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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Sloan Management Review

프로젝트 발목 잡는 ‘의심의 사이클’ 리더는 항상 우선순위를 정렬해줘야

카렌 A. 브라운(Karen A. Brown),리처드 에텐슨,낸시 레아 하이어(Nancy Lea Hyer) | 224호 (2017년 5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질문
이해관계자들의 의심 때문에 프로젝트가 추진력을 잃지 않도록 하려면 경영진이 어떻게 해야 할까?

연구를 통해 얻은 해답
- 회의적인 이해관계자들이 지원을 중단하면 프로젝트는 의심의 사이클(cycle of doubt)에 빠져 쇠락할 수 있다.
- 커뮤니케이션 실수처럼 이해관계자들의 의심을 유발하는 요인들을 염두에 둬라.
- 의심의 사이클을 피하거나 뒤집을 수 있는 단계적 조치들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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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프로젝트가 팡파르 소리와 함께 시작됐다. 출발에 맞춰 긍정적인 입소문도 났고, 이 새로운 시도가 제안하는 가치를 구현할 수 있는 탄탄한 계획도 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 추진에 힘이 돼줄 이해관계자들은 정작 뒤에서 요지부동의 자세로 있다. 이대로라면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실제로 많은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혀졌다. 하지만 일부 리더들은 힘차게 출발한 뛰어난 프로젝트도 비틀거리고 소위 ‘의심의 사이클(cycle of doubt)’이라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 지원이 시들해지거나 끊기고, 프로젝트가 약속했던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거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때 이런 일이 발생한다. 다른 리더들 역시 프로젝트가 시작된 뒤에는 핵심 협력자들의 지원이 감소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을지라도 문제의 조짐이나 경고 신호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서서히 기우는 판도에 대항해 프로젝트의 명성과 추진력을 지켜낼 수 있는 안전장치도 없다.

미국 연방항공청(FAA·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의 넥스트젠(NextGen)이라는 위성 기반의 새로운 항공교통시스템을 생각해 보자. 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선 FAA는 물론 공항과 항공사 및 항공기 제조사를 포함한 광범위한 협력자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이 사업의 옹호자들은 미국의 국가영공시스템(NAS·National Airspace System)을 현대화하고 효율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넥스트젠 프로젝트의 가치를 강조한다. 이런 강력한 존재 이유에도 불구하고(그리고 FAA가 고도의 항공기 위치 추적용 관제탑을 정해진 예산과 기한에 맞춰 짓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1 수십억 달러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였던 넥스트젠은 의심의 사이클 속에 빠지고 말았다. FAA가 지은 지상탑이 의도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항공사들도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회사 비행기들을 최신 기술로 업데이트해야 했다.2 하지만 대부분의 항공사들이 이 사업에 적극적으로 달려들지 않았다. FAA가 이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 데 필요한 영역들(컨트롤러 교육을 비롯해)을 적기에 완수할 만큼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믿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왜 그랬을까?”

미국 항공운송협회(Airlines for America)에 소속된 한 임원은 그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이미 전력이 있었어요. 저희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항공기에 필요한 기술을 적용했는데 정작 FAA는 우리가 혜택을 볼 수 있는 프로세스 디자인과 컨트롤러 교육을 시작하는 데 무려 3년이 걸렸습니다.”3 그렇게 불신이 쌓이면서 대부분의 항공사들은 신기술 투자에 더딘 움직임을 보였던 것이다. 2015년에 FAA는 항공사들에게 위성 내비게이션 업그레이드를 마칠 시한을 기존의 2020년에서 2025년까지로 연기하는 데 동의했다.4 한편 미국 감사원은 2016년에 낸 보고서를 통해 이런 시스템이 완전히 구축될 즈음에는 넥스트젠 프로젝트의 비용이 원래 잡았던 예산의 2∼3배로 뛸 것이라고 전망해5 이해관계자들의 우려를 더욱 높였다.

FAA의 사례가 특별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다년간 수행했던 실무 조사 결과를 보면 이해관계자들의 의심이 높아지면 그 규모나 비즈니스 모델, 업종, 조직의 미션과 상관없이, 또 영리사업이든, 비영리사업이든 상관없이 프로젝트를 쇠락하게 만들 수 있다. 필자들이 만났던 노련한 프로젝트 리더들도 탄탄한 계획에 따라 프로젝트를 개시했으나 의심으로 이내 가치가 떨어졌던 프로젝트 사례들을 줄줄이 언급했다. 여기에 필자들이 인터뷰를 통해 목격했던 세 가지 대표적 사례가 있다.

● 한 <포천(Fortune)> 100대 기술 기업은 린 생산방식(lean manufacturing)을 도입하려 했지만 사이트 단위의 프로젝트 챔피언이 승진과 함께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나면서 프로젝트 명성이 급격히 떨어졌다.

● 한 전자제품 전문 회사에서 개발하려던 신제품의 경우에는 프로젝트팀원이 애초에 기대했던 것보다 작업이 훨씬 더 복잡하고 범위도 방대하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어긋나기 시작했다. 프로젝트 협력자들은 임무가 더 명확하고 단계별 성과도 더 달성하기 수월한 다른 프로젝트들에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이 서서히 사라졌다. 프로젝트 성과는 자연스럽게 나빠졌고 주요 협력자들은 침몰 중인 이 사업에서 더 급격히 이탈했다.

