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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d Management

폭군처럼 군림하는 리더 자아 성찰로 문제 해결하라

양창순 | 108호 (2012년 7월 Issue 1)


편집자주

오랫동안 CEO들을 대상으로 심리클리닉 강좌와 상담을 진행해온 신경정신과 전문의 양창순 대인관계클리닉 원장이 리더들에게 필요한 마음경영 방법을 제시합니다. 많은 스트레스 속에서 살아가는 경영자들이야말로마음의 힘이 중요합니다. 마음을 강하고 매력적으로 만드는 방법을 통해 인생을 변하게 하는 마술 같은 힘을 얻으시기 바랍니다.

 

어느 기업의 임원이 상담을 청해왔다. 부하 직원들이 자기와 일하는 것이 힘들고 부담스럽다는 평가를 내렸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그는 몹시 충격을 받은 모양이었다. 자기는 그동안 일도 매우 열심히 하고 인간관계에서도 처신을 잘해왔다고 믿었는데 그런 결과가 나오니 허탈하다는 것이었다. 자기가 얼마나 잘해줬는데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도 했다. 하지만 아무튼 부하직원들의 평가가 그렇게 나온 이상 자기한테도 문제가 있는 듯한데 정말 자신은 그게 뭔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 그의 이야기의 요지였다.

 

심리검사 결과 그는 매사를 지나치게 세밀하고 꼼꼼하게 살피는 타입이었다. 따라서 그냥 넘어가도 될 작은 일에도 직원들을 몹시 나무라곤 했다. 심한 경우에는너 같은 게 내 밑에서 일한다니 한심하고 창피하다는 식의 인신공격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그는 자신이 점잖고 매너 있는 사람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런 모습이 직원들의 눈에 안 보일 리 없었고 당연히 부담스럽고 힘든 상사라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상담과정에서 그가 가진 문제의 원인이 조금씩 나타났다. 어린 시절 그는 부모가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큰아버지 밑에서 성장했다. 그런데 큰아버지가 바로 지금의 그처럼 아주 사소한 일도 그냥 넘어가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늘 필요 이상으로 야단을 맞으며 성장해야 했고 결국 자기도 모르게 큰아버지 같은 사람이 되고 말았다. 자신이 점잖고 매너 있는 사람이라고 여기는 것도 큰아버지와 똑같았다. 그러다 보니 내가 생각하는 나와 남이 보는 나 사이에 커다란 괴리가 생겨나게 된 것이다.

 

계속 사기를 당하는 사람의 사례도 흥미롭다. 그는 자기 직관에 대해 확신이 강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 직관을 믿고 투자하거나 사람을 고용했다. 그런데 번번이 문제가 생기곤 했다. 알고 보니 그도 성장과정에 원인이 있었다. 무능한 남편에 대한 실망감으로 아들에게 강한 남성상을 바란 어머니를 만족시키기 위해 그는 강한 남자 콤플렉스를 가지고 성장했다. 어른이 된 후에도 카리스마로 무장하고 사람들에게 군림하기를 좋아했다. 그러다 보니 앞에서 자기를 떠받들어 주면서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에게 약했다. 그런 식으로 거절하지 못해서 투자하거나 도움을 주면서 번번이 사기를 당하곤 했던 것이다.

 

어느 임원은 자기 상사만 보면 얼어붙곤 했다. 그러다가 자기가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자 그는 마치 폭군처럼 군림했다. 역시 성장과정에서 지나치게 엄격한 아버지로 인해 한번도 제대로 기를 펴지 못한 것이 문제의 원인임이 밝혀졌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모시기 어려운 상사를 자신의 아버지와 동일시해서 그 앞에만 가면 뻣뻣하게 몸이 굳곤 했다. 그러다가 자신이 그 자리에 오르자 아버지처럼 모두에게 엄격하고 가차 없는 존재가 되고 말았다.

 

매 순간 자기 마음을 주목하라

원인 없는 결과는 없으며 대부분의 경우 그 원인은 무의식적인 것이라고 주장한 사람은 프로이트다. 그는 그것을 정신적 결정론(psychic determinism)이라고 했다. , 정신적 현상은 언제나 그전에 일어난 것과 연관되며 불연속성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앞서 예를 든 세 사람의 모습이 그것을 잘 보여준다. 그들이 현재 겪고 있는 문제의 원인이 다 어린 시절의 경험과 연결돼 있었던 것이다.

 

프로이트의 이론에 따르면 인간의 모든 행동에는 의미가 있으며 대개 그 의미는 무의식적인 것이라 자기 자신조차 잘 알 수 없다. 따라서항상 깨어 있으라고 한 성경 말씀처럼 우리는 매 순간 자기 마음을 주목하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자기를 살필 수 있는 사람이 남도 살필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를 억압하고 회피하고 들여다보지 않는 사람은 상대방의 마음도 모를 수밖에 없다.

 

크든 작든 한 조직의 리더로서 제대로 된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이나 상대방의 일에 대해서 면밀히 살필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특히 세상과 삶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한다. 나 자신을 아는 것은 인생을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서나 진정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도 첫걸음인 셈이다.

