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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lyzing Effective Leaders

리더십, 스타일보다 부하와 궁합이 성과 좌우

김현정 | 71호 (2010년 12월 Issue 2)

통념에 따르면 리더란 자리에서 일어나 큰 소리로 의견을 얘기하고, 명령을 내리고, 계획을 세우며, 그룹 내에서 가장 지배적이고 외향적인 사람이다. 하지만 와튼 MBA스쿨의 애덤 그랜트(Adam Grant) 교수가 최근 진행한 리더십 및 그룹 역학 관계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이런 통념이 항상 옳은 건 아니다. 그는 가장 효과적인 리더(effective leader)가 외향적인 인물이라는 가정에 반박했다.
 
실제로 상황에 따라 내성적인 리더(introverted leader)가 외향적인 리더(extraverts)보다 효과적일 때도 있다. 리더가 관리하는 대상이 어떤 유형인지에 따라 이는 달라진다. 그랜트 교수는 하버드 경영대학원(Harvard Business School)의 프란세스카 지노와 노스 캐롤라이나대(University Of North Carolina) 케넌-플래글러 경영대학원(Kenan-Flagler Business School)의 데이비드 호프만(David Hofmann) 교수와 이런 내용을 담은 논문을 집필했다. 이 논문은 <아카데미 매니지먼트 저널(Academy Of Management Journal)>에 ‘외향적 리더십의 우위 역전: 직원 적극성의 역할(Reversing The Extraverted Leadership Advantage: The Role Of Employee Proactivity)’이라는 제목으로 곧 실리게 된다.
 
외향적 리더십을 가진 사람들은 사교적이고, 적극적으로 주장을 내세우며, 대담하고, 말을 많이 하고, 좌중을 압도한다. 이런 행동을 통해 명료한 권위 구조를 수립하고 명확한 지시를 내릴 수 있다. 하지만 연구진은 주도적으로 업무를 처리하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직원들을 외향적인 리더와 한 팀으로 묶어 놓으면 분열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반면 이런 직원들을 내성적인 리더와 한 팀으로 묶어 두면 성공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한다. 이런 사실은 리더십 스타일을 개선하려고 하는 모든 직급의 리더 및 관리자들에게 시사점이 크다. 그랜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기존의 리더십 연구를 보면 누가 리더가 될지, 누가 효과적인 리더로 평가 받을지 예측하기 위한 일관성 있고 확실한 지표로 외향성이 꼽혔다. 하지만 외향성이라는 지표는 불완전하다고 생각한다. 외향성이라는 지표는 내성적인 리더가 외향적인 리더보다 좀 더 효과적일 수 있는 상황을 잘 설명하지 못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생산성과 팀 효과성(team effectivity)을 손쉽게 추적할 수 있는 피자 배달 프랜차이즈를 통해 이 문제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연구 내용에 대해 그랜트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는 성과의 차이를 실제로 측정할 수 있고 직원들이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조직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리더와 리더를 따르는 부하직원이 누구인지에 따라 매장의 수익성에 차이가 있다면 리더가 그룹 전체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에 대한 강력한 근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적극성으로 인한 위협
연구진은 미국 전역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피자 배달 회사의 데이터를 입수했다. 연구진은 130개 매장에 설문지를 보냈고 57개 매장으로부터 완전한 답변을 받았다. 매장 책임자 57명과 일반 직원 374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리더가 통제할 수 없는 요소인 입지의 차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평균 피자 주문 가격과 직원들의 근무 시간을 통제했다. 리더들에게는 자신의 외향성 정도(말을 많이 하고, 적극적으로 주장을 펼치고, 사교적으로 굴고, 직원들을 압도하는 태도를 보임으로써 직원들로부터 관심을 끄는 정도)를 평가해 줄 것을 요청했다. 직원들에게는 절차의 개선, 잘못된 관행 개선, 아이디어 제시, 업무 문제에 관한 의견 공개 등 적극적인 행동 수준을 평가해 줄 것을 요청했다.
 
연구진은 이들 요소 간에 단순한 반비례 관계가 성립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직원들이 적극적일 경우 내성적인 관리자가 팀을 지휘할 때 좀 더 많은 이익이 발생했다. 반면 직원들이 적극적이지 않을 경우 외향적인 관리자가 팀을 지휘할 때 더 많은 이익이 발생했다.
 
역동적이고 불확실한 경제에서는 이와 같은 적극적인 행동이 특히 중요하다. 하지만 외향적인 리더는 관심의 중심에 서고 싶어하기 때문에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행동하면 위협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 반면, 내성적인 리더는 직원들의 제안에 좀 더 열심히 귀를 기울이고 적극적인 직원들의 노력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
 
연구진은 외향적인 리더와 적극적인 직원들을 한 팀으로 묶으면, 회사의 효과적인 성장에 방해가 되고, 성장 자체가 저해된다고 설명한다. “외향적인 리더가 상대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는 태도로 반응하면 직원들이 좌절감을 느끼고 열심히 일하고자 하는 의욕을 상실한다. 따라서 미래에 아이디어를 교환하려는 의사도 그만큼 줄어들어 창의성과 혁신에 제약을 받는다.”
 
