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2. 꼰대 리더십

본인이 ‘꼰대’인 줄 모르는 게 가장 큰 문제 ‘나를 따르라’는 버리고, ‘함께 갑시다’로

249호 (2018년 5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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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at a Glance

선다 피차이와 마리사 메이어는 어린 시절부터 ‘수학 천재’로 불리며 미국 최고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실리콘밸리에서 일하게 된다. 성공 가도를 달리던 두 사람은 실제 최고경영진으로 일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운명이 갈린다. 피차이는 ‘수평적 리더십’으로 구글의 성공을 이어가고 있지만 38세에 화려하게 야후 CEO로 등극한 메이어는 ‘불통’과 ‘꼰대 리더십’으로 추락의 길을 걷는다. 굳이 미국의 유명 CEO 두 사람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한국 사회, 한국 기업에서도 현재 ‘꼰대 리더십’은 조직문화를 망치고 유능한 인재를 떠나게 하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꼰대, 특히 ‘중증 꼰대’의 가장 큰 문제는 본인이 ‘꼰대라는 사실조차 모른다는 것’이다. 같은 지적을 하더라도 말하는 방식과 접근하는 방법을 바꾸고, ‘비교의 대상’을 ‘예전 그 시절의 나’로 변화시키며, 스스로 코치 받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에서부터 ‘리더십의 변화’는 시작된다.

리더 스토리 #1 선다 피차이(Sundar Pichai)

선다 피차이는 1972년 7월12일 전기공학자 아버지와 속기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인도의 전형적인 중산층 가정에서 성장했다. 피차이는 말수가 적고 수줍음이 많았지만 수학에는 큰 재능이 있어 인도의 MIT라 불리는 IIT(Indian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공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공학 석사와 펜실베이니아대에서 MBA를 취득했다. 피차이는 대학원을 졸업한 후 맥킨지에서 잠시 컨설턴트로 일하다 2004년 구글에 입사해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구글 입사 초기 구글 크롬을 개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또한 구글 드라이브, 지메일(Gmail), 구글맵(Google Maps), 안드로이드(Android) 등 현재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많은 기술이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업적을 만들어 냈다. 구글 이사회는 회사의 혁신과 성공에 큰 공헌을 한 피차이를 2015년 10월24일 회사의 CEO로 임명한다.1

리더 스토리 #2 마리사 메이어(Marissa Mayer)

마리사 메이어는 1975년 5월30일 위스콘신에서 환경공학자인 아버지와 미술교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피차이와 마찬가지로 어렸을 때부터 수학과 과학에 두각을 나타낸다. 또 어렸을 때부터 발레, 수영, 토론, 피아노, 어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탁월한 재능을 보였고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에는 위스콘신주에서 단 2명만 선발되는 전미청소년과학캠프(National Youth Science Camp)에 선발되는 등 천재성을 과시하며 스탠퍼드대에 입학한다. 대학에서도 철학, 인지심리학, 언어학과 컴퓨터공학 등의 학문을 응용하는 학문인 symbolic system이란 분야를 전공하고 컴퓨터공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으며 인공지능을 연구하게 된다. 2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메이어는 맥킨지를 포함한 14개의 기업에서 일자리를 제안했지만 1999년 구글의 20번째 직원으로 입사해 부사장까지 빠르게 승진한다. 메이어는 초창기 구글 검색엔진의 많은 부분을 개발했고 구글 시작 페이지의 디자인을 개발하는 과정을 이끌었다. 이후 메이어는 구글 수입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구글 애드워즈(Google AdWords)를 개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데 개발 직후인 2011년 1분기에는 애드워즈가 구글 전체 매출의 96%를 차지할 정도로 메이어는 큰 성과를 냈다. 메이어는 이런 천재성과 혁신 역량으로 2012년 7월16일 불과 38살의 나이에 미국 500대 기업 최연소 CEO란 기록을 세우며 야후의 최고경영자로 스카우트된다. 메이어는 포브스(Forbes)에 의해 2012년 ‘올해를 빛낸 가장 매력적인 여성 12명’과 포천(Fortune)의 ‘Most powerful businesswoman’ 16위에 선정되는 등 언론의 찬사를 한몸에 받는다.

