우기보다 자신의 생활에서 소재를 찾아 유머를 던질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다른 사람의 유머를 많이 알고 있으면 그것을 그대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이를 변형해 자기 것으로 발전시키는 게 더 효과적이다. 좋은 유머를 접할 때마다 이를 저장해 두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내용에 따라 대주제, 소주제로 정리해 두는 방식이다.

● 남의 유머에 적극 호응하라
유머감각이 좋은 사람이 되는 데는 남을 웃기는 것 못지않게 다른 사람의 유머에 호응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 다른 사람의 유머를 “썰렁하잖아”라고 말하는 사람 앞에서 유머리스트의 입지는 사라진다. 유머를 듣는 사람의 3대 원칙이 있다. 첫째, 알아도 모르는 체하라. 둘째, 박장대소하라. 셋째, 다른 곳에서 즉시 사용해 보라. 특히 들은 유머를 잊기 전에 다른 장소에서 사용하는 것이 유머 많은 사람이 되는 비결이다.

4. 칭찬 중심으로 소통하라
리더가 직원들과 정서적 소통을 강화하는 데 가장 가성비가 높은 전략이 팩트(fact) 중심으로 칭찬의 말을 자주 하는 것이다. 미국 갤럽의 실증 조사에 따르면 업무 성과도 높고 직원들과 관계도 좋은 탁월한 리더들의 경우, 칭찬과 질책의 비율이 80대20이었다. 놀라운 수치다. 필자가 한국에서 많은 리더십 교육을 진행하면서 우리나라 리더들에게 위 질문을 해보면 질책이 80%, 칭찬이 20% 정도로 나타난다. 칭찬보다 질책이 대부분이며, 그것도 서두에서 살펴본 것처럼 언어 폭력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여전히 많은 리더는 팩트가 아니라 인격을 비난하는 추상명사로 질책하고 있다. 글로벌 우수 리더들과의 차이가 얼마나 큰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조직을 활성화하고 직원들의 동기부여 수준을 높이는 데 칭찬 중심의 소통만큼 효과적인 것이 없다. 칭찬이 좋다는 것은 중학생도 아는 내용이지만 관건은 이것을 평소에 얼마나 실천하는가에 달려 있다. 약점 노출과 아울러 칭찬의 말은 상대방과 정서적 소통을 증대하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다. 아내의 생일 때 피자 한 판으로 선물을 때운 남편이 있었다. 아내가 옆집 여자를 만나고 와서는 신경질을 부렸다. “옆집 여자는 생일 선물로 남편한테 화장품 세트를 받았다고 자랑하던데 난 고작 피자 한 판이 뭐예요!” 그러자 남편이 말했다. “허, 그 옆집 여자 참 안됐네.” “안된 건 나지 옆집 여자가 왜 안됐어요?” 하고 아내가 항의하자 남편이 대답했다. “옆집 여자가 당신처럼 예뻐 봐. 화장품이 뭐 필요 있겠어?”

사람의 행동 변화를 가져 오는 데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부족한 부분을 고치려는 질책 위주의 방법과 잘하는 부분을 격려하는 칭찬 위주의 방법이다. 이 두 가지 중에서 연구의 결론은 질책보다는 칭찬이 낫다는 점이다. 미국의 로사다(Losada)와 히피(Heaphy) 교수는 60개 팀을 대상으로 상사가 부하에게 하는 대화 중에서 칭찬과 격려 등 ‘긍정적 대화’와 꾸지람과 비난 등 ‘부정적 대화’의 비율을 분석했다. 칭찬과 질책의 비율이 고성과 팀에서는 5대1, 중간 수준의 팀에서는 1대1, 저성과 팀에서는 0.36대1로 나타났다. 칭찬 위주의 리더십이 높은 성과를 가져온다는 증거다.

세상에 칭찬과 격려가 좋다는 것을 모르는 리더가 누가 있을까? 그러나 리더들의 실제 행동을 살펴보면 대부분 그 반대다. 질책성 대화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칭찬할 일이 있으면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다가 부족한 점이 발견되면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꾸지람을 한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경영 환경에서 리더들은 자연스레 부족한 직원들을 질책하기 십상이다. 따라서 탁월한 리더가 될 수 있느냐, 아니냐 여부는 ‘질책하고 싶은 충동을 얼마나 의식적으로 억제하고, 칭찬의 습관을 실천하느냐’에 달려 있다. 칭찬 중심의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마음만 먹는 것으로는 안 된다.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기법들이 효과적일 수 있다.

● 관찰 가능한 행동 중심으로 자주 칭찬하라
관찰이 가능한 것이란 서술적(Descriptive)으로 표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상반되는 표현이 인격을 평가하는 추상명사를 사용하는 것이다. ‘열정적이다’ ‘성실하다’ ‘훌륭하다’ 등과 같은 표현은 관찰 가능한 표현이 아니다. 관찰 가능한 행동이나 사실(facts)에 의한 칭찬은 태도나 일 처리를 막연히 좋다라고 하지 않고 어디가, 어떻게 좋은지를 증거를 인용하면서 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예컨대 “그동안 잘해줬다”고 하기보다 “그동안 한 건의 사고도 없이 기한 내에 마무리해 줬다”고 해야 한다. 다음의 표현도 관찰 가능한 행동 중심으로 한 칭찬들이다.


“박 과장, 보고서에 데이터를 함께 보여주니 이해가 쉽게 됐어요.”
“제안서에 막대그래프를 넣은 것은 시각적으로 효과가 크네요.”


관찰 가능한 행동 중심으로 칭찬하면 어색하지 않아 닭살이 돋을 염려가 없다. 그리고 작은 행동이라도 자주 칭찬할 수 있게 되며, 칭찬 중심의 리더로 변할 수 있다. 이것이 바탕이 돼 정서적 소통과 업무적 소통의 수준이 크게 증대된다. 업무 성과의 증대와 직장 만족감의 증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탁월한 리더들의 소통 특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 매일 칭찬하기를 잊지 않도록 상기(Remind)해야 한다
출근하자마자 그날의 계획을 메모하는 노트의 첫 줄에 ‘칭찬하기’라고 매일 기록하는 방법이 있다. 기록하면서 마음속으로 “직원들에게 화내거나 질책할 일은 참고, 칭찬거리는 놓치지 않도록 하자”며 다짐을 한다. 과거 삼성에버랜드의 경영을 크게 성공시킨 허태학 사장의 방법은 더욱 구체적이다. 그는 출근하면 작은 단추 5개를 왼쪽 포켓에 넣고서 퇴근 때까지 오른쪽 포켓으로 옮기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한 번 칭찬할 때마다 단추 한 개를 다른 쪽으로 옮겼다. 이런 노력이 없으면 칭찬이 좋다는 것은 머리로는 알지만 어느새 질책 위주의 리더가 되고 만다. “사람이 돈과 섹스보다 더 원하는 것이 두 가지 있다. 그것은 인정과 칭찬이다.” 메리 케이 애시가 한 말이다.


필자소개 김영기 조직리더십코칭원 대표 actionskill@daum.net
미국 텍사스주립대에서 인력 관리로 석사 학위, 고려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고려대 경영대학원 등에서 강의를 해왔다. KT 노사관리 전문위원을 맡는 등 다양한 기업에서 리더와 중역을 대상으로 강의와 코칭을 벌여왔으며 『리더는 어떻게 말하는가』 등의 책을 펴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73호 언더그라운드 정보와 기업 전략 2019년 5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