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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런 外

에린 조 | 142호 (2013년 12월 Issue 1)

 

 

아웃런

(에린 지음/ 한국경제신문/ 14000)

 

아마도 기업 경영에서 식상한 단어 하나가 바로혁신 것이다. 가장 새롭고 신해야 혁신이 가장 진부한 처지가 돼버린 것이야말로 오늘날 기업이 처한 최대 아이러니라고 있다. 혁신을 혁신답게 만드는 핵심은 혁신이 지닌 특성과 그에 맞는 방법을 파악해 전략적으로 행동하는 있다.

 

길트닷컴의 사례를 보자. 케빈 라이언이라는 자가 창업자다. 그는 운영하던 벤처회사를 구글에 팔고 프랑스를 여행하던 재미있는 광경을 목격한다. 사람들이 어느 매장 앞에 길게 줄을 있는 장면이다. 알고 보니 그곳은 고급 상품의 재고를 60% 이상 싸게 파는 장소였다. 고급 브랜드 중에는 이미지 관리를 위해 절대 할인해서 팔지 않는 정책을 고수하는 곳이 많다. 실제로 에르메스 같은 최고급 브랜드는 재고 상품을 할인해서 처분하기보다는 차라리 태워버리는 관행을 취한다. 혹시 아주 가끔 재고를 내놓더라도 사실을 미리 알리지 않고 게릴라성으로 진행하는 것이 이들 브랜드의 특성이다. 프랑스의 행렬은 이런 브랜드의 급매 사실을 알고 몰려든 사람들로 인한 결과였다.

 

사실에 착안해 만들어진 이트가 바로 길트닷컴이다. 고급 브랜드의 재고 상품을 온라인에서 판매하기 위한 사이트다. 사실 사이트가 만들어지기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고급 브랜드의 재고를 온라인에서 판매한다는 사실에 부정적이었다. 고급 브랜드가 가진 소수 독점이라는 속성과 온라인의 손쉬운 접근성은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고급 브랜드가 숨기고 싶어 하는 행사를 사실상 세계 모두에게 공개하는 것과 같은 사이트는 보수적인 명품업계가 받아들이기 힘든 파격일 수밖에 없다. 사이트는 실패한 아이디어처럼 보였다.

 

하지만 상황이 도왔다. 금융위기 이후 불황이 심해지면서 견디지 못하는 브랜드가 늘어난 것이다. 일부 브랜드는 불황에도 어느 정도 매출을 유지했지만 다수의 브랜드는 타격이 컸다. 재고가 쏟아졌다. 온라인을 통해서라도 처분하고 싶어 하는 기업이 늘었다. 여기에 길트닷컴만의 혁신적인 모델이 더해졌다. 온라인 스토어에 초대된 사람만, 한정된 시간 안에 쇼핑할 있도록 하는 정책을 썼다. 비록 지난 상품을 싸게 사려고 사이트에 들어오지만 일단 발을 들여놓으면 마치 명품 브랜드가 충성 고객에게만 제공하는 특별한 대접을 받는 듯한 경험을 갖게 것이다. 또한 재고 상품을 오후 12 정각에 올린 24시간 동안만 판매했다. 명품이 가진 희소성이 유지되도록 셈이다. 길트가 문을 한동안 미국 여성들은 점심시간이 돼도 식사하러 가지 않고 자리를 지켰을 정도로 열풍을 일으켰다.

 

영원한 혁신은 없다. 혁신은 자체로 생물과 같아서 제자리에 머물지 않고 때에 따라 변하며 끊임없이 진화하는 속성을 지닌다. 처음에는 초대받은 사람만 이용할 있었지만 소비자 수를 늘리기 위해 e메일만 등록하면 모두 접근할 있도록 하면서 이용자가 특권을 느끼기 어려워졌다. 고급 브랜드들이 길트용 물건을 따로 제작한다는 루머까지 돌았다.

 

길트닷컴의 모델을 모방했지만 성과를 내는 곳이 있으니 팹닷컴이다. 후발주자였지만 개설한 5개월 만에 100 회원을 모집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사이트는 주방 욕실용품을 판다. 아무 할인율이 높아도 무엇을 사야 할지, 살지 말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소비자들의 특성을 반영한 점이 성공을 불렀다. 다시 말해 이곳에서는 단순히물건을 싸게 있다 아니라무엇을 사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는 , 어떤 물건을 사도 후회하지 않는 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주력했다. 실제로 이곳은 미술 갤러리 사이트처럼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가진 제품을 소량만 판매한다.

 

어제의 혁신이 오늘의 혁신일 수는 없다. 초기의 혁신이 남보다 빠르, 작게, 우수하게 만드는 제작의 혁신을 의미했다면 오늘날의 혁신은 새로운 경험, 진실한 의미, 충실한 신뢰도를 뜻한다. 의미가 주도하는 혁신이란 어떤 것인지,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차분히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경영전략 논쟁사

(마타니 고지 지음/엔트리/28000)

 

불확실성과 혼란의 시대, 기본으로 돌아가야 때다. 뭔가를 꼼꼼히 살피고 다시 생각하고자 우리는 역사를 읽는다. 마찬가지로 전략을 본질적으로 이해하고 새롭게 세우고 싶다면 전략의 초기부터 최근까지 둘러보는 일이 도움이 된다. 시대별로 부각된 수많은 대가의 아이디어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심리경영

(우종민 지음/해냄/14000)

 

누구나 마음속에 아이를 키운다. 성인들이 모여 지극히 합리적이며 이성적으로 협력할 같지만 사실 조직이란 개개인의 마음속 아이들이 서로 부딪히고 어울리며 발전하는 곳이다. 리더라면 직원들의 마음속 아이를 파악해야 한다. 각각의 아이가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지, 어떻게 하면 바람직한 방향으로 성장할 있을지, 서로 어울리게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최한나 기자 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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