● 글로벌 에너지 회사에서 일련의 사회적 책임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정부 규제로 인해 긴급하게 추진해야 할 프로젝트가 갑자기 포트폴리오에 포함되면서 이에 떠밀려 중요한 모멘텀을 잃고 말았다.

필자들은 다양한 업종 및 프로젝트 유형을 망라해 여러 기업에서 수행한 현장 조사 결과를 이 기사에 소개한다. 연구의 목적은 다음과 같았다. (1) 의심의 사이클이라 불리는 현상이 왜 일어나는지 그 역학을 소개하고 설명하기 위해, (2) 가치 있는 뛰어난 프로젝트도 무너뜨릴 수 있는, 종종 간과되는 일련의 요인들을 제시하기 위해, (3) 프로젝트 리더들이 이런 부정적 요인들을 어떻게 피하고 복구할 수 있는지 행동 조치들을 제안하기 위해, (4) 위험을 진단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와 해결의 팁들을 전수하기 위해서다.



의심의 사이클이란 무엇인가?

어떤 프로젝트가 시작된 후 거기에서 쌓이는 명성은 의도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절대적인 에너지와 힘을 가진 사람들의 호감을 얻는 데 영향을 미친다.6 조직의 우선순위, 리더십의 변화, 프로젝트의 진척 상황을 알리는 정보에 대한 불신은 프로젝트의 명성을 훼손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성공의 가능성도 짓누를 수 있다. 이런 부정적인 힘들은 한데 뭉쳐 프로젝트를 침몰시킬 수 있다. <포천> 500대 기업에 속한 어떤 화학 회사의 고위 임원은 이런 부정적 모멘텀이 가진 문제를 이렇게 표현했다.



프로젝트에 나쁜 평판이 쌓이면 사람들은 이슈를 확인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서로 얼굴을 맞대고 논의하기보다는 자기 사무실에 처박혀 있습니다.

다들 나쁜 프로젝트와 한데 엮이기는 싫으니까요. 사람들이 그렇게 떨어져 나가면 문제의 프로젝트는 상황이 더 심각해지기 마련이죠.



프로젝트 상황이 악화되면 앞으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연료가 바닥날 수 있다. 이런 과정은 계속 자가 발전하는 특징이 있어서 소위 의심의 사이클이라는 역학을 낳는다. (그림 1) 프로젝트 기간, 비용, 성과 지표가 어떻든 일단 의심이 주입되면 프로젝트의 명성은 떨어지고, 그런 의심을 먹고 자란 프로젝트는 쇠락의 국면을 맞게 된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올바로 진단하고 적절하게 대응한다면 그런 하락의 판도를 피하고 뒤집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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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의 사이클과 싸우는 첫 단계는 일단 그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다. 필자들은 조사를 통해 어떤 프로젝트를 의심의 사이클로 내모는 원인을 우선순위, 리더십, 성과, 메시지 전달이라는 4가지 유형으로 정리할 수 있었다. (표 1) 필자들은 유형별로 의심을 유발하는 구체적, 혹은 일반적 요인들과 그 영향력을 확인했다.



필자들은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젝트 리더가 (1) 프로젝트가 의심의 사이클에 어느 정도 취약한지 인식하는 방법 (2) 프로젝트가 회의주의의 나락에 빠지지 않게 하는 방법 (3) 프로젝트가 교착상태에 빠지기 시작할 때 부정적 모멘텀을 바꿀 수 있는 방법 등 3가지 이슈를 제대로 파악한다면 조직에 혜택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지금부터 제안하는 조언들에 따라 프로젝트 명성을 위협할 수 있는 모든 요인들을 시간을 들여 깊이 이해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가치를 얻을 것이다.



프로젝트의 모멘텀 회복하기

필자들의 경험에 의하면 복잡한 프로젝트에는 대부분 의심 유발 요인들이 내포돼 있다고 한다. 그런 의심 유발 요인들이 나타나면 프로젝트 리더는 두 가지 이슈를 해결해야 한다. 프로젝트 모멘텀의 시동이 꺼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리고 의심의 사이클이 이끈 쇠락의 기운을 어떻게 뒤집을 수 있을까? 필자들은 실무 조사를 통해 프로젝트 리더들이 그 모멘텀을 회복하기 위해 고려할 수 있는 8가지 행동 조치들을 밝혀냈다. 그들은 또한 프로젝트의 명성과 성과를 회복할 수 없을 때 취할 수 있는 9가지 방법도 제안한다. 이런 일련의 조치들이 유용하고 다양한 옵션들을 제시하는 건 분명하지만 유능한 프로젝트 리더라면 담당 프로젝트의 미묘한 맥락(조직 내 정치 및 진행 프로세스, 현실성 등)을 파악하고 경험을 살려 자신이 당면한 구체적인 도전과제를 처리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조치를 선택하거나 여러 조치들을 결합해 문제를 풀어나갈 것이다.

