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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리더십

“우리는 신을 믿는다. 그러나 사람은 데이터를 제시해야 한다”

김진호,최용주 | 274호 (2019년 6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디지타이징 비즈니스를 성공시키기 위한 리더십 로드맵은 다음과 같다.
첫째, 경영자 자신이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데이터 기반의 경영을 하겠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경험이나 감에 의한 의사결정 방식을 버려야 한다. 데이터를 요구하고, 숫자를 의심하고, 최소한의 분석적 지식을 익혀야 한다.

둘째, 분석 기반 경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CDO(Chief Data Officer)를 임명하고 분석적 기업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보고서 양식부터 바꿔야 한다. 분석 역량과 노력을 측정하고 보상할 필요가 있다.

셋째, 임직원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현업 직원 분석 능력 함양을 내·외부 교육을 통해 강화하고, 임원들 역시 교육을 이수한 직원들이 제시하는 아이디어와 제출하는 보고서를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지식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편집자주
국내 최고의 빅데이터 전문가인 김진호 교수와 영업 혁신 전문가 최용주 교수가 ‘빅데이터 리더십’을 통해 그동안 새로운 리더십의 해법을 제시해왔습니다. 이번 호로 연재를 마칩니다.



당신이 필요한 것은 계획, 로드맵, 그리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용기다.
- 얼 나이팅게일(작가)



지금까지 연재를 통해 수차례 강조해왔듯 4차 산업혁명과 빅데이터 시대의 5대 핵심 기술은 소셜미디어, 모바일,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다. 이 5대 기술들은 다양하게 얽히면서 사람들의 소비와 행동 양식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그에 따라 대부분의 산업과 사회, 문화, 정치가 영향을 받고 있다. 이제 기업이 이 5대 핵심 기술을 새로운 도구로 활용해 자신의 비즈니스를 혁신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비유적으로 표현하면 경영자는 스마트폰 시대 이전에 형성된 경험과 시각을 모두 버리고 스마트폰, SNS, 모바일 시대의 빠른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다행히도 최근에는 많은 기업이 비즈니스를 디지털화해 전략적 차원에서 혁신을 구체화하기 위한 노력(이른바 디지털 전환 혹은 디지털 혁신)을 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다수의 기업은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은 기업의 경영자 입장에서는 심각한 도전이다. 비즈니스를 조금 개선하는 정도가 아니라 거의 재창조하기 위한 변화를 해야 하는데 어디에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리더십으로 가는 로드맵

따라서 이번 글에서는 경영자들이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고 디지타이징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로드맵, 이른바 빅데이터 리더십으로 가는 로드맵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는 크게 ‘경영자 자신의 근본적인 변화’와 ‘분석 기반 경영 체계 구축’으로 나눠볼 수 있다. 우선 디지타이징 비즈니스는 무엇보다 경영자 자신이 근본적으로 변화할 때 혁신을 주도적이고 효과적으로 이끌 수 있다. 단순히 전략, 업무 프로세스, 기술 등에 있어서 필요한 변화 계획을 수립해 아래로 위임만 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데이터 분석으로 최고의 경쟁력을 구가하는 기업들은 IT 등 특정 부서 차원이 아니라 전사적 수준에서 데이터 분석을 적극 활용하고 분석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으로 투자함으로써 높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영자 자신의 근본적인 변화
1. 데이터 기반으로 경영하겠다는 확고한 신념(commitment)을 가져라

대부분의 리더는 다양한 경험 속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으며 그 자리에 오른 사람들이라 대개 독선적인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기업 환경이 스마트폰, SNS, 모바일, 클라우드, 빅데이터로 빠르게 변화한 상황에서 넘쳐나는 데이터를 경쟁 우위의 수단으로 삼지 않는다면 곧 도태될 수밖에 없다.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경쟁 우위를 확보·유지하려는 신념을 확고하게 갖고 디지털 혁신을 진두지휘해야 한다. 디지털 혁신은 비즈니스 모델, 조직, 운영관리 등의 기업 전반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리더가 꼭 해내겠다는 절박감과 강한 의지를 갖고 적극적으로 추진해야만 실현될 수 있다.