실리콘밸리에서 젊은 나이에 탁월한 실력으로 전설이 된 두 사람, 선다 피차이와 마리사 메이어의 스토리를 간단히 정리해봤다. 어떤가? 수학 천재들의 전형적인 성공 스토리처럼 들린다고 생각할 독자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 두 스토리의 유사점은 여기서 멈춘다. CEO가 된 후 피차이와 메이어는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된다. 그리고 리더로서 두 사람의 운명을 결정짓는 계기가 된 것이 바로 이번 글의 주제다.

취임 2년 만에 실리콘밸리의 아이콘이 된 피차이

피차이는 탁월한 능력과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으로 구글에서 파격적인 승진을 거쳐 CEO가 됐다. 피차이를 아는 많은 이는 그를 한결같이 겸손하고 배려심이 많으며 직원들의 성장과 발전에 다양한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 사람으로 평가한다. 그는 CEO가 되기 전부터 자기의 입장이 아니라 직원들의 입장에서 얘기하고 유능한 인재를 뽑아 최고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장점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업무를 줘 직원을 성장시키려 노력하던 상사였다. 그가 이끌던 팀원들은 인재들이 많이 모여 있기로 소문난 구글에서조차도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많은 직원이 그와 함께 일하기를 원했다고 한다.3 LA타임스는 피차이가 구글의 CEO로 선정됐다는 발표가 난 직후 한때 그의 보스였던 마리사 메이어의 사무실 앞에서 자신의 팀원들이 정당한 성과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몇 시간이고 대기하면서 직원들에 대한 정보를 알려줬다는 일화를 소개하며 피차이의 조용하지만 직원들의 성장과 성공에 최선을 다하는 그의 리더십을 소개하기도 했다.4

‘조용한 사람’이 별명인 피차이는 ‘나를 따르라!’ 식의 강압적인 리더십보다 ‘존중과 성장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수평적 리더십을 통해 조직 구성원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리더십을 발휘하며 CEO로 임명된 지 불과 3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이미 실리콘밸리의 아이콘이 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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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빛나려 했던 ‘꼰대 리더십’의 상징, 메이어의 몰락과 야후의 매각

고전하던 야후가 2012년 메이어를 CEO로 스카우트하자 시장의 기대는 높아졌다. 이에 부응이라도 하듯 메이어는 CEO로 부임하자마자 많은 변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변화들을 추진해 가면서 메이어는 ‘나를 따르라’식으로 모든 결정을 혼자 내렸다. 그리고 이를 직원들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한 후 이를 따르지 않으면 해고를 해버리는 방식으로 많은 직원의 반발을 사게 된다. 예를 들면 메이어는 취임하자마자 IT 업계에 폭넓게 시행되던 재택근무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런데 직원들의 의견을 전혀 수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통보해버림으로써 많은 갈등을 야기했다. 또한 2013년에는 성과 평가 방식을 바꿔 매니저가 직원들을 종모양(bell curve)으로 나열해서 하위 10%로 평가된 직원들을 해고하는 정책을 실시했다. 이런 평가 방식은 직원들의 반발을 불러왔고 해고된 직원들은 2016년 캘리포니아주와 연방법을 어겼다며 야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5

메이어는 회사 운영을 위해 많은 변화를 실행했지만 동시에 30억 달러나 되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해 50여 개의 기업을 인수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M&A는 실패로 끝나고 만다. 예를 들면 2013년에는 11억 달러를 투자해 텀블러를 인수했지만 그 후 텀블러의 가치는 2억3000만 달러가 돼 ‘5분의 1토막’이 나는 사태가 벌어진다. 야후의 기업가치는 계속 하락했고 2016년 포천은 메이어를 전 세계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CEO로 선정했다. 메이어가 CEO를 맡았던 5년 동안 50% 이상의 야후 임직원들이 회사를 떠났고 회사는 버라이즌(Verizon)이란 통신회사에 48억 달러라는 헐값에 매각되기에 이른다. 이 매각 금액은 야후의 전성기였던 2000년 당시 시가총액의 4%에 불과한 금액이었고 메이어는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2017년 6월에 CEO 자리를 사임하고 회사를 떠났다.6

메이어, 무엇이 문제였나?