1. 프로젝트의 개념을 증명하라. 프로젝트의 성패에 따른 위험부담이 크고, 실현가능성이 불투명하며, 프로젝트에 대한 강한 저항이나 냉담한 반응이 생길 수 있다면 프로젝트 리더는 제한되고 연속적인 단계를 통해 그 가치를 증명해 냄으로써 참여자들 사이에 열정을 꽃피우고 대규모 노력을 이끄는 성공의 발판을 다질 수 있다. 물론 프로젝트 기한이 너무 짧아 사전 실험을 할 여유가 없다면 시범 사업이라는 옵션은 포기해야 할 것이다. 그런 제약이 없었던 사이버 보안 회사의 한 임원은 자신의 시나리오를 이렇게 표현했다. “저는 대형 프로젝트가 빅뱅을 터뜨리는 일은 좀처럼 없다는 걸 직장생활 초기에 배웠습니다.” 단계적으로 성과를 달성하는 방법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아폴로 프로그램을 수행할 때 활용했던 접근법이다. 1963년에 시작된 아폴로 프로그램은 아폴로 11호가 달 착륙에 성공하고 6년 후 지구로 무사 귀환하면서 최고의 성과를 증명했다. 각각 미션을 받은 아폴로호들은 ‘모른다는 것을 모르는 문제들(unknown unknowns)’7 을 드러내고 해결함으로써, 또 프로젝트의 실행 가능성을 증명함으로써 프로그램의 추진력을 점진적으로 강화해 나갔다.

좀 더 최근의 성공 사례로는 미국 법무부가 추진한 SPI(Smart Policing Initiative)라는 스마트 치안 사업이 있다.8 SPI의 경우 미국 전역에서 선정된 경찰서들이 연방 정부에서 지원하는 기금을 받아 관할 지역의 치안 관리와 데이터 기반의 전략적 문제 해결, 자원 할당 능력을 개선할 수 있었다. 미국의 주요 도시에서 SPI 시범 프로그램을 실시한 결과, 살인과 기타 폭력 범죄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9 이 사업이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되면서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한 경찰 간부는 필자들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한 사이트에서 퍼진 프로그램에 대한 긍정적인 입소문 덕분에 전국 경찰서에서 스마트 치안 사업에 대한 참여율이 크게 개선된 것 같다고 말했다.

FAA의 넥스트젠 프로젝트 사례는 개념을 증명해야 하는 부담도 보여주지만 일단 부정적 모멘텀이 생기면 프로젝트가 의심의 사이클에서 빠져나오기 힘들다는 점도 경고한다. 알래스카항공그룹(Alaska Air Group Inc.)은 다른 항공사들보다 먼저 자사의 항공기에 FAA 추적 기술을 탑재함으로써 넥스트젠이 추진하는 새로운 시스템의 이점을 홍보해 왔다.10 하지만 이 얼리어댑터 회사가 제한된 투자로 거둔 성공과 적극적 홍보에도 불구하고 다른 항공사들은 FAA가 이 사업을 미국 전역에서 대규모로 펼쳐나갈 수 있을지 여전히 회의적이어서 적극적인 참여를 주저했다.11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이렇다. 한 가지 조치만으로는 명성과 모멘텀의 가파른 하락을 역전시키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프로젝트 리더는 8가지 행동 강령을 어떻게 적절히 배합할지 파악해야 한다는 점이다.



프로젝트의 개념을 증명하는 데 고려해야 할 또 다른 요인이 있다. 소규모 활동으로 프로젝트의 취약점과 비참여자들을 밝혀내면 대규모 재난 가능성을 방지함으로써 프로젝트 리더와 협력자들의 이력서에 결점을 남기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최악의 경우라도 팀은 회사의 주요 자원을 낭비하거나 조직을 장기적으로 높은 위험에 노출시키지 않고, 프로젝트 리더의 개인적 평판을 조직 전체에서 망가뜨리지 않는 제한된 수준의 ‘조용한 실패’를 경험하는 것으로 프로젝트를 마감할 수 있다.

2. 기간을 짧게 잡거나 단계적으로 나눠라. 기간이 짧은 프로젝트는 의심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전에 결승전을 통과할 수 있으므로 장기간 지속되는 프로젝트보다 참여자들의 관심을 잃거나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아픔을 겪을 가능성이 적다. 1000건 이상의 프로젝트를 완수한 경험이 있는 선임 프로젝트 리더는 실패의 나락으로 떨어진 한 프로젝트에 대해 이런 얘기를 들려줬다. “실패하기에는 너무 스마트하다고 생각했는데 단일 프로젝트로 진행하기에는 규모가 너무 컸던 게 문제였어요.” 프로젝트가 지연되면서 협력자들은 흥미를 잃고 지원의 손길을 거뒀으며, 프로젝트는 물론 프로젝트 리더의 명성도 곤두박질쳤다.

헬스케어 산업에 종사하는 경험 많은 한 프로젝트 리더는 의심의 사이클을 피하고 프로젝트 모멘텀을 유지할 수 있는 핵심 전략으로 이런 팁을 줬다. “가능하다면 프로젝트의 범위를 3개월에서 6개월 내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수준으로 잡으세요.” 이런 의미에서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대형 프로젝트는 의미 있는 세부 프로젝트로 나눠야 한다. 그리고 NASA가 아폴로 프로젝트에서 했던 것처럼 각 프로젝트의 목표에 측정 가능한 지표를 부여해야 한다. 하지만 분할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거나 그럴 만한 이점이 없는 프로젝트도 존재한다. 전체를 실현가능성이 높은 단기성 세부 프로젝트로 나누는 게 의미가 있는지 여부는 프로젝트 리더가 결정할 일이다.

