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선택

‘더 좋게’보다 ‘다르게’ 틀을 짜는 능력. 메타선택을 앞에 둔 리더의 자질

230호 (2017년 8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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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at a Glance

리더는 단순히 선택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리더는 ‘선택을 위한 선택, 선택 위의 선택’, 즉 메타선택을 하는 존재다. 예를 들면 직원을 선발할 때 누구를 뽑을지 결정하는 것은 인사 담당 직원의 몫인 반면 어떤 인재를 언제, 어떻게, 왜 뽑아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리더의 역할이다. 그렇다면 메타선택을 위해서는 어떤 사고가 필요한가. 일반적인 선택 상황에서 주로 활용되는 사고 과정과 리더가 메타선택 상황에서 주요하게 사용하는 사고 과정은 완전히 다르다. 리더들의 메타선택은 보이지 않는 세계를 대상으로 하며 초점은 ‘패러독스 사고’다. 덧셈이 아니라 뺄셈식 사고, 단순히 더 좋게가 아니라 ‘다르게’ 틀을 짜는 능력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불확실성에는 ‘여유’로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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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를 위한 메타선택의 기술

현재 한국에서 창업한 지 100년을 넘긴 이른바 ‘장수기업’은 총 7개에 그친 것으로 보도됐다. 창업한 지 반세기가 지난 기업도 전체의 2%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이 100억 원이 넘는 3만여 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 기업들의 평균 역사는 17년이 채 안 됐다. 이처럼 기업의 평균 수명이 짧은 점은 다른 국가들도 마찬가지이다.

이라는 저서를 집필한 케빈 케네디(Kevin Kennedy)와 메리 무어(Mary Moore)에 따르면 세계 기업들의 평균 수명은 13년에 불과하다. 보통 회사가 세워지고는 30년 이내에 무려 80%의 기업이 사라진다. 그들은 이 책에서 기업이 오래 존속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인 동시에 장수기업이 되기 위한 조건으로 ‘리더의 경영위기 대처 능력’을 꼽았다.

기업에서 리더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해 지혜로운 생각을 선택하는 것이다. 심리학에서는 ‘선택을 위한 선택’을 ‘메타선택(meta-selection)’이라고 부른다. 여기에서 ‘메타’라는 표현은 특정한 개념에 똑같은 개념 그 자체를 반복해서 적용하는 경우에 사용되는 접두어이다.

역사적으로 위대한 리더들은 예외 없이 메타선택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었다. 예를 들면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은 “나무 한 그루를 베어내는 데 여섯 시간을 준다면 나는 도끼를 가는 일에 처음 네 시간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도 세계를 구할 시간이 1시간 주어질 경우,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문제가 무엇인지를 규정하는 데 55분을 쓰고, 해결책을 찾는 데는 단 5분만 쓰겠소.”

일반적으로 메타선택 과정에서는 ‘메타인지(meta-cognition)’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메타인지는 ‘생각에 대한 생각’으로서 자신의 생각을 관리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 글에서는 리더에게 절실한 선택의 기술, 즉 ‘메타선택’에 관한 심리학적인 분석과 더불어 비즈니스 리더들을 위한 조언을 제시하고자 한다.



