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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2. 코칭 성공 사례

실패해도 비난받지 않는다는 믿음
꼴찌팀을 고성과 조직으로 만들어

김현정 | 262호 (2018년 1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성과를 내지 못하던 IT 업체와 꼴찌를 도맡아 하던 고등학교 배구부가 리더십 코칭을 받은 후 고성과 조직으로 변모했다. 비결은 바로 ‘리더십’에 있었다. 두 조직은 코칭을 통해 고성과 조직들이 가지는 공통의 특징을 이식하기 위해 노력했다.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을 높이고 비현실적인 비전을 제시하며 자율성을 보장하는 등의 리더십을 통해 두 조직은 고성과 조직으로 재탄생했다.

편집자주
본 기고는 필자의 실제 코칭 사례를 바탕으로 제작됐습니다.



사례 1 IT 제조업체인 A 사는 새 주인을 맞았다. 한때 대기업 출신의 창업주가 영업력을 발휘해 회사를 연 매출 800억 원 수준까지 끌어올린 적도 있었던 이 회사는 경영 실패와 사업 확장 실패로 결국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이후 1년 반에 걸쳐 3∼4번의 인수합병 기회가 오는 듯했지만 대부분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많은 우수 직원이 퇴사했고 조직의 분위기는 침체됐다. 게다가 제왕적 리더십을 겪어온 부하직원들은 극도로 방어적인 태도를 보여 회사의 회생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었다. 그러나 새 주인인 김 사장이 인수팀과 함께 부임한 이후 회사는 달라졌다. 인수 당시 A 사는 종업원 90여 명, 연 매출 200억 원 정도였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회사 회생 의지를 강력히 피력했다. 김 사장 부임 후 임원 팀코칭을 진행했고 김 사장도 늘 배석해 활발히 참여했다. 인수 프로세스를 마무리한 다음 해 이 회사는 57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사례 2 외국인 학교인 B고등학교 여자 2군 배구팀은 리그 최약체 팀이었다. 작년 시즌에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해 리그 최하위를 기록했다. 그런 가운데 작년 단장을 맡았던 이 양이 단짝 친구 박 양과 올해 공동 주장을 맡았다. 필자는 이번 시즌 두 번째 경기를 직접 관전했는데 이 팀의 실력과 정신력 모두 바닥 상태였다. 4번 이상 랠리가 지속되는 일이 없었고 대부분의 랠리는 B고등학교의 실점으로 끝났다. 경기 결과 세트스코어 3대0으로 B고등학교는 패했다. 모두 더블스코어 이상의 차이였다. 경기 후 긴급 리더십 코칭이 시작됐다. 그 이후 8경기에서 B고등학교는 6승2패의 전적을 기록하며 전체 승률 60%로 시즌을 마감했다. 특히 리그 1위 팀과의 경기에서도 대등한 모습을 보였다. 두 달여 만에 기량은 월등히 향상됐다. 어떻게 이렇게 변화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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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가정은 다 엇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의 이유로 불행하다.”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카레니나』의 첫 문장이다. 고성과를 만들어내는 조직들은 중소기업이건, 대기업이건, 고등학생 배구팀이건 비슷비슷한 이유가 있다. 앞에 제시한 이 드라마틱한 변화를 일궈낸 조직은 둘 다 필자가 코칭을 한 조직이다. 그리고 둘의 공통점은 바로 리더십에 변화가 있었다는 점이다.

1번 사례는 새로운 리더가 오면서 변화가 일어난 것이고, 2번 사례는 기존 리더가 리더십 행동을 바꾼 것이라는 차이만 있을 뿐이다. 물론 새로운 사람이 온다고 해서 다 이러한 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김 사장은 이전 회사에서 좋은 성과를 내왔지만 이 정도의 성장을 이룬 적은 없었다. 이 양과 박 양 역시 작년에도 팀의 일부였으며 첫 두 경기는 참패했다. 즉, 그들이 타고난 리더라서 회사나 팀을 맡자마자 성과를 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리더의 관점과 행동 전략이 달라졌기 때문에 이런 변화가 생겨난 것이다. 기존 리더라도 자신을 바꿀 수 있다면 조직을 바꿀 수 있다. 두 팀의 공통적 특징을 정리한다.