2. 자신의 경험이나 감에 의한 의사결정 방식을 버려라

대부분의 리더는 자신의 경험이나 감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그런 방식의 결정을 자랑하고 신뢰한다. 특히 중요한 결정은 더욱더 직관으로 내린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그래서 지금의 리더 자리에 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에 의한 의사결정이 데이터에 근거한 의사결정보다 효율이 매우 낮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디지털 혁신을 하려는 리더는 반드시 데이터에 근거해서 의사결정을 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습관적으로 감에 의해 의사결정을 하는 버릇과 충동을 극복하는 것이 디지털 전환 시대의 리더가 갖춰야 할 필수 덕목이다. 리더가 “디지털 혁신은 혁신이고, 나는 내 방식대로 실제 의사결정은 경험과 감에 의해서 한다”라고 하면 기업 전체가 절대로 데이터 기반의 문화로 바뀔 수가 없다.


3. 데이터를 요구하라

디지털 혁신을 위해서 가장 중요하고 비용도 들지 않는 출발점이 있다. 바로 숫자를 요구하는 것이다. 경영자가 매일매일 받는 보고(서)에는 종종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이나 제안이 들어 있다. 하지만 그 제안이 데이터에 근거하지 않은 것이라면 아예 보고서를 읽지도 마라. 정확한 증거에 입각해 보고와 의사소통을 하는 환경을 조성하려면 리더가 먼저 데이터를 요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데이터에 근거한 보고서 속에는 무엇에 대해서, 어떤 과정을 거쳐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가 함축돼 있으므로 그 주장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가 있다. 리더가 일관되게 숫자를 요구한다면 직원들은 데이터 분석을 배울 수밖에 없고, 데이터 기반의 의사소통과 의사결정 체계가 기업 내에 빠르게 확산될 것이다. FANG(Facebook, Amazon, Netflix, Google)으로 불리는 글로벌 최고 기업이 갖는 공통점은 바로 리더가 데이터 분석에서 나오는 경쟁력을 신봉한다는 점이다. 이들 리더의 공통된 신념은 “우리는 신을 믿는다, 그러나 (신이 아닌) 모든 다른 사람은 (근거가 되는) 데이터를 제시해야 한다(In God we trust, but all others must bring data)”라는 유명한 문구로 요약된다. 이는 누가 어떤 제안이나 대책을 주장할 때는 데이터 분석으로 얻은 증거를 함께 제시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4. 숫자를 의심하라

숫자에 익숙하지 않은 많은 리더는 숫자를 대하면 그냥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숫자는 우선 의심해야 한다. 의심을 통해서만이 확신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숫자일지라도 해석에 따라 전혀 다른 결론을 내린 예를 들어 보자. 1 미국의 한 선거에서 22쌍의 부부의 투표 성향을 분석했더니 22명의 아내 중에서 단지 한 명만이 남편과 다르게 투표를 했고 나머지는 모두 남편과 같이 (남편이 표를 던진 후보에게) 투표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를 놓고 여성 운동가들은 불만스러운 것으로 해석한다. 여성이 자기의 의견에 따라 투표를 하는 여성이 22쌍 중에 단지 한 명뿐이라는 사실은 여성 운동이 가야 할 길이 멀다는 해석이었다. 하지만 이런 해석과는 반대로 남성우월주의자들은 여성 운동이 매우 큰 성공을 거두도 있다고 해석한다. 왜냐하면 22명의 남편 중에서 부인과 다르게 투표를 할 용기를 가진 남편은 겨우 한 명뿐이라는 것이다. 22명의 부부 중에서 한 쌍만이 서로 다르게 투표했다는 숫자는 누가 누구를 좇아서 투표를 했는지를 말해 주지는 않는다. 이처럼 숫자를 올바르게 해석하지 않는 이유는 별도의 숨은 의도(agenda)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숫자에 대한 해석이 해결하려는 문제와 관련 지어 적절한지를 항상 의심해야 한다. 2


5. 최소한의 필요한 분석적 지식을 익혀라

넷플릭스의 헤이스팅스는 스탠퍼드대의 컴퓨터과학 석사 출신이고, 해러스엔터테인먼트의 러브만은 MIT 경제학 박사 출신, 아마존의 베이조스는 프린스턴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모든 경영자가 이런 분석적 배경을 갖고 있지는 않다. 분석 지향 경영자에게 필요한 것은 데이터와 분석의 효용에 대한 강한 확신과 직원들을 분석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게끔 밀어붙일 의지와 용기다. 그것이 제일 중요하고 때론 그것으로 충분하다. 물론 분석의 주요 단계에서 여러 관련 이슈를 함께 고민하고 토론할 때 그 이슈와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지식을 갖는다면 이상적일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경영자도 필요시에 최소한의 분석적인 지식을 익히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특히 데이터 관련 이슈들(수집, 가공, 저장 등)과 왜, 언제, 어떤 기법을 사용하는지에 대한 기초만이라도 공부한다면 직원들과 문제 해결 과정에서 편하게 토론할 수 있을 것이다.