3. 프로젝트 전담팀을 만들고 가능하면 같은 곳에 배치하라. 중요도가 높은 사업이라면 전담팀을 만들고, 팀원을 같은 곳에 배치해 풀타임으로 프로젝트 업무만 수행하도록 하는 편이 유리하다. 이렇게 하면 프로젝트에 대한 조직 차원의 헌신을 알리고, 추진력을 가속화하며, 완수 시점을 단축할 수 있다. 게다가 이 모든 요인은 의심의 사이클에 대한 취약성을 줄여준다. 전자 업계에 종사하는 한 CEO의 경험을 들어보자. 이 회사에서는 전사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신규 프로젝트를 물리적으로 서로 떨어져 있는 참여자들이 파트타임으로 수행하고 있었는데 이 사업이 어느 순간 의심의 사이클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CEO는 기존 방식을 해체할 때가 왔음을 직감했고 이에 따라 프로젝트만 풀타임으로 전담하는 핵심 팀을 조직해 멤버들이 물리적으로 한곳에서 일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들은 서로 가까이 붙어 일하고 산만함을 의도적으로 제거함으로써 결집력과 열정이 가득한 협력적인 업무 환경을 조성할 수 있었다. 머지않아 프로젝트는 자연스럽게 이해관계자들의 긍정적 관심을 되찾고 중요한 성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 글로벌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지역적으로 분산돼 있는 직원들이 참여하는 경우가 많아 공동 작업이 쉽지는 않겠지만 목적에 맞게 현실적인 선에서 중요한 변화(전담팀을 꾸려 풀타임으로 프로젝트에만 매달리게 하는 등)를 강구하면 주변 이해관계자뿐 아니라 핵심 팀원 사이에서도 프로젝트의 위상과 명성을 높일 수 있다.

4. 무작정 실행에 뛰어들지 않도록 주의하라. 아무리 잠재적 가치가 높은 프로젝트라도 적절한 계획과 리스크 측정이 끝나기 전에 미션에 돌입하라는 압력과 잘못된 열정이 있다면 일은 틀어질 수 있다. 최근 실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위대한 프로젝트들, 즉 기대를 뛰어넘는 성과를 내고 조직에 탁월한 가치를 창출한 프로젝트들은 ‘장시간에 걸친 프로젝트 정의’로 일을 시작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프로젝트가 정말 필요한지부터 분명히 밝히고, 최선의 실행 방법을 계획하고, 이해관계자들이 기꺼이 참여할 것인지를 미리 확인한다.12

반대로 실행에 성급히 뛰어든다면 부정적인 결과는 뻔히 예측할 수 있다. 필자들이 인터뷰했던 한 임원은 이런 말로 설명했다. “무의미하게 수행되는 프로젝트는 주위에 넘쳐나지만 관심을 끄는 경우는 좀처럼 없죠.” 다시 한번 FAA의 사례를 주의 깊게 되새길 필요가 있다. FAA는 넥스트젠 프로젝트를 하루빨리 추진하려는 다급함 때문에 업계 이해관계자들의 제한된 의견을 바탕으로 여러 공항을 아우른 신규 비행경로를 디자인했다. 이제는 FAA 리더들도 그 결정이 실수였다는 것을 알고 있다.13 정작 항공사들은 새로 도입된 경로에서 부가가치를 느끼지 못했고, 이에 신규 시스템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았다.14 넥스트젠 프로젝트의 스폰서와 리더들은 무작정 실행에 돌입하기보다 무엇이 우선순위인지에 대해 항공사나 다른 이해관계자들의 합의를 먼저 이끌어야 했고 성공의 기준을 명확히 규정해야 했다. 또한 항공사들의 니즈와 제약 사항들을 고려한 완벽한 계획을 세우고 잠재적 리스크를 철저하게 측정한 후 그에 따라 필요한 활동들을 수정하고 비상 계획을 수립해야 했다.

프로젝트 스폰서들은 계획의 진척 상황을 확인하려는 욕구가 강하며 세부 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하찮고 시간 소모도 많다는 생각에 이 단계를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필자들이 인터뷰했던 한 프로젝트 리더는 리스크 관리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자신을 비난했던 회사의 한 고위임원을 이렇게 회상했다. “하부브(haboob, 거친 폭풍우란 의미의 아랍어)의 가능성만 빼고는 프로젝트와 관련된 거의 모든 걸 쓸데없이 고민한다고 절 비난했죠.” 하지만 프로젝트가 끝날 무렵이 되자 리더와 팀원이 50가지 잠재적 위협 요인들을 사전에 잘 파악한 덕분에 실제로 발생한 문제들에 성공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 또한 상세한 계획과 함께 기대한 잠재적 리스크는 프로젝트 명성을 계속 유지하는 계기도 됐다. 이와 함께 프로젝트 리더가 이해해야 할 점이 하나 더 있다. 잠재적 리스크를 아무리 포괄적으로 측정한다고 해도 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도중에 나타나는 ‘모른다는 것도 모르는 문제들’은 사전에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기치 못한 사건에 대응하는 일은 프로젝트 리더에겐 언제나 가장 어려운 과제지만15 필자들의 연구 결과를 보면 프로젝트의 기술적 조건들을 맞추고 명성을 유지하는 데 있어 신중한 계획 없이 성공할 수 있는 프로젝트는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프로젝트를 실행하기 전에 신규 사업의 모든 측면을 다 같이 계획하면 의심의 사이클에 대비한 탄탄한 방어막을 구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이해관계자들의 오너십과 헌신을 높이고, 프로젝트의 우선순위를 정렬하며, 기대하는 결과물을 명확히 밝히고, 포괄적인 계획을 수립하며, 이해관계자들에게 잠재적 위험과 그에 대한 해결책을 주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5. 진실하게 소통하기. 필자들이 인터뷰를 나눴던 프로젝트 리더들은 모두 진실한 태도와 적절한 리듬으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의 즉각적인 특성 덕분에 더 강화된 오늘날의 투명한 사업 환경에서 프로젝트 리더와 팀원은 숨을 곳이 없다. 지나치게 많은 정보와 새로운 사실들로 이해관계자들과 협력자들을 압도하지 않는다면(그렇다고 정보에 목마르게 만들어도 안 되지만) 솔직하고 진정성 있는 관계를 촉진하는 것이야말로 개인과 집단이 프로젝트의 위험을 인정하고, 프로젝트의 진척 상항을 이해하며, 무엇보다 신규 사업에 감정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너무 뻔한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이는 프로젝트 리더들이 이해관계자들 사이에 발생하는 정보 흐름을 관리할 때 쉽게 간과하고 실수를 범하는 영역이라고 필자들은 주장한다. 인터뷰 참여자들은 프로젝트 리더들이 신규 프로젝트에 대한 회의와 의심을 낳는 커뮤니케이션 함정을 피할 수 있는 3가지 일반적인 지침을 제시했다.