리더는 메타선택을 하는 존재

리더는 단순히 선택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리더는 ‘선택을 위한 선택,’ 즉 메타선택을 하는 존재다. 예를 들면, 직원을 선발할 때 누구를 뽑을지 결정하는 것은 인사 담당 직원의 몫인 반면 어떤 인재를 언제, 어떻게, 왜 뽑아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리더의 역할이다. 이런 점에서 메타선택을 ‘선택 위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메타선택에서는 리더가 자신의 생각을 스스로 모니터링하는 능력인 메타인지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 일찍이 공자(孔子)는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진정으로 아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공자의 말은 바로 메타인지의 중요성을 지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전(前) 국방장관 도널드 럼즈펠드(Donald Rumsfeld)는 리더가 메타인지의 세계에 귀 기울여야 할 필요성을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알려진 앎(known knowns)이 있다. 우리가 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들이다. 알려진 미지(known unknowns)가 있다. 그것은 현재 우리가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그러나 또한 알려지지 않은 미지(unknown unknowns)가 있다. 우리가 모른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는 것들이다. 그리고 매년 우리가 더 많은 것을 모른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무언가를 ‘왜’ 선택할 것인지, 선택의 기준을 정할 때 요구되는 사고방식은 선택 과정 자체에 내재한 사고 과정과는 다르다.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할 때는 형식적 지식(codified knowledge)이 필요한 반면 무엇을 선택하든지 간에 그것을 ‘왜’ 선택해야 하는지를 고민할 때는 암묵적인 지식(tacit knowledge)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지식은 형식적 지식과 암묵적인 지식으로 분류할 수 있다. 형식적인 지식에는 ‘일반적 지식(know-what)’과 ‘원리에 관한 지식(know-why)’이 있다. 이러한 형식적인 지식들에서는 객관적 사실에 기초한 정보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이러한 지식은 주로 언어적인 체계를 통해 전달된다. 반면에 암묵적 지식은 주로 ‘방법에 관한 지식(know-how)’과 ‘전문가에 관한 지식(know-who)’을 포함한다. 친교 기술 등과 같이 쉽게 형식화할 수 없는 ‘노하우’는 주로 사회적인 상황에서의 교류를 통해 습득된다. 또 문제 상황에서 누구에게 도움을 청해야 하고, 자신이 어떤 사람들의 사회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 역시 사회적인 상호작용 과정에서 습득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메타선택을 위해서는 언어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업무 관련 암묵적인 지식을 익히는 것이 필요하다. 업무 관련 암묵적 지식이 언어로는 전달되기 어렵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자전거 타는 기술을 예로 들어 보겠다.

언어적으로 표현을 할 경우, 자전거 타는 기술은 안장에 올라탄 다음에 자전거가 왼쪽으로 기울면 무게중심을 오른쪽으로 옮기고, 또 자전거가 오른쪽으로 기울면 무게중심을 왼쪽으로 옮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전거를 한 번도 타본 적이 없는 아이가 이러한 설명만을 듣고서 자전거를 곧바로 타게 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자전거 타는 기술은 말로 전달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훈련을 통해 몸에 배는 것이 중요한 기술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일반인이 메타인지를 활용하기 어려운 이유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메타인지를 관리하는 법, 즉 자신의 생각을 스스로 모니터링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이처럼 사람들이 메타인지에 잘 접근하지 못하는 이유, 즉 스스로 자신의 속마음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뇌의 생물학적인 조직 원리를 들 수 있다.

뇌 신경과학자 데이비드 이글먼(David Eagleman)에 따르면 우리의 뇌는 우리가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다 할지라도 우리는 그것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똑똑하지는 못하다. 그 이유는 바로 ‘서브루틴(subroutine)’의 문제 때문이다. 서브루틴은 전체 프로그램 속에서 반복 사용되는 일부 프로그램으로서 그 자신이 독립적으로 활용되는 경우는 없고 메인 루틴(main routine), 즉 메인 프로그램과의 관계 속에서 정해진 기능을 수행한다.

서브루틴이 문제 되는 상황은 왕위를 비롯해 모든 것을 상속받은 철부지 왕이 처한 상황과 비슷하다. 만약 그 철부지 왕이 국가 운영을 위해 몇 명의 신하가 필요하고, 농부의 수는 어느 정도 규모여야 하며, 군사의 수는 어떠해야 하는지에 관해 전혀 정보가 없다고 해보자. 과연 그 철부지 왕이 국가를 통치할 수 있을까? 데이비드 이글먼의 대답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런 정보의 경우 왕을 대신해서 신하들이 알고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왕들은 그런 정보에 관해 어둡기 마련인데 그 이유는 왕으로서 알 필요도 없고, 또 왕이 전모를 파악해낼 수 없는 정보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분야의 개척자 마빈 민스키(Marvin L. Minsky)는 <마음 사회(The Society of Mind)>라는 저서에서 인간의 마음이 일종의 서브루틴 체계들이 기계처럼 연결된 거대한 시스템이라고 주장했다. 한평생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의사결정을 내리지만 우리는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을 이해하지는 못한다는 뜻이다.