6. 장기적 투자임을 잊지 마라

디지털 혁신은 원타임(one-time) 프로젝트가 아니라 장기간을 요하는 노력이다. 원타임 프로젝트란 도입을 결정하면 투자해서 구축하면 되는 프로젝트로서 그 이후에는 통상적인 유지, 보수만이 필요하다. 하지만 빅데이터 프로젝트는 새로운 데이터를 계속 입력해야 하고, 이를 처리하는 인프라는 물론 분석 모델도 계속 업데이트되고 개선돼야 한다. 사례를 들어 보자. 3 바클레이스(Barclays)는 40여 개국에서 약 12만 명의 직원을 보유한 영국 은행이다. 바클레이스 경영진은 자사가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못한 반면에 미국 은행이 데이터 분석적으로 변모해 강력해진 모습에 자극을 받았다. 결국 분석 지향적인 전략을 채택하면서 이자율 책정, 신용한도 결정, 계좌 서비스, 사기 탐지, 교차 판매 등 소비자 금융의 모든 방식을 바꿔야만 했다. 또한 1300만 신용카드 고객들의 데이터를 통합하고, 세밀한 분석을 지원하기 위해 데이터를 제대로 관리했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고의 고객을 끌어들이고 유지하는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수많은 소소한 실험을 해야만 했다. 분석적 역량을 보유한 새로운 인력을 채용하고, 새로운 시스템도 구축해야만 했다. 이런 식으로 데이터 기반 고객 전략이 자리를 잡기까지 무려 5년이 걸렸다. 이처럼 디지털 혁신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려면 경영진의 장기적인 안목과 신념이 필수적이다.


7. 진행을 지속적으로 체크하라

디지털 전환은 비즈니스의 중심인 임직원, 업무 프로세스, 기술이 변해야 하는 중요한 혁신이므로 경영자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수적이다. 혁신의 방향이 올바른지, 목표한 대로 제대로 가고 있는지, 앞으로 예상되는 어려움은 무엇이고,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등을 지속적으로 관계자들과 논의하고 토론해야 한다. 지속적이라는 의미는 최소한 1주일에 한 번은 이런 미팅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아무리 바쁜 경영자라도 초기에는 매주 디지털 혁신 관련 회의를 하겠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빈도는 줄어들 것이고 그러면 그만큼 디지털 혁신도 더뎌질 것이다.


분석 기반 경영 체계 구축
1. 데이터 담당 임원(CDO)을 임명하라
디지털 혁신의 핵심은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시장과 고객에 대해 데이터 분석에서 인사이트를 추출해 빠르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에 대한 이해와 관리, 데이터를 비즈니스를 위한 전략적 자산(기업의 가치를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활용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전담하는 것이 데이터 담당 임원(Chief Data Officer, CDO)이다. 지금까지 이런 임무는 대부분의 기업에서 주로 최고정보책임자(CIO, Chief Information Officer) 책임하에서 IT 부문에서 담당해 왔기 때문에 굳이 추가적으로 CDO가 필요한가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CDO를 임명해 분석 전문 조직을 구축하고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도록 하는 것이 글로벌한 추세다. 4

CDO가 필요한 이유는 IT 부문과 분석 결과를 필요로 하는 현업(마케팅, HR, 세일즈 등)의 요구 사이에 커다란 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데이터 분석과 관련해서 부문별 팀장이 느끼는 답답함과 좌절감을 예를 들어 보자. 마케팅 부문에서 고객에 대한 어떤 간단한 분석을 원하면 우선 IT 부문에 분석 업무 의뢰를 한다. IT 부문은 이 의뢰를 받은 뒤 한참 후에야 어떤 위원회(심사과정)를 열어 그 업무를 할 것인지, 한다면 누가 할 것인지, 언제까지 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그런 뒤 마케팅 부서에 아마도 몇 달 후에 의뢰한 분석 결과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통보한다. 시장과 고객은 역동적으로 변화하는데 그것을 포착하기 위한 분석적 대응은 너무 더딘 것이다. 이것이 바로 IT 부문과 실시간으로 분석 결과를 필요로 하는 현업의 요구 간의 간극이다.

