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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다 A. 힐 교수 대담 - 미래의 리더는 뒤에서 이끈다. 양치기처럼...

린다 A. 힐(Linda A. Hill) | 1호 (2008년 1월)


지난 반세기 동안 효과적인 비즈니스 리더가 어디에서 육성되는지에 대해서는 일치된 의견이 있었다. 제너럴 일렉트릭(GE), 프록터 앤 갬블(P&G) 등과 같은 기업, 맥킨지 등 영향력 있는 컨설팅회사, 하버드, 와튼 등 유수의 경영대학원, 군대 등이 ‘인재 사관학교’ 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이제는 세상이 달라졌다. 시장과 노동력은 점차 글로벌화, 다양화하고 있다. 변화가 너무 급격히 이뤄지는 바람에 리더가 모든 변화를 따라가고, 변화에 앞서 혁신을 단행하는 것도 어려워졌다.
 
따라서 이상적 비즈니스 리더가 누구인지, 이상적 리더가 되기 위한 자질은 어디에서 얻을 수 있는지를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생겼다. 새로운 리더는 우리가 아직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거나, 캠브리지대학 또는 GE의 크로톤빌 연수원 출신이 아닐 지도 모른다.
 
아래 기사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폴 헴프 선임 편집자가 힐 교수와 가졌던 몇 차례의 인터뷰를 재구성한 것으로, 앞으로 반세기 동안 나타날 리더십의 특징에 대해 알려줄 것이다. 힐 교수는 미래의 리더십이 ‘후방 지원형 리더십(Leading from Behind)’, ‘집단적 능력으로서의 리더십(Leadership as Collective Genius)’이란 두 가지 개념으로 정의될 것이라고 말한다.
 
새로운 리더는 기존의 ‘인재 사관학교’와 다른 곳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우리가 현재 잘못된 곳에서 리더를 찾고 있다는 말인가요?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는 분명히 검색의 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미래 성장의 기회 중 많은 부분이 신흥시장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인재들은 예전에 우리가 생각했던 만큼 국가 간 이동이 쉽지 않지요. 따라서 기업들은 신흥시장을 잘 알고 있는, 그 지역 출신의 리더가 필요한 것입니다.
 
하지만 신흥시장 국가에는 아직까지 뛰어난 국제적 감각을 갖춘 경영자가 충분하지 않습니다. 중국과 동유럽에는 자본주의가 소개된 지 얼마 되지 않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 수십 년 동안 제도적으로 인구 대다수(흑인들)가 비즈니스 영역에서 배제돼 있었습니다. 교육의 부재가 비즈니스 계층의 출현을 방해하는 지역도 있었습니다.
 
이들 지역에서의 인재 확보 전쟁이 치열해지면서, 리더로서의 잠재력을 갖춘 인력을 발굴해 고급 인재로 키우는 것이 관건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인재는 때로 전혀 생각지 못했던 곳에서 발견되기도 합니다. 일례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상당수 흑인 기업 리더들은 반인종격리 운동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주로 노조나 아프리카 민족회의(African National Congress)의 지도층 출신입니다.
 
한 흑인 임원이 제게 “리더십과 조직 없이는 혁명을 시작할 수 없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사실 아프리카 민족회의는 어린 회원들까지 대상으로 하는 강도 높은 자체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습니다.
 
신흥 시장의 다른 리더십 양상에 대해서도 소개해 주십시오.
 
저는 세계에서 가장 현대적인 관리체계를 보유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는 인도 정보기술업체 HCL 테크놀로지의 사례에 특히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HCL의 변화 전략 중 첫번째 원칙은 다소 자극적으로 들리지만 ‘직원이 우선, 고객은 두 번째’입니다. 이런 정책의 목표는 인재확보 경쟁이 치열한 인도에서 최상의 인재를 확보하고, 이들에게 고객 가치 창출의 혁신적인 방법을 추진할 리더십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이런 권한이양형 리더십 모델에서는 다양한 기능과 지역의 직원들을 묶어 놓은 여러 개의 팀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사업 자금을 따내기 위해 서로 경쟁합니다. HCL의 비닛 나야르 사장은 이 전략이 “사장의 권한을 무너뜨릴 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즉, 이런 집단들이 발전하면서 각 집단의 리더들이 비넷 사장과 리더십을 공유하게 된다는 얘기죠.
 
나야르 사장은 또 리더십의 투명성을 강조하기 위해 회사 인트라넷에 자신에 대한 360도 피드백을 게시하고 임원과 관리자들도 그렇게 하도록 조치했습니다. 이처럼 급진적 전략은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나야르 사장이 HCL에 취임했을 때 직원 사기는 저하돼 있었고 기업은 경쟁사들의 꽁무니만 좇고 있었지만, 이제 직원들은 활기를 찾았고 회사는 업계 최고 수준의 성장률을 구가하고 있습니다.
 