● ‘기습 정보 금지(no surprises)’를 커뮤니케이션의 신조로 삼아라.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갑작스럽고 놀라운 소식은 모두 당신의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지원을 해주는 사람들에게 불신과 의심을 조장할 수 있다. “왜 우리에게 좀 더 일찍 말해주지 않았을까?” 하고 이해관계자들이 의아해 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 숨기는 건 없을까?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계획을 조정할 수 있었을 텐데” 하고 말이다. 제조 시설에서 화학 공정을 확대하는 사업을 관리하던 리더는 프로젝트 상황을 잘못 전달함으로써 의심의 사이클에 빠지고 말았다. 그는 프로젝트가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했지만 실제로는 안전을 위협할 정도로 제품 디자인에 결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문제는 드러났고(보통 다 그렇듯이) 주요 협력자들은 재빨리 프로젝트에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역으로 필자들이 인터뷰했던 또 다른 임원은 한 글로벌 제조회사에서 진행한 전사적 조직 개편 프로젝트에 대해 말했다. 임원은 커뮤니케이션 방향에 대해 팀원에게 한 가지 지침을 거듭 강조했다. “정보를 전달하거나 정보를 입수할 때 ‘기습 정보 금지’ 원칙을 생각하세요. 저는 좋은 소식이든, 나쁜 소식이든 똑같이 여기겠지만 정확한 정보만을 원합니다.” 그는 이런 신조를 갖고 있었기에 프로젝트와 조직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었다. 22개 제조 시설 중 15개를 폐쇄하는 과정에 개입될 현장 관리자들로부터 협조를 얻는 것은 분명한 난관이었지만, 그는 직접적이고 솔직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프로젝트의 모멘텀을 잃지 않고 긍정적인 평판을 유지할 수 있었다. 결국 이 프로젝트가 추구했던 전략적 목표들은 제때 달성됐고 공장 폐쇄의 결과로 회사 수익은 30% 증가했다.



● 대화에 참여하라. 보통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결과 도출 단계가 되면 프로젝트 리더는 체계적인 방식으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구하고, 진실한 태도로 듣고, 가능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16 프로젝트 리더로서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광범위한 프로젝트 관여자들에게 피드백을 얻고 관리하는 일은 힘들기 마련이다. 모든 팀원이나 이해관계자들이 관심이 필요한 이슈들에 대해 동의하지도 않을뿐더러 제시된 의견이 지니는 가치도 프로젝트에 대한 기여 측면에서 다르기 때문이다. 리더는 프로젝트를 진척시키고 그 명성을 제고할 수 있는 변화들에 한해 이를 구현하기 위해 기술적이고 정치적인 재량권을 행사할 줄 알아야 한다. 동시에 제시한 아이디어가 적용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존경을 표해야 한다.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에 진실한 태도로 귀를 기울이는 프로젝트 리더는 마음이 떠난 사람들도 프로젝트 옹호자로 바꿀 수 있다. 글로벌 금융회사에서 자산 보고 프로젝트를 담당하던 팀원은 이 사업에 맞게 IT 시스템을 변경하는 데 오랜 시간이 소요되면서 힘이 빠져 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팀 외부에서 프로젝트를 험담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서 남아 있던 약간의 사기마저 꺾이고 팀원의 열정도 식어버렸다. 의심의 사이클을 되돌리고자 했던 프로젝트 리더는 반대자들이 우려하는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고 끈기 있는 자세로 경청했다. 그리고 일반 통념과 상관없이 8명으로 구성된 프로젝트팀과 반대자들이 직접 만나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 그 결과 담당자들은 포럼과 피드백을 통해 풀리지 않는 문제들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했고, 팀은 이 방법들을 종합적으로 논의하고 처리했다. 이 과정을 통해 공식적으로는 프로젝트의 주요 협력자 자리에 있었던 반대자들의 우려 요인들을 확인했고, 결과적으로 부정적 태도를 견지했던 그들을 열렬한 스폰서로 바꿀 수 있었다. 한 인터뷰 대상자가 관찰한 것처럼 상황이 올바르게 관리된다면 “가장 다루기 어려운 사람들도 놀랄 만큼 훌륭한 프로젝트 자산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 주기적인 커뮤니케이션 리듬을 유지하라. 부정적인 정보는 잘 전달하지 않는 프로젝트 리더들도 있다. 침묵은 프로젝트 리더와 팀의 진실성에 대한 불신을 낳고 의문을 제기하는 정보의 진공 상태를 초래함으로써 이미 어려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 한 인터뷰 참가자는 이렇게 말했다. “나쁜 소식이란 없습니다.” 이 프로젝트 리더는 400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의료기기 공장을 폐쇄하고 15개의 생산 라인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책임을 지고 있었다. 그는 소통이 단절되면 사람들 사이에 무성한 소문만 낳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매주 정기적으로 정보를 업데이트했다. 프로젝트 리더로서 자신의 메시지를 관리하지 않는다면 다른 누군가가 제멋대로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하면 (다른 곳에서 제품 라인을 인수받기로 했던 공장이 알고 보니 수용 능력이 없었던 적도 있었다) 나쁜 소식이 새어나가 정보를 왜곡하지 전에 즉시 올바른 정보를 전파했다.