야후의 구원투수로 많은 기대를 한몸에 받고 불과 38살의 나이에 300억 달러 기업에 CEO로 스카우트된 메이어는 어떻게 5년 만에 회사에서 쫓겨나다시피 사임을 하고 기업은 헐값에 매각되는 상황이 일어났을까? 일관된 전략의 부재 등 회사의 전략과 혁신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가지 문제는 논외로 하고 메이어의 리더십과 관련한 이슈들에만 초점을 맞춰보자.

첫째, 메이어는 자신의 능력을 과신한 나머지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혼자 거의 모든 결정을 내린 후 직원들에게 통보하는 일방적인 소통을 하며 많은 갈등을 야기했다. 재택근무를 폐지하고 직원들을 수직적으로 평가해 하위 10%를 해고하는 평가 방식은 직원들의 삶과 커리어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결정이다. 하지만 메이어는 이런 중요한 결정조차도 직원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독단적으로 실행하는 불통의 리더십을 보여줬고 이는 핵심 직원들의 이탈과 소송이라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자신의 능력에 대한 과신은 자신의 생각과 결정이 무조건 옳고 정답이라는 잘못된 확신과 요즘 유행하는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대답만 하면 돼)’ 스타일의 ‘꼰대 리더십’으로 변질됐다.

둘째, 메이어는 어렸을 때부터 뛰어난 재능과 외모로 인해 어디에서 무엇을 하던 ‘스타’가 됐고 항상 주목받는 인생을 살았다. 이런 성향은 구글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점점 더 강해졌으며 지나친 자기애는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 부족이란 결과를 만들어 냈다. 구글에서 메이어와 함께 일했던 많은 동료와 부하직원들이 메이어를 ‘똑똑하지만 감정이 없는 로봇과 같았다’란 표현을 했다고 한다.7 불과 38살의 나이에 야후의 CEO로 화려하게 등장한 메이어는 톡톡 튀는 언행으로 항상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며 수백만 달러의 파티를 열고 심지어는 보그(Vogue)라는 패션잡지의 커버 모델로 등장할 만큼 자신이 주인공이 되길 원했다.

이런 메이어의 행동은 선다 피차이와 큰 대조를 보이기에 더욱 흥미롭다. 구글의 CEO가 된 피차이는 직원들의 의견을 더욱 열심히 경청하고 항상 직원들의 입장에서 성장과 지원에 대한 고민을 하는 수평적인 리더십을 실천했다. 아울러 결과에 대한 책임은 지되 공은 직원들에게 돌리는 솔선수범의 행동을 통해 구글 직원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이끌어냈다. CEO가 된 후에도 언론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여전히 부담스러워하는 ‘조용한 사람(quite guy)’이란 자신의 본질과 정체성이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여전히 청바지와 티셔츠 차림으로 직원들과 격의 없이 토론하는 모습을 통해 구글의 수평적인 문화를 더욱 발전시켜 나갔다.

보석 같은 인재가 조직을 떠나는 이유: 상사의 꼰대질

이제 우리가 다루는 핵심 주제인 ‘꼰대’ 얘기로 들어가 보자. 필자는 몇 년 전부터 리더십 강의 중 상사를 꼰대라고 칭하며 여러 가지 꼰대스러운 상사의 말과 행동을 이야기하는 참석자들을 부쩍 많이 만나게 된다. 강의 후 혹은 휴식시간에 찾아와 꼰대 같은 직장 상사 때문에 어떤 애로사항을 겪고 있는데 이걸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좋을지를 상담하는 분들도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실제로 요즘 상사의 꼰대질과 수직적인 조직문화 때문에 이직을 고민하는 직장인들이 많아지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이는 데이터에서도 나타나는데 2016년 직장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 설문조사에서 기업문화로 인해 이직이나 퇴사를 결정하게 된다는 직장인들이 53.9%였으며 3명 중 1명은 ‘퇴사 결정의 70% 이상이 기업문화 때문’이라고 답했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퇴직 이유’에서 기업문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50% 이상인 여성 직장인은 59.3%로, 남성 직장인(47.6%)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마지막으로 기업문화로 인한 퇴사 의향은 사원급이 56.2%로 가장 높았고, 이어 대리급(54.4%), 과장급(51.6%), 관리자급(42.2%) 순서로 낮아졌다고 한다.8 한마디로 남성 직장인들보다 여성 직장인들이, 직급이 높은 직장인들보다 낮은 직장인들이 부정적인 조직문화에 더 많은 고통을 당하며 퇴사욕구가 강해진다는 것이다. 높은 이직률은 당장 크게 눈에 보이지 않지만 기업이 감당해야 할 미래의 가장 큰 비용이 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긍정적이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것이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창출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란 사실을 리더는 잊지 말아야 한다.

