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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Biz Books

멈추지 못하는 사람들 外

| 279호 (2019년 8월 Issue 2)


스티브 잡스는 누구나 아이패드를 하나씩 가지는 세상을 꿈꿨다. 하지만 정작 자기 자녀들은 절대로 아이패드를 쓰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잡스는 평소 아이들이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시간을 엄격히 제한했다. 스티브 잡스의 전기를 집필한 월터 아이작슨은 “(잡스 가족과) 식사하는 동안 아무도 아이패드나 컴퓨터를 들여다보지 않았다. 그 집 아이들은 기기에 중독되지 않은 것 같았다”고 적었다.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 인기를 끈 혁신적 IT 기기를 개발한 당사자가 정작 사생활에서는 IT 기기의 사용을 통제한 이유는 무엇일까? 테크놀로지가 매혹적인 만큼 중독성도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테크놀로지가 편리함, 신속함, 자동화의 이점을 가져다줬지만 그로 인해 지불해야 하는 대가 또한 커졌다고 경고한다. 약물 중독만큼이나 무서운 행위 중독(behavioral addiction)이 그 대가다. 행위 중독이란 단기적으로 심리적 욕구를 채워주지만 장기적으로 심각한 해를 끼치는 데도 불구하고 행위를 멈출 수 없는 현상을 말한다. 필자는 IT 기기의 발전이 우리 모두를 행위 중독자로 만든다고 비판한다. 1960년대에 중독 대상이 담배, 알코올, 마약이 전부였다면 2010년대에는 소셜미디어, 스마트폰, 비디오 게임, 포르노, e메일, 온라인 쇼핑 등 중독 대상이 훨씬 더 다양해졌다. 2015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이 손에 없으면 불안과 공포에 떠는 모바일 결핍 공포증(no mobile phobia)에 시달리는 스마트폰 중독자, 일명 ‘노모포비아’가 2억8000만 명에 달한다.

테크놀로지가 본질적으로 나쁜 것은 아니다. 문제는 테크놀로지를 중독성 있게 만드는 환경이나 상황이다. 필자는 행위 중독이 발생하는 메커니즘으로 목표, 피드백, 향상, 난이도, 미결(未決), 관계 등 7가지 사례를 든다. 예컨대, 시간이나 수치로 측정할 수 있는 목표에 대한 집착은 그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끝없는 실패 상태에 놓인 것 같이 사람을 불행하게 만든다. 또 페이스북의 ‘좋아요’ 같은 피드백 장치는 사람들로 하여금 사진 등을 공유하게 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계속 확인하게 만들었다. 게임은 적절한 난이도를 제시하고, 레벨을 완수할 때마다 교묘하게 보상을 제공함으로써 이용자를 멈출 수 없게 만든다.

하지만 이런 테크놀로지 중독의 위험을 알면서도 우리는 테크놀로지와 결코 멀어질 수 없다. 저자는 중독의 싹을 자르려면 부모가 어려서부터 자녀의 IT 기기 사용 방식을 적절하게 통제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예컨대, 기기의 화면을 보여줄 때는 의도적으로 실제 체험과 연결시켜야 한다. 시청 시간을 제한할 때는 기기의 사용 시간을 기준으로 제한하는 것보다 콘텐츠별 사용 시간을 제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바람직한 행위를 하도록 중독의 메커니즘을 역이용하는 해결책도 있다고 제안한다. 특히 체험 자체를 보상으로 만드는 ‘게임화’ 기법이 유용하다. 예컨대 필립스의 소닉케어 전동 칫솔은 앱과 연동돼 ‘스파클리’라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동영상을 보여주는데 아이들은 양치질을 하며 점수를 따고 이 점수로 스파클리를 키우면서 양치질에 싫증을 내지 않게 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모든 체험이 게임이 돼서는 안 된다는 점도 유의하자. 게임화는 무미건조하고 따분한 체험에 재미를 더해주지만 모든 체험의 본질이 재미는 아니기 때문이다.




X팩터는 겉으로 명확히 드러나지는 않지만 성공에 필수적인 특별한 인자를 말한다. 저자는 브랜드에도 X팩터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브랜드 X팩터는 복잡하고 무질서한 시장 속에 숨어 있는 질서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저자는 구체적인 브랜드 X팩터 전략으로 시장 진화, 브랜드 꼬리표, 소비자 되먹임 등 3가지를 꼽는다. 전작인 『브랜드 3.0』에서 제시한 기본적인 패러다임을 바탕으로 최신 사례를 가미함으로써 브랜드 전략을 구체화했다.




우주에도 날씨가 있다. 태양은 쉼 없이 폭발하면서 지구뿐 아니라 다른 행성에 많은 물질을 뿜어내는데 그로 인한 환경 변화를 우주 날씨라고 한다. 지상의 인간은 지구의 자기장 덕분에 평소에 우주 날씨를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예기치 못하게 유난히 큰 규모의 태양 폭발이 발생하면 지구에 큰 재난을 일으킬 수 있다. 또 지구에서 쏘아올린 수많은 인공위성들은 이미 우주 날씨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2019년은 인류가 달에 첫발을 내디딘 지 50년이 되는 해이다. 우주 환경을 제대로 이해함으로써 우주 날씨의 변화에 대비하자.

배미정 기자 soya111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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