직업과 이름 간 관계가 바로 좋은 예이다. 이름이 데니스(Denise 혹은 Dennis)인 사람이 치과의사(Dentist)가 되는 경우는 드문 반면 이름이 로라(Laura)나 로렌스(Lawrence)인 사람은 변호사가 될 확률이 높다. 또 이름이 조지(George)나 조지나(Georgina)인 사람은 지질학자(geologist)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 그러나 로렌스 또는 조지에게 이름이 직업을 선택하는 데 영향을 주었냐고 물으면 대부분 왜 엉뚱한 질문을 하냐는 듯이 어이없어 하는 표정을 짓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의사결정을 할 때 자신과 관계된 모든 정보를 갖고서 판단 내리기보다는 필요한 일부 정보를 확대 해석해 정보의 공백을 메워나가는 형태로 의사결정을 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메타인지를 활용해 자기 자신의 마음을 읽고자 하는 경우 한계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보통 말초신경계가 소화기관을 통제하는 데만도 무려 1억 개의 뉴런들이 활용된다. 따라서 우리가 신체의 모든 활동을 통제하려 든다면 우리의 뇌는 과부하가 걸려 정상적으로 기능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마치 컴퓨터의 부트섹터(boot sector·디스크의 다른 부분에 저장되는 부팅 프로그램)처럼 운영 시스템이 접근할 수 없는 체계를 별도로 구성해둘 수밖에 없다. 비유적으로 표현하자면 만약 우리가 자신에 대해 지나치게 많이 생각하려 들어 과부하가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관리할 수 없는 별도의 영역을 남겨둔다는 얘기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더에게는 자신의 생각을 스스로 관리하는 데 있어 일반 사람들보다는 더 높은 수준의 자질이 필요하다.



메타선택에서의 불확실성과 메타인지의 함정

메타선택 과정에서의 난점 중 하나는 현실에서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모든 정보를 손에 쥘 수는 없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불확실한 상황하에서 의사결정, 즉 선택을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제아무리 중요한 결정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일지라도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경우의 수를 모두 고려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메타선택을 위해서는 자신이 알고 있다고 믿는 지식에 대한 자신감이 중요하다. 의사결정을 위한 다양한 선택 조건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선택 방법들의 정확도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메타인지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능력 중 하나는 ‘안다는 느낌(feeling of knowing)’이다. 안다는 느낌의 한 가지 예는 어떤 사람이 주관식 문제를 풀지 못한 상황에서 만약 같은 문제가 객관식으로 출제된다면 정답을 맞힐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갖게 되는 것을 말한다. 메타인지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경우에는 실제로 풀지 못했던 주관식 문제가 객관식으로 다시 출제되면 정답을 맞힐 확률이 높아진다.

미국 뉴욕대 인지신경과학센터 스테판 플레밍(Stephen M. Fleming) 박사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메타인지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뇌의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 부위에 회백질(gray matter)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위는 고차원적인 인지와 계획을 담당하는 부위로서 일반적으로 다른 동물들과는 차별화되는 인간 특유의 사고능력과 관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림 1>에서 붉은색 부분으로 표시된 부분이 바로 메타인지와 관계된 부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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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인지 과정에는 함정들이 도사리고 있다. 그 하나가 바로 역설의 문제다. 메타인지에서는 필연적으로 자기 스스로를 지칭하는 ‘자기 지시(self-reference)’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전형적인 예가 바로 ‘거짓말쟁이의 역설’이다.

“내가 지금 하는 말은 거짓이다”라는 문장의 경우, 그 말의 내용이 만약 참이라면 그 말 자체는 거짓이 되기 때문에 거짓이라는 그 말이 참이 돼야 한다. 또 그 말의 내용이 만약 참이 아니라면 그 말 자체는 거짓이 아니기 때문에 거짓이라는 그 말의 내용이 참이 돼야 한다. 따라서 이 문장은 참이 될 수도 없고, 또 거짓이 될 수도 없는 논리적인 역설을 내포하고 있다. 자기지시의 역설과 관계된 또 다른 예로는 르네 마그리트(Rene Magritte)의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Ceci n'est pas une pipe)”라는 작품을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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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인지 과정에 존재하는 또 다른 함정으로는 ‘자기 충족적인 예언’ 같은 문제를 들 수 있다. 자기 자신에 대한 낙관적인 예측과 비관적인 예측은 모두 자신에 대한 믿음 혹은 기대 그 자체가 원인이 돼 현실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리더라면 메타인지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지혜로운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선택과 메타선택에서의 사고 과정 비교