그렇다면 직장인들은 어떤 문화와 리더십을 부정적이고 꼰대스럽다고 생각할까? 2017년 상공회의소에서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잘 드러난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직장인들은 꼰대 같은 권위적인 소통을 하는 상사로 다음의 4가지 유형에 가장 큰 불만을 표현했다.9

1) ‘답정너’형: 답은 내가 미리 정해놨으니 너희는 정해진 대답만 해(73.6%)
2) ‘은근 디스’형: 대놓고 말은 안 해도 얼굴이나 목소리에서 부정적 기운을 내뿜는 유형 (65.4%)
3) ‘버럭’형: 의견이 맘에 안 들거나 질문에 답을 못하면 버럭 하는 유형(69%)
4) ‘아∼됐고’형: 대충 듣고 지레짐작으로 말을 끊는 유형(44.4%)

꼰대 상사가 위험한 이유는 첫째, 사람이 부정적인 행동과 상황을 경험하게 되면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긍정적인 행동과 상황을 다섯 배쯤 경험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부정적인 상사는 긍정적인 상사보다 직원들에게 다섯 배나 더 강력한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10 둘째, 꼰대 상사 밑에서 일했던 사람들은 꼰대 상사를 욕하면서도 자신이 상사가 되면 오히려 더 지독한 꼰대 상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필자는 ‘꼰대 재생산의 법칙’이라 부른다. 꼰대가 대물림될 가능성이 높은 까닭은 사람은 누구나 타인의 부정적인 행동을 보며 당시에는 욕을 할지 몰라도 자신이 그 행동을 하게 되면 ‘예전에 모셨던 그 상사도 했는데 뭐…’라고 자기합리화를 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담배 피는 부모를 보며 자란 아이들이 ‘아빠도 (엄마도) 했는데 뭐…’ 하며 부정적인 행동을 평가절하하거나 합리화하기 때문에 흡연율이 높은 이유와 같은 이치다. 따라서 꼰대문화와 꼰대 리더십은 조직 구성원들의 몰입과 성과를 위해 반드시 제거해야 할 대상이라 할 수 있다.

꼰대, 그들은 누구일까?

꼰대가 사회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으며 문득 ‘꼰대의 정의가 무엇일까’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봤더니 꼰대란 다음과 같이 정의되고 있었다.

1. 은어로, ‘늙은이’를 이르는 말
2. 학생들의 은어로 ‘선생님’을 이르는 말11

한마디로 꼰대란 본래 아버지나 학교 선생님 등 나이 많은 남자를 가리켜 학생이나 청소년이 쓰던 은어였음을 알 수 있다.12 하지만 이런 의미가 점점 넓어져서 자신보다 나이가 어리거나 지위가 낮은 사람에게 자신의 생각이나 기대치를 강요하는 사람에게도 꼰대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떤 행동을 보면서 꼰대스럽다는 생각을 하게 될까? 삼성경제연구소는 꼰대가 되면 자주 보여주는 행동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꼰대 자가 진단 테스트라고 생각하고 스스로의 행동을 돌아보기 바란다.13

<꼰대 자가 진단 테스트>

① 적게 듣고 많이 이야기한다.
② 같은 말을 두 번 이상 반복한다.
③ 자기 견해만 옳다고 주장한다.
④ 공연 관람 등의 문화생활을 멀리한다.
⑤‘요즘 젊은것들은…’이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한다.
⑥ 함부로 반말을 하기 시작한다.
⑦ 과식·과음하고 체중관리를 게을리한다.
⑧ 유머 감각이 떨어진다.
⑨ ‘나라 걱정’이 많아진다.