성공하는 조직의 공통적 특징
1.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
지난해 구글은 고성과 팀에 대한 심도 깊은 연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당시 이 발표는 많은 기업 경영자를 놀라게 했다. 구글이 연구한 고성과 조직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심리적 안전감’이 높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심리적 안전감이란 실수나 실패를 하더라도 비난받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뜻한다. 이 이야기를 하면 리더들은 의아해한다. 대부분의 리더는 잘못을 했으면 야단을 치는 게 당연한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잘못했는데도 야단을 치지 말라니, 그러면 일이 계속 망가지도록 보고 있으라는 말이냐?”라고 그들은 주장한다.

이런 의식에는 몇 가지 가정이 깔려 있다. 실수나 실패가 고의나 무지의 결과라고 보는 것이다. 만약 실패가 무지의 결과라면 비난할 필요가 없다. 가르치면 되기 때문이다. 왜 잘 가르치지도 않고 능력 이상의 일을 맡겼는가? 리더가 그 사람을 잘못 파악했기 때문이다. 부하직원이 아니라 직원의 능력을 잘 파악하지 못했던 리더가 먼저 반성해야 한다.

고의로 실패를 만든 사람에게도 비난은 역시 아무런 효과가 없다. 일부러 일이 잘못되도록 했다는 것인데 애초에 나쁜 마음을 먹고 있는 사람은 야단을 친다고 해서 잘못을 뉘우치거나 행동을 고치지 않는다. 오히려 화를 내고 당황하는 리더의 모습은 그 사람에게 보상이 된다.

단순한 실수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것일 수도 있다. 이럴 때는 실수를 한 사람도 놀라고 당황할 것이다. 대부분은 실패했다는 사실만 깨달으면 개선을 할 수 있다. 괜히 비난을 해서 더 기분을 상하게 할 필요가 없다. 본인의 잘못을 알고 있는데 상사가 비난을 하게 되면 그 비난 때문에 마음이 상하게 돼 좌절감이나 반발심만 생긴다. 즉, 어떤 경우든 실패에 대한 비난은 행동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부하직원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보자. 스스로 열심히 일하는 과정에서 실패를 경험했다고 치자. 이 실패를 상사가 비난하지 않는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 “어떻게 이 실패를 만회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실패를 최소화하거나 훗날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과 행동을 할 것이다.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최대한 빨리 움직이려 할 확률이 높아진다. 사람들은 잘못을 저질렀을 때 야단을 맞을 것이라 예상한다. 그런데 비난이 없다면 어떨까? 사실 그 순간이 리더에게는 기회가 된다. 실패를 경험하고 낙담해 있는 직원에게 리더가 위로나 격려를 전한다면 부하직원의 리더에 대한 충성심이 크게 높아진다. 그리고 심리적 안전감도 생긴다. 즉, 다음에 실수나 실패를 하더라도 비난받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생긴다. 물론 부도덕한 행위는 예외다. 이에 대해서는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다.

A 사는 하이테크 회사로 늘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판매해야 한다. 과거 제왕적 리더십과 과도한 비난의 조직문화를 갖고 있던 터라 어떤 직원도 혁신적 시도를 하려고 하지 않았다. 대부분은 안전한 범위에서 별 의미 없는 것을 바꾸고 새롭다는 인상만 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신임 리더로 부임한 김 사장은 새로운 시도에 열린 자세를 보여줬다. 그는 “애플도 자체 개발한 수많은 기술을 파기해 가며 결국 한 가지에 집중했다고 주장했고, 삼성전자는 수십여 종의 핸드폰을 생산하지만 결국 회사를 먹여 살리는 기종은 소수에 불과하다”며 부하직원을 설득했다. 100개를 개발해야 그중 하나가 터지고, 그것이 회사를 먹여 살릴 것이란 주장이었다. 그는 강압적인 모습 대신 “소개팅을 자꾸 나가야 연결이 되든 말든 할 거 아니에요”라거나 “새로운 걸 시도하면 재미있지 않아요?”와 같은 장난스런 말투로 직원들에게 다가갔다. 비난을 자제함으로써 새로운 시도를 북돋으려고 시도했다.

배구팀 선수들은 각자 다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주장부터 토스 성공률이 거의 0%였다. 그리고 이런 단점이 그들을 최약체 팀으로 만든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지는 것을 부끄러워하면서도 패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들은 인식의 전환을 이뤄냈다. 한 세트를 이기기 위해서는 25점을 내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24번의 실패와 실수를 해도 된다는 의식의 전환 말이다. 단점 때문에 24점을 내주더라도 잘하는 것으로 25점을 내면 이길 수 있다. 그리고 상대방도 실수를 하기 때문에 잘하지 않아도 공짜로 얻는 점수들이 있으니 자신들이 잘하는 것으로 꼭 25점까지 내지 못하더라도 승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생각을 바꾸니 매우 여유로워졌다. 즉, 실패와 실수가 성공의 횟수보다 많아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이다. 비난과 자책으로부터 상당 부분 자유로워졌다. 그러다 보니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됐고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몸을 날리는 멋진 플레이에 욕심을 냈다.