일상생활에서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선택과 메타선택 과제 모두를 수행한다. 휴가 기간에 해외여행을 계획한다고 가정해보자. 여행지에서 머무를 해외 호텔을 선택하기 위해 그러한 해외 호텔을 추천해주는 여행 대행사들을 고르는 것이 바로 메타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해외 호텔을 선택하기 위해 사용하는 기준과 여행 대행사들을 선택할 때 사용하는 기준은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해외 호텔을 선택할 때는 호텔의 위치, 등급, 가격, 시설 등을 고려하는 반면 여행 대행사를 선택할 때는 예약 절차에서의 편의성과 신뢰도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메타선택 과정에서는 원래의 선택 상황에서 다루는 것과는 다른 성격의 정보를 다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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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적으로 일반인이 선택 상황에서 주로 활용하는 사고 과정과 리더가 메타선택 상황에서 주요하게 사용하는 사고 과정은 다르다. <표 1>에는 그 둘 간의 차이가 사고가 적용되는 영역, 사고 과정에서 초점이 맞춰지는 부분, 활용되는 연산의 종류, 사고활동의 목표, 그리고 불확실한 상황에 대한 반응을 중심으로 요약돼 있다. 선택 상황과 메타선택 상황에서의 사고 특징을 비즈니스 영역에서의 시사점과 관련해 순차적으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메타선택 상황에서의 사고의 특징

1. 보이지 않는 세계를 다루는 리더

철학자이자 과학자였던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은 사람들이 흔히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고려하지 못하는 심각한 실수를 저지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인간의 이해에서 가장 큰 방해요인은 여러 사물 가운데 감각을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것을 중시한다는 점이다. 아무리 중요한 요인이라도 그것을 감각을 통해 경험하지 않으면 경시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무언가를 심사숙고하는 행위는 ‘보는 것’에 국한되고 보이지 않는 것에는 거의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하지만 어느 조직이든지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세계’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사람이 적어도 하나는 필요하다. 그리고 대부분의 조직에서는 그 역할을 수행하는 대표적인 존재가 바로 리더가 된다.

셜록 홈스(Sherlock Holmes)의 <실버 브레이즈(Silver Blaze)> 이야기는 왜 우리가 보이지 않는 세계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잘 보여준다. ‘실버 블레이즈’는 유명 경주마인 실버 블레이즈의 실종과 그 말의 조련사인 존 스트레이커가 살해된 사건을 다룬 이야기이다.

로스(Ross) 대령이 사건 현장에 도착한 셜록 홈스에게 물었다. “뭔가 짚이는 것이 있소?” 그러자 셜록 홈스가 “그날 밤 사건 현장에 있던 개의 반응이 매우 흥미롭군요”라고 대답했다. 그때 로스 대령이 반문했다. “그날 밤 개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소.” 그 얘기를 들은 셜록 홈스가 대답했다. “바로 그 점이 흥미롭다는 겁니다.” 뒤이어 홈스는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분명 한밤중의 방문자는 그 개가 알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존 스트레이커가 왔기 때문에 개가 전혀 짖지 않았던 겁니다. 따라서 마구간에서 실버 블레이즈를 끌고 황무지로 나간 사람은 바로 스트레이커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조직의 리더는 ‘아무도 못 본 것을 미리 내다보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때때로 많은 리더는 모든 사람이 볼 수 있게 돼서야 비로소 자기 자신도 깨닫게 되기도 한다. 유명한 일화 중 하나가 바로 코카콜라 경영진의 뉴코크 실패 사례다.

로베르토 고이즈에타(Roberto Goizueta) 코카콜라 회장은 뉴코크를 출시하면서 “이렇게까지 성공을 확실하게 보장해 줄 만한 신제품은 지금까지 없었다”고 호언장담했다. 뉴코크를 출시하기 전에 이미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거의 20만 번에 달하는 시음회를 거쳤었다. 그 결과, 거의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뉴코크가 원래의 코카콜라보다 맛이 더 좋다고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시장에서의 실적은 참혹했을 뿐만 아니라 코카콜라사는 기존 고객들로부터 엄청난 항의에 시달려야 했다. 그 결과 코카콜라사는 소비자가 제품을 통해 보이는 물리적 세계에서의 특징(예컨대, 맛) 이외에 보이지 않는 특성(예컨대, 과거 유년 시절에 대한 향수)까지도 구매한다는 교훈을 배우게 됐다.