신흥 시장에서의 리더십은 아직까지 충분히 연구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필요가 발명의 어머니이듯, 저는 신흥 시장에서 강도높은 와해성(disruptive) 리더십이 등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현재로서는 신흥 시장에 있는 유망한 글로벌 리더 후보가 우리의 눈에 띄지 않고 있다는 점이 걱정입니다.
   
리더란 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따르도록 사람들을 이끌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지금까지는 그래 왔다고 하는 편이 옳을 겁니다. 하지만 미래에는 그러한 전형을 따르는 사람들이 최상의 리더가 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기업 조직 내부의 다양성이 심화되고 비즈니스 환경 속에 있는 각 주체의 독립성이 확대되면서, 리더들은 더 포용력 있고 협력하는 방식을 채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 오늘날 환경이 복잡해지면서 문제 해결에 개인이 아니라, 팀 중심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무엇보다 권력 공유에 개방적 태도를 가진 리더 적합합니다. 이런 리더는 보통 인재들에게서 특출한 잠재력을 볼 수 있고, 이상과 실제를 적절히 조화시킨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리더십 모델을 ‘후방 지원형 리더십(Leading from Behind)’라고 부릅니다.
 
후방 지원형’이라구요? 말 자체에 모순이 있는 것처럼 들리는데요.
 
모순적으로 들릴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이 말이 제가 말씀 드리는 리더의 특징을 잘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용어는 넬슨 만델라의 글을 읽고 생각해낸 것입니다. 몇 년 전, 저는 케이프 타운의 한 호텔 객실에서 시차에 시달리며, 넬슨 만델라의 자서전 ‘자유를 향한 머나먼 길(Long Walk to Freedom)’을 읽고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21세기의 리더십에 대한 기고문을 쓰고 있었는데, 갑자기 만델라의 출신 부족 추장이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목과 맞닥뜨리게 됐습니다. 만델라는 다음과 같이 회고했습니다.
 
그는 리더란 양치기와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리더는 양떼의 뒤에서 가장 빠른 무리들을 먼저 가도록 하고 나머지는 그 뒤를 따르도록 한다. 그 동안 양떼는 양치기가 뒤에서 자신들을 이끌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저는 이런 양치기의 이미지가 바로 우리가 점점 더 필요로 하는 리더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자기 일을 적극적으로 주도할 수 있는 문화나 여건을 어떻게 조성하는지 이해하고 있는 사람 말입니다. 양치기형 리더십은 각각의 상황에서 가장 적합한 사람이 앞에 나서 필요한 방향으로 조직을 이끄는 집단적 활동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또 조직이 위로부터의 지시를 기다린 후 이에 따라 행동할 필요가 없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런 분위기는 리더가 단순히 방향을 설정하는 것만이 아니라, 집단적 리더십의 기회를 창출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임을 인지할 때 조성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후방 지원형 리더십이 리더의 책임을 폐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양치기는 언제나 양떼가 함께 있도록 하는 책임을 집니다. 양치기는 지팡이를 이용해 양떼가 길에서 너무 멀리 벗어나거나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인도합니다. 사실 뒤에서 무리를 리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막중한 책임과 뛰어난 판단력을 요하는 일입니다. 즉, 누가 집단 안 혹은 집단 밖에 있어야 하는지를 결정하고 조직의 성격을 특징지울 가치를 명확히 하며 구성원들의 재능을 개발해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하고 집단 활동의 영역을 설정하며 또한 조직 내에 내재된 갈등을 조절하는 등의 역할을 담당해야 합니다.
 
후방 지원형 리더십을 혁신적이지 않거나 우유부단한 사람들이 변명거리로 사용하는 행동 양식이라고 판단해서도 안됩니다. 후방 지원형 리더들 상당수는 전방에서도 완벽하게 리드할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전통적 의미에서도 분명 카리스마 있는 리더였던 넬슨 만델라는 뒤에서 리드하는 방법을 선택했을 뿐 적절하다고 생각할 때는 앞에서도 리더로서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했습니다.
 
결국, 후방 지원형 리더십은 상황에 따라 선택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 재계의 상황은 점점 더 이런 리더십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을 취하는 리더들이 기업 현장에서 간과되고 있다는 것은, 그래서 안타까운 일입니다.
 
전형적인 리더와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지는 않지만, 실제로는 성공적 리더의 잠재력을 갖춘 사람을 어떻게 가려낼 수 있습니까?
 