그리고 필자의 관찰을 바탕으로 하나만 더 추가한다면 다음 항목이 꼰대 테스트의 열 번째 항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⑩ 자신의 생각과 다른 이야기를 하면 비꼬거나 분노하기 시작한다.

나는 몇 개나 해당된다고 생각하는가? 위 행동 중 3개가 ‘나’라고 생각되면 초기 꼰대이고
5개 이상 ‘나’라고 생각되면 중증 꼰대라고 한다. 그런데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강의를 하다 가끔씩 위의 자가 진단 테스트를 읽어주고 참석한 분들에게 본인은 몇 개나 해당되는 것 같은지 물어보면 사실 진짜 꼰대 느낌이 나는 상사들은 5개라고 대답하는 것이 아니라 “저는 해당되는 행동이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라고 대답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꼰대가 진짜 문제가 되는 이유는 자신이 꼰대라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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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 제대로 이해하자!

필자는 꼰대를 바로 이해하기 위해서 몇 가지 기억해야 할 사실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꼰대가 원래는 나이 든 중년 남성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현대적 의미의 꼰대는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자신의 생각을 근거 없이 타인에게 강요하는 사람을 의미한다는 사실이다. 사실 과거의 기준으로 생각한다면 메이어보다 나이가 더 많고 중년 남성인 피차이가 꼰대 CEO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사실은 메이어가 훨씬 더 꼰대스러운 CEO였고 이로 인해 많은 핵심 인재가 회사를 떠났다. 이는 꼰대의 기준이 반드시 나이가 많은 남성일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오히려 꼰대의 개념을 특정 성별이나 나이에 맞춰놓고 일방적으로 규정하는 경향 자체가 꼰대스러운 행동이다. 이 아티클을 쓰기 위해 자료를 찾다가 꼰대와 관련된 재미있는 글을 한 편 발견해 시작 부분을 공유한다.

“꼰대는 나이의 문제가 아니라 공감 능력의 문제다.”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의 저자인 정문정 작가의 말이다. 몇 번을 곱씹어봐도 맞는 말이다.

“적어도 내가 살아온 시간을 더듬어 보면 나이든 꼰대도 많았지만 또래인 꼰대도 적지 않았다. 특유의 허세와 과시가 불편했고 그들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은 몇 배 더 힘들었다. 꼰대는 어디서든 환영받지 못하다는 게 불멸의 진리이기에 ‘젊은 꼰대’는 어린 나이에 찾아온 불치병만큼이나 안타깝다.” (‘젊은 꼰대가 더 노답인 이유’ 중14 )

둘째, 꼰대스러움은 특정한 행동을 하느냐, 마느냐가 아닌 다름에 대한 열린 마음과 존중이라는 태도를 바탕으로 구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사실이다. 행동에만 초점을 맞춰 꼰대질을 판단하게 되면 선배의 애정 어린 조언과 꼰대의 자기 생각 강요가 혼란스러울 수 있다. 따라서 꼰대스러움을 판단하는 기준은 다름에 대한 존중과 열린 마음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다름에 대한 존중이 없을 때 자기 생각에 대한 강요와 일방적인 소통이 시작되며 ‘나는 맞고 너는 틀리다’와 같은 우월의식이 머릿속을 지배하게 된다.

셋째,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지 마라’는 이야기 속에는 자신이 해야 할 업무에 대해 ‘최선의 방법을 찾아서 최고의 성과를 내기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라는 의무가 포함돼 있다. 따라서 상사를 꼰대라고 비난하기에 앞서 내가 존중받기에 마땅한 역량을 개발하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려 했는지 살펴보는 것이 건강하고 수평적인 관계를 만들어 가는 데 중요한 전제조건이다. 한 설문조사에서 후배들이 선배의 행동 중 가장 싫어하는 것으로 ‘참견하는 것’을 첫 번째로 꼽았지만 동시에 선배에게 가장 기대하는 행동으로 ‘필요할 때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조언해주는 것”을 첫 번째로 꼽았다는 기사를 보고 많은 생각에 잠겼다. 어쩌면 이중잣대 같기도 하고 다소 역설적이라고 느껴질 수 있는 이 설문 조사의 결과를 보며 결국 권리와 의무를 성실하게 실천할 때만이 건강한 관계가 가능하리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꼰대 리더십, 어떻게 해야 할까?

