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극복? 리더가 유능한 팔로어여야 한다

190호 (2015년 12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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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at a Glance

유능한 팔로어를 양성하는 3가지 조건

1) 리더 스스로 유능한 팔로어가 돼야 한다.

2) 유능한 팔로어가 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한다.

3) 유능한 팔로어가 존중을 받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

 

편집자주

팀장은 리더이자 팔로어입니다. 고위경영진과 원활하게 의사소통을 하면서 팀원들에게 적절한 동기를 부여해 성과를 높여야 합니다. 팀장의 리더십 역량은 조직 성과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하지만 리더십 연구는 주로 고위경영진에게 국한돼 있었습니다. 김성완 통코칭 대표가 다년간의 현장 경험을 토대로 팀장 리더십 솔루션을 제시합니다. 중간관리자들이 실전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위기에서 빛을 발하는 팔로어십(Followership)

 

한밤중에 전화벨이 울렸다. 김 과장은 실눈을 뜨고 핸드폰을 잡았다. 오전 2 15. 팀 후배 정 사원이 전화를 건 것이다. 순간 좋지 않은 느낌이 머리를 스쳤다.

 

“김 과장님, 큰일이 났습니다. 1 공장 2호기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뭐라고, 불이 어느 정도인데?”

 

“지금 2호기 배합기에서 불꽃이 치솟고 있습니다.”

 

“연료 밸브는 잠갔고?”

 

“네. 제일 먼저 밸브 잠그고 119에 신고했습니다. 지금 소방차가 오고 있는 중입니다. 과장님이 팀장님과 다른 분들에게 연락하고 빨리 오셔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불 끄러 가야 되니 이만 끊겠습니다.”

 

‘뚜∼’ 하는 신호음이 길게 여운을 남겼다. 한밤중에 뭔가로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 서둘러 옷을 입고 차를 몰아 공장으로 달려갔다. 김 과장은 공장으로 가면서 팀장에게 화재 발생 상황을 보고했다. 공장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30분이 더 남았다. 정 사원이 잘 처리하길 바랄 뿐이었다.

 

그때 공장에는 소방차가 도착했다. 화재가 발생하고 15분이 지난 시점이었다. 정 사원은 공장 경비원들과 함께 배합기에서 나오는 불꽃을 향해 소화기를 뿌리고 있었다. 자칫하면 배합기가 폭발할 수도 있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아직 배합기에는 염색을 하다 남은 유류가 들어 있었다. 정 사원은 자신이 본 상황을 도착한 소방관에게 설명했다. 아울러 공장의 유류 창고와 통하는 밸브를 잠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유류 탱크에 있는 기름을 다른 쪽 탱크로 옮기도록 요청했다. 연이어 도착하는 소방차와 소방관의 노력으로 불길은 잡혔고, 다행히 유류탱크와 연결된 라인으로는 불이 옮겨붙지 않았다. 그러나 2호기 배합기와 공장 일부의 손실은 피할 수 없었다.

 

김 과장이 공장에 도착했을 때 불은 거의 정리가 됐고 연기만 계속 하늘로 올라갔다. 이어서 팀장과 공장장 등 공장 책임자들이 도착했다. 이때는 불길이 완전히 잡힌 시점이었다. 시계는 오전 3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소방책임자와 공장장, 생산팀장은 화재 현장을 둘러봤다. 먼저 공장장이 소방관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렇게 빨리 화재 현장에 도착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 날 뻔했는데 큰 화재를 막아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에 현장 직원들이 공장의 분말 소화기로 자체 진압을 하고 있었고, 무엇보다 유류 탱크로 연결되는 밸브를 이미 잠갔습니다. 이게 가장 컸습니다. 만약 유류탱크까지 불길이 붙었다면 저희도 손을 쓸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화재를 빨리 발견해서 신속하게 소방서에 연락했던 것이 주효했습니다. 작은 체구의 한 사원이 정말 열심히 불을 껐습니다. 자칫하면 자신이 다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그렇게 열심히 소화작업에 참여하는 직원은 처음 봤습니다.”

 

 

“아, 그렇군요. 생산팀장, 그 직원이 누구인지 아는가요?”

 

“예. 오늘 당직을 섰던 생산1파트의 정 사원입니다. 정 사원이 제일 먼저 화재를 발견하고 신고했습니다.”