후방 지원형 리더십의 적절한 사례를 보여주는 두 사람에 대해 말씀드리죠. 한 사람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사회 운동가로 활동했고, 다른 한 사람은 리더 양성의 전형적 환경이라고 할 수 있는 IBM 출신입니다.
 
이크발 수르베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의사이자 사회 운동가로 흑인 소유의 투자 지주회사인 세쿤잘로 인베스트먼트를 창립했습니다. 그는 단지 수줍고 내향적인 사람들만이 후방 지원형 리더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는 십대 시절 ANC 내 학생 조직의 회장으로 활동했던 경험을 통해 리더로서의 자질을 익혔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 정책이 종식된 후 이크발은 정치적 평등도 국민들간 엄청난 경제적 격차를 좁히지 못한다는 사실에 환멸을 느꼈습니다. 조국을 변모시키기 위한 최상의 길은 사업에 뛰어드는 일이라고 판단했지요.
 
그는 세쿤잘로가 성장하는 동안은 ANC에서의 후방 지원형 리더십을 탈피해 앞에서 리드하는 방식으로 적극적으로 선회했습니다. 하지만 재정적 어려움에 닥치자 그는 다시 원래 스타일로 돌아갔습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업부문의 부문장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그는 해당 부서 직원들에게 직접 몇 명의 후보를 추천하고 공식적 선정 절차를 짠 뒤, 적임자를 선정하도록 했습니다. 이를 위해 이크발은 이사회를 설득해야 했지만, 직원들이 추천한 후보들은 경영진의 전폭적 지지를 받았고, 결국 기업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 가는데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성공적인 리더를 찾기 위해 아프리카 민족회의처럼 먼 곳까지 찾아봐야 한다는 말씀이십니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IBM의 스티브 클뢰블렌 사업개발 담당 부사장이 이끌고 있는 “월드 디벨롭먼트 이니셔티브(World Development Initiative)” 프로젝트를 생각해보십시오. 그의 기본 업무는 기업 인수 및 인수한 기업을 IBM에 통합하는 작업을 관리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2006년 사회경제학적 최하 계층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에서 IBM의 사업 기회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IBM의 사내 통신망(후방 지원 리더십의 중요한 실행 도구)을 이용해 “새로운 사업에 관심 있는 사람 있습니까?”라고 질문을 던졌습니다.
 
IBM 전체에서 수십 건의 답이 왔습니다. 이들은 일상적 업무에 더해 다른 프로젝트에도 적극적인 참여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스티브는 대부분 2030대인 약 100명의 자원자를 추렸습니다. 선발된 사람들은 이들은 빈곤 인구를 줄이는 동시에 IBM의 매출과 수익에도 도움이 되는 공격적 목표와 구체적인 계획(1개년, 5개년, 10개년)을 도출했습니다. 이들은 지금까지 광범위한 외부 네트워크를 형성했습니다. 새로운 사업 기회를 직접 모색하기 위해 인도, 중국, 케냐 등지를 방문하고 있기도 합니다. 또 사업 계획을 도출하고 이에 대한 고위 경영진 및 회사 전체의 인식과 지원을 제고하기 위해 프레젠테이션도 실시하고 있죠.
 
이 프로그램은 직원들이 세계적 리더로서의 기술과 전문지식을 기르도록 돕기 위해 IBM이 도입한 일련의 광범위한 계획(IBM 글로벌 시티즌십 포트폴리오)의 일환입니다.
 
스티브는 그룹 구성원들에게 스스로 프로젝트의 임무를 규정하도록 했습니다. 자신의 영감을 제공하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는 회의에서도 “이렇게 한다면 어떨까요?”라는 코멘트만 할 뿐 의견을 강하게 드러내지는 않습니다. 구성원들 스스로가 리드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준 거죠. 이것이 바로 후방 지원형 리더십입니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애초에 사업 개발 계획으로 시작한 프로젝트가 리더십 개발 계획의 역할도 했다는 사실입니다.
 
후방 지원형 리더십이 지배적인 리더십 스타일이 될 수 있을까요?
 
분명히, 많은 상황에서 앞에서 이끌어 주는 전방형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위기 상황을 예로 들어 봅시다. 이럴 때 조직은 신속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만약 조직 구성원들이 전체적으로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 리더가 적극적으로 나서 목표와 목표 달성 방법을 지시해야 할 겁니다.
 