우리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을 늘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실패를 두려워하도록 만드는 리더를 많이 만나게 된다. 사실 잘 들여다보면 작은 실수 때문에 큰 실패를 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성공을 가져오는 요소가 없을 때가 더욱 문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면 실패를 마음 놓고 할 것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실수나 실패를 자주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조직에서 큰 성공이 잉태된다.

2. 비현실적인 비전
김 사장 취임 전 A 사의 직전 매출은 201억 원이었다. 하지만 김 사장은 취임 후 매출 목표를 500억 원으로 올렸다. 리더십 말고는 바뀐 게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터무니없이 높은 비전을 제시한 것. 또한 부하직원들에게 “우리는 중소기업이라 여러분은 퇴사해도 대기업은 못 간다. 하지만 우리가 대기업이 될 수 있다”는 성장 비전도 제시했다. 담대한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끊임없이 인비저닝(envisioning)시켜갔다. 인비저닝이란 미래를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떠올려보는 것이다. 즉, 5년 후에 우리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했다. 사옥을 짓고, 옥상 바비큐장에서 맥주 파티를 하는 상상부터, 직원들이 회사에 기쁜 마음으로 출근하는 것. 그리고 아이들이 아빠의 회사를 다른 친구들에게 자랑하는 상상까지, 마치 크게 성공했을 때의 생생한 미래 모습을 그려보도록 유도했다.

처음 이 비전에 대해 김 사장조차도 확신을 갖지는 못했다. 그는 중도에 비전을 지켜내기 위해 M&A를 시도하기도 했다. 급작스러운 관련 법 개정으로 그마저도 불가능해지게 되자 크게 낙담을 했다. 그러나 결국 이뤄졌다. 4개월 만에 500억 원 이상의 수주를 받아낸 것. 김 사장은 그 비결을 이렇게 대답했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사실 연 매출 500억 원 달성이라는 비전을 회사 입구에 걸어 놓고 처음에는 저게 인테리어 소품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자꾸 보니까 이뤄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리고 어느 순간 꼭 해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마 다들 마찬가지가 아니었을까요?”

실제로 많은 것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어떤 것이 목표 달성에 주효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임원들 처우도 개선하고, 인사제도도 개편했으며, 임원 코칭도 진행했다. 그러면서 회사가 전체적으로 열심히 하는 분위기가 됐다. 김 사장 부임 후 초기에 임원들은 회의 시간에 수첩만 쳐다봤다. 하지만 문화가 바뀌면서 회의 시간이 끝날 때까지 토론을 마치지 않자 듣고만 있던 사장이 회의에서 먼저 일어나는 일도 생겼다. 이 과정에서 일어난 흥미로운 일은 체질 개선이다. 하청업체에서 뒷돈을 받거나 업무를 게을리한 임원들이 스스로 퇴사했다. 새로운 시도 없이 기본 업무만 간신히 수행하던 조직에서 대장 노릇을 했던 사람들은 열심히 일하고,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조직에서는 견딜 수가 없었던 것이다.

배구팀의 두 번째 경기 이후 필자는 팀원들에게 승리와 우승에 대해 이야기하라고 주문했다. 코칭 때마다 관점을 전환해야 한다는 조언이었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우선 행동을 바꿨다. 행동주의적 접근은 행동과 말을 바꾸어 신념에 변화를 꾀하는 것이다. 우승에 대한 확신은 없지만 우승을 할 것처럼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다. 그들은 그들 스스로를 코칭하기 시작했다.