꾸준한 커뮤니케이션 템포는 이해관계자들의 흥미를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더불어 프로젝트 리더들은 때로는 (좋은 정보일지라도) 지속적인 정보 제공 노력이 지나쳐서 프로젝트에 열광적인 이해관계자도 ‘주의력 번아웃(burnout)’ 상태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포천> 100대 글로벌 기술 기업에서는 전략적으로 중대한 린 생산방식 프로젝트에 강력한 힘이 돼줬던 스폰서가 예기치 않게 사업에서 손을 떼면서 프로젝트에 대한 전반적인 지원과 흥미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프로젝트 리더는 ‘사이트 소통의 날’을 주관하기 시작했다. 프로젝트 리더는 30명씩 구성된 10개 그룹별로 일련의 회의를 잡았고, 커뮤니케이션 보드와 마커를 사용해 프로젝트의 중요성과 진척 상황에 대해 동일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런 일관되고 직접적인 의사소통은 생산 조직의 문화와도 잘 맞았으므로 8개월 후 적극적인 프로젝트 스폰서가 생기기 전까지 프로젝트에 대한 에너지와 모멘텀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 사업이 결승점을 통과했을 무렵 프로젝트팀은 안전과 품질, 납기 능력을 월등하게 향상시킨다는 원래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6. 프로젝트 홍보대사와 유명 후원자들을 모두 영입하라. 프로젝트 챔피언은 신뢰받는 리더십과 가시적 지원으로 중요한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열정을 북돋울 수 있는 프로젝트의 중심인물이다. 그러나 필자들은 인터뷰에서 중요한 프로젝트에는 ‘한 소대의 홍보대사들’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들었다. 즉 프로젝트에 적합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집단적 영향력을 발휘해 도전을 극복하고 승리를 이룸으로써 프로젝트 브랜드를 알리고 지속시킬 수 있을 만큼 조직 전체에 깊숙이 침투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한 프로젝트 리더는 이런 프로젝트 홍보대사들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조직 내 말단 직원들까지 만나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프로젝트 홍보대사가 꼭 높은 지위나 특정 직책에 있을 필요는 없지만 자신의 기술적 지식과 리더십 능력으로 팀원에게 존경과 신뢰를 받는 인물이 적합하다. 이 프로젝트 리더는 홍보대사들의 지원 활동을 어떻게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지는 물론 일대일 대화를 통해 그들의 통찰력과 프로젝트를 지원하고자 하는 의지도 파악했다. 프로젝트에 대한 아이디어와 후원자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모든 팀원이 자신의 개인 네트워크를 활용하도록 독려하면 더 규모 있고 영향력 높은 홍보 집단을 만들어 낼 수 있다.17 여기서 난관은 각 팀원에게 적당한 사적 네트워크가 없거나, 주요 이해관계자 모두의 지원을 얻어내는 데 필요한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없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프로젝트 홍보대사가 우연히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므로 프로젝트 리더는 그런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늘 경계 태세를 갖춰야 한다. 미국 <포천> 1000대 기술 기업의 독일 지사에서 근무하는 개발자들은 시장의 판도를 바꿀 만한 혁신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었다. 신제품이 가진 상업적 잠재력은 뛰어났지만 프로젝트의 추진력이 떨어지고 의심의 사이클에 빠지려는 상황에서 이를 막고자 고군분투했다. 또 그들은 이 중요한 프로젝트를 계속 추진할 수 있을지 여부를 결정할 만큼 중요한 업체들로부터 관심을 받지 못해 낙담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누군가 아직은 모호한 이 프로젝트의 초기 콘셉트를 회사 웹사이트에 올렸는데, 그것을 마침 회사에서 가장 존경받는 수석 아트 디렉터가 우연히 보게 됐다. 그는 시험 삼아 시제품을 만들었고 그 경험을 회사 내부 블로그에 올렸다. 아트 디렉터가 회사에서 갖고 있던 인지도 덕분에 이 프로젝트는 조직에서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 덕분에 프로젝트는 탄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그 결과 프로젝트 내용이 바로 사람들 사이에 알려졌고, 필요한 자금을 확보했으며, 팀은 정상 궤도에서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이 프로젝트는 우연한 행운을 통해 갱생할 수 있었지만 프로젝트 리더는 효과적인 관계와 소통을 통해 이런 종류의 유명인 추천 효과를 더 직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7. 외부 자원으로 프로젝트에 활력을 충전하라. 인터뷰 참여자들이 반복적으로 한 말에 따르면 조직은 원래 야망이 크기 때문에 거의 늘 다수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수행하면서 내부 자원을 분산한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프로젝트 리더는 일부 업무에 대해 외부 계약직 인력을 활용함으로써 팀원이 지나치게 많은 일을 책임지지 않도록 업무를 조정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팀원에게는 활력을 주면서 프로젝트도 순조롭게 추진할 수 있는 여분의 자원을 확보하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이런 조치를 목격한 팀원은 고위경영진이 실제로 프로젝트에 공을 들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프로젝트를 더 실현 가능한 대상으로 간주하게 된다. 예산이 매우 적거나 기밀 사항이 포함된 프로젝트에는 이런 옵션을 적용하기 어렵겠지만 그 밖의 경우에는 외부 자원을 주입하면 프로젝트에 긍정적 모멘텀을 지속시키고 활력을 불어넣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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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코스를 언제 변경할지 알아야 한다. 일부 리더들은 프로젝트의 추진력이 떨어지는 데도 종종 기존 코스에 머물러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결국 프로젝트를 추락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한 걸음 물러서서 상황을 검토하고 필요한 변화를 모색했다면 프로젝트를 구제할 수 있었는데도 말이다. 이 비생산적인 패턴을 깨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잘못된 길을 계속 가도 얻을 게 거의 없는 경우를 제대로 인식할 줄 아는 판단력, 프로젝트에 대해 ‘왜’라는 열정을 되살리는 회복탄력성,18 그리고 신선한 사고와 더불어 당면한 현실 안에서 프로젝트의 원래 목적을 반영한 수정 계획을 발전시킴으로써 올바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한 <포천> 1000대 기업에서 생산 역량을 높이기 위해 추진했던 프로젝트의 명성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프로젝트를 승인하고 후원했던 고위임원은 새로운 방향을 모색할 필요가 있었다. 프로젝트 리더와 공장의 핵심 인력들이 직접 만난 자리에서 해당 임원은 그 사업이 회사의 비즈니스 전략의 핵심이며 그런 만큼 현재 부딪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또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원은 프로젝트의 성과와 명성을 깎아내린 이슈들을 다루기 위해 프로젝트를 이행하는 기술적 방법을 새로 발전시키고 작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팀을 꾸렸다. 이 임원은 마치 소방관이 불을 끄듯이 ‘문제에 달려들었고’ 다시 세운 프로젝트 복구 계획을 관리하고, 프로젝트를 이탈해 이리저리 방황했던 사람들의 태도와 행동을 바꾸도록 지휘했다. 물론 문제가 또 하나의 기회라는 점을 받아들이지 않거나 프로젝트와 관련된 거의 모든 문제는 피할 수 있다고 믿는 조직 문화라면 팀원과 협력자들은 자신이 걱정하는 것들을 말하길 주저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은 프로젝트의 상황을 완전히 이해하고 노력을 되살릴 수 있는 리더의 능력을 손상시킨다.19 이런 위험은 모든 프로젝트 협력자들이 진실된 마음으로 소통해야 할 중요성을 강조한다.