 

누구나 리더가 되면 자신에게 올바른 소리를 해 줄 사람이 줄어들 것을 각오해야 한다. 따라서 그때부터는 스스로 성찰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해지게 마련이다. 만약 그런 자기 성찰이 따라주지 않거나 처음부터 자신의 진짜 모습을 모르는 사람이 성공해서 리더가 되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자칫 자만심에 사로잡혀 자신의 현재 자리가 바로 자기라는 착각에 빠지는 것이다. 그런 경우 자만심으로만 세상을 살아가기 때문에 자칫 인간관계나 일에서 실수가 일어나기 마련이다. 또한 현재의 위치나 업적이 자신의 전체인 양 생각하다가 그중 하나를 잃어버리면 세상을 모두 잃은 것처럼 좌절감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엘리트들 중에는 학교 성적으로만 자기를 생각해 자신이 가장 잘나간다고 믿고 있다가 막상 사회에 나와서 인간관계가 좋은 사람이 인기를 얻는 것을 보고 당황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들은 자기가 먼저 다가갈 생각은 하지 못한다. 지금까지 모든 사람들이 1등 하는 자기와 친해지기 위해 다가왔기 때문에 스스로 남에게 먼저 다가간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결국 그들은 사회생활에서 소외되고 따돌림 당하는 경험을 할 수밖에 없다. 그때 그들이 경험하는 분노는 상상을 초월한다. 내가 누군데 감히 이런 대접을 하나 싶어서 거의 미칠 지경에 놓인다. 그러다가 능력을 앞세워 성공하게 되면 가차 없이 그 분노를 터뜨리게 된다. 상대방을 무시하고 멸시하는 것은 기본이고 크고 작은 일에 공격적이 돼서 화를 폭발시키면서도나는 그래도 되는 사람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덧 그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면 이번에도 역시 좌절감과 분노로 우울증에 빠지게 된다.

 

그처럼 자기 자신의 한 면을 억압하거나 자기 성찰이 부족한 사람들은 그 밖에도 다음과 같은 문제를 겪는다. 첫째는 자기 자신에 대해 억압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을 억압하고 문제를 보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무조건 실적을 강요하는 폭군적인 리더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자만심에 가득 찬 모습으로만 세상을 분석하고 받아들이므로 삶과 세상에 대해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그런 경우 인간관계나 일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리더에게 더욱 필요한 자기 이해

자기가 속한 기업과 자기를 동일시하는 어느 임원이 있었다. 그가 안하무인인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노릇이었다. 그는 자기를 빼놓고는 다 무식한 사람들이고 자기처럼 뛰어난 머리를 가진 사람은 없다고 자부했다. 물론 그가 스티브 잡스처럼 진짜 뛰어난 인물이라면 그 정도의 잘난 척은 용인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단지 스스로만 그렇게 생각할 뿐 주변의 인정을 받지는 못했다.

 

게다가 그가 현재 이뤄놓은 업적은 그의 직원들의 공로가 그만큼 컸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다 자기가 이룬 것으로 생각해 오만하게 굴었다. 결국 그는 부하직원의 투서에 의해 그 자리를 떠나고 말았다. 그리고 나서야 그는 사람들이 자기를 대접했던 것은 단지 자기가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그 역시 자신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던 대가를 가혹하게 치른 셈이었다.

 

지위가 올라갈수록 주위에 아부하는 사람이 더 많이 모이게 되는 것이 리더라는 자리다. 따라서 그 자리를 온전히 지키고 리더로서 자신의 역할을 훌륭하게 감당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자신에 대해 알아야 한다. 게다가 요즘은 트위터나 페이스북, 인터넷, 스마트폰 등으로 인해 보통사람의 삶조차 모든 것이 이슈화될 수 있는 사회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 더 이상 숨기거나 숨을 곳이 없는 세상이 된 것이다. 과거에는 야망만 있으면 처신을 못해도 리더가 될 수 있었으나 이제는 아니다. 야망과 더불어 처신이 필요한 세상이 왔다. 모든 것이 노출되는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솔직하게 자기의 진면모를 드러내는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에 대해 알아야 한다.

 

병원에서는 상담으로 자신을 아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종종 심리검사를 시행한다. 그런데 치과에서 스케일링한 기분이라고 자기의 모든 것을 시원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래서 어쩌라고 하는 식으로 자기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어떤 방식을 통해서든 입체적으로 자기를 조명하는 것, 그것이 소크라테스의너 자신을 알라이고 프로이트의 무의식 이론이다.

 

특히 앞의 사례에서 보듯이 한 사람의 가치관은 어린 시절 형성된 것이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자신에게 어떤 식으로든 문제가 있다고 여겨질 경우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모습으로 세상을 대하고 인간관계를 해나가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한 조직의 리더라면 자기 이해는 더욱 필수적이다.

 

 

 

양창순 신경정신과·대인관계클리닉 원장 mind-open@mind-open.co.kr

필자는 정신과, 신경과 전문의로 현재 <양창순신경정신과·대인관계클리닉> 원장이다.

연세대 의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성균관대에서 주역과 정신의학, 리더십을 주제로 한 논문으로 두 번째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미국정신의학회 국제회원, 미국의사경영자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ceo, 마음을 읽다> <미운 오리새끼, 날다>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 등 자기계발, 대인관계, 리더십을 주제로 한 책들을 10여 권 넘게 저술했다.

  • 양창순 | - (현) 마인드앤컴퍼니 대표
    - 신경정신과,대인관계클리닉 원장 미국정신의학회 국제의원
    - 미국의사경영자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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