1승도 못 해본 선수들이 승리를 넘어 우승을 이야기하다니, 아마 누가 들어도 비웃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이런 노력이 필요했다. 코칭 전, 선수들은 경기에서 지고 나면 자기들의 부족한 점을 더욱 많이 생각했다. 앞으로 절대 이기지 못할 것이라는 절망감에 짓눌리기도 했다. 그리고 억울한 것이 늘 많았다. 심판은 늘 편파판정을 하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코칭을 시작하면서 학생들은 이기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주장은 “우리 이기면 끝나고 뭐 먹을래?”라는 말을 하는 등 자연스럽게 이기는 이야기를 했다. 이기지 못해도 먹고 싶은 것이야 있겠지만 굳이 승리 후의 만찬을 상상한 것이다. 이미 자축 계획을 세워놓고 훈련에 임했다. 그리고 자신이 멋진 플레이를 성공시키는 것을 상상하기 시작했다. 꼴찌팀의 반란을 상상했다. 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독일을 이긴 사례들은 그들의 기분 좋은 상상에 힘을 보탰다. 실제로 1승씩을 더해가자 이 팀은 드디어 우승을 드러내놓고 꿈꾸기 시작했고 “우리 팀의 목표는 우승이야!”라고 이야기했다. 3연승을 올리자 이제는 그들을 비웃기보다 응원하는 소리가 더욱 커졌다.

비전은 할 수 있을 만한 사람에게 할 수 있을 만한 목표를 제시하는 게 아니다. 비전은 오히려 너무 크고 아름다워서 감히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목표여야 한다. 1990년대 중반 삼성전자의 비전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초일류 달성이었다. 국내에서도 2류를 갓 벗어난 회사가 세계 초일류를 꿈꾸는 게 무모해 보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결국 해냈다. 히딩크 감독의 2002년 월드컵 대표팀도,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 축구 대표팀도 그렇다. 비현실적인 비전도 현실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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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성공한 것처럼 대우하고 행동하라
운동선수들은 이기는 상상을 통해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 그리고 이기는 것을 정상화(normalize)하기 위해 쉬운 상대를 대상으로 100번의 승리를 거두고 중요한 시합에 나가기도 한다. 이기는 기분, 성공하는 기분을 느끼는 것은 실제 승리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상상을 통해서, 혹은 다른 비슷한 처지에 있던 팀의 승리에 자신을 대입해 보는 활동들이 다 여기에 포함된다. 괴테는 “그 사람을 지금 상태로 대접한다면 이 상태로 머물겠지만 돼야 할 사람이 된 것처럼 대접한다면 그 사람은 그렇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즉, 성공하고 이긴 사람들처럼 대하면 실제로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

A 회사는 어떤 성과도 내기 전에 임원들에 대한 대우를 개선했다. 임원 코칭도 그 일환이었다. 또 한 예로 대리운전을 법인 계좌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물론 회식이나 접대와 같이 회사의 일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을 때에 법인 계좌를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하지만 일부 임원은 이를 개인적인 용무에 사용하기도 했다. 그들은 회사의 이런 대우에 우쭐했을 것이다. 과거에 받지 못했던 대우를 회사로부터 받고 있다는 점을 지인에게 자랑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회사는 이를 알고 있었지만 눈을 감았다. 그들이 대접받는다는 기분을 느끼게 하는 것이 대리운전 비용 몇만 원보다 더 의미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모럴해저드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사장이 진짜 관대한 마음으로 임원을 대하고 있는지 테스트해보고 싶었던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런 문제는 금방 사라졌다. 어린 시절 적당히 나쁜 짓을 해보고 나면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본인을 믿어주는 회사의 일원이라는 자긍심을 해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었다. 시행 후 2개월 정도 지나자 그런 일은 사라졌다.

배구팀은 자신들이 늘 이기는 팀처럼 의기양양한 기운을 만들어 냈다. 그들은 패배감이 아니라 승리에 도취된 선수들처럼 훈련을 했다. 에이미 커디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가 제시하는 성공을 부르는 신체 습관, 이른바 파워 포즈(파워 있는 사람의 포즈나 승리를 했을 때 하는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훈련할 때 음악도 바꿨다. 자기 도취에 빠져서 부르는 신나는 음악들을 주로 들으며 연습을 했다. 그리고 그들은 훈련의 강도를 높였다. 마치 쟁쟁한 팀들을 대상으로 우승을 노리는 국가대표팀처럼 말이다. 그리고 훈련에 재미 요소를 더했다. 매일 지기만 하는 팀이 무슨 재미 타령이냐고 할지 모르겠다. 그들은 10대 소녀들에게 가장 어울리는 모습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재미가 있어야 많이 하고, 열심히 하고, 그러다가 잘하게 된다.

4. 자율성
실리콘밸리의 선도적 기업들은 자율성과 책임감을 중시한다. 그들은 각 팀에 최대한 자율권을 준다. 출근을 하든 안 하든, 어떤 식으로 일하든, 돈을 얼만큼을 어떻게 쓰든 그들에게 최대한의 자율성을 허락한다. 대신에 아주 철저하게 그 책임을 묻는다.

