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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Biz Books

뉴파워: 새로운 권력의 탄생 外

김윤진 | 267호 (2019년 2월 Issue 2)


미투 운동이 한국을 강타한 지 1년.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 등 각계 권력의 정점에 있던 이들이 법정에서 실형을 선고받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미국에서 시작된 전 세계 대중의 폭로전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국경을 넘고, 공고했던 한국 사회의 기득권마저 무너뜨린 것이다. 미투 운동의 불길이 번지기 전 할리우드에서 하비 와인스타인은 신(神) 같은 존재였다. 1966년부터 2016년까지 아카데미상 시상식 수상 소감에서 신(神)과 와인스타인이 같은 횟수로 언급됐을 정도다. 그러나 이제는 뿌리 깊은 영화계 성 착취 구조의 상징이 됐다. 이처럼 무소불위의 힘을 휘두르던 제왕들을 순식간에 ‘피라미드 꼭대기’에서 나락으로 끌어내린 힘은 무엇일까. 저자들은 이 힘을 ‘신(新)권력’이라 명명한다.

저명한 시민 사회 운동가인 제러미 하이먼즈와 헨리 팀스는 ‘미투’란 해시태그 하나가 결집시킨 사람들의 폭발적 에너지에 주목한다. 그리고 구권력을 위협하는 새로운 형태의 권력으로 ‘초연결된 대중’을 꼽는다. 이들의 특징은 누구도 앞장서서 이끌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동자 없이 오직 자발적 참여로 유지되고 확산된다는 점에서 소수가 움켜쥐던 구권력과는 태생적으로 다르다. 한국 중소 기획사에서 발굴한 방탄소년단(BTS)의 빌보드 점령, 에어비앤비와 우버 같은 플랫폼의 등장, 예상하지 못했던 트럼프의 당선 배경에는 모두 신권력이 있다.

그렇다면 신권력의 태동은 기업에 위기일까, 기회일까. 과연 ‘통제되고 관리되지 않는’ 것이 특징인 군중을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거나 흩어진 개인의 이합집산을 예측하는 게 가능하긴 한 것일까. 연결된 대중의 힘이 커지는 시대에 신권력을 이해하는 일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사례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레딧은 플랫폼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던 열성 참여자들인 ‘모드’의 의견을 묵살하고 함부로 해고했다가 집단 폭동이란 역풍을 맞았다. 최고경영자 사임으로 사태가 일단락되긴 했지만 한때 조회 수가 풍비박산 나는 등 홍역을 톡톡히 치러야 했다. 관리
자가 참여자보다 우위에 있다고 착각한 대가였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통제를 포기하고 신권력을 적극적으로 포용함으로써 성공한 사례들도 있기 때문이다. 레고가 대표적이다. 2003년 사상 최대 손실을 내고 쓰러져 가던 레고는 ‘성인 레고 팬’들을 진지하게 고려하기 시작하면서 반전의 기회를 맞았다. 성인 팬들을 괴짜로 취급하지 않고 존중하기 시작하자 이들이 자발적으로 레고 생태계에 기여하기 시작한 것이다. 열성 참여자들은 레고를 막강한 브랜드 반열에 다시 올려놨고, 레고는 2015년 세계 최대의 장난감회사의 지위를 탈환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신권력을 움직일 왕도는 없다. 책의 어디에도 두툼한 매뉴얼이나 지침은 없다. 다만 힘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몇몇 징후가 담겨 있을 뿐이다. 신권력의 언어를 구사하면서 구권력의 가치를 주입하는 트럼프의 시대가 얼마나 더 갈지, 신권력과 함께 부상한 에어비앤비나 우버의 공동체가 얼마나 더 커질지 판단하는 것은 당신의 몫이다. 그러나 이미 구권력 세계에는 균열이 가고 있고, 대결장의 구도는 기울고 있다. 어떤 기회와 위기가 펼쳐질지 알 수 없더라도 대세 전환기에 신권력이 비집고 들어올 문 정도는 열어둬야 하지 않을까.






YOLO(You Only Live Once), 소확행. 구호를 외치는 데 그치지 않고 몸소 실천하는 세대가 있다. 1980년대 중반부터 2000년까지, 천년이 끝나고 반환점을 도는 시기에 태어난 ‘밀레니얼세대(Millenilals)’다. 퇴근할 때도, 휴가 쓸 때도 더 이상 윗사람 눈치를 보지 않는 신인류의 등장에 상사들이 오히려 당혹감을 호소하고 있다. 당당하게 사무실의 트렌드를 이끄는 후배들의 등장에 선배들이 역으로 눈치를 보는 형국이다. 괜히 건드렸다 꼰대로 몰릴까 두렵다. 일하는 방식도, 직장을 선택하는 조건도 180도 다른 신세대. 기성세대가 알아야 할 이들의 9가지 특성을 설명한다.




히트 상품을 만들어 최대한 많이 팔고 고정비용을 희석해 이윤을 높이는 게 지상 목표였던 과거의 수익모델은 수명을 다했다. 대신 일회성 관계를 맺는 데 그쳤던 고객을 ‘구독자’로 전환시켜야 하는 또 다른 과제에 부딪혔다. 새로운 모델의 핵심은 지속성이다. ‘구독 경제(Subscription)’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저자는 이제 지속적인 가치로 반복적 수익이 창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스스럼없이 관계를 맺고 끊는 변덕스런 구독자들을 어떻게 하면 머물게 할 것인가. 스쳐 지나가는 고객을 붙들 구독 경제 사용설명서가 절실하다면 이 책이 그 첫 장이 돼 줄지 모른다. 

김윤진 기자 truth3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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