꼰대 리더십을 극복하고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존중해 더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첫째, 혼자 결론 내리고 가르치려 하는 꼰대 같은 행동이 나를 고립시키고 리더로서 내 수명을 단축시킨다는 생각을 하자! 꼰대스럽지 않은 수평적이고 존중하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후배를 위한 내 배려와 희생이 아니라 나를 위한 일임을 깨달아야 비로소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는 말이다.

후배가 들고 온 제안서를 보고 나는 어떤 반응을 보이는 스타일인지 생각해 보자. 선배인 당신이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은 다음 두 가지 중 하나다.

1) “뭐 이렇게 보완해야 할 게 많아! 이건 이렇게 해보고 저건 저렇게 다시 생각해 보고…” 빨간 색연필로 여기저기 밑줄도 치고, 체크 표시도 하며 더 좋은 방법을 알려주기 시작한다.

2) “야∼ 보고서 제법 괜찮은데! 이거 작성하느라 고민 많이 했겠네. 좀 개선할 점이 있긴 하지만 나중에 이야기하고 일단 멋지게 시작해봐!”

나는 과연 어떤 유형인지 생각해보자. 1번 방식의 선배 머릿속에는 분명 ‘내가 이 친구를 좀 괴롭혀야겠군!’이란 생각보다 후배가 가지고 온 보고서를 ‘좀 더 개선해주자’라는 생각이 더 강할 것이다 (전자라면 필자는 꼰대가 아니라 사이코패스라고 불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으로 선배는 여기저기 수정하고 개선점을 말하지만 너덜너덜해진 보고서를 보면서 후배는 무슨 생각을 할까? 보고서의 질 10% 향상하려다가 후배가 ‘그럼, 니가 하세요!’라는 생각을 하며 보고서에 대한 열정이 사라지게 만드는 것이 과연 나를 위해서도 현명한 행동인지 판단해 보자. 아니면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큰 결함이 없다면 ‘그래 좋아! 열심히 해봐’로 시작하게 하고 실행 과정에서 개선점을 조용히 이야기해주는 것이 더 좋은 성과로 연결될 수 있지 않을까? 따라서 “‘다름에 대한 존중’을 하고 수평적인 리더십을 실천하지 않으면, ‘나는 맞고, 너는 틀리다’라는 생각만 하면 결국 내 손해구나”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꼰대스러움을 탈피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스텝임을 기억하자.