2년 넘게 A 사를 경영하던 김 사장은 어느 날 필자에게 충격적인 고백을 했다. “저는 아직도 우리 회사가 뭐 하는 회사인지 잘 몰라요.” 기술 집약적인 B2B 사업을 하는 회사의 세부 기술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른 시일 내에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서 고객을 만족시켜야 하는데 구체적인 방안을 사장이 제시해줄 수 없었던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리더는 부하직원들을 믿고 업무를 위임했다. 특히 그는 그의 사업과 기술에 대해 전문성이 없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어설프게 그들 위에 군림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는 배우는 자세를 계속 유지했지만 그의 부족함도 숨기지 않았다. 그렇기에 임원들은 자율적으로 청사진을 그릴 수 있었고, 더 큰 책임감을 가졌다. 기술의 수명주기가 길었던 시절에는 리더가 높은 수준의 전문성을 갖고 있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기술 수명주기가 짧아지는 시대에 리더의 전문성은 오히려 새로운 방식을 받아들이고 혁신적인 시도를 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배구팀에 중대 전환의 계기는 코치 선생님이 일주일간 1군 선수들을 원정 지도하기 위해 자리를 비운 기간이었다. 그 한 주간 팀원들은 달콤한 휴가를 즐길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학생들은 기존 훈련보다 더욱 강화된 훈련을 실시했다. 코치 선생님의 지도가 아니라 학생들 스스로 평소보다 두 배 높은 강도의 훈련을 계획하고 서로를 격려하며 자신들의 한계를 뛰어넘으려 노력했다. 자기효능감, 즉 자신이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커지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의 경기를 비디오로 녹화해 잘한 점과 아쉬운 점을 성찰하고, 미국 대학생들의 배구 경기를 보며 학습하기도 했다. 자율성이 만든 자기효능감은 외부적 설득보다 훨씬 강력하다. 그들은 그들의 승리가 온전히 자신들의 것이라고 믿는다. 배구팀이나 다른 학원 스포츠팀의 상당수는 든든한 부모들의 지원을 받는다. 보통 주장의 어머니는 다른 선수 어머니들에게 회비를 걷고 훈련할 때 간식을 사다주고, 원정 경기에 간식을 싸서 보내는 일을 한다. 하지만 공동 주장인 이 양과 박 양의 부모는 맞벌이를 하고 있었기에 어머니의 도움을 받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직접 학생들에게 간식비를 받아서 함께 간식 계획표를 짜고 근처 마트에 가서 함께 장을 봤다. 시합이 있는 날 식사 준비부터 선수단 이동 동선까지 학생들이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해야 했다. 간혹 코치가 출장을 가면 선수들끼리 자율 훈련을 실시했다. 돌봄의 부재는 자율성을 확대해줬고 훈련과 예산 집행에 대한 학생들의 책임감도 높아졌다.

5. 팀 유대의 중요성: 폭음 폭식, 유쾌함, 그리고 의미
최근 몇 년 사이 회식을 지양하는 분위기가 조성됐고 올해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일터는 문자 그대로 일만 하는 곳이 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팀 유대나 관계를 찾는 것은 이제 구시대의 유물 정도로 여겨진다. 하지만 엄밀한 학술 연구 결과를 보면 일 중심의 미국 문화에서도 유대를 강화하는 것이 성과에 더욱 도움이 된다.

베스트셀러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에 따르면 폭음과 폭식은 긍정적인 효과를 갖고 있다. 실제로 성공하는 팀의 리더는 먹는 것을 나누는 것에 관대한 특징을 보였다. 이는 진화론적 관점과 심리학적 관점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인간을 포함한 동물들은 상대를 유혹할 때 언제나 먹을 것을 제공했다. 심리학 연구 결과에 의하면 사람들은 포만감을 느낄 때 상대방에게 더 호의적이 된다. 음식을 나누는 것 역시 가장 기본적인 활동을 함께하는 데서 오는 친밀감을 만드는 활동이다. 술을 함께 마시는 것 역시 유대관계를 강화한다. 밀레니얼세대 역시 인간적이고 수평적인 따듯한 분위기의 직장을 원한다. 과거 직장인들은 돈을 벌고 성취를 이뤄내는 장으로 직장을 생각했다. 하지만 밀레니얼세대들은 삶의 한 구성 요소로 직장을 인식한다. 팀이나 조직의 유대는 예나 지금이나 팀워크의 중요한 축이다.

