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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Biz Books

팬 베이스 外

장윤정 | 260호 (2018년 11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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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신박한 마케팅을 펼쳐도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잔혹한 시대다. 마케팅·광고전문가들은 연예인을 고용한 억대 광고도, 대대적인 캠페인도 반짝 화제를 모을 뿐 큰 효과를 낳지 못한다고 하소연한다.

30년 넘게 광고계에 몸담았던 마케팅 전문가이자 『내일의 플래닝』 등의 베스트셀러를 집필한 사토 나오유키는 책의 서두에서 기존의 마케팅 문법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부터 인정하자고 말한다. 일단 소비 인구가 점점 늙고, 심지어는 줄고 있다. 일본의 경우 40년 후에는 현재보다 약 4000만 명가량 인구가 쪼그라들 것으로 점쳐진다.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일이 힘들어 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2018년 현재 세상은 초성숙시장이 됐다. 소비자들은 제품에 어떤 기능이 조금 추가됐다고 해서 섣불리 구매에 나서지 않는다. 흘러넘치는 갖가지 정보도 기업들의 마케팅을 무력하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지지받고, 사랑받고, 꾸준히 응원받는 브랜드를 만들 수 있는가. 저자는 그 해법으로 팬을 중시하고 기본 삼아 중장기적으로 매출과 가치를 끌어올리는, 이른바 ‘팬 베이스’ 전략을 제시한다. 물건을 구매한 10명 중 8명은 언제든지 다른 물건으로 갈아탈 수 있는 고객이다. 그들이 아니라 확실한 2명의 팬에 집중했을 때, 이들이 계속해서 물건을 구입하며 매출을 지탱해주고, 더 나아가 새로운 팬을 만들어준단 얘기다. 저자는 팬들의 지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제공하는 가치를 더하고, 대체 불가능한 것으로 만들며, 평판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구체적인 실천법과 사례를 보여준다.

예컨대 마쓰다자동차 관계자들은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미디어를 통해 신차 발표를 하던 것에서 벗어나 ‘가루이자와 미팅’이라는 팬 모임에서 새 모델을 선보였다. 팬들이 자발적으로 하나둘 모여 규모를 키워온 팬 미팅 현장에서 공식적인 신차 발표가 이뤄지는 것만큼 팬들을 감동시키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일본의 프로야구팀 히로시마 도요카프도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해 팬덤을 강화한 사례다. 구단은 약 500만 엔으로 도쿄에 사는 148명의 팬에게 도쿄-히로시마 왕복 티켓을 선물했다. 특제 도시락을 준비해 이들을 신칸센에서부터 극진히 대우했고 경기장에는 깜짝 게스트로 팬들에게 신적인 존재인 전 프로야구 선수 마에다 도모노리를 초대했다. 마에다 도모노리는 기념 촬영은 물론 팬들에게 직접 경기를 해설해줬다. 이런 이벤트는 팬들에게 히로시마 도요카프를 절대 버릴 수 없는 ‘인생의 유일무이한 존재’로 만들었다.

사례들은 제각각이지만 결국 핵심은 하나다. “기업은 비즈니스 방식을 완전히 새롭게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팬인 기존 고객을 우대해 그들에게 정보를 가장 먼저 제공해야 합니다. 자사에 시간과 돈을 기꺼이 투자하는 사람에게 ‘당신은 소중한 존재’라고 전할 수 있어야 해요.”(p.126)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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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점심은 뭘 먹을까?” 직장인 모두를 힘들게 하는 질문이다. 한참을 고민하다 열에 여덟은 “아무거나”라고 대답한다. 이 책은 이처럼 선택의 상황에서 결정을 어려워하는 현대인들에게 다양한 결정의 기술을 알려준다. 예컨대 ‘의사결정 나무’는 운동경기의 토너먼트처럼 대안을 두 가지씩 견줘서 더 좋은 대안을 다음 라운드로 보내는 방식이다. ‘시간여행 하기’는 내 선택이 10일 후, 10개월 후, 10년 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를 생각해보는 방식. 물론 완벽한 결정을 내리는 일이란 불가능하다. 하지만 좋은 결정을 내리겠다고 고민만 거듭한다면 제자리걸음만 할 뿐이다. “좋은 결정이든, 나쁜 결정이든 결정의 순간이 나를 만든다. 결과를 바꿀 수 없을 때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그 일에 부여하는 의미는 바꿀 수 있다.”(p.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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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정해진 요금을 내고 책, 면도기, 꽃 등의 물건이나 서비스를 제공받는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구독) 경제’가 폭발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아마존과 오라클, 유니레버, 어도비와 같은 글로벌 대기업부터 신생 스타트업들에 이르기까지 너나 할 것 없이 서브스크립션 모델을 도입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행동’의 미묘한 변화를 읽어야 한다. 저자는 살면서 결정할 일이 너무나 많은 소비자가 ‘구매’ 대신 ‘구독’을 선택함으로써 결정, 소유, 관리의 부담을 덜고 있다고 말한다. 서브스크립션 시장과 소비자들이 궁금하다면 펴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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