9. 플러그를 뽑을 수 있는 용기를 가져라. 리더가 프로젝트의 명성과 모멘텀이 회복 불능 상태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할 때도 있다. 프로젝트가 의심의 사이클을 거치면서 완전히 바닥을 쳐서 패배를 인정하고 거기서 얻은 교훈을 관련자들에게 전달해야 할 정도로 실적이 악화되고, 처음에 그 프로젝트를 ‘왜’ 시작했는지 그 동기를 해결할 수 있는 또 다음 방식을 찾는 것이 최선의 조치일 때를 말한다. 한 프로젝트 리더는 이렇게 말했는데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관리자들에게는 그런 결정을 내리는 게 가장 힘든 일인지도 몰라요.”20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 계속 허우적댄다면 리더의 명성은 손상되고, 팀원의 에너지와 헌신도 고갈되며, 회사의 자원만 낭비할 수 있다.

한 프로젝트 리더는 한때 조직에서 중요하게 간주됐지만 ‘뜨겁게 부상한’ 다른 신규 사업으로 인해 우선순위에서 밀려 끝없이 지연됐던 제품 시험 설계 프로젝트에 관한 우울한 경험을 들려줬다. 즉 프로젝트 포트폴리오에 새로 편입된 다른 프로젝트가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고 한정된 자원도 몽땅 흡입해 버렸던 것이다. 이후 약 6개월간 이어진 저조한 회의 참석률과 함께 특별한 진척 상황도 나오지 않자 리더는 결국 사업을 종료할 수밖에 없었다. 고통스런 경험이었지만 그 결정으로 인해 회사의 자원을 보다 중대한 일에 할당할 수 있었고 프로젝트 관리자의 리더십 능력과 조직에 대한 헌신을 증명하는 계기도 됐다.