김 사장 역시 직원들과 자주 회식 자리를 마련했다. 회사 입구를 까페처럼 꾸미고 직원들이 아무 때나 편안하게 간식과 커피를 마시며 대화할 수 있게 했다. 코칭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다양한 간식이 테이블 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필자는 코칭을 하는 동안 그들이 가벼운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매주 일요일 예능프로그램을 보고 올 것을 숙제로 내주었다. 그들은 월요일이 되면 전날 본 TV 프로그램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여기서 나온 유행어를 흉내 내며 재미있는 농담을 주고받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B 고등학교 역시 마찬가지다. 여고생들에게 간식은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무엇을 먹을지에 대해 이야기하며, 또 실제로 먹는 과정을 함께하며 팀원들의 유대 관계는 강화됐다. 또 학생들은 경기마다 머리에 색깔 리본을 매고 출전했다. 세월호 희생자들의 무사 생환을 기원하는 노란색 리본을 매거나 유방암 예방의 의미로 핑크색 리본을 매기도 했다. 리본을 통해 유대를 강화하면서 사회적 이슈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자긍심을 가질 수 있었다. 그들은 익살맞은 도구들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가 하면 예쁜 양말을 단체로 구매하기 위해 해외 사이트를 뒤지는 등 하나가 되기 위한 소소한 행위들도 이어갔다.

유대 관계는 일이 잘되게 하는 기반을 형성한다. 물론 맨땅에도 집을 지을 수 있다. 하지만 터를 잘 파고 바닥을 다지면 더 큰 집을 더 튼튼하게 올릴 수 있다. 유대 관계는 터를 다지는 일과 관련이 있다. 필자는 조직 내의 잡담을, 특히 부하직원과 상사와의 잡담을 권장하는 편이다. 잡담을 10분 하고 일 이야기를 하면 20분 만에 대화를 마무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일 이야기만 하면 오히려 대화가 빙빙 돌고 회의 결과가 현실화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잡담을 하면 회의시간이 짧아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잡담을 통해 유대가 생기면 일이 되는 쪽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반대로 업무 이야기만 계속하면 조직원들이 안 되는 이유를 찾는 데 집중하곤 한다.

고성과 팀을 만드는 핵심은 결국 ‘리더십’
모든 리더는 조직의 성장을 원한다. 리더들은 개인의 역량보다 부하직원의 역량의 합으로 자신의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 때문에 부하직원과 경쟁해서는 안 된다. 그들을 성장시켜야 한다.

특히 대다수 중소기업 리더는 “우리 회사는 대기업만큼 인력풀이 뛰어나지 않아 혁신이든, 성장이든 제대로 진행하기 어렵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하지만 A 사는 중소기업이다. A 사의 경우 심지어 1년반가량 사장이 없었고 워크아웃 기간 동안 많은 인재는 빠져나갔다. 일반적 중소기업보다 상황이 더 안 좋았다. 하지만 그들은 극적인 변화, 즉 리더십의 변화를 통해 큰 성과를 창출했다.

물론 리더십의 변화는 쉽지 않은 과제다. 부하직원이 못 미더워도 믿어야 하고, 비전에 대해서 리더가 스스로 확신이 없어도 확신에 찬 듯 행동해야 하며, 실수나 실패에 관대해지고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 코칭 기술은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코치는 기업의 가치 창출의 원천이 되는 신기술이나 경기력 향상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배구 기술을 가르치지는 못한다. 하지만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는 구체적인 방법들에 대한 조언을 해줄 수 있다. 생각을 바꾸면 역량이나 기술 향상은 아주 쉽게 이뤄진다. 결국 코칭은 좋은 리더십을 통한 고성과 조직 창출에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필자소개 김현정 숭실대 혁신 코칭컨설팅센터 주임교수 hyun8980@gmail.com
필자는 이그제큐티브 코치로 대기업 임원과 팀장을 대상으로 코칭 활동을 하고 있으며 숭실대와 아주대 대학원 코칭 석사 과정에서 코치를 양성하고 있다. 미네소타대 상담심리학 석사, 컬럼비아대에서 조직 및 리더십 전공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인시아드 글로벌 리더십센터 연구원, 삼성전자 리더십 개발센터, 숭실대 경영학부 조교수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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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들의 노하우를 교재 형태로 제작
개인의 지식이 ‘함께하는 지식’으로

