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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소비자 입맛에 맞춰라

권춘오 | 9호 (2008년 5월 Issue 2)
고기완자는 그 자체로 맛있는 요리다. 아이스크림은 어떤가? 후식으로 먹는 아이스크림의 향긋하고 달콤한 맛을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두 가지를 합치면 어떨까? 고기완자 아이스크림! 상상만 해도 ‘욱’ 하고 말 그런 음식이 되고 만다. 이상 식욕자(?)가 아닌 이상 누가 고기완자 아이스크림을 먹겠는가?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고기완자 아이스크림을 먹고 왜 맛이 없는지 모르는 사람과 기업들이 있다. 바로 비즈니스 세계,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마케팅 부문이 그렇다.
 
전통적인 마케팅 방식은 미트볼과 같다. 대다수 성공 기업들은 전통적인 마케팅 전략과 테크닉을 활용해 입지를 다져 왔다. 이런 기업들은 네트워크, 블로그, 구글 에드워즈(AdWords) 및 여타 재미난 것들을 새로운 마케팅 도구로 추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결국 미트볼 위에 아이스크림 선디(Sundae)를 토핑으로 얹는 것과 같다.
 
식욕이 떨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런 마케팅 기법은 효과가 없는 것을 넘어, 오히려 기존 마케팅의 성과까지 훼손하고 만다. 단순히 기존 마케팅 위에 뉴 마케팅을 접목해서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그런데 오늘날 대부분의 기업들이 전통적 마케팅을 고수하면서, 여기에 뉴 마케팅을 믹싱(mixing)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어리석은 생각을 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 두 가지는 결코 섞일 수 없다. 미트볼 마케팅이 끼어들기(inter-ruption) 마케팅인데 비해 뉴 마케팅은 퍼미션(permission) 마케팅이기 때문이다.
끼어들기 혹은 방해하기 마케팅은 어떤 제품을 기획하고 제작한 뒤 소비자에게 광고 공세를 펼치면서 한편으로는 그 상품과 다른 것을 기획하고 준비하는 것이다. 즉 소비자들은 새로운 상품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다. 일방통행인 셈이다. 이것은 깜짝쇼가 될지는 몰라도 소비자들에게는 일종의 방해이자 혼돈을 조장한다. 더구나 인터넷을 통해 선택권이 더 넓어진 소비자들에게 이런 구태의연한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반면 퍼미션 마케팅(permission mar-keting)은 소비자의 허락을 얻는 것이다. 즉 상품이나 서비스를 기획하기 전에 소비자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미리 파악하는 것이다. 그리고 기획과 제작 과정에 소비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소비자의 반응과 의견이 첨부돼 최종적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질문을 바꿔야 한다. 기존 마케터들은 아마도 “기존 인프라를 지원하기 위해 뉴 마케팅 도구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를 생각할 것이고 이런 생각이 옳다고 여길 것이다. 하지만 이 질문은 틀렸다. 이제 “활용할 수 있는 뉴 마케팅 도구를 이용해 발전적인 변화를 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질문해야 한다. 마케팅에 있어 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이것은 다이렉트 커뮤니케이션으로 인해 매개체 없이 생산자와 소비자의 상호소통이 가능해지고, 블로그, 커뮤니티 네트워크 및 기타 커뮤니케이션 매체를 통해 소비자가 스스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의견을 쉽게 전할 수 있는 트렌드와 연관이 있다. 또 모든 시장에서 ‘롱테일(Long Tail)’ 현상이 일어나고 있음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즉 어중간한 중간 가격에 중간 품질의 제품은 사라지고 최저가 아니면 최고가 상품이 주도하는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여기에 구글과 같은 검색 엔진이 등장하면서 소비자는 모든 것을 샅샅이 파헤칠 수 있는 강력한 도구까지 갖추고 있다.
 
자, 그렇다면 뉴 마케팅으로 환골탈태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다음의 14가지 트렌드를 읽고 이에 맞춰 마케팅을 전개해야 한다.
직접성(Directness) 이제 기업은 매개체 없이 고객과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 기업이 이미 만든 제품에 맞는 소비자를 끝도 없이 찾아 헤매는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 기업은 ‘이익 중심점과 소통하길 원하는 수많은 의욕적인 고객을 어떻게 체계화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의견 확산(Amplification) 오늘날 모든 소비자는 자신의 의견을 대중에게 표현할 수 있다. 사실상 모든 소비자가 비평가인 셈이다. 따라서 비평가를 만족시키는 상품 개발이 절박하다. 구매뿐 아니라 애프터서비스와 지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진정성(Authenticity) 오늘날 소비자는 마케팅 자료뿐 아니라 다양한 출처에서 기업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 그 결과 진정성이 가장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기업이 말과 행동을 다르게 한다면 실패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단순화(Simplicity) 끼어들기의 과도한 범람으로 복잡한 메시지는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 설득력을 가지려면, 짧게 핵심만 말해야 한다.
 