둘째, 비교의 대상을 바꿔보자! 리더십 강의를 통해 임원급들을 만나서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저흰들 믿고 맡기고 싶지 않아서 안 맡기겠습니까? 당최 믿음이 가야 맡기죠!”다. 물론 그들보다 적어도 몇 년 더 경험을 쌓았고 역량이 뛰어나 상사가 된 분들 입장에서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얼핏 맞는 것 같지만 조금 더 생각해 보면 큰 오류가 있다는 것을 쉽게 발견하게 된다. 팀장 입장에서 지금 자신의 수준과 김 대리의 수준을 비교하는 것이 과연 김 대리 입장에서 공정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이건 마치 교수로서 여러 해 경험을 쌓은 필자와 지금 내 수업을 듣는 대학원생을 비교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공정하게 비교해야 할 대상은 지금의 나와 김 대리가 아닌 내가 대리였을 때와 지금의 김 대리가 돼야 하지 않을까? 대리였을 때의 나와 지금의 김 대리, 대학원생이었을 때의 필자와 지금의 대학원생을 비교할 때 상사로서 조금은 겸손해지며 그들의 의견과 역량을 존중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꼰대일지’를 작성하고 끊임없이 스스로를 돌아보며 후배들에게 자신의 행동에 대한 구체적인 피드백을 구하라! 후배들에게 ‘나 잘하고 있지?’와 같이 일반적인 질문을 할 때보다 ‘나 ○○을 잘하고 있지?’와 같이 행동의 범위를 좁혀서 물어볼 때 구체적이고 정확한 피드백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리고 자신에 대한 피드백을 심각한 태도로 공식적인 회사의 다면평가에서 얻으려 하지 말고 책을 읽다, 혹은 강의를 듣다 ‘나도 이럴까?’라는 의문이 들면 펀(fun)하게 물어보는 것이 훨씬 더 바람직하다. 꼰대라 여겨지는 위의 10가지 행동 중 하나가 ‘유머감각이 떨어진다’였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구체적인 행동에 대한 피드백을 진정성을 가지고 유머스럽고 일관되게 구하다 보면 어느덧 후배들이 내게 느끼고 있던 약간의 꼰대스러움은 금세 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델컴퓨터의 창업자 마이클 델은 전담 코치가 있어 직원들이 그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조사하게 해 이에 대한 피드백을 끊임없이 들으려는 노력을 했다고 한다. 코치의 보고서에서 직원들이 델에 대해 ‘냉담하고, 성급하며, 고맙다는 표현을 잘 안 한다’는 피드백을 접하자 공개적으로 직원들에게 사과하고 개선하겠다는 노력을 발표했다. 그러자 회사의 다른 임원들도 자연스럽게 이를 실천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넷째, 이미 중증으로 발전한 꼰대가 리더의 역할을 할 수 없도록 선발과 평가 기준을 강화하자! 중증 꼰대의 가장 큰 특징은 자신이 꼰대인 사실을 잘 모른다는 사실이라고 앞서 언급했다. 이러한 중증 꼰대의 또 다른 특징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를 필자는 ‘꼰대 불변의 법칙’이라 부른다. 따라서 꼰대 성향이 강한 상사가 리더의 역할을 맡을 가능성을 낮추는 선발 시스템이 필요하고 혹시 작은 틈을 빠져나와 리더 역할을 하게 된다면 꼰대 기질을 감히 부릴 수 없는 평가 지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구글의 선임 부사장을 지낸 쇼나 브라운은 “구글을 또라이처럼 행동해서는 절대 유능하다고 평가받을 수 없는 곳으로 만들어 놓았더니 직원들이 더 창의적이고 좋은 성과가 나더라”라고 말하며 평가 지표에 부정적인 행동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15 남성복을 판매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소매업체인 멘스웨어하우스(Men’s Warehouse)라는 회사는 성과를 잘 내는 상사여도 다른 동료나 부하직원들의 품위를 떨어드리는 행동을 하는 또라이나 꼰대에 대해서는 즉시 여러 가지 인사상의 불이익을 줌으로써 그런 유형의 행동이 용납되지 않는다는 문화를 조성하고 직원들에게 존중받고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려 노력한다.

결론

2016년 11월 초에 개최된 다보스포럼에서는 ‘수직적 리더십 시대는 끝났다’라는 선언과 함께 4차 산업혁명의 진행과 이에 따른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를 하기 위해서 ‘소통과 책임 리더십 (responsive and responsible leadership)을 화두로 정했다.16 4차 산업혁명으로 기술 간의 융합이 더욱 활발해지며 새로운 기회와 위협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나를 따르라’식의 리더십보다는 열린 마음으로 다양성을 존중하고 조직 구성원들의 집단창의성(collective wisdom)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점점 빨리 간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새로운 것들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이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동시에 나이가 들수록 늘어나는 것 중의 하나는 다름에 대한 편견이다. 나이가 많아지고 지위가 높아지면 나도 모르게 내 생각을 강요하게 되고 끊임없이 상대방을 가르치려 한다. 나와 다른 생각에 대한 편견, 나와 다른 행동에 대한 편견, 다름에 대한 흑백논리와 이분법적인 사고가 나를 지배하는 순간 성장은 멈추고 갈등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정동일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djung@yonsei.ac.kr

필자는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빙엄턴 뉴욕주립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샌디에이고주립대 교수를 거쳐 2008년부터 연세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04년 미국경영학회 서부지부로부터 ‘올해의 유명한 학자상’을 받았다. 2010년 리더십 분야의 최고 학술지인 The Leadership Quarterly의 ‘올해의 최고 논문상’을 수상했으며 매일경제 선정 한국의 경영대가 30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2015년 정진기언론문화상을 수상했다. 저서로 『사람을 남겨라』가 있다. 주 연구 분야는 리더십과 조직행동론이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59호 Agile Transformation 2018년 10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