코카콜라사의 뼈아픈 실패 일화는 신제품의 개발 방향을 결정하는 선택 상황에서 리더가 어떤 고민을 해야 하는지를 상기시켜 준다. 바로 메타선택의 문제를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리더가 직면한 메타선택 문제 상황과 관련해서 헨리 포드(Henry Ford)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만약 고객들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물었다면 그들은 ‘더 빨리 달리는 말’이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스티브 잡스도 이러한 문제와 관련해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사안이 이렇게 복잡할 때는 포커스 그룹에 의지해 제품을 디자인하기란 정말 어렵다. 많은 경우, 사람들은 누군가 그것을 보여줄 때까지 자신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못한다.”

2. 패러독스 사고

벤저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은 후손들을 위해 다음과 같은 조언을 남겼다. “의심이 생기면 종이 한 쪽에는 그 이유를 쭉 나열하고, 다른 한 쪽에는 각 이유의 장단점을 적어라. 그러고 나서 2∼3일간 곰곰이 생각하고, 수학 문제를 풀 듯 계산을 해보렴. 이 칸을 채우는 이유나 동기가 다른 칸을 채우는 이유나 동기 하나처럼 중요한지, 아니면 두 개 혹은 세 개, 그 이상의 칸을 채우는 것들을 합친 만큼 중요한지 가늠해 보면서 지워나가라. 계산이 끝나면 지워지지 않은 칸들이 보일 것이다. 중요하거나 의심나는 일이 있을 때마다 나는 일종의 도덕적 수학 같은 이런 계산을 하곤 한다. 수학적으로 정확한 답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매우 쓸모 있는 계산법이다.”

현대의 의사결정이론에 따르면 합리적 결정은 기대효용 계산법과 같은 사고방법에 따라 이뤄진다. 경제학의 관점에서 보자면 어떤 주식을 살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처럼 중요한 선택을 할 때 우리는 가능한 선택지들 중 해당 결과들을 면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그 후 해당 조건들이 일어날 확률을 계산해서 최적의 기댓값, 즉 기대효용에 해당되는 항목을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실제로는 이런 방식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이 모순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재미있는 예가 있다. 유명한 의사결정 이론가가 경쟁 대학으로부터 매력적인 제안을 받고 컬럼비아대에 계속 머물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대학으로 적을 옮길 것인지를 고민하게 됐다. 그때 철학을 전공한 친구가 그를 조용한 곳으로 데려가 조언을 했다. “도대체 문제가 뭔가? 자네가 글로 쓴 대로만 하면 되지 않나? 자네가 학생들에게 가르친 대로 하라고! 기대효용을 극대화하면 되잖아!” 그러자 그 의사결정 이론가는 화를 내며 다음과 같이 답했다. “이봐, 좀 진지하게 조언해줄 수 없나!” 이처럼 현실에서의 의사결정은 기대효용 계산법보다는 다른 방법에 의해 내려질 수 있다.

리더가 깨우쳐야 할 덕목 중 하나는 위에서 보듯 세상이 상식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상식을 뛰어넘는 패러독스 사고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소설가 스콧 피츠제럴드(F. Scott Fitzgerald)는 “최고 수준의 지성은 두 개의 상반된 아이디어를 동시에 생각하면서도 여전히 자신의 일을 다 하는 능력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소위 명품을 제조하는 회사들은 모조품과의 전쟁을 일삼는다. 통념상 명품 제조사들에 모조품의 존재는 경영상의 마이너스 요인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샤넬(Gabrielle Chanel)은 통상의 디자이너들이 모조품들을 경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모조품들을 제작하는 것을 즐겼다. 샤넬은 세계 최초로 모조 보석장식이 달린 브로치 같은 환상적인 액세서리들을 제작했는데 그 이유는 모조품들이 진짜보다도 더 사람들의 신데렐라 신드롬을 자극하는 경향이 있으며 그 결과 진품에 대한 동경심이 더 높아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샤넬은 이것은 단순히 대차대조표에 숫자로 기록되는 것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보았다.