선택(Choices) 오늘날 소비자들은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 기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고객에게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면 엄청난 성공이 따를 것이다.
 
아웃소싱(Outsourcing) 어떤 사업을 하고 어떻게 아웃소싱을 할 지 잘 생각해야 한다. 오늘날 모든 생산 수단은 지리적 위치보다는 재능과 효율성을 토대로 한다.
신중한 선택(Pick-and-Choose) 제품과 솔루션의 번들 판매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신중한 선택(pick-and-choose)과 믹스 앤드 매치(mix-and-match)가 대세다. 현재 번들 정보, 제품라인, 또는 진열품 기반 기업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카오스(Chaos) 현재의 커뮤니케이션 및 상호소통(interaction)은 거의 혼돈 상태라 할 수 있다. 이런 카오스에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실질적인 방식을 찾아야 한다. 매스 마케팅 대신에, 타깃을 세밀히 정하고 개인화한 마케팅을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
 
네트워크(Networks) 다양한 소비자 간 네트워크가 발달하면서 더 많은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그 네트워크를 향하게 될 것이다. 이들의 입소문은 그 어떤 도구보다 강력한 힘을 행사할 뿐만 아니라 원하는 제품을 제작하라는 압력까지 가하고 있다.
 
희소성(Scarcity) 대다수 기업들이 수익을 내기 위한 토대를 희소성 개발에 두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희소한 것이 평범한 것이 될 것이고, 그 반대의 경우도 일어날 것이다. 큰 성공을 원한다면 희소성의 역전(reversals)을 염두에 두고 업무를 조정해야 한다.
 
빅 아이디어(Big Ideas) 오늘날의 시장에 영향을 주려면, 뭔가 놀랄 만한 것이 필요하다. 크게 도약해야 한다. 성공을 원한다면 사람들의 시선을 확실하게 끌어야 한다. 그것은 광고가 아니라 사용자의 경험을 녹아들게 하는 데 있다.
 
맞춤화(Customize) 마케팅은 항상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 사이즈에 관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 이런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누가’ 접하는지가 더 중요한 척도가 되고 있다. 기술은 정확한 마케팅을 가능하게 만든다.
 
다양성(Diversity) 시장이 저가와 고가상품으로 급속히 나뉘고 있으며, 중간은 없다. 중간 부분 제품을 선보인다면,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거나 저급한 것이 되고 만다. 소비자는 이제 중급 제품을 구입하지 않으며, 개인 취향에 맞는 다양한 상품을 찾고 있다.

문지기(Gatekeepers) 신문, 잡지, TV 등의 미디어가 대중시장의 문지기이던 시절이 있었다. 미디어를 활용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비싼 요금을 지불해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렇지 않다. 더 이상 문지기는 없다. 소비자는 인터넷을 통해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필요한 것은 진정성과 성실함이다.
 
결론적으로 뉴 마케팅 시대에 성공하고자 한다면, 다음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너무 좋아서 다른 사람들에게 스스로 이야기하게 만들어라.”
둘째, “사람들이 그들이 알아낸 제품 또는 서비스에 대해 쉽게 이야기하게 하라.”
 
새로운 마케팅은 사람들을 참여시키고 다른 사람에게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해 알릴 권한을 부여하는 데 그 핵심이 있다. 낡은 마케팅은 본래 톱다운 방식이다. 반대로 뉴 마케팅 아이디어는 조직 하부에서 시작된다. 참여자들은 타인의 아이디어를 수용하고, 열정을 가지고 시작한다. 또한 명령을 받지 않았으며, 단지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더욱 큰 열정을 갖고 참여하게 된다.
이 모든 것의 핵심은 쌍방향 교류에 있다. 어떤 식으로든 기업은 이제 소비자들과 끊임없이 교류해야 한다.
 
이 책을 쓴 저자 세스 고딘(Seth Godin)은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추천웹사이트 Squidoo사의 CEO, 그리고 저명한 블로거다. <The Dip>, <Purple Cow, 한국어번역판 ‘보라빛 소가 온다’(도서출판 재인)>, <Permission Marketing, 한국어번역판 ‘퍼미션 마케팅’(21세기북스)>, <All Marketers are Liars, 한국어번역판 ‘마케터는 새빨간 거짓말쟁이’(도서출판 재인)>, <Unleashing the Ideavirus, 한국어번역판 ‘아이디어 바이러스’(21세기북스)>, <Free Prize Inside!>를 포함, 마케팅 부문만 9권의 책을 냈다. 터프츠(Tufts) 경영대학원을 졸업했고, 1998년 야후에 인수된 Yoyodyne의 창업자이기도 하다. 비즈니스 위크로부터 “정보 시대 최고의 사업가”라는 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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