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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비즈니스: 이제 판매가 아니라 공유다

권춘오 | 74호 (2011년 2월 Issue 1)

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둔 집카(Zipcar)는 렌터가 업체다. 공항 주변에 위치해 여행객을 공략하는 기존 렌터카업체와 달리 집카는 주로 시내 거주자를 타깃으로 한다. 집카 고객은 웹 사이트에서 자동차 위치를 확인하고, 집카 애플리케이션을 휴대전화에 다운로드한 뒤 예약한 자동차를 찾아 이용한다. 집카는 차량 사용 확인, 차량 유지, 예약사항, 기타 지원 업무 등을 처리해 고객들이 편리하고 쉽게 자동차를 공유할 수 있게 해준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크러시패드 와인(Crushpad Wine)은 ‘자신만의 와인’을 제조하고 싶은 사람들을 공략한다. 이 회사는 포도농장을 소유하고 있진 않다. 대신 자신만의 상표를 부착한 와인을 만드는 데 필요한 질 좋은 포도, 전문가의 조언, 압쇄, 발효, 병에 와인을 담는 시설 등을 고객들에게 제공한다. 고객들은 직접 와인을 만들고 자신들의 웹 사이트에서 자신의 브랜드를 붙여 이를 적당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
 
루마라마(Roomarama)는 누구나 자신의 집을 단기체류지로 활용할 수 있는 P2P 플랫폼이다. 모든 결제는 온라인에서 이뤄진다. 여행을 하면서 짧은 기간 투숙하려는 사람들이 주로 이용한다. 투숙객은 집주인이 광고한 집을 보고 찾아온다. 루마라마는 현재 미국 전역, 런던, 파리, 밴쿠버에 걸쳐 4000여 곳을 등록했다.
 
앱과 SNS의 성장
- 메시 비즈니스의 등장!
집카, 크러시패트, 루마라마와 같은 비즈니스 모델은 기성의 비즈니스 모델, 즉 물건을 만들어 판매하는 프로세스와 전혀 다른 개념이다. 이른바 ‘메시 비즈니스(mesh business)’다.
 
기존 대부분의 비즈니스 모델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조·판매해 돈을 번다. 반면 메시 기업들은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순간에 필요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잠시 사용하게 한 뒤, 사용한 제품을 돌려받거나 이를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돈을 번다. 전통적인 소유 개념에서의 고정비 없이 고객들이 다양한 제품을 활용하게 할 수 있다.
 
메시 비즈니스는 소셜 미디어, 인터넷, 무선 네트워크, 모바일 폰의 확산 덕택에 가능해졌다. 다양한 출처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활용해 제품을 추적하고, 위치를 찾아내고, 원격으로 관리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이는 제품과 서비스, 심지어 원재료를 포함한 주력 상품이 지역사회, 시장, 가치 체인 내에서 공유될 수 있다는 뜻이다. 공유 제품을 추적하고, 사용량을 종합하며, 모든 사항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활용해 지능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메시 비즈니스는 웹을 통한 혁신을 잘 보여준다. 지금까지 출판, 소매, 금융, 음반 산업은 온라인 세계의 현실을 받아들이거나 그렇지 않으면 사라져야 했다. 또 수많은 산업들이 엄청난 비용을 들여 디지털 공유 플랫폼을 도입해야 했다. 하지만 메시 비즈니스의 등장으로 사람들은 가끔씩 필요로 하는 실질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언제든 접할 수 있게 됐다.
 
메시 비즈니스의 전제조건은 정보를 공유하고 사용량이 증가할 때, 제품의 가치가 증가하며 기업, 개인, 사회 전체가 부가가치를 공유한다는 점이다. 물론 모든 게 공유될 수는 없다. 따라서 메시 비즈니스는 스윗 스팟(sweet spot)을 생각해야 한다.(표 참조)

메시 비즈니스의 힘!
메시 비즈니스는 창업이 수월하다. 다른 기업들이 수십 억 달러를 투자해 이미 구축한 정보 인프라를 마음대로(저렴하게 혹은 공짜로) 활용할 수 있다. 클라우딩 컴퓨팅, 페덱스(FedEx), UPS 등과 같은 다양한 서비스 기업도 활용할 수도 있다. 이는 메시 비즈니스의 운용비가 낮다는 의미다.
 
또 메시 비즈니스는 매우 효과적이다. 이들은 고객과 자주 연락하고 보다 자세한 정보 서비스를 제공한다. 메시 기업들은 자신의 고객들이 어리석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빈번하고 지속적으로 고객과 관계를 맺는다. 각각의 거래는 정보를 습득하고 앞으로 고객들이 무엇을 더욱 원하는가를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다시 창출하는 선순환을 만든다.
 
