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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사회 外


2014년 11월 말, 영화 제작 및 배급사인 소니픽처스(이하 소니)의 전 세계 네트워크가 일제히 다운됐다. 소니의 모든 업무가 마비되고 IT 담당자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미개봉 영화들이 줄줄이 유출됐고, 그동안 소니 임직원들이 e메일과 메신저로 나누던 영화배우, 감독 등에 대한 험담과 인종차별적 발언도 만천하에 공개됐다. 불시의 공격으로 인해 회사의 평판은 땅에 떨어졌고, 당시 회장이었던 에이미 파스칼은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아직 이 해킹이 누구의 소행이었는지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여러 조사기관은 북한을 유력한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그 무렵 소니가 북한의 김정은을 암살하는 내용의 풍자 코미디물 ‘디 인터뷰’를 제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니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영화의 제작을 결정할 때 이런 참사를 예측하지 못했듯 해킹의 목적은 너무도 다양해서 누가, 언제, 어떤 이유로 해커의 먹잇감이 될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어떤 해커들은 몰수한 데이터를 볼모로 금전적 대가를 요구하기도 하고, 어떤 해커들은 개인이 아닌 국가의 이익을 위해 봉사한다. 그리고 이런 해킹으로 인한 정보 유출은 지난 미국 대선을 뒤흔든 힐러리 캠프의
e메일 피싱 사건에서 목격된 바와 같이 역사의 판도까지 바꿀 위력을 가진다. 정보력이 곧 힘이 된 세상에서 국가도, 기업도, 개인도 누구나 해커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오늘날 우리가 해킹의 위험에 더욱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모든 것이 연결된 세상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온라인에 접속하고 음성 명령만으로 집에서 쇼핑과 금융 거래를 하거나 주변 가구와 가전을 조종할 수 있게 됐다. 가까운 미래에는 스스로 주행하는 자동차까지 상용화된다고 한다. 이렇게 머신러닝의 고도화, 이동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세상이 연결될수록 해킹이 가져올 위험도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약 30년간 과학기술 분야에서 한 우물만 파고든 저널리스트이자 이 책의 저자인 찰스 아서는 기술이 발달할수록 우리는 ‘해킹’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말한다. 각 가정과 기업, 국가를 가로지르는 초연결 시스템이 단 한 번의 공격으로 날아가거나 무너져 내릴 수 있다는 경고다.

더욱이 저자는 이 시스템을 모든 공격으로부터 완벽히 보호하기도 어렵고 취약한 ‘구멍’을 다 틀어막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방비 상태로 해커들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걸까? 그렇지 않다. 언제나 참사는 방심할 때 생겼다. 소니만 해도 열악한 정보보안 실태에 대한 내부 직원의 문제 제기가 있었고, 외부에서 사내 네트워크에 접속한 시도가 적발된 적도 있지만 이런 사전 징후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마찬가지로 보안 회사 HB개리 해킹 사건에서도 비 오는 날 뾰족한 철 막대를 들고 다니는 것처럼 벼락 맞을 상황을 회사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있었다. 역사적인 해킹 사건들의 전조와 진행 및 처리 과정을 엿보면 앞으로 다가올 ‘위험한 미래’에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몇 가지 단서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약 14만 달러.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평균 연봉이다. 미국 뱁슨칼리지의 석좌 교수이자 세계적인 분석 전문가인 토머스 대븐포트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21세기 가장 섹시한 직업”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수요는 많고 공급은 모자라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대학들도 앞 다퉈 인공지능(AI) 인재 육성을 위한 대학원을 개설하고 있지만 천정부지로 몸값이 치솟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들을 교수로 영입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이처럼 모든 기업, 대학이 데려가고 싶어 안달인 이들은 대체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떻게 하면 그 대열에 합류할 수 있는지 알고 싶다면 책을 펴보자.




인생은 설득과 협상의 연속이다. 그러나 가정에서 배우자와 자녀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조차 내 뜻대로 되지 않는데 생판 모르는 남이 원하는 것을 선뜻 내어줄 리 없다. 그래서 많은 사람은 이런 줄다리기를 어려워하고, 설득을 위해 들어가는 수고로움과 협상 과정의 껄끄러움을 견디는 게 싫어 상황을 피하고 만다. 하지만 저자는 설득과 협상이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잃지 않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눈 뜬 채로 코 베이거나 억울한 상황을 맞이하기 싫다면 이제는 피할 때가 아니라 전술을 배우고 나만의 무기를 가질 때다.

김윤진 기자 truth3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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