 

“그래? 대단한 사원이 우리 회사에 있었구먼. 근데 내가 처음으로 들어보는 이름 같은데?”

 

“예, 올해 초에 입사해서 5개월 된 신입사원입니다.”

 

“그래, 입사 5개월 차라날이 밝으면 한번 봅시다.”

 

화재 진압이 끝나자 소방차들은 돌아갔다. 줄잡아 20대는 돼 보였다. 소방차가 빠져나가고 직원들은 화재로 소실된 장비와 연료, 폐기물을 쓰레기차로 옮겨 실었다. 혹시 모를 불기를 재확인하며 공장을 정리했다. 어느덧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김 과장과 정 사원은 공장장실로 갔다. 여태껏 공장을 정리하고 왔는지 아직도 옷과 몸에 그을음과 불 냄새가 진동했다. 공장장실에는 공장장과 생산팀장이 앉아 있었다. 화재 진압을 마치고 돌아온 이들에게 공장장은 격려했다. 야단이나 불호령을 예상했던 이들은 의아한 눈으로 바라봤다.

 

“김 과장, 수고가 많았네. 고생했어.”

 

“아닙니다. 공장장님, 저희가 담당하고 있는 2호기에서 화재가 발생해 면목이 없습니다. 안전조치와 감독을 잘못한 제 잘못이 큽니다.”

 

“그래,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최상이겠지만 그래도 큰 화재로 번질 수 있었던 것을 막았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야. 그래 당직이 누구였다고 했지?”

 

“예, 생산1파트 정 사원이었습니다.”

 

“신입사원인데 안전규정을 준수하고 긴급한 상황에서 신속하게 조치를 잘 취했네.”

 

옆에 있던 김 과장이 거들었다.

 

“그렇습니다. 무엇보다 2호기 화재를 일찍 발견하고 원료 탱크로 가는 노즐의 밸브를 신속하게 잠가 더 큰 화재로 번질 수 있는 것을 막았습니다.”

 

“맞아, 지금도 생각하면 오싹하네. 원료 탱크 밸브를 조금만 늦게 잠갔어도 공장 전체로 번졌을 거야. 그래, 자네가 정 사원인가?”

 

“예. 그렇습니다.”

 

“그래, 신속한 발견과 위험을 무릅쓴 화재 진압으로 고생이 많았네. 정말 수고가 많았어. 자칫하면 자네도 다칠 수 있었는데 어떻게 그런 큰 용기를 발휘했지?”

 

“제가 맡은 구역에서 화재가 발생했기에 그냥 불을 꺼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김 과장이 입사 초 강조한 공장 안전과 화재 발생 시 조치사항이 생각나서 그대로 했을 뿐입니다.”

 

 

“그래. 김 과장과 정 사원 모두 수고 많았어. 그리고 생산팀장은 사고발생의 원인과 근본대책에 대해 강구해보게. 이번 사고를 계기로 설비나 장비 노후화에 따른 교체 작업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는 게 좋겠어. 이번 화재로 설비 일부를 잃었지만 사원들이 발휘한 주인정신과 공장 안전의 중요성을 잊지 말아야 해!”

 

공장장은 김 과장과 정 사원의 어깨를 두드렸다.

 

왜 팔로어십인가?

 

사람이 모여 사는 조직과 사회에서 문제는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 문제의 크기와 중요성에 따라 적절하게 대책을 세우고 처방하는 게 중요하다. 그렇지만 아무리 좋은 제도와 대책 매뉴얼이 있어도 그것을 실행하는 사람이 움직이지 않으면 문제에 대한 효과적인 대처와 방지 노력은 불가능하다. 어떻게 하면 조직 구성원들이 자발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을까? 해결 방법의 하나로 구성원들의 팔로어십에 대해 살펴본다.

 

팔로어십은 구성원들이 리더를 잘 보좌하고 리더와 조직이 성공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는 사고체계와 행동방식을 말한다. 팔로어십은 리더십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리더 자질 못지않게 팔로어(follower)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조직이 상부의 지시와 명령을 따르는 상명하달의 수직적 체계에서 개인의 자율과 창의, 소통을 중요시하는 수평적인 체계로 바뀌면서 리더십과 더불어 팔로어십도 강조되고 있다.