메시 기업은 다양한 제안에 응해 테스트하고 배우면서, 고객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데 정확하게 집중해서 다른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 이런 고객 사이클의 반복을 살펴 고객들이 느끼는 것과 생각하는 것을 파악하기 때문에 고객 충성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2009년 4월 창업된 킥스타터(Kickstarter)는 창의적 아이디어와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을 새로운 방법으로 마련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디자이너와 영화 제작자, 언론인, 투자자, 예술가 등은 이 사이트에 자신의 아이디어에 대한 설명서를 올린다. 기획안을 작성한 사람은 목표 기금과 최대 3개월까지의 마감 시한을 정한다. 투자자는 특정 프로젝트에 기부할 수 있다. 기부자들은 정기적인 프로젝트 업데이트 내용을 받아보게 되며, 사람들의 관심을 얻거나 더 많은 기금 마련을 위해 자신의 페이스북(Facebook) 페이지나 트위터(Tweeter)에 프로젝트 내용을 올릴 수 있다. 여기서 자금 마련 목표액에 도달하지 않으면, 모든 계약 내용은 취소되며 어떤 금전 거래도 이뤄지지 않는다. 킥스타터는 이를 전제로 마련된 전체 모금액 중 5%를 수수료로 받는다. 8900달러의 자금 모집을 목표로 내건 도서 프로젝트는 불과 48시간 만에 목표액의 200%가 넘는 자금을 모았다. 킥스타터는 현재 매달 (매년이 아닌) 20%씩 성장하고 있다.

메시 비즈니스- 지금이 적기!
지금은 메시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최적기다. 오늘날의 브랜드들은 경제 전 부문을 강타하는 변화에 매우 취약해졌다. 경제 위기로 사람들은 가치를 중시하고, 기후 변화로 대기업이 경영을 위해 투입하는 비용은 더욱 높아졌다. 이는 틈새를 파고들 작은 기업들의 등장을 예고한다. 여기에 메시 기업이 태동하기 좋은 환경, 즉 매우 밀집화된 도시화와 정보 네트워크의 성숙이 메시 기업의 태동을 부추기고 있다.
 
그렇다면 메시 비즈니스의 등장과 성장이 대기업에 어떤 의미를 지닐까? 대기업들은 메시 비즈니스 시대가 시작되면 ‘메시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과 접근 권한 제공’ ‘기존 자산을 활용할 새로운 방법 모색’ ‘자원과 정보 공유를 위해 적극적인 새 파트너와 팀 구성’ ‘공유와 데이터 분석을 통한 공급 체인 통합의 새로운 방식’ ‘메시 생태계를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로 확장하고 통합’ 등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수 있다.
 
메시를 비즈니스에 직접 접목한 대기업으로는 굿이어(Goodyear)와 베스트 바이(Best Buy)를 꼽을 수 있다. 굿이어는 타이어 판매에서 차량을 안전하게 유지하는 타이어 서비스로 방향을 전환했다. 이 회사는 타이어의 라이프 사이클을 극대화하기 위해 타이어에 마모를 모니터링 하는 칩을 장착했다. 베스트 바이는 긱스쿼드(Geek Squad) 서비스를 고안해냈다. 이는 고객의 집이나 사무실을 방문해 제품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현대인들은 제품을 새로 구입하기보다 1, 2 년 지난 뒤 기존 제품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을 선호한다. 긱스쿼드는 제품의 서비스 수명이 다했을 때 낡은 장비를 재활용하고 재사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메시 비즈니스 전략은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최신 비즈니스 모델이다. 제품과 재료를 활용할 수 있는 공유 플랫폼을 만들어라! 제품을 개선하기 위해 풍부한 자료를 마련하고 활용하라! 관심을 끌고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소셜 네트워크를 구축하라! 메시는 시대의 요청이자 기업이 성장하는 원칙이 되고 있다.
 
이 책을 쓴 리사 갠스키(Lisa Gansky)는 상업방송 웹사이트인 GNN의 공동 설립자이자 CEO다. 1995년 GNN이 AOL에 인수된 뒤 1997년까지 AOL에서 인터넷 서비스 부서를 관리하다 오포토(Ofoto)를 공동 설립해 회장이 됐다. 오포토는 이스트먼 코닥(Eastman Kodak)에 인수됐고 리사 갠스키는 4500만 명의 고객을 확보할 때까지 회사에서 근무했다. 그는 현재 미플리즈(Me Please), 스퀴두(Squidoo), 테이스트북(TasteBook), 환경재단인 도스 마르가리타(Dos Margaritas)의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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