기업의 IT 서비스 요구를 최소한으로 충족하기 위한 업무에만도 급급한 실정인 IT 부문에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라는 추가적인 책임을 맡길 수는 없다. 물론 데이터 수집이나 관리는 IT 부문이 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IT 부문은 데이터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거나 데이터 속에서 패턴을 찾아내는 것에 능통하지 못하다. 이러한 갭에 다리를 놓는 것이 CDO다. CDO는 기업의 비즈니스와 데이터를 잘 이해하고 관리할 뿐만 아니라 적절하게 분석해 기능별 실시간 의사결정(action)에 투입하는 책임을 맡는 사람이다. 데이터를 관리하지만 데이터 자체에 매몰되지 않고 비즈니스 가치(효율 증가, 비용/위험 감소, 매출 증대 등)를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둔다.



2. 데이터 분석적 기업 문화를 조성하라

분석적인 기업 문화를 조성한다는 것은 기업 내의 전 구성원이 데이터에 근거한(data-driven) 의사결정을 일상화한다는 의미다. 데이터 분석에 바탕을 둔 의사결정이 효과적으로 실행되려면 전문성을 갖춘 소수의 ‘분석 전문가’들에게만 분석을 맡길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폭넓은 분석 역량을 갖춰야 한다. 가령, 인사팀도 분석을 이해해야 분석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제대로 채용할 수 있듯이 기업 내 각 부문의 일상 업무에 데이터 분석이 새겨져야 한다.

하지만 분석적 측면에서 우리 기업들의 분위기는 어떨까? 대부분 기업에서 직원들이 분석에 대한 느낌과 생각은 다음과 같이 전혀 긍정적이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기업의 대부분 활동이 ERP나 CRM 등으로 포착되기 때문에 데이터는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분석을 할 의사나 동기가 없거나 분석을 하려고 해도 시간이나 인원이나 분석에 관한 노하우도 없다. 결론적으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 분석해 다양한 의사결정에 활용함으로써 성과를 크게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많은 기업이 놓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경영자가 디지털 혁신을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기업이 분석 지향적으로 되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전략도 그것을 뒷받침해주는 기업 문화가 없으면 소용이 없다. 기업의 일상 속에서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이 정착되려면 체계적인 계획, 지원, 성과 측정 및 보상이 필요하다.


보고서의 형식을 데이터 분석이 포함되도록 바꿔라
리더가 매일매일 받는 보고(서)의 형식도 아예 데이터에 근거한 대책이 들어 있도록 바꾸는 것이 좋다.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 성과나 실적이 부진한 근본적인 이유를 데이터에서 찾고, 또한 데이터 분석에 기반해 대책을 제시하는 보고서가 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런 내용이 자연스럽게 포함되는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선 먼저 현황 데이터를 바탕으로 문제를 인식해 그것을 해결하고자 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문제가 무엇인지, 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문제 해결을 통해 무엇을 달성할 것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두 번째는 관련 문헌 연구, 즉 문제와 직접적, 간접적으로 관련된 지식을 책, 보고서, 논문 등을 조사하는 과정이다. 모든 문제 해결은 관련 자료 파악에서 시작된다. 자신의 문제와 유사한 연구를 찾았다면 그 연구 결과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 아니면 최소한 같은 연구 방법을 쓸 수 있는지를 검토한다. 세 번째 단계는 데이터 수집으로 기업 내부에 있는 데이터 중에서 어디에 있는, 어떤 데이터를 추출할지를 결정한다. 해결해야 하는 문제의 성격에 따라서는 새롭게 측정해 데이터를 구하거나 통계청, 공공기관 연구소 등 여러 원천에서 외부 자료를 입수할 수도 있다. 그다음 데이터 분석 단계는 수집한 데이터 속에서 규칙적인 패턴을 파악하는 것으로 왜 이 기법을 사용했는지,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를 밝히는 과정이다. 여기에서는 도표와 그래프 같은 기초적인 기법에서부터 매우 정교한 통계적 모형까지 문제의 성격이나 복잡성에 따라 다양한 기법이 사용된다. 마지막에는 주요 분석 결과가 의미하는 바를 해석해 문제 해결을 위한 의사결정과 실행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된다.


