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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外

최한나 | 173호 (2015년 3월 Issue 2)

 

 

운명

존 코터 지음/ 다산북스/ 18000

 

혼다 소이치로, 이나모리 가즈오와 함께 일본 3대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일대기를 담은 책이다. 그가 태어나 자라고, 자기 사업을 시작해 나쇼날, 파나소닉 등 유수 브랜드를 거느린 대기업을 일궈내기까지의 여정을 꼼꼼히 훑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명예교수이자 리더십 및 변화관리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저자는 마쓰시타의 삶을 탐구하면서위대한 리더십의 뿌리를 봤다고 감탄했다.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그가 기업을 경영하던 시절만 해도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파격적인 정책들을 최초로 실행하면서 내실을 다지고 규모를 키웠다.

 

우선 그의 회사 마쓰시타전기는 새로운 제품을 기획해 시장을 선점하기보다는 이미 시장에 나온 제품의 품질을 개선하거나 가격을 낮춰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First Mover가 아닌 Fast Follower 전략을 취한 셈이다. 그는 말한다. “품질을 약간 개선하거나 가격을 약간 낮추는 정도로는 관심을 끌 수 없다. 기존 제품보다 품질은 30% 향상하되 가격은 30% 낮춰야 한다.” 제품의 질을 대폭 끌어올리면서 동시에 가격도 크게 낮춰야만 후발주자로 들어가도 승산이 있다는 의미다.

 

1920년대 후반 대공황으로 세계 경제가 파국으로 치달았을 때 일본 내 많은 기업들이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하며 몸집을 줄이고 비용 절감에 나섰지만 마쓰시타는 오히려 직원들을 끌어안았다. 그는 직원을 한 사람도 해고하지 않았고 임금을 한 푼도 깎지 않았다. 대신 전 직원이 반일 근무만 하도록 해 생산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직급이나 직책에 상관없이 전 직원이 재고품을 판매하는 데 나서도록 했다. 감동한 직원들의 충성심과 사기가 올랐고, 재고가 해결되면서 회사에도 숨통이 트였다.

 

사업부제라는 새로운 운영 방식을 도입한 것도 그가 처음이었다. 서구에서 일찌감치 사업부제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진 GE의 사업부제 전환이 1952년이었던 반면 마쓰시타는 이미 1930년대 제품군에 따라 조직을 쪼개고 각 사업부를 독립채산제로 운영했다. 기업 경영권을 오너 한 사람이 독점하지 않고 사업부별 책임자를 임명해 최대한의 자율권을 인정했다. 책임과 권한이 확대된 각 사업부는 최상의 성과를 내기 위해 서로 경쟁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그는 사람을 중요시했다. 회사가 크면서 인적자원의 중요성을 깨달은 마쓰시타는 1930년대 이미 연수원과 훈련원을 설립해 직원과 노동자가 끊임없이 배우고 훈련하도록 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평범한 인간이었다. 고등교육을 받은 것도, 많은 재산을 물려받은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작은 체구에 허약한 체력, 일찍 여읜 부모와 가난한 가정 등 누구보다 부족하고 나약한 인간이었다. 하지만 저자는마쓰시타 고노스케처럼 지속적으로 성장과 변신을 추구하는 사람만이 위대한 리더로 성장할 수 있다평범한 인간이 어떻게 위대한 리더로 성장하느냐에 초점을 둔다.

 

6년에 걸친 방대한 조사와 인터뷰가 돋보인다.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삶이 세밀하고 구체적으로 다가온다. 그리고위대한 리더란 어떤 사람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최한나 기자 han@donga.com

 

 

 

플랫폼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

김기찬·송창석·임일 지음/ 성안북스/ 14000

 

로마인은 지성에서 그리스인보다 못하고, 체력에서 게르만인보다 못하고, 기술력에서 에트루리아인보다 못하고, 경제력에서 카르타고인보다 못했다. 하지만 어떤 민족보다 장수했다. 그 비결은 개방성에 있었다. 로마는 다양한 민족을 담아내는 플랫폼 역할을 했다. 로마는 로마를 위해 땀을 흘리거나 피를 흘리면 출신지에 관계없이 로마 시민으로 받아줬다. 로마의 개방된 플랫폼 위에서 교육, 경제, 전쟁의 경쟁력이 나날이 발전했다. 어느 기업, 어느 국가도 홀로 설 수 없는 시대다. 플랫폼을 만들어 개방할수록 열린 혁신과 다중 지성이 발달하면서 조직과 국가의 경쟁력으로 진화한다. 오늘날 플랫폼은 어떻게 세상을 바꿔가고 있는가,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창조적인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하는가

알렉스 펜틀런드 지음/ 와이즈베리/ 16000

 

2009년 미 국방첨단과학기술연구소는 미국 전역에 띄운 빨간색 기구 10개의 위치를 가장 먼저 찾아내는 팀이 우승을 차지하는레드벌룬 챌린지를 개최했다. 아무리 고성능 탐색 기구를 갖춘 전문가라도 짧게는 수일, 길게는 수십 일이 걸릴 이 과제에서 MIT 미디어랩 연구팀이 우승을 차지했는데 이 연구팀은 8시간52분 만에 10개를 모두 찾아냈다. 연구팀은 소셜네트워크를 활용했다. 기구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려 준 제보자에게 2000달러, 제보자를 소개한 사람에게 1000달러, 그 사람을 소개한 사람에게 500달러를 주겠다고 약속한 것. 수많은 트위터, 페이스북, e메일이 오가며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 사이에 빨간 기구를 찾는다는 소식이 퍼져나갔다. 저자는집단 속에서 어떤 아이디어나 정보가 흘러가는 속도를 빠르게 하면 불가능해 보이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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