지금 우리는 강조점을 이동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변화의 속도가 너무나 빠르기 때문에 조직이 정확히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 명확히 알기가 힘듭니다. 사업 환경의 복잡성은 ‘전문가로서의 리더’란 개념을 무의미하게 만듭니다. 모든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지 않습니까? 조직 내 구성원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리스크를 감수하도록 함으로써 최상의 결과를 얻어내고자 할수록, 후방 지원형 리더십의 필요성은 더 커집니다. 게다가 이미 앞에서 리드하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이제 다른 방식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사람들이 필요한 때입니다.
 
집단적 능력(Collective Genius) 리더십과 후방 지원형 리더십은 어떤 관계를 갖고 있습니까?
 
이 두 가지는 언제나 함께 있어야 합니다. 한 가지 없이 다른 하나를 달성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연구했던 팀의 구성원들은 자신의 영역에서 우수한 인재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들을 단순히 앞에서 이끌어가려고 한다면, 순순히 따라오지만은 할 것입니다. 리더의 역할은 조직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모두가 프로젝트를 주도함으로써 이들의 집단적 능력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입니다. 즉, 후방에서 리드해야 하는 거죠.
 
후방 지원형 리더십과 집단적 능력은 눈에 질 보이지 않는 것이고 따라서 그런 능력을 지닌 사람들의 재능이나 잠재력이 과소평가된 것 같은데요.
 
아마도요! 후방 지원형 리더십과 집단적 능력이 구체화되는 예는 픽사(Pixar)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픽사에서는 예술적 재능과 기술적 전문성을 모두 가진 사람들이 영화 제작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작업은 감독의 영화에 대한 비전에서 시작되며, 작업이 진행되면서 직원들이 집단적으로 감독의 비전을 구체화합니다. 직원들이 영화 내용이나 애니메이션, 특수 효과 방법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면 팀 전체가 이를 검토하죠.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감독이 처음에는 생각지 못했던 아이디어들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결국, 최종 결과물은 팀 구성원들 집단적 능력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집단적 능력이 혁신을 이끄는데 활용되는 사례를 또 어디서 볼 수 있습니까?
 
이 부분에 대해 아직도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분명한 답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픽사의 한 임원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들이 소속되고 싶어하는 세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모아 놓은 우수한 인재들이 집단적으로 일하는 것이 각자 경쟁력 있는 부분에서 개별적으로 일하는 것보다 더 큰 성과로 연결된다는 사실을 인지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세계적인 디자인 회사인 펜타그램을 예로 들어 봅시다. 이 회사의 파트너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기업들입니다. 통상 유명 업체들은 함께 일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도 펜타그램과 같이 꾸준히 성공적인 국제적 파트너십을 구축한 경우는 드뭅니다. 하지만 펜타그램은 파트너십 구축에 심혈을 기울여, 이들 업체들이 함께 배우고 개별적, 집단적 자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했습니다. 파트너들은 다른 분야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미래 사회에서 필요한 유형의 리더를 양성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합니까?
 
첫째는 당연히 리더십에 대한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잠재적 리더십을 지닌 인재를 알아보지 못하는 오류를 피하는 것입니다. 저는 예전에 니켈로데온 라틴 아메리카에서 일하는 태런 스완이라는 여성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태런은 고위 관리자들에게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자신이 간략한 개요를 소개한 뒤 나머지는 팀원들에게 맡겼습니다.
 
그 때 한 임원이 태런을 불러낸 뒤 “지금 실수하는 것이오. 이런 식으로 일하면 성공하기 어려워요. 혼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태런은 “하지만 이건 저 혼자 한 일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공동으로 한 일입니다. 그래서 실제로 업무를 담당한 핵심 직원들을 불러 프레젠테이션을 하도록 한 것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그 사람들이 저보다 더 답변을 잘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임원은 “좋소. 하지만 대가를 치르게 될 거요.”라고 답했죠. 그 임원의 눈에 태런은 리더처럼 행동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태런이 이끈 팀은 라틴 아메리카에서 회사가 강력한 입지를 구축하고 큰 수익을 거두는데 상당한 기여를 했습니다.
 
프레젠테이션을 주도한다던가, 다른 사람보다 많이 아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잠재적 리더십의 특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너무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러한 모습이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의 자질과 정반대일지도 모릅니다.
 
한 가지만 더 말씀 드리겠습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단순히 적임자를 찾아 나선다고 리더십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리더십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개발의 문제입니다. 미래의 리더는 ‘팀원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이들이 성장해 팀을 이끌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주는 리더’에 의해 길러져야 합니다.
 
린다 힐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경영학 교수로 다양한 관점에서 리더십을 연구해왔으며, 또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신흥시장에도 관심을 가져 왔다.
  • 린다 A. 힐(Linda A. Hill) | - 하버드 경영대학원(Harvard Business School)의 월리스 브렛 던햄(Wallace Brett Donham)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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