 

그렇다면 팔로어십의 중요성이 대두된 배경은 무엇일까?

 

첫째, 지식과 정보가 빨리 확산되기 때문이다.

 

권력의 독점은 지식과 정보의 독점에서 시작한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은 지식과 정보의 경계를 허물고 정보가 무한대로 확대 재생산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불과 1시간 정도면 지구의 한편에서 발생하는 작은 사건이 온 지구에 전파된다. 과거 전통적인 언론매체를 통해 뉴스와 정보가 전달되는 데는 하루 이상이 소요됐다. 하지만 이제는 실시간으로 정보가 전파된다. 기업에서도 임원의 경영회의에서 논의됐던 내용이 실시간으로 직원에게 공유되고 있다. 지역과 시간을 초월한 지식과 정보의 확산은 권력의 분산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시대로 접어들게 만들었다. 이것은 리더에게 집중된 권한과 책임이 다양한 계층과 개인에게 분산되게 하고 있다.

 

둘째, 지식과 정보화의 확산은 역설적이게도 리더의 영향력을 줄이고 있다.

 

과거 사람들은 천재나 카리스마를 갖춘 리더를 열망했다. 그러나 오늘날 지식정보의 경제사회에서 천재의 영향력은 줄어들고 있다. 집단지성이나 집단창의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소수가 독점하던 정보와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다. 숱한 기업이 성공에서 실패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이유도 결국은 정보와 권력의 독점에서 비롯됐다. 이것은 역사에 등장하는 국가의 흥망성쇠뿐만 아니라 실패한 기업의 역사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의 에너지 회사 엔론(Enron)의 파산이다. 당시 여러 보고서들은 엔론의 파산 이유로 이사회의 부도덕성과 분식회계를 들었다. 분식회계와 부도덕성을 묵인한 이사회 등 임직원의 침묵도 엔론을 파산으로 이끈 요인이었다.

 

셋째, 구성원의 조직에 대한 몰입과 주인정신이 낮아지고 있다.

 

IMF 외환위기 이후 정리해고 등을 겪은 직장인들은조직이 개인을 지켜주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조직에 대한 충성을 버렸다. 조직이 구성원을 버리는 순간 구성원도 조직을 버린다. 이런 현상은 실제 직장인들의 짧아지는 근속연수와 잦은 이직 등의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또 늘어나는 비정규직 근로자에게 회사에 대한 충성을 기대하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다. 조직과 구성원의 끈끈한 고리가 약해진 상황에서 적당주의와 이기주의가 판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기업들은 급여, 복리후생제도, 교육을 통한 동기부여 등으로 애를 쓰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업무에 대한 열정과 애사심이 떨어진 직원에게 조직몰입과 주인의식을 이끌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넷째, 구성원의 현장 대응능력이 떨어지고 있다.

 

기업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초창기 현장에서 대응해야 하는 사람들은 구성원이 아니거나 조직의식이 약한 사람들이다. 현장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계약직이나 파견직 근로자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발생하는 각종 사고에서 큰 원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또 공공기관과 기업의 직원에게 발생하는 부정과 비리도 현장 직원의 무책임한 의식 때문에 발생한다. 위기가 발생하는 현장에는 적절한 리더십이 발휘되지 않아서 팔로어십에도 누수가 발생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지식정보화의 환경변화로 권한과 책임이 분산되고, 리더의 영향력에 한계가 발생하며, 구성원의 팔로어십도 건강하게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업무에 대한 열정과 조직에 대한 몰입을 이끌 만한 요인이 약하기 때문이다. 돈으로 사람을 살 수는 있지만 마음까지는 얻을 수는 없다. 어떻게 하면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해답을 유능한 팔로어십의 의미와 개발방법에서 찾아보자.

 

 

유능한 팔로어십이란?

 

로버트 켈리 미국 카네기멜론대 교수는 1994년 저서 에서조직의 성공에서 리더가 기여하는 것은 많아야 20%. 나머지는 팔로어의 기여다라고 말했다. 켈리 교수의 지적은 현대 리더십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동안 대부분의 경영관리 교육은 리더십에 초점을 맞추고 실시했다. 그러나 리더가 조직에 기여하는 팔로어를 양성하지 못한다면 리더십이 제대로 발휘됐다고 보기 어렵다. 리더의 성과는 결국 팔로어가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리더가 구성원들이 팔로어십을 갖추게 하지 못했다면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했다고 보기 어렵다. 역사에 오명을 남긴 리더의 문제는 바로 제대로 된 팔로어십을 형성하지 못한 채 리더의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또 유능한 팔로어들을 두지 못한 리더 역시 성공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한계가 있다. 탁월한 리더십은 유능한 팔로어십을 통해 발휘된다. 그렇다면 유능한 팔로어란 어떤 구성원을 의미할까?