리더에게 패러독스 사고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또 다른 예로는 렌터카 회사인 에이비스(Avis)를 들 수 있다. 1962년 에이비스는 경영 위기에 봉착했다. 경쟁사인 허츠(Hertz)가 시장점유율 70%를 기록하며 렌터카 시장의 절대 강자로 등극하던 시점이었다. 이 시기에 에이비스는 “우리는 더 열심히 일한다(We try harder)”라는 광고 캠페인을 전개했다. 세계 최초로 2등임을 부각시키는 광고를 제작한 것이다. 이 캠페인 이후 에이비스사의 실적은 흑자로 전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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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비스 사례에서 중요한 점은 당시에 에이비스 경영진은 패러독스 사고에 대해 무지했다는 점이다. 그들은 광고 역사에 남을 만한 그 캠페인이 1등인 허츠사를 빛내 주는 광고라며 불만스러워 했다. 하지만 에이비스 사가 광고 제작사와 광고 내용을 수정 없이 사용한다는 계약을 맺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광고를 제작사의 원안을 따를 수밖에 없었고 이것이 도리어 큰 성공을 불러왔다. 만약 계약조건이 달랐더라면 에이비스사 경영진의 패러독스 사고에 대한 몰이해는 회사에 치명적인 재앙을 초래했을 것이다.

3. 뺄셈식 사고

일찍이 노자(老子)는 “지식을 얻고자 한다면 하루하루 무언가를 더하라. 그리고 지혜를 얻고자 한다면 하루하루 무언가를 버리라”고 말했다. 하지만 많은 비즈니스 리더들은 이러한 지혜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자꾸 더하고 확장하는 데 더 큰 관심을 쏟는 경향이 있다. 이와 관련된 대표적인 사례로는 폴크스바겐(Volkswagen)의 실적을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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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크스바겐은 한 가지 판매 모델에만 집중하던 1968년에는 미국 시장에서 비틀을 무려 51만여 대나 판매했다. 하지만 무려 7종의 자동차 모델을 판매하던 2007년에는 겨우 22만여 대밖에 판매하지 못했다.

이러한 문제와 관련해서 경영 구루 피터 드러커(Peter F. Drucker)는 ‘체계적 폐기(systematic abandonment)’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새로운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자본과 시간을 투입해야 한다. 이때 해당 자원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외부에서 차입하기보다는 먼저 기존의 사업에서 충분히 성과를 달성하지 못 하는 일들을 폐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그가 잭 웰치(John F. Welch Jr.) 회장에게 했던 질문과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만약 당신이 지금껏 이 사업을 하고 있지 않았다고 합시다. 그렇다면 지금 이 사업을 새로 시작하겠어요?” 피터 드러커의 이러한 질문은 이미 채택된 기존 정책이나 경영전략에 대해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조직의 리더가 스스로 자신의 기업 현황을 재검토하도록 돕는다. 이런 점에서 피터 드러커의 체계적 폐기 주장은 칭기즈칸의 참모였던 야율초재(耶律楚材)의 “새로운 것 하나를 잘하는 것은 잘못된 것 하나를 제거하는 것보다 못하다”는 사상과 유사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사우스웨스트(Southwest)항공사의 허브 켈러허(Herb Kelleher) 회장은 뺄셈식 사고에 기반한 메타선택의 전형적인 예를 보여준다. 허브 켈러허 회장은 사우스웨스트사의 성공을 위해 무엇을 포기해야 하고, 또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를 지혜롭게 간파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자신의 경영전략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모든 기회를 다 살펴봐야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미안합니다만 우리는 그것을 안 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에 기여하지 않는 수많은 것들은 하지 않을 겁니다.” 이처럼 사우스웨스트사는 가급적 많은 노선에 취항하고자 하는 다른 항공사들과는 다르게 주로 이익이 많이 나는 노선에만 선택적으로 취항했다. 또 항공료 인상 요인이 될 수 있는 기내식 서비스를 과감하게 제외했다. 이처럼 뺄셈식 전략을 통해 사우스웨스트사는 세계에서 대표적인 저가 항공사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4. 다르게 틀 짜기(framing)

마케팅 세계에서 ‘다르게 틀 짜기(framing)’는 매우 중요하다. 틀 짜기 효과(framing effect)는 질문 혹은 자료 제시 방법(즉, 틀)에 따라 사람들의 선택과 판단이 달라지는 현상을 말한다. 가톨릭 수도회인 트라피스트회(Trappist) 수도승 이야기는 이러한 틀 짜기 효과를 잘 보여준다.