실제로 성격 충돌로 리더와 직원들이 공공연하게 반목하는 등 조직 내에 권력 투쟁이 발생할 수도 있다. 계급 구조가 수평적인 기업이나 그룹에서는 특히 그럴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직급이 같은 여러 동료 중 한 명이 리더로 승진하거나 신임 리더의 역량 및 기술이 아직 제대로 자리잡지 않은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연구진은 이런 상황이 되면 직원들이 리더에게 도전하고 리더가 위협을 느끼는 ‘지위 불확실성(status uncertainty)’이 발생할 가능성이 훨씬 커진다고 말했다.
 
피자 매장 책임자는 매장에서 풀타임으로 근무하며 각기 다른 열망을 갖고 있는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관리한다. 뿐만 아니라, 직원들이 리더를 얕볼 때도 있다. 이런 이유로, 직원 중 누군가가 슈퍼볼(Super Bowl)이 벌어지는 밤에 효과적으로 주문을 처리하는 방법에 관해 더 나은 아이디어를 제시하거나 새로운 쿠폰이나 고객을 위한 특별한 상품을 선보이자고 제안할 때 외향적인 리더는 ‘자신의 위치가 위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위협감을 느낀 관리자는 ‘내가 이 매장의 책임자니까 내 권위를 바로 세워야겠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반면, 외향적인 리더에 비해 내성적인 리더는 자신의 위치와 지위, 권력에 대해 상대적으로 우려를 적게 하고,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말수가 적은 내성적인 리더는 직원들이 제안한 아이디어를 조용히 처리하는 경향이 있다.”

티셔츠 과제
연구진은 설문 응답자에게 자기 자신의 특성을 묘사할 것을 요구하는 것 외에도 외향적인 리더십 행동을 관찰하기 위한 또 다른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미국 동남부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 163명을 선발해서 티셔츠를 개는 그룹의 리더와 팀원으로 임명했다. 학생들에게는 10분 동안 최대한 많은 양의 티셔츠를 접으라고 요구했고, 성과가 가장 뛰어난 학생에게는 아이팟을 상으로 주겠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무작위로 일부 학생을 리더로 선발해서 외향적인 방식이나 내성적인 방식으로 팀을 이끌 것을 부탁했다. 외향적인 리더들에게는 마틴 루터 킹 주니어(Martin Luther King, Jr.), 잭 웰치(Jack Welch) 등 대담하고, 말이 많고, 자기 주장이 강한 유명한 리더에 관한 사례를 들려 줬다. 또 내성적인 리더들에게는 마하트마 간디(Mahatma Gandhi),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 등 조용하고,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리더들에 대해 얘기해줬다. 그리고 양쪽 그룹에 모두 그와 비슷한 방식으로 효과적으로 팀을 이끌던 때를 생각해 보라고 했다. 그런 다음, 각 그룹에 대학원생(혹은 ‘공모자’) 2명을 배치한 후 이들이 수동적/적극적으로 행동하도록 은밀히 요구했다. 그 중, 적극적인 역할을 맡은 공모자에게는 티셔츠를 접기 위한 새롭고 효율적인 방법을 제안하게 했다.
 
연구진은 외향적 리더십과 적극적인 행동 사이에 중요한 상호 작용이 존재하며 그 상호 작용은 피자 매장 연구를 통해 발견한 내용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공모자가 수동적인 경우, 리더가 외향적인 방식으로 리더십을 펼치는 팀이 더 나은 성과를 보였다. 반면, 공모자가 적극적으로 구는 경우에는 리더가 내성적인 방식으로 리더십을 펼치는 팀이 더 좋은 성과를 보였다. 논문은 이를 다음과 같이 서술했다. ‘외향적인 리더가 공모자의 아이디어를 쉽게 수용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취한다고 판단한 참가자들은 업무에 많은 노력을 쏟아 붓지 않았다.’
 
연구진은 리더와 직원 간의 관계, 노사 관계에서 권력 투쟁이 갖는 의미는 매우 분명하다고 설명한다. “어떤 수준에 도달하면 리더가 권위를 주장하고 직원들은 ‘우리는 더 이상 당신을 위해 열심히 일하지 않을 것’이라 선언하게 되면서 권력 투쟁은 끝난다.” 직원들은 결국 이런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것 봐. 우리 리더는 좋은 아이디어를 좀처럼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아. 우리는 정말 리더를 존경하려고 해도 존경할 수가 없어. 우리 리더가 최우수 성과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되는 상황을 내버려둘 수는 없어. 우리는 하루 업무가 끝날 무렵 리더가 우리 아이디어의 가치를 인정하고 우리가 기여한 바를 높이 평가해 주기 바라.”
 