최근 기업 교육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집합 교육에 제약이 생기면서 시간 투입은 최소화하되 교육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으려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교육의 핵심 내용을 온라인 등으로 사전에 학습한 후 본 학습에서는 실습 및 토론 위주의 교육을 진행하고, 이후 코칭 또는 멘토링을 제공해 학습 내용을 현업에서 활용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 유력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른바 집합 교육 형태의 포멀 러닝(Formal learning) 일변도에서 탈피해 다양한 교육방식을 접목, 교육의 효과성 및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필자는 2015년부터 최근까지 대기업 R&D 연구소의 인재 육성 체계 수립 작업 등을 진행했다. 연구소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느낀 한계는 R&D 조직일수록 직무 및 리더십 역량 함양을 위한 솔루션을 기업 외부에서는 찾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대학교수의 이론 강의는 실제 현장 상황과 잘 부합하지 않고 범용적인 리더십 콘텐츠는 연구소의 독특한 문화와 잘 맞지 않는다는 반응이 많았다.

따라서 연구원들의 육성 방식은 해당 분야의 전문성과 경험이 많은 선배 연구원을 통한 멘토링 방식이 대부분이었고 많은 연구소는 이를 구조화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필자는 실제 프로젝트 진행 경험을 바탕으로 특정 분야의 경험과 노하우, 전문성을 보유한 선배 연구원들이 자신의 암묵지와 노하우를 형식지화해 교재를 제작하고, 이를 바탕으로 후배 연구원들에게 맞춤식 멘토링을 통해 성공적으로 전수한 사례를 공유하고자 한다. 일을 통해 얻은 중요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연구원이 회사를 떠나면 해당 지식과 노하우가 고스란히 사라지는 현상, 개인이 다양한 업무와 시행착오를 통해 얻은 교훈(lesson learned)들을 개인의 무기로만 활용하는 폐쇄적 문화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의미 있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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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사 R&D 연구소 사례로 본 기술 전수 과정
A 사의 R&D 연구소 인원은 약 1만여 명에 달한다. 회사는 매년 이들 가운데 20명 내외를 핵심 인력으로 선정해 각 연구 분야에 맞는 심화 교육을 통해 이들이 미래 기술을 선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들은 4년에 걸쳐서 체계적인 교육을 받게 된다. 초기 1∼2년 차에는 엔지니어로서 전문성뿐만 아니라 세상을 보는 눈을 넓히고 사업적 통찰력을 키울 수 있도록 인문학 및 비즈니스 관련 집합 교육을 실시한다. 이후 해외 대학이나 연구기관 등에 연수를 보내 1년간 집중 연구 기간을 갖도록 지원한다. 연구원들은 이 과정에서 획득한 심화 지식, 정보, 자료들을 조직 차원으로 전파하기 위한 ‘기술 전수 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이 기술 전수 과정의 핵심은 연구원들이 개인적으로 습득한 지식과 경험 및 노하우를 조직 차원으로 확대 전파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서 총 세 가지 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이를 통해 ‘나 혼자만의 지식’이 ‘함께할 수 있는 지식’으로 변한다.

1. 개인의 암묵지, 노하우를 형식지화하다
먼저, 해외 연수를 마치고 온 인력들은 본인이 연수를 하는 동안 획득한 자료, 실험 결과 및 여러 활동을 통해 획득한 노하우 등 ‘암묵지’를 ‘형식지’화하는 작업을 한다. 이는 매뉴얼화 단계로 볼 수 있다. 이 단계에서는 일정한 양식이 주어지고 이 양식에 맞춰 연구를 하게 된 배경 및 노하우, 여러 시행착오 경험을 기술한다. 매뉴얼화 단계에서는 자신의 지식이나 기술을 전수하고자 하는 대상자인 ‘수용자’를 미리 선정한다. 또 이들에게 어떤 내용을 전수할지에 대한 계획서도 작성한다. 이후 전수계획서를 바탕으로 목차를 만들고 목차에 따라 콘텐츠를 생성한다. 이때 유의해야 할 것은 기존 산재한 자료를 삽입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계획서에는 자료의 출처 및 정보만이 들어간다. 그 대신 연구의 의도와 배경 등 연구자만의 경험을 자세히 작성해야 의미가 있다. 약 6주간에 걸친 자료 작성 후 전수자는 전수대상자인 수용자들과 함께 공유회를 개최한다. 미리 작성한 계획서를 공유하고 총 6회에 걸쳐 진행될 전수 프로세스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에 대해 수용자들과 대화를 나눈다. 또, 전수 과정 동안 지켜야 할 그라운드 룰을 이때 정한다. 기술 전수 과정에 참여했던 대다수의 전수자는 “매뉴얼화 단계를 통해 그동안 연구한 내용을 정리하고 축적할 시간이 필요했는데 이 단계에서 이를 차근차근 정리할 수 있어 유익했다”고 말했다.