어느 트라피스트회 수도승이 수도원장에게 기도할 때 담배를 피워도 되는지 물어봤다. 그러자 수도원장은 노발대발하면서 말했다. “그걸 질문이라고 하나. 그건 거의 신성모독이야.” 이번에는 옆에 있던 또 다른 수도승이 수도원장에게 담배를 피울 때 기도를 해도 되는지 물어봤다. 그러자 수도원장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물론이지. 하느님은 언제든지 우리말을 들어주시
니까.”

이처럼 자료 제시 순서를 바꾸는 것도 ‘다르게 틀 짜기’의 일환이 될 수 있다. 위의 일화에서 두 번째 수도승은 자신의 요구 사항을 제시할 때 정보를 건네는 순서의 중요성을 활용했던 것이다. 하지만 비즈니스 세계에서 때때로 다르게 틀 짜기의 중요성은 간과되는 경향이 있다. “더 좋은 제품이 더 잘 팔린다”는 통념을 바탕으로 더 뛰어난 제품을 개발해 기존 선두 그룹을 추월하려고 하는 CEO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크라이슬러사의 비극이 그 전형적인 사례다.

2006년에 크라이슬러는 매출이 7%나 줄면서 무려 15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그 여파로 다임러(Daimler AG)사는 이듬해 결국 계열사인 크라이슬러를 세르베루스(Cerberus)캐피털 매니지먼트사에 매각했다. 이때 크라이슬러를 인수한 세르베루스사는 홈디포 회장을 지낸 로버트 나델리(Robert Nardelli)를 영입해 크라이슬러사를 회생시키려 했다.

로버트 나델리는 ‘비용 절감과 제조’의 달인이었다. 그가 어려움에 처한 크라이슬러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채택했던 방식은 지극히 상식적인 해결책들이었다. 바로 제품을 개선하고 비용을 절감해 가격을 낮추는 길이었다. CEO로 취임한 후 로버트 나델리는 1만3000명의 인원을 감축할 계획을 세우고서 크라이슬러 경영진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제 됐습니다. 우리가 이 일을 신속히, 더 효율적으로 해낸다면 우리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2009년 크라이슬러는 파산 보호 신청을 함과 더불어 대부분의 공장의 가동을 중단해야 했고 로버트 나델리 역시 크라이슬러의 CEO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마케팅 전문가인 알 리스(Al Ries)와 로라 리스(Laura Ries)의 분석에 따르면 크라이슬러에서 로버트 나델리가 실패하게 된 것은 사실 어떤 의미에서는 사전에 충분히 예측 가능한 것일 수도 있었다. 그들은 로버트 나델리가 조금 더 싼 차를 조금 더 빨리 생산함으로써 크라이슬러의 문제를 해결하려 시도했던 것을 비판하면서 “크라이슬러 차를 살 만한 뚜렷한 이유가 있으면 한 가지만 대보라”고 반문했다. 왜냐하면 당시에도 이미 크라이슬러의 차는 도요타, 혼다, 닛산 등 경쟁사들의 차보다 저렴했기 때문이다. 그들의 주장은 ‘다르게 틀 짜기’의 중요성을 다시금 상기시켜준다.

마케팅 전쟁에서는 ‘더 좋게’보다 ‘다르게’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 펩시콜라는 코카콜라보다 맛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콜라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하지 못했다. 하지만 2005년 12월에 펩시콜라는 무려 112년 만에 시가총액 면에서 코카콜라와의 경쟁에서 승리했다. 꾸준히 탄산음료 시장에서의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게토레이와 트로피카나 등과 같은 비탄산음료 브랜드에 주력했기 때문이었다.