분석 경영 콘테스트를 열어라
다양한 기업 현안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시상을 하는 콘테스트는 분석적인 조직문화를 장려하고 전파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우선 부문별 혹은 기업 전체 수준의 현안을 주기적으로 모아서 직원들이 알 수 있도록 게시를 한다. 직원들은 그중에서 원하는 현안을 선택해서 개인별로 혹은 팀을 짜서 데이터 분석적으로 문제 해결에 도전한다. 분석 결과는 분기별 혹은 반기별로 임직원들이 모두 참여하는 발표대회를 열고 우수 연구자를 포상한다. 기업의 다양한 현안을 분석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업 전반에 분석적 조직문화를 전파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분석 지원 체계를 수립하라
이상적인 분석적 기업 문화는 대부분의 직원이 데이터나 분석을 직무에서 활용하며 그것들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기업 내에서 데이터와 분석을 위한 옹호자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분석 능력 측면에서 대부분의 직원은 매우 제한된 지식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직원들이 분석적 접근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 해소하고, 분석 능력을 높이기 위한 다음과 같은 지원 체계를 갖춰야 한다. 첫째는 다양한 통계 분석 도구(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솔루션 등)를 기업 내에 구비해 직원들이 분석을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두 번째는 분석 지원 팀(풀 타임 혹은 파트 타임)을 운영해서 직원들이 필요한 경우에는 어느 때나 분석에 관한 전문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외부의 전문가 혹은 전문기관과 제휴해 분석에 모멘텀을 얻는 것이다. 기업 내에 어떤 현안이 있는지를 알려주고 학생들이 연구할 수 있게 데이터를 제공한다든지, 회사 내에 인턴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학생들을 활용한다든지, 아예 구체적인 연구 프로젝트를 만들어서 직원들과 공동 추진하도록 할 수도 있다.


분석적 역량과 노력을 측정하고 보상하라
기업 문화의 형성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는 고과/보상 체계다. 직원들로 하여금 분석적으로 업무하도록 동기부여하려면 분석적 역량과 노력을 적절히 측정하고 보상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에서 분석적 역량이나 노력은 고과 항목에 들어 있지 않다. 잘 정의된 분석적 목표를 수립하고, 객관적으로 측정해 보상할 수 있도록 고과 체계를 보완하고 실행해야 한다.



3. 분석 전문 인력을 확보하라

디지털 혁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라고 불리는 분석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다. 단적인 예로, 구글은 페이스북과 치열한 경쟁 끝에 딥마인드를 인수했다. 그 후 1년 반 만에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를 개발, 인류의 위대한 도전이라고 불리는 바둑 문제(최고의 프로 바둑기사를 이기는 것)를 풀어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네이버도 최근에 프랑스에 있는 인공지능연구소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CE, 연구원 80여 명)을 약 1000억 원에 전격 인수했다. 네이버가 이번 인수에 전력한 데는 아무리 돈을 들여도 인공지능 분야의 고급 인재 한 명의 영입도 수월하지 않은 현실 때문이었다.

이런 현실 때문에 대부분의 기업이 우수한 데이터 사이언스를 구하는 데 애를 먹는다. 어렵게 구한다고 해도 인력의 수요·공급 불균형으로 몸값이 매우 비싸다. 더욱이 이렇게 구한 전문가들을 바로 현장에서 써먹을 수도 없다. 그들이 해당 기업의 비즈니스, 데이터, 그리고 현안을 이해하는 데 5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업은 우수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되 동시에 직원들 중에서 적합한 인재를 선발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양성할 필요가 있다. 임원들 역시 거듭 강조했듯 데이터 분석의 기본 소양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 정작 제대로 배우고 돌아온 직원들의 보고서를 임원, 경영진에서 제대로 해석하지 못한다면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필자소개
김진호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빅데이터 MBA학과 주임 교수 jhkim6@assist.ac.kr
김진호 교수는 서울대 경영대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Wharton School)에서 경영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통계학 부전공). 사회와 기업의 다양한 문제를 계량 분석적으로 접근하는 연구를 주로 했다. 저서로는 『Keeping Up With the Quants: Your Guide to Understanding+Using Analytics(Harvard Business Review Press)』와 『빅데이터가 만드는 제4차 산업혁명』이 있으며 DBR에 ‘Power of Analysis’를 연재했다.

최용주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산학협력단장 yjc@assist.ac.kr
최용주 교수는 기업 경영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능인 영업(Sales)에 대한 연구를 해왔다. 연구의 결과로서 『영업의 미래』라는 저서와 『영업혁신』을 발간했다. 최근 들어 ‘영업 성과 향상을 위한 빅데이터 활용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제약회사 및 식품회사의 현장사업본부장 및 부사장, 컨설팅사 대표를 역임했다. 현재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교수이자 산학협력단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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