 

앞서 팔로어십은팔로어가 갖춰야 할 사고체계와 행동방식이라고 정의했다. 팔로어가 갖춰야 할 사고체계는 구성원의 마인드다. 구성원이 갖춰야 할 마인드는 해당 조직이 존재하는 이유인 조직의 사명에서 출발한다. 기업의 경우 조직의 존재 이유는고객을 위한 가치창조. 임직원이 갖춰야 할 마인드의 핵심은 바로고객지향 사고. 고객지향 마인드를 갖지 못한 구성원은 조직이 아니라 자신이나 일부 상사를 위한 헌신만 할 수 있다. 건강한 구성원은 고객지향의 사고를 바탕으로 고객과 조직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이다.

 

다음으로 팔로어가 갖춰야 할 행동방식은 업무에 대한 전문적 식견과 이를 바탕으로 한 업무수행능력이다. 이것을 역량으로 표현하면전문성이라고 할 수 있다. 구성원이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지 못하고는 제대로 된 팔로어십을 발휘할 수 없다. 어설픈 지식과 기술로 우월한 능력을 갖춘 경쟁상대를 이길 수 없다. 또 위급한 상황에서 더 큰 화를 좌초할 수 있다. 돌팔이 의사에게 환자를 맡긴다면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유능한 팔로어가 갖춰야 할 마인드와 행동방식은 고객지향 사고와 전문성이다. 물론 더 많은 사고체계와 행동방식이 있을 수 있지만 여기에선 두 가지 요인을 토대로 유능한 팔로어십을 정의한다. 두 가지 요인을 토대로 팔로어십을 분류하면 <그림 1>처럼 구분할 수 있다. 최상의 팔로어십 유형은 고객지향 사고와 전문성이 모두 탁월한 경우다. 차선의 유형으로는 고객지향 사고와 전문성이 다소 부족한 관계형 팔로어와 전문형 팔로어다. 전문성은 높지만 고객지향 마인드가 부족한 팔로어는 유능한 팔로어보다는 프리랜서, 개인 활동가 등 전문형 팔로어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성이 높은 구성원에게 조직과 고객지향의 사고를 강화하는 것은 리더의 몫이다. 다음으로 관계형 팔로어에는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개인적인 노력과 조직적인 배려가 필요하다. 또 구성원 스스로도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또 다른 유형은 고객지향 사고와 전문성이 모두 부족한 낙오형 팔로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낙오형 팔로어가 처음부터 정해진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들은 관계형이나 전문형 팔로어에서 점차 낙오형 팔로어로 전락한 사례가 대부분이다. 끝으로 고객지향 사고와 전문성이 중간에 위치하거나 정체된 경우 눈치형 팔로어라고 명명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관료적 행태를 보이는 조직이다. 이런 경우 팔로어의 눈높이가 일부 상사에게만 향하거나 개인 중심적이고 전문성이 부족할 때가 많다.

 

 

5가지 팔로어 유형에서 고객지향 사고와 전문적 역량을 갖춘 유능한 팔로어가 되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과 리더의 배려, 조직의 풍토가 뒷받침돼야 한다.

 

유능한 팔로어를 양성하는 3가지 요건

 

첫째, 리더 스스로 유능한 팔로어가 돼야 한다.

 

리더는 대부분 리더와 팔로어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 리더십에서 팔로어십을 강조하지 않는다면 수레바퀴가 바퀴의 한 축이 빠진 채 달리는 것과 같다. 바퀴 한 축이 없으니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바퀴는 굴리지 않고 억지로 끌어서 왔을 것이다. 상명하복의 시대에는 이런 방식이 통했다. 하지만 수평적 조직문화에서는 이런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 리더는 팔로어의 개인주의 성향을 탓하고, 팔로어는 리더를 불신하는 상황이 반복된다. 먼저 리더가 자신의 상급자에게 꼭 필요한 유능한 팔로어가 돼서 자신의 팔로어에게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유능한 팔로어는 고객지향 사고와 전문성을 갖춘 팔로어다. 리더는 조직과 고객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해당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갖추려고 노력하는지를 다시 살펴봐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팔로어의 관점에서 자신을 재정비하고 분발해야 한다. 그래야 팔로어들이 이를 보고 따라 할 것이다.