5. 최적화가 아닌 잉여와 여유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

1984년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는 참여자 16명에게 10년 후에 세계 경제가 과연 어떻게 될 것인지에 관해 예측해보라고 요청했다. 참여자 16명은 전직 재무부 장관 4명, 다국적 기업 회장 4명, 옥스퍼드 대학생 4명, 그리고 청소부 4명으로 구성돼 있었다. 질문 내용은 인플레이션, 환율, 경제 성장 등에 관한 것이었다. 10년 후 이들이 답변했던 내용을 조사한 결과, 미래를 가장 정확하게 예측했던 집단은 놀랍게도 청소부들이었고 예측을 가장 잘못했던 집단은 전직 재무부 장관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심리학자 필립 테틀록(Philip E Tetlock)에 따르면, 전문가 284명이 16년간 전 세계의 주요 사건들에 관해 예측했던 8만2000건을 분석해본 결과, 그 정확성이 원숭이가 무작위로 핀을 꽂아 예측했을 때와 그다지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들은 야구 선수 요기 베라(Yogi Berra)의 명언, 즉 “예측은 어려운 일이다. 특히 미래에 대해서는”라는 말을 떠올리게 해준다.

흔히 발생 가능성은 낮고 예측하기 힘들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을 가져오는 사건들을 ‘블랙스완(black swan)’이라고 부른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처럼 통계적 예측치를 넘어서는 극단의 상황이 몰고 왔던 파국적 사건들이 거기에 해당된다. 예컨대 S&P가 부채담보부증권(CDO, 회사채나 금융회사의 대출채권 등을 한데 묶어 유동화시킨 신용파생상품)에 AAA 등급을 매긴다면 이는 이 증권이 5년 안에 지급불능 상태가 될 가능성이 0.12%, 즉 850건 가운데 1건밖에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하지만 S&P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AAA 등급이 매겨진 CDO 가운데 무려 28%가 지급불능이 됐다. CDO의 실제 지급불능률이 S&P의 통계적 예측치보다 무려 200배나 더 높았다는 말이 된다.

일반적으로 불확실한 상황에서 투자에 영향을 주는 변수의 변화와 관련된 위험도 등을 분석하는 시나리오 분석(scenario analysis)과 경기침체 등 외부 충격과 관련된 금융회사들의 위기관리 능력을 평가하는 스트레스 테스트(stress test) 등의 기법들에서는 최적화 모델을 추구한다. 하지만 예측전문가 나심 탈레브(Nassim N. Taleb)는 리더들의 경우 희귀한 사건의 ‘비정형성’에 각별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한다.

그에 따르면 최적화를 추구하는 시스템은 필연적으로 외부의 충격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모름지기 리더라면 최적화를 피하고 잉여를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래야 블랙스완에 당할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사실 100년 기업이 드문 이유도 블랙스완과 같은 불확실성 문제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다.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시대와 메타선택의 중요성

예측전문가 네이트 실버(Nate Silver)는 학술 전문 데이터베이스인 ‘JSTOR’에 등록된 논문들을 대상으로 ‘예측 가능한’이라는 단어와 ‘예측 불가능한’이라는 단어가 1900년대부터 2012년 사이에 각각 얼마나 많이 사용됐는지를 조사했다. 그에 따르면, 20세기 초에는 그 두 단어가 유사한 비율로 사용됐다. 하지만 경제대공황과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예측 불가능한’이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됐다. 그 후 인류 사회가 위기를 극복해 나감에 따라 ‘예측 가능한’이 더 많이 사용되다가 1970년대에 정점을 찍은 후부터 다시 ‘예측 불가능한’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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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 실버의 데이터는 향후 기업들에서 리더의 메타선택이 더욱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앞서 소개한 아인슈타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앞으로 다가올 불확실한 세계에서는 리더에게 기업을 구할 시간이 1시간 주어질 경우, 문제가 무엇인지를 규정하는 데 55분을 쓰고 해결책을 찾는 데 5분을 할애할 필요가 있다.



고영건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 elip@korea.ac.kr

필자는 고려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울삼성병원 정신과 임상심리 레지던트를 지냈고 한국임상심리학회 임상심리전문가와 한국건강심리학회 건강심리전문가 자격을 따기도 했다. 미국 예일대 심리학과에서 박사 후 과정을 했으며 현재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71호 HR Analytics 2019년 4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