의심의 사이클에 저항하기

아무리 기술적으로 타당하고 전략적으로 중요한 프로젝트라 할지라도 의심의 사이클 속으로 빨려 들어갈 수 있다. 이는 프로젝트에 필요한 지원과 에너지를 빼앗고 조직 내 프로젝트 지위를 떨어뜨리는, 영원히 지속되는 소용돌이와 같다. 탄탄한 계획과 힘찬 출발은 프로젝트에 꼭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 성공이 보장될 수는 없다. 유능한 프로젝트 리더들은 프로젝트의 추진력을 늦추고 새로운 계획들을 중단시키는 요인부터 먼저 인식해야 한다. 불확실하고 종종 바뀌는 조직의 우선순위, 핵심 후원자들의 지원 중단, 프로젝트 성과의 문제, 불충분하거나 잘못 전달된 프로젝트 메시지 등이 모두 해당된다. 리더들은 또한 이런 요인들을 모니터링하고 개선할 수 있는 행동 조치를 마련하고 부정적 결과들을 약화시킬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 (표 2) 프로젝트 리더는 이 기사에서 소개된 아이디어와 행동 조치들을 실행함으로써 회의주의와 의심으로부터 프로젝트의 명성을 보호하고 강화하며, 프로젝트의 모멘텀을 지속시키고, 조직의 중요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



번역 |김성아 dazzlingkim@gmail.com

카렌 A. 브라운 · 낸시 레아 하이어 · 리처드 에텐슨

카렌 A. 브라운(Karen A. Brown)은 이 기사의 초고가 작성된 2016년에 작고했으며 생전에는 애리조나 글렌데일에 있는 선더버드글로벌경영대학원(Thunderbird School of Global Management)의 오퍼레이션 및 프로젝트 리더십 분야의 명예교수였다. 낸시 레아 하이어(Nancy Lea Hyer)는 테네시 내슈빌에 있는 밴더빌트대(Vanderbilt University) 오웬경영대학원(Owen Graduate School of Management)에서 오퍼레이션 관리 부교수로 있다. 브라운 교수와 하이어 교수는 <프로젝트 관리하기: 팀 중심의 접근법(Managing Projects: A Team-Based Approach(2009)>을 공동 집필했다. 리처드 에텐슨(Richard Ettenson)은 선더버드글로벌경영대학원에서 글로벌 마케팅 및 브랜드 전략의 델마 H. 킥헤퍼(Thelma H. Kieckhefer) 연구원으로 있다. 이 기사에 의견이 있는 분은 http://sloanreview.mit.edu/x/58309에 접속해 남겨 주시기 바란다. 저자와의 연락을 원하시는 분은 smrfeedback@mit.edu로 e메일을 보내 주시기 바란다.



DBR mini box

연구 내용

지난 10여 년간 필자들은 미국과 유럽, 아시아에서 경영인에게 프로젝트 리더십을 가르쳐 왔다. 필자들은 에 게재한 연구 내용 i) 을 바탕으로 경영자 프로그램에서 ‘프로젝트 브랜딩(project branding)’이란 개념을 소개해왔다. 조직 내에서 추진하는 프로젝트에 대해 긍정적이고 지속적인 명성을 구축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알리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이 개념은 프로젝트 리더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며 활발한 토론을 이끌었다. 다양한 산업에 속한 임원들은 이런 논의 과정에서 자신들이 겪는 가장 어려운 도전 중 하나가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프로젝트가 끝날 때까지 지속적으로 모멘텀을 잃지 않게 하는 일이라고 토로했다.

필자들은 이런 사실을 염두에 두고 주제와 관련된 실무 중심의 다양한 정보 소스들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관찰 작업에 돌입했다. 이는 왜 프로젝트가 중간에 흔들리는지, 그리고 시동이 꺼진 프로젝트의 모멘텀을 어떻게 되살리는지 알아내고자 고군분투하는 프로젝트 리더들을 위해 효과적인 개념적 틀과 단계적 행동 조치들을 개발하기 위해서였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3가지 연구 방식을 활용했다. (1) 필자들이 주관하는 경영자 세미나에 참석했던 비즈니스 리더들과 100회 이상의 비공식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 대상들은 모두 조직 내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수행하거나 지원하는 책임자 역할을 맡고 있었다. (2) 글로벌 비즈니스 매체에 연속해서 소개됐던 세간의 관심을 끈 프로젝트들을 분석했다. 그 결과,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파악할 수 있었다. (3) 다양한 산업 분야의 베테랑 프로젝트 리더들과 20건의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들이 속한 업종에는 기술, 에너지, 화학, 제조, 금융서비스, 의료기기, 그리고 정부 기관과 비영리 조직(NGO)이 포함됐다. 이런 구조화된 심층 인터뷰(일부는 2시간 이상 진행된)의 목적은 각 프로젝트 리더가 모멘텀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직면했던 어려움과 침체된 프로젝트를 개선하거나 그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취했던 행동 조치(성공적이든, 아니든) 뒤에 숨겨진 ‘풍부한 콘텐츠’를 밝히고 정리하기 위해서였다.

i) Brown et al., “Why Every Project Needs a Brand (and How to Create One).”
  • 카렌 A. 브라운(Karen A. Brown) | - 선더버드 경영대학원(Thunderbird School of Global Management)의 오퍼레이션·프로젝트 리더십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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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처드 에텐슨 | - 선더버드 국제경영대학원 글로벌 브랜드 마케팅 부교수
    - 급비 설마 키커퍼 연구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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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낸시 레아 하이어(Nancy Lea Hyer) 낸시 레아 하이어(Nancy Lea Hyer) | -밴더빌트대(Vanderbilt University) 오웬 경영대학원(Owen Graduate School of Management)의 경영학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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