 

둘째, 유능한 팔로어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중국 속담에 따르면 행복은 3가지 요소를 가지고 있다. 사람에게는 해야 할 일이 있고, 내일을 살아갈 희망이 있으며,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행복하다. 행복하고 싶다면 먼저 책임감을 가지고 자신의 일을 즐겁게 하는 직업의식이 필요하다. 그런데 직장인들은 대부분 마지못해서 출근할 때가 많다. 누가 시키지 않으면 절대 일을 하지 않고 조직의 상황과는 무관하게 자신의 성과만 챙긴다. 이기적인 행태를 자주 보인다. 세상의 변화는 개인에서 출발한다. 스스로 변화하고 혁신을 자각하지 않으면 유능한 팔로어가 될 수 없다. 5가지 유형의 팔로어 중에서 당신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가. 냉철하게 따져봐야 한다. 유능한 팔로어가 되는 것은 자신과 조직, 고객을 위한 첫걸음이다.

 

 

셋째, 유능한 팔로어가 존중받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

 

사람들은 문화와 비슷한 뜻으로 관행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구성원이 오랫동안 해온 결과 만들어진 것이 관행이다. 한 번 형성된 관행은 고치기 어렵다. 부단히 노력해도 쉽게 바뀌지 않는다. 조직문화를 새롭게 만드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며 시간도 많이 걸린다. 만일 조직에서 고객지향의 사고와 전문적인 역량을 가진 구성원이 존중받지 못한다면 이런 조직에서는 유능한 팔로어가 나오기 어렵다. 오히려 눈치형 팔로어가 많이 생길 것이다. 적당주의와 보신주의의 늪에 빠진 눈치형 팔로어를 양산하지 않기 위해서는 고객지향 사고와 전문적 역량을 가진 팔로어를 존중하는 풍토가 형성돼야 한다.

 

서두에서 소개한 화재 상황에서 신속하게 대처했던 정 사원을 다시 떠올려보자. 그는 신입사원이었으나 공장의 화재를 자신의 일처럼 여기고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높은 수준의 고객지향적인 사고를 가진 팔로어라고 할 만하다. 더 큰 화재를 예방하려고 밸브를 잠그는 행동은 이미 위기상황에서 필요한 내용을 몸으로 체득하고 있다는 얘기다. 공장장 역시 좋은 자세를 보여줬다. 그는 화재가 발생한 사실 자체를 놓고 직원들을 꾸중하거나 나무라는 대신 민첩하게 대응한 노력에 대해서 치하를 아끼지 않았다. 만일 공장장이 직원들을 꾸짖었다면 이후 위기가 다시 발생했을 때는 직원들이 책임을 회피하기에만 급급할 것이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소방서에 연락하기보다는 자신들이 해결하려고 애를 쓰다가 적절한 수준에서 화재에 대처할 수 있는골든 타임을 놓쳐서 화재를 더 키울 수도 있었을 것이다. 공장장은 위기 대응을 제대로 한 직원들을 칭찬했고 직원들은 이후에도 위기를 극복하는 데 최대한 노력을 기울일 가능성이 더 커졌다.

 

김성완 ㈜통코칭 대표 bizpartner@dreamwiz.com

 

필자는 중앙대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텍사스대에서 조직개발 내부 컨설턴트 과정을 수료했다. LG전자와 LG인화원 등에서 인사 조직 관리에 대한 강의를 했으며 LG디스플레이 HRD 현업지원팀 파트장을 지냈다. 현재 통코칭에서 리더십과 경력개발, 조직 개발에 대해 다수의 기업을 대상으로 코칭을 하고 있으며 ㈔한국조직경영개발학회 이사직도 겸하고 있다. 저서로는 <리더십 천재가 된 김 팀장: 팀을 하나로 만드는 마음매니지먼트>가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55호 Network Leadership 2018년 8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