2. 형식지화된 내용을 동료 및 후배들과 나누며 함께하는 지식으로 발전시키다
전수자는 5명 내외의 수용자(전수 대상자)를 대상으로 매뉴얼화 단계에서 구성한 매뉴얼을 교재화해 전수 활동을 진행한다. 총 6차례에 걸쳐 1회 진행 시 4시간 이상 전수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권장한다. 사전에 전수자는 수용자들과 함께 전수방식을 논의하고 시간표를 짠다. 예를 들면, 사전 과제를 부여하고, 사전 과제를 논의하는 시간, 핵심 내용을 강의식으로 전달하는 시간, 실제 프로그램을 활용해 실습하는 시간, 마지막으로 1대1 개별 코칭 하는 시간 등을 배분해 진행할 수 있도록 한다. 실제 전수자들은 전수 활동을 위해 기존에 작성했던 매뉴얼뿐만 아니라 별도로 강의를 준비하는 시간을 갖기도 하는 등 효과적인 지식 전수를 위한 방안을 고민하게 된다.

3. 개인 지식을 조직 차원의 지식으로 확대하다
약 6회에 걸쳐 전수자와 수용자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매뉴얼화 단계에서 구성했던 매뉴얼이 업데이트될 뿐만 아니라 더 정교화된다. 전수자의 암묵지가 형식지화되고 형식지화된 매뉴얼에 수용자의 신선한 아이디어가 덧붙여지면서 최종 산출물이 완성된다. 이 과정에서 전수자와 수용자는 모두 자신이 가지고 있던 다양한 지식 및 노하우들이 형식지 형태로 공유되면서 시너지를 만드는 경험을 하게 된다. 최종 완성물은 각 센터의 임원진에게 공유된다. 최종적으로 성과 공유회를 개최해 개인 지식이 조직 차원으로 확대됐다는 점을 축하하면서 기술 전수 과정이 마무리된다.

지식의 창조적 축적을 위한 핵심 성공 요인 4가지
A 사 사례는 지식이 일터에서 자연스러운 멘토링을 통해 지식이 조직 내에 자연스럽게 축적되는 프로세스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사례처럼 기업 구성원들이 지속적으로 지식을 축적하고 전파해 조직 차원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일터에서의 지식 축적의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기업 구성원들이 일하는 동안 학습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확보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업무 성과를 향상시키는 유용한 노하우를 공식화하고 학습을 통해 교훈이나 시사점을 얻을 수 있도록 코칭이나 멘토링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지식 창출에서 핵심적인 전략은 암묵지를 눈에 보이는 지식으로 만드는 것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셋째, 다른 사람의 업무에 대한 이해를 통해 자신의 업무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도록 도와줘야 한다. 또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여러 대안을 실험하는 문화도 필요하다. 회사 내외부에서의 벤치마킹은 이러한 갈증을 해소하는 데 좋은 방법이다. 부가적으로 조직은 이러한 실험에 대해 동기부여해주고 보상해줄 필요가 있다. 이런 과정이 계속 반복돼야 한다. 역량이 뛰어난 직원들을 관찰하고, 이들과 함께 코칭이나 멘토링을 이어감으로써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

필자소개 임선예 루트컨설팅 본부장 sylim@rootconsulting.co.kr
필자는 고려대 교육학과에서 교육사회학 및 성인계속교육학으로 박사 과정을 수료했으며 현재 루트컨설팅에서 전략적 직무 분석 기반의 인재 육성 체계 수립, HR Analytic 기반의 리더십 과정 개발 분야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고객사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이론과 실제를 접목할 수 있는 현장 중심의 전문성을 추구하고 있다.
  • 김현정 김현정 | - 아주대 협상/코칭연구센터장
    - 아주대 경영대학원 특임교수
    - 숭실대 혁신코칭컨설팅학과 주임교수
    - INSEAD Global Leadership Center 방문연구원
    - 삼성전자 리더십 개발센터
    Hyun89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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