흥미롭게도, 내성적인 리더와 외향적인 리더 중 그 누구도 상대보다 높은 생산성이나 수익성을 보이지 않았다. 연구진은 어떤 성향을 가진 리더와 직원을 짝 지어 주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랜트는 “이는 곧 외향적인 리더십과 내성적인 리더십 스타일은 똑같이 효과적일 수 있지만 리더십 스타일에 어울리는 직원들과 한 팀이 돼야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한다. “사회 과학자로서 이런 현상에 마음이 끌린다. 조직 구성원들은 매우 복잡하다. 따라서 한 가지 스타일이 다른 스타일에 비해 항상 좀 더 효과적이라고 성급하게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우리 연구를 통해 ‘어떤 리더십 스타일이 더 나은가’가 아니라 ‘어느 상황에서 어떤 스타일이 효과적인지’에 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사실, 어떤 리더십 스타일이 더 나은지 물어보는 것은 옳지 않다.”
 
그렇다면, 외향적인 사람이 리더로서 더 낫다는 생각이 팽배한 이유는 무엇일까? 연구진은 여러 가지 이유를 언급한다. 그 중 첫 번째는 ‘후광 효과(halo effect)’다. 외향적인 사람들이 좀 더 효과적인 것으로 여겨진다는 설명이다. 논문에서는 ‘외향적인 리더들이 동서양에서 자주 등장하며, 재계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의 전형적인 모습과 일치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수십만 달러가 넘는 연봉을 받는 고위급 리더 15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상에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5%가 내성적인 성격은 리더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자질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여지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을 관찰하기를 원하는 기업 리더뿐 아니라 직급이 낮은 관리자 계급을 변화시키려는 기업 리더에게도 많은 의미를 지닌다고 말한다. “우리는 우리가 과도하게 열정적이고, 사교적이고, 절대적인 확신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가정한다. 또 흥겨움과 명확한 비전, 방향성 등을 바탕으로 직원들을 이끌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직원들에게 대화에 참여할 수 있는 여지를 주려면 리더가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많은 말을 하지 않고, 경우에 따라 아예 침묵하는 편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랜트는 포춘에서 선정한 500대 기업 중 한 곳의 CEO와 함께 작업한 경험이 있다. 그 CEO는 회의를 할 때마다 처음 15분간은 아무 말 없이 침묵하기로 정책을 세웠다. 실제로 그 CEO는 외향적인 사람인데도 15분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 CEO는 자신이 어떤 아이디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면 그 아이디어 생각으로 무작정 앞으로 치닫는 경향이 있으며, 그로 인해 다른 직원들이 소외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CEO는 자신의 그런 성향을 극복하려고 노력했다. ‘제안이든 피드백이든 질문이든 무엇이든 좋으니 자네들이 생각하는 걸 내게 말해 보게. 이제 자네들이 원하는 얘기를 해 보게.’ CEO는 15분 동안 조용히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메모했다.”
 
논문에는 직원들이 직접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권위와 자율성을 부여하는 방법에 관한 교훈도 담겨 있다. “직원들에게 어떤 일을 할 것인지, 언제, 어디서, 어떻게 그 일을 마무리할 것인지에 관한 선택권을 줘야 한다. 적극성을 예측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지표 중 하나가 바로 규모가 더 큰 팀이나 부서, 조직에 대해 보이는 책임감이다. 직원들이 더 큰 조직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생각하면 특정 업무를 넘어 자신의 역할을 좀 더 폭 넓게 키워나갈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관리자들이 이 연구의 교훈을 실제 실행에 옮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연구진은 팀원이 될 가능성이 있는 인재들이 필요한 기술 및 전문 지식을 습득했다면, 리더가 최종결정을 내리는 단계에서 성격을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부하직원들과 관리자의 성격을 모두 살펴보고 어떤 팀이 최고의 결과를 낼지 생각해 봐야 한다. “외향적인 사람이 팀의 리더를 맡고 있는 상황에서 내게 팀원을 선택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적극적인 성향이 약한 사람을 직원으로 뽑을 것이다. 그런 직원들은 리더가 명확하고 주도적인 관점을 제시해주길 바라며 리더가 외향적인 성향을 갖고 있을 때 좀 더 활력을 느끼며 조금씩 안전지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내성적인 리더와 잘 맞는 직원을 찾아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연구진은 항상 주위를 관찰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한다. “적극적인 직원들은 아이디어와 업무 프로세스를 제안하며, 동료를 돕기 위해 늦게까지 일을 하고 피드백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등 주도적으로 업무를 진행한다. 이런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단기간 내에 자신의 존재를 주위에 알릴 수 있다.”
 
연구진은 외향적인 리더들도 적극적인 직원들에게 책임을 위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즉, 이런 직원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추진하거나 좀 더 큰 책임을 맡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부류의 리더들은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구하고 피드백에 귀를 기울인다(긍정적인 피드백과 부정적인 피드백 모두 포함). 이를 위해 상향 평가를 택하는 기업도 있다. 하지만 그룹의 규모가 작을 때에는 이 방법을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직원들에게 어떻게 변화를 추진해야 할지 질문을 던지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리더는 질문을 통해 무언가를 배울 수 있으며 직원들에게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편집자주이 글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MBA스쿨의 온라인 매거진 <Knowledge @ Wharton>에 실린 ‘Analyzing Effective Leaders: Why Extraverts Are Not Always the Most Successful Bosses’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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